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입체적 도시기반시설로서 완충녹지의 공원화 계획 - 대구광역시 신매시장 완충녹지 공원화 계획을 사례로 -

김미연*, 민병욱**
Miyeun Kim*, Byoungwook Min**
*조경기술사사무소 지공 소장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부교수
*Principal, Zgong Landscape Architects
**Associate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Kyung Hee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Byoungwook Min,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Landscape Architecture, Kyung Hee University, Yongin-si, 17104, Korea, Tel. +82-31-201-2114, E-mail: bwmin@khu.ac.kr

© Copyright 2021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Mar 02, 2021; Revised: Apr 11, 2021; Accepted: Apr 12, 2021

Published Online: Apr 30, 2021

국문초록

도시재생이라는 화두와 관련하여 전통시장에 대한 환경개선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주차공간의 미비는 많은 구도시와 재래시장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존 도시계획시설을 입체화하여 지하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그 상부를 더 의미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추세이다. 본 연구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신매동 571번지 완충녹지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상부의 완충녹지를 공원화하는 기본계획안에 대한 기록이다. 대상지를 도심녹지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며 생태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방어적인 녹지’와 시장으로의 보행 흐름과 이벤트가 집중되는 ‘적극적인 활동 공간’이라는 이중적인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정의하고, 이 가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전략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사람의 무분별한 점용과 훼손을 방지하고, 건강한 식생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분절되지 않은 최대한의 녹지면적을 확보한다. 둘째, 좁고 긴 대상지의 형태적 특성을 극복할 수 있는 공간배치와 지형 및 식재계획으로, 풍부한 녹색공간의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다양한 도시의 문화활동을 집중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신매시장, 고산도서관 등 인근 도시 시설과의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 계획시 조경적 접근방법의 담론을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며, 향후 유사한 맥락을 가진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학술적 의의가 있다.

ABSTRACT

In Korea, efforts have been made continuously to improve the environment of traditional markets concerning the issues of urban regeneration. In particular, many old cities and traditional markets face a lack of parking spaces. As a solution to this, attempts are being made to prepare underground parking spaces by designing urban planning facilities in three-dimensional ways and utilizing the upper part as a more meaningful space. This study is about the master plan to use the upper green area while creating an underground parking lot at 571 Sinmae-dong, Suseong-gu, Daegu. This green area was defined as a space with dual values, ‘defensive green space’ that needs to be ecologically protected, and ‘active cultural space’ where walking flows to the market and various events are concentrated. Three specific design strategies to balance these values were presented. First, to prevent indiscriminate occupation and damage by people and maintain a healthy green environment, securing the maximum amount of undivided green space in the site was suggested. Second, a space layout and a topography and planting patterns that can overcome the morphological characteristics of narrow and long-shaped sites enable the experience of abundant green spaces. Third, providing space to strengthen the connections with nearby urban facilities such as Sinmae Market and Gosan Library can also intensively accommodate cultural activities in various cities. This study has academic significance in providing implications for urban regeneration projects with similar contexts in the future.

Keywords: 완충녹지; 공원화; 도시재생; 녹색기반시설의 입체화
Keywords: Buffer Green; Transformation to a Park; Urban Regeneration; Multi-Functionalization of Green Infrastructure

Ⅰ. 서론

각 지자체는 지역경제 살리기를 포함하여 지역성을 강조한 커뮤니티 활성화의 목적으로 전통시장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위생과 안전을 포함한 환경문제와 시장으로의 접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차시설 부족 문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활발한 전통시장 이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도시적 관점에서는 기존 도시 내 가용 토지의 고갈, 공공재정의 부족, 높은 지가에 따른 새로운 도시계획시설 공급의 어려움 등으로 물리적, 공간적 자산으로서 이미 조성된 도시의 기반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부족한 도시 내 토지를 알차게 이용하면서 공공재정의 절약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반시설의 입체적 활용의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Oh and Yoo, 2008; Tchah and Lim, 2012).

이러한 도시정책의 하나로 대구시 수성구는 2020년 11월 ‘신매시장 완충녹지의 공영주차장 및 공원화 조성 설계공모’를 시행했다. 수성구는 설계지침서에서 위에서 언급한 도시문제, 즉 도시재생, 재래시장 활성화, 도시 공간의 입체적 활용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음을 인정하고, 사업의 배경과 목적을 다음과 같이 명시한다(Suseong-gu, 2020). 첫째, 수성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자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지역선도형 시장으로 선정된 신매시장은 주차시설 부재로 인해 시장이용과 인근 고산도서관 이용에도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이것은 인근 주민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시장과 도서관 이용 편의, 나아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달구벌대로 변 완충녹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여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지상은 공원화한다. 셋째, 본 완충녹지는 시장과 도서관이라는 거점 커뮤니티시설과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주변 지역을 활성화하고, 도시적 관점에서 확장되어가는 상징성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즉, 기 조성된 완충녹지의 지하에 주차장을 설치하여 상인과 방문자들에게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고, 그 상부는 시민들의 수요를 반영하여 활용도 높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따라서, 주차장 진출입부 위치선정과 주차용량을 만족시키는 체계적인 교통 시스템 구축,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공공 오픈스페이스 계획,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운영․관리의 방안 제시 등이 성공적인 계획안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판단된다.

본 연구는 이 공모전에 출품된 계획안을 중심으로 기존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에 따른 조경적 접근방법의 담론을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도시경관 차원에서 완충녹지의 공원화에 따른 설계전략과 내용에 관해 서술함으로써 향후 유사한 맥락을 가진 조경 프로젝트 진행에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학술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구체적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장은 완충녹지의 공원화 및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와 관련된 이론과 제도, 그리고 사례에 대해 고찰한다. 3장은 대상지의 물리적, 사회적 현황을 포함한 설계의 조건에 대해 분석한다. 4장에서는 설계의 개념과 전략을 포함한 기본계획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며, 5장에서는 전체 계획안을 요약하고 그 시사점을 도출한다.

II. 완충녹지의 공원화

1. 도시계획시설로서 완충녹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시행규칙(2020.5.8.)에 따르면 완충녹지란 “주로 공장ㆍ사업장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매연ㆍ소음ㆍ진동ㆍ악취 등의 공해를 차단 또는 완화하고, 재해 등의 발생 시 피난 지대로서 기능”을 위한 녹지이다(https://www.law.go.kr/). 또한, 완충녹지는 도시 내의 성격이 다른 토지이용을 순환 또는 분리하고, 높은 밀도의 녹지를 통해 각종 환경오염의 피해를 공간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도시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갖는 완충녹지는 주로 긴 선형의 형태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도시 녹지네트워크 상 도시 내 생물의 이동공간과 대기오염물질의 이동 경로인 녹지축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도시민의 레크리에이션이나 산책, 휴양 장소 제공, 심리적 안정을 위한 도시경관 향상과 같은 도시공원의 기능도 강조되기도 한다(Kim and Lee, 2000).

구체적인 완충녹지의 확보 및 설치기준은「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명시되어 있으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시ㆍ군기본계획으로 결정된다. 원칙적으로 공해, 각종 사고나 자연재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재해 등의 방지를 위하여 설치하되, 그 완충녹지가 놓이는 위치와 주변 토지이용에 의해서 규모와 내용이 정해진다.

2.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

구도시의 재생은 재래시장의 활성화, 자동차의 증가, 불법주차로 인한 보행공간의 침해, 응급 및 소방차량의 접근 곤란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계획적 처방으로 도시계획시설의 입체 및 복합적 활용 필요성은 꾸준히 강조되고 있으며(Lee et al., 2019), 이와 같은 이유로 입체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도시기반시설의 사례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복잡한 도시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그 계획의 목적과 공간의 기능을 단편화해서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역할 측면에서 입체화된 공간의 기능을 분류하자면, 첫째, 도시공간 연결의 기능, 둘째, 사업시설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능, 셋째, 교통과 공원․녹지 등 기반시설 확충의 기능, 넷째, 주택 공급의 기능 등으로 나눌 수 있다(Lee et al. 2019). 예를 들어, 미국 시애틀 올림픽 조각공원(Olympic Sculpture Park, Seattle, USA.)은 철로와 도로로 끊겨있던 도시와 태평양을 향한 워터프론트를 보행 친화적인 녹색 기반시설로 이어준 프로젝트이다. 이를 통해 도시의 보행 연결성을 향상하면서 동시에 목적지로서 예술적 성격의 공원 기능을 추가하여 성공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파리의 몽파르나스역(Montparnasse, Paris, France)프로젝트는 파리시, 프랑스 국영철도,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한 도시재개발사업이다. 1981년에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인공지반 조성사업과 복합건물 개발사업을 분리, 민관 협력사업으로 추진․정비한 후 민간개발업자에 양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70,000m2의 업무시설과 15,000m2의 상업시설을 갖췄으며, 철도 상부의 인공지반 위에는 3만m2에 달하는 공원과 광장이 조성되었다. 또한, 지하 철로와 인공지반 사이에는 주차장 700면이 설치되어 경제, 문화, 교통의 기능이 입체적으로 집약된 도시기반시설의 역할을 한다.

본 연구의 대상지 맥락과 유사한 주차시설을 지하화하면서 상부를 공원, 운동장, 학교 등으로 활용한 입체화 사례는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다수 존재한다. 특히, 공용시설인 학교와 공원은 접근이 쉽고 용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으므로 입체화의 활용도가 높게 평가된다. 공원을 입체화하는 경우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보통 공원의 입지가 지역사회 생활 중심에 위치하여 접근이 쉬우므로 기반시설의 효용성을 높일 수가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공원은 입체화되지 않은 공지를 확보하여 설치된 경우가 많으며, 다른 도시계획시설에 비해 넓은 면적의 활용이 가능하다. 셋째, 공원은 다른 도시계획시설보다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다(Oh and Yoo, 2008; Kim and Yang, 2012). 예를 들어, 서울시는 1997년부터 공공시설 용지를 활용한 주차장 건설을 시작하였다. 공원과 주차장이 조합된 사례는 양재동 구룡어린이공원, 천호3동 어린이공원, 면목동 까치공원, 대림동 대림어린이공원 등 다수의 사례가 비교적 소규모 어린이공원 위주로 조성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주차장 등 교통기반시설과 상부 공원이 조합될 때는 대상지의 지형과 더불어, 차량 출입구와 동선, 인접 가로의 보행 흐름 등의 면밀한 분석과 예측을 통한 보행자의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며, 시설의 기능적 측면에서 주차장과 관련된 인근 토지이용과의 관계를 고려해 통합적 계획 마련의 필요성도 우선하여 강조되고 있다(Kim and Yang, 2012).

하지만, 현재까지의 주차공간과 도시계획시설의 입체화, 학교와 공원을 활용한 주차시설 입체화에 관한 학술적 연구는 교통과 주차정책, 법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의 관점에서 행해진 도시계획 측면의 연구가 대부분이며, 학교와 공원의 입체화에 관한 도시설계, 조경, 건축에 관한 구체적인 설계전략이나 실천방안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약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실재하는 설계의 대상을 상대로, 도시기반시설을 입체화할 때 조경의 관점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분석하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III. 설계의 조건

1. 대상지의 현황 및 맥락
1) 입지

신매시장 완충녹지는 행정구역상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하며, 그중에서도 경산시와 인접한 최동단 지역인 시지(時至)지구에 포함된다. 대상지는 대구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주요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 상에 있으며, 달구벌대로 지하를 관통하는 대구 지하철 2호선의 신매역과 사월역의 중간에 위치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도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1992년 시지지구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면서 조성된 대상지 주변의 토지이용은 대부분 공동주택용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독주택용지와 각종 근린생활시설 및 상업시설 등이 부속된 구조이다(Figure 1 참조). 시지지구는 새로 만들어져 쾌적한 주거환경과 우수한 교통여건 및 교육환경 등으로 대구 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거주지로 알려져 있다1). 게다가, 영남대학교를 포함한 경북의 주요 대학이 밀집된 인근 대학촌의 영향과 더불어 대구스타디움이 2001년 개장하면서 관련된 대형 쇼핑 및 문화 공간이 조성되어 젊은 층의 유입이 많은 장소가 되었다. 대상지는 시지지구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달구벌대로 서측 2km 내에는 중앙고속도로의 지선으로 대구와 부산을 연결하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수성IC)가 통과하고 있어, 우수한 광역 연결망도 갖추고 있다.

jkila-49-2-101-g1
Figure 1. Context map Legend: 1. Site 2. Shinmae Market 3. Gosan Library 4. Residential.
Download Original Figure
2) 규모 및 활용현황

대상지는 가로 약 170m, 세로 21m의 길쭉한 장방형의 녹지이며, 전체적으로 경사도 1% 내외의 평지이다(Figure 2 참조). 이곳은 법적으로 완충녹지이나 실질적으로는 인근 상인과 주민들의 이용밀도가 매우 높아 마치 근린공원처럼 활용되고 있다. 특히, 녹지의 동측과 서측 진입부 그리고 녹지 내부를 종(남-북),횡(동-서)으로 연결하는 동선과 동선들의 결절부에는 광장, 퍼골라, 바닥분수 벤치 등 각종 공원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상인 및 인근 주민의 이용 빈도가 매우 높다. 이는 대상지 주변이 규모 있는 공동주택지라는 배경과 더불어 시장, 구립 고산도서관, 녹지 북측의 버스정류장 등 많은 인구의 유입과 통행량을 유발하는 토지이용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시장과 관련된 각종 축제와 행사를 담아내는 이벤트 공간의 역할도 강조됨에 따라 환경영향을 감소 및 차단하려는 완충녹지의 기능보다는 실질적인 공원의 역할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Suseong-gu, 2020).

jkila-49-2-101-g2
Figure 2. Site condition
Download Original Figure

이렇게 공원처럼 이용되고 있는 완충녹지의 녹지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일반적인 녹지분석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실제로 공원화 계획이 수행되면 현재 녹지는 사라지고 새로운 ‘공원’이 조성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 환경의 개선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그곳에 남겨진 여러 가지 인간 행위의 흔적을 읽어내고, 향후 공원계획에 그 패턴을 비판적으로 고려하기 위함이다. 실제 현장 관찰 결과, 포장된 보행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상관없이 녹지를 가로지르는 통행이 매우 빈번하였다. 한편, 시장과 면한 녹지의 남측은 외부장이 열리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상인들의 노점과 화물차들이 녹지의 가장자리를 점유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Figure 2의 f와 g 참조). 더욱이, 남측 녹지와 시장 사이에 놓인 신매로 16길은 평일은 비교적 한산하여 시장 이용자의 보행로로 이용되고 있었으나, 화요일과 목요일 장이 열리는 날은 매우 높은 밀도의 보행량과 혼잡도를 가진 장터 공간이 되어, 차량 통행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공용 주차장의 출입구는 기본적으로 이면도로에 위치해야 하지만, 대상지의 경우 이용행태를 고려해 다른 대안의 모색이 필요하고, 신매로 16길에 면한 녹지 남측 구역은 가변적이고 복합적인 공간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3) 식생환경

체계적인 공원의 틀이 갖춰지지 않은 채 이렇게 높은 밀도로 사람이 이용하게 되는 것은 ‘완충녹지’의 효율적인 녹지관리에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한다. 항공사진을 보면 높은 밀도의 건강한 녹지로 보이지만, 실제 내부 상황은 그와 달랐다. 대부분 교목단층의 식생구조로 일부 녹지경계부와 휴게공간 주변으로 관목층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 관목층의 주된 기능은 무분별한 통행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며, 녹지를 가로지르는 통행과 교목의 높은 울폐도 때문에 하층식생은 매우 빈약하고, 맨땅을 드러낸 부분도 상당히 많이 보였으며, 토양 또한 매우 경화되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높은 지하고의 교목과 빈약한 하층 식생구조로 개방감 높은 식생경관을 보이는 반면, 도시오염물질, 소음 등으로부터 도시민을 보호하는 완충녹지의 기능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결국, 이 녹지는 인간 활동과 녹지 사이의 적절한 경계가 흐트러진 상태이며, 식생환경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식생현황은 현장방문을 통해 조사, 분석하였다. 수종과 수량을 살펴보면, 중국단풍(Acer buergerianum), 회화나무(Sophora japonica), 모과나무(Pseudocydonia sinensis), 산딸나무(Cornus kousa)등의 낙엽교목이 11종 143주, 잣나무(Pinus koraiensis), 개잎갈나무(Cedrus deodara)등 상록교목이 3종류로 38주가 분포하고 있었다(Table 1 참조). 달구벌대로에 면한 녹지 가장자리에는 가로수와 동일 수종인 느티나무(Zelkova serrata)가, 시장과 면한 녹지 남측 가장자리에는 은행나무(Ginkgo biloba)가 식재되어 전체적으로 교목위주의 녹지경관을 이룬다. 이중, 비교적 양호한 생육상태와 수형을 지닌 중국단풍, 은행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등에 대해 부지 내 이식활용 계획을 세웠다. 관목은 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이 157.8m2, 화살나무(Euonymus alatus)가 132.5m2,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가 28m2가 공간의 경계부 위주로 식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철쭉은 달구벌대로 쪽에, 화살나무와 쥐똥나무는 신매도서관 방향 대상지의 동쪽에 집중되어 심겨 있었고, 기타 지피․초화류는 답압 등에 의해 훼손되어 특징적인 식재패턴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이는 대상지의 위치와 이용 패턴을 고려할 때, 향후 건강한 식생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녹지와 보행공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Table 1. List of current vegetation and transplantation
Name Qty. On-site trans. Off-site trans.
AB Acer buergerianum 55 40(80%) 15
PK Pinus koraiensis 34 34
GB Ginkgo biloba 31 10(30%) 21
ZS Zelkova serrata 22 10(50%) 12
SJ Sophora japonica 10 3(30%) 7
PS Pseudocydonia sinensis 7 7
CR Chionanthus retusus 6 6
PM Prunus mume 5 5
UD Ulmus davidiana 3 3
CK Cornus kousa 2 2
CD Cedrus deodara 2 2
PO Platycladus orientalis 2 2
DK Diospyros kaki 1 1
PD Populus davidiana Dode 1 1
RS Rhododendron schlippenbachii 157.8m2 157.8m2
EA Euonymus alatus 132.5m2 132.5m2
LO Ligustrum obtusifolium 28m2 28m2
Download Excel Table

IV. 공원화의 구상과 설계

1. 설계 개념과 전략

신매시장 완충녹지에는 도시 내에서 생태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방어적인 녹지’와 시장으로의 보행 흐름이 집중되는 ‘적극적인 문화활동공간’이라는 이중적인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 설계안은 지속가능한 녹지를 최대한 확보함과 동시에, 인근 도시 조직에서 비롯된 다양한 인간 활동을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는 공간을 공존시켜 건강한 녹색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보존의 대상으로서 녹지와 인간의 활동영역을 체계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공간을 구성하는 큰 개념(Figure 3 참조)으로 하고, 구체적인 설계전략은 크게 식생 환경, 경관체험의 다양성, 커뮤니티시설로서 공원의 측면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Figure 4 참조).

jkila-49-2-101-g3
Figure 3. Concept sketch
Download Original Figure
jkila-49-2-101-g4
Figure 4. Spatial structure Legend: H01: concrete, H02: wood, EG01: steel grating, PS01: granite, PS02: permeable brick.
Download Original Figure
1) 건강한 식생 환경 조성

비록 공원화를 하여 적극적인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녹지가 될지라도, 대상지는 도시계획시설로서 완충녹지라는 임무와 성격이 있다. 따라서, 사람의 무분별한 점용에 의한 식생환경 훼손을 방지하고, 건강한 녹지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대상지 중심부에 분절되지 않은 대형의 녹지를 확보한다. 또한, 보행로, 광장 등을 포함한 이용자들의 활동공간은 녹지와 20cm 내외의 수직적 레벨 차이를 갖는데, 수평적인 물리적인 거리를 더하여 적극적으로 녹지를 보호하려는 세부 전략이다. 녹지는 도시의 경관과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생태 패치(patch)이며, 공원 이용자들에게는 조망의 대상이 된다. 이 녹지의 기반이 되는 지형은 기복이 있도록 조형하여 달구벌대로 및 보도와의 심리적 거리를 더하고, 서식 환경의 복잡성을 높여 소생물을 위한 미세 서식 환경을 다양화하는 한편, 녹지 내의 우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머물게 하는 기능을 갖는다.

2) 공간적 한계 극복: 다양한 경관의 구성

대상지는 좁고 긴 장방형의 구조로 되어 있어, 일반적인 공원에서 기대하는 넓고 다채로운 녹지공간의 체험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물리적 조건을 극복하여 깊이 있고 다층적인 경관체험을 연출하는 것이 설계의 주요 관건이라 판단했다. 대상지 남측에 동서로 길게 배치되는 건축적인 캐노피와 길을 경관체험의 주요 경로로 설정하였다. 이 공간을 따라 걸으면 유기적인 형태의 지형과 식생패턴으로 구성된 깊이 있는 경관체험이 전개된다. 구체적으로, 달구벌대로를 향한 경관의 열림과 닫힘, 교목 밀도 변화에 따른 녹지의 명암변화 등은 시각 자원으로서 녹지의 모습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다. 또한, 서측의 넓게 비워진 마당의 개방감, 동쪽의 위요된 뜰, 남쪽 캐노피에서의 곧고 긴 시각 축과 그에 딸린 경관 프레임, 지하 주차장에서 채광용 개구부를 통해 올려다보는 나무와 중첩된 하늘, 반대로 광장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깊은 대나무 숲 등 다양한 경관연출을 구성하여 시각적 체험의 밀도를 높였다.

3) 적극적인 이벤트와 교류의 장소 제공

대상지는 달구벌대로에서 신매시장과 고산도서관으로 진입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휴식공간이자 통행로로서 매우 높은 이용 잠재력이 있다. 본 계획안은 녹지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대상지와 지역사회 간의 사회ㆍ경제ㆍ문화적 연계성을 고려한 공간배치를 제안한다. 주요 도시 결절부와 만나는 대상지의 동쪽과 서쪽 양 끝은 마당과 뜰로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각종 도시 이벤트를 밀도 있게 수용한다. 또한, 시장과 면한 완충녹지 남측에는 대상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캐노피 구조물과 선형광장을 계획한다. 이곳은 공원의 경계, 이동통로, 휴식공간, 지하 주차장으로의 연결통로 등 공원 이용과 관련된 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하며, 특히, 장이 열리는 날에는 상인과 소비자, 지역주민의 임시 장터이자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 기본계획
1) 공간구성 및 동선계획

대상지의 동쪽은 법규검토와 도시계획의 상황에 기인하여 고산도서관과 공원의 보행 연결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지하 주차장의 차량 출입구를 위치시킬 수밖에 없었다2). 하지만, 지하 주차장의 보행 출입구와 엘리베이터는 도서관에 인접하게 설치하고, 작은 진입 마당을 조성하여 도서관과의 실질적인 보행 연결성을 보완하였다(Figure 5 참조).

jkila-49-2-101-g5
Figure 5. Current condition and proposed scheme
Download Original Figure

공원의 중심에 자연형 ‘숲’을 배치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공원의 생태적 거점이자 대표 시각 자원으로 역할을 하게 하였다. 공원의 서쪽은 달구벌대로와 신매로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보행자의 진․출입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주요 도시 결절부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곳에는 이러한 보행 흐름을 원활히 연결하면서, 시장과 지역에 관련된 각종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광장인 ‘마당’을 제안한다. 공원의 동쪽에는 지하 주차장의 차량 진․출입부를 위치시키되, 그 서쪽 상부에는 고산도서관과 연계된 야외도서관이자 쉼터인 ‘뜰’을 조성하여 마당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정적인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곳에서는 생울타리로 둘러싸인 잔디밭을 중심으로 벤치 등의 휴게시설을 배치하였다. 공원의 남쪽으로는 공원 내 주요 보행통로, 쉘터, 지하주차장 보행 출입구, 가변적인 시장의 기능을 포괄하는 캐노피가 설치된다. 이 캐노피는 공원의 양끝단을 이어주는 ‘공원길’의 역할을 하면서 숲을 바라보며 산책하거나, 캐노피 하부에 설치된 벤치와 휴게시설을 통해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공원 내 경관체험의 핵심 요소로 계획하였다. 캐노피의 남측은 신매시장과 마주 보는 선형광장인 ‘시장길’이 형성되어, 평소에는 보행통로로 쓰이다가 화요일과 목요일 장날에는 노점이 형성되고, 서비스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가변적인 공간으로 활용된다(Figure 6 참조).

jkila-49-2-101-g6
Figure 6. Site plan and section
Download Original Figure
2) 지형계획

대상지는 전반적으로 1% 이내의 경사를 지닌 평지에 가까운 지형이면서, 좁고 긴 형태를 지녀 풍부하고 다채로운 경관을 체험하기에 불리한 조건이다. 다양한 구간별 식재계획과 더불어 지형의 연출도 이러한 조건을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캐노피 아래의 공원길을 따라 대상지를 동서 방향으로 걸을 때 순차적으로 전개되는 경관에 깊이를 더하고자, 기복을 이루는 지형을 조형하였다. 이 굴곡진 지형은 시각적으로 풍부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면서, 녹지의 우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배수를 돕는 형태로 계획하였다(Figure 7 참조).

jkila-49-2-101-g7
Figure 7. Landform plan
Download Original Figure
3) 식재계획

공모지침 상 공원의 녹지율은 최소 60% 이상이 요구되고,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녹지면적에 대한 식물 등의 수평투영면적비율인 녹화면적율이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 기준을 따르면서 실질적인 계획을 하기 위해 설정한 식재의 개념은 첫째, 유지관리의 용이함이다. 공공시설임을 고려하여 낮은 유지관리 요구에도 단정한 도시경관을 유지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혼식된 야생초화 식재대 또는 넓은 잔디밭과 같은 녹지 유형은 자생적인 녹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유지관리의 요구도가 매우 높아 최소한으로 적용되게 하였다. 둘째, 다수종 혼합식재 방식은 지양하면서, 군식 효과가 좋은 교목을 모아 심고, 이렇게 군식된 무리를 리듬감 있게 배치하여 단순하지만 풍성한 느낌의 도시녹지를 연출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 기후 특성 및 도시환경에 대한 적응성을 고려한 수종 선택을 한다. 또한, 열매가 달리는 수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경관적으로 변화감을 더하고, 도심 생물에 먹이를 제공하며,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높여준다. 이를 위해 팥배나무(Sorbus alnifolia), 산사나무(Crataegus pinnatifida), 산딸나무(Cornus kousa), 낙상홍(Ilex serrata), 좀작살나무(Callicarpa dichotoma), 병아리꽃나무(Rhodotypos scandens) 등의 수종을 제안한다. 넷째, 건강한 식생 환경을 조성한다. 대부분 인공지반 위에 조성되는 녹지이므로 충분한 토심(1.5m 이상)을 확보하고, 원활한 배수와 관수를 위한 기반시설, 양질의 토양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공간별 식재개념은 숲, 마당, 뜰이라는 3가지 공간의 성격에 맞춰 설정하되, 구체적인 식재 전략은 각 공간을 세분화하여 총 10개의 식재유형을 제안하였다(Figure 8 참조).

jkila-49-2-101-g8
Figure 8. Planting plan
Download Original Figure

식재유형 A는 녹지의 전체 틀을 구성하여 비교적 넓은 면적에 적용된다. 군식된 수목들과 지형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경관의 열림과 닫힘이 반복되고, 공간의 리듬감과 체험의 깊이를 부여한다. A1-01과 A1-02는 종구성이 단순한 교목림으로 지나치게 많은 수종의 혼합식재는 지양하여, 풍성하지만 단정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적용 가능 수종으로는 환경 적응성이 높고 군식 효과가 좋은 나무로 전나무(Abies holophylla), 팥배나무(Sorbus alnifolia), 은행나무(Ginkgo biloba), 대왕참나무(Quercus palustris) 등이다. A2는 단순림(A1)을 배경 삼아 시각적 변화를 주는 포인트 식재유형이다. 적용 가능 수종으로 교목인 꽃산딸나무(Corunus florida), 산사나무(Crataegus pinnatifida), 모감주나무(Koelreuteria paniculata) 등이 있고, 관목으로는 풍년화(Hamamelis japonica)와 덜꿩나무(Viburnum erosum) 등을 제안한다. A3은 초지 및 관목림으로서, 녹지에 시각적으로 열려 있는 경관을 연출한다. 두꺼운 녹지대의 연속으로 경관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방지하고, 빛을 공원 안으로 적절히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주로 키가 작은 관목과 초본으로 구성되며, 적용가능 수종은 관목으로 병아리꽃나무(Rhodotypos scandens), 좀작살나무(Callicarpa dichotoma), 가침박달(Exochorda serratifolia), 낙상홍(Ilex serrata) 등이고, 가는잎 억새(Miscanthus sinensis ‘Gracillimus’ )나 산조풀(Calamagrostis epigejos) 등의 톨그래스로 열린 경관을 연출한다. A4는 A3와 마찬가지로 열린 경관의 조성을 위한 초본 위주의 식재유형이나, A3보다 초장이 낮은 식물을 적용하여 개방성을 높인다. 유지관리가 비교적 쉬운 사초류, 수크령(Pennisetum alopecuroides), 왜성종 억새류 등으로 구성될 수 있다.

B와 C는 대상지의 서쪽 끝 ‘마당’을 도시적인 광장의 이미지로 연출하기 위한 식재유형이다. 특히, B는 주변의 복잡한 도시경관을 부드럽게 차폐하면서도 광장 내부는 정돈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식재유형이다. 키가 높이 자라면서, 개성 있는 도시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수종으로 적용한다. 백합나무(Liriodendron tulipifera), 계수나무(Cercidiphyllum japonicum), 중국단풍(Acer buergerianum), 대왕참나무(Quercus palustris) 등이 적합하다. C는 지하주차장의 개구부를 개성 있게 연출하기 위한 식재유형이다. 주차장 바닥(지하 2층)에 식재되어 지상의 채광용 개구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종으로 키가 큰 왕대(Phyllostachys bambusoides)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E는 도서관과 연결되는 뜰을 위한 식재유형이다. 생울타리로 공간을 구획하고 중앙은 열린 잔디마당을 계획하였다. 생울타리용 수종으로 꽃댕강나무(Abelia mosanensis)와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 등을 고려하였으며, 휴식공간 주변으로 녹음제공을 위한 느릅나무(Ulmus davidiana), 회화나무 (Sophora japonica)등의 교목을 독립식재하거나 2-3주 군식하여 자연스러운 경관을 조성한다.

D와 F는 대상지의 경계부를 연출하기 위한 식재유형이다. D는 현장 이식목인 중국단풍을 적용하고, 하부목은 미스김라일락(Syringa patula ‘Miss Kim’), 조팝나무(Spiraea prunifolia) 등 가지가 조밀하게 자라는 중간키의 관목이 적합하다. F는 시장 공간으로의 활용을 고려해 지하고가 높은 수종을 제안한다.

4) 캐노피

본 계획안의 가장 특징적인 시설물 중 하나는 대상지 남측과 신매시장 경계부에 놓이는 캐노피형 구조물이다(Figure 9 참조), (Figure 10 참조). 이 캐노피는 앞서 설명한 대로 통로, 쉘터, 지하 주차장의 보행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기능이 집중 배치된 공간으로 가장 이용밀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노피는 가로 135m, 세로 5.4m, 높이 3.5m로 공원 남측 장변을 거의 다 포괄하는 규모지만, 지붕 두께는 5㎝, 열주 형식으로 배열되는 기둥의 반경은 10㎝로 지면의 높이에서 봤을 때, 매우 가볍고 경쾌한 느낌의 구조물로 계획하였다. 또한, 캐노피의 몇몇 기둥은 조명의 기능을 하는 라이팅폴(lighting pole)이며, 지붕에는 친환경적 발전장치인 태양광전지판을 설치하여 공원 내 전력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제안하였다.

jkila-49-2-101-g9
Figure 9. Concept of canopy
Download Original Figure
jkila-49-2-101-g10
Figure 10. Sectional concept
Download Original Figure
5) 포장 및 시설물 계획

녹지율 60%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사람들의 활동 폭을 최대한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녹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포장재(walkable green)를 도입하고, 적절한 위치에 적용하였다. 미끄럽지 않게 제작된 촘촘한 철재 그레이팅, 잔디블록, 자연석 판석 포장 등이 그것이며, 공간의 위치와 예상 활동 패턴에 따라 선별 적용하였다. 특히, 철재 그레이팅은 ‘숲’의 내부와 가장자리(숲마루)에 설치하여 숲을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며, 자연으로서의 녹지와 활동공간인 하드페이빙 구역 사이에서 전이 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한다(Figure 11 참조).

jkila-49-2-101-g11
Figure 11. Paving plan
Download Original Figure

사람들의 이동과 활동이 가장 밀도 높게 일어나게 될 ‘마당’과 ‘공원길’에는 화강석판석, 소포석, 하드우드 등 내구성 높은 바닥 포장재를 적용한다. ‘마당’의 포장면에는 식재를 위한 식재홀(tree hole & grating)을 설치하여 그늘식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뜰’의 경우에는 인접한 고산도서관을 고려해 ‘북마켓’등 도서관 행사에도 무리가 없고 이용자들의 일상적인 이용에도 쾌적성을 유지하도록 하드페이빙과 잔디면을 함께 구성하였으며, 주변으로 충분한 휴식시설을 배치하였다. 또한, 휴게시설물이나 야외조명등은 캐노피에 집중시키되, ‘숲’의 가장자리나 ‘마당’과 ‘뜰’에는 조망, 만남, 휴식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연식 또는 독립식 벤치를 추가로 배치하였다. 기존 완충녹지에서 무분별한 보행 접근이 일어났던 공원의 북측 달구벌대로 변과 남서 측 시장 변에는 경계를 분명히 하여 침입을 차단하고, 위요된 공간감을 조성하기 위해 콘크리트 재질의 가벽을 계획하였다.

V. 결론

신매시장 완충녹지의 공원화 계획을 통해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에 대한 조경적인 접근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본 계획안에서는 기존 재난, 재해 방지와 각종 환경의 영향을 감쇄시키기 위한 완충녹지의 단편적인 기능을 넘어, 지하 주차장의 기능과 인근 토지이용에서 유발되는 다양한 도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다목적 녹색 도시기반시설을 제안하였다(Figure 12, 13 참조).

jkila-49-2-101-g12
Figure 12. Spatial impressions
Download Original Figure
jkila-49-2-101-g13
Figure 13. Aerial view
Download Original Figure

이 계획안이 가지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완충녹지’로서 녹지의 생태적 안정성과 자생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절되지 않은 녹지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였다. 녹지면적의 총량은 같을지라도 연결되지 않고 파편화된 녹지는 생육환경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원의 중앙에 보존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녹지를 배치하고, 인간의 물리적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며, 지역의 풍토를 반영한 수종을 식재하여 자생력이 강한 숲이 되게 계획하였다.

둘째, 시민들이 체험하기 위한 양질의 경관자원으로서 공간을 계획하였다. 이는 좁고 긴 선형의 녹지라는 대상지의 형태적인 제한사항을 극복하여 깊고 풍부한 경관체험을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이었다. 플랜터와 같이 지면의 상부로 돌출되는 인공적인 구조물을 최소화하여 연속된 녹지의 흐름을 강조하였으며, 주요 녹지구역인 숲에는 지형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식재유형을 적용하여 지루하지 않고 리듬감 있는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셋째, 지역사회의 특성을 배려하고, 공원과 주변 지역과의 사회ㆍ경제ㆍ문화적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획안을 제시하였다. 고산도서관과 신매시장의 관문으로서 공원이 되도록 마당과 뜰을 계획하였고, 시장과 면한 공원의 남측 면은 공원의 기능과 시장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캐노피와 선형광장을 설치하여 다양한 사회․문화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하였다.

본 계획안은 도시재생이라는 큰 시대적 화두에서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설계전략에 관한 논의의 확장에 목적을 둔다. 복잡한 도시 내 이해관계에서, 도시계획시설로서 실제로 작동하는 ‘건강한 녹지’와 ‘활발한 도시 문화공동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상호보완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에 학술적 의의가 있으며, 향후 이 설계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Notes

2010년 기준 대구 수성구에는 16만657가구에 46만1천802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중 26%인 12만여명이 시지지구에 살고 있다(https://www.kbmaeil.com).

지하주차장 출입부의 위치는 총 네 군데의 대안을 검토하였다. 대상지의 서측과 북측은 “횡단보도로부터 5미터 이내에 있는 도로의 부분”에는 출입구를 설치하지 못하게 규정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설치가 불가하며, 대상지 남측의 고산도서관 후면 도로는 장이 열리는 날 매우 혼잡한 지역임을 고려하여 대안에서 제외되었다.

References

1.

Kim, J. and K. Lee(2000). Planting models of the buffer green space based on the natural vegetation structure. Proceeding of Annual Conference of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 & Ecology 2000(1): 47-50.

2.

Kim, Y. and W. Yang(2012) Analysis and design guideline of the parking facility combined with schools and parks in urban residential area.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lanning & Design 28(9): 219-230.

3.

Lee, B., S. Lee, and Y. Kim(2019) Improvement of multi-dimensional urban planning system for urban regeneration. Journal of the Korea Contents Association 19(2): 516-524.

4.

Oh, M. and H. Yoo(2008) A study of making multi-dimensional city park using remaining space of the city. Proceeding of Annual Conference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28(1): 297-300.

5.

Suseong-gu(2020) Design Competition Guide for Public Parking and Open Space in the Sinmae Market’s Green Buffer, Daegu-si, Suseong-gu.

6.

Tchah, C. and K. Lim(2012) An institutional improvement for multi- purpose use of spaces under the elevated roads and railways. AURI Research Report, 2012(n.10): 1-324.

7.

Korea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https://www.law.go.kr/).

8.

Kyeongbuk Meil (https://ww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