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신학적 미학을 적용한 가톨릭 피정시설 환경설계 -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를 대상으로 -

윤예화*, 김민**, 성종상***,****
Ye-Hwa Yun*, Min Kim**, Jong-Sang Sung***,****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수료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신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계획연구소 겸무연구원
*Ph.D. Candidate, Interdisciplinary Program of Landscape Architecture, Graduate Schoo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iest, Jesuit Research Center for Advocacy and Solidarity, Society of Jesus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Researcher,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이 논문은 윤예화의 석사학위논문 󰡔가톨릭 ‘영신수련’ 과정을 적용한 피정시설 환경설계󰡕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1. 지도교수: 성종상)의 내용을 수정ㆍ보완하였으며,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Corresponding author : Jong-Sang Sung,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 +82-2-880-1423, E-mail: jssun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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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Oct 20, 2023; Revised: Nov 06, 2023; Accepted: Nov 07, 2023

Published Online: Dec 31, 2023

국문초록

최근 내면의 치유를 위해 떠나는 종교여행객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불교의 ‘산사체험’이나 개신교의 ‘수련회’, 가톨릭의 ‘피정’이 일종의 대안 휴가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토착화가 이루어진 불교와 달리 범기독교계의 피정시설은 일반적인 휴양시설의 형태를 따르고 있으며, 후원에 의존함으로써 전체적인 틀을 구축하지 못한 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피정의 방법인 ‘영신수련’ 과정을 토대로 ‘신학적 미학’을 반영하여 ‘피정의 집’에 적합한 외부환경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먼저 영신수련은 ‘내적 순례’라고 표현되는 만큼, 각 기도주제에서 체험하게 되는 이미지와 신학적 미학에 관해 고찰하였다. 다음으로 피정시설에 필요한 기능 및 공간 특성을 분석하고, 종교적 공간의 구성원리를 파악하였다. 또한 실제 대상지의 경관을 조사하고, 참여자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하여 일정에 따른 선호공간을 도출하였다. 이를 종합하여 의식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외부공간을 구상하고, 기도 메커니즘과 부합하는 물리적 환경 속에서 참여자의 체험 스펙트럼이 확장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본 연구는 경관자원의 잠재력이 많은 피정시설을 선정하여 신학적 미학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영신수련의 기도법인 ‘관상기도(觀相祈禱)’시에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고 종교적 체험을 보조할 수 있는 시적((詩的) 경관의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그동안 등한시된 종교시설의 다양한 외부공간 설계어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ABSTRACT

Nowadays, the increasing number of religious travelers seeking inner healing has led to the popularity of Buddhist ‘temple stays’, Protestant and Catholic ‘retreats’ as alternative vacations. However, unlike Buddhist temples, which are inculturated, Christian retreat centers follow the formula of general recreational facilities and lack an overall framework due to relying on sponsorship. This study attempts to design appropriate outdoor environments for a retreat by reflecting ‘theological aesthetics’ based on the process of ‘Spiritual Exercises’, the main method of retreat. First, as the Spiritual Exercises are often described as an ‘inner pilgrimage’, the images and theological aesthetics experienced in prayer themes were examined. Next, the characteristics of the spaces required for the facility were analyzed, and the composition of religious spaces was proposed. Also the landscape resources of the site were investigated, and the retreatants’ behavior to derive spatial preferences was analyzed. Overall, outdoor spaces were planned to induce a shift in consciousness and broaden the spectrum of the retreatants’ experience through a physical environment consistent with the mechanism of prayer. This study aimed to implement theological aesthetics by selecting a retreat center with high potential for landscape resources. As a result, it was possible to reveal the ‘poetic landscape’ to effectively evoke images during ‘contemplative prayer’, and to support religious experience.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lied in deriving various design vocabularies for outdoor spaces of religious facilities.

Keywords: 종교시설; 영신수련; 순례; 관상기도; 시적 경관
Keywords: Religious Facility; Spiritual Exercises; Pilgrimage; Contemplative Prayer; Poetic Landscape

1. 서론

1.1 연구 배경과 목적

현대인들은 각종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고요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내적 치유나 영적인 재충전을 원하는 종교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불교의 ‘산사체험(temple stay)’과 개신교의 ‘수련회’, 가톨릭의 ‘피정(retreat)’이 일종의 대안휴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에 각 종교계에서는 일반인의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종교적 휴양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한편 서양에서는 일반 신도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성당·교회가 도심부에 위치하고, 성직자의 수도생활을 위한 수도원·수녀원은 외곽에 분리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불교가 약화된 조선시대 이후로 사찰이 도시 외곽에 입지하면서 속세를 벗어난 곳에서의 종교 활동이 보편화되었다. 즉 일반 대중들의 신앙생활에도 피정의 개념이 녹아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한국적 정서는 범기독교 문화에 반영되어 피정의 집, 기도원, 수양관을 찾아 신앙생활하는 일이 대중화되었다1).

오랜 기간 토착화가 진행된 불교와 달리 범기독교는 비교적 유입의 역사가 짧은 편이다. 게다가 종교시설뿐 아니라 여가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온 사찰과 달리, 폐쇄성이 높은 수도원은 본래 대중적인 시설이 아니었다. 때문에 범기독교 시설은 공간 특유의 종교적 분위기가 아직 대중들의 인식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점차 전문 피정시설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종교적 휴양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수요에 맞는 종교적 경관 이미지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현대 가톨릭 시설에 관한 연구는 건축, 실내디자인, 미술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외부공간과 환경에 대한 논의는 미약한 편이다. 이마저도 근대에 지어진 기념비적인 성당이나 순례 성지에 국한되어 있다. 더불어 피정시설은 종교적 체험 고유의 정서와 이용행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휴양시설의 형태를 따르고 있다. 또한 대부분 후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자문이나 전체적인 틀을 구축하지 못한 채 장식적으로 조금씩 조성해나가고 있다.

가톨릭 피정 프로그램인 영신수련은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모습을 찾아나서는 ‘내적 여정(Interior journey)’, ‘내적 순례(Interior pilgrimage)’라고 표현된다. 피정에 참여하는 사람, 즉 피정자는 성경을 기반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묵상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데, 이 때 각자가 그리는 ‘순례 이미지(Images of the pilgrimage)’가 명상과 산책의 주요 테마가 된다. 특히 피정자는 기도, 명상 뿐 아니라 산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외부공간이 주 활동무대가 된다. 대자연 속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체험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피정시설의 가장 중요한 관건인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영신수련에 담긴 신학적 미학을 토대로 외부 공간 및 경관 이미지와 관련된 설계어휘를 풍부하게 도출해내고, 이를 실제 피정시설 이용행태에 맞게 적용한 설계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내용과 방법

연구의 내용적 범위는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먼저 피정의 프로그램인 영신수련과 관련하여 기도주제의 공간적 무대와 순례 이미지를 파악하고, 종교적 체험과 신학적 미학을 다룬 이론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영성과 관련된 이미지의 시적 메타포를 도출하여 향후 설계 개념의 전개과정에 적용한다. 다음으로 종교적 공간으로서 피정시설의 특성을 기존 이론과 사례지를 통해 고찰하고, 여기에 실제 대상지 피정자들의 공간 이용행태 및 현장에서 발굴한 경관 자원을 접합한다. 이를 통해 외부 공간에서 피정자들의 종교적인 체험을 풍부하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신학적 미학을 적용한 피정시설의 환경 설계를 제안한다.

피정시설 설계를 적용할 대상지 선정을 위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 기재된 143곳 가운데 부지 규모가 2만m2 이상이며 향후 개발이 가능한 20곳을 추출하였다. 이 가운데, 봉쇄수도원이나 집회·노동을 주요 영성으로 삼는 시설, 이미 외부공간 조성이 많이 진행된 곳은 대상지에서 제외하였다. 다음으로 평신도의 이용이 가능하고 정규 영신수련 과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잠재 경관자원이 많은 곳을 선별하였다. 이에 현재 건축물 1동을 건립하였으나, 아직 외부공간 조성이 미흡하여 설계 연구의 실현가능성이 높은 예수회의 순천영성센터를 선정하였다.

2. 이론적 고찰

2.1 피정과 영신수련

피정이란, ‘세상을 피해 고요하게 마음을 지닌다’는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신적 존재에 대해 묵상하거나 관상하는 것을 말한다. 본래 가톨릭 이전부터 있었으나 예수가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했던 일을 제자들이 본받아 가톨릭에서는 보다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16세기 가톨릭 개혁시기에 예수회를 설립했던 성 이냐시오 로욜라(San Ignacio de Loyola)가 그의 저서 ‘영신수련(Exercitia spiritualia)’에서 피정의 방법을 발전시키며 공식화되었다. 19세기 초부터 교회법상 성직자는 3년에 한차례, 수도자는 1년에 한차례씩 의무적으로 피정에 참가해야 한다. 현대에는 참가자 유형에 따라 성직자·수도자·평신도 피정뿐 아니라 개인·단체 및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de Loyola, 1548; https://inigopress.kr).

피정은 베네딕도 수도자들의 명상법인 성독(聖讀, Lectio divina) 즉 성경의 독서를 기반으로 한다. 성독은 기도주제에 따라 독서(lecio),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상(contemplatio)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마지막 순서인 ‘관상’은 영신수련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이미지 기도법이며 경관의 체험에 의한 심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영신수련은 성 이냐시오가 피정의 내용적 측면을 안내한 것으로 크게 4단계에 걸쳐 예수의 일생을 따라 묵상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삶을 성찰한다. 대게는 그리스도 생애 사건들의 내러티브와 장소를 마음속에 떠올려 상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Smith, 1987) 이 때 성 이냐시오는 내러티브에 스스로를 연루(involvement)시키도록 오감을 활용(Applicatio senssum)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인식론에서 인간의 인식이 이루어지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바로 ‘감각된 것’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영신수련은 오감을 활용하여 성서적인 사건이 현재의 순간으로 되살아오는 현전(現前)을 체험하는 방법으로서 매우 공간중심적이며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성격을 띤다(김민, 2010). 한편, ‘피정자 내면에서 불러일으켜진 순례 이미지’는 영신수련의 내용과 피정시설에서의 생활, 피정자 내면 간의 관계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즉, 영신수련 내용에 담긴 관념적 공간과 실제 피정시설의 물리적 공간, 피정자 내면에서 상상해낸 공간 이미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작동하는 것이다.

2.2 영신수련의 순례 이미지와 신학적 미학
2.2.1 영신수련의 공간적 무대 및 장소의 순례 이미지

김민(2010)은 영신수련 과정과 순례 이미지의 관계에 주목하여 기도주제 28개 중 20개에서 상상의 눈을 통한 장소의 구성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공간적 무대 15개소를 대상으로 예수회 신부 및 이스라엘 성지 가이드 경험이 있는 선교사와의 인터뷰, 문헌 고찰(류모세, 2009; 유흥식 2010)을 통해 실제 성지의 현황을 토대로 한 장소의 순례 이미지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Table 1과 같이 각 기도주제에 따른 축사, 광야, 호숫가, 언덕, 무덤 등의 주요 공간적 무대에서 상상할 수 있는 순례 이미지와 장소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1. Spatial stage and placeness of the ‘Spiritual Exercise’
Process Theme of Prayer Spatial stage of ‘Spiritual Exercise’ Placeness and images of the pilgrimage
1. Preparation Incarnation and birth of Christ The crib of a barn in a suburban town A place of humility and joy
Presentation of Jesus at the temple and flight into Egypt The temple and the coastline of the Mediterranean A place of waiting and prophesying
Infant Jesus at Nazareth The rural village adjacent to a foreign country A carpentry as a job and question-and-answer education
2. Public Ministry Baptism at the Jordan River Riverside with frequent flooding A place of renewal through full immersion into water and manifestation of heavenly sign
Temptation in the wilderness The white calcareous wilderness A place of test through which Jesus is emptied himself and become fully dependent on the Word
Calling the disciples Around Lake Galilee, as wide as the sea From the place of labor to the place of calling
Sermon on the Mount Hill that can gather more than 5,000 people A place of showing Truth to all people
Walking on water Lake Galilee that is sometimes calm and sometimes stormy A place of falling into the water without attentiveness
Sermon at the temple Inner/outer ward, in many parts of the castle A house of the Word and prayer (the analogy of plant growth and spiritual growth)
Resurrection of Nazarus The cave tomb carved from rock A place of both sorrow and resurrection
Contemplation on Palm Sunday The very crowded street in Jerusalem A entrance of making decision to meet the Passion
3. Passion week The Last Supper The house of a wealthy Jew A place of serving others through sharing flesh and blood
Dying on cross Gethsemane hill in the olive grove, rock of Golgotha hill A place of human weakness (a place where olive oil was ‘squeezed’)
Buried in a grave The cave in a rocky mountain A place of freedom through victory over death
4. Resurrection Jesus’ acts post-resurrection The graveside, roadside, lake and an attic of a house A place of commissioning to witnes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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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종교적 체험에서의 이미지와 상징성

현상학자 Husserl은 종교적 체험이란 의식 속의 직접적 현상을 순수의식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마치 예술 행위와 같은 것이라 이야기하였다(Viladesau, 1999). 피정자는 관상기도 중에 집착을 버리고 자유로운 심적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순수한 미적 본질의 계시를 구하게 되는데(김민, 2010), 상상력을 동원하여 얻어진 이미지는 일종의 신의 재현을 이끌어내며 이러한 미적 체험은 향후 태도의 변화를 유발한다.

이미지란 본래 인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미지를 남김으로써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여겼다(Debray, 1992). 또한 미래의 예견, 치유, 방어, 저주 등을 위한 주술적인 수단으로서 이미지는 대상을 대체하는 기능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가톨릭을 비롯한 범기독교는 원론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부정적이다. 이는 신의 형상, 즉 신의 자율성과 주권을 훼손시키는 우상 숭배를 금하기 위함이며, 오히려 구약에서 성전의 건축 과정을 세세하게 지시했던 것과 같이 물질적인 형상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었다(이성원, 2008). 오히려 시각적 형상에 대한 관심은 말씀이 육신의 형상으로 나타난 예수의 탄생을 통해 최고조에 이르는데, 상징적인 이미지는 추상적인 언어보다 더욱 쉽게 종교적 개념들을 설명하고 어려운 교의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Eco, 1986). 이 때 신앙의 대상이 되는 이미지는 사실적 표현에서 멀어질수록 오히려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종교적 이미지를 통해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 물질적인 형상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영혼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van der Leeuw, 1932).

한편, 이미지론을 연구한 Bachelard(1957)는 이미지란 곧 창조를 위한 씨앗으로 시적인 울림과 풍요로운 집적의 장소라 이야기하였다. 그는 물, 대지, 불, 공기의 4요소2)와 시적 파생체를 다루면서 상상적인 것과 직접적인 감각이 접목하게 되는 연루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는데(Bachelard, 1960), 이는 관상기도와 흡사한 것으로 순례 이미지에 담긴 시적 메타포의 탐색은 실제 공간에 적용할 신학적 미학의 근간을 제공한다. 또한 그의 제자 Durand(1964)는 종교적 체험을 ‘초월의 시학(詩學)’에 비유하면서 상징적인 인식을 통해 신의 현현에 대한 이해를 꾀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이 때 종교적 체험이란 각 개인의 경험에 따른 감수성, 교감능력, 시적능력과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는 것으로, 그는 바슐라르의 이론을 발전시켜 상징적 상상력과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들의 동위적 분류도를 정리하였다.

2.2.3 신학적 미학에 담긴 시적 메타포와 이미지

현대 범기독교계에서는 예수회 신부 폰 발타살(von Balthasar) 이후 신의 아름다움, 신학적 미학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Harries, 1993; Viladesau, 1999; 김대식, 2008), 환경윤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생태신학·환경신학 분야가 대두되고 있다(Boff, 1993; Gnanakan, 1999). 이는 창세기에서 신이 자연을 만든 후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라고 감탄한 데서 연유하며,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에게는 완전한 풍요가 있다.”라고 한 것과 같이 모든 것에서 신의 흔적을 발견할 것을 촉구한다. 즉 미(美)라는 것은 자연의 질서, 도덕적인 아름다움에 연장되는 것이며, 아름다움과의 조우는 곧 침잠하여 신의 이미지로 뒤덮이는 것이다, 이 때의 이미지는 이성과 로고스에 의거한 비례와 균형의 아름다움이나 자연의 인과적 관계에 의한 생태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기존 이미지의 전복과 상승을 경험하며 놀람이나 경외와 같은 정서적 충격을 유발하는 숭고미(the sublime), 즉 영성(spirituality)의 신비(神祕, mystery)와 밀접한 신학적 미학을 내포한다(배정한, 2005; 김대식, 2008; 이명준과 배정한, 2012).

신학자 김대식은 가톨릭의 영성에 개신교의 한 종파인 성결교의 4대 영성인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접목시켜 신학적 미학을 탐구하였다(김대식 2008). 본 연구는 이 개념에 바슐라르와 뒤랑이 연구한 시적 메타포를 연결하고 그 어원을 탐구함으로써 종교적 체험의 영성과 신학적 미학에 담긴 이미지를 정리하였다. 첫 번째 영성인 ‘중생(重生, regeneration)’은 새로 태어남과 회복을 의미하며, 흙(히브리어 ereche, 헬라어 humus)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인간(homo)과 겸손함(humble, humility)의 어원은 땅에서 자라나 흙으로 되돌아간다는 이미지에서 파생되었으며, 가톨릭 신학에서 이야기하는 ‘그리스도의 육화(育化, incarnation)’는 이 개념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영성은 ‘성결(聖潔, sanctification)’로 거룩함과 깨끗함을 의미한다. 물(히브리어 maim)은 깊이가 있는 포용력과 흐름에 의한 생성·변화의 이미지를 갖는다. 따라서 세례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으며 변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도덕적 완성(完德, 헬라어 pantelos)은 물을 통해 자라난 나무의 결실인 열매의 이미지로 치환된다. 세 번째 ‘신유(神癒, divine healing)’의 영성은 신의 거룩한 숨결로 인식된 바람(히브리어 kodaesh ruah, 헬라어 pneuma)과 연결된다. 영 혹은 생기의 이미지가 상승, 은총, 치유의 심상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영성은 ‘재림(再臨, second coming)’으로 부활의 메타포는 빛(히브리어 o-r)과 불(히브리어 ash)이라 할 수 있다. 빛과 불은 판별, 정화와 소멸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며 ‘재림’이라는 드라마틱한 세계는 곧 심판과 광명이 펼쳐진 세계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나비 또한 땅을 기어 다니다 하늘을 나는 존재로 극적인 탈피를 하기에 부활의 상징성을 갖는다(윤예화, 2012).

2.3 피정시설의 공간구성
2.3.1 피정시설의 기능별 공간

기존에는 수도원·수녀원이나 기념 성지 내에서 피정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였으나, 최근에는 협소한 부지와 숙소 공간과의 분리, 대중들의 접근성 문제로 점차 전문 피정시설을 따로 조성하고 있다(김정신, 1988). 개인이나 지역 교구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워 그 수가 매우 적으며, 대게 수도원·수녀원에서 위탁 운영한다. 장경수(1999)는 개신교 기도원 공간을 4가지 기능으로 분류하였는데 이를 가톨릭 피정시설에 적용하면 전례, 공용, 숙소, 관리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수도원과 성지를 포함한 국내 피정시설 44개소, 국외 74개소, 총 118개소의 항공사진과 홈페이지 정보를 검토하여 주요 공간의 특성을 Table 2와 같이 고찰하였다3).

Table 2. Spaces characteristics by the function of retreat centers
Division Liturgical space Living space Common space Management space
Detailed space Chapel, Sacristy, Confessional, Payer room Presbytery, Dormitory, Guesthouse Dining room, Auditorium, Seminar room, Rest area Office, Service facilities, Electrical room
Spatial character The most important and distinguished place A quiet and comfortable place as a private space Freely available space for socializing Workspace for providing seamless service
Arrangement High accessibility and recognition, Separating from living space At the back of the site for separating from outside, with nearby amenities An easily accessible place to all facilities Connected to the parking lot and management line on the invisible rear
Planning direction Minimal and iconic space to focus on liturgy with a holy atmosphere A neat and pleasant garden for relax with a cozy atmosphere Openspace to enjoy the outside view, A splendid garden in the foreground Yard with a blocked view for laundry drying and food prepa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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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피정시설의 주요 외부공간

국내 피정시설은 주로 고지대의 주거지역이나 산지(임야)에 위치하고 있으며, 외부공간으로는 건물 인근의 사유영역인 외부공간, 밭을 비롯한 작업장, 정원을 두고 있다. 30년대부터 정원과 작업장의 개념이 처음으로 나타나다가 60년대부터는 정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김정신과 김승배, 1989).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 피정시설의 항공사진, 홈페이지 정보를 비롯하여, 중세 수도원에 관한 선행연구와 예수회 신부와의 면담을 통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조성해오고 있는 외부공간의 성격을 Table 3과 같이 고찰하였다.

Table 3. Outdoor spaces of the retreat centers
Division Adoration space Pilgrim trail/space Meditation space Practical garden
Behavior Ritual, Praise, Pray Follow Jesus Christ Read, Pray, Relax Work, Cultivate
Detailed space

  1. Virgin Mary’s garden

  2. 14 stations of the cross (wall/corridor type)

  1. 14 stations of the cross (trail type)

  2. Open-air alter

Shelter for Lecio Divina, Symbolic gardens such as a labyrinth Vegetable/Herb garden, Orchard, Supplementary facilities
Spatial character

  1. Garden for Holy Mother (virginity, heavenly open)

  2. Places to praise for Christ

  1. Promenade to follow the passion of Christ

  2. Space for encounter

A private, calm and peaceful space A place of hard work as a spirituality
Arrangement

  1. An enclosed deep site

  2. In/out of the church

  1. The back of the site

  2. Around the church

Around the dormitory, Entrance of the trail The back of the site, A south-facing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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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지역교구의 성당, 수도원 등 가톨릭 시설에서는 경배공간인 ‘성모 마리아 정원’과 예수 고난의 행적을 주제로 한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을 조성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 정원은 그녀를 ‘예수님의 말씀이 꽃피는 정원’으로 바라보는 데에서 기인하며, 중세에는 성서의 내용을 근거로 처녀성을 상징하는 ‘폐쇄된 정원’으로 조성하였다. 그 조성방식은 4세기 이후 교회에서 인정하고 있는 ‘마리아의 발현’에서 유래하며 주로 성모상 발밑에 소관목이나 마리아를 상징하는 장미 등을 식재하여 향기로운 정원으로 조성하였다(van Zuylen, 1994; Anzai, 2000).

십자가의 길은 그리스도가 사형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14가지 중요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초대 교회에서 순례자들이 실제로 800m를 걸으며 기도했던 데서 유래한다. 이 기도는 1688년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의해 전파되었으며, 1731년 교황 클레멘스(Clemens) 12세가 모든 교회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고 14처로 고정시켰다. 각 성당에서는 축성된 십자가와 함께 14개의 조각이나 성화를 벽면에 전시하며, 부지가 넓은 수도원이나 피정시설에서는 14처 성소를 기념하는 소모형의 산책로나 상징적인 정원을 조성하기도 한다(편명신, 2000; 최화선, 2005).

그 밖에 피정시설에서는 미로원(labyrinth, maze)을 조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미로의 개념은 인류 문명 초기부터 존재해왔는데, 종교적 상징이 부여된 중세 범기독교 문화에서는 순례자가 미로로 상정된 세계를 헤매다 신의 인도에 따라 구원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황주영과 조경진 2010). 이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면서 앞으로의 변화방향을 모색하는 피정의 목적과 부합하므로 최근에 지어진 피정시설에서는 미로원을 조성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용원·약초원 또한 중세부터 현대에까지 지속적으로 조성되어오고 있다. 수도자(ascetic)의 어원은 사도 바오로가 이야기한 헬라어 ‘άσκέω’ 인 ‘힘쓰노라(strive)’에서 기원한다. 수도자들은 노동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신의 섭리라 여겼으며, 황야를 경작하는 농업(husbandry)은 선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즉, 근면이란 가치 또한 기도, 명상과 함께 예배에 속한 것으로서 고귀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부분의 수도원·수녀원에서는 실용원을 가꾸고 있었으며, 베네딕트회와 같은 몇몇 수도회에서는 아예 노동을 주요 영성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피정 전문시설의 경우 상주하는 수도자의 수가 적어 생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광야 혹은 황야(wilderness)라 불리는 곳은 신학적으로 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 곳은 영적 통찰력의 원천인 성스러운 공간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변형·개선함으로써 원죄로부터 구원받는 공간이란 의미를 내포한다(배정한, 2006). 신학적으로 사막의 광야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미드바르(midbar)는 ‘말씀’이란 뜻의 다바르(dabar)와 ‘-로부터, -와 함께’란 뚯의 전치사 민(min)의 합성어로 신의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하는 곳을 은유한다. 때문에 실제 수도원에서는 순례의 의미로 주변의 험한 산지나 황량한 초지를 자주 산책하곤 한다.

그 외 피정시설에는 독서(Lecio Divina)를 하거나 묵상할 수 있는 정적인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수련회와 같이 대규모의 인원을 수용하는 시설에서는 산상설교(Sermon on the Mount)의 본을 딴 야외 제대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은 주로 개신교의 시설이나 부지가 넓은 북미지역의 피정시설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피정시설은 주로 후원에 의존하여 수도회가 운영·관리하므로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부분적으로 조성해나가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본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앞서 고찰한 주요 공간의 배치 특성과 기능들 간의 관계, 접근성, 개방성 등을 종합하여 운영 주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Figure 1과 같이 공간배치 모형을 제시하였다. 실제 피정시설을 계획할 때에는 입지조건과 기존 시설의 배치현황, 주변의 경관자원 분석에 따른 변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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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Space composition model of the retrea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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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종교적 공간의 특성과 구성원리

가톨릭 성지의 설계방법론을 연구한 문진호(1986)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교 건축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종교환경 디자인의 기본원리를 중심성, 방향성, 상징성, 위계성으로 정리하였다. 종교적 공간은 대게 성(聖)과 속(俗)의 개념에 따라 성당과 같이 특별한 목표가 되는 지점인 전례공간으로의 중심성이 강조된다. 또한 초월적인 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수직적인 방향성과 인간의 행동 세계를 표현하는 수평적인 방향성이 나타난다. 이 때 공간의 신성함은 속(俗)에서부터 성(聖)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구체화하며 드러나는데, 여기에서 순례라고 하는 운동개념이 발생한다.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유형화된 관념으로서 ‘상징’은 종교적인 공간에서 매우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다. 종교적 상징성의 표현은 주로 아름다움, 장대함, 접근이 용이하지 않음과 같은 속성을 가지며, 자연의 형태나 종교적 문화에서 통용되는 이미지를 담아낸다. 또한 종교적 공간에는 크기나 형태, 지형의 높낮이, 공간의 폐쇄도에 따라 위계가 존재한다. 이 때 시각적인 위계뿐 아니라 유도한 방향성에 따라 다음 공간이 전개될 때, 마치 성인이나 보살의 경지와 같이 도달하기 어렵고 더 깊이 위치한 곳의 장소를 더 우월한 것처럼 인식하는 등 구심성의 원리를 갖추기도 한다(문진호, 1986; 조일웅, 1990).

이러한 종교적 공간의 특성은 공간에서의 인지과정에 따라 구현된다. 특히 시각적 통로와 축이 주로 활용되는데, 직선축(linear)을 사용하여 공간의 위엄과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굴절축(curvilinear)을 사용해 서서히 드러내는 등의 시각적 전개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건물이나 수목, 단차를 활용하여 개방-폐쇄를 조절하면서 성소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이 제한된 새장형(nested) 공간을 형성하거나, 의도적으로 구심성이 없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분산형(scatterd)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종교적 공간은 상승과 하강을 매우 주요하게 활용하며 지형의 조작을 통해 몸의 움직임에 따른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질적인 공간들 사이, 성역화된 공간과 개방된 공간 사이에는 대게 마당·광장과 같은 전이지대를 마련하여 각 공간을 매개하고 심리적인 준비와 변화를 이끌어낸다. 특히 수공간은 성과 속의 영역을 매개하는 중성적인 공간으로서, 종교적 의식과 관련하여 그 안에 내포된 다양한 상징성의 체계를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문진호, 1986; 양수정, 1994; 손광호와 김강섭, 2005).

외부공간에서 자주 활용되는 건축적 요소로는 문, 단, 마당, 기둥, 계단·경사로, 성소(건물이나 제대)가 있으며 그밖에 탑·종루, 상징물, 기타 부속시설 등이 있다. 문을 통과함으로써 신성한 공간으로 전이되는 체험을 하거나, 높은 단을 이용하여 성소의 위엄을 드러낸다. 마당에 머물면서 명상에 잠기거나 다음 공간으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기둥을 이용하여 순례자를 다른 공간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계단과 경사로는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듯한 신비감 측면에서 종교적 공간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요소이기도 하다(문진호, 1986; 송경연, 1997).

한편 성(聖)-속(俗)의 개념과 중심성, 위계성이 두드러지는 성지나 성당과 달리 피정시설은 외부공간에서의 자율적인 체험이 주가 되어야 한다.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약 40일간 머물면서 일회적일 뿐 아니라 주기적인 방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조적인 체험보다는 시간에 따라 점차 농밀해지는 자연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Kennedy, 2001; Küstenmacher, 2004). 즉, 앞서 언급한 신학적 미학으로 연장되는 시적인 메타포와 그 파생체인 자연 요소를 다루기 위해 대상지의 자연환경과 경관자원을 읽어내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인 것이다. 특히 종교시설에서는 빛-자연광에 신성을 부여하는 만큼, 시간과 향을 고려하여 해·달·별의 광원을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시각적 열림을 추구하고, 높은 산이나 하늘과 같은 수직적 방향으로의 조망점에서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바람길을 고려한 광야에서의 침잠(absorption)과 지형 변화에 따른 몸의 운동-순례(pilgrimage)를 이끌어낸다.

그 밖에 흙, 물, 동식물 등의 물성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는 가톨릭 문화에서 통용되는 상징성이나 운영 주체가 추구하는 영성의 메타포를 활용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지역의 지형, 지질, 기후와 같은 지리적 특성이나 각종 절기의 계절성을 떠올리기 쉬운 장소를 발굴하고(Jordan, 2001; 남병식, 2006; 류모세, 2009), 배경 및 소품으로 자주 언급되거나, 그리스도, 성모, 이스라엘 민족 등을 상징하는 수목과 초화류를 식재한다(이창복 1994; 정정숙, 2007; 류모세, 2008). 이 때 대상지 현황에 맞게 피흘림의 상징인 붉은색 혹은 반점잎의 초화류나 정결함·순결·눈물의 상징인 흰색 초화류, 삼위일체의 상징인 삼엽식물, 사랑의 상징인 계수(잎), 석류(열매) 등과 같이 형태나 생태학적 특성을 차용할 수 있다(송경연, 1997; Jordan, 2001). 숭고함이 느껴지는 대경관을 조성할 때에는 동일한 요소를 강조하거나 이질적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보다 극적인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데, 이 때 토양이나 지피류 등 지표면의 색감을 통일하여 분위기를 정서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형적인 정원을 조성할 경우 십자, 원, 만도를라, 삼각형, 별과 같이 역사적으로 상징화된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다(Tresidder, 1998; Feuillet 2004).

가톨릭에서 인간이란 신의 형상(Imago Dei)을 닮은 존재로, 영성을 고취시키는 종교적 체험을 통해 신의 형상을 닮아가는 데(Imitatio Dei) 그 목적이 있다. 피정시설 또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신성한 질서의 아름다움을 인간의 마음 안으로 수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지혜를 활용하여 신의 미학을 드러내며, 이 곳에서 신의 놀라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열어주는 데 그 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 설계 조건

3.1 대상지 개요

대상지는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금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서쪽으로는 조계산(887m) 자락이 펼쳐져 있고, 남쪽 금전산 맞은편인 인근 4km 내에는 낙안읍성이 있다. 피정시설은 Figure 2와 같이 금전산(667m)과 우산(564m) 사이 계곡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대상지 초입에서 약 1km 떨어진 거리에는 금산마을이 입지하여 논밭을 함께 가꾸는 산촌 경관이 내려다보인다. 예수회 순천영성센터는 2007년 6월 축성되어 3층 건물 1개동과 성모뜰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전 소유주인 목장주가 조성한 두 개의 연못과 축사가 남아있다. 부지 남측에는 인근 주민에게 임대하는 과수원과 채원이 위치한다. 본 연구에서는 Figure 3과 같이 예수회 소유 부지 341,600m2 가운데 이용 및 계획이 용이한 약 15만m2(4만 5천평)의 공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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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Panoramic view of the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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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Major spaces of the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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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지는 Figure 4와 같이 금산마을에서부터 이어지는 폭 6m의 도로로 진입하며, 해당 동선은 건물과 성모뜰을 둘러 금전산 뒤편의 가정마을로 이어진다. 건물 식당 아래에는 주차 공간과 관리차량 진입로가 있으며, 연못 주변에는 폭 1.5m의 주요 산책로가 있다. 본당 건물 뒤편인 우산에는 예수회에서 관리하는 급경사의 산책로와 등산로가 있으며, 실개천 건너편 금전산에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숲이 우거진 둘레길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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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Circulation system of the site Legend: jkila-51-6-12-i1 Main road, jkila-51-6-12-i2 Planned Road, jkila-51-6-12-i3 On-site trail, jkila-51-6-12-i4 Hiking trail, jkila-51-6-12-i5 Stream, jkila-51-6-12-i6 Water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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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본래 5개의 분동형으로 계획했었으나 후원자금 문제로 S자 형태의 복합형 건물 1개동으로 축소되었다. 건물 중앙부에는 본당과 사제관이 있으며, 북서측에는 식당과 강의동이, 남동측에는 숙소동의 윙이 연결되어 있다.식당 뒤 언덕에는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두 연못 사이 남측에는 이전 소유주가 운영하던 전돌로 지은 폐축사가 방치되어 있다. 숙소동에는 독방 30실과 사제관 2실, 기타 소그룹방과 2인1실이 있으며, 그 외 약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과 식당, 150명의 수용이 가능한 강의실 2개소가 있다.

3.2 자연환경 및 주요 경관자원

부지는 북서측 방향으로 15% 내의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북동측에 위치한 우산은 급경사지로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북측의 산자락을 따라 펼쳐져 있다. 건물 후면 동측 사면에는 밤나무, 벚나무, 참나무 등 활엽수림이, 남동측에는 통점재로 이어지는 등산로로부터의 차폐를 위해 편백림과 잣나무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우산에 비해 완만한 남측 금전산의 동쪽으로는 목련숲이 펼쳐져 있다. 두 산지에서 흘러내려오는 실개천은 대상지 남측에서 합류한다. 배수는 대부분 양호하지만 두 연못 사이의 대지가 점차 침하하면서 습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서측 연못은 배수가 특히 불량하여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있다. 부지의 남동측은 부식토가 쌓여 토심이 깊고 수목의 생장이 좋은 편이나 우산의 산등성이와 계곡 건너편 금전산은 토심이 얕아 대교목이 거의 없는 초지경관을 이룬다.

기존에 조성된 외부공간으로는 본당 주변의 정원과 성모뜰, 두개의 연못, 실개천, 과수원, 채원, 우산과 금전산의 산책로가 있다. 본당 건물의 정면인 사제관 앞에는 주목을 열식하였으며, 식당 전면에는 데크와 야외테이블을 설치하고 단풍, 감나무, 철쭉 등을 놓아 주변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숙소 앞에는 모과나무와 초화류가 식재된 작은 정원이 있으며 정원 뒤편에는 대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건물 후면은 급경사지로 옹벽을 치고 상부에는 야생화를 씨딩했으며, 본당 주변과 뒷마당은 극음지로 식물의 생육이 어렵다.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 성모뜰은 외부공간 중 영성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으로 대상지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급경사지를 깎고 조경석으로 축대를 쌓아 2단의 평지를 조성하였는데, 경사면 반대편에 성모상이 위치하여 산지경관이 펼쳐져 보이는 대신 위요감이 매우 부족하다. 현재는 넓은 공간에 산발적으로 조형소나무, 단풍, 각종 화관목과 초화류 식재를 늘어놓았다. 성모뜰 아래에는 수심 0.6m, 면적 400m2의 작은 못이 있는데 버드나무, 느티나무, 철쭉과 함께 앉아서 쉴 수 있는 거석과 경관석을 자연스럽게 쌓아 완상할 수 있고, 연못 하단의 둑길을 따라 산책할 수도 있다. 상지(上池) 아래에는 과거에 목장주가 조경석으로 석축을 쌓아올린 노단식 정원과 1,400m2의 넓은 연못(下池)이 있으나. 노단은 배수불량에 따른 습지화로 인해 실질적인 진입이 어렵다. 한편, 하지는 자연스러운 형태의 상지와는 달리 연못에 균일한 크기의 조경석을 두르고 동백, 매화, 모과 등의 화교목과 철쭉, 부들 군락으로 화려하게 식재하였다. 연못의 서측은 -8m의 급경사로 아래에는 인근 주민에게 임대 중인 채원이 있다.

서측의 과수원과 채원은 금산마을 2가구에게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우산 쪽은 매실, 배 등 과수원이 주를 이루고, 그 외 밀, 보리, 감자 등 각종 채소류를 심거나 철쭉과 같은 원예작물을 가꾸기도 한다. 꽃과 과수가 열리는 봄가을에는 화사하고 향토적인 경관이 펼쳐지지만 과수원, 채원, 산책로, 배수로 등 각종 동선과 시설물의 경관이 다소 혼재된 상태이다. 대상지 남측의 실개천은 숙소동 주변인 편백림 앞에서 합류하여 서측으로 흘러 내려간다. 계곡은 폭 1-2m에 단면의 높이차가 약 3m로 매우 좁고 깊어 물이 흐르는 것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또한 주변은 잡목림과 초지로 뒤덮여 있어 산책로에서는 천이 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방치되어 있으며, 여름철에는 수량이 매우 많아 토사가 유실되고 있다.

우산 산책로는 숙소동 남측에서 진입하며 남동-북서방향으로 둘러서 북서측의 과수원과 연결된다. 산책로 초입에는 등산로 분기점이 있으며, 북측에는 기존 소유주의 묘지 1기가 위치한다. 한편, 급경사지를 깎아 등고 방향으로 완만하게 산책로를 만들면서 곳곳에 법면이 발생하였는데, 교목이 벌채된 곳에 가시나무 등의 잡목림이 밀려들고 있었다. 양쪽 진출입부에는 소나무숲이 조성되어 있으며, 중턱에 탁 트인 조망점에서는 저녁때 석양과 함께 맞은편 서쪽 조계산 자락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 중간에는 벚나무 정자목, 위요공간, 거대한 소나무 바위, 계곡 등 몇몇 인상적인 지점들이 있다. 실개천 건너편 금전산 아래에는 금산마을과 피정시설의 진입부로 연결되는 매우 완만한 둘레길이 있다. 이 곳은 밤나무 등의 활엽수와 꼬리풀, 꿀풀, 노루오줌, 마타리 등 반음지 야생화가 펼쳐쳐 있으며, 바로 옆 실개천으로 인해 아침에 운무가 짙게 끼고 새소리가 자주 들려오곤 한다.

3.3 대상지 이용행태

예수회 순천영성센터는 ‘현대를 사는 크리스챤들의 영혼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영혼의 쉼터’라는 목적 아래 광주교구의 초청에 따라 2007년 축성되었다. 8일 피정과 30일 피정을 연간 약 10-15회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3박4일 피정도 운영하고 있다. 성직자·수도자 외에 일반인 참여가 가능하고 각 회차마다 선착순으로 30명을 받는다. 각 피정일정에 맞게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을 기반으로 4주간의 내용을 진행하며 매일 한차례 미사, 강의, 상담이 이루어진다. 피정자들은 개인면담을 통해 각자의 영적 여정에 맞춰 지도가 이루어지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온전한 침묵을 요하며 자유시간에는 각자 자유롭게 기도, 산책을 하게 된다.

연구자가 직접 8일, 30일 피정에 참여하면서 문화기술지적인 관찰 및 피정이 끝난 이후 예수회 신부와의 면담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약 85%가 가톨릭, 15%가 개신교였으며, 약 65%가 성직자·수도자 및 개신교의 목회자이고, 35%는 가톨릭이나 개신교 평신도였다. 이용자의 약 80%는 여성이었으며 주 이용자층은 40-50대 장년층이 절반이 넘고, 그 외 학생 신분인 20대도 약 20%를 차지하였다.

피정시설에서는 침묵을 요하는 영신수련을 위해 서로 간의 마주침을 최소화하며 활동하게 된다. 가시영역 상에 다른 이가 보이지 않도록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주요 동선과 역행하거나 식별성이 낮은 경로를 탐방하기도 한다. 이처럼 피정자는 개인의 영역성을 지키며 산책 중 지속적으로 동선과 속도를 조절해나므로 정해진 미사, 식사시간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거나 전체 일정의 후반부에 이르면 경로의 통일성과 마주침의 빈도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또한 같은 곳에 장기간 머물면서 점차 공간에 친숙해지고 계절의 변화와 함께 경험이 쌓여가므로 각자의 향유방식을 찾아낸다. 피정 막바지에 이를수록 묵상의 깊이와 함께 공간의 인지와 경관에 대한 감각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전체 일정의 명상 주제와 외부공간 이용성향은 Table 4와 같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지는 공간 적응도에 따라 후반부일수록 멀리 나가는 성향이 있었다. 특히 3단계(30일 피정의 3주차, 8일 피정의 5-6일차)에는 기도 주제가 그리스도의 고난이기 때문에 정원, 연못의 산책보다는 등산이나 척박한 나대지를 거닐거나 아예 건물 안에 칩거만 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루 일과 중 미사, 식사, 강의를 제외한 자율적인 시간대를 추출하여 Table 5와 같이 선호 공간을 관찰하였다. 이 시간 동안 피정자들은 개인 면담에서 제기된 문제에 집중하며 4-5번의 기도를 한다. 공간 이용성향은 가용한 시간의 길이와 조도에 민감한데, 자유시간이 가장 긴 오후-일몰 전에는 멀리 나가는 경우가 많고, 오침을 하거나 건물 주변에만 머무르는 피정자도 있었다. 간혹 점심을 금식하고 낮 시간을 통합하여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고난을 주제로 한 3단계 일정에서 이 패턴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Table 4. Space usage behavior by the whole schedule
Stage Theme Space usage pattern Preferred places
1 (1week/2day) Self-reflection [Be attentive on prayer]
Exploring the space around the building and getting used to it
Mary garden, Pond, Around the building
2 Contemplation on teachings [Be relaxed]
Making extensive use of space and going further
Pond, Trail, Farm field, Village
3 Participation on suffering [Physical exercises]
Hiking to Mt. Geumjeon/Mt. Woo or moving far to barren land
Trail, Hiking trail, In the building
4 Resolution and preparation [Rumination]
Finding a quiet place with less encounters and better meditation
All the spaces eve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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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5. Space usage behavior by daily off schedule
Time Process (Pray) Space usage pattern Preferred places
04:00-08:00
-Breakfast
Raising issues
(1-2 times)
Take a light walk, or pray the Rosary in the Mary Garden Trail, Mary garden
10:00-12:00
Mass-Lunch
Clarifying issues
(0-1)
Don’t go far away for the interview appointment, use the surroundings of the building Pond, Trail, Around the building
13:00-18:00
Lunch-Dinner
Reflecting and deepening
(1-3)
Long availability makes it more extensive across the site, stopping by 2 ponds or Mary Garden in the middle Pond, Trail, Hiking trail
20:00-22:00
Lecture-
Appropriation
(1-2)
Mainly used around the building at night because of a rural area with insufficient lighting Mary garden, Around the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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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건물 주변에서의 이용행태를 살펴보면 식사시간에는 식당 앞 야외테이블이나 숙소동의 휴게실 앞 화단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강의나 면담 전후에는 발코니에서 피정시설 전경을 바라보며 대기하였다. 개인 침실에서 쉬거나 본당에서 기도할 때에는 경관을 즐기기보다는 자기 내면에 집중하거나 독서하며 휴식하는 경향이 있다.

피정시설에서의 행동 패턴은 경배, 순례, 침잠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가톨릭의 전례가 이루어지는 본당과 성모뜰을 중심으로 성삼위와 성모 마리아에게 찬미기도를 올리는 경배(worship)가 있다. 다음으로 그리스도의 강생에서부터 고난, 부활에 이르기까지의 행적과 다양한 비유가 담긴 말씀을 묵상하는 순례(pilgrimage)가 있다. 특히 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묵상하는 ‘십자가의 길’은 현재 본당 건물 벽면에만 조성되어 있었으나, 해당 주제의 시기에 산행이 많이 이루어지므로 외부 산책로에의 적용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깨끗이 비워내는 등 명상과 휴식을 취하는 침잠(absorption)의 행위가 있다.

3.4 소결

본 연구에서는 현황분석을 통해 피정공간의 전체 구조와 장소성을 변화시키고자 방치된 폐축사와 두 연못, 습지, 과수원 및 채원을 재구성하였다. 특히 성모뜰과 건물 주변의 기존 정원, 관리공간, 법면 등의 외부공간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리모델링을 제안하였다. 주 진입로와 성모뜰-본당으로 이어지는 중앙부는 축을 설정하였으며 단차에 따라 공간 구조를 재편한 뒤 영신수련의 무대를 재해석한 공간으로 탈바꿈함으로써 관상기도 중에 효과적으로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나대지로 방치된 북측 공터, 남측 폐축사 후면, 실개천 부근과 우산의 산책로에는 영신수련의 내면화 즉, 침잠을 위한 새로운 대경관을 창출하고자 하였으며, 빛의 상승감과 어두운 숲, 생명력이 강한 물과 동식물의 이미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경관으로 연출하였다. 그리고 하루 일과의 이용패턴 및 전체 일정을 고려하여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거리별 추천 산책코스를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마스터플랜에 따라 경배공간(성모뜰, 십자가의 길), 명상공간(성독쉼터, 산상설교), 순례공간(중앙 묵상길, 쉼터), 실용원(채원 및 과수원), 기타 생활공간(본당, 숙소, 서비스시설 및 작업공간)이 짜임새있게 조성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4. 설계 개념의 전개

4.1 설계 개념

피정시설은 내적인 치유와 영적 쇄신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본 연구에서는 Figure 5(a)와 같이 ‘메타노이아 공간’을 설계개념으로 하였다. 여기서 메타노이아란 변화(metά)와 의식(noia)의 합성어인 헬라어 ‘μετάνοια’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영신수련 내용의 주요 무대인 이스라엘 성지는 일종의 관념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데, 피정자의 내면에 떠올려지는 공간의 이미지는 물리적 공간인 피정시설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내적인 순례가 이루어지게 된다. 영신수련의 관념적 이미지는 실제 체험공간에 상징화, 은유화됨으로써 기도에 도움될 수 있는 감각적인 측면을 제공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구현된 공간에서의 경험은 피정자가 기도를 내면화하는 체득의 과정에 도움을 주며, 이는 다시금 현재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시적인 감수성을 발달시키게 된다. 즉, 물리적 공간은 성서 속 ‘공시적 내러티브’라 할 수 있는 영신수련을 토대로 관상한 이미지를 자신의 삶 속에 적용하여 ‘통시적 체험’을 일깨워줄 수 있는 매개공간이 되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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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Design concept and the prayer mech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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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기도 메커니즘에 따른 신학적 미학과 공간의 역할

영신수련의 최종 목적은 성서적 사건이 상상력을 통해 현재 나의 순간으로 되살아오는 ‘현전(現前, making present)‘의 체험이기 때문에 공간적 무대를 외부공간에 그대로 투사하여 장식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의미가 없다. 피정자들은 동일한 공간에서의 반복 체험을 통해 경험이 다의적으로 쌓이고, 인식의 심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때문에 Figure 5(b)와 같이 기도주제의 경중과 특성에 따라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고, 성찰이 누적되면서 종교적 체험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김민, 2010; 윤예화, 2012).

본 장에서는 Table 1에서 고찰한 기도주제 및 순례 이미지에 바슐라르, 뒤랑 등의 상징주의 학파의 이미지론을 활용한 신학적 미학과 시적 메타포를 결합하여 Table 6과 같이 기도 메커니즘에 따라 종교적 체험을 돕는 물리적 공간의 역할을 모색하였다. 이는 2.2.3에서 언급한 신의 숭고함이 드러나는 공간이자, 대자연의 생태적 원리를 깨우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학적 미학의 함축적 의미가 내포된 공간에서의 감각적인 체득과 정서적 환기는 각 피정자의 종교적 체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Table 6. The role of the physical spaces according to the prayer mechanisms and the theological aesthetics
Main theme of ‘Spiritual Exercise’ Characteristics of space by prayer mechanisms Theological aesthetics Example of spatial perspective
Encountering Christ and miracles
(joy and change)
Incarnation and birth Represented place, Symbolic space

[Centrality, Hierarchy]

  • an intense and shocking space

  • turning point experience

  • The Sublime and Beautiful : regeneration, lowering, focusing, healing

  • metaphor : earth, light, water

harmony, resonance, balance, proportion, union, encircle, warmth, openness, precariousness, uncertainty
Calling disciples
The Sermon on the Mount
Walking on water Sensible landscape, Meditation area
Resurrection of Nazarus
Christian lesson by parables
(listening and following)
Ecological system Sensible landscape, Symbolic space

[Symbolicity, Directionality]

  • a vital space

  • 5 senses perception

  • Aesthetics of Ecology : making right relationships

  • metaphor : land, soil, field, water(stream, spring water), plants/animals

reasoning, causation, systematicness, abundance, fertility, solidity, pliableness, material properties, musical rhythm
Principle of farming
Nature of God Symbolic space, Serene atmosphere
Spiritual value
Passion of Christ
(endurance and determination)
Holy Week Symbolic space, Relaxation area

[Directionality, Hierarchy]

  • a space of anguish

  • bodily-kinesthetic and tactile experience

  • the Sublime : pressure, suffering, pain, hardship

  • metaphor : dark forest, earth, rock, uphill, downhill

continuity, marginality, horribleness, formidability, morbidness, confinement, kinematic rhythm
the Last Supper
Gethsemane Represented place, Serene atmosphere
14 stations (-Calvory)
Internalization and mystics
(Renewal and dispatch)
Escape into Egypt Sensible landscape, Relaxation area

[Decentralization]

  • a space of ascension and Ironic subversion

  • experience of smell and consciousness of memory

  • the Sublime : sanctification, divine healing, victory, second coming

  • metaphor : air, light, water, butterfly

grandeur, glory, spectacular, profundity, transference, uplifting, enhancement, stimulation
Infant Jesus at Nazareth
Baptism at Jordan River Sensible landscape, Serene atmosphere
Temptation in the wilderness
Resurrection and empty grave
Acts post-Resurrection Relaxation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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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공간은 직접적인 재현부터 은유적 비유, 상징적 표상화, 해체적인 연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리스도의 탄생이나 몇몇 이적과 관련된 주제들은 영신수련 속 무대를 모사·재현함으로써 보다 명확하게 체험하는 것이 도움 되기도 한다. 동식물의 관계나 생육환경에 대한 비유를 주로 활용했던 그리스도의 설교의 경우, 추상화된 상징적 공간에서 해석을 통해 스스로 연상해내는 것이 더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즉, 교리의 내용을 개념화하고, 구조적인 원리를 차용함으로써 피정자들의 연상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대자연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는 것, 즉 개개인의 기억이나 감수성과 밀접한 시적인 연장을 통해 새롭게 불러일으켜지는 -설계자가 의도하지 않은- 작은 단서들은 종교적 체험에 더욱 유용할 수 있다. 특정 요소의 물성을 확대·재현함으로써 오감을 보다 효과적으로 일깨울 수 있는 것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기도 시에는 생각을 비우고 주변을 그저 완상하며 관조하거나, 편안하게 이완하면서 재충전할 곳을 필요로 한다. 이 때 어렴풋이 해체적으로 연출된 대경관에서 오히려 대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면서 정서적인 환기가 이루어질 수 있다. 즉, 영신수련의 공간적 무대를 내면화하는데 있어 기도주제의 경중과 특성, 각 개인의 상태에 따라 그 물리적인 공간의 작동 방식은 달라지게 된다.

실제 공간에 재해석되어 연출된 이러한 신학적 미학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피정자들의 체험을 통해 인식된다. 각 피정자들은 기존의 경험으로부터 구축된 자신의 미의식을 기반으로 현장에서의 오감의 지각과 정서적인 변화가 더해지면서 자신만의 구도로 개인화된 새로운 미의식의 세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5. 기본 계획

5.1 공간 프로그램 구상

피정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행위이므로 설계시에 체험을 교조적으로 지시하는 것을 지양해야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Table 7과 같이 공간 프로그램을 경배, 순례, 침잠의 3가지 행동패턴으로부터 전개해 나갔다.

Table 7. Space plan and landscape design by the behavioral patterns
Division Program and Emotion Space plan and landscape design
1. Worship Church Mass

  • space to worship, pray and contemplate for God

  • creating a reverential atmosphere

  • minimal pattern planning / using gravel, shade plants and ferns

sacred, divine, glorious, reverent
Virgin Mary Garden Pray the rosary

  • space to worship, stimulate the sense of smell and recharge

  • creating a fragrant and feminine enclosed garden

  • using stone walls and rich shrubs / considering slope, view-point

holy, feminine, worm, soft
Jesus’s Birth Barn Christ mass

  • space for reminiscent of the represented biblical place

  • creating a humble yard in consideration of night view

  • using water bowls, reed lamps and plants of verticality

cozy, serene, delicate, nostalgic
2. Pilgrimage
(Biblical context)
Via Dolorosa The way of the cross

  • (Metaphor: Earth) promenade on Mt. Woo as a space for commemorating the crucifixion

  • designating the 14 stations considering slopes, viewing points, enclosed spaces, waterways and surrounding forest, etc.

  • setting the carved stone tablets at sunset viewpoint, building panoramic viewpoint, pond, around graveyard / seed-spraying on the slopes

motional, isolated, sorrow, afflicted, shame, awe
The Parables Ecological aesthetics

  • (Metaphor: Water, Earth) space to stimulate 5 senses and realize of the contents of the bible

  • revealing the properties and ecosystem of water, soil, and plants

  • creating spaces filled with vitality of nature such as reed wetland, mirror pond, cascade, wildflower-field for the 5 senses perception

vivid, rhythmic, seasonal, abundant, fertile, protean, vital
The Greeting The sublime

  • (Metaphor: Light, Air) space for reminiscence of symbolic metaphor and contemplation

  • creating sunken bridge, open-air alter by the water, and the cross hill on the low land connote biblical context with ironic image

humoristic, novelty, fresh, mystery
3. Absorption MIDBAR Landscape Contemplation and Loosening

  • (Metaphor: Air, Earth) grand landscape that reveal the properties and textures such as dreary wind and arid soil

  • minimal pattern planning / using simple and exotic materials

  • sand and gravel garden at shallow hill besides the white garden

  • grass and sedge garden beside the stream

lonesome, dreary, reclusive, exotic
Memorial Landscape Reminiscence, Reading and Thinking

  • (Metaphor: Light, Air) vernacular landscape for enlighten the senses of light(blaze, ascension), air(raised, lightweight)

  • using local and seasonal materials such as wildflower, reed, cottonwood

  • creating shelter with resting facilities around Mary’s shrine and the barn

sentimental, downy, nostalgic, tender
Meditative Landscape Meditation and Relaxation

  • (Metaphor: Air, Earth, Water) provide rest area surrounded by nature such as the stream and forest

  • setting the flat benches and deck to stimulate the senses of hearing, touch and smell from the nature

composed, refresh, gentle, seclu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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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배(Worship) 공간은 미사와 묵주기도, 구유축성 등 전례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가장 중요한 위상을 갖는 중앙부에 위치한다. 본당-성모뜰-탄생축사는 기존 본당건물의 축선을 활용하여 재배치하였으며, 정형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로 연출한다. 순례(Pilgrimage)공간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는데, 십자가의 기도를 드리게 되는 ‘그리스도의 고난’ 테마는 경사가 심한 우산 산책로에 마련하여 연속적으로 체력소모-근운동감각을 경험하도록 한다.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그리스도의 비유’ 등의 테마는 성서적 이야기(Biblical Context)를 은유한 곳으로, 단면의 낙차를 통해 성모뜰 아래에서부터 석양이 보이는 가장 낮은 곳까지 공간의 전이가 점차 극명하게 나타나도록 조성한다. 특히 이 곳에서는 신학적 미학, 즉 신의 섭리와 생명력을 지각할 수 있는 ‘생태미학’을 풍부하게 담아낸다. 침잠(Absorption)공간은 가장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단순한 물성의 대경관으로 연출한다. 여기에서는 소재의 거친 질감을 극대화하여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숭고의 미’를 통해 정서적이고 영적인 감흥을 이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Figure 6(a)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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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Lyric landscape schema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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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시적경관의 연출방안

본 연구에서는 대상지에 대한 세심한 환경 분석을 통해 흙, 바람, 물, 빛과 같은 대자연의 시적 메타포가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경관을 연출하였다. 특별한 지점을 찾아내어 그 곳의 기상, 시간, 및 계절적 요소, 동식물이 두드러질 수 있게 디자인함으로써 자연의 물성과 감각적인 특질에 대한 체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문학적 요소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가톨릭에서 상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지리, 절기, 수목, 색상 등과 2.3.3에서 다룬 종교시설의 공간적 특성, 구성원리, 설계요소를 Figure 6(b)와 같이 계획안에 반영하였다4).

피정자는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머물기 때문에 중앙의 순례공간 이 외에는 극적인 공간보다 어렴풋이 전이가 느껴지는 것을 추구하였다. 먼저 대상지에서 자연으로부터의 시상을 가장 잘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경관지점을 설정하고, 그 주변에 지피의 색감을 설정하여 상징적 영감을 부여하였다. 이 때 그리스도의 고난, 부활, 수도자적 삶 등과 같이 상징적인 의미가 연상되는 식물소재와 현장의 지질·생태학적 특성에 부합하는 것을 선택하였다.

다음으로 주요 지점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사색이 가능하도록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해당 분위기에 부합하는 소재를 추출하여 경물을 배치하였다. 각 지점을 연결하는 소로는 서로 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여러 갈래의 위요된 좁은 길로 마련하였다. 이 때 곳곳에 조망포인트를 발굴하여 시선이 넓게 확장될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코스를 쉽게 구상하고 다른 피정자와의 간격을 조율하여 서로 간의 마주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체경관의 구조를 살펴보면 외곽에는 자연의 물성과 색감이 넓게 펼쳐지는 ‘비정형적인(Informal)’ 경관을 연출하여 고요하게 침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면적인 단순함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차분히 영신수련을 이미지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산에 있던 1.2-1.5m 폭의 ‘자연스러운(Natural)’ 산책로를 재조정하고 십자가의 길을 마련함으로써 연속적인 고난을 체험하도록 하였다. 이 때 주변 환경을 지나치게 정돈하지 않음으로써 고난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비워내는 영성을 드러내며, 길의 양 끝에는 비정형적이고 추상화된 대경관이 펼쳐지도록 연결하였다. 대상지는 두 산지에 둘러싸인 경사가 있는 지형으로 공간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조망점들과 계곡수가 있으므로 해당 지점들을 ‘십자가의 길’의 주요 처소로 활용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각 지점들의 인지성을 높였다.

이와 대비하여 건물 주변-성모뜰-두 연못으로 이어지는 부지 중앙은 단차에 의해 극적으로 공간의 전이가 일어나는 ‘인공적인(Artificial)’ 정원을 조성한다. 십자가의 길을 제외한 경배와 순례공간으로서 중심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시각적인 축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경관과 대비되는 ‘정형적인(Formal)’인 이 곳에서는 감각적 체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점적 공간들을 풍부하게 배열하였다. 특히 기도주제에 담긴 비유를 상징적으로 구현하고자 물을 주제로 한 성경속 이야기(Biblical Context)를 생동감 있게 담아내었다. 또한 어지럽게 산발적으로 조성되어 있던 단차를 조정하며 둔덕을 추가로 조성하고 구획을 정리하면서 공간에 위계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단차와 식재를 활용하여 시각적인 분리 및 차폐를 도모함으로써 조망지점을 벗어나는 순간 바로 위요된 상태로 전이되어 개인적인 감상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였다. 중앙부와 연결되는 대경관은 지피의 주요 색감(color code)을 설정하였으며, 새벽 운무, 매화, 목련숲, 나대지가 있는 곳은 흰색과 회색을, 계곡 근처 초지경관에는 노란색을, 편백림 부근 음지에는 보라색을, 대나무숲 인근에는 초록색을 강화시켜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경관으로 연출하였다.

5.3 기본계획안 및 세부공간 계획

본 설계에서는 지리적인 유사성에 따라 A-순례구역, B-명상구역, C-메모리얼구역, D-십자가의 길, E-경작구역으로 나누어 디자인하였다. 주요 동선이 크게 순환하는 중앙부는 A-순례구역으로 본당과 성모뜰, 세 개의 연못과 습지가 있다. 숙소동-목련숲 사이는 B-명상구역으로 탄생축사와 대나무숲, 들꽃정원, 광야Ⅰ(사초원)에서 편안하게 성독이나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B 구역의 동쪽에서 우산 산책로인 D-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며,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우산의 서쪽 끝에는 죽음과 부활을 주제로 한 E-메모리얼 구역과 광야Ⅱ(모래원)이 이어진다. 볕이 잘 드는 대상지의 하단부는 E-경작구역으로 본 시설은 현재 상주하는 수도자의 수가 적으므로 인근 주민에게 임대를 지속하되, 인접구역의 경관을 고려하여 추천 수종과 작물을 제안하였다(Figure 7, 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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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Master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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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Front elevation and cross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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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순례구역

순례구역은 본당에서 뻗어나와 지형을 관통하는 시각적인 축을 상징적으로 활용하였으며, 단면의 낙차를 따라 리듬감있게 공간이 전이된다. 동쪽의 본당과 중앙의 성모뜰은 정형적인 형태로 설계하고, 그 아래로 지형을 따라 기존 습지를 활용한 명상연못과 미로습지원, 갈릴리연못을 두었으며, 마지막에는 방지와 십자가 언덕을 계획하였다. 특히 이 구역은 숲, 초지, 연못이 어우러지며 피정시설의 전경이 입체적으로 펼쳐지게 된다(Figure 9,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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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Longitudinal section and the ‘Cross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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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Sketch images of the ‘Pilgrimage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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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뜰에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장미, 백합, 메리골드, 로즈마리, 마가렛, 엉겅퀴, 은방울 등을 식재하였다. 특히 향기가 있는 치자, 수수꽃다리 등 다양한 화목과 초화류를 활용하여 4계절 아름다움이 풍부하게 연출된 여성스럽고 향기로운 정원으로 설계하였다. 성모상 후면에는 돌담과 서양측백 열식으로 공간에 위요감을 부여하였으며, 돌담 뒷편의 상지(上池)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연계하였다.

기존에 배수불량이었던 노단식 정원은 수질정화가 이루어지는 습지 셀(cell)의 미로습지원으로 리모델링하였다. 여기에 갈대, 물억새, 부들, 창포 등을 식재하고 하지로 산책하며 내려올 수 있는 데크길을 계획하였다. 성서적으로 수변공간에서는 많은 설교와 종교적 체험들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대상지의 기존 연못 중앙부에 정화시설이 장착된 수중브릿지를 두고, 남측에 단상, 스탠드가 있는 ‘갈릴리 연못’을 두어 성서적 내러티브를 상상할 수 있도록 재해석하였다. 아래에는 갈릴리 연못과 인근 개천에서 넘치게 되는 우수를 활용한 케스케이드가 있으며, 고요하게 자신을 반추할 수 있는 작은 방지를 마련하였다. 서측에는 석양에 빛나는 스틸 십자가를 세워 전체공간의 수직적인 축을 잡아주면서 역설적으로 가장 낮은 지대에 있는 십자가가 오히려 대상지 어디에서나 보일 수 있음을 표현하였다.

특히 서쪽의 미로습지원, 갈릴리연못의 수중 브릿지와 가장 아랫 단에 놓인 십자가의 언덕은 ‘베드로가 용기내어 물에 뛰어들었으나 그리스도에 대한 집중력을 잃고 물에 빠지게 된 이야기’를 은유한다. 즉 순례구역은 영신수련의 목적과 의의를 드러내는 하나의 거대한 내러티브 공간이자 아이러니한 깨달음이 펼쳐지는 경관이라 할 수 있다.

5.3.2 명상구역

본당이 상징성인 강한 축이라면, 숙소동의 축은 전체 경관의 흐름을 잡아준다. 이 축은 토양의 생태적인 특성에 따라 북서쪽 광야Ⅰ(사초원)에서부터 습지-야생화들판-광야Ⅱ(모래원)-남동쪽 목련숲의 대경관으로 이어진다. 지형을 따라서는 북동측의 우산에서부터 소나무숲, 대나무숲, 들꽃정원, 탄생축사, 히말라야시다숲, 관목림과 남서측의 실개천 순으로 내려온다. 특히 기존의 폐축사를 리모델링하여 창고로 활용하되 마당에 수반과 갈대등을 두어 밤에 고요히 기도하거나, 성탄절에 구유축성을 드리는 탄생축사로서의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숙소와 인접한 대나무숲, 들꽃정원에는 바람을 느끼며 앉아 쉴 수 있는 서정적인 휴식처를 마련하였다(Figure 11(a),(b)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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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Sketch Images of the ‘Meditation zone’ and the ‘Memorial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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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메모리얼구역

이 구역은 십자가의 길 마지막 제14 처소(Station)와 이어지며 죽음과 부활을 떠올리는 장소이다. 특히 예수회 수도자들을 위한 묘역을 마련함으로써 ‘인생과 죽음’이란 주제가 보다 실체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하였다. 운무가 끼는 계곡수 주변에 새벽 빛과 공기의 산뜻함이 드러나도록 남동향의 동굴 모형을 두었으며, 화이트 가든을 주제로 주목, 황금측백, 산딸나무, 클레마티스, 수선화, 메꽃, 은쑥 등을 식재하고 나비형상의 열주와 함께 계곡수를 활용한 분수를 두어 정결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한편 이 구역은 ‘자연’의 숲과 ‘인공’적인 정원, ‘죽음’을 기념하는 묘지와 ‘삶’을 영위하는 매화 경작지가 기묘하게 어우러지는 장소이기도 하다(Figure 11(c) 참조).

5.3.4 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은 그리스도 수난과정에서 일어난 14가지 주요 사건을 기념하는 길이다. 실제 길이는 800m지만, 본 설계에서는 경사가 심한 우산을 따라 조성한 약 1,200m 길이의 산책로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Table 8과 같이 각 기도내용을 보다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주요 조망점과 샘, 수계, 위요장소, 급경사지, 주변 경관, 새소리 등을 관찰하여 Figure 12에 표기된 것처럼 기도 주제와 어울리는 특별한 지점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각 처소에는 기도문을 담은 작은 부조를 마련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을 단상이나 위치를 표기할 것을 제안하였다.

Table 8. Stations of the ‘Via Dolorosa
No. Historical events and places Location on site Image for prayer
1 Court: to be sentenced to death Entrance of the promenade Decision toward suffering
2 Street: to be insulted with crown of thorns and red robes Cherry tree shelter Place of insulting and suffering
3 To fall from exhaustion painful ways of suffering On the steep slope Painful ways of suffering
4 To meet Mary Hiking trail junction, Building view Consolation
5 Simon carries cross to help Jesus Around the ‘Gethsemane hill’ Participation on suffering
6 Castle gate: Veronica washes Jesus’ face Puddle of the valley Serving Jesus through washing
7 Hill road: Jesus secondly falls from exhaustion Uphill road Way to go
8 To console women in Jerusalem Flat road Communal mourning
9 Jesus thirdly falls Uphill road Lonely way
10 Hill: soldiers stripped Jesus and forced Him to drink vinegar and bile Downhill road Insulting
11 Jesus crucified Rock hill with pine tree, Sunset view Life fading away
12 Jesus dying on the cross Panoramic view of retreat center Darkness and sacrifice
13 Disciples released Jesus from cross Downhill road, Graveyard view Courage of person daring to releasing Jesus from cross
14 Cave: Joseph of Arimathea buried Jesus Around the ‘The grotto at dawn’ New resur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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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2. Longitudinal section and the ‘Cross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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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경작구역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임대하는 경작지 중 경계부에는 경작품종을 제안하였다. 화이트가든 주변은 기존 매화원처럼 흰 꽃나무를 유지하고, 이전처럼 다른 채원과 함께 임대를 지속한다. 식당 주변에는 직접 관리하는 허브원과 채원을 두고, 의례용 와인이나 판매용 포도즙을 생산할 수 있는 포도원을 수원의 확보가 용이한 십자가 언덕 후면에 계획하였다. 비록 포도원은 현재 상주하는 수도자 수가 적어 현실화되기 어려우나 향후 인원이 많아질 경우 이곳을 다함께 경작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그 판매수익으로 시설운영비를 보조할 것을 제안하였다.

6. 결론 및 제언

최근 종교여행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톨릭의 피정시설과 개신교의 기도원, 수양관에서의 종교적 휴양 행태는 아직까지 종교적 공간의 분위기, 즉 장소의 이미지와 함께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 오랜기간 토착화가 진행된 불교에서는 조선시대 이후 사찰이 주로 외곽에 입지하면서 일반 대중들의 종교활동에도 피정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내포되었다. 그동안 사찰은 폐쇄성이 높은 수도원과 달리 종교적인 목적 외에도 산행이나 전통건축 탐방, 관광 등 여가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현대 템플 스테이 방문객은 유구한 역사가 있는 전통 사찰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기조성된 단지 내에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종교적 공간의 고유한 분위기를 향유할 수 있다. 또한 사찰의 공간배치에 관해서는 연구자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관광산업의 일환으로서 방문객의 체험관련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우리나라 범기독교 시설에 대한 이론은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종교시설의 건축, 실내디자인, 미술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외부공간이나 환경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약한 편이다. 본 연구는 범기독교 휴양시설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톨릭에서도 점차 일반인들을 위한 전문 피정시설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종교적 휴양을 원하는 대중들에게 그에 걸맞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시작되었다.

자연환경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체험하고 내적 치유와 신앙 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현대 종교여행객의 수요에는 보다 신앙적 고취를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피정시설의 설계에 신학적 미학을 접목시킴으로서 내적인 여정(Interior Journey), 내적인 순례(Interior Pilgrimage)라고 불리는 영신수련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종교시설의 환경설계를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영신수련 속 공간적 무대의 순례 이미지를 기반으로 현상학-상징주의의 이미지론과 가톨릭 영성에 담긴 미학을 고찰하여 이를 설계과정에 접목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피정시설의 기능 및 외부공간의 특성 뿐 아니라 종교적 공간의 구성원리를 탐구하고, 이를 실제 피정시설 대상지 및 이용행태에 적용함으로써 경배, 순례, 침잠이 이루어지는 종교시설 고유의 환경으로 재편하였다.

특히 피정시설은 후원금에 의존함으로써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조성해나가기에 전체적인 조성방향 없이 공간의 통일성이 떨어지고 난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본 연구와 같이 조성 초기에 전체 경관의 틀을 잡아준다면, 대상지의 잠재력을 세심하게 이끌어내면서 단계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대상지는 이미 주요 동선 및 건축물과 일부 정원이 기조성된 설계여건으로 인해 앞서 고찰한 공간구상 모형도와 배치상으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으며, 리모델링 설계로서의 한계를 가진다. 또한 종교시설의 설계를 위한 다양한 측면을 고찰하는 반면, 상징주의학파의 이미지론과 신학적 미학을 물리적인 경관요소로 차용하는 과정에서 보다 이론적으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본 논문의 한계로 남는다.

영적 체험이란 종교적 교리를 기반으로 하여 자유로운 심적 상태에서 축복과 경외감을 느끼게 되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경험 및 감수성, 교감능력, 시적능력과 긴밀한 연관성을 지닌다. 때문에 종교시설 디자인은 자연환경의 세심한 물성으로부터 경관 이미지를 불러일으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신학적 미학과 경관 이미지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되어 보다 깊이 있는 피정시설의 설계이론 및 가톨릭 시설을 넘어 범종교적인 마음 치유시설에 대한 디자인이론이 발전되기를 기대해본다.

Notes

2022년 기준 국내 템플스테이는 사찰 139개소 연간 이용객수 약 43만명으로 집계되며, 가톨릭 피정시설은 1990년대 68개소에서 2023년 현재 143개소로 늘어났고 30여개소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인이 이용가능한 시설이다. 한편 피정은 유럽보다는 북미에서 크게 대중화되었는데, 1960년대 이후 범종교적으로 피정시설이 급증하여 2010년대에는 약 2,000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미 피정시설 검색엔진인 ‘Fine the Divine’에 가장 많이 등록된 곳은 사막 경관이 특징적인 캘리포니아주(CA)로 총 76개소가 위치하며, 정해진 양식이 있기보다는 대게 각 시설이 추구하는 영성을 자연 경관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조성하고 있다. (https://missa.cbck.or.kr/Retreat; https://findthedivine.com).

바슐라르는 대상의 이미지를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 아닌 물질로 파악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그는《불의 정신분석》을 시작으로《물과 꿈》,《공기와 꿈》,《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등의 저작을 통해 이미지들을 물, 불, 공기, 흙의 네가지 물성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참고로 고대 그리스의 엠페도클레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자연철학을 계승한 4원소론은 이미 19세기 돌턴의 원자설로 인해 폐기된 이후였다. 그러나 바슐라르는 4원소론이 과학적으로는 인간의 정신적 오류이자 인식론적 장애물일 수 있으나, 상상력의 측면에서는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꿈, 즉 몽상의 틀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때문에 현대 해석학 패러다임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의 영성과 생태신학 분야에서는 바슐라르의 이러한 이론을 관상의 측면에서 매우 주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현대 피정시설의 주요 기능별 공간 및 외부공간의 조성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1년 기준 홈페이지가 구비되어 있거나 정확한 위치 정보가 드러난 국내 가톨릭 시설 44개소와 해외 범종교적 피정시설 전문 검색엔진 Find the Divine의 북미 가톨릭 시설 중 홈페이지에 위치와 시설 관련 정보가 기재된 74개소의 항공사진과 이미지를 고찰하였다. 주요 해외 사례지로는 Jesuit Retreat House of Cleveland(Ohio), Jesuit Retreat House in Lake Winnebago(Wisconsin), Franciscan Renewal Center(Arizona), Redemptorist Renewal Center(Arizona), Franciscan Life Process Center(Michigan), St. Paul of the Cross Passionist Retreat and Conference Center(Michigan), Our Lady of Florida Spiritual Center(Florida) 등이 있다.

5장 Figure 612의 설계안은 대중잡지《환경과조경》에 소개된 바가 있으며, 본 논문은 설계안에 이르는 논리적인 구조를 5.2장까지의 내용을 통해 학술적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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