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가족구성의 변화가 반려동물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의 증가, 초고령사회 진입 등 인간의 생애주기와 연관된 사회적 여건의 변화는 동물을 애완의 대상이 아닌 반려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 수 중 15%에 해당하는 312만 8천 가구에 이르며(통계청, 2020), 연관 산업의 규모도 2027년 6조 55억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등(지인배 등, 2017) 반려동물은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소유대상이 아니라 국민들과 삶을 함께 영위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한편, 도시지역에서의 반려견의 존재는 위생문제, 소음발생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공공공간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을 일으키는 등 환경적, 사회적 갈등의 대상이 되고 있다(Chen et al., 2022).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 원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인들은 ‘비반려인의 적대적 행동(70.2%)’과 ‘비반려인의 인식 부족(61.9)’에 높게 응답한 반면, 비반려인들은 ‘반려동물 위생문제(75.0%)’와 ‘반려동물 소음(64.7)’, ‘반려인의 무례한 행동 ․ 과잉반응(63.2%)’에 높게 응답했다(한국관광공사, 2022). 이 같은 조사결과는 주체별 인식의 간극을 설명해주는 지표로, 반려동물 관련 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임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갈등에서 벗어나고자 도입된 반려견 및 반려인 전용공간은 공공공간으로서의 역할과 정체성이 혼재된 상태를 보인다(이혁재, 2017). 공공공간이 시민 모두에게 개방되는 열린 공간이라면, 반려견 및 반려견 전용공간은 특정 공동체에 의해 사유화된다. 하지만, 비반려인으로부터 반려인들을 격리시켜 공공공간에서의 안전한 이용을 보장한다는 데에서 공적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부각되지 않았던 ‘반려견’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주체는 공공공간의 공공성을 저해하기도 하고 증진하기도 하면서 공공공간의 구조와 체계가 개편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반려견 관련 공개민원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반려견에 연관된 옥외 공공공간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주요 이슈를 밝혀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이론적 고찰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성숙되고 동물을 생명체로 바라보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동물보호법」이 제정(1991)되었다. 국내의 경우 기존에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을 관용하였으나, ‘애완(愛玩)’ 이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장난감 또는 유희적 표현을 지양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세계적 흐름을 반영하여 2020년 2월 11일,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반려동물’의 법률상 정의를 규정하였다. 이외에도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동물에게도 생명권 등 기본적인 권리가 있음에 79%가 동의하는 등 국민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변화하였다(한국리서치, 2022).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 2,092만 7천 가구 중 15%에 해당하는 312만 8천 가구로 나타나며, 지역 구분별로는 면부에 위치한 가구 중 22.7%가 반려동물을 보유하여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통계청, 2020). 한편, 동 단위 지역에 속한 가구가 233만 1천 가구로 75%를 차지하여 절대적 수치로는 도시지역에 반려동물 및 보유가구가 집중되어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유예슬과 손은신, 2023).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물보호법」에 의해 목줄을 2m 미만으로 착용한다면, 어느 공공공간에도 반려견이 접근할 수 있다. 목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도시공원1) 또는 하천변2)에 설치하는 동물 놀이터에 제한되며, 동물 등록을 마친 동물에 한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3).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이용주체로 등장한 반려견 및 반려인을 위한 구역을 공원 내에 할당하는 것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지자체의 꾸준한 노력으로 공원면적이 지속 증가하였으나, 이는 결정된 공원구역을 실제 조성하면서 생긴 일시적 추세이며, 향후 새로운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건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정 이용주체를 위하여 도시공원의 시설율을 점유하는 것은 공원관리청에서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공공간은 ‘조성과정에 있어 국가가 사업 주체로서 공공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공공의 권위에 의해 조성․유지되는 공간으로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곳’이다(John, 1986; 김미영, 2017). 공공공간은 누구나 언제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지만, 법․제도 등에 의해 배제와 주변화의 힘이 함께 작용하는 공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Saitō, 2009; 유예슬, 2019).
갈등 관리에 관한 연구는 조경 및 도시계획 분야에서는 비교적 미미한 편이나 지역개발 분야에 있어서 주민, 공무원, 민간기업, 전문가 등의 이해관계자 집단을 대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이재혁, 2014; 2016). 새로운 공공공간의 조성보다 기존 공간의 운영과 관리에 주목하는 현 시점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뒤섞이는 공간 갈등이 생겨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에, 발생한 갈등의 양상을 발견하고 특성을 이해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한다(유예슬, 2019).
반려견은 지역사회와의 사회적 접촉과 연관되어 있으며(Wood et al., 2005), 일반적 산책자보다 반려견 동반 산책자가 도시녹지공간에 대한 장소의존도가 높다(Arnberger et al., 2022). 또한, 반려견을 동반한 방문객의 방문 빈도가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은 방문객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Iojă et al., 2011), 반려인의 신체활동을 장려하여 개인의 건강과 장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Friedmann et al., 1983; Cutt et al., 2008). 반면, 부정적 영향도 존재한다. 배설물, 소음, 개 물림 사고 등 인간에게 불쾌감과 불안을 조성하는 등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데(Chen et al., 2022), 특히, 공원의 규모가 작거나 혼잡할 경우, 반려견의 존재로 인하여 공원의 전반적 혜택이 감소할 수 있다(Iojă et al., 2011). 이같은 문제는 오픈스페이스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을 일으킨다(Gaunet et al., 2014). 이처럼 반려견을 바라보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혼재함에 따라, 공원 내에서 반려견의 접근에도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모든 공원에 대한 무조건적 접근을 희망하거나, 공원 내 반려견 접근을 통제할 필요성을 제기하거나, 심지어 도시공원에서 반려견의 존재를 완전히 금지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반려견 놀이터의 설치는 반려 인구의 편의 증진은 물론, 스트레스 감소 등의 효과로 개 물림 사고의 간접적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반려견의 공원 출입을 맹렬히 반대하는 민원도 존재한다. 반려견 동반 보행 자체에서도 개에 대한 공포심을 느끼거나, 분리구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소를 이용하는 경우 민원을 제기하는 등 공공공간에서 발생하는 행태 갈등으로 인한 민원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려인구의 증가로 인해 국가 및 지자체가 반려견 관련 공공공간 설치를 적극 추진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데, 갈등의 원인에 대하여 수행된 연구와 조사는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잠재적 이용자 및 주민들의 인식을 면밀히 분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려견 관련 공공공간의 조성과 운영이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임에 따라, 반려견 관련 공간에 관한 인식과 갈등 분석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반려견 관련 공간 인식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빈도 분석, Q방법론, 가상가치 평가법 등 세부 방법에는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설문조사를 기초로 수행되었다(Lee et all., 2009; 이형숙, 2010; Iojă et al., 2011; 조혜진, 2014; 이혁재, 2017; 송진경 등, 2022; Arnberger et al., 2022). 설문조사는 반려인에 한정하여 실시하였거나(송진경 등, 2022), 특정 대상지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Lee et all., 2009; 이형숙, 2010; Iojă et al., 2011; 조혜진, 2014; 이혁재, 2017; Arnberger et al., 2022)함에 따라 반려견과 연관된 공간을 둘러싼 전반적 인식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적용하고자 하는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은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의 한 분야로, 기계적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비정형의 텍스트 데이터를 모델링하고 구조화함으로써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법이다(Hearst, 2003; Feldman and Sanger, 2006; Daniel, 2015; 이주경과 손용훈, 2021). 텍스트마이닝은 부분적 계량화를 통해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의 성격을 모두 가지는 ‘중간적 연구’ 방식으로, SNS, 뉴스기사, 민원 자료 등 분석 대상이 세부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
민원 자료의 경우, 민원인이 실제 체감하는 이슈를 제기하는 글로 문제점과 개선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의 경우 국민제안, 국민신문고, 지자체별 민원게시판을 웹사이트로 운영하고 있어 민원 자료를 비교적 쉽게 열람할 수 있다. 현재 정치학, 복지학 등의 분야에서 민원 자료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으며, 조경 및 도시계획 분야에서도 점차 확장(이재혁 등, 2018; 하재현 등, 2019; 성정한과 이경진, 2022)되어 연구되고 있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민원 자료를 활용하여 텍스트마이닝을 수행하였다. 수집한 공개민원 텍스트를 R프로그램의 형태소 분석 라이브러리 KoNLP를 활용하여 정제하였으며, 주요 키워드 분석(단어빈도, TF-IDF), 동시출현단어 분석, 토픽모델링을 통해 공간 갈등의 유형을 도출하고 주요 이슈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3년간(2020-2022년)의 ‘반려견’, ‘반려동물’, ‘강아지’, ‘애견’ 키워드의 공개 민원 390건을 분석하였다. 공개 민원 자료는 수도권(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에 한정하여 61개 기초지자체 새올전자민원창구 웹사이트를 통해 전수 수집하였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새올전자민원창구를 국민신문고에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어 공개민원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국민신문고의 경우 민원인의 게시글 전문 열람이 불가하고 질문의 요지와 답변 전문만 확인할 수 있어 제외하였다. 지자체명, 민원제목, 민원내용, 답변내용, 답변기관, 작성일, 목록번호를 수집하였으며, 분석에는 민원제목, 민원내용, 답변내용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단어빈도 및 토픽 분석을 위하여 형태소 기반의 토큰화 방식을 채택하였다. 문장의 토큰화는 띄어쓰기를 기준으로 하는 분석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영미권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한글의 특성을 고려하여 명사 기반의 토큰화 방식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를 위하여 1차적으로 공백, 줄바꿈, 문장 부호, 숫자를 정제하여 한글 텍스트만 남기고, 띄어쓰기로 인하여 토큰화에 오류가 생길 확률이 높은 ‘반려견 놀이터’를 ‘반려견놀이터’로 정제하였다. 2차적으로는 SimplePos09 함수를 활용하여 단어별로 품사를 태깅하고 명사만 추출하여 부수적 요소를 삭제하고 2글자 이상의 명사만 남겼다.
다음으로, 데이터 전처리 및 토큰화된 키워드 중 분석에 무의미한 단어사전을 구축하고 데이터 필드에서 제거하는 과정을 거쳤다. 불용어의 예시로는 ‘귀하’, ‘민원’, ‘사항’, ‘답변’ 등 공개민원 데이터 특성상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지만 반려견 관련 공간 갈등을 파악하는 데에는 필요없는 키워드들이 있으며, ‘서울시’, ‘중랑천’, ‘계양구’ 등 지역명을 삭제했다. 또한, 의미가 유사한 단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강아지’, ‘애완견’, ‘애완동물’, ‘반려동물’ 등 의미가 유사한 단어는 같은 단어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는 토큰화 과정에서 미처 정리되지 못한 단어를 재정리하였다. ‘사람들’, ‘주민들’ 등 복수명사는 단수명사로 치환하였고, ‘산책하’, ‘이용하’, ‘조성되’ 등은 각각 ‘산책’, ‘이용’, ‘조성’으로 변환하였다.
주요 키워드 분석은 R프로그램의 tm 패키지를 활용하여 단어 빈도와 TF-IDF를 분석하였다. 단어 빈도는 데이터 내에서 해당 단어가 등장하는 빈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키워드 분석의 기본적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고 해서 중요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일례로, 본 연구는 ‘반려견’, ‘반려동물’, ‘강아지’ 키워드로 검색된 공개 민원을 연구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어빈도 분석 결과에서도 ‘반려견’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분석을 함께 실시하였다. TF-IDF는 TF(term frequency, 단어빈도)에 IDF(inverse document frequency, 역문서빈도)를 곱한 값으로, 특정 단어가 문서의 집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의미한다(Suchman, 1995; 김현종 등, 2018).
동시출현단어 분석은 R프로그램의 widyr 패키지를 통해 주요 키워드별로 동시출현단어를 확인하였다. 특히, 앞선 TF-IDF 분석을 통해 도출된 주요 옥외 공공공간 유형을 기준으로 동시출현단어를 살펴봄으로써 공간에 따라 이슈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판단하였다.
토픽모델링은 복잡한 문서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에 대해 숨겨진 주제를 추출하여 각 주제와 단어들 간의 관계를 모델링하는 방법이다. 토픽모델링은 일반적인 클러스터링 유형화 분석으로 다루기 어려운 데이터의 내포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김용진과 손용훈, 2018). 본 연구에서는 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 잠재 디리클레 할당) 모델을 활용하여 여러 경우의 토픽 수를 가정한 후, 토픽이 분류하는 단어의 정확도가 가장 높은 지점을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LDA 모델은 단어나 문서의 숨겨진 토픽을 찾아 키워드를 기반으로 내용을 그룹화해주는 것으로, 단순히 주제만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토픽에 포함되는 키워드를 보여주기 때문에 토픽을 해석하고 정의할 수 있다.
토픽 수가 10개를 초과할 경우 변별력 문제로 해석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2개에서 10개까지의 LDA 분석을 수행한 후, 중위값을 가지며 꺾은선 그래프가 완만해지는 지점의 4-6개의 토픽별 상위 키워드 점검을 통해 토픽별 명명이 가능한 4개 토픽으로 결정하였다. 토픽 모델링을 통해 도출한 토픽은 ‘반려견 놀이터 조성 요구’, ‘동물 관련 안전 문제 제기’, ‘반려견 전용구역 외 시설에 대한 이용 문제 제기’, ‘공원 관리․단속 강화 요청’이다. 토픽별 명명과 해석을 위하여 해당 토픽에만 해당하는 키워드와 타 토픽 대비 값이 높게 나타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석하였고, 토픽별로 0.999 이상의 높은 연관성을 가지는 원 문서를 해석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였다(표 1 참조).
4. 분석 결과
단어 빈도 및 TF-IDF 값이 상위 50위를 차지하는 단어를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먼저, 단어 빈도에서는 공간유형, 이용행태, 이용주체, 조치행위, 문제요소 등에 관한 단어가 많이 노출되어 반려견 관련 민원이 상당 부분 공공공간의 이용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유형 차원으로는 ‘공원’, ‘반려견놀이터’, ‘놀이터’, ‘잔디밭’, ‘아파트’, ‘운동장’, ‘하천변’의 빈도가 높게 나타남에 따라 반려견 관련 민원을 가장 많이 제기하는 장소로 나타난다. 이용행태로는 반려인 또는 비반려인 각각 발생하는 ‘산책’과 반려견 및 반려인의 ‘출입’이 주요한 행태로 나타난다. 문제요소 중에는 ‘목줄’이 5위를 차지하고 이와 연관된 ‘미착용’ 및 ‘착용’도 28위권 내에 위치하는 등 목줄의 착용 여부에 따른 민원이 다수 제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는 ‘배설물’, ‘소음’ 등 반려견이 일으키는 문제점과 반려견에게 문제가 되는 ‘유박비료’ 등 문제요소가 혼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치 행위로는 설치 및 조성을 희망하는 민원과 관리와 계도를 요청하는 민원으로 크게 구분된다(표 2 참조).
다음으로 문서상 상대적 중요도인 TF-IDF에서는 단어 빈도 분석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포함된다. ‘유박비료(38위→4위)’, ‘소음(17위→6위)’, ‘출입(21위→8위)’ 등의 단어가 반려견과의 연관성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단어빈도에서는 50위권 밖에 위치하던 ‘축구장’, ‘족구장’, ‘운동장’ 등이 TF-IDF에서 50위 내를 차지하면서 반려견과 연관성이 높은 시설유형으로 나타났다(표 3 참조).
앞선 TF-IDF 분석 결과, 상위로 노출된 5가지 공간유형별로 동시출현단어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반려견놀이터’와 동시에 출현하는 단어를 분석해보면 반려견 동반 공원 이용불편에 따른 반려견놀이터의 조성 요구 또는 시설 및 관리수준에 대한 불편사항이 제기된다.
다음으로 ‘공원’은 본 유형에서만 ‘출입’이 상위 키워드를 차지하는데, 목줄 착용여부 및 배설물 등으로 인해 출입에 불편을 겪어 펫티켓 안내를 위한 현수막 설치를 요청하거나,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요구한다. ‘하천변’은 타 유형 대비 ‘견주’, ‘단속’, ‘안전’이 상위에 위치함에 따라 견주의 펫티켓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단속 강화 요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놀이터’에서는 본 유형에만 ‘주변’이 상위 키워드임에 따라 어린이 및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놀이터의 관리 요구와 놀이터 주변부가 아닌 별도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어린이공원’은 본 유형에서만 ‘모래밭’, ‘개방’, ‘개선’, ‘안내문’이 자주 출현하여, 어린이공원의 개방으로 인해 모래밭을 반려견이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요구(현수막)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4 참조).
본 토픽은 반려견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펜스를 설치한 반려견놀이터, 운동장 등의 시설 조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에 답변기관인 지자체들은 공원녹지법상 반려견 놀이터가 적법하게 입지할 수 있는 부지를 검토하고 있으나 소음 등 민원발생 우려로 인해 도심지역 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표 5 참조).
본 토픽은 동물에 의한 안전과 동물을 위협하는 안전 문제가 상존한다. 먼저, 동물에 의한 안전 문제로는 주민 및 어린이들의 이용이 잦은 놀이터, 아파트 등에서 발생한다. 특히, 하천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산책과 통행이 주 이용행태인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관리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반려동물을 위협하는 안전 문제로는 너구리 및 유기견의 출현, 유박비료 살포 등이 있다. 다른 동물로부터 반려동물이 위협받지 않도록 전용구역의 설치 시에는 입지 및 동선 구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공원 관리청은 반려동물이 산책 시 비료 등을 섭취하지 않도록 친환경 제품의 사용을 권장해야한다(표 6 참조).
세 번째 토픽은 잔디밭, 축구장 등 반려견 전용구역 이외의 시설의 반려견 출입에 대한 이슈이다. 반려견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시설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부재한 상황에서 반려견 출입을 두고 반려인 및 비반려인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반려견 전용구역 외 시설에 대한 무분별한 허용보다는 반드시 동물 출입이 제한되어야 하는 시설을 규정하고 이에 따른 관리 기준을 마련하여,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다(표 7 참조).
본 토픽은 반려견의 공원 이용과 관련하여 현장 단속 및 계도를 요구하는 것이다.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고 공원을 이용하고 배설물 등이 방치되면서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타 토픽 대비 단속, 미착용, 계도, 착용, 입마개, 동물보호법, 현장 등 강력한 관리 조치의 필요를 주장한다.
본 토픽의 특징으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다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원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적대적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펫티켓을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반대되는 사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매너가 부족한 일부 반려인으로 인하여 다수 반려인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공원 관리 및 단속의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표 8 참조).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반려견 관련 공개민원 자료의 주요 이슈 도출을 통해, 반려견에 얽힌 옥외 공공공간 갈등의 양상을 밝혀 해소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단어빈도 및 TF-IDF 분석 결과, 반려견 관련 민원 자료에는 공간, 이용행태, 이용주체, 조치행위, 문제요소 등에 관련된 키워드가 상위에 출현하여 반려견 관련 갈등이 상당 부분 공공공간의 이용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용, 산책, 출입 등의 키워드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반려견 동반 시 주 이용방식이 산책이며, 이용 및 출입 등에 관한 이슈가 다수 제기되고 있었다. 주요 문제요소는 목줄, 배설물, 소음, 쓰레기 등인데 이 같은 요소가 이용 및 출입 여부와 연관되면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반려견과 연관성이 높아 TF-IDF 값이 높게 나타난 주요 옥외 공공공간은 반려견놀이터, 공원, 하천변, 놀이터, 어린이공원 등으로, 반려견 관련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장소임을 추정할 수 있다. 해당 옥외 공공공간과 동시에 출현하는 단어를 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공간의 유형별로 각기 다른 이슈가 제기된다. LDA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분석한 반려견 관련 민원의 주요 토픽은 ‘반려견 놀이터 조성’, ‘동물 관련 안전 조치’, ‘반려견 전용구역 외 시설에 대한 이용 문제’, ‘공원 관리․단속 강화’로 나타났다. 토픽별 키워드 및 원문 검토 결과, 반려견 전용구역을 조성하는 것은 반려인과 견주만을 위한 조치가 아닌 어린이, 주민 등 다양한 계층의 이용 주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식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그간 부족했던 반려견 관련 갈등의 원인과 양상에 대한 연구를 공개민원 자료를 근거로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문제점과 요구사항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민원 자료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주체별 인식 차이가 아닌 민원의 주요 주제별로 인식을 분석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반려동물에 연관된 갈등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가 아니라, 펫티켓이 없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펫티켓은 반려인들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적절한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공간에서의 갈등 관리를 위해서는 모든 공간에 반려동물의 이용을 허용하기보다는, 적절한 규제나 활동 공간의 분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은 안전에 있어서 위협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인구가 많아지고 이와 관련된 공공공간의 조성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반려동물의 이중적 특성을 이해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반려견 관련 민원이 옥외 공공공간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도시 근린환경에서 반려동물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관련 정책 추진 시에는 동물 관련 부서와 공원, 녹지, 하천 등의 부서가 협력하여 계획, 설계, 시공,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겠다.
한편, 본 연구는 수집 데이터의 한계로 인하여 수도권에 한정하여 연구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도시적 여건에 따른 차이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또한, 지자체 온라인 민원창구가 국민신문고로 통합되면서 점차 비공개되는 추세에 있으며, 통합 시기에 따라 공개민원 자료를 조회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지자체 간 비교분석과 시계열적 분석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지역별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와 반려동물 관련 공공공간의 조성현황 데이터와 함께 분석한다면 보다 통합적이고 폭넓은 분석이 가능할 것이며, 향후 연구과제로 남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