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농촌 태양광 발전 사업의 주민 수용성 결정 요인 연구 - 환경정의를 중심으로 한 질적 비교 분석 -

김은솔*, 여혜진**, 이재호***
Eun-Sol Kim*, Hae-Jin Yeo**, Jae-Ho Lee***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박사과정
**건축도시공간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부교수
*Graduate Student,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College of Urban Science, University of Seoul
**Senior Research Fellow, 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stitute
***Associate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College of Urban Science, University of Seoul
Corresponding author : Jae-Ho Lee Associate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College of Urban Science, University of Seoul, Seoul 02504, Korea Tel.: +82-2-6490-2842, E-mail: jaeho19@uos.ac.kr

© Copyright 2026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Dec 26, 2025; Revised: Jan 14, 2026; Accepted: Jan 23, 2026

Published Online: Feb 28, 2026

국문초록

농촌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동일한 태양광 사업이라 하더라도 지역별로 상이한 주민 수용성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보상이나 환경 인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추진 주체와 운영 구조를 가진 세 지역(춘천 솔바우 마을, 춘천 송암동 마을, 여주 구양리 마을)을 사례로 선정하여 주민 수용성의 형성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분석에는 총 21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반구조화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이를 주제분석 기법으로 정리하여 사례 내․사례 간 비교를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주민 수용성은 단일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보다 절차적 정의의 확보, 분배 구조에 대한 체감, 인정 경험의 누적이 결합되는 다층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자치형 사례에서는 반복적인 참여 경험과 공동체 단위의 분배를 통해 신뢰가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인식과 환경 인식의 변화로까지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부분 참여형 사례에서는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수용성이 유지되었으나, 참여 범위와 분배 체감의 한계가 함께 관찰되었다. 비참여형 사례에서는 정보 비공개와 절차적 배제가 지속되면서 주민 수용성이 형성되기 어려운 구조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농촌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주민 수용성이 개별 요인이 아닌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환경정의 관점을 통해 농촌 태양광 사업의 주민 수용성을 질적으로 해석하고, 향후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참여 구조와 분배 방식의 설계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ABSTRACT

As renewable energy adoption expands in rural areas, economic benefits and environmental awareness alone are insufficient to explain regional differences in acceptance of the same solar power generation project. Based on this recognition, this study analyzed local acceptance patterns by selecting three cases (Solbawoo Village in Chuncheon, Songam-dong Village in Chuncheon, and Guyang-ri Village in Yeoju) with different project implementation entities and operational structures.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21 residents were conducted, and thematic analysis was used to compare within and between cases. The analysis revealed that local acceptance is not determined by a single factor, but rather by a multi-layered structure that includes establishing procedural fairness, awareness of the distribution structure, and the accumulation of recognitional justice. In the case of community-led projects, trust was built through repeated participation and community-level distribution, which gradually led to changes in perceptions of solar power generation projects and the environment. In contrast, projects with partial participation maintained a certain level of acceptance based on trust in the operating entity, but limitations were observed in the scope of participation and recognitional justice. In non-participatory projects, persistent non-disclosure of information and procedural exclusion made it difficult to secure local acceptance. These results suggest that local acceptance of rural renewable energy projects is not determined by individual factors, but rather by the interplay of procedural, distributive, and perceived justice. This study qualitatively analyzes local acceptance of rural solar power projects from an environmental justice perspective and suggests the importance of designing participatory structures and distribution methods when developing future renewable energy policies.

Keywords: 에너지 전환; 주제분석; 환경인식; 분배적 정의; 절차적 정의
Keywords: Energy Transition; Thematic Analysis; Environmental Awareness; Distributive Justice; Procedural Justice

1. 서론

국내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2050 탄소중립위원회, 2021). 이후 발표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0)」 역시 농촌 태양광 보급과 농촌마을 RE100 추진을 통해 농촌 단위의 에너지 자립도를 제고하고, 농업 부문의 탄소배출을 구조적으로 저감하는 것을 중점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3). 이러한 정책적 흐름 속에서 태양광 발전은 기술적 효율성, 경제적 생산성, 설치 용이성 등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이 추진되는 농촌 현장에서는 주민 반발, 갈등, 정보 비대칭 등의 문제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이혜정 등, 2020).

이러한 현상은 기술이나 경제성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참여의 공정성, 정보 제공의 투명성, 공동체 신뢰 형성 등 사회적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의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기술적 요인은 재생에너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사회적 수용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심화된 농촌에서는 공동체 내부의 신뢰 수준과 참여 역량에 차이가 존재하며,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사업이라도 추진 방식에 따라 주민 수용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농촌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효율성뿐 아니라 주민 참여와 의사결정의 공정성, 공동체 신뢰 형성 등 사회적 거버넌스 요소를 중심으로 수용성의 메커니즘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이철성 등, 2022).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술적 효율성과 경제적 타당성만으로는 지역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여러 국가들은 사회적 수용성을 제도적 차원에서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참여 기반 모델을 구축해왔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커뮤니티(energy communities) 제도를 통해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의 의사결정․운영․수익 분배에 직접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초기 단계부터 정보 제공과 참여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다(Broska et al., 2022). 독일의 Burgerenergie(시민에너지) 모델 또한 주민 조합이나 지역 협동조합이 사업의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신뢰를 기반으로 갈등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전환을 촉진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Hanke and Guyet, 2023). 캐나다 역시 연방 에너지 규제기관(CER)을 중심으로 모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사전 협의, 장기적 정보 제공, 영향 완화 협약 체결 등을 의무화하여, 농촌 지역에서 추진되는 태양광․풍력 사업에서도 공동체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Canada Energy Regulator, 2020).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단순한 기술 설치가 아니라 참여를 내재화한 운영체계일 경우 지속가능한 추진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정책적 노력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사회적 수용성을 둘러싼 학술 연구도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Milani et al.(2024)은 2000년부터 2023년까지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주민 수용성은 단순한 기술적․경제적 요인보다 신뢰, 절차적 공정성, 참여, 공동체 정체성 등 사회심리적 요인에 의해 더 강하게 설명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주민이 단순한 정책 수혜자나 기술의 수용자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공정성 인식을 기반으로 사업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능동적 행위자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공동체의 수용 과정은 환경정의 이론을 통해 구조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나아가 박선아와 윤선진(2018)의 연구에서는 농촌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 갈등을 장소 애착과 공동체 정체성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경관 훼손 우려만으로는 주민 반대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으며 지역 삶의 맥락과 상징적 의미가 중요한 요인임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재생에너지 갈등을 단순한 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이나 주민 반대의 문제로 바라보는 기존 관점이 충분하지 않으며, 주민의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다층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재생에너지 수용성은 사업에 대한 단순한 찬반이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주민이 해당 사업을 어떠한 기준으로 해석하고 정당화하는가의 문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Schlosberg(2007)의 환경정의 이론은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사회적․제도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정당성 판단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이는 환경정의를 단순히 환경적 부담과 혜택의 분배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개인이 사회적․제도적 맥락 속에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capabilities)’이 보장되는 상태로 확장하여 정의하였다. 해당 관점에서 분배적 정의, 절차적 정의, 인정적 정의는 각각 독립적인 요소라기보다, 개인과 공동체의 역량을 형성하거나 제약하는 상호의존적 조건으로 이해된다. 즉, 환경정의란 결과의 공정한 분배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가 보장되고, 지역의 경험과 정체성이 제도적으로 인정됨으로써 주민이 스스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Schlosberg의 환경정의 이론은 주민 수용성을 고정된 태도나 결과로 보지 않고, 사회적․제도적 조건 속에서 형성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 수용성 연구와 높은 이론적 적합성을 지닌다.

한편, Astola et al.(2022)Schlosberg(2007)의 이론적 틀을 재생에너지 전환의 맥락에서 경험적으로 조작화하여, 분배적 정의, 절차적 정의, 인정적 정의가 주민 참여와 수용성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유럽의 에너지 커뮤니티 사례를 통해 세 정의가 개별적으로 작동하기보다 상호 강화되며, 특히 절차적 정의와 인정적 정의가 확보될수록 주민의 참여 역량과 수용성이 함께 증진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표 1 참조).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분배․절차․인정의 세 가지 정의를 주민의 역량 형성 과정으로 해석하고, 농촌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주민의 참여 가능성, 신뢰 형성, 사업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결과중심의 평가 기준이 아니라, 과정적 메커니즘으로 재구성하고, 국내 농촌 재생에너지 갈등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표 1. 환경정의 세 가지 요소
구분 핵심내용 질문예시
절차적 정의 의사결정 과정의 공정성과 참여 보장 누가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가
분배적 정의 환경적 혜택과 부담의 공정한 분배 누가 무엇을 얼마나 받는가
인정적 정의 개인․집단의 가치, 정체성, 지식, 경험 존중 누구의 목소리가 존중되고 인정받는가
Download Excel Table

이처럼 환경정의 이론은 재생에너지 수용에서 분배․절차․인정이라는 다층적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분석의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의 재생에너지 갈등 연구는 여전히 의견수렴, 보상, 이익공유와 같은 개별 절차 중심의 접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갈등의 심층적 원인인 절차적 정의와 인정적 정의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로 인해 정책적으로는 절차적 장치가 도입되더라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분배의 공정성이나 공동체 신뢰 회복이 뒤따르지 않아 갈등이 지속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를 국내 농촌 태양광 발전사업의 맥락에 적용할 때, 환경정의 이론이 실제 공간과 제도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사업 추진 주체의 유형, 참여 설계 방식, 경제적 분배 구조 등 어떠한 제도적․사회적 조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농촌 태양광 사업을 분배적․절차적․인정적 정의의 관점에서 비교․분석함으로써, 기존의 기술 중심 접근을 넘어 사회적 요인이 어떤 구조로 주민 수용성을 형성하는지를 구조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Aitken(2010)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사업에서의 수용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형성되는 정보 인식, 참여 경험, 제도적 신뢰, 그리고 결과에 대한 정당성 평가가 축적된 사회적 판단 과정으로 이해된다. 특히 수용성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주민이 사업 과정에 어떻게 관여하고 이를 해석하는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적 개념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Devine-Wright(2011)는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개인의 선호 문제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 장소 인식,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인정 경험이 결합되어 형성되는 사회적 반응으로 설명하며, 수용성은 참여 구조와 관계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주민 수용성을 농촌 태양광 사업의 추진 및 운영 과정에서 주민이 경험하는 참여의 공정성, 분배의 정당성,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있다고 인식하는 인정 경험이 상호작용하여 형성되는 인식과 태도의 종합적 결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정책이나 기술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일반적 지지 수준을 포괄하는 사회적 수용성(Wustenhagen et al., 2007)과 달리, 특정 농촌 공동체 주민이 실제 사업 과정에 직접 관여하며 형성한 경험 기반의 수용성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본 연구에서의 주민 수용성은 단순한 찬반 태도나 결과적 행동 여부를 의미하지 않으며, 의사결정 참여 경험, 분배에 대한 공정성 인식, 그리고 관계적 신뢰와 인정이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다층적․관계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민간주도 상업형, 공공지원형, 주민주도형 등 서로 다른 소유․운영 방식을 가진 세 사례를 선정하여, 어떠한 제도적․사회적 조건에서 주민 수용성이 상이하게 나타나는지를 정성적 자료를 기반으로 비교․분석한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경제적 분배․사회적 인정이 결합된 다층적 구조로 이해하고, 향후 농촌형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적용 가능한 참여 설계 및 운영 모델을 도출하는 데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론

2.1 연구 범위

본 연구는 농촌 지역에서 추진된 태양광 발전사업의 주민 수용성을 비교․분석하기 위해 여주시 구양리 마을, 춘천시 솔바우 마을, 춘천시 송암동(붕어섬) 마을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세 지역은 행정구역의 명칭과 규모에서는 차이를 보이나, 실제 사업이 설치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공간 단위는 모두 100가구 내외의 자연마을 또는 생활권 수준으로서, 주민 간 상호 의존성이 높고 비공식적 의사소통이 활발한 농촌 공동체라는 공통된 기반을 가진다. 이러한 농촌적 생활환경의 유사성은 세 사례를 비교할 때 지역적 특성의 차이가 최소화되고, 사업 추진 방식의 차이가 분석 결과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공통 조건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설치 시기나 발전 규모와 같은 물리적 조건의 차이를 비교․분석의 중심에 두기보다, 사업 추진 주체와 참여 구조의 차이에 따라 주민 수용성과 환경정의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의 핵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농촌 지역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동일한 조건으로 통제하여 비교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며, 실제 정책 현장에서도 사업 추진 주체의 성격에 따라 사업 규모, 설치 시기, 투자 방식이 함께 달라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차이를 제거하거나 인위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연구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를 선별하여 추진 주체 유형에 따른 구조적 차이를 비교 분석하고자 하였다.

선행 연구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업의 주민 수용성은 설비 규모나 물리적 조건보다, 주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그리고 수익과 부담이 어떤 방식으로 배분되었는지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Gross, 2007; Lienhoop, 2018). 또한 공동체 재생에너지 연구에서는 사업 추진 주체의 성격이 주민 인식과 수용성의 차이를 구조적으로 형성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제시되어 왔다(Bauwens, 2016; Bauwens and Devine-Wright, 2018). 이러한 관점에 비추어 볼 때, 본 연구에서 선정한 세 사례는 설치 시기와 사업 규모에서 상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참여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수익 환원 구조의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데에는 충분한 적합성을 가진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설치 시기와 발전 규모를 독립적인 비교 변수로 설정하지 않고, 주민주도–공공지원–민간주도라는 추진 주체 유형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어 주민 수용성과 정의 경험의 형성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송암동(붕어섬) 마을 사례는 다른 두 사례와 조건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민간주도형 태양광 사업에서 나타나는 주민 참여의 제약과 수용성 형성의 한계를 비교하기 위한 적합 사례로 포함하였다. 특히 민간주도형 사업은 초기부터 대규모 부지확보와 자본 투입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 참여가 제한되고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비교 틀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분석적 의미를 갖는다.

이렇듯 세 마을은 태양광이라는 동일한 기술적 기반과 재생에너지 보급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나, 사업 추진 방식은 추진 주체의 유형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표 2 참조). 구양리 마을은 주민협동조합이 직접 설치와 운영을 담당한 주민주도형 모델이며, 솔바우마을은 지자체가 사업을 설계하고 정부의 지원 아래 추진한 공공지원형 모델로, 주민 참여는 제한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 반면 송암동 마을은 민간기업이 투자와 운영을 맡는 상업형 민간주도 모델로 추진되었으며, 주민 참여는 거의 확보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추진 구조의 차이는 의사결정 방식, 참여의 폭과 깊이, 수익이 환원되는 방식 등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주민 수용성의 형성과정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례 구성을 통해 동일한 기술과 정책 목표하에서 추진된 태양광 사업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제도적 조건에 따라 주민 수용성의 형성과정과 환경정의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절차적 정의, 분배적 정의, 인정적 정의가 각 사례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그 차이가 주민 태도와 수용성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규명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표 2. 연구 대상지별 특성
구분 구양리 마을 솔바우 마을 송암동 마을(붕어섬)
사업 유형 주민주도형 사업 공공지원형 사업 민간주도 상업형 사업
사업 추진 주체 주민 지자체/정부 민간기업
추진 배경 산업부 햇빛두레 지원사업 농식품부 햇빛소득마을 농업․농촌 RE100 실증 지원사업 지자체 부지제공 및 민자유치 사업 (BTO 방식)
설치 시기 2024년 준공 2022년 준공 2012년 준공
발전 규모 약 1MW 682MWh 6MW(강원도 최대 규모)
사업비 규모 총 16억 7,000만 원 (보조금 없이 전액 융자 및 자부담) 총 19억 원 (보조금 18.7억, 자부담 0.14억) 총 240억 원 (민간기업 주도의 대규모 투자)
수익 구조 발전 수익이 마을 공동체로 환원 및 공동 활용 발전 수익금의 일부(30%)를 공공 목적으로 활용 발전 수익이 민간기업에 전액 귀속
Download Excel Table
2.2 자료 수집

본 연구는 농촌 태양광 사업에서 주민 수용성이 어떠한 사회적․절차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인터뷰 문항은 서론 및 이론적 고찰에서 논의한 환경정의 이론을 적용하였고, 이에 따라 절차적 정의, 분배적 정의, 인정적 정의의 세 범주로 구분하여 설계하였다. 본 연구의 조작적 정의는 환경정의 이론과 기존 재생에너지 주민 수용성 연구를 토대로, 분석 대상을 태양광 사업 맥락에 맞게 설정하였으며 주요 분석 내용은 표 3과 같다.

표 3. 환경정의의 조작적 정의
코드 범주 본 연구의 조작적 정의 분석 내용
절차적 정의 주민이 태양광 사업의 계획․실행․운영 전반에 걸쳐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의견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정도 사전 정보 제공 여부 및 방식 의견 반영 경로의 존재 여부
분배적 정의 경제적․비경제적 혜택과 부담이 구성원에게 어떠한 방식과 범위로 배분되며, 주민이 분배 결과를 공정하고 정당한 것으로 인식하는 정도 혜택 전달 방식 및 수혜 범위 분배 결과에 대한 공정성 인식
인정적 정의 추진 과정에서 주민이 자신의 의견과 지역의 가치가 존중받고 있으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인정받고 있다고 인식하는 관계적․정서적 경험의 정도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 인식 사업을 통한 자긍심․집단 효능감 변화
Download Excel Table

절차적 정의는 정보 제공과 의사결정 참여 경험, 분배적 정의는 사업으로 인한 혜택과 부담의 분배 방식 및 공정성 인식, 인정적 정의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받는다는 관계적 경험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세 범주는 상호 독립적인 요인이라기보다, 주민 수용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상호 연관되어 작동하는 경험적 조건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재생에너지 시설은 단순한 에너지 생산 설비를 넘어 환경적 기여에 대한 인식, 생활권과의 거리와 같이 주민의 일상적 경험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공간적․환경적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은 주민이 사업을 인식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회적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환경인식과 시설거리 인식을 보조 문항으로 포함하였다.

또한 인터뷰 문항은 개인정보를 직접적으로 묻지 않도록 설계하였으며, 민감 정보 포함 여부, 참여자 보호 장치, 인터뷰 과정에서의 심리적 부담 가능성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였다. 이러한 절차적 점검을 거쳐 서울시립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UOS 2025-08-004-001)을 받아 윤리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인터뷰는 승인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모든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과 익명성․비식별성 보장 원칙을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를 얻어 실시하였다(표 4 참조).

표 4. 반구조적 인터뷰 질문 리스트
항목명 공통문항 내용
분배적 정의 (혜택과 부담의 분배) 이 사업이 주민들에게 어떤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경제적 이익이 주민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간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일부에게만 혜택이 집중된다고 느끼시나요?
이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익 또는 보상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그 수익이 어떤 형태(현금, 마을기금, 개인분배 등)로 돌아온다면 가장 만족스러울 것 같으신가요?
절차적 정의 (참여기회 및 의견반영) 해당 사업에서 우리 지역이 얼마나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사업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느끼시나요?
관련 정보나 수익 분배 방식이 얼마나 투명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의사결정 과정이 공정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만약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어떤 방식의 참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정적 정의 (신뢰의 인식수준) 사업을 주도하는 주체(협동조합/지자체/민간기업)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계신가요?
신뢰가 높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시나요? 반대로 불신의 요인은 무엇인가요?
마을의 변화나 주민 분위기에서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환경의식 해당 태양광 사업이 지역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환경적 측면에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동기가 있으셨나요?
거리인식 태양광 시설이 마을과 어느 정도 거리라면 수용 가능한 위치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설이 너무 가까울 경우 어떤 점이 걱정되시나요? 반대로 너무 멀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참여의향 마을에서 진행된 태양광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이번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유사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싶으신가요?
Download Excel Table

현장조사는 여주시에서 2025년 8월 26일, 춘천시의 두 마을에서는 2025년 8월 29일에 각각 수행되었다. 조사에 앞서 연구진은 각 마을의 이장 및 협동조합 리더에게 사전에 연락하여 조사 취지를 설명하고 일정 조율을 진행하였으며, 현장 도착 후에는 해당 리더로부터 사업 관련 경험을 가진 주민들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인터뷰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이러한 모집 방식은 농촌지역의 특성상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실제 사업 경험이 있는 주민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스노우볼 샘플링(snowball sampling)의 사용이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스노우볼 샘플링은 사업에 긍정적인 입장에 있는 주민이 과대 표집될 가능성을 내포하므로, 연구진은 해당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을회관 등에 직접 방문하여 관심이 없거나 비우호적 입장을 가진 주민의 의견도 별도로 수집하는 절차를 병행하였다. 이를 통해 사업 참여자뿐 아니라 중립적․우려 의견을 가진 주민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관점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최종적으로 구양리 8명, 솔바우 8명, 송암동 5명 등 총 21명의 참여자를 확보하였다. 모든 참여자는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험이 있는 주민으로 선정하였으며, 평균 거주기간은 20년 이상, 연령대는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농촌 공동체의 특성이 반영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농촌 태양광 사업과 관련된 주민의 경험과 인식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개인 심층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인터뷰는 참여자 1인당 약 30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연구진과 참여자가 일대일로 대면하는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인터뷰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모두 녹취한 후 전사하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전사 과정에서는 간접적으로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발화나 정보는 모두 삭제하거나 대체하여 연구 참여자의 비식별성과 익명성을 철저히 유지하였다.

2.3 연구 분석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농촌지역 태양광 사업의 주민 수용성을 구성하는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요인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경험되고 해석되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으므로, 주민의 발화 속에 내재된 의미․맥락․관계적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질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주민 수용성은 경제적 보상이나 단순한 찬반 구도가 아니라, 주민의 참여 경험, 공동체 신뢰, 절차적 공정성 인식 등 정형화되지 않은 사회적․심리적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사전에 설정된 변수를 투입하여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양적 분석만으로는 그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의미․경험 기반의 자료를 다루는 연구에서는 자료에서 패턴을 도출하고 반복되는 의미 단위를 통합하여 상위 주제로 구조화할 수 있는 분석 방식이 요구되는데,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터뷰 기반 주제분석을 활용하여 주민 인식과 지역 경험을 탐색하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배가람 등(2024)은 진안군 공무원과 지역 주민 총 8명을 대상으로 FGI를 실시하고, 이를 주제분석하여 농촌 쇠퇴의 원인과 지역 활성화 요인을 도출하였다. 김지수와 양기용(2024) 역시 대학가 지역사회 참여자 12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주제분석을 적용하여 참여 동기와 공동체 인식 형성 등의 핵심 주제를 도출하였다. 두 연구는 모두 인터뷰 자료 → 코딩 → 주제 도출 → 해석 구조 구성의 절차를 통해 개인․집단의 인식 구조를 밝혀내고 있으며, 정량적 분석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내재적 요인을 탐색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Braun and Clarke(2006)의 주제분석 절차에 따라 21명의 인터뷰 자료를 문서로 전사하고 귀납적 코딩을 거쳐 분석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주제분석 과정에서 결과 해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자 삼각검증(researcher triangulation) 절차를 적용하였다. 우선, 모든 전사자료는 연구자 3인이 단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검토하였다. 1차 코딩은 1저자가 주도하여 참여자의 진술에서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초기 코드 목록을 작성하였다. 이후, 두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초기 코딩 결과를 검토하여 코드의 정의, 포함․제외 기준, 범주 설정의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의견이 상이한 부분은 반복 논의를 통해 조정함으로써 공동 코드북(codebook)을 구축하였다(표 5 참조).

표 5. 코드북 기반 판정 기준에 따른 정의 수준 분류
요소 높음 중간 낮음
절차적 정의
  • 주민 총회․정기회의가 제도화

  • 주민이 의사결정의 최종 권한을 보유

  • 정보가 사전에 투명하게 공유

  • 정보 전달 경로는 존재하나 일방향적

  • 의사결정은 대표자 및 운영자 위임

  • 주민 참여는 협의 수준에 머무름

  • 주민설명회나 정보공개가 부재

  • 의사결정에서 주민이 실질적으로 배제

분배적 정의
  • 혜택이 전 주민에게 보편적으로 전달

  • 주민 대다수가 공정하다고 체감

  • 혜택은 존재하나 특정 집단에 집중

  • 전체 체감은 제한적으로 인식

  • 주민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비경제적 혜택이 거의 없거나 체감되지 않음

인정적 정의
  • 공동체 내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느낌

  • 사업을 통해 마을 자긍심과 집단 효능감이 강화

  • 운영자․리더에 대한 개인적 신뢰 존재

  • 공동체 전체로의 확산은 제한

  • 주민을 무시․배제했다는 인식 지배적

  • 공동체 관계 약화 또는 갈등이 발생

주민 수용성
  • 참여자 다수가 사업에 긍정적 인식

  • 사업의 지속 및 확대를 희망

  • 타인에게 추천 의향을 명확히 표명

  • 긍정과 부정 인식이 혼재

  • 특정 조건(리더 신뢰, 보상 전제 등) 하에서 조건부 수용 태도가 나타남

  • 참여자 다수가 사업에 부정적

  • 중단․철거를 희망 및 무관심한 태도

Download Excel Table

예를 들어 솔바우 마을의 경우, “우유 배달이나 택시는 도움 되는 분들한테는 확실히 되죠”라는 발화는 사업으로 인한 혜택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복지 사업이 있긴 한데,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지는 않아요”라는 진술과 함께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일부 연구자는 해당 발화를 근거로 분배적 정의가 일정 수준 확보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다른 연구자는 혜택이 주민 전체가 아닌 일부에게 제한적으로 귀속되고 있으며, 다수 주민의 체감 수준은 낮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논의 결과, 연구자들은 개별 혜택의 존재 여부보다는 혜택이 공동체 전반에 어떻게 인식되고 공유되는지를 분배적 정의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솔바우 마을의 해당 발화는 분배적 정의가 ‘높음’에 해당하기보다는, 일부 집단에 국한된 혜택이 존재하는 ‘중간’ 수준의 분배적 정의를 보여주는 사례로 코드북에 명시하였다.

이러한 정의 수준 분류는 단일 발화가 아닌 정의 요소별 반복적으로 등장한 진술의 출현 빈도를 1차적으로 확인하였으며, 빈도로만 중요성을 판단하지 않고 해당 진술이 어떠한 맥락에서 제시되었는지를 함께 검토하였다. 이후 확정된 코드북을 기반으로 다시 전체 자료를 재코딩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코드 간 경계가 모호하거나 범주 간 중복이 발생하는 경우 연구자가 추가 논의를 통해 해석을 정교화하였다. 이러한 합의 기반 코딩 과정은 단일 연구자의 관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료 기반 해석의 일관성과 재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본 연구는 심층 협의에 기반한 합의 코딩 방식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형식적 코더 일치도(inter-coder reliability) 지표를 산출하지는 않았으나, 복수 연구자가 반복적으로 코딩 결과를 교차 검토함으로써 해석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합의기반 삼각검증 절차를 토대로 연구자가 직접 전사 자료를 반복적으로 검토하며 수행하는 수동 코딩 방식을 적용하였다. 주민 발화에서 의미 있는 진술을 의미 단위로 분절하고 각 의미 단위는 발화의 맥락과 핵심 내용을 기준으로 초기 코드로 생성하였다. 이러한 초기 코드는 내용의 유사성과 주제적 연관성에 따라 범주화 과정을 거쳤다. 결과적으로 주민의 참여 경험, 정보 접근 및 공개 방식,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코드는 절차적 정의로, 경제적 이익의 존재와 분배 방식, 공동체 차원의 복지 및 보상 구조에 대한 인식은 분배적 정의로, 주민의 정체성과 지역성 존중 여부, 공동체 내 신뢰 관계와 관계 변화에 대한 인식은 인정적 정의로 각각 통합되었다(표 6 참조). 또한 태양광 시설의 경관 영향, 환경적 영향에 대한 인식, 시설과 주거지 간 이격거리 인지와 같은 발화는 환경정의의 세 요소와 직접적으로 대응되지는 않으나, 주민 태도 형성과 평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핵심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보조 주제로 설정하여, 환경정의 경험이 실제 인식과 태도로 구체화되는 양상을 보다 정교하게 해석하고자 하였다.

표 6. 절차적 정의 주제분석 과정(구양리 마을 예시)
단계 구양리 마을 절차적 정의 분석과정
1단계 자료 익숙화 “교육 받고 총회에서 결정한다”,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발화를 반복 검토하여 ‘주민주도 절차’ 맥락을 파악함
2단계 초기코드화 ‘총회 결정’, ‘교육 기반 절차’, ‘주민 운영’ 등 단위 코드로 분류함
3단계 코드 묶음 절차 전 과정에 주민이 중심이 되는 ‘완전한 절차 참여’ 패턴으로 묶음
4단계 잠정 주제 개발 ’주민주도 민주적 절차’라는 잠정 주제를 개발함
5단계 주제 정교화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영향력이 높음을 반복 검토함
6단계 최종 테마 절차적 정의(높음)
Download Excel Table

구양리 마을을 예시로 하여 절차적 정의가 인터뷰 자료의 주제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단계적 과정은 표 6과 같다. 또한 절차적 정의가 마을별로 상이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비교․설명하기 위해, 표 7에서 각 마을의 절차적 정의 수준 판정에 근거가 되는 대표 발화(anchor quotes)를 정리하였다. 표 7에 제시된 발화는 각 사례에서 절차적 정의의 특징을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진술을 중심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를 통해 동일한 분석 기준하에서도 마을별 주민 경험과 인식 구조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질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표 7. 마을 사례별 인터뷰 발화 예시
사례 절차적 정의 발화 예시 분배적 정의 발화 예시 인정적 정의 발화 예시
구양리 마을
  • 우리가 직접 운영하고 총회에서 다 결정해요..

  • 교육도 받고, 중요한 건 항상 주민들끼리 먼저 얘기해요.

  • 주민세도 줄고, 마을에서 쓰는 비용이 확실히 덜 들어가요.

  • 마을버스나 식당 같은 건 거의 다 이용하잖아요. 그게 제일 크죠.

  • 수익이 어떤 형태든 주민의 의사가 제일 중요한 거죠.

  • 마을 사람들 생각을 존중해준다는 느낌은 있었죠.

솔바우 마을
  • 리더분이 다 알아서 잘하시니까 믿고 따르는 거죠.

  • 모두가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는 아니에요. 조합원 위주죠.

  • 복지 사업이 있긴 한데,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지는 않아요.

  • 우유 배달이나 택시는 도움 되는 분들한테는 확실히 되죠.

  • 다 물어보는 건 아니어도, 아예 배제됐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 의견수렴은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요.

송암동 마을
  • 누가 짓는지도 몰랐어요. 어느 날 보니까 있더라고요.

  • 회의나 설명회 같은 건 여기 마을에서는 한 번도 없었어요.

  • 솔직히 우리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 얼마를 번다더라 이런 것도 주민분에게는 공유된 게 없어요.

  • 그냥 시랑 민간기업이 같이 추진한 거죠.

  • 주민 의견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Download Excel Table

도출된 주제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먼저 사례 내 분석(within-cas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사례 내 분석은 각 마을을 하나의 독립된 분석 단위로 설정하여, 해당 지역의 사업 추진 맥락과 주민 경험이 수용성 형성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내부 구조 차원에서 파악하는 단계이다. 이는 동일한 명목의 태양광 사업이라 하더라도 추진 주체, 의사결정 방식, 보상 전달 구조, 공동체 내부의 관계망 등 지역별 맥락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먼저 각 사례 내부에서 의미 체계를 충분히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례 내 분석을 통해 각 마을에서 절차적 참여 경험이 어떻게 축적되었는지, 경제적 혜택이 어떠한 방식으로 체감되었는지, 공동체 신뢰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강화되거나 약화되었는지를 사례 고유의 구조적 흐름으로 정리하였다.

이후 본 연구는 사례 내 분석에서 도출된 구조를 바탕으로 사례 간 비교(cross-case analysis)로 확장하였다. 사례 간 비교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나타난 경험과 인식의 패턴을 대조함으로써, 특정 마을에 국한된 특성이 아니라 세 사례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 메커니즘을 추출하기 위한 단계이다. 즉, 개별 사례의 고유성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절차적 정의․분배적 정의․인정적 정의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수용성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공통적 구조를 도출하기 위해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 주도형, 지자체 연계형, 민간기업 위탁형이라는 서로 다른 추진 방식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 정의의 작동 경로에 어떠한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최종적으로 주민 수용성의 수준과 형태를 어떻게 구분시키는지를 체계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와 같은 단계적 분석 전략은 개별 사례의 맥락적 특수성과 사례 간 반복되는 구조적 요인을 함께 검토할 수 있게 하여, 주민 수용성을 설명하는 사회적․절차적 메커니즘을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주민 수용성을 단일한 태도나 경제적 반응이 아닌, 지역의 제도적 조건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축적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석 틀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결과 해석에서 보다 설명력 있는 구조 도출을 가능하게 하며, 향후 정책설계 논의에서도 실증적 근거에 기반한 체계적 논의를 뒷받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그림 1 참조).

jkila-54-1-85-g1
그림 1. 연구 흐름도
Download Original Figure

3. 연구 결과

3.1 사례 내 분석 결과

본 연구의 첫 단계로 수행된 사례 내 분석은 각 마을이 채택한 에너지전환 사업의 성격과 운영 방식, 주민 참여가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 내부 관계망의 조직화 정도, 그리고 보상․혜택이 주민에게 어떻게 체감되는지를 개별적으로 심층 파악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는 동일한 '재생에너지 사업'이라 하더라도 사업의 추진 주체, 참여 방식, 제도적 기반, 공동체의 역사적 맥락에 따라 주민 수용성의 경로가 전혀 다르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공동체 신뢰, 비공식적 의사소통 구조, 마을 간 갈등의 축적 정도 등이 정책 사업의 효과를 매개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므로, 각 사례를 독립된 분석 단위로 세밀하게 해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본 연구는 송암동(민간주도 상업형), 솔바우(공공지원형), 구양리(주민주도형) 세 사례에 대해 인터뷰 자료, 사업 문서, 현장 관찰을 종합하여 주민 참여 경험, 절차적 정당성 인식, 보상 체감 구조, 신뢰의 형성과 붕괴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세 지역은 사업 추진 모델, 주민이 경험한 절차적 참여 수준, 혜택이 분배되는 방식, 공동체 신뢰 기반의 강도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주민 수용성의 형태와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조건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그림 2 참조).

jkila-54-1-85-g2
그림 2. 마을별 사례 내 분석 요약
Download Original Figure
3.1.1 구양리 마을 사례 내 분석

구양리 마을은 세 사례 중 가장 특징적이고 성공적인 주민주도형 모델로 나타났다. 약 1년 이상의 준비 과정을 거치며 연례총회와 월례회의, 외부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주민들이 사업의 전 과정을 직접 계획하였고, 실제로 주민들은 ‘마을에서 사업하면서 주민분들 토론하거나 하면 가정마다 한 분 정도는 무조건 참여했다’,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매달 회의를 하면서 주민들 의견을 물어본다’고 설명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폭넓은 참여 경험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반복적이고 제도화된 참여 경험은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조건으로 작동하였다. 사업 수익은 개인에게 직접 귀속되기보다는 공동체 전체가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배분되었다. 구양리 주민들은 ‘경제적 이익이 주민한테 다 공통적으로 고르게 돌아간다’, ‘전체 마을이 점심을 같이 먹고 차도 같이 이용하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금전적 배당보다 일상적 복지와 공동체 편익을 중시하는 분배 방식이 주민 수용성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보편적 체감 복지는 사업에 대한 만족을 넘어 공동체 신뢰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구양리 마을 사례에서 환경 인식의 변화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 효과에 의해 직접적으로 형성되었다기보다, 사업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참여 경험과 이를 계기로 이루어진 공동체 차원의 환경 교육을 통해 점진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참여 단계에서 태양광 사업은 환경적 가치보다는 경제적․현실적 판단에 근거해 수용되었으며, 이는 “그렇게까지 환경적인 측면이 동기가 된 건 없었다”, “처음에는 환경에 대해 잘 몰랐다”는 언급에서 확인되었다. 이후 사업 운영 과정에서 주민들은 “몰라서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탄소중립을 실천해보기 위해 환경 교육을 해봤다”, “쓰레기 소각 문제를 계기로 환경 교육을 시행했다”는 진술에서 나타나듯 주민 주도의 환경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교육 경험을 통해 환경 문제는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마을 차원의 실천 과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환경 인식의 강화가 보상의 결과라기보다 참여 경험을 기반으로 한 학습과 공동체 내 인식 공유의 과정에서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참여 경험의 축적, 공정한 분배에 대한 신뢰, 그리고 환경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가 결합되면서, 태양광 설비에 대한 공간적 인식 역시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구양리 주민들은 태양광 설비가 마을 내부에 설치되는 것에 대해서도 비교적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설비 설치가 외부 주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주민은 “주민에게 이익이 있다면 마을 안에 있어도 괜찮다”고 언급하며, 참여와 분배, 그리고 인식 공유의 경험이 이격거리 규제에 대한 인식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었다.

3.1.2 솔바우 마을 사례 내 분석

솔바우 마을은 RE100 시범사업이라는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협동조합 법인이 운영을 주도하는 부분 참여형 모델로 나타났다. 사업 초기에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협동조합 가입 희망자를 모집하였고, 조합에 참여한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사업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였다. 주민들은 ‘협동조합에 가입도 되어 있고 회의에도 참여해봤다’, ‘의견수렴은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며, 마을 내부에서 절차적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조합원들이 주로 사업에 참여를 했고 모든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는 언급에서 보듯, 사업 참여가 마을 전체로 확장되기보다는 조합원 중심으로 제한되는 구조적 특성도 함께 나타났다.

주민 수용성은 사업 내용 자체보다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인터뷰에서는 ‘리더를 믿고 참여한다’, ‘이장이 워낙 잘해서 그런 건 잘한다’, ‘마을에 도움이 된다면 따르겠다’와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였으며, 이는 사업의 세부 구조에 대한 이해보다는 조합 운영진과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수용성의 핵심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 수익은 조합원 개인에게 직접 배분되기보다는 마을 복지 차원에서 활용되었으며, 실제로 우유 배달, 병원 동행 택시 운영 등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생활밀착형 복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직은 경제적으로 피부에 닿는 건 크게 못 느낀다’, ‘복지 같은 것도 하고는 있지만 체감은 크지 않다’고 언급하며, 복지 혜택이 공동체 전체에 균등하게 인식되기보다는 특정 대상에게 집중되는 한계가 있음을 파악하였다. 이와 함께 솔바우 주민들은 태양광 설비의 입지와 관련하여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설비가 마을 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주지 않는 위치에 설치되는 것은 수용 가능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마을에서는 어느 정도는 떨어지면 좋겠다’, ‘경관을 해치지 않는 곳이면 상관없을 것 같다’는 언급에서 보듯 거리와 경관에 대한 고려는 여전히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비슷한 사업이 있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 ‘여건이 되면 자부담이 있어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며, 현재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수용성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3.1.3 송암동 마을 사례 내 분석

송암동 마을(붕어섬 일대)은 민간기업이 지자체와 협약을 맺어 사업을 추진한 대표적인 배제형․비참여형 모델로 나타났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대상 설명회나 의견수렴 절차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주민들은 ‘누가 지었는지도 모르고, 누가 관리하는지도 모른다’, ‘설명회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는 발언을 반복하였다. 이러한 발화는 사업 주체와 내용이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정보 비공개와 절차적 배제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분배적 측면에서도 송암동에서는 주민 체감 혜택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 인터뷰에서는 ‘주민들한테 지원금이나 혜택 같은 건 하나도 없었다’, ‘얼마를 벌고 있는지도 주민들은 모른다’는 발언이 반복되었으며, 이는 수익 구조가 전적으로 민간기업에 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만약 수익이 있어서 마을에 혜택이 돌아온다면 그렇게 나쁜 건 아닐 것’이라고 언급하며, 절차적 참여와 분배 구조가 개선될 경우 수용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함께 드러냈다. 특히 붕어섬은 과거 주민들이 유원지처럼 이용하던 공간이었으나, 태양광 시설이 조성된 이후 출입이 제한되면서 공간적 접근권이 상실되었다. 주민들은 ‘원래는 놀러 다니던 곳인데 태양광 설비가 생기고 나서는 못 들어간다’, ‘주민들한테 혜택은 하나도 없고 그냥 막혀버렸다’고 언급하며, 태양광 사업이 공동체 공간을 대체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설명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은 주민들에게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한 일’, ‘우리 마을과는 상관없는 일’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송암동 사례는 절차적 참여의 부재, 정보 비공개의 지속, 분배 구조의 단절이 동시에 나타난 경우로, 주민 수용성이 형성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사례로 고려된다. 이는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주민 참여와 정보 공유, 그리고 공동체 차원의 분배 구조가 결여될 경우, 사업이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분리된 채 갈등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2 사례 간 비교 및 구조화

세 사례는 모두 농촌 기반의 재생에너지 발전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사업 주체의 성격, 주민 참여 구조, 보상 전달 방식, 공동체 내부의 신뢰 관계, 그리고 환경․거리 인식의 작동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동일한 기술적 조건과 정책적 틀 안에서도 주민 수용성이 단일한 경로로 환원되지 않으며, 지역의 제도적 맥락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비교 기반이 된다. 특히 송암동–솔바우–구양리의 세 마을은 각각 배제형–부분참여형–자치형으로 구분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가 어떠한 순서와 조합으로 수용성을 형성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적 장점을 제공하였다.

사례 간 비교는 단순히 주민 반응의 차이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각 정의 요소가 어떤 맥락에서 강화되거나 약화되는지, 수용성이 지속되기 위해 어떠한 사회적 조건이 요구되는지, 그리고 특정 요인이 결여될 때 갈등이 어떻게 구조화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분석적 접근이다. 이러한 비교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농촌 재생에너지의 수용성이 개별 주민의 찬반 태도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참여–체감–인정이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과정 속에서 구성되는 다층적 개념임을 밝히고자 하였다(그림 3 참조).

jkila-54-1-85-g3
그림 3. 사례 간 분석 구조화 다이어그램
Download Original Figure
3.2.1 절차적 정의 사례 간 비교

세 사례의 절차적 정의 충족 수준을 비교 분석하면, 수용성 형성의 계층적 특징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송암동 마을과 구양리 마을의 비교에서 절차적 정의의 유무에 따라 수용성의 양상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나타났다. 송암동 마을처럼 절차가 완전히 배제될 경우 어떠한 분배적 혜택도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구양리 마을처럼 절차가 투명하고 실질적일 때에만 신뢰가 구축되며, 이는 분배적 정의와 인정적 정의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필수적인 토대를 제공한다. 즉, 절차적 정의는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된 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주요한 특성으로 파악되었다.

둘째, 솔바우 마을과 구양리 마을의 비교는 참여의 질이 수용성의 안정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솔바우가 리더십에 위임된 부분 참여에 머무른 반면, 구양리는 제도화된 실질적 참여를 통해 주민 전체의 주체적인 통제력을 확보했다. 이는 참여가 정보 전달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 수준에 이르러야만 사업의 정당성이 견고하게 유지되며, 주민 수용성이 개인의 신뢰를 넘어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으로 변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은 농촌 재생에너지 정책이 기술적 또는 경제적 접근 이전에 절차적 정의를 제도화하는 것이 수용성을 확보하고 갈등을 예방하는 핵심적인 선행 과제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절차적 정의는 단순한 참여 기회의 제공을 넘어, 주민이 사업의 방향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고 느끼는 실질적 통제력의 확보가 핵심 요소로 해석된다. 구양리 사례에서처럼 정보의 투명한 공유와 의사결정 권한의 제도화는 주민에게 사업의 ‘주체’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며, 이는 단순 찬반을 넘어 사업을 공동체 자산으로 재해석하는 기반이 되었다. 반대로 송암동처럼 정보가 외부에 독점되면 사업은 주민에게 ‘침투적 외부 개입’으로 인식되어 갈등 구조가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비교는 절차적 정의가 수용성 형성의 출발점일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효능감을 활성화하는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

3.2.2 분배적 정의 사례 간 비교

분배적 정의는 수용성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사례들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관찰되었으며, 혜택의 절대 규모보다 혜택이 공동체 구성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얼마나 일상적으로 체감되는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파악된다. 세 사례는 혜택의 존재 유무와 전달 방식에 따라 수용성의 유지 경로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분배적 정의가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기반 위에서 수용성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첫째, 송암동의 구조와 다른 두 마을의 근본적 차이는 분배적 정의의 유무가 수용성 기반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분기점임을 보여준다. 송암동은 경제적 환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전형적인 ‘무분배 구조’로, 주민들은 사업으로 인한 이익을 체감하지 못했다. 이는 앞서 확인된 절차적 배제와 결합하여, 사업을 외부 주체의 일방적 설치로 인식하며 수용성의 기반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반면, 솔바우와 구양리 마을은 최소한의 분배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사업이 마을에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라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당성 기반을 마련했다. 이 비교는 최소한의 분배적 혜택의 존재 유무가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고 사업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열어주는 데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둘째, 솔바우와 구양리의 비교는 분배 혜택의 체감 범위가 수용성의 안정적인 유지 및 확산 여부에 중요하게 작용함을 시사한다. 솔바우 마을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우유배달, 동행택시 등 선택적 복지 중심의 지원이 이루어졌으나, 이는 공동체 전체가 동일하게 체감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반면, 구양리 마을은 주민세 감면, 마을식당 운영, 마을버스 지원과 같이 전 주민이 이용가능한 보편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전체에 긍정적 효과가 확산되는 구조를 형성하였다. 혜택이 구성원 간에 유사하게 경험될 때, 개인은 공동체 내 자신의 역할을 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이는 공동체 신뢰 형성과 협력 의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였다. 즉, 분배적 정의는 혜택의 공공재적 성격을 통해 전 주민적 체감을 달성해야만 수용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확산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농촌 재생에너지의 분배적 정의가 단순히 수익을 나누는 행위를 넘어, 공정한 체감 구조를 구축하여 개인의 만족을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강조한다. 분배적 정의는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기반 위에서 보편적 체감을 통해 수용성이 안정적으로 유지․확산되는 양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났다.

3.2.3 인정적 정의 사례 간 비교

인정적 정의는 주민이 지역사회 내에서 존중받고, 의견이 반영되며, 지역의 가치와 정체성이 인정받는다는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이는 수용성을 직접 결정하기보다는, 절차적 정의가 확보된 사례에서 주민의 존중 경험과 신뢰 인식이 함께 형성되는 과정과 연관되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인식은 공동체 차원의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첫째, 송암동 마을의 인정적 박탈과 공동체 관계 약화는 절차적 정의의 결여가 인정적 정의의 형성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함을 보여준다. 송암동 마을은 주민 존중․인정 경험이 전무하고 주민의 의견 반영 과정이 완전히 배제되어, 주민들은 자신들의 존재와 지역 가치를 확인받지 못했다는 인정적 박탈감을 경험했다. 이처럼 절차적 배제가 존재하는 경우 인정적 정의 자체가 형성될 수 없었으며, 아무리 혜택이 제공되더라도 공동체 관계 약화 및 갈등 발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지속적 수용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둘째, 솔바우 마을과 구양리 마을의 비교는 참여의 질과 분배 체감이 인정적 정의의 수준과 확산에 중요함을 시사한다. 솔바우 마을은 리더십 기반의 신뢰로 운영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형성되었으나, 이는 운영자 신뢰에 의존하는 구조로 주민의 긍정적 인식이 전 주민으로 확산되는 것에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구양리 마을은 투명하고 공정한 참여 과정을 통해 주민이 자신의 의견이 의미 있게 고려된다고 느꼈으며, 보편적 혜택으로 분배 구조가 충분히 체감됨에 따라 강한 공동체 신뢰가 형성되어 단체 생활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나타났다. 즉, 구양리는 참여 경험이 공동체 효능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인정적 정의를 달성했다.

따라서 인정적 정의는 절차적 정의가 확보된 사례에서 분배 경험과 결합하여 주민 인식 속에서 보다 뚜렷하게 관찰되는 경향을 보였다. 투명하고 공정한 참여 과정이 존재할 때에만 주민은 자신의 의견이 의미 있게 고려된다고 느끼며, 이러한 인식은 공동체 내 신뢰와 결속이 높게 나타나는 사례들과 연관되어 확인되었다.

3.3 환경 및 이격거리 인식 확장

본 연구는 환경정의의 세 축을 바탕으로, 최근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중요한 논점으로 부상한 환경 인식과 이격거리 인식을 연계하여 주민 수용성을 설명하는 분석 틀을 제시하였다. 첫째, 사례 분석 결과 환경 인식은 사업 이전의 고정된 태도라기보다, 보상 체감 경험과 참여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형성․강화될 수 있는 요소로 나타났다. 특히 구양리의 경우, 보상 구조가 전 주민에게 고르게 전달되고, 주민 의견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반영되면서 마을에 대한 자긍심과 사업에 대한 신뢰가 함께 강화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은 환경교육 참여나 탄소중립 활동 같은 환경 관련 행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며, 이는 참여 경험과 체감된 혜택이 주민의 환경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절차적 정의․체감된 혜택․공동체 신뢰가 결합되는 구조가 갖추어진 경우, 주민의 이격거리 인식 역시도 갈등의 선행 요인이라기보다 결과적으로 조정 가능한 판단 영역으로 나타났다. 구양리와 같이 절차적 참여가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공동체 결속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은 사례에서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에 이익이 된다면 내부 설치도 가능하다는 수용적 태도가 함께 관찰되었다. 이는 참여 경험과 신뢰 형성이 주민의 거리 민감도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송암동 마을처럼 절차 참여가 배제되고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 사례에서는, 규제 요구가 강하게 나타났으며 거리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주민 불신은 완화되지 않는 구조적 특징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비교 결과는, 이격거리 인식이 기술적․물리적 요인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정의의 충족 여부와 공동체 신뢰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농촌 재생에너지 정책은 거리 규제의 강화만으로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참여 구조의 제도화와 투명한 운영, 그리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보상 체계 구축을 통해 사회적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함을 보여준다.

3.4 사례 간 비교를 통한 국내 에너지 전환 환경정의 구조

세 사례의 비교 결과, 주민 수용성은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 인식이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작동하며 형성되는 구조적 양상을 보였다. 각 정의 요소는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는, 선행 요인의 형성 여부에 따라 관찰되는 수준과 범위가 달라지는 경향을 나타냈다(그림 4 참조).

jkila-54-1-85-g4
그림 4. 환경정의 요소 간 상호작용 구조화 다이어그램
Download Original Figure

먼저, 절차적 정의 인식은 사업에 대한 기본적 수용성 인식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관찰되었다. 주민 의견 수렴, 정보 제공,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접근 경험이 존재하는 사례에서는 사업을 ‘이해 가능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난 반면, 이러한 과정이 결여된 사례에서는 사업을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안으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무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분배적 정의 인식은 절차적 정의 인식이 일정 수준 형성된 이후, 수용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요소로 작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혜택의 절대적 규모보다는, 해당 혜택이 얼마나 많은 주민에게 일상적으로 체감되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하였으며, 보편적 체감이 가능한 분배 구조를 가진 사례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용성 인식이 나타났다. 한편, 인정적 정의 인식은 절차적․분배적 정의 인식이 함께 형성된 사례에서 주로 관찰되었다. 이 경우 주민들은 사업을 개인의 이해관계 차원이 아니라 마을 공동의 선택 또는 공동체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자신의 의견과 지역의 가치가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이 수용성 인식의 확장과 함께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주민 수용성이 단일 요인이나 일회적 판단으로 결정되기보다는, 절차적․분배적 정의가 기본적 수용 구조를 형성하고, 인정적 정의가 이를 바탕으로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단계적 구조를 지님을 시사한다. 나아가 세 요소가 함께 형성된 경우에는, 사업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환경․거리 인식과 같은 주변 인식 역시 조정․변화될 가능성이 열리는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농촌 지역 태양광 사업의 주민 수용성이 어떠한 사회적 요인과 과정에 의해 형성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환경정의 이론(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을 분석틀로 삼아 세 마을(송암동–솔바우–구양리)을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주민 수용성은 특정 요인의 유무로 설명되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참여 경험, 공정성 인식, 공동체 관계가 단계적으로 결합하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정의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본 세 사례는 주민 수용성이 절차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가 함께 충족되는 기본 구조 위에서 형성되며, 이 위에서 인정적 정의가 결속과 장기적 신뢰를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즉, 주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절차적 정의), 사업의 혜택이 구성원에게 공정하게 전달된다고 인식할 때(분배적 정의), 사업 자체에 대한 수용 가능성이 열리며, 이후 주민의 가치․경험․정체성이 존중받는다는 감정적․관계적 경험이 축적될 때(인정적 정의) 수용성은 공동체적 수준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환경 인식과 이격거리 인식 역시 주민의 고정된 태도가 아니라 이러한 환경정의 요소들의 충족 여부에 따라 후천적으로 변화될 수 있으며, 특히 참여 경험, 혜택 체감, 공동체 신뢰 수준에 따라 조정․형성되는 사회적 변수로 확인되었다. 이는 재생에너지 정책이 기술적 기준이나 거리 규제 중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회적 정의의 구조를 제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수용성의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에너지전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였다. 첫째, 민간 독점형 사업을 제한하고 주민 참여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민간 주도형 사업에서는 정보 비대칭과 이익 집중으로 인해 공동체 내부의 불신이 심화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민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주민설명회의 최소 횟수(예: 3회) 보장, 전체 주민 과반수 동의 확보, 사업 수익의 일정 비율(예: 30% 이상) 지역 환원기금 조성 등의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절차적․분배적 장치가 마련될 때 주민 신뢰 기반이 강화되고 수용성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구조 기반형 협동조합 모델의 확산이 요구된다. 주민 참여가 형식적 절차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운영 권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특정 개인이나 리더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지양하고, 의사결정을 분산시키는 주민 주체형 운영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업 심사 단계에서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평가항목을 도입하고, 주민 총회 운영, 회계 공개, 의사결정 절차 등 핵심 요건을 포함한 표준 협동조합 모델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 실제 사례에서도 이러한 구조 기반형 협동조합 방식은 공동체 자긍심과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강화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셋째, 경제적 혜택의 전달 방식은 생활 밀착형 복지 중심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동일한 재원이 투입되더라도 현금 중심의 개별 보상은 단기적 만족에 그치는 반면, 주민 전체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복지형 환류 방식은 공동체 신뢰와 생활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료비 지원, 에너지 요금 보조, 노후주택 개선, 고령층 이동지원 등 생활 기반 복지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복지 전달 방식은 주민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장기적 수용성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 농촌 태양광 수용성 연구가 주로 갈등 발생 요인이나 보상 선호도와 같은 단일 변수에 초점을 두어 온 것과 달리,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가 어떻게 결합하여 수용성을 구성하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구조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도출된 분석 틀은 향후 농촌 에너지전환 정책이 기술 기준이나 금전적 보상 중심을 벗어나, 참여 구조 설계․지역 환원 방식․공동체 신뢰 구축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 실질적 정책 근거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 비교한 세 사례는 설치 시기(2012년–2024년)와 사업 규모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는 정책 환경 변화, 주민의 재생에너지 경험 축적 정도뿐만 아니라 시설 규모와 공간 점유 방식에 따른 체감 부담의 차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규모 민간사업의 경우 규모 자체가 주민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며, 이는 수용성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외생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구양리 마을은 준공 이후 1년 미만 시점에 조사가 이루어져 단기적 운영 성과와 초기 인식이 강조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나, 송암동 마을은 사업 이후 장기간이 경과한 사례로서 주민 인식이 회상 편향이나 경험 누적 효과를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사례 구성과 조사 시점의 특성으로 인해, 본 연구는 수용성이 중간 수준이거나 다른 형태의 갈등 양상을 보이는 농촌 지역을 충분히 포함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니며,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도출된 수용성 형성 구조를 농촌 지역 전반의 일반적 경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두 가지 방향의 확장이 요구된다. 첫째, 수용성이 높음–중간–낮음으로 분포하는 다양한 농촌 마을을 포함한 다층적 비교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사업 주체․규모․지역 맥락에 따른 수용성 형성 구조의 차이를 보다 정교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업의 초기–중기–운영 안정기를 구분한 종단적 연구를 통해, 절차적․분배적․인정적 정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며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후속 연구는 주민 참여 기반의 농촌 에너지전환 전략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1.

김지수, 양기용(2024) A thematic analysis of university students' community involvement and revisit to the concept of local community. GRI 연구논총 26(3): 125-156.

2.

박선아, 윤순진(2018) 장소애착 맥락으로 본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 갈등과 수용성. 환경․사회학연구(ECO), 22(2): 267-317.

3.

배가람, 송기환, 김상범, 전진형(2024) 지역 활성화 전략 제시를 위한 농촌 쇠퇴에 대한 주민 인식 분석: 전라북도 진안을 중심으로. 농촌계획 30(1): 43-55.

4.

이철성, 김혁, 신승욱, 박미란(2022) 농촌 지역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주민참여 활성화 방안 연구: 농촌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중심으로. 한국농촌건축학회논문집 24(4): 107-115.

5.

이혜정, 허성윤, 우종률, 이철용(2020)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일반 국민과 지역주민의 수용성 비교 연구: 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를 중심으로. 혁신연구 15(1): 29-61.

6.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2023)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0). 대한민국 정부.

7.

2050 탄소중립위원회(2021)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

8.

Aitken, M.(2010) Why we still don’t understand the social aspects of wind power: A critique of key assumptions within the literature. Energy Policy 38(4): 1834-1841.

9.

Astola, M., E. Laes, G. Bombaerts, B. Ryszawska, M. Rozwadowska, P. Szymanski, A. Ruess, S. Nyborg, and M. Hansen(2022) Community heroes and sleeping members: Interdependency of the tenets of energy justice. Science and Engineering Ethics 28(5): 45.

10.

Bauwens, T.(2016) Explaining the diversity of motivations behind community renewable energy. Energy Policy 93: 278-290.

11.

Bauwens, T. and P. Devine-Wright(2018) Positive energies? An empirical study of community energy participation and attitudes to renewable energy. Energy Policy 118: 612-625.

12.

Braun, V. and V. Clarke(2006) Using thematic analysis in psychology. Qualitative Research in Psychology 3(2): 77-101.

13.

Broska, L. H., S. Vögele, H. Shamon and I. Wittenberg(2022) On the future(s) of energy communities in the German energy transition: A derivation of transformation pathways. Sustainability 14(6): 3169.

14.

Canada Energy Regulator(2020) Indigenous Monitoring and Engagement Guidelines. Government of Canada.

15.

Devine-Wright, P.(2011) Public engagement with large-scale renewable energy technologies: Breaking the cycle of NIMBYism. Wiley Interdisciplinary Reviews: Climate Change 2(1): 19-26.

16.

Gross, C.(2007) Community perspectives of wind energy in Australia: The application of a justice and community fairness framework to increase social acceptance. Energy Policy 35(5): 2727-2736.

17.

Hanke, F. and R. Guyet(2023) The struggle of energy communities to enhance energy justice: Insights from 113 German cases. Energy, Sustainability and Society 13: 16.

18.

Lienhoop, N.(2018) Acceptance of wind energy and the role of financial and procedural participation: An investigation with focus groups and choice experiments. Energy Policy 118: 97-105.

19.

Milani, A., F. Dessi, and M. Bonaiuto(2024) A meta-analysis on the drivers and barriers to the social acceptance of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technologies. Energy Research & Social Science 114: 103624.

20.

Schlosberg, D.(2007) Defining Environmental Justice: Theories, Movements, and Nature. Oxford University Press.

21.

Wüstenhagen, R., M. Wolsink and M. J. Bürer(2007) Social acceptance of renewable energy innovation: An introduction to the concept. Energy Policy 35(5): 2683-2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