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앨빈 토플러는 미래사회는 속도를 맞추는 “동시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시간의 편차가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는 전세계적인 팬데믹1) 상황에 따라 언택트라는 뉴노멀 시대를 겪으면서 비대면 접촉의 증가와 함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를 경험했다. 대표적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 역시 사명을 메타로 변경2)하면서 기업으로의 변화를 공개했으며, 미국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가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의 선거 활동도 제페토에서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온택트3)가 등장한 것이다. 최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인 FC온라인, 리그오브레전드, 스트리트 파이터 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티켓가격은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가져 인기 높은 종목4)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하여 올림픽 IOC측에서도 버추얼 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몇 가지를 알 수 있다. 먼저 재택근무를 원하고 온라인으로의 연락을 더 편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직접 대면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근로형태가 정착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를 맺기 어려웠던 코로나 19의 유행을 겪으며 우을증 환자가 늘어났다는 분석5)을 내놓은 것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온라인에서의 가상공간들을 선거나 마케팅에 활용하고, e스포츠들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는 등 이미 보편화된 온라인임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였으며, 현실과 연계하고 활용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메타버스에서 가상세계의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거나 스스로 공간을 구축해 자신의 세계를 만들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동시화의 필요성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의 변화를 맞이한 시점에서 메타버스에서의 공간도 살펴보아야 하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공간은 어떤 곳일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즉, 현실세계의 다양한 제약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만드는 내가 살아가는 공간, 내가 만들고 내가 살고 싶은 공간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 연구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가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로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첫번 째로는 평면 형태과 입지 형태, 두 번째는 건물배치를 통한 토지이용, 끝으로 이를 분석해 시설 간의 관계와 거주지의 선택을 살펴보았다.
2. 이론 고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 자체와 관련된 연구들을 알아보았을 때 크게 동향과 구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먼저 동향에서는 현실세계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메타버스로 점점 더 확장되어가는 경향을 볼 수 있었으며 두 번째 메타버스 세계의 구성측면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 1 참조).
도시의 평면 형태와 관련된 논문들을 살펴보았다. 황용윤(2016)은 가장 높은 비중의 면적을 가진 아파트들의 평면도를 수집하고 이를 기초로 공간구조를 공간구문론을 활용해 비교분석했다. 서수연(2011)은 평면유형의 물리적 지표에 따라 유형화에 기반하여 자료를 수집한 후 유형에 따라 평면을 분류하고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공간구성을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했다. 이경찬(2006)은 과정론적 분석방법으로 접근하여 지도를 통해 시계열에 따라 심양의 도시 성장 과정을 살펴보았다(표 2 참조).
출처: 이경찬과 최봉문(2006); 서수연 등(2011); 황용운(2016)
끝으로 메타버스 활용과 관련된 연구들로 크게 공간과 활용, 두 번째는 소통 매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와 공간을 결합한 활용 측면에서는 스마트시티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 그리고 주로 전시분야와 접목하여 현실세계로 확장하는 활용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연계된 부분에서는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요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었다(표 3 참조).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에 처음 등장했다. 해당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메타와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물리적 세계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거대한 가상환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컴퓨터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가상적인 영역의 의미로 사용되던 사이버 스페이스보다 넓은 범위의 개념이다. 다시 말해 메타버스는 가상세계가 현실에 흡수된 형태이다(표 4 참조).
분류 | 내용 |
---|---|
메타버스 | |
사이버 스페이스 | |
도시 공간 구조 이론 | |
마을 | |
타운 |
출처: 전산용어사전편찬위원회(2011); 이강원(2016); 표준국어대사전(2023)
메타버스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넷,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결합된 AR이나 VR등이 있는데 이에 관해, 2001년 Smart et al.이 내재적 요소와 잠재적 요소의 축, 증강과 시뮬레이션 축이라는 두 개의 축을 활용해 가상세계,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증강현실로 범주화하여 정리했다. 메타버스의 특징6)은 현실감, 아바타, 사용자 공간, 순간이동, 상호운용성,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가상 상품,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등이 있다(그림 1 참조).

메타버스 콘텐츠를 몇 가지 비교해보았다. 먼저 콘텐츠 중 가장 오래된 EA사의 심시티가 있다. 1989년 최초 발매되었던 도시의 건설 및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 후 심시티 2000, 3000, 빌드잇까지 여러 차례의 신작이 나왔을 만큼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아바타가 등장하여 이용자가 공간 내에서 생활하는 타 게임들과 달리, 전지적 시점에서 도시를 건설하고 경영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간을 구축하긴 하지만 이용자가 공간 내에 존재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생활하지 않는 점이 다른 콘텐츠들과의 차이점이다.
2005년 최초 발매된 동물의 숲은 닌텐도 사에서 만든 게임으로 콘솔이 바뀔 때마다 신작이 나왔으며 가장 최신작은 2020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다. 아바타가 등장하여 현실과 동일하게 시간이 흐르는 마을에서 자유롭게 하루를 살아가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다. 한정된 요소들을 일정한 공간 내에 구축하며 그 곳에서 낚시나 채집과 수렵 생활 및 가드닝 등을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이를 사용하거나, 벨이라는 화폐로 교환하여 물건을 구입하는 등의 경제활동에 사용한다. 또한, 초대나 방문 등을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직접 만든 몰입형 세계에서 글로벌 이용자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1989년 교육용 2D로 만든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이 시초로 알려져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외에도 탈출이나 레이싱 등 유저들이 만든 게임을 할 수 있다. 최근 메타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로블록스 역시 사용자가 증가했으며 대표적인 게이밍 플랫폼으로 손꼽히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가상 세계의 아바타에 아바타 패치, 음성 등이 업데이트되고 사용할 수 있다.
2011년 출시된 모장 스튜디오의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들을 활용해 구조물을 만들 수 있으며 혼자서 혹은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져 있으며 3차원 세계에서 토공, 건축, 물품제작, 채집 활동 등을 한다. 두 가지 버전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데 자원을 수집해 생존하면서 세계를 구축해가는 서바이벌 모드와 제약없이 세계를 구축해 갈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모드가 있다. 특별한 목적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콘텐츠로 활동하는 유튜버들도 있다.
끝으로 2018년 비교적 최근 혹은 늦게 출시된 제페토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 서비스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만든 아바타를 통해 할 수 있는 게임, SNS 등의 기능을 담고 있으며 2021년 기준 2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로 현대자동차에서 모터스튜디오 가상 공간을 구축하고 시승 이벤트를 하거나, CU편의점 등이 입점하기도 했다. 최근, 유료재화인 ‘젬’기프트 카드를 출시7)하고 이를 CU에서 판매하는 등 수익모델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섯 가지를 비교해보면 도시라는 개념에는 심시티가 가장 유사하지만 이용자가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지 않는 다는 점이 타 콘텐츠들과 차이가 있다.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개개인이 구축하는 세계의 편차가 굉장히 커 상호 비교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제페토의 경우 소셜 네트워킹이 주요한 콘텐츠이며, 개인은 주로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것보다 활용을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다(표 5 참조).
출처: 네이버 게임라운지http://game.naver.com/r/GM_414 (2023.10.15.기준); 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 (2023.10.15. 기준)
도시형태이론은 크게 계획이론, 기능이론, 규범이론 세 가지(lynch)로 나뉘고 있다. 계획이론은 도시 발달에 관한 결정들이 그 형태를 어떻게 이루었는지에 대한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어 도시계획 영역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일반적인 결정에 관한 이론이다. 기능이론은 도시 자체에 관심을 갖고 그 형태를 왜 이루었는지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론이다. 규범이론은 인간가치와 정주형태 간의 연계를 일반화하여 보는 이론으로, 어떤 도시가 양호한지에 대해 살펴보는 이론이다(표 6 참조).
출처: 이주형(2001) 도시형태론. 보성각. pp. 18-37. 연구자가 재정리
도시형태의 분석방법론은 물리적 접근방법과 인문적 접근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본 연구는 공간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데이터로 구축하고 다시 용도별로 분석한 것이므로 물리적 접근으로 체계론적 분석방법을 채택하였다(표 7 참조).
분류 | 내용 | |
---|---|---|
물리적 접근방법 | 과정론적 분석방법 | |
체계론적 분석방법 | ||
인문적 접근방법 | 계층 분석방법 | |
밀도 분석방법 | ||
중심성 분석방법 |
출처: 이주형(2001) 도시형태론. 보성각. pp. 59-82. 연구자가 재정리
도시형태별 특징을 살펴보면 크게 도시발생과 평면 형태, 입체 형태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는데 본 대상지의 경우 도시발생은 이용자가 계획하여 구성하는 것이므로 계획도시로 동일하다. 따라서 평면 형태와 입체 형태 두 가지를 중심으로 살펴 볼 것이다(표 8 참조).
분류 | 내용 | |
---|---|---|
도시발생 | 자연발생적 도시 | |
계획도시 | ||
평면 형태 | 방어와 상징성, 원형 | |
도시의 효율성, 방형 | ||
지형 및 교통, 선형 | ||
불규칙 형태 | ||
기타 | ||
입체 형태 | ―형 | |
∩형 | ||
∪형 |
출처: 이주형(2001) 도시형태론. 보성각. pp. 84-124. 연구자가 재정리
3. 연구 방법
분석을 위한 자료 수집 조건으로는 1. 대지형태가 유사하며, 가로형태나 도시배치, 토지이용 등에서 제약요소가 많지 않을 것, 2. 자료수집이 용이할 것, 3. 단순한 요인들로 구성되어 복잡한 분석 없이 결과해석이 가능한 자료 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공간적 범위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선정에 있어서는 해당 자료 수집 조건에 부합하는 “동물의 숲” 콘텐츠를 채택하였다. 내용적 범위인 공간자료 수집에 있어, 앞서 정리된 도시형태별 특징 측면에서 살펴 본 연구 대상지는 계획도시로, 입체적 형태는 비교적 고정적인 요인이다. 따라서 평면 형태의 배치에 영향을 주는 1. 가로 유형과 평면 형태를 정리하고, 2. 시설들을 용도별로 분류하여 각 용도들을 군집 분석을 통해 살펴 보고자 한다(표 9 참조).
도시의 발생과 대지 형태, 입체 형태는 동일하므로 이는 고정 요인으로 보고 변수 조사 항목에서는 제외시키고 이 외의 변동 요인에 대해서만 데이터를 정리하였다. 첫 번째로는 평면 형태와 입지 형태를 정리하고, 다음으로 건물배치를 토지 이용 측면에서 정리하였는데 용도지역을 기준으로 정리 할 경우 용도를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건축법의 건축물 세부 용도 분류를 일부 활용8)하였다. 이중 캠프파이어의 경우 숙박시설과 위락시설 두 가지 기능을 겸하고 있어, 분류하기 모호하므로 분류에서 제외하였다(표 10 참조).
본 연구의 경우 기술적 통계를 단순히 수치화된 표나,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판단되지 않아 자료 구축 후, 그리드 상에 버블의 색상으로 용도를 구분하고 그 크기로 배치가 어디에 집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픽 방식을 택하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 용도별로 유클리디안 분석을 실시하고 행렬로 정리하여 이를 수치로 정리했다(표 11, 그림 2 참조).
구분 | 변수 | 항목 |
---|---|---|
고정요인 | 대지 유형 | 방형 |
도시 발생 | 계획도시 | |
입체 형태 | ―형 (모든 건물이 단층은 아니나 밀도가 고정됨) | |
변동요인 | 평면 형태 | 선형, 원형, 방형, 불규칙, 기타 |
입지 형태 | 선형, 동심원, 다핵심 | |
건물 배치 | 업무시설, 운수시설, 문화시설, 판매시설, 주거시설 등 |
데이터 수집은 유저가 직접 등록하면, 게임 상에서 누구나 무작위로 접속할 수 있는 꿈번지와 유저가 온라인에 공개한 지도 두 가지를 활용하였다. 표본은 게임진행 상황에 따른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사례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이 유의미할 것이라 판단하여 비확률적 표본 추출 중 판단 표본추출방법을 활용하였다. 기준은 최대 주민가구 수 미만의 사례는 제외하고 최대 주민(10)이상의 사례만을 수집하였으며, 해당 자료 수집 기준에 따라, 총 78개의 사례를 표본으로 선정했다(그림 3 참조).
본 연구는 각 요소들을 군집으로 분류하고 군집별로 어떻게 배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주요한 관심사로 종속 변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종속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각 개별적 특성을 가진 변수들을 기준으로 군집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군집 분석을 활용하고자 한다.
군집 분석은 유사한 자료들끼리 군집으로 묶고 다변량 분석을 활용하여 각 군집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크게 거리측도, 계층적 군집분석과 비계층적 군집분석, 혼합 분포 군집, 자기조직화지도 네 가지로 나뉜다. 거리 측도의 경우 연속형 변수와 범주형 변수로 나뉘는데 거리가 가까울수록 유사성이 큰 것으로 본다. 계층적 군집분석과 비계층적 군집분석은 관측지들 간의 거리를 계산한 후 가까운 값부터 결합해 계층적 구조를 형성하여 군집화하는 방식이다. 혼합분포군집은 여러 분포를 확률적으로 선형 결합한 분포방식이다. 자기조직화지도는 기반 차원의 축소화 군집화를 동시에 수행하는 방법이다.
군집 분석 중 거리측도 방식의 대표적 방식으로는 유클리디안 거리와 맨하튼 거리 방식이 있으며, 유사성 측도는 코사인 거리와 상관계수가 있다. 군집 분석에서는 군집의 기준이 되는 변수의 설정이 중요한데 본 연구에서는 변수를 각 시설의 토지이용으로 보았다.
해당 변수별로 거리를 측정하여 이에 대한 배치를 살펴보고 상호 비교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좌표에서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으로 유클리디안 거리와 맨해튼 거리를 살펴보았다. 유클리디안 거리와 맨하튼 거리 중 유클리디안 거리는 두 점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를 계산하며 산포정도를 감안하지 않는다. 맨하튼 거리의 경우 두 점 사이를 가로지르지 않고 길을 따라갔을 때의 거리를 계산한다. 거리 기반 유사도의 경우 가까운 좌표에 있는 점들이 유사도가 높다고 측정되며, 각도 기반 유사도의 경우 좌표를 기준으로 좌표에 이르는 선 주위의 점들이 유사도가 높다고 측정된다(그림 4 참조).



먼저, 스케일의 경우 대상지가 동일한 대지에서 설계되므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 길을 조성하더라도 이를 가로질러 이동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길을 따라갔을 때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인 맨하튼 거리를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특정 좌표와의 유사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특징별로 나눈 군집별 거리를 통해 유사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널리 쓰이는 유클리디안 거리를 활용하였다.
연구의 범위와 방법, 흐름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유저 간 마을 공유방식인 꿈번지에 등록된 섬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섬들들의 평면자료를 수집했다. 다음으로 평면자료를 검토해 게임 진행상황에 따른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최대가구 수 미만의 사례는 폐기하는 비확률적 표본추출방식을 선택했다. 남은 평면자료들을 표본으로 보고 넘버링 한 후, 평면 형태와 입지 형태를 분류하고, 건물배치를 각 요소별로 본 연구 ‘그림 2. 토지 현황 및 기본 구성 요소’에 제시된 좌표평면으로 정리해 목록화 하였다. 다음으로 평면 형태와 입지 형태를 기술적 통계로 정리하였으며, 건물배치의 각 군집별로 수치화하는 것보다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분포 이미지를 좌표평면에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끝으로 건물 간의 관계를 알기 위해 유클리디안 거리를 활용해 분석하였는데, 이를 위해 기존 방식을 통해 기록된 좌표들을 다시 x축과 y축으로 재표기하고 엑셀에서 각 건물별로 시트를 분리한 후 ‘그림 4에 정리된 유클리디안 거리 방식’에 따라 각 건물별 토지이용 데이터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종합분석하였으며, 결론에서 연구의 전체 내용을 아울러 정리하였다.
4. 연구 결과
평면 형태는 불규칙 격자형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입지 형태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형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가로유형이라 볼 수 있는 평면 형태의 경우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일명 자연형이라고 불리웠던 선형이 인기를 끌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러한 형면과 입지 형태의 기술통계 결과는 본 메타버스의 특성상 곡선 보다 직선 형태 가로의 조성과 배치가 만들기 훨씬 용이하고 유저가 뛰어다니는 등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그림 5, 표 12 참조).
평면 형태 | 선형 | 원형 | 방형 | 불규칙: 격자 | 불규칙: 직교방사 | 불규칙: 복합 | 기타 |
---|---|---|---|---|---|---|---|
입지 형태 | |||||||
선형 | 11 | 0 | 0 | 17 | 0 | 3 | 2 |
동심원 | 4 | 0 | 0 | 12 | 1 | 6 | 3 |
다핵심 | 6 | 1 | 0 | 10 | 1 | 0 | 1 |
토지이용은 앞선 그림에서 표현되었던 그리드를 활용하여 각 요소별로 좌표를 표기하여 이를 목록화하고 이것을 다시 그리드 상에 표현했다. 원이 클수록 해당 좌표에 많이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업무시설과 운수시설의 경우 유저가 약간의 선택권을 가지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배치가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어 해석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역시 개인이 선택권을 가지기 보다는 거주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현재 그리드 상에 나타난 형태는 특정 방향이나 관계 속에 배치하기보다는 주로 중심에 위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였다. 판매시설의 경우 업무시설을 중심으로 그 둘레에 배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그림 6–8 참조).
주거시설의 경우에는 판매시설 외곽을 둘러싸는 듯 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을 모두 종합하여 겹쳐 보았을 때는 주로 중심을 위주로 배치하려는 경향을 볼 수 있었으며 중심이 아닌 외곽지역에 문화시설을 배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그림 9–11 참조).
다음으로 유사기능을 세분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판매시설을 상점과 옷 가게 두 가지로 세분화하여 살펴보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주로 업무시설 주변으로 위치하고 있었으며 유사한 성격의 시설을 근접해 배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림 12–14 참조).
다음은 주거시설로 본인의 거주지와 주민의 거주지 배치를 분리해 보았다. 유저인 주민대표의 주거지와 주민들의 거주지를 근접하게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역시 유사한 성격의 시설을 근접해 배치하려는 경향으로 해석된다. 유저 거주지의 경우 좌측에 배치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아마도 운수시설과 판매시설의 배치와 관계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그림 15–17 참조).
사람의 실제 거주와 메타버스 상의 활동에서 모두 업무시설과 판매시설 주변이나 중심부에 거주지를 두는 것이 편리할 것으로 예상하였고, 특히 지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본 메타버스 세상의 특성상 이러한 배치를 구사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다른 주민들의 거주지 인근에 배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는 효율이나 편리함보다는 주거지를 형성하고자 하는 경향으로 해석되었다.
끝으로, 유클리디안 분석을 통해 각 시설 간의 직선거리를 분석하고 이를 행렬로 정리해보았다. 숫자가 작을수록 서로 높은 관계를 가지고 배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좌표상의 해석과 유사하게 거리측도 분석에서도 주거시설과 판매시설이 관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업무시설의 경우 판매시설, 운수시설의 경우 주거시설 다음으로 문화시설, 문화시설의 경우 주거시설, 판매시설의 경우 업무시설 다음으로 주거시설, 주거시설의 경우 판매시설과 가장 근접하게 배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3 참조).
토지이용을 세분했을 때 역시 그리드 상의 해석처럼 유사한 기능의 시설들을 근접배치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거주지는 주거시설과 근접배치하고 동일한 기능을 가진 상점과 옷 가게 즉, 판매시설이 인접 배치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판매시설은 서로의 배치에 관계가 있음을 보여 유사기능을 근접배치 경향을 거리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표 14 참조).
본 연구는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가상의 정주지와 현실의 정주지를 비교해보았다. 가상의 정주지는 고전 유토피아에서 토마스 모어가 서술한 유토피아와 현대인들이 만들어가는 가상세계의 유토피아(동물의 숲) 두 가지를 허구의 세계로 보고, 현실의 정주지는 백제, 조선에서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고도인 서울과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현대인들이 만들어가는 도시인 세종시 두 곳으로 총 세 가지 정주지를 대략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기본의 지형의 경우 대체로 완만한 경사로 북측이 다소 높고 남측이 낮은 편에 속했다. 또, 주요 강줄기 역시 두 개로 이루어져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건물 높이의 경우 유토피아와 동물의 숲 모두 고층이 아니라 어느 정도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입체 형태에서는 현실과의 다름을 보였다. 그러나 조금 더 따져보면 사람이 모여 유동인구가 발생할 만한 시설 등은 주로 중앙에 밀집해 다소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동물의 숲의 면적 산정은 최소 단위인 한 칸을 1.5m × 1.5m(보도의 최소 유효폭)로 가정하고 전체 칸 수를 곱하여 추산했다. 유토피아는 면적당 인구 밀도가 현저히 낮았으며, 다음은 세종시, 다음은 동물의 숲으로 동물의 숲이 세종시 보다 밀도가 높았다. 서울시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높은 인구 밀도를 보였다.
가상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단순 비교로 그 의미를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의 다름, 과거와 현재 사이의 산업 변화와 기술 발달, 인구 증가와 도시화에 의한 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에 그 의미를 두고자 한다(표 15 참조).
출처: 권혁 옮김(2015)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돋을새김; 데이터서울http://data.seoul.go.kr; 세종시http://sejong.go.kr 재정리
5. 결론
메타버스 세상은 현실 세상과 다르다. 때문에 연구에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나 오차 등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는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사람은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인가, 즉 어떤 정주지를 원할 것인가라는 호기심에서 연구는 출발했다. 궁극적으로 사람이 원하는 정주지의 모습과 거주지의 선택이 궁금했던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제약 요인은 지가라고 생각했고, 이에서 자유로워진 사람들은 효율이나 편리 등 기능적인 면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유사한 기능을 가진 시설들을 근접 배치해 효율성과 편리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거지에 있어서는 주민들과 함께 살고자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업무시설이나 판매시설 등을 거주지와 근접배치할 경우 재화의 화폐교환과 판매시설에서의 구입을 위한 동선이 축소되어 게임 진행의 효율화가 가능하며, 시설들의 근접배치로 인한 거주의 질적 저하(소음, 공해 등)에 대한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선택이 나타난 것은 예상 밖이였다.
분석결과 이외에 연구 범위의 한계와 연구 분석의 어려움으로 본론에 기술하지는 않았지만, 이용자 몇몇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을 때, 공간의 주요 콘셉트 설정을 공간 구성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평면 형태 즉 주요 가로를 먼저 계획하고 다음으로 건물입면 디자인을 고려해 주요 가로를 중심으로 건물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배치된 건물에 따라 주요 가로와 연결되는 가로를 만들어 잇는 형태로 계획과 공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나무식재 즉 녹지의 경우 수렵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였지만, 경관 측면을 고려해 여기저기에 산발적으로 식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한, 이용자 주거지는 대부분 효율을 고려해 배치한다고 이야기했으나 분석상으로는 주민들의 집과 인접 배치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사람이 인지9)하고 있는 것과 표출된 현상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것에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동물의 숲에서는 모든 주민이 꽃에 물을 주며 마을을 가꾸고, 인사하며 편지를 주고받는다. 또, 이용자들은 다양한 성격의 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혹자는 동물의 숲이 사랑받는 이유로 재정안전이나 내 집 마련 등의 이유를 꼽았다. 물론 이런 것들을 내가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끝에는 거기에서. 즉, 생활에서 오는 마음의 안정감이 꽃에 물을 주고 편지를 쓸 수 있는 여유와 느긋함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후속 연구로 국가 혹은 언어별로 이용자를 구분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비교해 보는 연구와 이용자를 선정해 시간차를 두고 데이터를 구축하고 비교해 그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1516년 토마스모어의 유토피아를 살펴보면 단어에서 몇 가지를 추측해볼 수 있다. 먼저 없다와 좋다는 뜻의 u와 장소를 뜻하는 topia가 합쳐진 유토피아10)는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혹은 존재할 수 없는 좋은 장소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은 곳이란 어떤 곳이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항상 궁금한 부분이며 공간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궁금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주거선택요인으로 생활편의성, 주거쾌적성, 경제효율성, 가치실현성11) 등이 주로 꼽힌다. 또, 주거이동계획 영향 요인에서도 소득수준이나 주거만족도, 통근시간 등12)이 나타난다. 실제 거주지를 선택할 때 편리한 생활, 쾌적한 주거환경, 집값 상승, 교육 등의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는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더라도 그 변화에 쫓기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공간에 어떤 것들을 담고 있으며 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기술의 발달과 변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앨빈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기술발달의 속도를 쫓아가는 이른바 ‘동시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시나 공간도 기술 변화에 떠밀려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가 요소나 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들. 즉, 인지와 실제 사이에 다름이 존재할 수 있다. 앞으로 다양한 방법과 새로운 측면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나 바람, 이상향에 대한 연구가 이루지는 계기가 되어 이것들이 좋은 계획과 설계로 이어져 언젠가는 이것들이 공간에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