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Q 방법론을 이용한 일본식 건물군의 근대문화유산 가치에 관한 인식 연구 - 서울시 후암동을 중심으로 -

박한솔*, 성종상**
Han-Sol Park*, Jong-Sang Sung**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Ph.D. Candidate,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Landscap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Jong-sang Sung,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82-2-880-1423, E-mail: jssun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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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Sep 23, 2019; Revised: Dec 17, 2019; Accepted: Dec 17, 2019

Published Online: Dec 31, 2019

국문초록

후암동은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일본인 거주지로 서울 내에 가장 많은 일본식 건물이 남아있는 공간이다. 2001년 등록문화재, 2015년 건축자산, 2018년 문화재청의 선·면 단위 문화재 등록제도가 지정되는 등 근대문화유산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수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근대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면서, 가치평가와 함께 이해관계자의 인식을 파악하는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는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관한 이해관계자(소유자, 임대자, 방문자)의 주관적 인식유형을 확인하고, 유형별 특징을 분석, 논점을 도출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인간의 주관적 인식을 조사하여 유형화할 수 있는 통계적 기법인 Q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후암동과 근대문화유산 가치에 관한 문헌연구를 진행, 5가지 측면의 근대문화유산 가치(역사적, 건축적, 사회문화적, 경관적, 경제적 가치)를 바탕으로 Q 설문을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3가지의 인식유형(유형1:사회문화 · 역사적 가치 결합형, 유형2:경제적 가치 중시형, 유형3:사회문화 · 경제적 가치 결합형)이 도출되었다. 이후 본 연구는 유형 간 인식 차이를 비교하여 가치충돌 지점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 중심부에 밀집된 일본식 건물군에 대하여 이해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점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향후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에 대한 보존 및 활용의 기초자료 구축과 갈등 해결을 통한 지속 가능한 면적 문화유산 활용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ABSTRACT

Huam-dong is a representative area from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and is the space where most Japanese-style buildings remain in Seoul. Interest in modern cultural heritage continues to increase, including the registration of cultural properties in 2001, building assets in 2015, and the registration of cultural property units in 2018. As the debate continues over the necessity of preserving cultural heritage that reminds us of the Japanese colonial, there is a need for research to grasp the perceptions of stakeholders along with the perceived value of such spaces. This study identified the subjective perception types of the stakeholders concerned with the Japanese-style building group in Huam-dong, analyzed characteristics by types, and debated the issues. For this purpose, Q methodology, which is a statistical technique for measuring human self-subjectivity and extracting common human perspectives, was used. A literature study on the values of Huam-dong and modern cultural heritage was conducted, and a Q questionnaire based on five aspects of modern cultural heritage values (historical, architectural, sociocultural, landscape, and economic) was applied. The results of the study depicted three types of cognition and showed different attitudes toward the Japanese building group. This study found a conflict comparing the perceptional differences between the types of cognition.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provides an in-depth approach to the perspectives of the stakeholders concerned with the Japanese-style buildings clustered in central Seoul. It is also meant to present a theoretical framework that can be applied to the use area as sustainable cultural heritage through the establishment of preservation and utilization of Japanese-style areas and conflict resolution.

Keywords: 인식조사; 유산가치; 일제강점기; 질적연구방법론; 주관성 연구
Keywords: Recognition Survey; Heritage Value; Japanese Colonial Period;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Subjectivity Research

I.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001년 7월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등록문화재에 대한 제도가 시행되었고, 2015년 건축자산 제도가 시행되는 등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근대건축물은 현재에도 충분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시재생과 지역 경관 창출의 도구로 사용되곤 한다. 2018년 8월 문화재청은 선․면 단위 문화재 등록제도를 도입하여 군산, 목포, 영주를 최초의 근대역사 문화공간으로 등록 고시하였다. 이는 근대문화유산의 다각적 보존과 활용뿐만 아니라, 근대건축물의 밀집으로 형성되는 근대역사 경관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수의 학자는 대한민국의 근대를 고종원년인 1863년부터 1960년대까지 약 100년 동안으로 보고 있다(Kim, 2017).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총 35년간 일제강점의 식민통치가 이루어졌고, 일제강점기 이전에도 1904년 러일전쟁, 1894년 청일전쟁으로 인하여 한반도는 일본 제국주의 영향권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다수의 근대문화유산은 식민지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근대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대립하곤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적의 재산이라는 뜻의 적산가옥이라 불리며 치욕적인 역사의 흔적으로 여겨지면서 일본식 건물군은 도시개발 과정에서 많이 소실되었다. 반면, 최근에는 네거티브 헤리티지(negative heritage)의 관점과 귀속재산에 대한 불하(拂下)로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었을 뿐, 긴 시간 우리 삶의 터전이었다는 점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에 관한 연구는 미비하다. 대개의 연구는 일제 재산의 귀속 과정, 단일 건축물에 대한 문화재 가치, 주택발전사에서 일본식 주택의 의미 등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근대문화유산은 지역주민의 삶 속에서 형성된 문화경관이므로 개별 건축물에 대한 가치평가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환경과 시스템의 이해, 사회문화적 가치 등을 반영해야 한다(Park and Sung, 2013). 건축물은 지역의 경관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요소로서 지역의 고유한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논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식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근대문화유산 가치를 바탕으로 용산구 후암동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주관적 인식 유형화에 목적이 있다. 후암동을 대상지로 선정한 이유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이 기념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공간 속에 근대문화유산이 함께 하고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파악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구방법은 인간의 자작적 주관성을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인간의 공통적 관점을 추출하는 통계적 기법(Kim, 2016b)인 Q 방법론을 사용하여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관한 깊은 이해와 함께 논점 도출을 목표로 한다. 연구대상자는 건물에 직접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후암동 주민(소유자, 임대자)과 현재 후암동 공간을 소비하고 있는 방문자(관광객)를 대상으로 한다. Ⅰ,Ⅱ장은 연구의 공간적 범위인 후암동과 근대문화유산 가치에 관한 문헌연구, Ⅲ, Ⅳ장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Q 연구 설계와 결과, Ⅴ장 결론의 순서로 연구는 진행된다.

2. 연구 대상지

연구 대상지는 러일전쟁 이후 일본군 병영 건설로1) 대표적인 일본인 거주지였던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일대이다. 후암동은 1914년에 삼판동(三坂洞)으로 개명되었고, 1946년 본래의 이름인 ‘후암’로 다시 명명되었다. 일제강점기 삼판동은 현재의 후암동과 갈월동이 합쳐진 범위로 일본인 상류층 거주지가 분포하였다. 일본식과 구라파식이 섞인 일명 ‘문화주택’ 밀집 지역으로 유명하였다(Seoul Museum of History, 2016). 후암동의 대표적 근대경관은 일본식 건물 중에서도 문화주택의 군집이다(Figur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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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Modern landscape of Huam-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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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동은 북쪽과 동쪽으로 남산에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는 용산역과 서울역, 남쪽으로는 용산미군기지가 위치한다(Figure 2 참조).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이나 섬처럼 고립된 공간인 후암동은 서울에서도 과거 경관이 비교적 잘 보존되었다. 2019년 3월 4일 등록된 국토교통부 건물통합정보를 기준으로 후암동 내 일제강점기에 등록된 건물은 105개가 존재한다. 후암동의 전체 건물 수(2,317개)와 비교해 보면 4.53%로 서울 평균(0.53%)보다 크게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건물통합정보는 건축물대장이 존재하는 건축물 정보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옛 건물일수록 건축물대장에 등록일 정보의 누락이 많다는 점에서 실제로 후암동에는 더 많은 일본식 건물이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이렇듯 후암동은 대도시 서울의 중심에서 70년 이상의 근대 건물이 밀집된 장소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용산 일대의 일본식 건물들은 철거 후 다세대 건물로 신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젊은 세대는 생경한 풍경에 매료되어 이곳을 찾고 있고, 일본식 건물은 카페, 식당, 게스트하우스 등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Table 1 참조). 다른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과 마찬가지로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산가옥을 찾아가는 젊은이들과 그것을 경제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업종사자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여 후암동이 면적 근대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2). 이처럼 보전과 소실의 경계에 있는 후암동을 대상지로 선정하여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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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The location of Huam-dong and the buildings registered in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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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The cases on the use of Japanese-style building in Huam-dong area
3. 연구의 방법: Q 방법론

본 연구는 일본식 건물이 밀집된 후암동에 대한 주민․방문자 인식을 유형화하기 위하여 Q 방법론을 사용하였다. Q 방법론은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의 하나로 특정 주제나 현상에 대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느낌, 가치, 믿음, 신념, 관점 등과 같은 주관적인 반응을 유형별로 묶어 분석한다(Park et al., 2010). 전통적인 요인분석인 R-type의 요인이 변수라면, Q-type은 사람을 요인으로 집약․분석하는 방법으로 그 차이는 Table 2와 같다. 따라서 양적 연구가 어려운 인식과 갈등 구조 등을 객관적으로3) 분석하기에 유용한 연구방법이다. Q 방법론은 모든 사회현상이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라는 가정에 기반을 둔다. 연구자는 특정 주제에 대한 주관성을 나타내는 Q 진술문을 작성하고, 연구대상자는 본인의 선호에 따라 Q 진술문을 배열한다. 연구자가 연구대상자의 행태나 태도를 제약하는 정량적 연구방법과 달리 Q 방법론은 연구대상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조작에 좌우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Whang and Choe, 2002).

Table 2. Difference between R-type and Q-type, a kind of factor analysis
R-type Q-type
Study subject Data based on the objective measurement of the researcher Subjective data such as the state of mind
Objectivity Application of objective measurement tools Complete exclusion of individual subjectivity Naturally expressing one‘s perception of a particular subject according to the research participant(subject)‘s frame
Data collecting According to the researcher‘s point of view, assumed variables are represented as measurable indices. The operational definition and scale of the variables are determined by the researcher. The researcher does not determine operational definitions and measures for the variables. The research participants (subjects) voluntarily express their opinions on the research topic.
Analysis method Factor analysis based on comparisons between individual variables or relationships between several variables Factor analysis based on correlation between humans
Study purpose Discover the structural features of the study subject Identify the structure of subjective opinions or perceptions of subjects on a particular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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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법론은 가설발견의 논리(Abductive Reasoning)의 특징을 갖고 있다(Kim, 2010a; 2016b). 가설발견의 논리는 귀납적 논리와 연역적 논리 등이 구체적으로 적용되기 이전 단계에 연구대상에 대한 추측(hunch) 단계를 말한다(Kim, 2010a). 비슷한 생각이나 느낌이 드는 요인을 추출하는 Q 방법론은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인의 특성, 연구대상의 배경적 변수 등에 관한 흥미로운 결과가 발견되고, 후속 연구를 촉진․배가시킬 수 있다. 이는 Q 방법론을 탐색적 연구이자 후속 연구의 길잡이 기능이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Q 방법론의 시작은 1935년 네이처지의 “Technique of Factor Analysis”라는 제목의 스테펜슨(William Stephenson)의 논문이다. 당시 스테펜슨은 나이, 성별, 신장, 키, 체중, 지능 등과 같은 인간의 배경 변수 간의 요인분석으로 인간의 성격이나 인식 형태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그는 인간의 배경적 변수가 아닌 사람 간의 상관관계를 기초로 하는 요인분석의 필요성과 주관성과 객관성 사이의 긴장 해소의 방법으로 Q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스테펜슨은 언론학으로 관심분야를 옮겼고, 자연스럽게 언론학에서의 Q방법론은 발전되었다. 또한 Q 방법론은 주관성이 중요한 학문인 심리학, 정치 및 행정학, 간호학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Kim, 2010a; 2016b).

조경, 경관, 건축, 지리학 등의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학문 분야에서는 장소에 대한 여러 집단의 주관적 인식과 갈등을 연구하는 것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그 방법론은 심층 인터뷰에 한정되었다. 연구자에 의한 연구의 오염이 가능한 심층 인터뷰와 비교하면 Q 방법론은 주관성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방법론이다. 공간에 대한 인식, 갈등 양상, 공간 기초 연구 등 조경학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다.

Ⅱ. 근대문화유산 가치 기준에 대한 논의

1. 선행연구 검토

근대문화유산은 보전가치가 있으나, 현실의 여러 제약으로 인해 쉽게 보전될 수 없는 것이며, 이러한 ‘가치의 상충성’이 근대문화유산의 본질이다(Cho, 2001). 단순히 제작 시기가 근대라는 이유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유산가치(Heritage Value)를 가진 것을 근대문화유산이라 하며, 보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근대문화유산 가치가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가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문화유산 가치에 관한 연구는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연구(Lee and Kim, 2011; Ok and Park, 2011; Song and Kim, 2012; Kim, 2017)에 집중되었다. 이를 두고 Randall Mason(2002)은 유산의 성격과 시간에 따른 가치 변화, 경제적 기회와 문화적 추세와 같이 보이지 않는 흐름에 의해 유산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방법론적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때문인지 선행 연구자들은 다른 유산가치의 연구(Lee, 2011; Oh and Cho, 2017; Song and Kim, 2018)에서도 정량적 방법론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근대문화유산 가치 ‘평가’ 연구는 해당 문화유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생각을 충분히 담지 못하며, 다수 의견만이 강조된다. 그러나 근대문화유산의 경우, 대부분 특정인의 소유이자 이해관계가 복잡하므로 사람들의 인식은 더욱 중요하다.

정성적 방법을 활용한 근대문화유산 가치 연구로는 근대문화유산 담론을 통해 도시 정체성의 변화를 본 Hong(2008a)과 구 조선총독부 철거 논쟁을 바라본 Son and Pae(2018) 등이 있다. 정성적 연구방법을 사용한 연구들은 대개 근대문화유산의 가치 변화와 충돌을 고찰하지만, 근대문화유산의 가치 인식을 알아보거나 유형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가치 변화와 충돌은 실제 그곳을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문헌연구에 한정된 선행연구를 보완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의 인식 연구가 필요하다.

그 이외의 선행연구는 대부분 근대문화유산 목록화와 역사성 고찰(Yang, 2012; Choi and Lee, 2013; Kim, 2016a; Ryu, 2016a; Je and Song, 2017) 또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계획에 관한 연구(Kim, 2010b; Cho, 2016b; Dan and Choi, 2017; Lee and Park, 2018)이다. 한편, Park and Shin(2014)은 Q 방법론을 활용하여 근대건축물 보존과 활용에 관한 전문가 의식을 유형화하였다. 그러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실제 권리를 가진 이해관계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2. 근대문화유산 가치의 분류

대한민국에서 근대문화유산 가치 기준에 관한 연구는 2001년 등록문화재 제도 시행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진행되었다. 근대문화유산 중 건축물에 관한 가치는 연구가 발전됨에 따라서 다양하게 제시되었는데, 기존에 모호한 가치를 구체화하였고 사회적 변화에 따라 가치 판단의 기준이 변화했기 때문이다(Table 3 참조). 실례로 Lee(1996)Jeon(1999)의 역사적 가치는 이후 연구자들이 건축적 가치로 표현한 건축적 구조, 양식, 재료를 포함한다. 경관적 가치는 2005년부터 지속해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시대에 따라 가치가 변화한 사례이다. 본 연구는 선행 연구의 가치 내용을 종합, 비교․분석하여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5가지로 나누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Table 3. The heritage value of modern cultural heritage
Researcher Heritage value
Num. Historical Architectural Sociocultural Landscape Economic
Lee(1996) 3 Historical Historical Social Economic
Jeon(1999) 4 Historical & architectural Historical & architectural Social Environmental Practical
Lee(2000) 4 Historical Architectural Cultural Practical
Lee(2003) 4 Historical Architectural Cultural Practical
Park(2003) 3 Historical & cultural Sustainable conservation Socio-economic Sustainable conservation
Jung(2005) 7 Historical Architectural Academic Symbolic Local Practical Economic
Hong(2008b) 4 Historical Aesthetic Social Contextual
Cho(2012) 7 Historical Functional Architectural Cultural heritage Symbolic Economic Creative
Kim and Kim (2012) 5 Historical Architectural Social Urban-contextual Economic
Cho(2016a) 6 Historical Academic Architectural Academic Socio-cultural Contextual Prac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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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적(Historical) 가치

역사적 가치에는 오래된 정도, 역사적 사건, 인물과의 연관성 등이 해당한다. 연구자 대부분은 ‘역사적 가치’로 표현하였으나, Park(2003)은 ‘역사․문화적 가치’로 표현하고 역사의 층4)을 강조하였다. 한편, Cho(2012)는 건축물의 과거 기능이 건축물의 역사를 나타내거나, 기능 자체가 역사적 의미를 지닌 ‘기능적 가치’를 제시하였다. 군사배후지로 일본인의 거주지였던 과거 후암동 주택의 기능은 이에 해당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과거의 기능을 역사적 가치에 포함한다. Cho(2016a)는 학문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가진 건축물과 시간의 흐름을 지닌 고고학적 특성을 보인 건축물을 예로 들면서 ‘학술적 가치’를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건축학에 해당하는 전자의 경우는 건축적 가치에, 시간성을 의미하는 후자의 경우는 역사적 가치로 구분한다.

2) 건축적(Architectural) 가치

건축적 가치는 건축적 구조, 양식, 재료 등으로 구분되며, 한 시대의 전형적 구조이거나 혹은 희소성과 독특성, 심미성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건축적 가치는 학술 가치를 포함하며, 시대를 떠나 저명한 건축가의 작품과 그의 건축적 특징을 보여주는 건물도 건축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Lee(1996)Jeon(1999)은 건축적 가치를 역사적 가치에 포함하였으나, 본 연구의 건축적 가치는 역사적 가치와 달리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건축물의 외형, 양식, 디테일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Hong(2008b)의 심미적 가치는 본 연구에서 건축적 가치와 같다.

3) 사회문화적(Sociocultural) 가치

사회문화적 가치는 지역의 문화와 지역성을 드러내는 정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건축물이 지역을 상징하는 정도라 할 수 있으므로 지역 랜드마크를 의미하는 Jung(2005)Cho(2012)의 상징적 가치는 본 연구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해당한다. 사회문화적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라 생각할 수 있으나,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발현시키는 사회자산이 되고, 이는 문화예술 창작물로 가시화되기도 한다. 이에 건축 자체가 1급이 아니더라도 지역성이나 사회성을 가지고 지역문화 진흥에 도움이 되는 건축물로 설명한 Cho(2012)의 ‘문화재적 가치’도 본 연구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해당한다.

4) 경관적(Landscape) 가치

2000년대부터 유산가치에 등장하기 시작한 경관적 가치는 주변 경관과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가치를 말한다. 점(點)적 문화유산 관점에서 변화를 보여주는 가치 유형이며, 용어 정립이 되지 않은 탓에 연구자들은 지역(Local), 맥락적(Contextual), 도시 맥락적(Urban-Contextual)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과 분위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경관적 가치로 명명한다. 경관적 가치는 ①특정 건조물이 주변 경관과 형성하는 조화로움, ②특정 범위 안에 모여있는 건조물들이 형성하는 독특한 경관으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단일 문화유산의 중심으로 경관을 바라본 것으로 근대문화유산 가치 기준을 제시한 앞선 선행연구의 모든 경관적 가치는 이에 해당한다. 반면, 후자의 경관적 가치는 최근 시행된 선․면 단위 등록문화재와 우수건축자산 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5) 경제적(Economic) 가치

경제적 가치는 구조나 설비 등이 튼튼하여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지 않거나 건물을 활용하여 수익상승이 기대되는 등의 문화유산의 실용성에 집중한다. 과거와 달리 문화유산의 가치는 보존가치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활용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Randall, 2002). 특히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근대문화유산의 경우 경제적 가치는 더욱 중요한 위치에 있다. 때문에, 근대문화유산의 가치 기준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경제적 혹은 실용적 가치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경제적 가치에는 해당 건조물의 수익과 성능 등 현재 시점에서의 경제성과 기능적 잠재력과 같은 미래 시점의 경제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관광 목적지로서의 가능성은 대표적인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Park(2003)의 ‘지속가능한 보존의 가치’와 Cho(2012)의 ‘창조적 가치’는 해당 공간의 활용 가치에 집중한 것으로 경제적 가치에 포함된다.

Ⅲ. 연구 설계

1. Q 진술문 구성

Q 진술문은 연구대상자의 주관성이 나타나는 범위가 되기 때문에 Q 방법론 사용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진술문은 연구대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관점들을 포괄하여 집합적으로 구성해야 하고, 사실이 아닌 개인의 생각이 드러날 수 있도록 가치가 부여된 문장이어야 한다(Kim, 2016b).

본 연구에서는 사용된 30개의 진술문은 다음의 과정을 거쳐 선정되었다. 첫째, 후암동에 관한 선행연구, 신문기사와 더불어 근대문화유산에 관한 기사 등에서 72개의 문장을 추출하였다. 둘째, 문장은 Table 3을 바탕으로 구성한 근대문화유산의 5가지 가치 기준으로 재분류하였다. 이 과정에서 5×25)의 피셔식 실험 및 분산분석 설계의 원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기에 본 연구의 Q 진술문은 구조적 진술문에 해당한다(Table 4 참조). 셋째, 유사한 의견을 삭제․재조합하였다. 마지막으로 찬성과 반대가 균형 있게 배치되도록 Q 진술문을 재구성하였다. 본 진술문은 조경학 전문가 1인, 질적연구방법론 전문가 1인이 교차 검토하여 내용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Table 4. Q Sentences
Q Sentence
Historical value Q1 Huam-dong buildings are living data of housing change in Korea.
Q2 Huam-dong buildings are not old enough to be a Heritage.
Q3 Through Huam-dong, you can know the buildings, roads, and village types from 1920 to 1940.
Q4 There are no historical events or characters related to Huam-dong.
Q5 When you go to Huam-dong, it seems to take time travel into modern history decades ago.
Q6 The buildings of Huam-dong that were built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can not be seen as traces of our country's history.
Architectural value Q7 The shape of the Huam-dong building is beautiful, such as a sharp roof, a long eave, and protruding windows.
Q8 Huam-dong Japanese-style buildings are common in other places.
Q9 Huam-dong is unique because it can be seen building materials that are not used well these days such as wooden roof, brick or tile outer wall.
Q10 Huam-dong buildings are not well preserved because of the many remodeling and the architectural aspects are not very good.
Q11 Huam-dong buildings are a unique architectural style mixed with Japanese traditional style and western modern style.
Q12 The buildings of Huam-dong, not the works of famous architects, are of low value to preserve.
Sociocultural value Q13 Utilizing the Japanese-style buildings plays a big role in forming the local culture of Huam-dong.
Q14 Preserving or utilizing Japanese buildings in Huam-dong can make a false sense of history.
Q15 The buildings of Huam-dong can be the background of literature and art.
Q16 Japanese-style buildings deteriorate the pride of residents in Huam-dong.
Q17 Japanese-style buildings help to understand Huam-dong.
Q18 Huam-dong Japanese-style building group has low recognition to outsiders.
Q19 Huam-dong is like a movie set where people do not live.
Landscape value Q20 Huam-dong buildings fit well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that leads to Mt.Nam.
Q21 Old buildings in Huam-dong give a dirty impression.
Q22 The streetscape of Huam-dong is exotic.
Q23 It is not interesting to see Huam-dong, where similar buildings are gathered.
Q24 The roofline (skyline) of Huam-dong, made by pointed roofs, is valuable.
Economic value Q25 The Huam-dong buildings are a popular tourist resource for the younger generation.
Q26 It is better to break old buildings and build new ones.
Q27 The Huam-dong Japanese-style building is highly utilized, so I would like to purchase it if possible.
Q28 When the Huam-dong area is designated as a modern cultural heritage (area), redevelopment problems arise. (property rights, building renovation, etc.)
Q29 The commercial space where Japanese-style buildings are recycled has a high sales.
Q30 As it is an old building, it costs a lot of mainte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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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대상자 선정 및 Q 설문

본 연구의 대상자(P표본)는 후암동 근대문화유산의 실제 이해관계자인 거주민과 장소 소비자인 방문자이다. Q 방법론은 인간의 주관성을 연구하므로 P 표본의 선정이나 표본 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Kim, 2016b)6).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거주지, 거주 유형, 성별, 나이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대상자인 이해관계자와 장소 소비자는 별도로 모집하였다. 이해관계자 모집을 위하여 연구자는 후암동 적산가옥 밀집 지역에 있는 건물 우편함에 100장의 연구대상자 모집문을 2019년 5월 1일 배포하였고, 후암동 거주자 13명이 연구 참여하였다. 장소 소비자는 후암동의 주요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는 식음료점 2곳에 2019년 5월 3일~5일, 10일~12일 방문객 중 후암동과 연고가 없는 주말 나들이객 8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 참여자는 건물 소유자 7명, 건물 임대자 6명, 방문객 8명으로, 세 계층의 비율을 맞추고자 하였다(Table 5 참조).

Table 5. P Sample
Category Residence period(year) Gender Age
P1 Ownerb 50 Male 80
P2 Ownera 20 Female 50
P3 Ownerc 20 Male 30
P4 Ownerb 10 Male 60
P5 Ownera 5 Female 40
P6 Owner 3 Male 30
P7 Ownerb 0 (Possession: 10) Male 60
P8 Tenant 2 Male 30
P9 Tenantc 3 Male 30
P10 Tenanta 3 Male 40
P11 Tenantb 50 Female 50
P12 Tenant 1 Female 20
P13 Tenanta 3 Female 40
P14 Visitant - Female 20
P15 Visitant - Male 30
P16 Visitant - Female 20
P17 Visitant - Male 30
P18 Visitant - Male 20
P19 Visitant - Male 30
P20 Visitant - Female 50
P21 Visitant - Male 60

Building over 20 year

over 50 year.

over 70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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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은 2019년 5월 3일부터 6월 2일까지이다. 조사는 1:1 면접을 원칙으로 하였고, 설문 시 응답자의 기본사항(성별, 나이, 거주지, 거주기간)을 수집하였다. 설문 방법은 응답자에게 Q 진술문 30개를 카드 형태로 제공하고, 본인의 동의 정도에 따라 강제 배분하도록 하였다(Figure 3 참조). 이때, 매우 동의하는 경우 +4, 매우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4에 해당하며, Figure 4는 Q 표본의 분포이다. 강제 배분이 완료된 후 연구자는 연구대상자에게 Q 표본의 양극단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추가 질문하였다7).

jkila-47-6-115-g3
Figure 3. Q Survey progress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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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ila-47-6-115-g4
Figure 4. Q sample distribution(n=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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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연구 결과

1. 인식유형의 형성

Q 설문을 완료한 P 표본의 유형화는 PQMethod2.118)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Q 유형 분석은 주성분 분석을 사용하고 베리맥스(Varimax)로 회전하였다9). 이후 고유치(Eigenvalue) 1.00 이상을 기준으로 산출된 결과와 설명변량을 고려하여 3개의 유형으로 분류하였다10). Table 6은 주성분 분석 시 고유치와 설명변량(Exp Var.)이다. 이 유형들은 총 변량의 약 67%를 설명한다. 전체 연구대상자 21명 가운데 유형1에 속한 사람은 13명, 유형2는 5명, 유형3은 3명으로 분류되었으며(Table 7 참조) Q 진술문의 각 유형별 점수(Q-sort Value)는 Table 8과 같다. 이때 각 요인은 같은 견해를 갖는 응답자의 집단을 의미하며(Brown, 1980; Kim, 2016b), 각 유형에 해당하는 인원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 유형 간 상관관계를 검토한 Table 9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0.34이므로11) 유형별로 독립된 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Table 6. Eigenvalue and cum variable
Factor 1 Factor 2 Factor 3
Eigenvalue 8.6271 3.9720 1.6035
Exp Var.(%) 38 1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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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7. Factor loading score
Type 1 Type 2 Type 3
P1 0.1090 0.7197* 0.3020
P2 −0.1911 0.4597 0.7157*
P3 0.3036 0.2608 0.6753*
P4 −0.0287 0.5886* −0.0560
P5 −0.0438 0.8664* 0.2105
P6 0.7282* 0.1035 0.5315
P7 −0.2652 0.7588* −0.0603
P8 0.7905* −0.2899 0.2645
P9 0.7349* −0.0544 0.3822
P10 0.7968* −0.3277 0.1303
P11 0.5363 −0.2154 0.6819*
P12 0.6771* −0.5262 0.1632
P13 −0.0478 0.8449* 0.0917
P14 0.8258* 0.1388 0.0961
P15 0.8533* −0.1054 0.1017
P16 0.6399* −0.0623 −0.0003
P17 0.8148* 0.0401 0.0956
P18 0.7437* 0.0770 0.1549
P19 0.7693* −0.2446 −0.1620
P20 0.8033* −0.1304 0.0284
P21 0.6274* 0.0955 −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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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8. Q-sort values for each Q-statement
Type 1 Type 2 Type 3
Q1 4 −1 0
Q2 −1 1 1
Q3 2 0 −1
Q4 0 −1 −3
Q5 0 −1 −1
Q6 −4 0 0
Q7 1 −1 1
Q8 −2 2 2
Q9 3 1 0
Q10 −1 1 1
Q11 2 0 −1
Q12 −3 1 −2
Q13 2 −4 −2
Q14 −3 −1 −3
Q15 3 1 2
Q16 −3 0 −4
Q17 3 −2 −2
Q18 1 2 1
Q19 −2 −2 −3
Q20 1 0 2
Q21 −1 3 −1
Q22 −1 −3 0
Q23 −1 2 0
Q24 0 0 1
Q25 0 −3 3
Q26 −2 3 0
Q27 0 −3 3
Q28 1 3 4
Q29 0 −2 −1
Q30 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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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9. Correlation between factor scores
1 2 3
1 1.0000 −0.1705 0.3442
2 −0.1705 1.0000 0.3258
3 0.3442 0.3258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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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형별 특징 분석

Q 방법론은 연구대상자의 자기준거적(self-reference) 가치, 견해 및 인식에 관한 것으로 해석적인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Park et al., 2001). 양극단 값을 갖는 진술문의 경우, 각 요인에 해당하는 구성원들이 강하게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요인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근거이다(Brown, 1986; Kim, 2016b). 본 연구는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관한 연구대상자의 견해를 확인하기 위해 추출된 3개의 유형의 특성을 극단값(+4, +3, −3, −4)의 진술문을 토대로 기술하고, 풍부한 해석을 위하여 추가로 진행한 면접내용을 활용하였다. 유형별 명칭은 양극단 진술문의 기반이 되는 근대문화유산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문화․역사적 가치 결합형(유형ⅰ)’, ‘경제적 가치 중시형(유형ⅱ)’, ‘사회문화․경제적 가치 결합형(유형ⅲ)’이라 명명하였다.

1) 유형ⅰ : 사회문화․역사적 가치 결합형

유형ⅰ에는 총 13명이 포함되었고, 그중 후암동 주민은 5명(소유자 1명, 임대자 4명), 방문자는 8명 모두가 해당하였다. 유형ⅰ은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집단으로 양극단 진술문에는 사회문화적, 역사적, 건축적 가치가 나타났다(Table 10 참조). 이들은 일본식 건물군을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 흔적으로 후암동의 대표 공간이자 한국의 역사를 나타내는 장소라 판단하였다.

Table 10. Top and bottom Q sentence of Type 1
Value(Ranking) −4 −3 −3 −3 +3 +3 +3 +4
Q sentence Q 6 Q 14 Q 16 Q 12 Q 9 Q 15 Q 17 Q 1
Historical Socio-cultural Socio-cultural Architectural Architectural Socio-cultural Socio-cultural Histor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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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유형ⅰ은 후암동 건축물이 독특한 건축 재료가 사용된 근대 건축양식이고(Q9), 우리나라의 주거 변화의 살아있는 자료(Q1)라고 생각하였다. 이들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해 꽤 높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었는데, 특히 주민들은 ‘적산가옥’이라는 단어부터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이 일본과 네덜란드 양식12)이 혼합이라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응답자(P10)는 일제강점기 건물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공간을 도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한국의 대표 주거 형태인 아파트 이전의 과도기적 형태가 아닐까 싶다고 말하였다. 이는 일제강점기 건물도 우리나라 역사의 흔적이라 여기는 생각(Q6)과 이어진다. 유형ⅰ의 응답자들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은 광복 이후 불하(拂下)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고, 이 시간이 일본인의 거주기간보다 길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응답자 2명(P15, P16)은 도리어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은 일제강점기의 유산이라 할 수 없다면서 후암동을 ‘시간의 중첩’, ‘진짜 서울 같은 느낌’, ‘오랜 삶의 모습’ 등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은 유명건축가가 지은 것이 아닌 후암동 일본식 건물들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Q12)고 여긴다. 또한, 유형1은 부정적인 역사도 역사이고, 이러한 장소를 잘 남겨두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는데, 사회적으로 잘못된 역사관을 만드는 요소가 아니라는(Q14) 사회문화적 진술문과 연결된다.

유형ⅰ은 양극단 진술문에 사회문화적 가치 내용이 가장 많이 포함된 집단이다. 이들은 일본식 건물들은 후암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이지(Q17) 후암동 주민들의 자긍심을 저하하지 않는다고(Q16) 판단한다. 방문자(P14)는 독특한 후암동 건물들이 후암동만의 지역 색깔을 표현한다고 하였다. 또 다른 방문자(P17)는 오랫동안 유지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이 높을 것 같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유형ⅰ에 속하는 후암동 주민들은 비교적 오래 거주하지 않았음에도 후암동 일본식 건물들에 대한 애착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해 긍정적인 유형ⅰ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수였으나, 방문자 8명 중 8명 전원이 속했다. 후암동 주민이 5명이 포함되었으나, 실제 건물 소유자가 아닌 임대자가 4명 포함되었고, 소유자 1인 역시 거주기간이 3년이었다. 즉, 유형ⅰ은 외부인의 시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 유형ⅱ: 경제적 가치 중시형

유형ⅱ에는 총 5명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모두 후암동 주민으로 소유자 4명, 임대자 1명이다. 유형ⅱ는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강하게 부정한다. 양극단 진술문에는 경관적 가치와 사회문화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지만, 경제적 가치가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한다(Table 11 참조). 이들은 일본식 건물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외관적으로도 지저분한 건물일 뿐이며,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가치가 없는 골칫덩어리로 표현하였다.

Table 11. Top and bottom Q sentence of Type 2
Score −4 −3 −3 −3 +3 +3 +3 +4
Q sentence Q 16 Q 14 Q 4 Q 19 Q 25 Q 27 Q 30 Q 28
Socio-cultural Socio-cultural Historic Socio-cultural Economical Economical Economical Econom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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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유형ⅱ는 건물이 오래 되어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Q30) 부수고 현대식 건물로 신축하는 것(Q26)이 후암동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실제 후암동 주민으로 구성된 유형ⅱ 응답자들은 낡은 건물의 불편함을 토로하였다. 얇은 벽체와 단일 창은 단열 기능이 낮으므로 임대하기 위해서도 수리를 해야만 하고(P5), 묵은 먼지와 곰팡이 등으로 인한 실제 거주환경이 좋지 않아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면 거주지를 옮기고 싶다는 의견(P13) 등이 있었다.

유형ⅱ는 오래된 일본식 건물군의 실제 거주인 외에도 방문자에게 후암동을 지저분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Q21)이며, 이국적인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Q22). 응답자(P4, P7)는 남산 주변이 전부 현대식 건물로 화려하게 개발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식 건물군이 밀집된 후암동은 낙후되어 보기 싫은 경관으로 방치되었다고 평가하였다. 후암동 일본식 건물들이 이색적인 관광자원이 아니며(Q25) 일본식 건물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Q27)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훌륭한 경관이라면 벌써 많은 방문객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P1, P7) 외부인들은 후암동에 일본식 건물군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생각한다(P7, P4, P13)13).

그런데도 유형ⅱ가 일본식 건물을 소유하는 이유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후암동 재개발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되었고(P4) 용산공원으로 인해 약 3년 전부터 부동산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P4, P7). 따라서 이들은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근대문화재(지역)로 지정되는 것에 반대한다(Q28). 연구자는 일본식 건물군을 활용하여 한국의 군산, 일본의 교토와 같이 상업 거리를 통한 부가수익에 대한 의견을 추가 질문을 하였다. 응답자는 내외부 보수 등 높은 초기비용에 비해, 건물의 작은 규모와 주차공간 부족으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어 수익성이 낮다는 의견(P7)과 도심부에 저층의 근대역사 공간은 현실성이 없다(P4) 등 경제적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갖고 있었다.

3) 유형ⅲ: 사회문화 · 경제적 가치 결합형

유형ⅲ는 모두 후암동 주민(소유자 2명, 임대자 1명)이었다. 이들은 유형ⅰ과 마찬가지로 일본식 건물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일본식 건물의 거주환경에 대한 유형ⅱ의 불평을 동감한다. 그러나 유형ⅲ은 후암동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으며, 일본식 건물군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기대한다. 양극단 진술문에서도 경제적 가치와 사회문화적 가치가 강하게 나타났다(Table 12 참조). 경제적 가치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나, 애착을 기반으로 한 활용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 중시형으로 명명했다.

Table 12. Top and bottom Q sentence of Type 3
Score −4 −3 −3 −3 +3 +3 +3 +4
Q sentence Q 13 Q 25 Q 27 Q 22 Q 28 Q 26 Q 21 Q 30
Socio-Cultural Economical Economical Landscape Economical Economical Landscape Econom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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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유형ⅲ은 노후로 인한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고(Q30), 후암동이 근대문화재(지역)로 지정되면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다(Q28). 그러나 이들은 근대문화재(지역) 지정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살기에는 아주 편한 집은 아니나, 서울의 모든 곳이 아파트 단지로 변화하는 것에 더욱 반대하기 때문이다(P11). 서울 도심에서 마을의 모습을 가진 후암동은 “서울 같지 않은 서울”이라고 비유하며, 특별한 장소성을 강조한다(P2). 이는 후암동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이 있으며(Q4),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을 보존․활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를 알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Q14)과 이어진다. 이들은 용산미군기지(구, 일본군 주둔지)와 후암동의 관계를 강조하며(P2, P3, P11), 후암동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라는 생각을 공유한다. 유형ⅲ에게 일본식 건물군은 자긍심을 저하하는 공간이 아닌(Q16) 역사의 중심이다.

유형ⅲ은 후암동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마을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후암동을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세트장 같다는 의견을 반대한다(Q19). 이는 유형ⅲ의 응답자들이 모두 20년 이상 후암동에서 거주하였던 사람들로 후암동을 본인의 청춘(P11), 성장(P3)공간이자 증거로 생각하였다. 그 때문에 이들은 최근 외지인의 후암동 건물 매매가 많아지는 분위기에 부정적이다. 외지인들은 단순히 투기목적으로 후암동 건물을 구매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유지해온 후암동의 문화와 풍경은 물론이고, 각 건물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였다(P11).

유형ⅲ은 가능하다면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구매하고자 한다(Q27). 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지인보다 본인들이 구매하였을 때 지역색을 잘 유지하기에 바람직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들에게 익숙한 풍경인 일본식 건물군이 외부인들에게는 매력적인 경관임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답자는 몇 년 전부터 후암동을 방문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 것을 몸소 경험하였고(Q25), 노인 인구가 많은 후암동에 젊은 층의 유입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여겼다(P11). 다만, 30대인 응답자(P3)는 SNS상에서 후암동의 상점들에 관한 언급이 많지만 각 상점의 음식 혹은 상품에 집중된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였고, 응답자(P2)는 주말에만 이루어지는 단발성 방문이 아닌 후암동의 지속적인 관광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4) 인식유형 간 특성 비교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유형별 특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Table 13 참조). 유형ⅰ은 사회문화적 가치가 양극단 진술문의 50%로 가장 강하게 드러났고,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중요시하였다. 이들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후암동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중첩된 한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인식하였다. 유형ⅰ에는 후암동에 거주하지 않는 방문자 전원이 포함되었고, 유형ⅰ에 해당하는 주민도 거주기간이 짧았다는 점에서 외부인이자 장소 소비자의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다.

Table 13. Recognition type synthesize
Type Type i : Socio-cultural · historical value type Type ii : Economical value type Type iii : Economical · socio-cultural value type
Modern cultural heritage value 1 Socio-cultural Economical Economical
2 Historical / architectural Landscape Socio-cultural
Representative group Outsider (place consumer) Insider (place provider)
Japanese-style building group Space that symbolizes Huam-dong Place to feel the overlapping history Maintenance expensive messy building Worthless building Memory space of youth and growth attractive space for outsiders
Orientation Preservation Redevelopment (urbanization) Utilization (continuous tourism)
Space for everyday life and a modern cultural space Modern dwellings to live in A modern cultural (tourist)destination where the culture of Huam-dong is maint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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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ⅱ는 경제적 가치를 양극단 진술문의 62.5%, 경관적 가치를 25%로 중요시하였다. 이들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지저분한 건물이고, 활용 가치도 없는 골칫덩어리로 인식하였다. 유형ⅱ는 모두 후암동 거주민으로 구성되었고, 내부인이자 장소 공급자의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유형ⅲ은 유형ⅱ와 함께 경제적 가치가 양극단 진술문의 50%, 사회문화적 가치가 37.5%로 강하게 드러났다. 이들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본인의 청춘과 성장 과정이 담긴 추억의 공간이며, 서울에서 보기 힘든 경관을 갖고 있어 외부인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인식하였다. 유형ⅲ은 유형ⅱ와 마찬가지로 모두 후암동 거주민으로 구성되어 내부인이자 장소 공급자의 시각이다.

각 유형은 중시하는 근대문화유산 가치에 따라 지향하는 후암동 모습도 달랐다. 유형ⅰ은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이 그대로 보존되고, 박제된 관광지가 아닌 일상을 느낄 수 있는 마을 경관의 지속을 바란다. 유형ⅱ는 후암동이 살기 좋은 현대식 주거지로 전면 재개발이 되기를 바라며, 유형ⅲ은 일본식 건물군을 후암동만의 문화가 유지된 관광지로 활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를 바란다. 각 유형의 인식 차이는 근대문화유산 가치의 충돌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형ⅱ와 유형ⅲ의 응답자는 모두 후암동 거주자로 경제적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나,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인식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유형ⅱ는 살기 불편한 일본식 건물군을 제거하고 현대식 건물로 신축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지만, 유형ⅲ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후암동의 풍경을 유지하여 마을 관광 수익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사회문화적 가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형ⅱ는 유형ⅲ 보다 후암동 거주기간이 짧았다(Table 5 참조). 유형ⅱ는 한 명을 제외하고는 거주기간이 10년 이하이고, 그중 한 명은 후암동 거주 경험이 없는 소유자이다. 반면 사회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형ⅲ은 20년 이상 거주하였으며, 마을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었다14).

유형ⅰ과 유형ⅲ의 인식 차이에서는 소비자와 공급자 간 가치충돌로 이해된다. 유형ⅲ은 늘어나는 후암동 방문객 때문에 일본식 건물군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외부인이자 장소 소비자인 유형ⅰ은 후암동의 상업화를 원하지 않고 현재와 같이 마을의 모습을 유지하길 바란다. 이처럼 근대문화유산의 경제적 활용에 관한 소비자와 공급자 간 가치충돌은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관찰된다. 상업화, 관광화에 의존하는 다수의 근대문화유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

유형ⅰ과 유형ⅲ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근대문화유산으로 판단하였으나, 유형ⅱ는 근대문화유산의 인정은 완전한 보존으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한편, 유형ⅰ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근대문화유산으로는 인정하나, 유산을 박제된 보존으로 오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형ⅰ의 응답자(P17)는 서울시 종로구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예로 들면서 근대문화유산의 인정으로 거주민의 생활문화가 사라질 수 있음을 걱정하였다. 이들은 일본식 건물군을 한국 주거공간의 변천을 볼 수 있고, 현재도 변화하는 중이라는 생각에서 보존해야 할 ‘유산’이라기보다는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생활문화’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은 현재까지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종류와 범위가 굉장히 한정적이었고 보존과 활용의 다양성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거주자인 유형ⅱ와 유형ⅲ의 Q 설문을 통하여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의 낙후된 거주환경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외부인인 유형ⅰ은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의 거주환경을 알지 못했고, 근대 마을 모습과 한국 주거의 변천을 볼 수 있는 후암동의 풍경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근대문화유산으로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을 보존․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에 대한 고려와 낙후된 생활환경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생활환경을 높이면서도 근대문화적 가치가 살아있는 공간에 대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소유자가 선택할 수 있는 근대건축물 활용 방안이 다양해져야 하며,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 지속할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Q 방법론을 이용하여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근대문화유산 가치 인식을 분석하였다. 연구의 결과, 이해관계자의 인식은 3가지 유형으로 도출되었고, 유형별로 중시하는 근대문화유산 가치에 따라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태도와 지향점이 달랐다. 유형ⅰ:사회문화 · 역사적 가치 결합형은 일본식 건물군을 가장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집단으로 일본식 건물군을 후암동의 지역 정체성이자 주거공간으로서의 문화가 역사가 담긴 것으로 이해하였다. 유형ⅱ:경제적 가치 중시형은 일본식 건물군을 유산적 가치보다 보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집단으로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유형ⅲ:사회문화 · 경제적 가치 결합형은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집단으로 근대문화유산을 단순히 문화재가 아닌 상품화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식유형 간 차이는 근대문화유산 가치의 충돌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는 일본식 건물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 사회문화적 가치 인정과 공유, 장소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가치충돌 등이 관찰되었다. 이는 Cho(2001)가 말한 근대문화유산의 본질인 ‘가치의 상충성’으로 이해되며, 이들 간의 가치충돌이 해결될 때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대한 건강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언하자면, 본 연구의 대상지인 후암동은 서울 안에 위치하고 일상 거주공간인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사유재산에 대한 고려, 낙후된 생활환경 개선, 근대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는 향후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에 대한 보존 및 활용의 기초자료 구축과 갈등 해결을 통한 지속 가능한 면적 문화유산 활용의 실마리를 제시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Q 방법론을 사용한 본 연구는 서울 중심부에 밀집된 일본식 건물군의 인식을 심층적으로 접근하였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에 직접권리가 있는 이해관계자를 연구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가 갖는 의미는 크다. Q 방법론은 주관성 연구로써 연구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본 연구로 확인한 쟁점과 인식유형은 향후 후암동 일본식 건물군에 관한 객관적 연구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식 건물군은 곳곳에 다양한 사례가 있으나, 지역마다 상황과 조건이 다르다. 따라서 양적 연구와 제도 수립 이전에 본 연구와 같이 각 대상지를 깊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일본식 건물 밀집 지역 대한 일반적인 갈등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향후 다양한 지역과의 비교 연구가 필요하며, 이는 후속 연구로 남긴다.

Notes

러일전쟁 발발 후 1904년 2월 23일 한일의정서를 바탕으로 일본군은 한국에 주둔하게 되었고, 1908년 용산에 일본인 병영이 완공, 현재에는 용산 미군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SBS(2019), Financial news(2019), Herald Economic(2019), JoongAng Ilbo(2019)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후암동의 일본식 건물군에 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에 대해 논하였다.

Kim(2016b)은 Q 방법론의 객관적 방식은 배경적 변수 간 상관관계와 요인 파악하는 R 방법론과 달리 사람 간의 상관관계·요인을 분석하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Park(2003)은 역사적 도시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 층’이고,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보전은 과거의 역사가 현재 사람들에 의해 경험되며, 역사적 연속성을 부여받는다고 설명한다.

5×2 구조는 근대문화유산 가치(5) × 긍정과 부정(2)을 의미한다.

Q 방법론은 단일표본 연구도 진행 가능할 정도로(Kim, 2010a) 소표본의 원칙(small Sample doctrine)을 따른다(Cho, 2018).

연구대상자와의 면접은 Q 설문과 추가 질문을 포함하여 최단 약 25분에서 최장 약 50분까지 진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통계 프로그램인 PQMethod는 국제 주관성 학회(qmethod.org)에서 추천하는 프로그램이자 모든 운영체제에서 활용 가능한 공개 소프트웨어이다. Peter Schmolck에 의해 유지·보수되고 있으며, Kent State University의 John Atkinson의 FORTRAN 코드를 기반으로 한다.

베리맥스(Verimax) 회전은 변수 간 공통점을 찾아내어 하나의 요인으로 묶는 요인회전 방식 중 하나이다. 베리멕스는 변수의 수를 최소화하는 직교 회전 방법이다.

고유치 1.00 이상을 기준으로는 4가지 유형이 나왔으나, 단 1명만으로 구성된 유형이 존재하여, 3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Table 7은 각 유형이 얼마나 상관성이 높은가를 보여준다. 가장 높은 수치였던 유형1과 유형3의 상관성이 0.34라는 의미는 약 34%가 관련있음을 의미한다. Q 방법론을 사용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Ryu(2016b)는 가장 높은 상관성이 49.5%, Park and Shin(2014)은 26.0%라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인식 유형별 최대 상관성 수치인 34%는 3가지 유형별 특성에 대한 유의미한 설명력을 갖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주민 1명의 경우 ‘네덜란드’ 양식을 직접 언급하였고, 나머지 3명은 ‘서양’으로 표현하였다.

P1은 한국인은 방문하지 않으나 삼광초등학교(당시, 삼판초)를 졸업한 일본인이 찾아오는 경우는 꽤 많다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임대자인 P13은 후암동에 이사를 올 때 일본식 건물들이 있는 곳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P2는 자녀를 성장시키는 동안 자녀의 친구 부모와의 모임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P3과 P11은 후암동에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동창 모임이 있다. P3는 현재 동창생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P11의 경우 동창 이외에도 금요일마다 성당 모임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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