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제2차 세계대전 전쟁 묘지에 나타난 기념성 - 서유럽에 있는 미국군, 영연방군, 독일군 묘지를 대상으로 -

이상석1
Sang-Seok Lee1
1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Corresponding author: Sang-Seok Lee,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Seoul 02054, Korea, Tel.: +82-2-6490-2846, E-mail: sanglee@uos.ac.kr

이 논문은 2019년도(2019.09.01.~2020.02.29.) 서울시립대학교 연구년교수 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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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Sep 2, 2021; Revised: Sep 28, 2021; Accepted: Sep 28, 2021

Published Online: Oct 31, 2021

국문초록

본 연구는 유럽에 있는 미국, 영연방, 독일의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 나타난 공간적 배치 및 구성, 기념적 요소, 묘역 및 묘비에 나타난 기념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양식적, 정치적, 종교적 측면에서 기념문화를 고찰하였다. 연구 대상으로 각 나라별로 규모가 크고 고유한 양식적 특성을 보여주며, 장소적 의미가 있는 미국군 묘지 7개소, 영연방 묘지 3개소, 독일군 묘지 4개소 등 대표적인 전쟁 묘지 14개소를 선정하여, 현장조사, 문헌연구, 인터넷 조사를 통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및 고찰을 하였으며,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영연방, 독일군 묘지 모두 공간적 중심축을 강조하였고, 대칭적이며 방형, 원형, 나선형 등 정형적 형태를 취하고 있어 신고전주의적 양식을 보여주었다. 한편, 일부 미국군 묘지에서는 곡선 레이아웃 및 유기적 공간 구성을 한 근대주의적 형태가 나타났다. 둘째, 미국군 묘지에는 예배당, 실종자의 벽, 전투지도벽, 기념조각 등을 공통적 기념요소로 적용하였고, 영연방 묘지에서는 쉘터와 ‘희생의 십자가’ 및 ‘기억의 돌’ 등 고전주의 양식의 표준적인 기념 조형물이 도입되었다. 한편, 독일군 묘지는 분구묘와 공동묘지에 상징적 십자가 조형물을 설치하였고, 다른 기념 요소의 사용은 제한되었다. 셋째, 각 나라마다 기독교를 주제로 하는 십자가를 묘비의 주요한 형태적 모티브로 적용하였다. 미국은 라틴 십자가 묘비를 통하여 전사자를 추모하고, 동시에 순교자로서 미국의 희생과 기독교를 강조하였으며, 영연방과 독일은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전사자의 영혼을 추모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 및 종교적 측면에서 미국은 공산주의를 극복하는 기독교 및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적 애국심을 강하게 표현하였고, 영연방은 제국주의 공통된 양식으로 묘지를 조성하였으며, 독일은 집단적 죽음을 동료애로 표현하는 전통주의와 화해 및 평화를 지향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서유럽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는 공간적 중심축과 정형적 공간 형태를 통하여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묘지의 미학을 추구하면서, 국가별로 공간 설계, 상징적 기념요소의 도입, 종교 및 이념적 가치에서 고유한 기념문화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현충원 및 호국원 등 묘지에서 담아야 하는 숭고한 기념성과 국립묘지를 발전시키고, 기념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commemoration characteristic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 Commonwealth, and Germany through representative 14 military cemeteries of World war II in Western Europe. Based on the commemoration characteristics such as spacial characteristic, commemorative elements, and graves and headstone, the commemoration culture among U.S., the Commonwealth. and Germany were studied comparatively.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taking geometrical form with mainly square type, rarely circle and spiral patterned, most cemeteries were structured spatial central axis with symmetry, those cemeteries were styled neoclassical, but some of the U.S. cemeteries were modernistic, connecting spaces organically with curved line layout. Second, chapel, the wall of missing, the wall of battle map, and sculpture in the U.S military cemeteries, and ‘the cross of sacrifice’ and ‘the stone of remembrance’ as classical monument in the Commonwealth war cemeteries were commonly applied standardized commemorative elements, but commemorative monuments in German military cemeteries were restricted except monumental cross. Third, the symbolic cross of christianism was used all cemeteries to console and cherish the soul of soldiers, specially the Latin crosses in the U.S military cemeteries delivered political message as the american martyr for Western Europe and also the power of the U.S., but the cross in German and the Commonwealth war cemeteries were basically cherish and comfort individual spirit. Fourth, showing the power of victory with national patriotism, the U.S. strongly represented christianism and liberal democracy against communism, the Commonwealth showed imperialistic style, and German military cemeteries were quietly appeared as traditional style forwarding reconciliation and peace. This study suggest the war cemeteries have national identity with typical form and symbolic aesthetics. Further study will be required to materialize sublime commemoration in national cemeteries and to form advanced commemorative culture in Korea.

Keywords: 십자가; 기독교; 모뉴먼트; 메모리얼; 노르망디
Keywords: Cross; Christianism; Monument; Memorial; Normandy

I.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의 베스테르플라테(Westerplatte)를 공격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으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으로 확전되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Normandy Invasion), 벌지 전투(Battle of Bulge), 스탈린그라드 전투(Battle of Stalingrad)가 벌어지고, 1945년 5월 8일 독일이 항복하면서 유럽에서의 전쟁이 끝났다. 한편, 태평양에서는 미드웨이 해전, 이오지마 전투, 도쿄 대공습, 오키나와 전투를 거쳐 마지막으로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은 끝났다(Lee, 2021).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사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수천만 명의 전사자가 발생하였으며, 참전 국가마다 전사자의 유해를 고국으로 환송(還送)하거나 전사한 곳에 묻어야 하는 중요한 결정에 마주하였다.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영연방 국가들은 전사자를 전장(戰場)에 묻거나 본국으로 송환하였는데, 전쟁의 긴박성과 먼 거리로 인해 유해를 전쟁터 묘지에 임시로 매장한 경우, 종전 후 많은 유해를 전쟁터에 가까운 곳에 영구묘지를 만들어 안장(安葬)하였다(Stern, 2001). 마찬가지로 독일의 전사자 유해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전쟁터에 만들어진 많은 묘지에 묻히게 되었다.

전쟁묘지는 전사자를 특정한 공간에 집단적으로 안장하여 전쟁의 비극적 사건을 상기시키는 기억의 장소이다. 전쟁으로 인한 엄청난 집단적 죽음이 현실이 된 죽음의 공공경관으로 전사자의 집합적 힘을 잘 느낄 수 있다. 추모의 장소 및 역사적 교훈으로서 전쟁묘지는 공공 기억과 의식의 측면에서 일반 묘지와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이곳은 전쟁의 역사를 후대에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전쟁에 대한 공식적 기억이며, 이와 관련된 사람과 집단들 사이에 굳건한 공동체적 연대감을 형성하게 하며, 그것을 만드는 일은 그 자체로 집단적인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Mayo, 1988; Lemay, 2018). 전쟁의 생존자가 거의 없어지면서 사람들의 기억과 관심은 물질적 형태와 기념적 경관에 의존하게 된다. 다른 나라에 전쟁묘지를 조성할 경우, 그곳에 묻힌 전사자는 국가를 위한 희생자로서 더욱 보호되어야 하며,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게 평가되므로 전쟁의 기억을 담는 역사적 타임캡슐로서 국가적 정체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1).

본 연구의 목적은 유럽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 나타난 기념성을 비교 분석하고, 국가별 기념문화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합국이었던 미국과 영연방, 추축국이었던 독일의 전쟁묘지에 나타난 공간적 배치와 구성, 기념적 요소, 그리고 묘역 및 묘비에 나타난 기념적 특성을 밝히는 것이다. 아울러, 전쟁묘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집합적 인식이 나타난 문화적 요소로서 국가별로 고유한 기념문화적 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국, 영연방, 그리고 독일군 묘지에 나타난 기념문화를 양식적 측면, 정치적 측면,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에 있는 전쟁묘지인 서울 현충원, 대전 현충원, 부산 유엔묘지, 그리고 호국원 등에 나타난 기념성과 기념문화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하여 국립묘지의 미래 방향의 제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2. 이론적 고찰

제1, 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Mayo(1988)는 미국 전쟁묘지에 대하여 역사 및 양식적 변화를 분석하고, 정치적 경관에 대하여 고찰하였으며, Stern(2001)은 미국 국립묘지의 역사적 변천 및 시대별 양식적 특성을 분석하고, 기억의 장소로서 묘지의 정치적·장소적 의미를 고찰한 바 있다. 아울러, Lemay(2018)는 프랑스에 있는 미국 전쟁묘지를 대상으로 전쟁묘지의 설계 및 조성과정에 대해 분석하고, 여기에 나타난 미학적, 이념적 특성에 대하여 고찰한 바 있으며,Scutts(2010)은 영국의 전쟁묘지에 나타난 근대성에 대한 연구에서 영국은 전쟁의 기념에 있어 정치적·예술적으로 보수적이었고, 전쟁의 의미와 문화적 맥락에 관한 자유롭게 논의가 부족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전쟁묘지나 메모리얼에 관한 비교 문화적 연구로는 Urmson(2017)이 이탈리아에 있는 미국과 독일군 전쟁묘지 2개소를 대상으로 양식적 분석과 도상학적 해석을 통한 예술 역사적 측면에서 서술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있었다.

선행 연구를 고찰해 본 결과, 미국, 영국 등 개별 국가의 묘지에 대한 양식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서유럽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를 대상으로 국가별 비교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에 있어 제2차 세계대전의 대표적인 전쟁묘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보다 포괄적이며, 연구의 관점을 조경 및 예술적 관점에 초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으며, 국가별 기념문화에 관한 비교 분석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II. 연구방법

1. 연구범위

서유럽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2)는 노르망디 전투, 벌지 전투 등 치열한 전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프랑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이탈리아 등에 산재되어 조성되었다. 전쟁 중 긴박한 상황으로 전사자들은 임시 묘지에 매장되었으며,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승전국은 종전 직후부터 바로 유해 발굴 및 송환과 영구 묘지를 조성하였지만,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뒤늦은 1950년대부터 국가 간 협정을 체결하고, 민간단체에 의해 유해를 발굴하고 영구 묘지를 조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합국으로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영연방국가, 그리고 추축국인 독일이 전쟁에 주도적으로 참가하였고, 상대적으로 많은 전사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전쟁묘지는 규모가 크고 수가 많은 대표성을 갖는다. 이러한 묘지 중에서 각 나라별로 규모가 크고 고유한 양식적 특성을 보여주며, 장소적 의미가 있는 대표적인 전쟁묘지를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미국 전쟁묘지는 프랑스에 있는 Normandy American Cemetery, Brittany American Cemetery, Rhone American Cemetery, Epinal American Cemetery, Lorraine American Cemetery, 룩셈부르크에 있는 Luxemburg American Cemetery, 이탈리아에 있는 Florence American Cemetery 등 7개소를 대상으로 하였다. 영연방 전쟁묘지는 종전 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에 새롭게 조성되었고, 뚜렷한 공간적 특징을 보여주는 안장자가 4천 위가 넘는 가장 큰 대표적인 묘지를 선정하였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큰 영연방 묘지인 Bayeux Commonwealth War Cemetery, 독일에서 가장 큰 영연방 묘지인 Reichswald Forest Commonwealth War Cemetery,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영연방 묘지인 Cassino Commonwealth War Cemetery 등 3개소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아울러, 독일군 묘지는 기념성이 뚜렷하고 국가별로 유해가 가장 많이 안장되어 대표성이 있는 묘지로서 프랑스에서 가장 큰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와 독특한 납골 묘지인 Mont-de-Huisnes German military cemetery,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고 경사지에 입지한 Futa Pass German military cemetery, 전형적인 방형구조로 독일 밖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진 룩셈부르크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 등 4개소를 대상지로 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대상지를 선정하고 자료조사를 위해 수 차례에 걸친 현지 조사가 이루어졌고, 이어서 관련 자료 조사 분석을 통하여 묘지별 기념성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국가별 전쟁묘지에 나타난 기념문화를 고찰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1차 현지 조사는 2015년 8월 25일부터 룩셈부르크에 있는 Luxemburg American Cemetery 및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2015년 10월 3일부터 2015년 10월 23일까지 Normandy American Cemetery,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 등을 대상으로 2차 현지조사를 하였다. 이어서 2020년 1월 19일부터 1월 25일까지 이탈리아에 있는 Futa Pass German military cemetery 및 Florence American Cemetery에 대한 3차 현지 조사를 시행하였다.

연구대상이 되는 전쟁묘지와 관련된 도면 및 사진, 기사 및 비평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에 활용하였으며, 현지 조사에서 얻은 전쟁묘지별 브로슈어 및 문헌자료와 각 나라별 묘지 조성 및 관리를 담당하는 미국 전쟁 모뉴먼트 위원회(ABMC: American Battle Monuments Commission),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CWGC: 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 그리고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VDK: Volksbund Deutsche Kriesgräberfürsorge)의 홈페이지3)에 제공된 전쟁묘지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여 조사 분석에 활용하였다(Figur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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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Research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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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석의 기준

전쟁묘지는 전사자의 유해를 안장한 공간으로서 그들을 추모하고 국가를 위한 헌신을 기리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므로 간결하고 명료한 공간 구조적 특성과 강한 국가적 기념성을 갖는다. 묘역의 조성 및 유지관리를 위한 기능적 목적이 뚜렷하며, 동시에 미학적 표현과 정치적 이념이 표현되기도 한다. 이러한 목적을 갖는 전쟁묘지의 기념적 특성을 밝히기 위해서 설계 개념 및 구상의 주요한 관심사가 되는 공간적 특성, 추모와 기념을 위한 조각, 건물, 정원과 수목 등 기념적 요소, 그리고 유해가 안장된 묘역과 묘비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전쟁묘지는 기념성을 높이기 위해 공간적으로 정형적이며 축적 구성을 하고 있는 특징이 있으며, 고유한 공간적 형태를 적용하여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가적 기념성을 표현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 나라별 전쟁묘지의 공간적 구성과 형태적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미적 특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아울러, 전쟁묘지는 기능적이고 기념적 목적을 위해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한 입구 및 주차장, 묘지의 관리를 위한 사무소, 추모와 기념을 위한 예배당, 상징적인 기념조각, 조경수 및 정원, 수경 공간, 기념벽, 그리고 넓은 잔디밭으로 유지되는 묘역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요소는 다양한 기념적 표현의 레퍼토리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Jorgensen, 1998; Lee, 2001). 묘지마다 도입된 기념적 요소를 통해 드러나는 미학적 특성과 그래픽과 상징적 문구에 나타나는 기념적 텍스트를 분석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전쟁묘지 경관을 형성하는 주요한 인위적 요소로서 집단적 힘을 보여주는 무덤과 묘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병사들의 유해가 질서 있게 묻혀 있는 묘지는 개인적 죽음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한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고 있다. 전사자를 나타내는 시각적 의미체로서 많은 비석과 그 위에 새겨진 이름과 문장(紋章)은 개인적 희생과 집단으로서 전쟁에서의 죽음을 국가 공동체로 이전하고 있다. 미국, 영연방, 독일의 묘역과 묘비에 나타난 형태, 내용, 구성에 있어 특성을 분석하였다.

전쟁묘지의 기념성에 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각 나라별 기념문화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기념문화의 세부적 관점으로는 예술로서 전쟁묘지의 양식적 측면과 이념의 장(場)으로서 정치사회적 측면, 그리고 추모와 위로를 위한 종교적 관점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사회 구성원의 공유된 가치와 은유와 상징을 통한 고유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 양식적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는 신고전주의, 아방가르드, 근대주의 등 시대의 양식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아울러,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전쟁에 대한 기억은 국가를 포함한 다양한 집단간 갈등과 협상, 투쟁의 과정에서 구성되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것이므로(Gillis, 1994), 전쟁 기억을 특정 이념으로 통합하여 국가적 힘을 강화하기 위해 일련의 정치사회적 의도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특히, 국가 중심의 전쟁묘지는 참전군인들 개인적 공간에 그치지 않는 국가의 공식적 공간이며, 전쟁묘지를 통하여 희생자를 추모하고 명예를 고양하면서, 전쟁에 대한 국가의 인식을 응축해 보여준다. 그러므로 전쟁묘지는 개인적 무덤인 동시에 시대의 이념이 각인된 가장 정치적인 공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사한 군인의 영혼을 추모하고 희생자 가족의 슬픔을 치유하는 것은 전쟁묘지에서 행해지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식이다. 죽음이라는 인간에게 닥친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고, 절대자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인간에게 종교는 가장 근본적인 기념 문화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념문화로서 양식적,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III. 결과 및 고찰

1. 미국 전쟁묘지의 특성
1) 미국 전쟁묘지의 개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에게 종전 후 외국 땅에 임시로 묻힌 전사자를 위한 영구묘지를 만드는 것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미국 전쟁 모뉴먼트 위원회(ABMC: American Battle Monuments Commission)4)는 1948년부터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 유럽에 있는 64개 임시묘지를 재편성하여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에서 죽은 9만 3천 여 위(位)에 달하는 유해를 안장하고자 프랑스에 8개소를 포함하여 영국,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이태리 등에 영구적인 미국 전쟁묘지 17개소를 만들었다(Zipf, 2003; https://www.abmc.gov/cemeteries-memorials). ABMC는 제1차 세계대전을 포함한 과거의 전쟁메모리얼 및 묘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변화를 꾀하였다. 1947년부터 설계를 위해 저명한 건축가를 선정하였고, 조경가, 조각가, 화가 등이 함께 참여하도록 하였다. 전쟁 묘지 설계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모든 설계팀은 미국인으로 구성되었지만, 복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여 설계에 있어 표절을 피할 수 있도록 하였다(Mayo, 1988).

2) 공간적 배치 및 형태

제1차 세계대전에 비해 많은 전사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미국군 묘지는 더욱 커져야 했다. 유럽에서 1944년 6월 처음으로 만들어진 St. Laurent 임시묘지에 조성된 Normandy American Cemetery는 9,387기 유해가 안장된 미국을 대표하는 전쟁묘지로서 실종자의 정원, 예배당, 상징조각을 연결하는 중심축이 있고, 좌우로 10개의 묘역으로 구획되어 있으며, 노르망디 해안으로 접근하는 동선에서 미국이 상륙하였던 오마하 비치(Omaha beach)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하였다(Figure 2-b 참조). Epinal American Cemetery는 기념 예배당과 국기 게양대를 연결하는 중심축과 아치 형태의 경계를 가진 2개의 블록이 좌우대칭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형태의 묘역이며(Figure 2-e 참조), Florence American Cemetery는 입구와 맞은편 가운데 실종자의 벽을 연결하는 중심축을 형성하고 묘역은 8개로 구획된 장방형(長方形) 형태였다. Rhone American Cemetery는 원형(圓形)의 평면 형태를 갖고 있는데, 진입 공간 입구와 맞은편에 만들어진 예배당이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묘역은 4개의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다(Figure 2-d 참조). Brittany American Cemetery는 5각형의 부채꼴 형태로서 기념교회와 기념비(Cenotaph)를 연결하는 중심축 좌우로 16개의 묘역으로 구획되어 있다(Figure 2-c 참조). Luxemburg American Cemetery는 기념 예배당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동선이 나아가고 9개의 블록으로 구획되어 있다(Figure 2-f 참조). 특징적으로 1만 개가 넘는 무덤을 가진 Lorraine American Cemetery에는 프랑스 조경으로부터 빌려온 곡선형 ‘파르테르(parterre)’ 패턴이 적용되어(Figure 2-a 참조) 모든 묘지의 블록과 동선이 통합되는 모더니즘 양식을 나타내었다(Mayo, 1988; ABMC,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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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Layout of representative American war cemetery Source: American Battle Monuments Commission(2021), The brochures of Normandy American Cemetery, Brittany American Cemetery, Rhone American Cemetery, Epinal American Cemetery, Lorraine American Cemetery, Luxemburg American Cemetery, on the website(https://www. abmc.gov/cemeteries-memo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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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제2차 세계대전 묘지는 공통적으로 공간적 중심축을 강조하였고, 부지의 공간적 패턴은 묘지마다 부채꼴, 원형, 오각형, 파르테르형 등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제1차 세계대전 미군 묘지가 직선으로 구획되어 군대 분위기를 연출하고 시각적 균일감을 보여주는 반면, 제2차 세계대전 묘지에서는 중심축을 형성하고, 곡선 및 다양한 형태의 레이아웃을 통하여 유기적 구성을 한 근대적 양식으로 독자성을 추구하였다.

3) 기념적 요소

추모시설로서 신성한 사당의 역할을 하는 작은 예배당(chapel)은 미국군 묘지의 필수시설이었다(Figure 3-a 참조). Lorraine 및 Epinal American Cemetery에서는 예배당 벽에 실종된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으며, Normandy, Luxemburg, Rhone, Epinal American Cemetery에서는 모자이크 벽화나 천장화를 만들어 전사자의 영혼을 위로하였다. 예배당 끝에는 일반적으로 십자가와 촛대가 있는 제단이 있으며, 성조기와 군부대 기(旗)를 볼 수 있다. 때로는 Normandy American Cemetery의 예배당 내부벽에서 “Think not only upon their passing, Remember the glory of their sprit, Through the gate of death, May they pass to their Joyful resurrection” 문장을 암각하여 죽음을 슬퍼하지 말고,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부활을 노래하며, 신과 국가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개념은 예배당 내외부에 있는 조각, 부조, 모자이크, 스테인드글라스 창 등 다양한 요소의 상징적 조합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Brittany American Cemetery에 있는 예배당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와 참전부대 심볼이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창, Normandy American Cemetery 예배당에는 축복의 월계관을 씌워주는 모습, Luxemburg American Cemetery 예배당에는 신성한 영혼을 묘사 하는 것처럼(Figure 3-b 참조), 종교 및 신화적 상징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로 예배당은 방문객들이 대규모 죽음의 안장지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심리적 안식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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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Commemorative elements in representative American war cemet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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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서 실종자의 벽은 외부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적 요소가 되었다. Luxemburg, Brittany, Rhone, Lorraine, Epinal American Cemetery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벽 위에는 가까운 곳에서 전투 중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돌에 새겨져 있다(Figure 3-c 참조). 실종자의 벽은 묘지에 묻힌 병사와 실종된 동료 사이에 연대감을 주고 있으며, 묘역이 방문객을 수평적으로 둘러싼 것이라면 실종자 벽은 수직적으로 죽음을 나타내고 있다. 실종자 벽은 주로 예배당과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전이공간에 적용되었는데, 예외적으로 이탈리아 Florence American Cemetery에는 실종자의 벽이 묘역의 중심축의 가운데 위치하였으며, Normandy American Cemetery에서는 실종자의 정원으로 만들어져 묘역의 중심이 되었다.

기념조각은 예배당 내부나 밖의 주요한 지점에 설치되었다. Brittany American Cemetery에는 ‘악에 승리하는 젊은 용사’ 조각, Normandy American Cemetery의 로지아(loggia)로 구성된 반원형 주랑(colonnade) 가운데 있는 ‘파도로부터 솟아오르는 미국 젊은이의 영혼’ 조각(Figure 3-d 참조), 중심축 맞은편 서쪽 끝에는 미국과 프랑스를 나타내는 이태리 화강석으로 만든 2개의 상징적 조각, Luxemburg American Cemetery 묘역의 보행로에 있는 장방형 못에는 부활과 영생을 상징하는 돌고래와 거북이 청동 조각이 설치되어 있다(Figure 3-e 참조). 제1차 세계대전 묘지의 조각에서 보여준 고전적이고 종교적인 이미지를 벗어나려 했지만 전통적 심볼의 사용은 계속되었다. 기념 조각은 평화, 희생, 인간 정신, 신, 국가, 용맹, 기억, 명예, 전우애 등 말로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개념을 은유적이며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묘지의 무덤의 바다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명예로운 죽음으로 완화시키고 있다.

특징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미국 전쟁묘지에는 진입공간이나 예배당 가까이에 역사적 전투를 예술적으로 묘사한 전투지도벽이 있다. Lorraine American Cemetery에서는 전투지도벽을 세라믹 타일이나 대리석 위에 조각으로 만들어 지상, 공중, 바다에서 치러진 전투를 묘사하고 있다. Brittany American Cemetery 및 Epinal American Cemetery에서는 최전선 무대의 격렬한 전투를 보여주고, 미군의 전략과 업적, 그리고 용맹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각적 전투 지도는 미국 중심의 전쟁 기억을 설정하였으며, 군사주의와 예술이 병치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지도벽은 묘역의 많은 무덤과 조화를 이루어 전쟁터 묘지의 역사적 성격을 강조하는 설득력 있는 매체가 되고 있다.

ABMC는 일관성 있는 설계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미국 전쟁묘지에서는 실종자의 이름을 새긴 벽,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 전투 지도벽, 상징적 기념조각, 성조기, 전쟁의 모습을 새긴 릴리프 등 다양한 기념적 요소를 미국군 묘지마다 공통적으로 적용하였다.

4) 묘역과 묘비

서유럽에 있는 모든 미국 전쟁묘지에 세워진 흰 대리석 십자가 묘비는 미국군의 희생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이 되었다. Normandy 및 Lorraine American Cemetery에 있는 거의 1만개 정도의 많은 묘비를 보고 방문객들은 엄청난 규모의 희생에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1924년 미국의 관리들은 유럽에 주둔하는 미국 군대를 상징하는 외교적 심볼이 필요했다. 미국 정부는 가장 숭고한 차원에서 희생을 반영한 종교적 상징으로서 흰 대리석 라틴 십자가 묘비5)를 선택하였다(Hearing before the Committee on Military Affairs, House of Representatives, Sixty-Eighth Congress, 1924). 흰 대리석 묘비는 부동자세로 서 있는 병사를 닮았고, 죽어서 승리한 것을 나타내기에 적합했다(Figure 3-f 참조). 그곳에 묻힌 군인과 간호사는 국가적 요청에 응답하고,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죽은 것으로 표현되었으며, 미국인의 용기, 영웅적 신화, 그리고 숭고한 죽음을 강조하였다. 즉, 유럽인에게 순교자로서 전사한 미국인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전쟁 묘지의 묘비는 개인의 죽음과 동시에 국가적 애국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5) 고찰

각 묘지별로 예배당, 실종자 명비,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 전투지도벽, 상징적 기념조각, 국기, 전쟁의 모습을 새긴 릴리프, 비지터 센터 등 기념적 요소를 공통적으로 도입하고, 모든 묘역에서 공간적 중심축을 강조하여 설계의 일관성을 유지하였다. 또한 예술, 조경, 건축물로 구성된 진입 공간 설계(threshold design)6) 개념을 적용하여 방문객들에게 미국의 전쟁 승리와 병사들의 영웅적 전투를 강조하였다. 미국인의 용기와 희생, 군인정신을 보여주고, 교훈적 역사를 설명하기 위한 미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의 일치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전쟁묘지 설계에서 모더니스트(modernists)와 전통주의자(traditionalists)의 경쟁이 치열하였으며, 영연방의 전쟁 묘지보다 더욱 큰 담론을 형성하였다. 그 결과, 전쟁 묘지의 건축, 조각, 조경에서 전통주의자에 의한 신고전주의 양식과 아방가르드적인 진보적 예술가들에 의한 모더니즘이 혼재된 형태로 나타났다.

종전 후, 미국은 전쟁의 승자로서 서유럽을 위협하는 공산주의의 잠재적인 확산에 매우 걱정하였다. 유럽을 부흥시키기 위해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힘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미국 외교는 경제의 회복과 재건을 통하여 피폐해진 유럽을 공산주의로부터 구하기 위해 전쟁에서 죽음을 순교자의 희생으로 나타내고, 미국의 힘과 승리를 표현하기 위해 전쟁묘지에 기독교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강하게 도입하였으며, 미국인들에게는 애국주의적 경향을 보여주었다.

2. 영연방 전쟁묘지의 특성
1) 영연방 전쟁묘지의 개요

영연방 국가는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CWGC: 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7)를 통하여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영연방 국가의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하여 묘지를 조성하여 관리해 오고 있다. 영연방 전쟁묘지는 기 조성된 제1차 세계대전 묘지에 제2차 세계대전 묘지가 추가로 확장되어 조성되는 사례가 많았으며, 일부는 교회 및 마을의 공동묘지에 유해를 안장하기도 하였다. Reichswald forest war cemetery는 1945년 2월부터 서독 지역에서 이장된 7,594기의 영연방 군인 전사자 유해를 안장한 독일에서 가장 큰 묘지이고, 이탈리아 Cassino war cemetery는 1944년 중반부터 영연방 전사자 및 무명용사 유해 4,271기를 안장하였으며, 유럽에서 처음으로 해방된 프랑스 마을인 바이유(Bayeux)에 1952년 만들어진 Bayeux war cemetery에는 4,258기의 영연방 군인 전사자 및 무명용사의 유해와 특징적으로 수백 기의 독일군 유해가 함께 안장되어 있다. CWGC는 묘지에서 위안 및 평화로운 느낌과 유가족들이 슬픔을 나타낼 수 있으며, 전사자에 대하여 국가의 감사를 표현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묘지의 형태, 기념요소, 묘비, 그리고 조경을 위한 엄격하고 상세한 규정을 적용하였다.

2) 공간적 배치 및 형태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위한 전쟁묘지는 St. Sever war cemetery처럼 제1차 세계대전 묘지를 확장하여 만들어진 것이 많았다(Figure 4-a 참조). 본 연구대상인 Bayeux war cemetery, Reichswald forest war cemetery, Cassino war cemetery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새롭게 만들어진 묘지로서 각 나라에서 영연방 전사자 유해가 가장 많이 안장된 곳으로서 대표성이 있다. Bayeux war cemetery는 상징조형물인 ‘희생의 십자가(the Cross of Sacrifice)’와 ‘기억의 돌(the Stone of Rememberance)’로 이어지는 공간적 중심축과 기억의 돌 좌우로 쉘터, 평의자로 이어지는 작은 공간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묘역은 좌우대칭으로 말굽형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Figure 4-b 참조). Reichswald forest war cemetery도 입구, 쉘터, 기억의 돌과 희생의 십자가로 연결되는 공간적 중심축을 형성하였으며, 중심축 좌우로 길다란 장방형 묘역이 대칭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Figure 4-c 참조). 이탈리아 Cassino war cemetery도 입구로부터 ‘기억의 돌’, 가운데 위치한 침상정원(sunken garden)형태의 카지노 메모리얼, 그리고 ‘희생의 십자가’로 이어지는 공간적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좌우로 묘역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Figure 4-d 참조). 이와 같이 중심축을 강조하고 묘역을 좌우대칭으로 배치하여 군인묘지로서 집단적이며 규범화된 단결감을 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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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Layout of representative commonwealth war cemetery Source: https://www.cwg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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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념적 요소

Bayeux war cemetery, Reichswald forest war cemetery, 그리고 Cassino war cemetery를 포함하는 영연방 전쟁묘지의 입구는 묘지명비와 철문, 그리고 낮은 벽이나 생울타리로 둘러쳐져 있다. 묘지 입구 가까이 위치한 쉘터에는 안장자 목록, 묘지의 역사, 전투지도벽, 묘지의 구획을 나타내는 기록부가 있으며, 십자가 형태의 벽장에는 안장자 명부가 있다(Figure 5-a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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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Commemorative elements in commonwealth war ceme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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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연방 전쟁묘지에 공통적으로 설치된 예술적이며 구조적 기념물인 ‘희생의 십자가’와 ‘기억의 돌’은 묘역의 공간적 골격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건축가 레지날드 프롬필드(Reginald Blomfield)가 설계한 ‘희생의 십자가’는 영국 교회의 마당에 있는 중세 십자가를 모방하여 팔각형 기단 위에 세운 라틴 십자가 형태로서 높이는 4.3~9.8m이다. 이 십자가는 죽은 사람의 부활을 나타내며, 날이 아래로 향한 청동 장검은 군인의 희생을 나타내는 기독교와 연계된 군인 묘지의 특성을 나타낸다(Geurst, 2009)(Figure 5-b 참조).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기념물인 ‘기억의 돌’은 1,000개가 넘는 무덤이 있는 묘지에 세워졌다. 에드윈 루티언스(Edwin Lutyens)가 설계한 것으로 ‘희생의 십자가’와 대조적으로 전사자의 다양한 믿음을 존중하여 종교와 무관한 형태를 취하였다. 구조적 형태는 파르테논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CWGC, 2010), 돌은 높이 1.5m, 길이 3.5m로서 간결한 형태의 석관 및 제단으로 비유되며, 기념물에는 “Their name liveth for evermore(그들의 이름은 영원히 살다)”을 새겨 전사자의 명예를 고양하였다(Figure 5-c 참조).

4) 묘역과 묘비

각 묘지에는 같은 크기로 구획된 무덤과 동일한 형태와 규모로 만들어진 흰 묘비석이 줄 지워진 조용한 정형식 묘지로 만들어졌다. 각 묘비에는 부대 문장, 계급, 이름, 전사일과 연령, 종교적 상징이 새겨져 있고, 묘비 아래에는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선정된 비문이 있다. 묘비는 대부분 포틀랜드 대리석을 사용하였고, 크기는 높이 30인치, 너비 15인치, 두께 3인치였으며, 무신론자나 비기독교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석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Figure 5-d 참조). 묘비마다 허용되는 비문과 장식을 제외하고는 무덤과 묘비의 형태 및 규격이 같으며, 계급과 상관없이 묘비를 배치하여 기념의 평등을 구현하였다(Carter and Jackson, 2000)8). 묘역은 잔디로 덮여 있고, 묘비석 사이에 포장을 하지 않아 간결한 묘지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집단적인 묘역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방문객이 평화롭게 느낄 수 있도록 전통적인 농가 정원과 원예적 개념을 도입하였다.9) 묘비석 주위에는 묘비를 가리지 않고 비가 올 때 흙이 튀지 않도록 하며 낮게 성장하며 관상적 가치가 있는 장미와 다양한 다년생 초본 식물을 심었다.

5) 고찰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위한 영연방 전쟁묘지는 제1차 세계대전 묘지를 확장하여 만들어진 것이 많았다. 본 연구 대상인 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롭게 만들어진 영연방 전쟁묘지는 중심축을 형성하고, 대칭적 형태를 보여주는 공간적 특성을 나타냈다. 표준적 상징물로서 기독교와 연계된 자기희생을 나타내는 ‘희생의 십자가’ 와 고전적 구조물의 형태를 본 따서 만든 ‘기억의 돌’을 도입하여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하였다. 아울러, 무덤과 묘비를 대칭적이며 균등하게 배치하고 잔디를 깔아서 간결한 아름다움과 균일한 미학을 통하여 기념의 평등을 구현하였으며, 영국 전통정원 기법과 자생식물을 도입하여 지역성을 표현하였다.

3. 독일 전쟁묘지의 특성
1) 독일 전쟁묘지의 개요

독일은 1952년 처음으로 룩셈부르크와 전쟁묘지 협정을 맺는 등 패전국으로서 어려운 입장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보다 뒤늦은 1950년대 후반부터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VDK: (Volksbund Deutsche Kriesgräberfürsorge)10)에 의해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시작하였으며(V. D. K., 2005), 병사들의 유해는 프랑스,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등 국가로부터 영구히 임대된 땅에 새롭게 매장되거나 안치되었다.

1955년 조성된 룩셈부르크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는 10,913기 유해를 안장한 독일 밖에 처음으로 만든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 묘지가 되었다. 1950년대 초반 노르망디 전투에서 전사한 병사를 위해 American Graves Service는 La Cambe 마을 인근에 미군과 독일군을 위한 2개의 묘지를 만들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군 유해를 St. Laurent-sur-Mer American cemetery로 이장하면서,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를 조성하였으며, 여기에는 이장된 유해를 포함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21,139기의 유해가 매장되었다(Volksbund Deutsche Kriesgräberfürsorge e. V., 2005).11) 또한, 노르망디 Huisnes-sur-Mer 북쪽 30m 높이 언덕에 입지한 Mont- de-Huisnes German military cemetery에는 인근에 있는 임시묘지에서 이장된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 11,956위 유골이 안장되어 있다. 한편, 1955년 이탈리아와 독일 연방공화국은 이탈리아 영토에서 전쟁으로 사망한 독일 군인의 시신을 안장하기 위한 조약을 맺어 독일군 전쟁묘지를 조성할 부지를 영구히 무료로 제공하였다. 독일군이 영국 및 미국 등 연합군과 치열하게 싸웠던 전쟁터인 ‘고딕 라인(Gothic line)’에 위치한 Futa-Pass 독일군 묘지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독일군 전사자 유해 30,800기가 안장되어 있다. 묘지는 1961년에 시작하여 1969년 6월에 완공하여 개장하였으며, 이것은 VDK가 만든 독일군 묘지 중에서 이탈리아에서 마지막 프로젝트였다. 독일군 묘지는 미국 전쟁묘지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전사자 수에 비해 묘지의 규모가 작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서유럽에 있는 독일군 전쟁묘지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2) 공간적 배치 및 형태

독일군 전쟁묘지는 Sandweiler, Mont-de Huisnes, La Cambe, Futa-Pass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좁은 입구를 통해서 묘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미국의 Normandy American cemetery와 Luxemburg American cemetery에서 넓은 입구와 큰 문으로 만들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종전 후, 패전국인 독일은 전사자를 드러내놓고 추모와 기념을 할 수 없었으며, 독일군 묘지를 현실에서 망자들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변화감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룩셈부르크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는 작은 입구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면 넓은 묘역이 펼쳐져 있고, 묘역은 정방형으로 구획된 18개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Figure 6-a 참조), 노르망디에 있는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도 중심축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묘역이 구성되어 있으며 방형(方形)으로 구획된 블록별로 질서 있게 무덤이 조성되어 있다(Figure 6-b 참조). 노르망디에 있는 Mont-de-Huisnes 독일군 묘지는 프랑스에 유일한 지하납골묘 양식(crypt)으로 원형의 지하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있다(Figure 6-c 참조). 한편, 이탈리아에 있는 독일군 묘지는 대부분 농업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Futa Pass German military cemetery는 경사지에 나선형의 동선과 옹벽으로 구성된 대표적 사례이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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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Layout of representative German military cemetery Source: a: V.D.K. e. V.(2015), Sang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 brochure, p. 4.; c: V.D.K. e. V.(2015), Normandy German Military Cemetery brochure, p.14.; d: V.D.K. e. V.(2020), Italy German Military Cemetery brochure,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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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은 보행로를 걸으면서 계속해서 시야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멀리서도 날카로운 형태의 모뉴먼트를 쉽게 볼 수 있다. 부드럽게 경사진 묘역이 산 지형을 덮고 있는 반면, 방향이 바뀌는 나선형 벽의 움직임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규모 죽음은 모든 산에 펼쳐진 묘역을 통해서 시각화되었으며, 주변 아펜니노(Appennino) 산맥으로 열려진 묘지는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독일의 전통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이념적 색조를 줄였다.

3) 기념적 요소

독일군 묘지는 대부분 좁은 입구, 묘지와 관련된 안내 및 전시를 위한 작은 건물, 기념적 모뉴먼트, 그리고 묘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는 1958년 ‘국제 젊은이 캠프(International Youth Camp)’에 의해 “무덤 너머로 화해(Reconciliation over the graves)”라는 모토로 묘역이 확장되었다. 많은 국가에서 온 젊은이들은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와 함께 프랑스에서 독일군 묘지를 만드는데 처음으로 참여하였으며, 207명의 무명전사자 및 89명 공동 유해를 포함하는 6m에 달하는 높은 분구묘(墳丘墓, tumulus)를 조성하고. 꼭대기에는 현무암으로 만든 십자가 조형물을 세웠다(Figure 7-a 참조). 이곳에는 1996년에 전투적 이미지를 배제하고 희생자들의 삶을 조명할 수 있는 전시관을 세우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깨닫고 화해와 평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짐하는 메신저로서 ‘평화의 정원’을 조성하였다.13) 프랑스에서 가장 큰 독일의 기념적 구조물인 Mont-de-Huisnes German military cemetery는 직경 47m, 2층의 원형 구조물 납골묘지로서, 좁은 입구를 들어가면 원형 잔디광장과 중심에 커다란 십자가가 세워져 있으며, 주변에 원형으로 만들어진 1층 납골묘역이 있으며, 계단을 통하여 2층으로 연결된다(Figure 7-c 참조). 각 층에는 34개의 납골방이 있으며, 각각 180위 유해가 보관되어 있다(Volksbund Deutsche Kriesgräberfürsorge e. V.,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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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Commemorative elements in German military ceme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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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는 좁은 입구로 부터 이어지는 중심축 끝에 2m 높이의 원형 기단위에 5m 높이의 십자가가 세워진 곳으로 연결되며(Figure 7-b 참조), 뒤에는 바로 뒤에 수천 명의 유해가 묻힌 공동묘지가 있으며, 석관 판에는 “THIS MASS GRAVE IS THE FINAL RESTING PLACE FOR 4,829 GERMAN SOLDIERS OF WORLD WAR Ⅱ”라고 새겨져 있다.

Futa Pass 독일군 묘지는 하나뿐인 좁은 입구를 지나면 그 뒤로 묘역이 시작되는데, 특징적으로 보행로와 함께 2,000미터 길이의 벽이 오르는 방향의 나선 보행로와 함께 만들어져 있으며, 마지막에는 예리한 철필과 같은 모뉴먼트가 위치하고 있다(Figure 7-d 참조). 노단 묘역은 72개 블록으로 나뉘고, 10,000개의 눕혀진 묘비에는 2~4명씩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4) 묘역과 묘비

독일군 전쟁묘지의 묘비는 십자가 형태를 모티브로 La Cambe 및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와 같이 거칠고 자연스럽게 마감한 돌십자가를 사용하였지만, Futa-Pass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는 묘비를 바닥에 눕혀 놓기도 하였다. La Cambe, Futa-pass, Sandweiler 독일군 묘지에서는 1개의 묘비에 2~5개에 달하는 병사의 이름이 함께 새겨 동료애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La Cambe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 분구묘와 Sandweiler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 공동묘지 위에 큰 십자가를 만들고, Mont-de Huisnes 납골묘지에서 원형의 잔디광장 가운데 큰 십자가를 세운 것은 집단적 죽음과 동료애를 강조하는 독일군 묘지의 특징이었다. 이것은 미국, 프랑스, 영연방 전쟁 묘지에서 개별적 묘지를 강조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었다. 노르망디 지역에서 미군 병사의 유해를 위해 제공된 공간에 비해, La Cambe 및 Futa-pass German military cemetery에서는 독일군 전사자를 안장하기에 할당된 공간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다(Ozouf, 1999). 좁은 묘역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VDK 입장에서도 매장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묘비에 여러 병사의 이름을 새기는 것은 좋은 방안이 되었다(Urmson, 2017).14) 이것은 종전 직후, 정치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강한 독일의 이미지를 제어하고, 묘지를 슬픔의 경관으로 보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5) 고찰

VDK는 전사자를 발굴하고 묘지를 조성하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경관적 변화를 받아들였다. 일반적으로 좁은 입구를 통하여 묘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여 망자들의 공간으로 진입감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공간적 중심축과 방형의 형태로 묘역을 구성하였으며, 이탈리아와 같은 경사지가 많은 곳에서는 부정형을 적용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기독교를 주제로 하여 십자가를 묘비나 주요한 기념요소의 형태적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미국은 전사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동시에 공산주의를 압도하는 힘으로서 기독교를 주요한 이념으로 사용한 반면, 독일은 많은 희생을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전사자와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를 종교적으로 치유하려고 하였다. 특징적으로 제한적인 묘지의 공간적 조건을 극복하고, 전우애를 강조하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유해들을 짝을 이루거나 집단적으로 안장하였다.

4. 국가별 전쟁묘지의 비교 분석(Table 1 참조)
Table 1. The characteristics of commemoration culture by nation
Nation the United States Commonwealth of nations Germany
Analysis items
Introduction
  • ABMC constructed and maintained the American war cemeteries

  • CWGC constructed and maintained the commonwealth cemeteries

  • VDK, privatdy funrled German assxiation. constructed and maintained German military cemeteries

Spacial characteristics
  • Mostly formed special axis and geo¬metrical pattern

  • Some cemeteries cur\ed styled modernism

  • Introduced Threshhold’ design coirept

  • All cemeteries formed special axis and geometrical pattern

  • Most of WW II cemeteries constructed by the extention of WW I cemeteries

  • Mostly formed gstial axis and geometrical anrl spiral pattern

  • Harmony with natural landscape

  • Featured crypt style cemetery and hillside cemetery

Commemorathe elements
  • Common commemorative elements, chapel, the wall of missing, the wall of battle map sculpture, and narrathe context used all cemeteries

  • ‘The cross of sacrifice' as christianism and 'the stone of remembrance’ as non-religional monument were commonly applied aD cemeteries

  • Tumulus and mass graves with cross monument built to cherish the unknown soldiers

  • Monumental cross introduced at meanful places

Graves and headstones
  • Iconic latin Cross anrl the star of David

  • Cross headstones arranged with well ordered formal pattern

  • Round shaped headstones

  • Headstones arranged with weD ordered formal pattern

  • Several typical Iconic cross and marker

  • Cross headstones arranged with well ordered formal pattern

  • Engraved several sddier names on a gravestone to represent comradeship

Commemorati ve culture Style
  • Modernism style introduced, basrrl on Neo-classcism

  • Common commemorative elements

  • Unified and creative design solution

  • Neo-classicism and imperialism

  • Standardized spatial pattern and monuments

  • landscape and horticulture famed by traditional gardening

  • Classicism harmonized with natural landscape

Political purpose
  • National patriotism, liberal democracy against communism

  • Focused on triumph, contribution, and power of the U.S.

  • Imperialism by the standardized cemdery style and monuments of the Common¬wealth countries

  • Focused on to console the war dead anrl pursuing reconciliation and peace for the future generation

Religion presentation
  • Christianism to symbolize the power of the U.S. anrl to honour soldier's sprit

  • Christianism to console soldier's spirit

  • Christianism to console soldier’s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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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희생된 많은 전사자를 안장하는 것은 각 나라마다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미국은 전쟁 묘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 ABMC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 설계에서 일관성 및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연방 국가는 CWGC를 통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국가의 희생자를 잊지 않고 추모하기 위해 묘지를 조성하여 관리하였는데, 제1차 세계대전 묘지를 확장하여 만들어진 것이 많았다. 독일은 1952년 룩셈부르크, 1955년 이탈리아와 전쟁묘지 협정을 맺은 것처럼 패전국으로서 어려운 입장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보다 뒤늦은 1950년대 후반부터 비영리 민간단체인 VDK에 의해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전쟁묘지를 만들었다.

미국의 전쟁묘지는 전사자의 용기와 희생, 그리고 미국의 승리를 나타내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교훈적 역사를 설명하기 위한 미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일치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연방 전쟁묘지에서는 전사자를 추모하고 유가족들이 슬픔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전사자에 대하여 국가의 감사를 표현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동일한 공간구조와 균일한 미적 특성을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전쟁묘지와 쉽게 구별되었다. 한편, 독일은 묘지를 조성하면서 패전한 국가를 위해 싸우다 죽은 병사들을 추모하고 전사자들의 동료애를 강조하며, 비극적인 슬픔을 통한 미래 세대의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였다.

1) 공간적 특성

각 나라의 묘지는 대부분 나무의 벽이나 울타리로 둘러져 있고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었다. 특히 독일군 묘지는 외진 곳이나 이탈리아에서는 경사지에 입지한 경우도 많았다.

미국, 영국, 독일 각 나라의 제2차 세계대전 묘지는 공통적으로 공간적 중심축과 정형적인 형태로 조성하여 군인 묘지로서 단결감을 강조하였다. 미국은 예술, 조경, 건축물로 구성된 진입 공간 설계(threshold design)를 통하여 방문객들에게 병사들의 영웅적 전투와 미국의 전쟁 승리를 강조하였고, 부지마다 부채꼴, 원형, 오각형, 파르테르형 등 다양한 형태의 레이아웃을 통하여 묘지별로 독자성을 나타냈으며, 영국은 중심축과 대칭적 형태를 통하여 표준화된 균일한 미학을 보여주었다. 한편, 패전국인 독일은 전사자를 드러내놓고 추모와 기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입구 등 시설 규모가 제한적이었지만, 이탈리아의 경사지에 위치한 묘지를 제외하고는 중심축으로 대칭을 이루며 방형으로 구획된 공간 구성을 하였다.

2) 기념적 요소

전사자를 추모하고 전쟁을 기억하기 위하여 국가별로 특징적인 기념적 요소를 적용하였다. 교회, 정원, 기념조각, 모뉴먼트, 기념벽 등 다양한 종교적이며, 상징적인 요소가 만들어졌다. 미국군 묘지에는 예배당, 실종자의 벽, 전투 지도벽, 기념 조각 등을 공통적인 기념요소로 도입하였다. 영연방 묘지에서는 기독교와 관련하여 자기희생을 상징하는 ‘희생의 십자가’ 와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하는 고전적 구조물 형태인 ‘기억의 돌’을 상징적인 표준적 요소로 적용하였다. 특징적으로 독일군 묘지에서는 기념적 요소가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는데, 분구묘 위에 십자가 상징 조형물이나 공동묘지에 십자가를 설치하여 많은 희생을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전사자를 추모하고 가족들의 아픔을 종교적으로 치유하려고 하였다.

3) 무덤과 묘비

전쟁묘지에서 무덤과 묘비는 가장 중요한 상징적 의미체로 나타났다. 각 나라마다 기독교를 주제로 하여 십자가를 묘비의 형태적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미국은 가장 숭고한 희생을 반영한 종교적 상징으로서 기독교인을 위해 흰 대리석 라틴 십자가 묘비와 유대교 전사자를 위해 다윗의 별 묘비를 적용하였다. 초록의 넓은 묘역에 유럽인의 자유를 위해 죽은 순교자로서 미국의 희생과 동시에 공산주의를 압도하는 힘으로서 기독교를 강조하였다. 영연방 전사자 묘지의 묘역은 전통정원 개념과 자생식물을 도입하여 영국의 전통적인 미학과 지역성을 표현하여 방문객은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묘비에는 가족들이 선정한 비문을 새겨 개인적 차원에서 죽음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한편, 독일은 제한적인 묘지의 공간적 조건을 극복하고 전우애를 강조하는 가치를 위해 묘비마다 유해들을 짝을 이루거나 집단적으로 안장하였는데, 동지의 무덤으로 표현하여 전장에서 동료로서 인간적 경험을 나타내면서 나치의 이념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동지애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담론을 유발하였다.

IV. 전쟁묘지에 나타난 기념문화적 특성

1. 양식적 특성

미국은 기본적으로 전쟁묘지가 가져야 할 단일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추구하였다. 미국의 희생과 업적, 용기와 힘을 보여주기 위해 전쟁묘지의 진입공간에 전쟁 지도벽, 실종자의 벽, 예배당 등을 배치하는 진입공간 설계 전략을 기본적 개념에 포함시켰다. 제1차 세계대전 묘지와 다르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묘지를 조성하는데 있어 양식적 측면에서 신고전주의와 아방가르트 모더니스트 사이의 경합이 치열하였다. 아방가르드들은 신고전주의는 낭비적이고 진부하다고 비난하였다. 미국정부는 아방가르드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시간에 제약받지 않는 보자르(Beaux-Arts) 전통이 외교적 메시지를 형성하는데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더구나 근대 예술과 추상 예술이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인 공산주의에 쉽게 노출되었다는 담론에 빠지면서 냉전의 히스테리와 공산주의를 터부시 하는 시각은 대부분 참전용사였던 건축가와 예술가에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Lemay, 2018) 미국 전쟁 묘지에 신고전주의가 유지될 수 있었다.

영연방은 제1차 세계대전 묘지를 확장하여 묘지를 조성하는 전략을 취하였기 때문에, 서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를 새롭게 조성한 곳은 많지 않았다. 근대적 양식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은 상태로 영연방 모든 묘지에 제국주의적 양식을 표준적으로 적용하여 묘역을 중심축을 기준으로 대칭적 배치를 하였으며, 고전적 상징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기념물인 ‘희생의 십자가’와 ‘기억의 돌’을 상징적 표준으로 적용하였다. 아울러, 전통 정원 개념과 자생식물을 도입하여 전쟁묘지에 영국의 전통적 미학과 지역성을 표현하였다.

독일은 군인묘지를 엄숙히 보전하고 평화를 위한 가치를 지향하였기 때문에 양식적 측면에서 변화가 크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묘지와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였고, 묘역은 공간적으로 축적이며, 방형의 정형식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적이었다. 묘역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상징적 기념물인 분구묘와 공동묘지를 배치하여 집단적 죽음을 나타내고, 대규모 지하납골 공동묘지를 조성하였다.

2. 정치적 측면

전쟁을 기념하는 것은 불가피하게 정치적 경관을 형성하게 된다. 많은 전사자 무덤, 기념조각, 묘비 등의 요소가 조합된 전쟁 묘지는 전사자를 안장하고 추모하며, 전쟁의 기억을 되살리는 공간으로서 나라마다 서로 다른 정치적 목적이 드러난다.

미국은 송환되지 않은 많은 전사자의 유해를 가장 엄숙하고 명예로운 전쟁터에 남김으로서 유럽을 구했던 그들의 노력과 명예를 강조하였다. 무명용사의 기념비나 무덤은 국가적 상징체였다. 개인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서 국가주의적 이념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병사의 죽음은 개인이 아닌 국가적인 부름에 응한 헌신이라는 명예가 부여되었다. 아울러, 전쟁묘지를 만드는데 중심적 역할을 했던 영국은 기독교와 전통 문화에 기반을 두고 표준화된 양식으로 묘지를 조성하였으며,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의 전사자를 함께 안장하여 제국주의적 성격을 나타내었다15). 한편, 패전국 독일은 타국에서 전쟁으로 희생된 병사들을 추모하고, 이러한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그들은 기념비적인 건물이나 조각을 제한하였고, 묘지에서 추구할 수 있는 기본적 개념인 병사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공동묘지를 이용하여 동료애를 강조하였으며,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였다. 이러한 묘지 경관은 집단적 죽음, 침잠한 슬픈 경관, 화해를 통한 평화 등의 느낌으로 독일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였다.

3. 종교적 측면

기독교의 십자가는 미국, 영국, 독일의 묘비에서 공통적인 종교적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종전 후, 미국은 서유럽의 경제를 회복하고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의 민주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확신을 심어주려고 하였다. 미국은 전쟁묘지가 갖는 외교 및 문화적 잠재력에 주목하여 그들이 이끄는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기독교의 가치를 묘지에 반영하였다.

영연방도 기독교인 전사자 묘비에 십자가를 새겼으며, 죽은 사람의 부활을 나타내며, 영연방 군인의 희생을 나타내는 ‘희생의 십자가’를 묘지의 중심적 위치에 세웠다. 독일군 전쟁 묘지의 묘비도 십자가를 기본적 형태로 적용하였으며, 일부는 바닥에 만들어진 묘석에 십자가를 새겼다. 아울러, 분구묘 위에 십자가 상징 조형물과 공동묘지 중심에 큰 십자가를 세워 집단적 죽음을 추모하였다.

미국은 영웅적이며 순교적 희생을 나타내며 공산주의를 압도하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종교적 힘으로서 기독교를 강조하였고, 영국은 전사자의 영혼을 추모하고 희생의 상징으로 전통적인 기독교의 십자가를 적용하였으며, 독일은 전사자를 추모하고 평화로운 안식을 기원하며, 집단적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독교를 강조하였다.

V. 결론

본 연구는 유럽에 있는 미국, 영연방, 독일의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 나타난 공간적 배치 및 구성, 기념적 요소, 묘역 및 묘비에 나타난 기념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양식적, 정치적, 종교적 측면에서 기념문화에 대한 고찰을 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영연방, 독일군 묘지 모두 공간적 중심축을 강조하였고, 대칭적이며 방형, 원형, 나선형 등 정형적인 공간 패턴을 취하여 신고전주의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일부 미국군 묘지에서는 곡선 및 다양한 형태의 레이아웃을 통하여 유기적 구성을 한 근대적 양식이 나타났다.

둘째, 미국군 묘지에는 예배당, 실종자의 벽, 전투지도벽, 기념조각 등을 공통적 기념요소로 적용하였고, 영연방 묘지는 쉘터와 ‘희생의 십자가’ 및 ‘기억의 돌’이라는 고전주의에 기반을 둔 표준적 기념 조형물이 도입되었다. 한편, 독일군 묘지에는 분구묘와 공동묘지에 상징적 십자가 조형물이 설치되었고, 다른 기념적 요소의 사용은 제한되었다.

셋째, 각 나라마다 기독교를 주제로 하는 십자가를 묘비의 주요한 형태적 모티브로 적용하였다. 미국은 라틴 십자가 묘비를 통하여 전사자를 추모하고, 동시에 순교자로서 미국의 희생과 기독교를 강조하였으며, 영국과 독일은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전사자의 영혼을 추모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 및 종교적 측면에서 미국은 공산주의를 극복하는 기독교 및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적 애국주의를 강하게 표현하였고, 영국은 공통된 제국주의 양식으로 묘지를 조성하였으며, 독일은 집단적 죽음을 동료애로 표현하는 전통과 화해 및 평화를 지향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각 국가의 전쟁묘지는 공간적 중심축과 정형적 공간 형태를 통하여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묘지의 미학을 추구하면서, 국가별로 공간설계, 상징적 기념요소의 도입, 종교 및 이념적 가치가 다른 고유한 기념문화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한적 자료로 인한 분석의 어려움과 규모가 작은 전쟁묘지를 다루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연구 결과는 향후, 우리나라의 현충원 및 호국원 등 묘지에서 담아야 하는 숭고한 기념성에 대하여 재사유하고, 창의적으로 국립묘지를 발전시키고 기념문화를 정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Notes

미국 전쟁 모뉴먼트 위원회(American Battle Monuments Commission)에 의해 통일된 미학적 프로그램을 따라 서유럽에 조성된 제2차 세계대전 미국 전쟁묘지는 미국의 상징으로서 외교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Lemay, 2018: pp.3-5). 아울러, 독일 군인묘지도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VDK: Volksbund Deutsche Kriegsgraberfursorge)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유한 스타일로 만들어졌으며(Lemay, 2018: pp.57-59), 영연방 전쟁묘지도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에 의해 지침에 따라 표준화된 양식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국가별로 고유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를 공식적으로 미국은 미국(군 또는 전쟁) 묘지(American (military 또는 war) cemeteries) 영국은 영연방 전쟁묘지(Commonwealth war graves), 독일은 독일(군 또는 전쟁) 묘지(German military(또는 war) cemetery)로 호칭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공식기관에서 사용하는 영어 묘지명을 사용하여 표기하였다.

미국 전쟁 모뉴먼트 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abmc.gov/),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cwgc.org/),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 홈페이지(http://www.volksbund.de/).

미국 전쟁 모뉴먼트 위원회는 1923년 미국 의회에 의해 설립되어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위해 17개 외국에 26개의 영구적인 미군 묘지와 32개의 연방 기념관 등을 조성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군 묘지에는 라틴 십자가 묘비와 함께 유대교를 나타내는 다윗의 별(the star of David)’ 묘비가 세워져 있다. 이후 다른 종교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뜨레쉬홀드(threshold) ’어느 특정한 환경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통로 또는 입구를 의미한다. 관람객이 묘역을 방문하기 전에 이동해야 하는 통로로서 전쟁 지도, 로지아(loggia), 예배당, 조각, 추모 정원 등이 있는 물리적 공간이다(Kate Clarke Lemay, 2018: 67-69).

영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는 1917년 제국 전쟁 위원회(Imperial War Graves Commission)로 설립되었으나 1960년 ‘제국’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CWGC: 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연방 6개 정부의 자금 지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에서 죽은 170만 명 영연방 군인과 영연방 국가의 희생자를 잊지 않고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 153개국에 2만 3천개 묘지를 조성하여 관리하고 있다(https://www.cwgc.org/).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에서는 개인적 능력에 따라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되었다. CWGC는 유럽의 영구묘지에 안장된 유해는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장하지 않는 강제적 규정을 적용하여 기념의 평등성을 추구하였다.

건축적이며 구조적인 형태의 영연방 묘지에 원예적 요소를 접목시키기 위해 에드윈 루티언스는 영국의 전통적인 농장 정원과 장미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원예가 게트루드 제킬(Gertrude Jekyll)과 협력하여 가능하면 자생식물을 활용하여 고향의 정원과 연계된 감정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였으며, 식물의 색, 질감, 규격, 개화 시기 등 특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CWGC, 2013).

독일 정부를 대신하여 해외에서 전사한 독일군 유해를 발굴하고 전쟁 묘지를 조성 및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비영리 인도주의 민간단체인 독일 전쟁묘지 위원회(VDK: Volksbund Deutsche Kriegsgraberfursorge)는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독일군 2백7십5만 명을 위한 46개 국가에 세워진 832개 묘지를 관리하고 있다(Volksbund Deutsche Kriegsgraberfursorge, 2020).

1944년 겨울과 1945년 봄에 벌어진 벌지(bulge)전투가 계속 되던 중 American Departmen of Veterans Affairs는 독일, 룩셈부르크, 프랑스 국경의 전투지역에서 나온 시체를 Sandweiler Gernan military cemetery로 옮겨 위생적이며, 존엄하게 시신을 매장하고 나무십자가를 세웠다.’라는 증언 기록이 있다(Volksbund Deutsche Kriesgraberfursorge e. V., 2005: p.19.).

VDK 비서인 크리스텔 유렌(Christel Eulen)이 이탈리아 장군 움베르토 리카그노(Umberto Ricagno)에게 “우리는 전사자를 빛나는 곳으로 이끌고 그들의 마지막 안식을 높은 곳에 눕히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였다(Birgit Urmson, 2017).

1996년 9월 21일 전시관 개전에서 ‘평화의 정원’에 기증된 21주 나무를 식재하였고, 2001년에는 ‘평화의 정원’에 단풍나무 1200주를 심었다. 성공적으로 추진된 ‘평화의 정원’의 아이디어는 독일과 해외에 있는 German War Graves Commission의 후원자와 지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1998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Budaőrs, 2000년 9월 St Petersburg-Sologubowka에도 조성되었다(Volksbund Deutsche Kriesgraberfursorge e. V., 2015: pp.9-11.).

대표적인 독일 건축가로서 전쟁 묘지 설계에 깊게 관여했던 수석 건축가 로베르트 티슐러(Robert Tischler)는 개인적 십자가 군집은 너무 음울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유해의 시각적 숫자를 단순화함으로서 전쟁의 기억을 완화하고 방문객의 기억을 부드럽게 하고자 새로운 미학적 시도를 하였다(Lemay, 2018).

영연방 묘지는 제국 전쟁 위원회(Imperial War Graves Commission)가 연방 전쟁묘지 위원회(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로 개명한 1960년 이전에 조성되었고, 일부 영국 식민지에서는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참전한 경우도 있으므로 제국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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