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조선시대와 현대의 산 향유 양상 고찰 및 발전 방향 모색 - 경북 선비문화권 주요 명산(名山)을 대상으로 -

박지은*, 양유선*, 함연수*, 이나희**, 성종상***,****
Ji-eun Park*, Yoo-sun Yang*, Yeon-su Hamm*, Na-Hee Lee**, Jong-Sang Sung***,****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협동과정조경학 박사과정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겸무연구원
*Ph.D. Student,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Landscap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Maste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Researcher,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Seoul National University

본 논문은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의 지원을 받았음. 2019국립수목원 일반연구개발사업(과제고유번호 1405004176)으로 수행한 위탁과제연구 ‘한국 명산의 숲 정원 고유문화 발굴 연구-경북 선비문화권 내 조선유학자를 중심으로’ 내용 일부를 발전시킨 연구임.

Corresponding author: Jong-Sang Sung,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 +82-2-880-1423, E-mail: jssun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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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Nov 09, 2021; Revised: Dec 13, 2021; Accepted: Dec 13, 2021

Published Online: Dec 31, 2021

국문초록

우리나라는 산지형 국가로 예로부터 산은 국민의 일상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산림 향유 문화의 역사적 켜가 두텁다. 따라서 한국 산의 풍부한 유산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다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이에 본 연구는 유산(遊山)문화가 성행하였던 조선시대의 산림 향유 문화와 현대 산림 여가 문화 양상을 비교하여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산 향유 문화의 발전 방향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청량산, 소백산, 속리산의 유산기록과 현대사회의 블로그 산행 글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조선시대 선비들은 산을 학문과 심신 수련의 장, 연회와 문예활동의 공간으로 찾고 있었다. 그리고 산에 오랜 시간 머물며 산수풍경을 오롯이 즐기고 자연 경관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예 및 풍류 활동을 하는 등 유산 문화를 꽃피웠다. 반면 현대인들은 산을 하루 반나절 동안 빠르게 완주하는 공간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산림 경관을 단순한 조망에서 나아가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산행과 관련한 정보수집이 용이하고 기술 및 교통의 발달로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산행을 상황에 맞게 운영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향후 한국 고유의 산림 향유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대사회의 산행의 이점은 살리고 과거 풍부했던 유산(遊山)문화를 재해석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등반에 치우친 산행이 아닌 산의 풍경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유람(遊覽)형 산행을 제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산수 경관이 다양한 산림 휴양 활동 및 문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적절한 공간 조성 및 배치와 더불어 지역의 역사․인문 콘텐츠와 사찰 및 인력 자원을 적극 연계하여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ABSTRACT

In Korea, mountains constitute 60 percent of the total land area. For a long time, mountains have been deeply involved in people's daily lives, acting as a significant layer of culture. For those reasons, it would be meaningful to shed light on the values of the mountain culture of Korea and seek various ways to utilize them. Therefore, this study aims to explore Korea's mountain enjoyment culture, considering the mountain leisure in the Joseon Dynasty period, when the heritage of mountain enjoying culture was prevalent, and that of the present era. For the analysis, hiking records of the Joseon Dynasty and present-day hiking blog posts related to three famous mountains in Korea were examined. Findings show that people stayed in the mountains for a long time in the Joseon Dynasty, concentrating on the landscape deeply, and various academic and artistic cultures flourished there. In contrast, contemporary people regard the mountain merely as a space to access the peak and climb down quickly within a day. Therefore, the landscape of the mountain cannot be used as a cultural asset beyond natural scenery. However, there are several positive aspects to today's climbing culture. For example, it is easy to obtain information on climbing and feasible ways to conduct various sizes and concepts of hiking due to the development of technology and transportation. In order to develop Korea's unique mountain enjoyment culture in the future, we should propose a ‘leisurely hike’ that allows people to enjoy the mountain scenery fully and sublimating it into culture, rather than being hiking that is limited to climbing. In addition, it is essential to create suitable spaces, arranging them appropriately to utilize the history and humanities context of the mountain, and connect local facilities and the workforce, thereby causing the development of various mountain enjoyment cultures.

Keywords: 산림 여가 문화; 산행 기록; 유산기(遊山記); 블로그 글; 유람형 산행
Keywords: Mountain Recreational Culture; Hiking Writing; Yusangi; Blog Posts; Leisurely Hiking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0퍼센트가 산으로 구성된 산지형 국가로 산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산은 예로부터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일상의 공간이었고, 현대인들의 취미 조사에서 등산이 선호 취미 1위에 선정1)될 정도로 여전히 선호되는 여가 공간이다. 한국 산은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국민의 삶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두터운 역사적 켜와 풍부한 인문 경관학적 문화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은 수려한 생태 자원뿐 아니라 유무형의 역사․인문 자원을 다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 더욱이 오늘날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여가 생활에 대한 관심 증대로 ‘캠핑’, ‘트레킹’과 같은 산림 휴양 활동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2)있다. 그리고 단순한 산 방문만이 아닌 산이 갖고 있는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Park et al., 2010; Lee and Kim, 2001). 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산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산림 여가 문화의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최근 산림청이「숲 정원」정책과제3)를 공표하고, 지자체 산림 자원을 ‘지방 정원’으로 선정하는 등 산림자원과 정원 문화를 접목하여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처럼 더 이상 산을 등반(登攀)의 장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정원과 같이 사람들이 머물고, 휴식하며 즐기는 향유의 공간으로 접근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국 명산의 역사․문화 자원을 다양하게 융․복합하여 새로운 산림 여가 문화 및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기존의 등산 위주의 단편적인 산림 이용 양상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는 명사(조선 유학자), 명원(원림과 구곡 등)과 산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은거, 구곡, 원림 문화와 같은 다양한 산림 문화가 꽃 폈던 시기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산림 유적 및 유산기, 의원기와 같은 다양한 사료가 잔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다. 따라서 조선시대 산림 향유 문화 기록물을 분석하고 한국 고유의 정서가 담긴 산림 문화를 도출하여 이를 대중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산림 휴양 문화 연구에 있어 그 의의가 상당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국내 유수의 산을 대상으로 한국 고유의 산 향유 문화를 찾고 현대의 산 향유행태에 빗대어 봄으로써 현대사회에서 산이 갖는 여가․문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고찰해 보려한다.

2. 선행연구 분석 및 한계

본 연구는 한국 고유의 산림 여가 문화의 발굴 및 활용이 주요한 목적으로 이와 관련한 국내 선행연구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연구 주제와 관련하여 키워드를 크게 ‘전통 산림 향유 문화’와 ‘현대 산림 여가 문화’ 및 ‘현대 산림 경관 문화’로 나누어 살폈다.

‘전통 산림 향유 문화’ 연구로 Jang et al.(2011)은 경북 청량산의 유산기록물 내용을 토대로 조선시대 산행객들이 자주 향유하던 주요 산림 경관요소를 선별하고 경관요소의 세부 형상과 활용 양상, 경관 조망 방식에 관하여 분석하였다. Lee et al.(2011)은 조선시대 지리산 유람록 분석을 통해 당시 산행의 목적과 여정 및 유람의 행태적 특성을 살핌으로써 옛 사대부들의 산림 향유문화를 연구하였다. 또한 Lee(2017)는 삼각산 유산(遊山)기록 여정의 특성과 경관 체험 양상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그 의미를 논하고 있다. 유람기록 외에 Kim and Choi(2015)는 원림 향유문화와 관련한 고문헌 및 그림 분석으로 조선후기의 원림 및 원림 향유문화의 특징을 분석하고 당시대 산수 자연관을 논하고 있다. Choi(2018)는 조선시대 청량산 기행 가사의 분석을 통해 남성 중심의 유산기와는 차별화된 여성 유산(遊山)문화의 특성과 의의를 살폈다. 한국 고유의 산림 향유 문화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조선시대 유산(遊山)기 혹은 산행을 기록한 시서화 등의 고문헌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 산림 여가문화’ 연구로 Park et al.(2010)은 설문조사 및 통계분석으로 수도권 거주자의 산림 방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고, 산림의 문화적 수요 확대에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Lee et al.(2011)은 지리산 숲길 이용객 설문 조사로 숲 길 체험 인자들이 만족도와 재방문 및 추천 의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함으로써 향후 숲길 개선 방안을 제안하였다. Jeon et al.(2013)은 주요 산림 향유 요소와 만족도를 설문하였고, 산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산림휴양가치 지불 의사액 등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살폈다. Lee et al.(2019)은 산림 문화이벤트에 관하여 행사 참관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여 IPA기법으로 산림 문화 관광에 영향을 미치는 매력요소를 탐구하고 있었다.

‘현대 산림 경관 문화’ 연구는 산림 경관의 생태적인 관점연구는 배제하고, 산림 경관의 인문학적 관점에서 가치와 의미를 논한 연구 위주로 살폈다. Cho and Im(2013)은 북한산길 경관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선정하여 산행객에게 해당 이미지를 나타내는 형용사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으로 방문객의 산길 선호도를 분석하고 경관과 산행 만족도와의 상관성을 살폈다. Min et al.(2014)은 시각 외에도 사운드 스케이프와 같은 청각이 산림 경관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등 다중감각을 통한 경관 인식 및 선호도를 평가하였다. Han et al.(2011)은 경관지수를 활용하여 산림청이 지정한 명산과 일반산의 산림 경관의 구조적 차이를 살폈고, 산행객의 경관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의 지형 및 임상과 영급 등과 같은 산림 구조의 특성을 살폈다.

선행연구 분석결과 다음과 같은 연구의 한계점이 있었다. ‘전통 산림 향유 문화’는 연구 시점이 과거에 한정되어 있어 전통 산림 휴양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거나 현대사회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는 부족하였다. 따라서 과거 성행하였던 전통 산림 향유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현대 산림 경관 및 여가 문화 연구는 산행객이 산림 경관과 산 운영 프로그램 및 시설, 산과 관련한 지역 자산 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지를 탐색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산림 경관 및 자원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더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 등 산림 이용 행태를 산림 여가 문화 관점에서 살피는 연구는 미흡하였다. 이는 조선시대의 산 향유 방식을 한국 고유의 유산(遊山)문화로 정의하여 당시 산수 경관에 대한 시각과 산림 향유 행위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 전통 산림 문화 연구와 비교해 보았을 때 현대는 산림 경관 향유 행태를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오늘날의 산 활용 양상을 현대 산림 향유 문화로 정의하여 그 인식 및 이용 특성 살피고 과거 조선시대 산수유람 문화와 함께 분석함으로써 현대사회의 산림 여가 문화의 확장 방향을 모색해 보려한다.

3. 연구 범위 및 방법

연구 방법은 유산기(遊山記) 및 블로그(Blog) 산행기록 분석이다. 조선시대 산림향유 문화 분석은 그 시대 대표 산행 기록유산물인 유산기를 대상으로 하였고, 현대인의 산 향유 양상 분석은 대표 온라인 플랫폼4)의 산행 글을 분석하였다. 유산기는 과거 산을 유람하며 산행 내용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기록유산으로 다른 문학작품에 비해 여정, 장소에 대한 소회, 견문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으며 산수경관에 대한 묘사뿐만 아니라 당시대의 산행 경로 및 향유 행태 등을 살필 수 있다. 또 조선시대 산행객의 산수 자연관과 산에서 보고 느낀 소회가 기록되어 있어 한국 전통의 산림 향유 문화를 분석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블로그 글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활용하여 개인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상세히 작성할 수 있어 정보 제공의 설명 글, 작성자의 생각이 담긴 담론 등이 복합적으로 기술된다.5)또한 작성 일자를 확인하기 용이하며, 여타 글과 사진을 토대로 작성자의 특성을 파악하기에 좋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도메인 1순위 웹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블로그의 산행 기록을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 담긴 하나의 담론으로 간주하여 현대인의 산 활용 양상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아래 Table 1의 항목에 기준하였다. 우선 산행 시기, 일정 및 인원 등 전반적인 산행 개요를 살폈다. 그 다음으로 산행객이 즐겨 찾은 주요 산 향유 지점 및 요소와 주요 산림 향유 행태를 살폈다. 자주 언급되는 산 향유 지점 및 요소, 향유 행위가 산행객의 산림 향유 양상을 대변한다고 보았다. 특정 장소를 찾아가 머물며 산을 즐겼다는 내용이 언급된 경우 그 곳을 ‘주요 산 향유 지점’으로 기록하였고, 향유 대상이 되는 산 자원을 ‘주요 산 향유 요소’로 기록하였다. 최종적으로 그 기록 빈도를 종합하여 ‘주요 산 향유 지점 및 요소’ 빈도표로 정리하였다. 산 향유 행태도 단순한 이동 외에 산을 배경 및 대상으로 활용하여 즐긴 행위 일체를 기록하고 그 빈도를 살폈다.

Table 1. Mountain enjoyment analysis factors of Yusangi and hiking blog posts
Item Analysis factor
Outline Characteristics of the author(age/gender/purpose of hiking), the timing and period, the schedule and movement, and the number of people of hiking, etc.
Spatial analysis Major mountain enjoyment points, geographical & location characteristics(surroundings, scenery, etc.)
Landscape elements enjoyed, implicit expressions and descriptions texts of the landscape characteristics
Behavior analysis Enjoyment behaviors taken by mountain visitors at major forest enjoyment po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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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효율성 담보를 위해 시간적 범위는 산림 향유 문화가 성행하였고, 이에 대한 기록이 다수 잔존하여 산 향유 문화 분석이 용이한 조선시대에 한정하여 현시대와 비교하였다. 공간적 범위는 유수의 산이 밀집해 있고, 조선시대 명산의 인문․경관 자원이풍부한 경상북도 선비문화권으로 하였다. 2002년에 발표한 ‘산림청 100대 명산’ 중 10개소가 선비문화권에 위치해 있는데, 그 중 유산 기록물과 기타 문학 작품의 수, 팔경 및 구곡 등의 산림 유산의 유무를 분석6)한 결과 Table 2와 같이 ‘소백산’, ‘속리산’, ‘청량산’ 3개소 산이 다른 산에 비해 다수의 역사․문화 자원과 산림 경관 자원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위 3개의 산을 대표 연구 사례 지역으로 하였다

Table 2. Landscape documentary heritage and resources of major mountains of Seonbi cultural zone in Gyeongsangbuk-do*

Legend: (△:less than 10 ○:less than 30, ◎:30 or more)

Mountain Landscape record heritage Landscape elements
Record of forest excursions Poetry Painting Other literature Eight scenery Nine valleys
Daeyasan · · · · · ·
Sobaeksan · ·
Songnisan · ·
Eungbongsan · · · · · ·
Juheulsan · · · · · ·
Juwangsan · · · · ·
Cheongnyangsan · · · ·
Taebaeksan · · · · ·
Hwangjangsan · · · · · ·
Heeyangsan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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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조선시대 유학자의 산 향유 양상

1. 유산기(遊山記) 개요

청량산, 소백산, 속리산의 유산기 중 산림 경관 및 산수 유람행태가 상세히 적힌 것을 선별하여 Table 3과 같이 총 39개의 유산기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선별된 유산기의 산행 시기는 청량산은 봄․가을이 각기 6개, 겨울 2개, 여름 산행 1개였다. 소백산의 경우는 봄 11개와 여름 4개의 산행이었고, 속리산은 9개 중 6개는 봄철 산행에 관한 기록이었으며, 나머지는 가을철 산행 이었다(Table 4 참조). 유산기의 작성자는 사대부 남성으로 유학자였다. 그리고 유산기에 기록된 산행시기에 작성자 연령은 20~30대(청년)와 40~50대(중장년)가 주를 이뤘다.

Table 3. List of major Yusangi of Mt.Cheongnyang, Sobaek, Songni
Cheongryangsan Yusangi [15/15] Sobaeksan Yusangi [11/15]
Yucheongryangsanrok(1544)
Yucheongryangsanrok(1570)
Yucheongryangsanrok(1575)
Yucheongryangsan(1579)
Yucheongryangsan(1582)
Cheongryangsanyusanrok(1600)
Yucheongryangsangibyeongseo(1601)
Yucheongryangsanrok(1614)
Cheongryangsanyurok(1647)
Yucheongryangsangibyeongseo (unknown)
Yucheongryangsangi(1759)
Cheongryanggi(1821)
Yucheongryangsanrok(1825)
Yucheongryangsanrok(1882)
Yucheongryangsanrok(1924)
Sobaeksanyurok(1747)
Huyusobaeksanrok(1760)
Sobaegyusangi(1774)
Yusobaeksanrok(1774)
Yusobaekgi(1828)
Yusobaeksanrok(1875)
Sobaeksanyurok(1894)
Sobaegyuhaengilgi(1923)
Yusobaeksangi(1932)
Baeksansuseungrok(1933)
Yusobaeksanrok(1933)
Sobaeksan Yusangi [4/15] Sokrisan Yusangi [9/9]
Sobaeksanyusanrok(1549)
Yusobaeksangi(1579)
Yusobaeksanrok(1586)
Sobaegyurok(1740)
Sokrinamyurok(1634)
Yusokrisanrok(1654)
Sokrisangi(1740)
Sokrisangi(1744)
Sokrihaenggi(1747)
Yusokrisangi(1787)
Yusokrisangi(1850)
Sokrihoeugi(1862)
Yusokrisangi(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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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4. Hiking season of the three mountains in the Yusangi
Cheongnyangsan Sobaeksan Songnisan
Spring 6 11 6
Summer 1 4 -
Fall 6 - 3
Winter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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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동반 유형은 주로 친우들과 함께 여럿이 산을 즐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혼자 산을 방문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짐꾼과 산길 안내자가 동행을 한다. 산행 인원은 산 방문 목적 및 향유 행태에 따라 달리 나타났는데 일상생활 속 가벼운 일탈 또는 수양을 목적으로 산을 방문하는 경우 산행 동반자 수가 적으나, 금강산, 지리산 등 일상 거주지에서 벗어나 명산을 방문할 경우에는 혼자보다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우와 더불어 거문고와 피리 등을 연주할 수 있는 악공(樂工)과 화공을 동반한 유람을 즐겼다(Jung, 2014).이러한 양상은 유산기 외 Figure 1과 같은 산수 유람도 등의 회화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로 한 명의 선비가 소나무 아래에서 낙하하는 폭포를 관조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윤두서의 <송하관폭도(松下觀瀑圖)>를 살펴보면 단일 주체가 산수를 관조하며 자연의 실체와 본성을 정적으로 수용하고 감흥을 즐기고 있다. 반대로 겸재 정선의 금강산 유람을 담은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嶽圖帖)>, 봄맞이로 필운동 꽃놀이를 즐기러 간 선비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필운대상춘(弼雲臺賞春)>, 정수영의 송하가회<(松下佳會)> 등에서는 여럿이 모여 산천을 관조하고 시작(詩作)과 술 또는 차를 마시며 경관의 흥취를 나누는 풍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들 곁에는 시동 혹은 하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노새를 관리하고 있거나 선비 곁에서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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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Mountain enjoyment aspects on paintings in Joseon dynasty

Sorce: a: Jeongseon, Songhagwanpogdo, unkown.

b: Jeongseon, SinmyonyeonPungakdocheop,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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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산기 분석 결과
1) 향유 지점 및 요소

청량산의 주요 산 향유 지점은 절(146회), 대(84회), 봉우리(36회), 굴(27회) 순이었다. 청량산은 다른 산에 비해 굴(窟) 언급 빈도가 높았는데, 김생의 일화가 담긴 ‘김생굴’은 삼국시대 명필가 김생이 학문을 수행했던 곳으로 학문 수양을 중시하는 조선 선비들의 단골 방문 장소였다. 소백산은 절(52회)과 봉우리(28회), 그 다음으로 계곡/폭포(19회), 대(18회)순이었다. 소백산은 명사를 따라 ‘죽계구곡’을 찾는 이들이 많아 ‘계곡(15회)’ 언급빈도가 높았다. 속리산은 ‘절(42회)’과 ‘석/바위(26회)’, ‘봉우리(20회)’, ‘대(18회)’순으로 다른 산에 비해 ‘석/바위’의 언급이 많았다. 세 산 모두 주요 산림 향유 지점으로 ‘절’과 ‘대’, ‘봉우리’로 공통되게 높게 나타났으며, 그 외로 ‘계곡/폭포’나 ‘석/바위’ 언급 비중이 높은 등 서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Table 5 참조). 따라서 세 산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거론되는 ‘절’과 ‘대’, ‘봉우리’와 같은 산 향유 요소별로 언급빈도가 높은 까닭과 향유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Table 5. Frequency of major enjoyment points & factors mentioned in the Yusangi of Mt. Cheongnyang, Sobaek, and Songni
Cheongnyangsan Sobaeksan Songnisan Total (%)
Frequency Ratio Frequency Ratio Frequency Ratio
Temple 146 46.8 52 36.9 42 28.0 37.22
Dae 84 26.9 18 12.8 18 12.0 17.23
Mountain peak 36 11.5 28 19.9 20 13.3 14.91
Cave 27 8.7 1 0.7 5 3.3 4.23
Valley/waterfall - - 19 13.5 8 5.3 6.27
Spring water 9 2.9 - - 5 3.3 2.07
Stone/rock 2 0.6 12 8.5 26 17.3 8.83
Pavilion - - 7 5.0 14 9.3 4.77
Door/entrance - - - - 9 6.0 2.00
Seowon 4 1.3 - - - - 0.43
Etc. - - 4 2.8 3 2.0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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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사찰)

조선시대에는 수일에 걸쳐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유숙을 위해 사찰 방문은 필수였다. 또한 절은 보통 풍경이 뛰어나고 시야가 확보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요 경관 향유 지점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유산기록엔 절에 머물면서 산수풍경을 감상하였다는 글귀가 자주 발견된다. ‘평범한 사람의 발자취가 닿을 곳이 아니었다(Kwon, 1575)’, ‘맑고 고요한 절은 가장 깊숙한 곳에 있어 흡사 인간 세상이 아닌 듯하다(Kim, 1933)’는 등 사찰 풍경이 비현실적이라는 표현이 자주 엿보인다. 그리고 절 주위를 살피면서 ‘연화․금탑 양봉이 좌우로 펼쳐진 반상과 같고 경일․자소․선학 세 봉우리가 병풍을 두른 것 같이 앉아 있다(Bae, 1600)’거나, ‘연화봉과 금탑봉의 두 봉우리가 벽처럼 좌우에 서 있다(Kwon, 1575)’는 등 주변 산세를 묘사하고 있다.

초암사에 이르니 산수의 경치가 심히 기이하여 오르내리면서 구경을 하려고 했으나 날이 저물고 기운이 피곤하여 능히 다리를 옮긴 수가 없기에 절간에서 조금 쉬고 큰절에 이르니 맑은 시냇물이 계단을 둘러 흐르고 기이한 바위가 문 앞을 막아서니 모두가 아름다운 경치인데... [Kwon, 1774]

(2) 산봉우리

산봉우리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풍경에 대한 소회를 기록하는 경우와 직접 봉우리에 올라가서 산 아래 및 주변 풍경을 조망하며 소감을 밝히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산봉우리를 감상하는 경우 봉우리의 웅장한 형세를 바라보며 ‘창고/벽과 같다’(Sin, 1579; Hwang, 1933)고 하거나 ‘병풍/휘장’(Kwon, 1575; Bae, 1600; Lee, 1787)에 비유하기도 하고, ‘붓끝 같다’(Kwon, 1575), ‘연적 같다’(Kim, 1759)’, ‘눈앞에 책상과 같다’(Bae, 1600) 등 일상 사물에 빗대어 상세히 형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 외에 ‘솟아오르거나 날아가는 형상이나 춤을 추는 형상 같다’(Bae, 1600; Bae, 1647; Kim, 1932)는 등 산봉우리의 하늘을 찌를 듯한 형세를 역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축융봉은 산중에 오직 이 봉우리만이 흙을 이고 높이 공중에 있는데 가장 높은 봉우리 두 돌의 모습은 마치 봉황이 날아가는 것 같아 바라보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홍을 북돋운다.[Bae, 1647]

봉우리에 올라가서는 산아래 풍경의 비현실적인 모습을 묘사하여 기술하거나 나라와 임금, 선인을 생각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소백산 국망봉에서 경성(京城)을 바라보며 ‘북으로 용문산을 바라보면 한양까지 보이는데, 하늘이 맑고 해가 밝으면 임금님 계신 궁궐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하다.’(Han, 1586)하거나 청량산 연적봉에서 산 아래 풍경을 보며 ‘공자가 동산에 올라서 노나라도 작구나. 태산에 올라서는 천하도 작구나라고 한 기상이 또한 상상되었다’(Kim, 1579)고 기록하고 있다.

(3) 대

대(臺)는 산 중턱에 자리한 평평한 공간으로 산수풍경을 감상하기 적합한 산림 향유 지점이다. 그래서 선현들은 주위 풍경이 수려한 곳의 ‘대’를 명명하여 지정하고 그곳에 머물며 산수 절경을 즐겼다. 대를 즐기는 방식은 대를 바라보며 그 형세를 품평하거나 관련 일화를 떠올리는 경우와 대에 올라가 주변을 살피고 품평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보통 대는 대의 이름을 짓거나 그 곳에 석각을 남긴 명사와 관련한 일화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내용이 유산기에 언급되어 있었다. 대에 올라서는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대 아래쪽 폭포나 개울 등 수계풍경의 아름다움을 오감을 살린 감성적 표현으로 묘사하는 글귀가 자주 보인다.

앞 시내 맑은 못 위에 우뚝하게 서 있는 돌이 있는데 십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것을 '청운대' 라고 이름을 부르는데 옛날 우리 퇴계 선생께서 명명하신 것으로 푸른 이끼가 완전하게 에워싸고 있어서 구불구불 피어오르는 연기를 찾을 길이 없다.[Hwang, 1933]

학소대 아래가 은폭동인데 여러 개의 큰 바위가 마치 집채만 하고, 물이 땅에서 솟아 폭포가 그 가운데로 쏟아 부니 물의 흐름은 보이지 않고, 단지 빠른 우레와 소나기가 발밑에서 다투는 듯하니 마치 장차 많은 바위가 떠내려 갈 것 같아...[Park, 1868]

2) 향유 행태

산행 인원은 1~2인부터 많게는 10명 이상 다양하며, 산행도중에 동행자가 합류하는 등 인원 변동이 잦았다. 특이점은 혼자 방문한 것처럼 기록된 유산기도 ‘하인’, ‘가마 메는 자’, ‘시 읊는 아이’ 등이 중간에 언급되어 정식으로 기록되지 않은 동행자가 함께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실제 1인 산행은 없다고 봐야 하겠다. 산행일정은 최소 3~7일인 경우가 많았고, 일주일이 넘는 경우도 상당했다(Table 6, 7 참조). 이는 당시 유람객 대부분 도보가 아닌 남여승(藍輿僧)이 메는 가마를 타고 산행(Jung, 2009)7)하여 이동시간이 길었고, 산 속에서 장시간 머물며 산 절경을 다양한 문예활동을 통해 즐겼기 때문이다.

Table 6. Size of the people accompanying the hiking in Yusangi
Hiking scale(People)
Cheongryangsan Sobaeksan Songnisan
1~2 people 2(13.3%) - 8(89.0%)
3~5 people 3(20.0%) 6(40.0%)
6~9 people 6(40.0%) 4(26.7%) 1(11.0%)
10 or more 2(13.3%) 5(33.3%) -
Unknown 2(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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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7. Hiking period indicated in the Yusangi
Hiking scale(Duration)
Cheongryangsan Sobaeksan Songnisan
1~2 days - - -
3~7 days 7(46.67%) 14(93.3%) 3(33.3%)
8~14 days 6(40.0%) 1(6.67%) -
14 days~ 2(13.3%) - -
Unknown - - 6(6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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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산의 산 향유 행태는 유사점이 많았는데, ‘사찰 유숙’, ‘산수 경치 조망’, ‘경물 감상’이 가장 많이 거론된 행위였다. 그 외 ‘승려의 길 안내 받기’도 당시 산행에 필수였으며, ‘시작(詩作), 음풍농월(吟風弄月), 음주가무(飮酒歌舞), 다도 및 담소’와 같은 문예 및 풍류 활동이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되었다(Figure 2 참조). 당시 유람객들은 주세붕 등 명사의 유산기를 읽고 이를 자신의 유람에 반영하기도 하였는데, 이들의 주요 산 방문 지점과 향유 행태가 유사하게 나타났다. 특히 퇴계 이황은 청량산을 오가산(吾家山)이라 명하고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그를 따르던 후인들이 청량산에 오산당(吾山堂)을 세우고 순례지로 방문하는 등 선현을 따라 산을 향유하기도 하였다(Jung, 2005). 청량산 유산기의 주요 산 향유 내용을 Table 8과 같이 ‘경관 감상’, ‘자연과의 교감’, ‘풍류’로 구분하여 정리해 보았다. 유산기록에서 자주 발견되는 ‘경관 감상’은 경관을 조망하고 사시가경과 묘사를 통해 산 풍경에서 느껴지는 감흥과 흥취를 담아내는 것이다. ‘자연과의 교감’은 물경(物景)에 자아를 의탁하여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수양하는 것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산 향유 행태가 나타난 이유는 당시 선비들은 성리학에 따라 자연은 변치 않는 천리(天理)에 의해 운행되고 따라서 자연 그 자체가 성리학적 도가 구현된 실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풍류(風流)’는 산수유람 본연의 뜻을 가장 잘 드러내는 활동이다. 본디 유람이란 어원의 뜻 그대로 ‘돌아다니며 구경함’으로 좋은 경치를 즐기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산을 즐겼던 ‘시작(詩作)’,‘음주가무(飮酒歌舞)’와 같은 활동들이 이에 속한다. 선연들이 산속 풍경을 보고 시를 짓거나 시구를 읊고 노래를 부르는 것(吟風弄月)과 더불어 유람 동반자와 함께 자연 속에서 악공의 연주를 벗 삼아 음주가무를 즐겼던 유흥적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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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Frequency of mountain enjoyment mentioned in the Yusangi of the three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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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8. Contents related to the enjoying behavior in the Cheongnyang Mountain climbing group
Behavior Contents Literature
Landscape view and description I took off my Dorong raincoat and sat at Pangak looking at Yeonhwa Peak, the high peak stood as if it had been carved./after writing about the snowy peaks, icy valleys, mountains like folding screens, and water that sounds like a Bipa(琵琶), sometimes I enjoyed to read them, then everything that seems to be clear in front of me and the outstanding scenery of hermitages gathered on the desk. Kwon Ho-Moon(1570),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The rock wall rises as if pressing and icicles are stuck in the air, making it look like a jade rainbow hanging down, so it was strange and special./ When you go up and look around, it faces Chukyongbong peak to the south, so it is located in the center when viewed from the ground. Kwon Woo(1575),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Sitting side by side with friends on the rock of Yeondae Temple, I admire the peaks with sunset, fog rising, and harmony of the ever-changing. Clouds flocked in a short time and the mountain appeared and disappeared like a topknot is completely revealed or only half of the combed-back hair is opened. Kim Deuk-yeon(1579),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Communicating with nature (物我一體) I came out of Seodae in the evening and sat on the moonlight for a long time.
Listening to the sound of the waterfall all night at Kimsaeng Cave was refreshing and worth saving.
Ju Se Bong(1544), Yoo Cheongnyangsan Rok(遊淸凉山錄)
There is spring behind the temple, and it is clear and cold like jade. Drinking a handful of that feels like washing away everything in my mind./ several peaks seem like, it's enough for a weak person to stand, and the various waterfalls sound like awaking greedy people to know humiliation. If you lie down on Manwol Temple after drinking Chongmyeongsu(mineral water), you will be a Taoist hermit. Kim Deuk-Yeon(1579),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On this night, the bright moonlight was shining on the river, the empty hall was quiet, and the teaching words were gentle, making it more meaningful than the previous night. Kim Jung-Chung(1601), Yoo Cheongnyangsan Kibyungseo (遊淸凉山記竝序)
The energy of the night was refreshing, making it impossible for people to sleep. a little later, the moonlight of the mountain brightened, creating white light on various peaks. when i sat up with the window open, I was ecstatic as if I were on top of Cheongdo. Lee Kyo-Nyun(Unknown), Yoo Cheongnyangsan Kibyungseo (遊淸凉山記竝序)
PungRyu(風流) Make a poem (詩作) / Drinking and dancing (飮酒 歌舞) Sitting in Chiwon Temple, I wrote a poem following a Yaksan's verse on the wall. After entering Geukil Temple, I made several poems and write them on paper./ I sat down and recited Song Jae-yi's ten poems so skillful like jade that breaks into small pieces. I also wrote and recited a few verses, forgetting things to do, so I stand up only after the monk urged./ spreading paper and brushes, I decided to recite a poem with a glass of alcohol, and since kim bu-pil rushed with a rhyme, i wrote a few poems./he immediately wrote a poem on a donkey, "cloud covers the entrance of the village making you lose your way, and the wind blows to the peak making you think of the house of Taoist hermit." Kwon Ho-moon(1570),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When I reached Sajamok, the stone path was narrow, and all my friends finally abandoned their horses and walked through the mountain path, stepped on the layered rocks, rested every ten steps, wrote poems, and walked slowly, finally reaching a refreshing state. Kim Deuk-Yeon(1579)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As I passed Yean, I looked at the mountain to the north and got the first pitch, "Wind and cloud endless excitement, outstanding energy is blown again." Kwon Woo (1575), Yoo Cheongnyangsan Rok(遊淸凉山錄)
Lee Won read Dongpa's Poem ‘BongsangPalgwan’. Lee Won was first asked to recite Song of ‘Seokgo’, and the sound was harmonious and brave, so it was very pleasant./ The servant got on the Jaminru and played the flute. The sound was clear and deep, and it flew to the laurel tree of the moon./ After climbing Munsu Temple, Yi Saeng sing, and the listener drank alcohol sent by Lim Jo-won, the governor of Yean County./ When the drum rang three times at night, I went to Seolwoldang stepping on the moonlight to have a drink again/ They lined up various kinds of food, no more to ask for, and I recommended makgeolli to all that tasted fresh. After about half a drink, I asked Munryang and Gukryang to sing, and the song sounds like tapping iron and stones, making all get up and dance./ Crossing a river, sat around a white stone, had a drink, and sang. Ju Se Bong(1544),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Suddenly, there was a flute sound and it spread quietly in the mountains, and a Chaecheong-dong as a flute player, climbed to the Banyadae first and hid them, and played a song leisurely. The clear sound came into the clouds as if Jajin was climbing to Gu Mountain and playing the flute(笙簧)./ He lit up and opened his seat, sat around his friends, and prepared a drinking party. The flute player plays the song beautifully, the singer sang, and we were drunk and excited all night. Kim Deuk-Yeon(1579), Yoo Cheongnyangsan Rok (遊淸凉山錄)
Servant seemed to have the pleasure of gaining themselves by scattered and going to the rock valley, singing together, or playing the flute by rolling up leaves. Kim Young-Jo(1614), Yoo Cheongnyangsan Rok(遊淸凉山錄)
Sitting on a rock behind Munsu Temple and singing a few songs loudly, it can be said to be a very pleasant thing /When I opened the door in the middle of the night and looked outside, It was spectacular in light of all the rocks as if the moonlight were a painting. As I descended the mountain pass, I had the excitement of blowing Tongso. Bae Yoo Jang(1647), Cheongnyangsan Yoorok (淸凉山遊錄)
Etc Carving & naming "Why don't you name it?" When he recited the phrase "I'll call it a Kyungyoodae later," the number of people laughed loudly and soon wrote their names on the wall of the Nahandang. / Oh Sooyoung was asked to write the names of the twelve peaks on the board. Ju Se Bong(1544), Yoo Cheongnyangsan Rok(遊淸凉山錄)
In Geukil Temple, Kim Seong-eon wrote name on the wall. Bae Yoo Jang(1647), Yoo Cheongnyangsan Rok(遊淸凉山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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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현대 산 방문객의 산 향유 양상

1. 블로그 글 개요

현대 산 향유 문화 분석을 위해 블로그(blog) 산행 글을 하나의 미시 담론으로 하여 내용을 살폈다. ‘16년 7월부터 약 3년간 네이버(Naver)와 다음(Daum) 블로그에 올라온 ‘청량산’, ‘소백산’, ‘속리산’ 산행 기록을 산별로 30개씩 선별하여 분석하였다(Table 9 참조).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글은 산행 시기와 일정 및 이동 동선에 대한 기록이 있고, 산행이 비교적 상세히 기술된 글이다. 더불어 사진이 다수 첨부되어 산행 파악이 용이했던 글을 연구자의 판단 하에 선정하였다. 주요 분석 항목은 산행 일정과 인원, 산 향유 요소 및 향유 행태 등이다.

Table 9. Blog posts URL of Mt.Cheongnyang, Sobaek, Songni
Mt. Cheongryang Mt. Sobaek Mt. Songni
blog.naver.com/iskrason/220821399594,
blog.naver.com/paransnow/220851924376,
blog.daum.net/songjumwoo/816,
blog.daum.net/krco7/15765550,
blog.naver.com/piter26/220861093929,
blog.naver.com/betterday48/220867399558,
blog.naver.com/sdh54321/220938544966,
blog.naver.com/hhs653409/220939009048,
blog.naver.com/ysc6812/220965707255,
blog.naver.com/lotus20/220978983241,
blog.naver.com/hwan0822/220996107183,
blog.naver.com/ria61/221032170057,
blog.naver.com/hgkim602/221033791386,
blog.naver.com/mddy3903/221075007135,
blog.daum.net/cyber1011/8254795,
blog.naver.com/madecolor/221139861992,
blog.naver.com/lee18295/221143553342,
blog.naver.com/mook8037/221139203038,
blog.naver.com/feb2nd/221212491860,
blog.daum.net/boxer1234/1142,
blog.naver.com/okyoky2000/221218743437,
blog.naver.com/pungnan1/221497111798,
blog.naver.com/kwb0736/221513365840,
blog.naver.com/kkoomkkoon/221530985271,
blog.naver.com/jjy0822kr/221532709045,
blog.naver.com/gomtn/221534738401,
blog.naver.com/kkk20041004/221546992828,
blog.naver.com/likeagenius/221556037113,
blog.naver.com/hoya6781/221564133843,
blog.naver.com/phk5085/221579213060
blog.daum.net/nykim1742/309856,
honeypen.blog.me/220887703951,
blog.naver.com/odongdo/22081344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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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3go.blog.me/22101896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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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naver.com/stonesam3/220882224347,
blog.naver.com/jipangdosa/221002561791,
blog.naver.com/chomw7/22087839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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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봄과 가을, 소백산은 가을과 겨울, 속리산은 봄철 산행 기록이 많았다(Table 10 참조). 작성자의 성별은 남성이 우세하였고, 연령은 40~50대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작성자 나이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연령 분석의 신뢰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산행객 연령과 관련한 산 향유 양상분석은 본 연구 항목에서 제외하였다. 동행 인원은 1인 단독 산행부터 2~5명의 지인 및 가족이 함께 산행을 하는 경우, 6명 이상 등산 동호회나 친목회로 대규모 인원이 산을 방문하는 등 다양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산 정상을 완주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산을 방문하고 있었다.

Table 10. Hiking season of three mountains in the blog posts
Cheongryangsan Sobaeksan Songnisan
Spring 9 4 16
Summer 6 5 6
Fall 11 10 3
Winter 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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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블로그 글 분석 결과
1) 향유 지점 및 요소

세 산 모두 ‘봉우리’가 공통된 주요 산림 향유 지점 및 요소로 언급되었다. 그러나 유산기에서 ‘사찰’, ‘산봉우리’, ‘대’가 세 산에서 공통되게 주요 산림 향유 지점 및 요소로 선정된 것과는 달리 블로그 산행 글에서는 ‘봉우리’ 외에는 산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다. 청량산은 ‘절’과 ‘대’, ‘다리’가, 소백산은 ‘길’과 ‘공원시설’, ‘폭포/계곡’이, 속리산은 ‘대’, ‘길’, ‘폭포/계곡’ 및 ‘쉼터’ 등이 주요 산림 향유지점으로 거론되었다(Table 11 참조). 따라서 앞선 유산기의 내용 분석 방식과는 다르게 산림 향유 지점 및 요소별로 산행기록 내용을 분석하지 않고, 아래와 같이 개별 산 별로 산림 향유 요소를 정리하여 살펴보았다.

Table 11. Frequency of major enjoyment points and things mentioned in the blog of Mt. Cheongnyang, Sobaek, and Songni
Cheongryangsan Sobaeksan Songnisan Total (%)
Frequency Ratio Frequency Ratio Frequency Ratio
Mountain peaks 284 40.5 174 34.7 101 12.3 26.8
Temple 136 19.4 21 4.2 41 5.0 7.0
Dea 57 8.1 27 5.4 190 23.2 13.0
Road 14 2.0 112 22.3 141 17.2 13.6
Rest shelter 7 1.0 24 4.8 89 10.9 5.8
Door/entrance 16 2.3 5 1.0 54 6.6 4.6
Waterfall/valley 24 3.4 36 7.6 91 11.1 7.6
Park facilities 9 1.3 47 9.4 37 4.5 4.9
Bridge 60 8.5 6 1.2 - 0.0 3.8
Stone/rock 23 3.3 - 0.0 41 5.0 2.3
Cave 26 3.7 - 0.0 - 0.0 2.4
Observatory 16 2.3 9 1.8 - 0.0 2.3
Spring water 12 1.7 - 0.0 7 0.9 1.5
Pavilion - 0.0 6 1.2 26 3.2 1.5
Town 4 0.6 12 2.4 - 0.0 1.0
Etc 14 2.0 21 4.2 2 0.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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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봉우리(284회) 그 중 최고(高)봉인 ‘장인봉(61회)’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된다. 이는 산 정상이 시야가 확보되어 풍경을 조망하기에 좋고, 현대인 대부분 정상 완주를 위해 산을 찾고 있어서다. 다음으로 절(136회)이 자주 언급되는데, ‘청량사(82회)’는 절 건축물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었다(Figure 3 참조). 더불어 청량산과 청량사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어풍대’도 인기 방문지였다. 해발 800m에 위치한 길이 90m 현수교인 ‘하늘다리’는 산꼭대기에서 다리를 건너는 이색 체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리에서 바라본 산 풍경이 아름다워 인기 경관 조망점으로 손꼽혔다. 청량산은 다른 두산에 비해 굴(窟)의 언급 빈도가 높은데, 사람들이 굴을 찾는 이유는 동굴의 모습이 이색적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생굴’과 ‘금강굴’ 등이 모두 명사와 관련한 일화가 있어 산행객들이 더욱 흥미를 갖고 동굴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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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Cheongnyangsa stone pagoda and panorama

Source: Blog ‘Kkkumkkuneun namjaui il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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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도 가장 많이 방문하고 묘사하는 주요 향유 지점 및 요소는 산봉우리(174회)였다. 앞서 청량산과 같이 현대사회에 산은 완주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해 산의 최고봉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 필수 코스이며, 높은 곳에 위치한 봉우리는 경치를 조망하기 좋아 인기 방문지이다. 다만, 소백산은 청량산과는 다르게 봉우리 다음으로 길(112회)이 주요 산림 향유 지점으로 꼽혔다. 글을 살펴보면 많은 산행객들이 소백산 능선길 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 풍경을 둘러보았다는 내용이 자주 엿보인다. 소백산 정상부근의 주요 등산길은 산 능선을 따라 조성되어 있고 경사가 완만하면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산행객들이 산길 위에서 여유를 갖고 산을 즐기고 있었다(Figure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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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Mt. Sobaek ridge road, azaleas scenery

Source: Blog ‘Haneureul Naneun Gibune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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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은 대(190회)가 봉우리(101회)보다 자주 거론되는데, 사람들은 최고(高)봉인 ‘천왕봉(38회)’보다 근처에 위치한 ‘문장대(79회)’를 더 자주 찾았다. ‘천왕봉’은 터가 좁아 등산객이 경관을 조망하기 어려운데 반해 ‘문장대’는 형세가 웅장하고 윗 공간이 넓어 그 위에 올라 풍경을 감상하기에 적합했다. 또한 속리산은 먹거리 판매 쉼터(89회)가 곳곳에 있어 많은 이들이 그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또한 길(141회)이 주요 산림 향유지점으로 특히 조선 7대 임금인 세조(世祖)의 일화가 담긴 ‘세조길’8)(40회)이 최근 산자락에 개통되어 이곳을 찾았다는 글이 많았다. 이는 소백산에서 산길이 주요 경관 향유 지점으로 언급되었던 이유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 외에 특이점으로는 다른 산에 비해 석/바위(41회)가 자주 거론되는데, 속리산이 지질 특성상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기암괴석이 많아 이러한 바위 풍경이 산행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속리산은 온통 화강감으로 이뤄진 산이다. 그래서 풍화가 쉽게 진행되고, 기기묘묘한 바위군상들이 유난히 많은 산이다.(여행쟁이 근호의 블로그, 2018년 12월 27일)

2) 향유 행태

산행 인원은 세 산 모두 1~2인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산악회, 단합회 등의 단체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6인 이상 많았다. 대부분 당일 일정으로 낮 시간 동안 빠르게 산 정상을 찍고 하산하였으나 간혹 소백산 연화봉 숙소나 속리산 법주사에서 숙박 후 다음날 산행을 이어가기도 한다(Table 12, 13참조).

Table 12. Size of the people accompanying the hiking in blog posts
Hiking scale(people)
Cheongnyangsan Sobaeksan Songnisan
1~2 people 13 (43.3%) 17 (57.0%) 18 (60.0%)
3~5 people 5 (16.7%) 6 (20.0%) 8 (27.0%)
6 or more 13 (43.3%) 7 (23.0%) 4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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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3. Hiking period indicated in the blog posts
Hiking scale(duration)
Cheongnyangsan Sobaeksan Songnisan
Day trip 39 (100%) 28 (93.3%) 29 (97.7%)
1 night - 2 (6.67%) 1 (3.3%)
2 nights~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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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산 향유 행태는 ‘사진 촬영’, ‘풍경 조망’, ‘식사/간식’이었다. 특히 산 정상에서 표지석 인증 사진을 찍는 것이 산행 필수 행위로 거론되며 대부분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색적인 산 경관을 감상한 후에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유산기에 묘사된 바와 같이 풍경 감상 후 시를 읊거나 자연과 교감을 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 외에 ‘휴식’, ‘식물 감상’, ‘약수 마시기’ 등의 행위가 각 산의 식생, 산세, 편의 시설 유무 등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발현되었다(Figure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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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Frequency of mountain enjoyment behaviors mentioned in hiking blog posts of the three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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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기념사진 찍기’와 ‘경관 조망’ 행위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행위는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과 산의 두 봉우리를 잇는 ‘하늘다리’, 청량산 주요 사찰인 ‘청량사’에서 주로 발생하였다. ‘장인봉’과 ‘자소봉’에서는 주로 등반 완주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하늘다리’에서는 산에서 흔들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Figure 6 참조). 또한 다리 위에서 바라본 산의 풍경이 아름다워 이를 조망하고 사진 촬영을 하였다. ‘청량사’도 절 건축 및 그 주변 산세가 장엄하여 많은 이들이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외 ‘김생굴’과 ‘총명수’와 같이 명사의 일화가 담긴 장소에서는 동굴 안을 살피고 약수를 마시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명소를 탐방하였다. 그러나 청량산은 등반 소요 시간이 짧아 다른 두 산에 비해 산행 중 휴식 및 식음 행위가 드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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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Mt.Cheongnyang bridge

source: Blog Byeonchianhneun Borasbit Geu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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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도 청량산과 같이 ‘기념사진 촬영’, ‘풍경 조망’ 이 주요 산 향유 행태였다. 특히 봄철 소백산 산철쭉이 유명하여 이 시기에 산을 찾아 철쭉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소백산은 산 정상부근 경사가 완만하고, 주요 산길이 능선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길이 험하지 않다. 그리고 산 위쪽은 낮은 높이의 초목과 관목 식생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조망권도 좋다. 그렇다 보니 산 길 위에서 철쭉 등의 식생과 바위와 같은 자연 경물을 완상하는 행위가 자주 언급되었다. 또한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바위산이 아니어서 산행의 계절적 제약이 적으며, 산 정상 부근에 숙박시설이 있어 해가 짧아 산행이 어려운 겨울철에 산을 찾는 이들이 다른 두 산에 비해 많았다. 그래서 ‘빙화와 상고대 감상’과 ‘눈 굴리기’ 등 겨울산 향유 행위가 발견된다(Figure 7 참조). 이와 더불어 산에서 취침 전후로 ‘일몰․일출 감상하기’등의 산 향유 행위가 나타나는 등 광범위한 시간대에 걸쳐 다채로운 산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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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Mt.Sobaek snowy scene

Source: Blog Byeonchianhneun Borasbit Geu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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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의 주요 산 향유 행위는 ‘기념 촬영’, ‘풍경 조망’, ‘바위 감상’, ‘식사/간식’이었다. 사진 촬영은 최고봉인 ‘천왕봉’과 정상 부근의 ‘문장대’에서 등반 기념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속리산의 특이점은 바위 감상 행위가 잦다는 점인데, 이는 앞선 설명처럼 속리산에 독특한 바위가 많아 사람들이 이를 인상 깊게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Figure 8 참조). 속리산에는 음식 판매시설이 있어 등산객이 직접 먹거리를 싸오는 경우보다 휴게쉼터에서 식사나 간식을 구매해 먹었다는 기록이 많다. 그리고 소백산 철쭉처럼 속리산도 산죽(山竹)이 유명하여 산행객들이 산길을 걸으며 산죽을 감상했다는 기록이 많았다(Figure 9 참조). 특정 식생이 인상적인 경관을 연출하였고 이러한 식생 풍경이 사람들로 하여금 산 경치에 흥미를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게 돕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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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Commemorative photogra-phing of strange rock

Source: Blog ‘Modeun Geose Daeha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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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Vegetation colonies on hiking trails

Source: Blog ‘Modeun Geose Daeha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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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 올라가는 길 유난히도 산죽이 많다. 바람에 살랑살랑 마치 길 양옆으로 도열해 등산객을 축하라도 해주듯 기분 좋은 떨림이 온다.(소금꽃님의 블로그, 2019년05월08일)

Ⅳ. 조선시대와 현대의 유산(遊山) 비교

1. 유산(遊山)의 규모

조선시대는 산행 일정이 길었고 동행인원도 많았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명산을 방문하는 일은 오랜 시간과 준비가 필요했다. 그래서 한번 산을 방문하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산을 온전하게 즐기려 했다. 물론 산행 장비가 발달하지 않았고, 등산로 정비도 취약했으며 주로 가마를 타고 산을 올랐기에 산행 속도가 느려 산행이 길어졌던 탓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를 배제하더라도 과거 선비들은 사찰에서 며칠에 걸쳐 유숙하며 산 절경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일정 시간 이상 그곳에 머물렀다. 당시에는 산행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고 산길이 험하여 길을 안내하고 산행을 돕는 사람이 필수였으며, 산에서 다양한 문예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물품을 운반하는 자와 예인들도 함께 산행을 했다. 그래서 홀로 유산을 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안내자, 짐꾼, 하인 등 다수의 보조 인원이 산행에 동원되었다.

이에 비해 현대인들은 교통의 발달로 주거지로부터 산까지 접근이 용이하며 산을 방문 후 귀가하는데 까지 걸리는 총 소요 시간이 짧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보통 오랜 시간을 할애하여 산 풍경을 관람하기보다는 빠르게 산꼭대기를 찍고 하산하는 형태로 산을 방문하고 있어서 하루 당일 낮 시간 안에 산행이 완료되는 일정이 대부분이다. 산행 인원은 1인이 홀로 산을 올라가는 경우부터 10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함께 산을 오르는 경우로 다양했다. 오늘날은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길을 안내하는 안내판과 화살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인도자 없이 산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방문하는 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나 다른 산행객의 산행 후기 글에서 얻을 수 있어 혼자서도 충분히 산행을 준비할 수 있다. 그래서 1~2인의 산행인원으로 산행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2. 산림 향유 양상의 차이

조선시대의 주요 산림 향유 지점 및 경관 요소는 절’과 ‘대’, ‘봉우리’가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바위’ 및 ‘폭포’,‘계곡’이 자주 언급되었다. 산별 주요 향유 지점이 유사하였는데, 조선시대는 선대 유산기를 필두로 산행을 기획하고 사찰 스님의 안내에 따라 산을 유람을 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산길 정비 및 등산 장비의 부족 등으로 산행에 제약이 있어 산림 향유 지점이 한정적이었다. 수일에 걸쳐 산을 유람하여서 유숙 장소인 ‘절’이 산행의 구심점이었고 그곳에서 다양한 산림 향유 문화가 꽃폈다. 절에서는 스님에게 산중 고사를 듣거나 이미 산을 다녀갔거나 중간에 합류할 사람들의 소식을 전해 들었고, 그 외 절밥 먹기, 음주 가무, 자연 품평 등의 다양한 행위가 나타났다. 조선시대에는 산의 최고(高)점을 찍고 내려오는 완주 개념보다는 경치가 뛰어난 곳을 찾아가 머물며 일상에서 보기 힘든 산수풍경을 즐겼다. 그리고 이를 문예 활동으로 승화하여 산 향유문화를 창출하였다. 폭포와 계곡, 동굴, 기암괴석 등을 유람하며 자연의 수려함을 글과 시작(詩作)으로 예찬하였고, 그 외에도 음풍농월, 음주가무와 같은 풍류 행위와 물아일치 등의 자연교감 행위가 있었다. 이는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 路)’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선비들은 유산(遊山)을 단순한 산수 구경이 아닌 심신수양과 학문의 연장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유산기 속 산 경관 묘사 글을 보면 당시 사람들이 산을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공간으로 인식함을 알 수 있었다. 선비들은 조선시대에 성행한 성리학적 산수관에 따라 산을 완전하고 이상적인 공간으로 여겼고 찾아가서 보고 배워 자신을 일깨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산을 바라보며 산과 관련한 명사의 일화 및 나라와 임금을 떠올리는 등 산수풍경 관람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망하는 것 이상으로 여겼다.

현대사회는 ‘봉우리’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 향유 지점이었다. 산봉우리는 높이 위치하고 시야가 트여있어 인기 경관 조망 지점이었다. 특히 현대인들 대부분 완주 개념으로 산을 찾고 있어 세 산 모두 최고(高)봉이 필수 방문지점으로 거론된다. 그 다음으로는 ‘길’과 ‘대’가 자주 언급되었고 조선시대에는 볼 수 없는 ‘휴게 쉼터’, ‘대피 숙소’,‘안내 시설’과 같은 새로운 시설물이 주요 방문 지점으로 등장한다. 현대의 대표적인 산 향유 행위는 ‘기념사진 촬영’이었고, 그 외 ‘경관 조망하기’, ‘식사하기’ 순이었다. 현대인들도 산 풍경을 감상하고 있으나, 이를 시로 표현한다거나 혹은 관련 일화를 떠올리는 등 한 단계 더 나아간 행위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늘날엔 산행 장비가 좋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험준한 산길과 높은 산봉우리도 접근이 수월하다. 그리고 하나의 산에 등산길이 사방으로 조성되어 있어 산행객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이동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산행 여건의 개선이 산을 대상으로 하는 문예, 문화 활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현대인들 대부분 정상 완주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운동 및 친목의 공간으로 산을 찾고 있었다. 여유 있게 경치를 즐기면서 시를 짓거나 연주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대신 빠르게 이동하며 산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등산을 마무리 하였다. 아무래도 조선시대에는 산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어 그 모습을 글로 상세히 기술하고 여건이 된다면 화폭으로 기록하였다면 현대에는 풍경을 사진으로 촬영하였기 때문에 글과 그림 등 문예 활동을 통해 풍경을 감상하고 묘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대인이 산수풍경을 감상하는 정도가 옛 사람에 비해 덜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현대인들이 산 경관을 깊게 음미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오늘날 사람들은 산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놓치고 있었고, 그에 따라 발현되는 산림 문예 혹은 풍류 활동도 지나치고 있었다(Table 14 참조).

Table 14. Comparison and comprehensive summary of mountain enjoyment characteristics in the Joseon dynasty and present
Division Joseon dynasty Modern society
Scale Quite a number of people, no 1 person hiking/ 3~7 days, and over Usually 1-2 People, but Diverse / almost 1 day trips
Major enjoyment Point Commonly, ‘temple’, ‘dae’, and ‘peak’, others are similar. 'Peak' is in common, others are different depending on the mountain.
Behavior Lodging, appreciation of scenery anc natural objects , write/recite poetry, getting guidance on a path from a monk etc. Taking picture, appreciation of scenery, eating meal/snack
Advantage/potential
  • Take enough time over several days to fully enjoy the landscape

  • They regard the forest as ideal and perfect, comparing themselves to it as a training space to train their mind and body.

  • It is essential to stay at the temple for accommodation and receive a guide from a monk to hike.

  • Various forest enjoyment activities such as writing a poem, reading, chatting, drinking and singing, and eating occur in a wide spectrum of times from early morning to late night

  • Easy access to the mountains due to the development of transportation and hiking equipment technology

  • Various directions and lengths of trails, a wealth of information about hiking online and in the field, well-maintained hiking trails, development of facilities and equipment enable safe and efficient hiking → autonomous plan for hiking is possible without physical, seasonal, and personnel restricts maximizing the uniqueness of hiking depending on a mountain and hiker’s characteristic

Weaknesses/limitations
  • A tendency to follow previous generations’ hiking due to difficulties in obtaining information about hiking. A similar tendency of forest enjoyment movement, points, and behavior

  • Limited access due to poor climbing equipment and unmaintained roads. Hiking should rely on others, such as monks, porters, and horsemen consuming a lot of manpower, time and money

  • Because of the mountaineering-oriented hiking and the climb is completed quickly during the day time, it is impossible to appreciate the mountain scenery deeply for a long time, or enjoy it in the early morning or late evening hours

  • No literary and artistic activities targeting mountains appear other than enjoyment such as viewing the scenery and taking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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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종합하여 보면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산을 유람, 강학 및 연회의 공간, 심신수양의 장으로 삼았다. 한번 산을 방문하면 사찰에서 유숙을 하며 여러 날에 걸쳐 산을 즐겼다. 산에서 시작(詩作), 다도, 독서, 풍류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자연을 완결한 것으로 여기는 성리학적 관점으로 산수에 빗대어 자신을 단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유산(遊山)을 위해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등산으로의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더욱이 열악한 산행 장비와 정비되지 않는 산길 등 산행에 제약이 많았다. 또한 산행 정보 획득이 쉽지 않아 앞선 명사의 유산기나 사찰 스님의 안내에 의지하여 산을 유람할 경우 유람 지점 및 내용이 유사한 경우가 상당했다. 이와 다르게 현대인은 대부분 한나절 동안 산 정상을 완주하고 내려오는 개념으로 산을 찾았다. 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빠르게 하산하였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경치를 깊게 살피거나 문예, 풍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오늘날은 교통의 발달로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산을 방문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 않고 산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그리고 등산 기술 및 장비의 발전 등으로 산행의 물리적․계절적 한계가 적고, 산길이 다양한 방향과 길이로 조성되어 있으며, 관련 정보를 온․오프라인에서 얻기 쉬워 1인 산행도 가능했다. 그래서 방문객은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와 동행인원 및 이동경로를 기획하여 능동적으로 산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보다 다양한 산림 향유 활동이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현대 산림 여가 문화의 발전을 가로막는 한계였다. 따라서 현대 산행의 장점은 살리고, 한계점은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유람(遊覽)개념의 산행을 새롭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 하루 반나절 안에 산 정상을 찍고 하산하는 등반(登攀)중심의 산행은 단순히 산 풍경을 조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심도 있는 산림 향유 행위가 발생하는데 걸림돌이다. 따라서 산의 최고봉을 오르지 않더라도 산수 절경을 충분히 만끽 할 수 있도록 하는 산수유람 개념의 산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근래에 산자락 주위를 걷는 둘레길이 성행했다. 이러한 흐름은 완주의 개념이 팽배한 현 한국 등산 문화를 환기하는 좋은 변화로 보인다. 다만 둘레길이 단순히 산자락 주위를 걷는다는 의미로 소비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조선 유학자들은 산길이 산 둘레를 지나는지 산 정상을 향하는지와 같은 방향성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그저 산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곳에 머물고 풍경의 시공간적 흐름을 공감각적으로 즐겼다. 그들의 산행은 계속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선조들은 산 풍경을 경치감상에 그치지 않고 창작과 풍류의 대상 및 장소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오늘날 산행도 산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풍경을 활용한 문예․풍류 활동이 창출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산 정상 완주 및 신체 단련에 치우친 산행의 목적을 경관 감상과 함께 심신 수양, 문예 활동, 식도락 등으로 다양화하여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산을 찾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산행과 연계하여 여러 문화․교육 프로그램 및 행사를 기획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때 산 향유 활동은 조선시대 유학자의 주요 산 향유 행위인 시작이나 담론 등에 한정하지 않고 현대인들이 친숙하게 느끼고 자주 즐기는 것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산을 주제로 한 공연과 강연, 전시회, 요가나 명상 수업 등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과 접목하여 운영할 수 있다. 더불어 이에 걸맞은 공간과 시설 및 인력을 확보하고, 현대사회의 정보력 및 교통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여 이러한 문화 이벤트를 홍보하고 연계 교통편을 증진하는 등 접근의 기회를 높여야 한다.

다음으로 광범위한 시간대에 걸친 산행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유산기록을 보면 사찰에서 유숙을 하며 달빛에 비친 산 풍경을 감탄을 하거나 새벽안개가 낀 산수 경치를 예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오늘날 산행은 대부분 낮 시간대에 한정되다보니 시간 변화에 따른 다양한 산 풍경을 감상하기가 어렵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시간대별로 산의 모습이 다 다르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산 풍경도 산이 갖고 있는 경관 요소의 하나인 만큼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여 다채로운 산림 경관을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산은 하루 시간대 별로 풍취가 바뀌고 날씨와 계절별로도 색다른 식생 풍경과 경치를 보여 주는 만큼 계절과 시간 및 날씨별로 최상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경관 특화 산길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광범위한 시간대의 경관 유람 산행을 기획할 경우 산 중 사찰 및 가옥과 연계하여 숙식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 날에 걸쳐 산을 즐겼던 선대인들의 유산기록을 참조하거나 오랜 기간 산 풍경을 즐겼을 사찰 관계자 및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녹여 코스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산과 관련한 역사․인문 요소가 풍부하게 녹아 들 수 있도록 산행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Park et al.(2010)은 현대인의 산림 방문 및 재방문의 주요 결정 요인은 산 속 편의시설물이 아닌 산이 가진 역사․문화적 자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도 산이 가지고 있는 인문․역사적 자원에 의미를 두고 있고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블로그 산행 글의 내용을 보아도 정상 완주를 주목적으로 하는 짧은 산행일정 속에도 산행객들이 시간을 내어 ‘김생굴’이나 ‘총명수‘와 같이 역사 콘텐츠가 있는 장소를 방문하고 그 곳에 머물며 장소에 깃든 일화를 되새기고 명사의 삶을 반추해 보는 등 능동적으로 산을 탐방하고 있었다. 그만큼 한국 산이 갖고 있는 두터운 켜의 역사․문화적 자원은 현시대 산림 향유 문화의 발전에 큰 잠재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유학자와 현대인의 산 향유 양상을 고찰해 보는 연구이다. 조선시대는 여가를 위한 산행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했기에 특정 계층만이 유산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이에 비해 현대는 남녀노소 불문 여러 층위의 사람들이 여가의 개념으로 산을 방문하고 큰 제약 없이 블로그에 산행 기록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조선시대와 현시대의 산행 특성을 유사한 연령과 사회적 지위 등 같은 층위의 산행객을 대상으로 하여 비교 분석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연구적 한계가 있었다. 또한 산행 기록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요 산행 향유 지점 및 향유 행태에 집중하여 산림 향유문화의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자주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각 산별로 고유한 산 향유 양상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연구의 한계였다. 더불어 현대인들의 산 향유 양상을 확인해보는 연구방법으로 소셜미디어 산행기록 분석에 더해 현장 설문조사 등이 병행되었다면 더욱 풍성한 분석 결과가 도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유산기와 블로그 산행 글 분석을 통해 과거 다채로웠던 산 향유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해보고, 과거와 현재의 산행 장단점을 종합 정리함으로써 현대 산 향유 문화의 발전 방향을 고민해 보았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과거 풍성했던 한국 고유의 산 향유 문화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현시대에 적용 및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Notes

Gallup Korea(https://www.gallup.co.kr)가 전국(제주 제외)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등산' 11% - '음악감상', '운동/헬스' 각각 7%로 선정. 등산은 2004년, 2014년에 이어 2019년 조사에도 취미 1위에 선정됨.

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https://kosis.kr)의 2018년 성인 남녀 10,498명을 대상으로 여가 공간에 대한 설문 결과 산은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방문한 여가 공간 7위였으나, 실제로 가고 싶은 여가 공간 2위로 선정되어 산에서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으로 파악(연구시점이 2019년이 지나지 않았음으로 최신자료인 2018년 통계청 설문 데이터를 활용하여 연구진이 분석함).

Korea Forest Service(2017)의 「국민이 행복한 정책정원, 1000일 플랜, 10대 과제 추진계획 정책보고서」내용 참조.

Korea Information Society Development Institute(https://www.kisdi.re.kr)가 2019.05.03에 발표한「SNS 이용추이 및 이용행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SNS 이용률 은 2012년 23.5%, 2013년 31.3%, 2014년 39.9%, 2015년 43.1%, 2016년 44.2%, 2017년 45.8%, 2018년 48.2%로 그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의 생활상과 문화를 분석하는데 있어 SNS 기록을 해석하는 연구방법의 타당성과 연구결과의 신뢰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임.

Korea Internent and Security Agency(2019)가 발표한「2018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만6세 이상 이용자의 주이용 SNS 서비스로 네이버 블로그가 5위였다. 페이스북(65.7%), 카카오스토리(49.6%), 인스타그램(41.0%), 네이버밴드(33.3%) 다음 순위이다. 이는 블로그가 타 미디어에 비해 이용률이 높은 편은 아니라고 해석 될 수도 있다. 그러나 Open Survey(https://blog.opensurvey.co.kr/trendreport/sns_2018/)의「소셜미디어와 검색 포털에 관한 리포트 2018」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는 기존 이용자는 많으나 활성이용자는 하향세이고, 인스타그램 및 네이버 밴드는 친목 중심의 소셜 미디어로 개인의 생각과 담론을 기고하는 소셜 미디어는 아니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비해 네이버 블로그는 주이용 목적이 콘텐츠 중심인 소셜 미디어로 타 미디어에 비해 다양한 콘텐츠가 글로 표현되기 적합하였다. 따라서 네이버 블로그는 온라인상의 글을 하나의 담론으로 삼아 분석하는 본 연구 방식에 부합하는 연구대상 온라인 매체였다. 또한 ‘18.01.29.에 2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65.8%가 최근 한 달 내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한 적이 있으며, 이들 중 17%는 네이버 블로그를 그들의 주이용하는 소셜 미디어라고 답했다. 이는 활성 사용자 1위인 유투브 다음 순위로 네이버 블로그의 이용 활성도가 높은 편이며 본 연구 대상 소셜 미디어로서 대표성과 타당성을 갖추었음을 의미.

‘옛 선비들의 청량산 유람록 1~3(Cheongnyang Mountain Museum, 2006)’, ‘소백산: 국립공원 소백산 유산록 및 시문 조사 발굴 사업 1~2(Yeongju Cultural Heritages Preservation Society, 2013)’,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Jung, 2014)’, ‘조선 선비의 산수기행(Jeon and Heo, 2016)등을 참고.

2016년 9월에 조성된 세조길은 법주사에서 출발해 상수원지 및 목요소를 지나 세심정까지 2.4km정도의 길이로 왕복 10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속리산에 법주사에 머물던 옛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하여 조성된 산 둘레 자연탐방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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