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1970년 조경가 오휘영의 대통령 브리핑과 1972년 한국조경학회 창립을 시작으로 조경 분야의 연구와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ELAF, 2008). 조경분야의 대표적 저널인 한국조경학회지는 1973년 10월 창간하여 약 반세기 사이 총 1,946편의 학술논문을 발간하며, 조경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왔다. 초기 조경 연구가 인접분야 사이의 경쟁을 통해 고유영역을 확립해 가는 분화과정이었다면(Im, 2002), 이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영역의 등장과 전문화에 따른 분야 세분화를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조경분야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며, 2000년대 초반 변화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각 분야의 대표 연구자들의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Kang, 2003; Cho, 2003; Shin, 2003; Kim, 2004a; Kim, 2004b; Lee, 2004a; Lee, 2004b; Yi, 2004). 조경의 대표적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전반적 연구 경향을 통찰하여 그 특성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반면, 각자의 연구 전문 분야가 상이하고 발간된 논문이 많아짐에 따라, 전체 발간 논문에 대한 통시적 주제 변화와 전반적 연구 경향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기존 정성적 내용 분석과 정량분석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비구조화된 텍스트로부터 숨겨진 지식을 발견하고 추출하는 빅데이터 분석의 일종인 텍스트마이닝과 연결망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Park and Song, 2013). 특히 텍스트마이닝 기법 중 토픽모델링은 다수의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연구주제와 그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연결망 분석은 주제어 상호 관계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경분야의 대표적 학술지인 한국조경학회지에서 발간된 논문초록을 수집하고 토픽모델링을 적용함으로써 학회지에 투고한 연구자들의 관심 연구 주제를 파악하고, 각 주제의 시계열적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연결망분석을 이용하여 핵심 주제어를 살피고, 주제어 사이의 관계성을 해석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조경학 분야의 대표적 학술지인 한국조경학회지는 국내 조경학과 함께 발전해 왔다. 학회지 발간 10년을 맞이한 1983년에는 기념 학술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여 조경업의 현황과 개선 방안에 관하여 조경업의 영역, 제도 및 법규, 조경수과 조경 분야의 발전사, 조경교육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진행하며, 조경업과 조경연구의 발전 과정과 방향을 서술하였다1). 2002년에는 30년 기념집 회고와 전망, 한국의 조경 1972-2002와 더불어 한국 조경 백서 1972-2008(ELAF, 2008)을 발간하며, 조경 연구의 개괄적 발전 과정과 방향을 기술하였다. 학회지 연구 경향에 관한 상세한 분석은 2003년 학회지 100호 특별논단에서 진행하였다. 기존 925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조경식물(Kang, 2003), 조경소재․시공(Cho, 2003), 조경사(Shin, 2003), 조경설계(Kim, 2004a), 경관(Kim, 2004b), 경관생태학․GIS(Lee, 2004a), 지속가능한 개발․생태조경(Lee, 2004b), 환경심리(Yi, 2004)를 상세하게 분석하였다. 조경식물에서는 212편의 논문을 식물(목본, 초본, 덩굴식물, 실내식물 등)과 토양을 포괄하여 생육실험, 현황생태조사, 경과평가, 시공, 법률 등의 내용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조경소재․시공에서는 조경구조공학, 조경시공․관리, 조경재료와 관련한 53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공법개발, 적산․품셈, 소재개발, 구조, 품질관리, 공정관리의 연구 경향을 살폈으며, 공법개발과 관련된 식물과 토양 등을 포함하였다. 조경사는 104편을 대상으로 동양조경사와 서양조경사 연구로 구분하여 기초이론, 공간체계, 구성요소, 보존관리의 연도별 추이를 살폈으며, 연구대상(궁궐, 사찰, 사원, 마을․읍성, 별서, 역사경관, 구성요소 등)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조경설계분야에서는 조경설계 및 미학 관련 160편을 대상으로 기초연구, 설계방법, 설계양식, 설계작품, 설계비평 및 조경미학 연구로 구분하여 논문발표 추이, 저자수, 인용문헌 등의 변화과정을 분석하였다. 경관분야에서는 132편을 대상으로 방법론과 개념(형식미학, 실증, 상징, 현상학, 생태학), 유형별(자연경관, 도시경관, 역사경관, 토속경관), 실무응용(경관계획, 경관설계, 경관영향평가, 요소별경관)으로 분석하였다. 경관생태학․GIS에서는 56편을 대상으로 비오톱, 하천․수문, 토지이용․녹지구조, 여가행태․시각자원, 토양유실, 도시기후 등의 연구 주제와 양적 변화과정을 분석하였다. 지속가능한 개발․생태조경에서는 236편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지표와 단지계획, 생태조경계획이론 및 법제도, 경관생태학 및 비오톱계획, 유역 및 자연형 하천계획, 도시림 및 도시생태, 옥상조경 및 훼손지 복원 관련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환경심리분야에서는 219편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며, 주로 연구 이론 정립, 연구 경향과 방법과 사례 연구로 구분하여 인지, 감정, 생리, 의미해석, 행태 등의 연구 변화 추이를 살폈다. 전반적으로 조경학을 소개하는 대표적 분야2)를 중심으로 연구 경향을 개별 분야의 대표적 연구자가 수치자료를 근거로 상세히 통찰하여 분석하였다. 다만 전체 논문 상호 간의 통시적 연구 경향을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고, 분야 사이의 중첩성이 있거나 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픽모델링은 수집한 문헌의 단어 분포를 확률적으로 표현하여 숨겨진 구조를 밝혀낼 수 있는 통계적 분석 모델이다.(Blei Andrew and Michael, 2003) 특히 토픽모델링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학회지 및 연구주제의 경향 분석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토픽모델링은 Data Driven Approach로 상세한 연구의 내용을 살피기보다는 대량의 데이터에서 전반적인 흐름과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주로 사용하며, 다양한 텍스트 자료들뿐만 아니라, 메타데이터까지 활용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Park and Song(2013)은 문헌정보학 관련학회지 3,834편의 논문초록을 수집하고, 토픽모델링을 진행하여 20건의 연구주제를 도출하였다. 기존 문헌정보학의 주제분류표와 연구주제를 비교분석하였고, 상승하는 연구주제인 핫토픽과 하락하는 콜드토픽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하였다. Kang and Lee(2014)는 한국멀티미디어언어교육학회의 두 학회지의 385편(MALL)과 213편(LLT)의 초록을 대상으로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여 연구경향성을 비교․분석하였다. Na, et al.,(2016)는 시뮬레이션 연구 동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10,073편을 대상으로 학문 분야별 시계열적 변화와 주제별 논문 변화를 살펴보았다.
연결망 분석은 사회적 현상을 한 객체나 집단의 속성(attribute)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이들 간의 관계 속에서 표출된 발현적 속성(emergent property)을 분석한다(Kim, 2003b). 의미연결망분석은 관계론에 기초하며, 내재된 숨어 있는 구조(hidden structure)를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최근 토픽모델링을 토대로 연결망 분석을 이용하여 주제어의 상관성과 시각화를 결합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hoi and Park(2020)은 공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토픽모델링 사용경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166건의 논문을 대상으로 연구저자, 분야, 주제 등의 경향을 토픽모델링으로 분석하고, 연결망 분석을 함께 이용하여 관계성을 설명하였다. Park and Lee(2019)는 스마트시티의 연구경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11,527편의 논문 초록을 대상으로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여 연구주제와 키워드를 도출하였고, 주제별 연결망분석을 사용하여 주제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하였다. Kang and Lee(2014)는 연구자 사이의 연결망 분석을 위하여 전통적인 연결정도중심성, 매개중심성에서 가중치를 보정한 삼각매개중심성, 가중페이지랭크, 복합연결정도중심성 등을 이용하여 연구자 사이의 관계성을 해석하였다.
Ⅲ. 연구 방법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ScienceOn(https://scienceon.kisti.re.kr/main/mainForm.do)을 활용하였다. ScienceOn에서 저널명 검색으로 “한국조경학회지”를 검색하여 디지털화되어 있는 1985년 13권 1호부터 2020년 48권 4호까지의 총 1,802개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데이터를 대상으로 자체 제작한 파이썬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전처리를 수행하였다. 형태소 분석을 위해서 코모란 형태소 분석기(http://www.shineware.co.kr/products/komoran/)를 사용하였으며, 형태소를 분석한 후 불용어리스트를 활용하여 불용어를 제거한 후 명사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토픽모델링 기법은 대표적으로 LDA(Blei et al., 2003)와 DMR (Mimno and McCallum, 2012)이 있다. DMR은 기존 LDA를 확장한 방법으로 LDA가 문헌집단에 출현하는 단어를 중심으로 만든 모델이라면, DMR은 문헌집단에 출현하는 단어뿐만 아니라, 메타데이터로 인하여 나타나는 차이까지 반영한 모델이다.
Figure 1은 DMR 모델 구조이다. DMR 모델 구조는 기본적으로 LDA와 유사한 모델 형식이지만, Dirichlet parameter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λ는 메타데이터로부터 산출되는 평균(μ)과 표준편차(σ)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데이터별 파라미터 결정값이다. X는 문헌의 메타데이터로 λ와 X에 의해서 α가 결정되게 된다. 이 α가 Dirichlet parameter로 각 문서가 어떠한 주제 분포로 구성될지에 대해 영향을 주는 파라미터이다. LDA에서는 이 α값을 연구자가 직접 설정해 줘야 하지만, DMR에서는 이 값은 메타데이터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설정된다는 차이를 가진다.
DMR 모델에서 α에 따라 주제 분포(θ)를 산출하며, 반대편 Topic hyperparameter(β)는 각 주제에 대한 어떠한 단어 분포(ϕ)로 구성될지에 영향을 주는 파라미터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모든 단어(W)에 대해 주제 분포에서 주제(Z)를 배정한다. 그리고 최종적인 결과로, 주제별로 분리되어 있는 단어들의 집합과 메타데이터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게 된다.
연결망분석은 Gephi 0.9.2 버전을 사용하여 시각화하였다. 네트워크 사이에서 각 단어의 중요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중심성(centrality)을 분석하였다. 연결망분석에서 연결정도(degree)는 한 결점(node)이 다른 결점과 관계 맺은 숫자를 의미한다. 중심성은(centrality)는 한 결점이 연결망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지 표현하는 지표이다. 중심성분석에는 연결중심성(degree centrality), 사이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고유벡터중심성(eigenvector centrality), 페이지랭크(page rank)를 사용하였다.3) Layout은 Force Atlas를 사용하였으며, 노드는 degree에 따라 최소 1에서 90까지의 크기를 설정하였고, modularity class를 사용하여 군집화를 진행하였다. 필터는 Topology의 degree range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Ⅳ. 연구 결과
수집한 1,802편 논문 초록을 대상으로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여 30개의 연구 주제를 도출하였다.4) 다만 일반적인 용어의 집합으로 이뤄진 주제 토픽 3개를 제외하여 최종 27개의 주제를 선정하였다5)(Table 1 참조). 다만 도출한 주제들은 대다수 기존 조경학 분야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의 편의성을 위하여 기존 2003~2004년에 진행한 선행 연구들과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분야분류표를 참조하여 유사한 주제들을 2차 분류하여 ‘조경 계획 및 설계’, ‘조경사’, ‘경관’, ‘환경심리’, ‘조경시공’, ‘조경식물’, ‘생태조경’ 및 기타로 구분지어 살펴보았다.
각 주제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Topic 1~6까지 는 조경계획 및 설계 관련 연구 주제로 분류할 수 있다. Topic 1~3까지는 공원녹지 계획, 정책, 이용자 및 참여 등의 조경계 획 일반에 관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었다. 조경 설계와 관련한 설계 이론(topic 4, 이하 tp 4), 기념 및상징성(tp 5) 관련 주제를 확인하였고, 정원과 미학(tp 6) 또한 독립된 주제를 구성하였다. Topic 7~9까지는 조경사와 관련한 주제로 조경역사, 근대역사, 역사보전과 밀접한 주제로 요약할 수 있었다. 특징적으로 근대역사에 관한 주제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Topic 10~12까지는 경관 관련 연구 주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장소성(tp 10), 경관관리(tp 11), 경관평가(tp 12)와 관련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Topic 13~14까지는 기존 환경심리 관련 연구이지만, 환경심리 연구 주제가 좀 더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존 환경심리행태(tp 13) 연구와 더불어 건강과 치유(tp 14)가 독립적 주제로 성장해 왔음을 보여준다. Topic 15~18까지는 조경공사, 시설물 등을 포괄한 조경시공으로 분류가 가능하였다. 상세 주제는 공동주택 관련한 조경공사(tp 15), 조경시설물(tp 16), 조경건설업(tp 17), 조경기반공사(tp 18)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조경소재, 공법개발, 적산․품셈, 공정관리 등의 업무주제로 분류한 연구 소개와 다른 구성을 보여주었다. 조경식물과 관련해서는 Topic 19로 구분되며, 상대적으로 주제의 분화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Topic 20~23까지는 생태조경과 관련한 주제로 분류되며, 경관생태학(tp 23), 생물서식지(tp 21), 인공지반녹화(tp 22)와 함께 미기후와 환경(tp 20)과 관련한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 제도 및 법률(tp 24), 관광 및 여가(tp 25), 사회적 형평성(tp 26), 커뮤니티와 도시재생(tp 27)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제도와 법률은 공원 중심의 키워드가 많았지만, 전 분야를 포괄하는 연구주제로 이해할 수 있으며, 관광 및 여가 또한 별도의 중요한 연구주제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기존 조경학개론에서 설명하는 관광지조경보다는 확장된 키워드를 포괄하고 있었다.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사회적 형평성 연구도 조경분야의 독립된 연구주제임을 보여주었다. 커뮤니티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도시재생 또한 조경의 중요한 연구 대상이자 연구 성과임을 알 수 있었다. 주제별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학회지의 연구주제 변동성이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2 참조).
토픽모델링에서 출현한 연구주제들에 대한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았으며, 연구 주제어의 출현빈도가 상승하는 핫토픽(hot topic)과 감소하는 콜드토픽(cold topic)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다(Figure 2, Table 2 참조). 핫토픽은 근래에 활발하게 연구되는 연구주제이고, 콜드토픽은 점차 연구되지 않는 주제를 말한다(Park and Song, 2013). 전반적으로 지난 반세기 간 학회지의 대다수 연구주제들은 1% 이내에서 등락하며 극단적인 변화 없이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키워드 출현비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주제는 공동체와 도시재생(tp 27)으로 5% 이상 상승하였으며, 근대역사(tp 8) 또한 3% 이상 상승하며, 학회지의 새로운 관심 연구주제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와 도시재생은 2010년대 이후, 근대역사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 제도 및 법률(tp 24), 관광 및 여가(tp 25), 환경심리행태(tp 13), 경관관리(tp 11) 등도 1% 이내이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변동성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장소성(tp 10) 연구는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 성장하다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생물서식지(tp 21) 관련한 연구는 추세적으로 6% 가까이 하락하였다. 2000년대 초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는 급속히 하락함을 알 수 있다. 조경기반공사(tp 18), 인공지반녹화(tp 22), 경관생태학(tp 23) 등 생태조경 관련한 연구도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생태조경 관련한 연구가 타 학회(학회지)로 분화되어 독자적으로 성장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 경관평가(tp 12), 조경시설물(tp 16), 조경수(tp 19) 등도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학회지 초록에 사용한 키워드의 연결망분석 시행 결과, 각 키워드 사이의 연결성은 전반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즉, 연구의 상호 관계성이 매우 높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Figure 3, Table 3에서 살펴보면, ‘공원’은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함과 동시에 출현빈도, 연결성, 고유벡터중심성, 페이지랭크 등 모든 분석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공원’이 한국조경학회지 연구에서 가장 상징적인 키워드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공원’, ‘공간’, ‘경관’, ‘활용’, ‘이용’, ‘조성’은 가장 연결성이 높은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즉, 한국조경학회지는 공원, 경관, 공간을 대상으로 활용, 이용과 조성의 행위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특징적으로 경관 용어가 최상위 빈도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는 Kim(2004b)의 지적처럼 한국조경학회지가 경관연구를 선도하는 대표적 저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결중심성과 기존 중심성 문제를 해결한 페이지랭크 연결성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 중요한 노드와 연결된 고유벡터중심성은 ‘환경’, ‘계획’ 등을 제외하면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면, 사이중심성도 유사하였지만 ‘식재’, ‘식물’, ‘차이’6) 등의 단어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향중심성과 외향중심성에서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외향중심성이 높은 단어들은 ‘공원’, ‘공간’, ‘경관’, ‘가치’, ‘계획’ 등으로 주체 또는 중심 대상이고, 내향중심성이 높은 단어들은 ‘활용’, ‘조성’, ‘지역’, ‘환경’, ‘장소’, ‘적용’ 등과 같이 행위와 서술 대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군집분석(modurality) 결과를 보면 공원, 조성, 설계, 환경, 인식, 가치 등 도시공원의 조성, 인식 및 이용에 관한 군집(18.28%), 문화경관과 장소성과 관련한 군집(16.62%), 이용만족도와 관련한 군집(13.6%), 생태조경 관련한 생태, 지속, 관리, 활용 등의 군집(13.14%)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기후와 관련한 키워드(2.87%), 조경수 관련 키워드(4.98%), 조경시공과 관련한 키워드(1.81%) 등은 네트워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Figure 3 참조).
Figure 4는 지역중심성과 전역중심성을 기반으로 주제어들을 살펴본 것이다7). 지역중심성은 연결중심성을 기준으로 0~1사이로 표현한 것이고, 전역중심성은 삼각매개중심성(Lee, 2006)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 공원, 활용, 공간, 경관, 조성, 이용, 지역, 장소와 같은 단어들은 지역중심성이 높으면서, 전역중심성 또한 높은 단어들로 나타났다. 이는 조경학회지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주는 단어이면서 각각 세부 영역에서 중요한 단어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지역중심성은 낮으나, 전역중심성이 높은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해당 단어들이 특정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학회지의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조경학 연구를 주도해 온 한국조경학회지는 조경 전 분야에 다양한 영역의 주제를 포용적으로 수용하며 발전해 왔다. 물론 시대가 변화하며 성장하는 주제, 그리고 쇠퇴하는 주제 또한 마주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연구주제의 변동성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10년대 즈음부터 근대성, 공동체, 도시재생 등은 새롭게 성장하는 주제였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생태조경, 조경시공 등과 관련한 연구는 완만한 하향세를 보였다. 생태조경 관련 분야의 하향세는 전문화와 세분화에 따라 조경 영역의 확장에 기인한 것이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다만 일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심사과정에서의 주제 포용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기존 조경학 분야 유형과 토픽모델링 결과를 비교하면, 환경심리 분야에서 건강과 치유, 조경계획 및 설계 분야에서의 정원과 미학, 공원 이용자와 참여, 조경사 분야의 근대역사, 경관 분야에서 장소성, 생태조경에서의 미기후와 환경, 그 외 관광과 여가, 사회적 형평성 등도 학회지 내 중요한 연구로 지속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존 조경학 분야 분류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근대성, 장소성, 공동체, 사회적형평성, 미기후, 건강, 도시재생 등 또한 조경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들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연결망 분석에서 ‘공원’은 학회지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 키워드이고, ‘경관’ 또한 학회지가 선도하는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연결망 전체 구조를 토대로 설명하면, 학회지는 ‘공원’을 중심으로, ‘경관’, ‘공간’을 대상으로 ‘활용’, ‘이용’, ‘조성’하는 연구를 수행함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토픽모델링을 이용하여 지난 반세기 동안 발간되어 온 학회지의 전반적인 연구 주제와 시계열적 경향 변화를 살펴보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조경학회지는 조경분야를 포괄하는 학회지로서의 대표성을 가지며,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와 영역을 포괄하며 발전해 왔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성 연구자들에게 익숙한 영역과 주제만이 아닌, 다양하고 새로운 주제에 대한 포용성을 높일 필요는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분석과정에서 분석방법 특성상 영어 단어를 제외하여 GIS 등의 중요한 키워드는 포함하지 못하였으며, 토픽모델링을 사용하여 전반적인 경향을 살필 수 있었지만, 기존 연구처럼 분야마다의 상세한 연구 내용을 심도 있게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향후 텍스트마이닝을 이용한 토픽모델링과 연결망 분석 연구는 조경 분야의 다양한 연구 경향 분석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조경 관련 학회지를 통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조경 분야의 전체적인 연구경향과 각 학회지마다의 차별성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