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치유는 그 의미와 범위가 넓다. 그중 자연-기반(nature-based) 치유인 산림치유(forest therapy)가 2008년부터, 치유농업(agro healing), 해양치유(marine healing), 정원치유(garden healing)가 2021년 이후 국내에서 법제화되었다. 법제화된 치유는 자연-기반으로 전국의 산림에는 치유의숲, 농촌에는 치유농원, 해양에는 해양치유센터, 정원에는 정원치유 치유시설이 설치되어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자연-기반 치유의 법제화와 함께 각 분야의 연구자들은 치유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박경렬과 남아란, 2020; 문수희 등, 2022; 송인준 등, 2022). 그러나 개별 연구자의 전문분야나 소속기관이 상이하기에 치유 연구는 특정 분야에 한정되어 이루어졌다.
자연-기반 치유 외에 문화, 예술치유(arts therapy) 프로그램 등도 각광받고 있다(장혜윤, 2022). 이 외에도 국내에는 다양한 치유프로그램과 치유시설이 운영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구 동향 분석은 산림치유 등 특정 치유에 편중되어 이루어졌다. 따라서 자연을 기반으로 하지는 않지만 치유의 분야 중 하나인 문화, 예술, 교육 등을 포함하는 국내 치유 연구의 경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치유프로그램은 치유시설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프로그램과 시설은 특정 환경이나 장소, 공간 등에 대한 요소를 포함한다. 따라서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동향 분석은 치유환경계획과 설계, 치유정책 입안 등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텍스트마이닝 기법 중 하나인 토픽모델링은 다수의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연구 주제와 그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박재민 등, 2021). 토픽모델링 기법 중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알고리즘은 2003년에 개발되었다(Blei and Michael, 2003). 그 이후 LDA 토픽모델링은 연구동향 분석 등에 활발하게 사용되었다(김정숙, 2022). LDA는 현재 대표적인 토픽모델링 기법으로 문서와 단어 간의 동시출현을 기반으로 다수의 문서에서 잠재적으로 의미가 있는 토픽을 추출한다(최성철과 박한우, 2020).
본 연구는 LDA 토픽모델링을 활용하여 국내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 연구의 전반적 경향을 파악한다. 먼저 KCI와 RISS에 게재된 학술지, 석․박사 학위논문 초록 데이터를 수집 후 이를 활용하여 치유 연구의 유형을 분류한다. 그 후 치유 연구의 유형별 특성을 분석하고, 최근 20년(2003-2022) 동안의 논문 발행 추이를 살펴본다. 이어서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정원치유 등 법제화된 개념의 치유 연구 토픽을 분석한다.
2. 연구방법
데이터의 수집은 네트워크 분석 및 시각화 전문 소프트웨어인 넷마이너 소프트웨어(NetMiner 4.5)의 논문 수집 도구인 Biblio Data Collector와 RISS(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를 활용했다. Biblio에서 한국학술지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 KCI) 등재 및 등재후보 학술지 논문 초록을 검색하고 수집했다. RISS에서는 석․박사 학위논문 초록을 수집했다.
검색기간은 2003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최근 20년이다. 검색어는 법제화된 치유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인용하여 추출했다. 용어 “테라피”는 산림치유(forest therapy), 용어 “힐링”은 치유농업(agro healing), 해양치유(marine healing), 정원치유(garden healing)에서, 용어 “치유”는 법제화된 치유에서 공통적으로 인용하였다. 설정된 검색어는 “치유”, “치유프로그램”, “치유시설”, “힐링”, “힐링프로그램”, “힐링시설”, “테라피”, “테라피프로그램”, “테라피시설” 이상 9개이다. 검색조건은 전체검색으로 했으며, 논문 제목 또는 키워드 또는 초록 중에서 위의 검색어가 포함된 논문을 검색하여 수집하였다. 9개의 검색어로 초록과 키워드를 포함한 1,495편의 KCI 학술논문 초록, 761편의 RISS 석사학위 논문 초록, 656편의 RISS 박사학위 논문 초록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2,912편의 치유 연구 데이터는 NetMiner 4.5-Biblio Data Collector와 Excel을 활용하여 전처리를 수행했다. Biblio에서는 동일한 논문이지만 검색어가 달라 중복 수집된 논문, 저자가 동일한 논문을 병합하였다. Excel에서는 공학(콘크리트 균열 치유 등), 수의학(실험쥐 치유 등) 분야 등의 일부 논문을 제외시켰다. 그 결과 2,912편의 치유 연구 서지데이터가 2,202편으로 정제되었다.
2,202편의 치유 연구는 명사형만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10,771개의 명사(noun)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명사는 제외어사전과 유의어사전의 작성 및 등록, 2음절 이하 불용어의 제거 작업을 거쳤다. 유의어사전(thesaurus)이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1개의 단어로 등록하는 사전이다. 본 연구에서는 단어 “테라”는 “테라피”, “선호”는 “선호도”, “녹색 복지”는 “녹색복지”로 등록하여 엑셀 파일(.csv)로 저장 후 전처리에 활용하였다. 제외어사전(exception list)은 특정 단어를 최종 결과 데이터에서 제외시키는 사전이다. 본 연구에서는 치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단어인 “연구”, “논문”, “인간”, “사람,”, “이해” 등 22개의 단어를 텍스트 파일(.txt)로 저장 후 전처리 과정에서 제외하였다.
3. 연구결과
수집된 2,202편의 국내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 연구 초록에서 10,303개의 명사형 단어를 추출하여 LDA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5개의 치유 연구 주제와 4개의 매개어를 도출하였다(그림 1, 표 1 참조). 선정된 5개의 연구 주제 유형은 “(Topic-1)치유관광”, “(Topic-2)마음․예술치유”, “(Topic-3)산림치유”, “(Topic-4)치유공간”, “(Topic-5)청소년회복치유”였고, 4개의 매개어는 “산림”, “자연”, “문화”, “교육”이었다.
Topic-1은 ‘자연, 문화, 관광, 힐링, 체험, 요인, 지역, 서비스, 농업, 만족’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영역으로 토픽명을 “치유관광”으로 선정하였다. 치유관광 토픽 연구가 게재된 학술지는 관광연구, 관광레저연구, 휴양및경관연구 등이었다. 관련 내용으로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 치유의숲, 치유농장 등 다양한 치유시설에서의 치유관광 체험 효과와 서비스 만족도 연구가 많았다. 김진옥과 이충기(2017)가 치유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연-기반 관광활동은 심리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에 크게 기여한다.
Topic-2는 ‘교육, 문화, 정신, 마음, 명상, 예술, 수행, 미술, 음악, 표현’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마음․예술치유”로 선정하였다. 마음․예술치유 토픽에는 한국불교의 선(禪)수행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불교에서 파생한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기반의 마음수행 프로그램 및 미술, 음악, 문학 등의 예술치유(art therapy) 프로그램이 같이 나타났다. 김종수(2021)에 따르면 MBSR의 ‘마음챙김’은 ‘주의를 기울이는 것(paying attention)’과 ‘아는 것(knowing)’을 통해 스트레스에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반응(reaction)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주의를 기울여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완화(stress reduction)되고, 치유의 길이 열린다.
Topic-3은 ‘산림, 스트레스, 집단, 테라피, 실험, 검증, 여성, 우울, 아로마, 요법’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산림치유”로 선정하였다. 산림치유 토픽에는 자연-기반 치유의 치유효과를 심리 또는 생리적인 방법으로 증명하는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우울, 스트레스 수치 등의 감소는 산림뿐만 아니라 법제화된 또 다른 치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오가영과 강원국(2021)의 연구는 치유농업, 최환호 등(2022)의 연구는 해양치유, 박미옥 등(2022)의 연구는 정원치유의 치유 효과를 증명했다. 그러나 산림치유 연구가 상대적으로 양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산림치유가 대표적인 키워드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Topic-4는 ‘자연, 산림, 공간, 환경, 시설, 요소, 노인, 병원, 계획, 디자인’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치유공간”으로 선정하였다. 치유공간 토픽에는 치유숲길, 치유의숲, 국립산림치유원 등을 포함한 산림치유 시설과 노인요양병원, 정신병원 치유정원 등을 포함하는 의료공간디자인이 같이 나타났다. 안득수(2015)의 연구에 따르면 의료공간의 치유정원은 음경관 디자인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생리적 반응에 따르면 마음을 가장 평온하게 하는 것은 음악소리와 물소리였고, 가장 큰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은 물소리였다.
Topic-5는 ‘교육, 학교, 청소년, 회복, 상담, 가족, 부모, 교회, 폭력, 가정’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청소년회복치유”로 선정하였다. 청소년회복치유 토픽에는 여러 형태의 폭력 피해자와 폭력 생존자의 회복과 치유를 지원하는 연구가 많았다. 회복과 치유 연구는 중․고등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연구가 대표적이었다. 그 외에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과 가정폭력, 지적장애인 성폭력 피해 치유 프로그램 연구도 있었다. 조정실 등(2022)의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 전문보호시설의 프로그램은 피해 학생들의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예술치유, 전문교육, 심리상담, 체험활동, 학부모교육, 기초학습(국어, 영어, 수학 등) 등 6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문제행동, 불안, ADHD, 품행 문제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LDA 토픽모델링 결과 5개의 치유 연구 주제 유형이 4개의 매개어를 통해 연결되었음이 규명되었다(그림 1 참조). 4개의 매개가 되는 단어는 “산림”, “자연”, “문화”, “교육”이었다. 매개어 “산림”은 (Topic-3)산림치유와 (Topic-4)치유공간, “자연”은 (Topic-4)치유공간과 (Topic-1)치유관광, “문화”는 (Topic-1)치유관광과 (Topic-2)마음․예술치유, “교육”은 (Topic-2)마음․예술치유와 (Topic-5)청소년회복치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산림”이 산림치유토픽과 치유공간토픽에서 동시에 나타난 이유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프로그램 연구와 산림치유 시설을 계획하는 시설 연구가 산림치유 연구의 두 축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송인준 등(2022)의 산림치유 국내연구 동향 분석에 따르면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운동, 정신, 식물 요법이 주로 활용되었다. 민경민 등(2022)의 문헌고찰에 따르면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진행된 장소와 시설은 일반적인 숲, 자연휴양림, 국립산림치유원, 숲체원(교육원), 공원, 치유의숲, 수목원, 국립공원, 유아숲체험원, 생태숲, 산림자원연구소, 옥상정원이었다.
“자연”은 치유공간 토픽과 치유관광 토픽과 밀접하게 관련되었다. 여기서 자연은 자연-기반(natural-based) 치유와 관련된다. 김진옥과 김남조(2019)의 자연기반 치유관광 연구에 따르면 평상시 마음챙김의 수준이 높을수록 자연을 통한 감정조절, 치유회복환경지각, 주의회복의 효과가 높았다. 또한, 자연기반 치유의 대상지로는 산림치유 시설 중 하나인 치유의숲이 선정되었다. 이는 치유의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원생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해 관리되는 자연이어도 치유의 효과가 나타남을 의미한다.
“문화”는 치유관광토픽과 마음․예술치유토픽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치유를 포함하는 문화에는 한국불교문화와 한국농촌문화가 있다. 임백거(2015)에 따르면 템플스테이는 한국불교문화의 체험에 역점을 두고 있다. 명상, 108배, 탑돌이 등의 불교문화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으로 영향했다. 유은하 등(2021)의 연구에 따르면 치유농업의 활용자원으로서 농촌문화체험은 많이 활용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교육”은 마음․예술치유토픽과 청소년회복치유토픽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술치유(art therapy)프로그램 등이 교육을 매개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김민선과 박인실(2020)의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을 수반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학업중단 청소년들의 심리적 치유에 긍정적으로 영향했다. 문화예술치유의 범주에는 미술치유, 문학치유, 음악치유, 무용치유 등 다양한 예술 체험 활동이 포함되었다.
국내 치유 연구의 유형별 논문 발행 순위는 (Topic-2)마음․예술치유가 523편(24%)으로 1위, (Topic-3)산림치유가 513편(23%)으로 2위, (Topic-4)치유공간이 433편(20%)으로 3위, (Topic-5)청소년회복치유가 413편(19%)으로 4위, (Topic-1)치유관광이 320편(15%)으로 5위를 기록했다. 표 2. 국내 치유 연구의 유형별, 연도별 논문 발행 추이(2003-2022년)
각 치유 유형의 연도별 발행량은 최근 20년 동안 5개의 토픽에서 모두 증가세였다. 특히 (Topic-1)치유관광의 경우 2003-07년에 발행된 논문이 3편, 2008-12년에 발행된 논문이 15편에 불과했는데, 2013-17년에는 107편, 2018-22년에는 195편으로 매우 늘어났다. 2003-12년 전반기 10년 동안에는 국내에 치유 연구가 매우 부족했는데, 2008년 이후 최근 10년 동안 관련 연구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치유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가 치유 연구의 양적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표 2 참조).
수집된 2,202편의 치유 논문 초록에서 법제화된 치유 개념의 연구 394편만 추출하여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법제화된 치유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현행법령 및 법령용어 사전에서 “치유”로 검색되는 4종류의 자연-기반 치유(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정원치유)이다.
산림치유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약칭: 산림휴양법, 2023. 6. 11 시행예정), 치유농업은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치유농업법, 2021. 3. 25 시행), 해양치유는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약칭: 해양치유자원법, 2022. 1. 4 시행), 정원치유는 수목원ㆍ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수목원정원법, 시행 2021. 6. 23)에서 치유의 개념, 치유자원/시설/지구, 치유프로그램 및 서비스, 치유지도사 등에 대한 내용을 명문화했다.
법제화된 치유의 토픽을 분석한 결과, 4개의 치유 연구 주제 유형이 도출되었다(그림 2, 표 3 참조). 선정된 4개의 연구 주제는 “(Topic-1)공간환경계획치유”, “(Topic-2)치유요법실험”, “(Topic-3)농업교육체험치유”, “(Topic-4)치유관광”이었다.
Topic-1은 ‘공간, 환경, 정원, 계획, 복지, 요소, 평가, 노인, 서비스, 병원’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토픽명을 “공간환경계획치유”로 선정하였다. 국내 치유 연구에서는 토픽명 “치유공간”으로 분류되었던 단어들이다. “공간환경계획치유” 토픽도 “치유공간” 토픽처럼 “공간”과 “환경”이 주요 키워드였다. 그러나 “산림”과 “자연” 대신 “정원”과 “복지”가 주요 키워드로 도출되는 차이점이 있었다.
여기서 복지는 녹색복지(green welfare) 또는 산림복지(forest welfare)를 의미한다. 김예지 등(2018)의 산림복지시설을 연계한 산촌관광 연구에 따르면 산촌관광 시 가장 선호하는 동반자 유형은 ‘가족’과 ‘학교/직장/동호회’였다. 또한 산림복지시설 유형에 따라 ‘산림복지서비스 신규형’과 ‘산림복지서비스 보완형’으로 산촌관광 서비스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Topic-2는 ‘요법, 집단, 정신, 치료, 신체, 실험, 우울, 감소, 질환, 척도’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치유요법실험”으로 선정하였다. 국내 치유 연구에서는 토픽명 “산림치유”로 분류되었던 단어들이다. “치유요법실험” 토픽도 “산림치유” 토픽처럼 자연-기반 치유의 치유효과를 우울 감소 등을 통해 증명하는 키워드가 토픽을 형성했다.
Topic-3은 ‘농업, 교육, 체험, 중심, 선호, 인식, 정서, 과정, 학교, 선호도’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농업교육체험치유”로 선정하였다. 국내 치유 연구에서 “치유관광”과 “청소년회복치유”토픽으로 분류되었던 단어들이다. “농업교육체험치유”도 “치유관광”처럼 “농업”이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 국내 치유 연구에서 “청소년회복치유”로 분류되었던 키워드 “학교”와 “교육”이 법제화된 치유에서는 “농업교육체험치유” 토픽에 포함되었다.
Topic-4는 ‘관광, 해양, 자원, 숲길, 관리, 요인, 힐링, 휴양, 이용객, 가치’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치유관광요인”으로 선정하였다. 그중에서 “관광”, “힐링”, “요인”은 국내 치유 연구에서는 “치유관광”으로 분류되었던 단어들이다. 민제호와 김지인(2019)의 치유관광 정책사업의 우선순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성공요인은 환경적 요인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심리치유적 요인, 문화교육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이 뒤를 이었다.
국내 치유연구에서 토픽명 “마음․예술치유”로 분류되었던 키워드들이 법제화된 치유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법제화된 치유는 자연-기반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불교 기반의 마음치유프로그램과 인문학 기반의 예술치유프로그램은 주요 토픽에서 제외된 것으로 생각된다.
법제화된 치유 중에서 연구의 양이 가장 많은 산림치유 연구 299편만 별도로 추출하여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신원섭 등(2022)에 따르면 산림치유는 산림청 주도로 2007년에 경기도 양평 산음 치유의 숲 조성을 시작했고, 2008년 제 5차 산림기본계획에 산림치유 제도가 도입되었다. 개정된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약칭: 산림휴양법, 2023. 6. 11 시행예정) 제2조(정의) 4항에 따르면 “산림치유”란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산림치유 연구의 토픽을 분석한 결과, 4개의 연구 주제와 3개의 매개어를 도출하였다(그림 3, 표 4 참조). 선정된 4개의 연구 주제 유형은 “(Topic-1)산림교육․복지”, “(Topic-2)산림치유공간”, “(Topic-3)산림치유요법”, “(Topic-4)산림치유관광”이었다. 3개의 매개가 되는 단어는 “선호도”, “만족도”, “자원”이었다.
Topic-1은 ‘교육, 복지, 서비스, 자원, 과정, 정책, 전문가, 연계, 국내, 산업’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토픽명을 “산림교육․복지”로 선정하였다. Topic-2는 ‘선호도, 만족도, 숲길, 자원, 관리, 공간, 이용객, 경관, 유형, 휴양림’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산림치유공간”으로 선정하였다. Topic-3은 ‘선호도, 요법, 정신, 중심, 우울, 노인, 대상자, 질환, 운동, 여성’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산림치유요법”으로 선정하였다. Topic-4는 ‘만족도, 관광, 집단, 회복, 요인, 실험, 힐링, 인식, 감정, 생활’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산림치유관광”으로 선정하였다.
각 연구 주제 유형 간의 연결성을 나타내는 매개어 “선호도”, “만족도”, “자원”은 모두 “(Topic-2)산림치유공간”에 포함되었다. 산림치유공간토픽을 중심으로 “선호도”는 “(Topic-3)산림치유요법”, “만족도”는 “(Topic-4)산림치유관광”, “자원”은 “(Topic-1)산림교육․복지”토픽과 연결되었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선호도 및 만족도, 치유 자원에 대한 연구가 모두 산림치유공간을 기반으로 하기에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박천보와 최준성(2021)의 연구는 최근 국내 산림치유의 시설과 프로그램 특성을 밝히고 있다. 그에 따르면 2009년 최초 개장한 치유의 숲은 점차 소규모화되었다. 이는 지자체의 경쟁적인 조성이 그 원인으로 50-100ha 이하의 소규모 숲에서 치유시설 및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부족하였다. 치유 숲길의 확장, 치유센터 내 시설 확대, 숲속 치유공간의 다양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100ha 이상 중․대규모 숲에서는 숙박형 프로그램의 확대와 지자체의 사용료 보조가 필요하다.
법제화된 치유(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정원치유) 중에서 치유농업과 정원치유 연구 66편만 추출하여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치유농업과 정원치유는 식물을 매개로 유사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 분야 모두 관련법이 제정된 2021년을 전후로 대부분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연구의 역사가 짧은 만큼 연구의 양 또한 다수의 토픽을 도출할 만큼 많지 않았다. 두 분야의 연구는 통합하여 분석하였고, 토픽의 개수를 3개로 제한하였다.
치유농업은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치유농업법, 2021. 3. 25 시행)에 의해 법․제도화되었다. 치유농업법 제2조(정의)1항에 따르면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용되는 다양한 농업ㆍ농촌자원의 활용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정원치유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수목원정원법, 시행 2021. 6. 23)에 의해 법제화되었다. 수목원정원법 제2조(정의) 7항에 따르면 “정원치유”는 정원의 다양한 기능과 자원을 활용하여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치유농업과 정원치유의 토픽을 분석한 결과, 3개의 치유 연구 주제 유형과 1개의 매개어를 도출하였다(그림 4, 표 5 참조). 선정된 3개의 연구 유형은 “(Topic-1)치유체험평가”, “(Topic-2)원예체험치유”, “(Topic-3)병원환경치유”였다. 매개가 되는 단어는 “체험”이었다.
토픽 번호 | 토픽명 | 키워드 | 단어수 | 논문수 |
---|---|---|---|---|
토픽-1 | 치유체험평가 | 체험, 평가, 항목, 장애, 교육, 전문가, 집단 | 460 | 21(32%) |
토픽-2 | 원예체험치유 | 체험, 원예, 의도, 유형, 만족도, 관광, 서비스 | 523 | 17(26%) |
토픽-3 | 병원환경치유 | 환경, 병원, 노인, 조경, 실내, 환자, 요양 | 498 | 28(42%) |
계 | 66(100%) |
Topic-1은 ‘체험, 평가, 항목, 장애, 교육, 전문가, 집단’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치유체험평가”로 선정하였다. Topic-2는 ‘체험, 원예, 의도, 유형, 만족도, 관광, 서비스’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원예체험치유”로 선정하였다. Topic-3은 ‘환경, 병원, 노인, 조경, 실내, 환자, 요양’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여 토픽명을 “노인치유”로 선정하였다. 매개어 “체험”은 “(Topic-1)치유체험평가”와 “(Topic-2)원예체험치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최정란과 정공수(2011)에 따르면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horticulture therapy)프로그램은 노인의 우울 감소와 자아존중감 향상에 효과적이었다. 원예치료는 주재료인 식물만 준비되면 치유농업의 시설인 치유농원이나 정원치유의 시설인 치유정원 같은 옥외공간뿐 아니라 병원 실내와 옥상 등에서도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치유농업의 프로그램에는 식물을 매개로 하는 원예치료 외에 농장 동물을 활용한 동물교감치유(animal assisted therapy)도 있다. 치유농장의 동물교감치유에는 농장의 개, 말, 곤충, 관상어 등이 활용된다. 오가영과 강원국(2021)의 연구는 치료도우미견을 활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아동의 정서지능에 긍정적으로 영향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그러나 주요 토픽으로 농장동물 교감치유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관련 연구의 양이 토픽을 형성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법제화된 치유(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정원치유) 중에서 해양치유 연구 27편만 추출하여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다. 해양치유는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약칭: 해양치유자원법, 2022. 1. 4 시행)에 의해 법․제도화되었다. 해양치유자원법 제2조(정의)1항에 따르면 “해양치유”는 해양치유자원을 활용하여 체질 개선, 면역력 향상, 항노화 등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해양치유는 관련법이 작년에 시행되었고, 대부분의 해양치유 시설과 프로그램 연구가 최근 3년 동안에 이루어졌다. 그런 이유로 연구의 편수가 27편으로 매우 부족하여 토픽의 개수를 2개로 제한하였다. 토픽 분석 결과 선정된 연구 주제의 유형은 “(Topic-1)해양치유계획”과 “(Topic-2)해양치유효과”로 나타났다(그림 5, 표 6 참조).
토픽 번호 | 토픽명 | 키워드 | 단어수 | 논문수 |
---|---|---|---|---|
토픽-1 | 해양치유계획 | 기준, 계획, 레저, 코로나, 콘텐츠, 상품, 분야 | 91 | 14(52%) |
토픽-2 | 해양치유효과 | 심리, 우울, 증후군, 골격계, 가족, 중요도, 유의 | 89 | 13(48%) |
계 | 27(100%) |
Topic-1은 ‘기준, 계획, 레저, 코로나, 콘텐츠, 상품, 분야’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토픽명을 “해양치유계획”으로 선정하였다. 이한석 등(2020)의 연구에 따르면 해양치유시설이 적절한 치유여건을 갖추려면 해안선에서 1km 이내에 입지하고, 오염물질 배출시설이 없어야 하며, 더위체감지수와 체감온도가 연중 80% 이상 ‘주의’ 이하로 유지되는 곳이어야 한다. 국내, EU, 또는 ISO의 엄격한 기준에 맞는 깨끗한 수질과 공기의 질, 낮은 소음도 요구된다. 공간은 국내 건축법이나 국제기준을 맞춰야 한다.
“해양치유계획”에는 해양치유시설 외에도 해양치유센터, 해양치유단지 조성과 관련된 연구가 있었다. 해양치유센터는 2021년 착공한 전남 완도 센터를 시작으로, 충남 태안, 경북 울진, 경남 고성 등 전국에 4개가 개장예정이다. 해양수산부와 협력 지자체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Topic-2는 ‘심리, 우울, 증후군, 골격계, 가족, 중요도, 유의’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토픽명을 “해양치유효과”로 선정하였다. 신중일(2022)의 국내 해양치유 프로그램 동향분석에 따르면 해양치유는 근력, 관절가동 범위, 혈중지질 등의 신체적 치유와 수면, 기분상태의 호전, 인지기능의 향상에 따른 정신적 치유의 효과가 있었다.
국내 치유연구의 토픽에서 해양치유 토픽의 연구 유형에 해당되는 내용으로는 “치유공간”과 “산림치유”가 나타났다. 치유공간토픽은 공간, 환경, 시설 요소의 계획․디자인 연구가 중심이었는데, 해양치유계획토픽 또한 해양치유시설의 계획․기준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산림치유토픽은 우울,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문제를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개선하는 연구가 많았는데 해양치유효과토픽 또한 우울 치유를 주요 키워드로 내포했다. 반면에 “골격계” 치유는 다른 분야의 치유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해양치유에서는 해수 등을 활용한 근․골격계 치유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는 다른 치유와는 차별화되는 해양치유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생각된다.
4 결론
본 연구는 KCI와 RISS에 게재된 학술지, 석․박사 학위논문 치유 초록 데이터 2,202편을 LDA 토픽모델링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국내 치유 연구의 주제 유형을 “치유관광”, “마음․예술치유”, “산림치유”, “치유공간”, “청소년회복치유”로 분류하였다. 각 유형은 “산림”, “자연”, “문화”, “교육”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최근 20년(2003-2022) 동안의 논문 발행 추이를 살펴본 결과, 모든 치유 연구 주제 유형에서 관련 연구의 양이 증가한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치유 연구가 급증하였는데 이는 치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법제화된 자연-기반 치유의 연구 주제 유형을 분석한 결과 “공간환경계획치유”, “치유요법실험”, “농업교육체험치유”, “치유관광요인”이 주요 토픽으로 도출되었다. 국내 치유 연구에서 “마음․예술치유”토픽으로 분류되었던 키워드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법제화된 치유가 자연-기반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불교 기반의 마음수행치유프로그램과 인문학 기반의 예술치유프로그램은 제외된 것으로 생각된다.
산림치유는 법제화된 치유 중에서 연구의 양이 가장 많았다. 2007년에 가장 먼저 법․제도화되어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산림치유의 연구 주제 유형을 분석한 결과, “산림교육․복지”, “산림치유공간”, “산림치유요법”, “산림치유관광”이 주요 토픽으로 도출되었다.
식물을 매개로 유사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치유농업과 정원치유의 연구 주제 유형을 분석한 결과, “치유체험평가”, “원예체험치유”, “병원환경치유”가 주요 토픽으로 도출되었다. 해양자원을 활용하는 해양치유의 연구 주제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해양치유계획”과 “해양치유효과”가 주요 토픽으로 도출되었다. 치유농업, 해양치유, 정원치유는 관련법이 최근 3년 동안 제정되었고, 다수의 연구가 법 제정을 전후로 이루어졌다. 그런 이유로 연구의 양이 많지 않았고, 다양한 주제의 토픽을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법제화된 치유를 포함한 최근 20년 동안의 국내 치유시설과 치유프로그램 연구는 전반적으로 “자연”을 기반으로, 특정 치유 “공간”에서, “청소년” 등의 특정 계층이, “관광”, “교육”, “복지” 목적으로 참가하여, 치유효과를 “체험”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치유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많았던 이유는 치유가 공공의 영역으로 편입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산림청, 농촌진흥청, 해양수산부 소속 연구자들이나 관련 연구 용역을 받은 대학교 등에서 치유의 신체적 정신적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를 많이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치유의 사회적 측면인 커뮤니티 형성에 따른 사회적 고립 해소와 같은 연구는 주요 토픽으로 도출되지 않았다. 커뮤니티 강화는 우울 감소 등 개인의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후 치유 연구자들은 치유의 신체적, 정신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키워드나 토픽으로 “도시공원”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조경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도시공원이나 도시숲을 포함한 도시공원은 치유의 장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서 도출된 주요 키워드인 “산림”, “자연”, “문화”, “교육” 관련 시설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약칭: 공원녹지법 시행규칙)에서도 일부 찾아볼 수 있다. 도시농업시설(텃밭, 온실, 퇴비장 등), 문화시설(야외극장, 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과학관), 야영장, 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은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치유시설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분석방법으로 LDA 토픽모델링을 활용하여 국내 치유 연구의 전반적인 동향은 파악하였지만, 기존의 연구 동향 분석처럼 특정 치유에 한정하여 분야마다 상세한 설명을 하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에는 개별 치유 분야에서 대표성이 있는 학회지들을 선정하여 학회지별 연구 유사성과 차별성을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