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Article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의 생성과 변화 특성 연구

김도훈
Dohun Kim
조경하다 열음 연구소장
Research Director, Landscape Yeoleum

본 연구는 박사학위논문의 일부 내용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사회참여를 함께 실천했던 행동하는 지식인 김연금 박사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Corresponding author: Do Hun Kim, Research Director, Landscape Yeoleum Mapo-gu 04026, Korea Tel.: +82-70-7708-4877, E-mail: searz09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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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Jan 11, 2025; Revised: Feb 03, 2025; Accepted: Feb 03, 2025

Published Online: Feb 28, 2025

국문초록

세월호 참사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사회적 재단과는 다르게 아픔의 경험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 공감을 끌어내는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치유적 장소라는 물리적 공간이 유가족과 시민들의 심리적, 사회적 회복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연구자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특성을 파악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본 연구는 10년 동안 연구자가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사항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라는 개념을 규정하고 특성을 도출하며 재난 극복을 위한 사회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치유적 장소는 진도, 안산, 서울, 목포, 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사회적 상황 변화에 따른 생산, 소멸, 변용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소의 생산은 사건 발생 지점을 보존하거나 같은 자리에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간 활용적 측면에서 영구적 장소 생성과 일시적 장소 활용 구분하여 진도 팽목항, 안산 화랑유원지, 고잔동 마을을 살펴보았다. 장소의 소멸은 망각과 외면을 통해서 기능이 상실되어 조성된 공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속형 집단 갈등과 의견충돌과 정치적 이념논쟁과 가치 대립 측면으로 정부합동분향소와 광화문 광장 기억관에 적용하여 내용을 파악했다. 마지막 장소의 변용은 일상적 공간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면서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적극적인 자기 성찰적 기억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사적기억의 공적기억으로 확장과 대안적 추모를 위한 영속적 공간 활용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특성을 나타내는 치유적 장소는 아이들의 방과 4.16생명안전공원이 대표적 사례이다.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는 다른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적 형태와 기능을 했는 것을 확인했다.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등 이질적 개념을 공존시키고자 노력했고, 삶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세월호 참사만의 차별화된 기억장소의 특성을 발굴했으며, 기억장소가 재난 상황 극복 및 회복력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다른 재난 참사에도 적용하여 역사적 교훈과 사회적 성찰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ABSTRACT

The process of overcoming the crisis brought about by the Sewol ferry disaster created positive changes that led to continuous empathy rather than turning away from the pain, unlike most existing social foundations. In particular, researchers noted that the physical space of the therapeutic place had a significant impact on the psychological and social recovery of the bereaved families and citizens. To prove this, researchers directly observed the phenomena occurring on-site from 2015 to the present and conducted interviews with concerned partie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and collect data. This study defined the concept of therapeutic places for the Sewol ferry disaster, derived their characteristics, and examined their social significance for overcoming the disaster based on what the researcher had seen, heard, and felt on the ground for 10 years. Therapeutic places are distributed throughout the country, including Jindo, Ansan, Seoul, Mokpo, and Jeju Island, and the process of production, disappearance, and transformation according to changes in social conditions were identified. The production of a place is a way of preserving an incident or creating in the same physical space. In terms of space utilization, permanent places and temporary places are created. The places that have disappeared are spaces that have lost their function through oblivion and neglect. This was applied to the government memorial hall and Gwanghwamun Square to understand the aspects of group conflict, political ideology debate, and value conflict. As the daily space takes on a new meaning, the transformation of the place alters its value. This situation happens because people think deeply about their memories. It includes how personal memories become shared memories and how permanent places are used for different memorials. The therapeutic places that exhibit these characteristics are the children’s rooms and the 4.16 Memorial Park. The Sewol Ferry Disaster Therapeutic Place has confirmed that it has a new spatial form and function that has not appeared anywhere else. It has tried to coexist utilizing heterogeneous concepts, such as past and present and life and death, and has played a role in establishing itself as a domain of life. Through this study, the characteristics of a unique memory place for the Sewol ferry disaster were discovered, and confirmed that memory places contribute to overcoming disasters and promoting resilience. This has suggested the possibility of applying it to other disasters in the future to serve as a historical lesson and social reflection.

Keywords: 사회적 재난; 치유 공간; 참여관찰법; 일상적 기억
Keywords: Social Disaster; Healing Space; Participator Observation; Daily Memories

1. 서론

화재, 붕괴, 폭발 등 일련의 참사들은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대중의 공분을 일으켜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기고, 개인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국가의 항상성을 위협한다. 이는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분란을 일으킴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된다.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게 되면 국가는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참사의 규모, 대상, 범위 등이 다양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문적 지식 및 경험 부족으로 매번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대사회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회적 참사 이후 대응의 과연 적정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본 연구는 시작되었다. 연구자는 10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를 현재의 시점에서 들여다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여객선의 침몰로 인해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250명이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배가 침몰하는 모습과 이후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모든 국민은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의 때 이른 죽음으로 우리 사회는 큰 슬픔에 잠겼고, 소중한 이를 갑자기 떠나보낸 가족들은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상처를 가지게 되었다. 고통의 경험은 유가족 당사자뿐만 아니라 친구, 이웃, 지역상인, 시민들에게까지 이어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이현정, 2016).

본 연구가 세월호 참사를 주목하게 된 것은 재난 극복의 과정이 그간의 사건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재난 참사 이후 문제 해결을 국가의 책무로만 여기지 않고, 국민적 관심과 지역구성원의 참여 그리고 유가족들의 적극적 활동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갔다는 것이다.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피해자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이들에 대한 부족한 지원이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피해자들의 지역사회 복귀를 촉진하여 관계를 회복시켰고, 치유 회복과 사회 통합의 기반을 만들었다. 리베카 솔닛(2012)은 재난 속에서 드러나는 연대 의식을 이야기하며, 집단지성은 아픔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고 했다. 재난 이후 대두된 상처와 아픔의 경험은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사회적 회복력과 공동체 복원의 동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김민정(2018)도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은 재난 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했다.

연구자는 세월호 참사가 다른 사회적 재난 참사와는 다르게 위기 상황을 직면한 이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원의 현상이 나타난 것을 주목했다. 그간 한국 사회에 유사한 형태의 사회적 참사들이 발생했지만, 현장의 장소성을 유지하고 치유를 위한 공간 구현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1). 사건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곧 잊히고 그저 지나간 하나의 사건으로 남을 뿐이었다. 종결된 역사적 사실로만 남게 되었고 그 당시를 기억하거나 사회적 의미로 재현되지 못했다(심영섭, 2018; 김성호, 2021). 그런데 세월호 참사는 강압적이건 자율적이건 끊임없이 현장의 기억을 유지하고 담아내며 치유 회복을 위한 공간적 차원으로 구현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참사 과정에서 등장한 공간적 형태를 ‘치유적 장소’로 정의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치유적 장소는 의료지리학에서 등장한 치유적 경관(therapeutic landscape)과 유사한 개념이기도 하다. 장소가 가지고 있는 치유적 특성으로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건강성을 회복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치유적 장소는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킨 사건의 현장 혹은 활동의 공간들이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힘을 준 곳이다.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생성된 치유적 장소를 대상으로 공간적 특성과 사회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에 대한 개념은 학술적, 사회적, 공간적 상황과 이용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고리로 엮인 모든 곳을 치유적 장소라고 했다. 이를 위하여 먼저 치유적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사회적 상황 및 여건 변화에 따라 어떠한 생성변화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알아보고, 그로 인한 특성 및 역할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재난이라는 특별한 상황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살펴봄으로써 세월호 참사만의 차별화된 장소 특성을 도출하고, 재난 상황 극복 및 회복력 증진과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향후 발생하게 될 다른 재난 참사에도 적용될 가능성도 도출하고자 했다.

2. 치유적 장소의 이해

과거 인간이 건강한 삶을 영유하기 위해서는 수술이나 약물치료 등 의학적 처방이 유일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한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감을 가지는 것이라 했다. 이는 건강의 개념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확장된 것을 의미하며, 의료과학적 측면을 넘어 사회과학적 측면도 중요해진 것이다(Breslow, 1972).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등장한 개념이 공간과 장소를 통해 건강의 의미를 해석하는 치유적 경관(therapeutic landscape)이다. 이는 의료지리학 분야에서 대두된 개념으로 물리적 환경, 사회적 조건, 인간의 인식이 결합하여 치유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Gesler 1992). 인간의 활동과 물리적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장소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긍정적 감정이 정신적, 신체적 건강 치유를 유발하는 것이다(English et al., 2008). 이곳을 통해 특별한 행위가 이루어지고,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지고 긍정적 감정이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적 경관은 순례지나 스파 등 신체적 정신적 치유를 지원하는 장소(Gesler, 1993)에서 시작되어 산책길(Doughty, 2013), 동물원(Williams, 2007), 해안(Bell et al., 2015), 사막(Wang et al., 2018) 등 공간으로 확장됐다. 일반적으로 산, 강, 바다 등 자연물이 치유적 경관의 중요한 요소 역할을 했다(Kearns and Milligan, 2020). 이러한 특정 장소가 대중화되면서 현대인들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유명한 장소의 반복적 방문 혹은 과도한 집객 효과는 치유적 경험을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정 공간의 환경요인으로 이루어지는 감정적 안정과 신체적 변화는 자연물에 의지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가정 공간(Williams, 2002), 건강증진 캠프(Kearns and Collins, 2000), 정원교육프로그램(Milligan et al., 2004)의 중요성도 대두되며 일상적 공간과 콘텐츠 기반 활동의 긍정적 효과도 증명되었다. 따라서 치료적 경관은 복잡한 사회 현상과 물리적 환경요인을 고려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영구적이고 지속적 효과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회 현상과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치유적 경관을 사회적 현상과 복잡한 상호 관계를 포괄하여 바라보고자 했다.

그리고 치유적 경관(therapeutic landscape)을 치유적 장소(therapeutic place)로 새롭게 정의하여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이는 기존에 추상적으로 다루어진 경관의 개념을 물리적 장소로 재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며 실존하는 대상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선택한 방안이다. 양재혁(2016)에 따르면 과거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지만, 물질적 감각을 연상시키는 장소를 통해 형성된 기억은 현재까지도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물리적 장소가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재구성하는 연결의 매개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 관련 과거의 기억 보존, 현재의 발생 사건 기록, 미래의 성장 변화 기대 등 현상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공간을 실제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치유적 장소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3. 연구 방법 및 분석의 틀

본 연구는 치유적 장소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참여 관찰 연구 방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상황 변화 속에서 지역 맥락 이해, 장소별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장소 연구는 복합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연구 방법보다는 질적 연구 방법이 적합하다(민경호 등, 1996).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서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이념적, 상징적, 추상적 상황을 해석하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직접 사람을 만나 목소리를 듣고 이해, 분석하는 관찰조사 및 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신혜란, 2007). 참여형 현장 조사는 현지인의 관점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며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했다(Spradley, 2006). 이에 따라 연구자는 참여형 현장 연구 수행을 위해서 현장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며 치유적 장소의 형성과 그곳에서 이뤄지는 활동 경험을 관찰했다. 이를 위해 유가족, 지역주민, 시민단체, 행정기관 등 공간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고, 공간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파악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현장 중심 업무 추진을 위해 2015년 5월 안산으로 이주하여 2020년 7월까지 지역에 머물면서 치유적 장소가 조성되고 운영되는 전반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 이후에도 현장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2025년 현재까지 지역사회에 이루어지는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파악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장관찰, 인터뷰, 자료수집 등 연구 데이터 수집은 특정 날짜를 정해서 진행된 것은 아니고 연구자가 안산에 머물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변화된 양상을 지켜보며 파악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는 그러한 과정에서 만난 유가족, 주민, 활동가 등에게 현장에서 진행했다. 주로 치유적 장소의 기능 및 역할, 생성변화 과정, 가치와 의미 평가, 문제점 및 개선 사항 등에 질문하며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전반적인 상황변화 및 치유적 장소 특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본 연구를 통해 분석하고자 하는 사항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세월호 참사 이후 생성된 치유적 장소를 대상으로 어떠한 상황적 변화가 있었고, 어떠한 기능 및 역할을 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세월호 참사 이후 지역별로 분포된 현황을 파악하고,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을 확인했다. 안산, 진도, 서울, 목포, 제주 지역에 분포된 15개 대상지를 살펴보며 사고 현장, 일상적 생활 현장, 사회적 활동 현장 3가지 유형을 도출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별 특성, 이해관계자 참여, 기능 및 역할 등 주요 특성을 분석하여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의 의미를 정립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치유적 장소의 생성변화 과정을 파악하여 공간사회적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다. 시대적 여건에 따라 발생한 정치적 변화, 사회적 이슈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치유적 장소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상호 관계도 파악했다. 참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대적 상황 및 여건에 따른 복잡한 단계적 변화를 통해서 생산·소멸·변용이라는 3가지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는 새로운 장소가 만들어지는 ‘생산’, 불가피한 상황으로 장소가 사라지는 ‘소멸’, 사회적 요구에 따라 장소가 변화하는 ‘변용’으로 설명된다. 이와 같은 변화 과정에 내재하여 있는 의미를 해석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유가족, 일반시민, 시민단체, 행정기관 등 참여 주체별 특성에 따라서 치유적 장소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했는지 분석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해관계자의 입장에 따라 추모 애도, 가치 실현, 정책집행, 사회공헌 등 참여 활동을 했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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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분석의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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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치유적 장소 현황 및 특성 분석

장소는 사건에 대한 관점, 이해관계자 참여도, 사회적 상황 및 여건, 공간기획자 생각 등에 따라 달라진다(손은신, 2021). 본 연구의 대상지도 이렇게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 Spradley(2006)의 사회적 맥락 분석에서 제시된 공간, 행위자, 행동, 감정, 시간, 목적 등 6개의 관점으로 치유적 장소 특성을 분석했다2). 그리고 15개 장소를 기준으로 물리적 장소로서의 공간, 관련된 사람들로서의 행위자, 사람들이 행하는 행동으로서의 활동, 느끼고 표현되는 정서인 감정, 일련의 상황이 발생하는 시점으로의 시간, 사람들이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목적 등을 살펴보았다(표 1 참조). 치유적 장소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고, 그로 인한 감정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치유적 장소들이 조성되고 운영되는 시점을 적용하여 생성변화 시점을 구분하고, 목적과 이유를 파악하여 사회적 함의를 도출하는 근거도 된다. 사회적 맥락 분석 결과는 복잡한 사회적 상황의 전개에 따라 만들어진 모든 장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표 1.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 사회적 맥락 분석
구분 치유적 장소 지역 물리적 장소 공 간 관련된 사람들 행위자 사람들이 행하는 행 동 표현되는 정서 감 정 상황 발생 시점 시 간 보여주려는 노력 목 적
1 팽목항 팽목기억공간 진도 영안실, 하늘우체통 빨간등대, 기억의 벽 유가족, 정부 고통 속 신원 확인 장소기억 지키기 절규와 눈물 `15년 이후 현재 사고 수습 희생자 위로
2 동거차도 선체 침몰 해역 진실호 유가족, 마을주민 참사 현장 가슴아픈 기억 기억과 추모 `15년~`18년 현장의 장소성 경각심 부여
3 세월호 기억의 숲 은행나무, 기억의벽 유가족, 오드리햅번 후원 공간 조성 공감 마음 나눔 `15년 이후 현재 함께하는 연대 의식
4 단원고 운동장과 정문 안산 촛불 기도 장소 운동장 및 정문 함께하는 시민 오바마 대통령 머물며 기다림 메시지 남기기 고통과 절규 슬픔과 위로 `14년 4월 직후 무사 귀환 염원
5 단원고 기억교실 4.16민주시민교육원 10개반+교무실 안산교육지원청 유가족, 재학생부모 교육전담기관 일상적 장소기억 보존과 반대 간절한 바람 학습권 보장요구 `14년 4월 직후 기억을 통한 사회적 가치확산
6 정부합동분향소 올림픽기념관 화랑유원지 주차장 위로하는 시민 현장방문 유가족 만남 공감과 연민 기억하는 다짐 `14년~`18년 삶과 죽음 공존
8 고잔동 소중한 생명길 등굣길, 산책로 마을정원, 원고잔공원 고잔동 주민 지역거주 NGO 자발적 주민참여활동 미래지향적 기대와 희망 `15년 이후 현재 상징적 마을 자산화
9 화랑유원지 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아이들정원 조경가(전문가, 청년) 기억공간 구현 대중적 공감대마련 `17년 이후 현재 세월호 가치확산
11 4.16생명안전공원 화랑유원지 남측 유가족, 정부 250명 안식처 간절한 바람 `24년 조성예정 도심형 추모공간
13 4.16생명기념관 목포 목포신항 유가족, 정부 선체활용 공간 조성 결의와 다짐 `19년 이후 현재 기억과추모 완결
14 세월호 광장 서울 천막 농성장 기억과 빛 기억관 유가족, 서울시 농성장 조성철거 기억공간 의미화산 결의와 다짐 `14년~`21년 세월호 참사 상징적 부여
15 제주기억관 제주 제주기억공간 유가족, NGO 후원 공간 조성 용기와 희망 `19년 이후 현재 아이들의 꿈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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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관심과 유가족의 참여 활동은 특정 장소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거나, 특별한 역할을 위하여 장소를 만들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학교, 길, 집, 공원, 자연 등 일상적 공간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에도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이는 재난 참사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며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재구성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이 세월호 참사 이후 생선된 공간을 치유적 장소라고 하며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다. 치유적 장소는 숭고한 희생의 의미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이들 공간은 안산, 진도, 목포, 서울, 제주 등에 위치하며 본래 평범한 일상적 공간이지만,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사회적 의미화가 진행되면서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는 다른 재난 참사와는 다르게 재난 현장을 한 군데로 한정 지을 수 없다.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의 전개에 따라 재난 현장이라는 공간 범주가 다양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본 연구에서는 다루고자 하는 5개 지역에 분포된 장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집단기억3)으로 강한 인상이 남겨진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치유적 의미와 연관성을 맺고 있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했다.

먼저 진도군 팽목항 일대는 상처와 아픔의 사건 현장이다. 팽목항은 선체가 침몰한 지점과 육로 교통으로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항구였고, 사고 수습 및 상황대처를 지원하며 탑승자 구조를 기다렸던 곳이다. 이곳은 실제 참사가 발생한 현장은 아니지만, 당시 언론 보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국민에게 세월호 침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안산은 피해자 304명 가운데 261명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이 머물렀던 공간이다. 이곳은 직접적인 재난의 현장은 아니지만 떠난 이의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이므로, 그리움과 기다림의 의미를 담고 있다. 희생된 이들과 일상을 함께 보내던 이웃들의 아픔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힘들다는 담론이 형성되었고, 이에 국가에서는 참사 현장은 아니지만, 안산시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그 이후 정부합동분향소가 설치되었고 그로 인해 추모와 애도의 도시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됐다. 목포는 안산이나 진도와 달리, 사고 발생 당시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없던 지역이다. 하지만 침몰한 선체가 3년 만에 인양되었고, 임시로 목포신항만에 거치되어 있다가 고하도에서 영구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다. 이를 통해 목포시는 세월호 선체를 활용하여 안전교육 및 추모를 특성화하여 새로운 관광문화자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했다(https://cn.mokpo.go.kr). 제주도는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발하여 닿아야 하는 종착지이다. 아이들의 수학여행 여정이 제주도까지 이어질 수 없게 되어, 애절한 마음이 담긴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제주도에 치유적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자발적으로 공간을 조성·운영했다. 이들의 헌신적 활동으로 인해서 희생된 아이들이 못다 이룬 꿈에 대한 염원을 제주도 지역에 담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5. 치유적 장소의 생성 및 변화 과정

공간과 장소는 시대 흐름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생성·변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그곳에 머무는 이들의 행동에 따라 확장되거나 축소되면서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즉 사람, 시간, 상황에 따라 생성과 변화를 거치면서 유지되거나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도출한 치유적 장소의 현황을 기반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이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화되었으며, 어떠한 기능 및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는 생성, 소멸, 변화라는 현상을 중심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생성은 존재나 사물의 상태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소멸은 존재하는 사물의 특별한 상황 변화에 따라서 사라지는 것이고, 변화는 성질, 모양, 상태가 달라짐에 따라 고정적이고 질서화된 형태를 탈피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생성변화 과정은 단순히 시간의 관점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시대적 요구,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치유적 장소는 다양한 생성 및 변화가 이루어졌다. 물리적 공간이 새롭게 조성되는 생산 과정, 일상적 행동과 사회관계망이 형성되는 실천 과정, 사라진 이미지와 상징성이 구현되는 재현 과정, 시간의 흐름과 정치적 양상에 따라 필요성이 상실되는 소멸 과정, 기존 공간에 의미가 부여되어 기능변화를 동반하는 전환 과정 등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치유적 장소는 생산, 실천, 재현, 소멸, 전환 등의 생성변화 과정을 거쳐 왔다. 본 연구에서는 중복된 기준을 통하여 ‘장소의 생산’, ‘장소의 소멸’, ‘장소의 변용’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현상을 살펴보았다(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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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치유적 장소의 생성변화 양상 및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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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장소의 생산 : 장소 보존 및 의미확장

장소의 생산은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에 대한 기억, 진상규명, 생명 존중 가치 확산을 위하여 새롭게 공간을 점유하거나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유가족들과 지역사회 구성원, 국민에게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건 발생 지점을 보존하거나 같은 자리에 기억을 담은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 장소의 생산방식이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 희생된 이들의 가치와 의미 확산 등을 이유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장소들이 생산됐다. 일반적인 재난은 특정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보존하거나 활용하는 방식이 적용되지만,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특정 장소만을 재난 현장이라는 규정하기 어렵다. 육지에서 발생한 재난 사고가 아니라 해상사고이기 때문에 발생 지점을 특정하기가 어렵고, 사건 발생 경위와 사후 대처를 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진도, 안산, 목포 지역은 맥락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세월호 참사 현장으로서의 장소성을 함축하고 있다(진예린, 2020). 세 군데의 지역은 사건 발생의 흔적을 중심으로 특별한 기능 및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치유적 장소가 생산되었다. 이를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보면 공간 활용적 측면에서 ‘영구적 장소 생성’과 ‘일시적 장소 활용’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먼저 영구적 장소 생성은 재난 현장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장소를 만들거나 재난 현장을 유지하는 실체가 있는 물리적 공간 조성 방식이다. 영구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봉인된 과거를 살아 있는 기억이 되게 하고, 내재한 가치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전시관, 기념관, 숲과 정원, 조형물 등의 형태로 영구적 장소가 되고 본 연구에서는 이를 치유적 장소라고 했다. 재난 참사의 현장 진도 팽목항은 재난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면서 영구적 장소가 생성된 곳이다(그림 3 참조). 먼저 진도군 팽목항 일대는 상처와 아픔의 사건 현장이다. 팽목항은 선체가 침몰한 지점과 육로 교통으로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항구였고, 사고 수습 및 상황대처를 지원하며 탑승자 구조를 기다렸던 곳이다. 이곳은 실제 참사가 발생한 현장은 아니지만, 당시 언론 보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국민에게 세월호 침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사고 수습이 완료된 이후 유가족들과 방문객이 머무는 공간은 팽목기억관이 되었고, 지금까지 기억캠프, 순례길, 문화예술마당 등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붉은 등대, 바람에 날리는 노란 리본, 하늘나라 우체통도 언론에 많이 등장한 장소들인데, 이곳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담고 있다. 기억의 벽은 참사 이후 줄어든 추모객을 아쉬워하며 시민과 작가들이 방파제에 만든 치유적 장소이다. 현장의 가슴 아픈 기억을 희망으로 승화시켜 희생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팽목항 인근에는 오드리 햅번 어린이 재단,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 국민 후원으로 만들어진 세월호 기억의 숲이 있다. 추모의 마음을 담아 은행나무 306그루를 심고, 건축가의 재능기부로 기억의 벽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공감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치유적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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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영구적 장소의 생산 현장(진도군 팽목항) 출처 :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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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해역과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사건 당시 아이들을 구조하며,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장소입니다. 따라서 이 의미 있는 현장에 무엇인가를 남겨 경각심을 주어야 합니다(유가족 인터뷰).”

일시적 장소 활용은 비물리적 형태로 구현되는 활동 방식이다. 헌화 분향, 집회 시위, 추모 의례, 문화축제, 교류 행사 등이 사회적 애도가 이에 해당한다. 아이들의 일상적 생활 공간이었던 단원고와 고잔동 마을, 화랑유원지에서는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일시적 장소 활용을 위한 활동이 이루어졌다(그림 4 참조). 유해정(2018)에 따르면 애도는 죽음이라는 회복 불가능한 상실에 대한 남은 자들의 응답이라고 했다. 떠나보낸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행동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산 자와 죽은 자가 연대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의 경계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속에서 함께 공존하며, 이전의 관계에서 다른 관계로 확장 변화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사회적 애도는 일시적으로 장소를 생성하거나, 기존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상징성을 확산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특히 단원고 교실은 마음을 전하고자 했던 시민들의 일시적 애도의 공감장(共感場)4)으로 활용했다. 이 곳은 희생된 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친구들과 꿈을 키우던 곳이다. 따라서 남아 있는 이들이 아이들의 일상을 상기하며 상실의 고통을 애도로 승화시키며 치유적 장소를 형성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답답한 생각을 표출하며 응어리진 감정을 해소하고, 사회적으로는 대중적 참여를 형성하여 변화를 만드는 동력이 됐다. 학교에 남아 있던 재학생들이 먼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책상에 꽃과 사진, 편지 등을 남겼고, 그 이후 전 국민이 이곳을 방문하여 사회적 애도를 표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당시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단원고 교정에 목련 묘목을 기증했다. 실의에 빠진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백악관에도 심겨 있는 이 나무는 잭슨 목련이라고도 불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에게 위로를 주는 부활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5). 그 이후 오바마 목련 작은 정원이 조성되었고 단원고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그 의미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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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일시적 장소의 생산 현장(안산시 화랑유원지와 고잔동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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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된 학생 대다수가 공부하던 단원고등학교에 백악관의 목련 묘목을 바칩니다. 이 목련 묘목으로 이번 비극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미국이 느끼는 깊은 연민을 전달합니다(오바마 대통령 메시지).”

기억하는 행동은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고 미래를 열어주는 동력이 된다(Past, 1996). 이에 기억은 기록되거나 마음속에 새겨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 필요가 있다. 김왕배(2014)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역사적 사건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 행위 및 사회적 공론화 과정으로 사회적 의례라고 했다. 2017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제5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대중적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도였다. 화랑유원지라는 일상적 여가 공간에 정부합동분향소가 장기간 위치하면서 삶과 죽음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되었다. 추모는 죽음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 장기화될 경우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만들어진 정원 작품은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시민들이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동안 영정사진 위에 국화꽃 한 송이를 얹어놓는 추모에 익숙해 있던 시민들에게 꽃과 식물을 활용한 정원은 기억 문화의 저변을 확대했다. 또한 정원박람회장에 만들어진 정원6)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시점에 다시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유가족들이 청년 조경가들의 도움을 받아 조성한 10개의 반별 아이들의 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250명 아이들의 꿈과 좋아하는 사물을 활용하여 일상에서 기억할 수 있는 치유적 장소가 구현된 것이다. 화랑유원지 인근 주민조직도 박람회와 연계하여 마을정원 조성에 참여했다. 희생된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랐던 곳, 등하교하던 학교 가는 길에 소생길 정원을 만들었다. 침체한 지역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고 이웃에 살던 아이들에 대한 애도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정원이라는 일상적 매개체를 활용하여 스스로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간 건강한 공동체 활동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그 이후 고잔동 일촌가드너라는 조직을 결성했고 마을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분향소에는 아이들 영정사진이 있어요. 그래서 무거운 마음을 가져야 했어요. 그런데 정원이 만들어지니까 분위기가 확 달라지네요. 희생자들이 꽃과 식물이 되어서 우리 옆으로 온 거 같아요(안산시민 인터뷰).”

5.2 장소의 소멸 : 망각과 외면을 통한 기능 상실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적 기억이 되는 과정에서는 기억과 망각이 경합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김민환, 2019). 이는 과거 발생했던 사건이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계승되고 지속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며 지역사회 분위기, 개인과 집단이 가진 이념 등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간 우리 사회는 기억하기보다 망각하는 가치를 우선시했고, 그것은 본래의 장소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적 어려움을 잘 인지하고,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 전개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치유적 장소의 소멸은 불편한 감정을 지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죽음의 공간이 가까이 있으므로 인해 발생하는 두려움과 슬픈 기억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준다(김현희와 이인규, 2011). 따라서 일부 시민은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공간은 일시적으로 조성되는 것이지, 장기간 존재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세월호 참사 관련 장소가 정치적 이념논쟁을 유발하는 공간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형성됐다(진예린, 2020).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시민사회의 투쟁과 저항의 이미지가 강하게 드리워지면서 정치적 성향 차이에 따른 이념논쟁이 발생했고 사회운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됐다. 이러한 현상은 의도적인 왜곡과 잘못된 정보 전달로 인한 오해와 불신 감정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치유적 장소가 사라지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장소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이 치유적 장소가 소멸하는 양상을 정부합동분향소와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결속형 집단 갈등과 의견충돌’과 ‘정치적 이념 논쟁과 가치대립’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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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장소의 소멸 현장(정부합동분향소와 광화문 광장) 출처 : 안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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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결속형 집단들과의 갈등과 의견충돌로 인해 발생한 현상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불편함과 피로감으로 증폭하게 되었고, 이는 기억과 망각의 충돌이라는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었다. 아주대학교(2014)에서 수행한 지역사회 사회심리 인식조사 결과 세월호 참사가 안산 주민들의 우울, 불안 증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7). 가까이 사는 이웃이 큰 사고를 당했다는 충격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일상 속 공간에 조성된 치유적 장소도 부정적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처음 임시분향소는 단원고 옆 올림픽기념관에 조성되었다. 단원고 희생자가 급격히 늘면서 전 국민이 추모와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급하게 만들어졌다. 당시 많은 국민이 이곳을 방문해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해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학교 근처에 있어 재학생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고, 다수의 조문객 방문으로 마을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이 침해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따라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서 장소를 이전했고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 부지에 정부합동분향소를 조성했다. 이곳은 안산을 대표하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는 도심공원이다. 하지만 분향소의 설치로 인해 공원을 활용하던 시민의 활동이 제한되었고 사고 수습 장기화로 소비 심리를 감소시키고 지역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정적 인식을 가진 이들과 지속적 추모를 요구하는 시민들 상호 간의 갈등을 유발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인해 1,448일 간의 불편한 동거는 끝나고 정부합동분향소는 철거되었다. 이는 재난 회복을 피해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바라볼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중소상인,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 고민하면서 다른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고려해야 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세월호 현수막이 큰 도로에서부터 골목까지 곳곳에 걸려있다. 추모 분위기 때문에 지역 상권이 다 죽는다고 난리다. 우리 상인들을 위해서 국가가 해준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인제 그만했으면 좋겠다(지역상인 인터뷰).”

김교빈과 심광현(2015)에 따르면 누군가는 기억을 통해서 치유되고 다른 누군가는 망각을 통해서만 치유된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 변화에 따른 논쟁의 결과에 따라 치유적 장소의 생성과 소멸이 이루어진다. 어떤 결정도 정답은 될 수 없기에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끼리 서로 갈등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겪고, 결과에 적응하게 된다. 이러한 양상은 재난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고, 이 문제를 지역사회 차원에서 극복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념 차이에 따른 가치 대립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는 정치 성향과 이념논쟁으로 이어지며 다른 집단과의 갈등이 발생했다. 언론의 부정적 보도는 유가족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형성돼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개혁가, 정치가가 아니라 재난을 겪은 피해자이다. 상처와 아픔을 삭이고 있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애도하기보다는 가슴에 비수를 꽂는 잔인한 발언으로 깊은 상처를 주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유가족의 행동과 목소리에 불편해하는 이들은 정치적 이념 차이를 기반으로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며 지속적 충돌이 이루어졌다. 이들은 기억과 추모를 위해 만든 치유적 기억장소도 집회, 시위 등 정치 선동 공간으로 인지하며 망각을 통한 장소 지우기를 요구했다. 이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된 곳은 광화문광장이다. 광화문에서 세월호 가족이 주목받는 것을 불편해하는 이들은 혐오 정서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염원과 전 국민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상징적 공간 역할을 했다(방희조, 2017). 이곳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은 상처와 아픔을 유가족들만의 문제로 두지 않고 함께 고통을 나누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이곳은 유가족들에게도 마음껏 자신의 슬픔을 토로할 수 있도록 허용된 공간이었다. 특히 충격에 빠진 국민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피해당사자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다짐한 장소이며,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 및 진상규명을 위한 대중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농성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건축가 이민아는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 열망을 담아 촛불 시민혁명이 시작되었고, 세월호 기억공간은 그 중심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https://h21.hani.co.kr). 국민적 공감대로 시작된 촛불 항쟁이 이곳에서 세월호 이슈와 함께했고, 기억과 약속이라는 추모의 일상성이 실천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애도와 슬픔의 시간을 주지 않고 기억 속에서 지우려 하고, 슬퍼하고 싶어도 그만하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문제다. 안정희(2021)는 충분히 슬퍼할 수 있을 때 잊을 수 있고 죽은 이들과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관은 유가족들이 주체가 되어 사회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서 하는 장소이다. 시대적 요구에 따른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어 나름의 설득과 불가피한 타협 등의 과정을 경험했지만, 유가족들과 시민들에게 상징적 역할을 한 치유적 장소인 것이다. 이곳을 통해 아픔의 기억을 함께 나누었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강한 결속력을 만들어 내었다. 비록 이념논쟁에 따른 오해와 불신의 감정으로 광화문광장에 있던 치유적 장소는 2021년 자진 해체를 통해 사라졌지만, 그곳에서 발현되었던 에너지를 기억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의 기억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추모와 기억,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는 열린 소통 공간입니다. 다시 민주주의의 역사를, 촛불의 역사를 광장에 담을지에 대해 여러분 모두는 꼭 고민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유가족 인터뷰).”

5.3 장소의 변용 : 상징적 의미화와 대안적 역할 이행

장소의 변용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일상적 공간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면서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유가족,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개인적 감정 차원에서 다루어졌던 장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치유적 장소가 되는 것이다. 김명희(2019)는 이와 같은 현상을 자기 성찰적 상향식 기억활동8)이라고 했다. 평범한 장소에 자기성찰적 활동이 이루어지며 사회적 공감과 대중적 애도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세월호 참사는 이와 같은 자발적 참여 덕분에 다양한 유형의 치유적 장소가 만들어졌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흔히 재난 참사를 겪은 이들의 피해자다움이라는 인식을 바꾸어버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역할로 기존 장소에 의미가 부여되고 대안적 역할을 이행하는 치유적 장소의 변용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장소의 변용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희생된 아이들 개인의 방과 250명 봉안시설이 놓이게 되는 4.16생명안전공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그림 6 참조). 이는 ‘사적기억의 공적기억으로 확장’과 ‘대안적 추모를 위한 영속적 공간 활용’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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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장소의 변용 현장(아이들의 방과 4.16생명안전공원) 출처 : 오마이뉴스; 안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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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적기억에서 공적기억으로 의미 확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기억이란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발생한 과거 사건을 현재의 관점에서 사회 구성원과 소통하고 반응하면서 남긴 흔적이다. 따라서 기억은 개인적일 수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일 수도 있다(전종한, 2009). 이는 기억이 주관적이고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집단적, 사회적 특성이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억은 개인이 가지는 고유한 정보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관계에 속한 사람들과 함께 공유된 인식이기도 하다(김영범, 1999; 심영섭, 2018). 기억의 주체가 개인일 때는 사적 기억이지만, 사회 구성원이 함께 경험했던 공통의 내용일 경우는 공적기억, 집단기억, 사회적 기억이 된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는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국민이 지켜보면서 개인의 아픔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고통의 집단기억9)을 형성했다. 남겨진 고통, 죽음에 대한 애도, 공감의 가치가 공유되면서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남의 일처럼 여기지 않았고, 모두를 위한 사건이 된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활동과 소박한 일상이 사회적 공감을 얻으면 특별한 장소가 될 수 있다. 그간 우리가 인지하는 치유적 장소는 영구적 혹은 일시적으로 무언가를 조성한 물리적 공간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개인의 방도 치유적 장소가 될 수 있다. 희생된 아이들의 유품은 모르는 이들에게는 무의미하게 보일 수 있지만,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물이 된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며 개인의 죽음이 공감하는 죽음으로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2015년 4.16기억전시관에서 기억프로젝트 1.0 아이들의 방 전시를 했다. 단원고 희생 학생의 방 사진을 통해 잃어버린 아이들의 꿈, 미래 등을 시각화하여 시민들에게 작품으로 보여주는 전시이다. 각자의 방, 유품들, 사진과 일기, 시민들이 남긴 선물 등 일상적 물건들을 전시했다. 2015년 기억프로젝트 1.0 아이들의 방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개인의 방을 공개했고, 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 회억정원10) 전시도 희생자들의 물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주인 잃은 아이들의 빈방과 유품은 아이들의 부재(不在)를 보여준다. 이것은 비극적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유일한 실재(實在)라고 할 수 있다(http://www.ohmynews.com).

“아들이 내일이라도 다시 문을 열고 집으로 돌아올 것 같아 아직도 매일 아이의 방을 청소하고 있어요. 수학여행 떠나기 전에 사용하던 물건들도 아직 그대로 있어요. 아직 아이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서 눈물을 제대로 흘릴 수도 없어 이 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거예요(유가족 인터뷰).”

다음은 대안적 추모를 위한 영속적 공간 활용이다. 한국 사회는 삶과 죽음, 일상과 추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어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을 의례화하고 추모의 공간을 일상과 격리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김성호, 2021). 따라서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것은 일상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한 대안적 추모 방안 마련이 필요했다. 유가족들과 전문가들은 추모와 애도 공간의 개념을 다시 설정하고, 치유적 장소의 기능 및 역할도 새롭게 부여했다. 대안적 추모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가치는 일상에서의 기억하기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일상을 존중하면서, 떠난 이들의 가치와 의미를 이어갈 수 있는 삶과 죽음의 공존 이슈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김명희(2019)는 생활 속 추모 공간이라는 개념을 제안하며, 피해자들의 자연스러운 추모 활동을 통해 사회로의 복귀와 일상 치유를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피해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별히 지역사회 구성원과 함께하는 공통의 기억을 생성하고, 사회통합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장소를 영속(永續)의 치유 장소라고 한다. 과거의 기억을 의미 있게 유지하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하며, 미래지향적 변화를 만들어 가면서 영원히 계속되는 공간을 뜻한다. 김분선(2017)은 푸코의 헤테로피아11)의 상징적 의미를 제안하면서 하나의 공간 안에 영속의 시간을 담아낸다고 했다. 현재와 다른 과거에 있는 제약된 주체들과 영속적 시간의 개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영속적 치유 장소는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 삶과 죽음의 시간 경계를 넘어 공간에 함께 머물면서 특별한 의미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속적 기억공간 의미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만들어진 모든 공간에서 담아내고자 노력했고, 좀 더 대중적이고 시민들과 함께 지속하고자 만들어지는 것은 4.16생명안전공원이다. 이곳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의 안식처, 전시관, 문화시설 등을 포함하는 치유적 공간이다. 추모 공간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미래 세대에게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곳을 좀 더 대중적이고 시민들과 함께 지속 공유하는 것이 필요했다. 유가족들은 다른 지역에 있는 추모 공원처럼 특정한 날에만 방문하거나, 슬픔의 공간이 되어 보통 사람들이 꺼리는 공간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김도훈, 2020). 경건하고 엄숙한 묘역의 형태가 아니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민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김민환, 2019). 하지만 한국 사회는 삶과 죽음, 일상과 추모를 구분하고 있어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을 의례화하고 일상과 격리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김성호, 2021). 따라서 새로운 대안적 치유 장소라는 역할 정립이 필요했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의 과정을 통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유가족과 시민들이 희생된 이들이 외롭지 않은 문화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원의 방문객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상적 치유적 장소 역할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6. 참여 주체별 치유적 장소 활용

치유적 장소는 공간을 점유하여 관리하는 주체들의 입장과 역할을 파악하고 공간을 활용하는 양상을 이해해야 한다. 이에 참여 주체의 활동 특성에 따른 참여 대상, 참여 정도, 주요 역할 등을 기준으로 세부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치유적 장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참여 주체들과 물리적 공간이 어떠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해 보았고 4가지의 특성이 도출되었다(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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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참여 주체의 역할 및 관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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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치유적 장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있어 유가족의 적극적 실천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유해정(2018)은 시민들의 참여 행동과 함께 이루어진 유가족들의 활동은 한국 재난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재난 상황에서 피해자는 국가와 시민 도움을 받는 수혜자가 된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은 사회 환경 변화 없이 자신의 마음이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슬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기억하고 사회의 변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현상을 고인에게 향했던 마음을 사회와 함께하며 유지(遺志)의 사회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서혜영, 2015). 떠난 이에 대한 진정한 애도는 왜 그런 죽임을 당했는지에 대한 명백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편안히 보내줄 수 있을 것이다. 유가족들의 사회적 실천 활동은 치유적 장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이곳은 시민들과 유가족이 함께하는 일상적 공간이며, 때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활동의 무대가 됐다. 주로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활동이 문화예술 나눔 활동이 이루어졌다. 4.16 공방, 4.16 희망목공방, 4.16 극단, 4.16 합창단, 4.16 봉사단은 공예, 연극, 음악 등 문화예술을 매개로 시민과 교류하는 활동을 했다. 안산의 청소년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여 4.16 늘풂학교12)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유가족 엄마·아빠들이 선생님이 되어 희생된 아이들 또래의 청소년들에게 배움을 주었다. 유가족들은 이와 같은 활동은 떠난 이들 곁의 고통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승화시켜 삶을 변화시키는 능동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과거를 새롭게 기억하며 미래를 만드는 특별한 치유적 과정이 되었다(김교빈과 심광현, 2015).

두 번째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한 치유적 장소 활용에 대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에 대한 애절한 마음으로 대중적 관심이 높았고, 이는 자발적 시민참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참여 활동은 다양한 치유적 장소들과 연결되면서 효과를 유발했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와 전국 일반분향소는 장소를 매개로 시민들의 방문을 유도하여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던 단원고와 고잔동은 다수의 시민이 방문하여 선물과 편지를 남기며 ‘공감하는 마음’을 남겼다.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는 ‘헌신하는 마음’으로 고통 속에서 있는 이들 곁에 있었다. 치유적 장소와 연계된 활동은 시민 개인의 삶에 큰 의미를 주었고,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치유적 장소는 참사 발생 당시 연대의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었고, 그 이후 당시 경험을 상기시키며 현장의 장소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의미를 확산하고 변화시키는 동력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치유적 장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도의 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 침체 원인이 치유적 장소 때문이라고 했다. 추모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 치유적 장소가 존재하는 것은 불편하다고 주장했다. 단원고 기억교실 존치, 추모공원 봉안시설 건립, 광화문광장 점유, 팽목기억관 철거 등의 문제들이 치유적 장소를 둘러싼 갈등의 양상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슈가 정치권 공방에 놓이면서 정치적 이념에 따른 반대 행동도 등장했다. 치유적 장소를 둘러싼 시민참여의 양상은 점점 복잡해졌다. 이처럼 재난 이후 물리적 공간을 둘러싼 갈등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를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했고, 치유적 장소를 둘러싼 이슈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세 번째는 민간단체 및 전문가의 사회 공헌적 참여이다. 사회적 재난은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공공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민사회, 비영리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회복적 활동을 했다. 안산에서는 4.16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재난 피해자 지원 및 주민 관계회복 노력을 했다(이용숙 등, 2018). 이들은 고잔동과 와동에 치유적 장소를 직접 조성하고 운영하며 유가족, 생존자, 형제자매, 지역주민의 일상적 회복 지원 활동을 했다. 치유밥상, 뜨개질, 봉사활동, 체험활동, 대화나눔 등 프로그램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속 자연스러운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박수경, 2017). 고잔복지센터 쉼과힘·생존자 문화공간 쉼표, 치유공간 이웃, 와리마루, 복지관 네트워크 우리함께, 소금버스 등이 이와 같은 단체이다. 그 건축가, 조경가, 예술가들의 참여를 통해 치유적 장소 조성 및 운영도 이루어졌다. 조성룡 건축가의 세월호 선체 모형 제작(https://www.yna.co.kr) 및 단원고 앞 휴게공간 조성(안산마을만들기센터, 2014)을 시작으로 새건축사협의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4.16 기억저장소와 4.16 기억전시관이 만들어졌다(윤승현, 2014). 또한 공원, 정원, 놀이터 등 외부 공간 조성에는 조경가들의 참여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로 폐쇄된 고잔동 연립주택단지 놀이터를 공동체의 숲으로 리모델링하기도 하며(김도훈, 2016),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마을 정원을 만드는 작업도 이루어졌다(https://lak.co.kr). 그리고 새로운 추모공원 해법을 마련하고자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현상설계가 개최되어 건축, 조경, 전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팀 당선되었고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공간환경 전문가들의 참여가 있었고, 치유적 장소를 조성하여 공동체 애착과 연대를 강화하는 통합을 촉진하는데 이바지 했다.

마지막은 행정기관의 공적 참여이다. 2014년 국가는 진도군과 안산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행정, 재정, 금융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었다. 이후 유가족들의 오랜 요구 결과로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과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지자체는 생명 존중 안전 사회 전환점 마련, 지역사회에 대두된 사회적 갈등 해소, 기억과 추모 정책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참사 발생 직후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를 안산시에 설치하여 피해자들의 심리적 치유를 지원하도록 했고, 2025년 트라우마 전문 치유센터 안산마음건강센터를 개소했다. 행정안전부와 안산시도 참사 당시 세월호 피해지역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을 운영했고, 통합적 역할 수행을 위한 공동체복합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고 그 참사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며 목포에 4.16 생명기념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Myers(2005)는 미래지향적 재난 관리를 위해서는 지역 구성원과 행정기관의 협력을 통한 회복력 증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난 이후 물리적 재건과 사회적 회복은 국가의 책임 있는 역할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협력적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의 상황을 돌아보면 유가족과 시민사회의 적극적 요구와 실천이 있었고, 행정기관도 피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하도록 노력하였다. 그런데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재하여 있고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부분도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노력이 지속해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7. 결론 및 시사점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성수대교 붕괴 사건, 씨랜드 참사 등의 사건을 돌아보면 아픔을 교훈으로 삼기보다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고만 했다. 이와 같이 한국 사회는 사회적 참사 이후 현장의 기억을 담아내는 노력은 잘 하지 않았다(심영섭, 2018). 재난 발생 초기에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감하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아픔의 기억에 대한 성찰보다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망각 혹은 외면이 우선시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9.11 테러로 무너진 현장을 회복하는 데 있어 거대한 건물 재건보다 그라운드 제로라고 부르는 상징적 메모리얼 공간을 만들었다. 일본도 지진 참사 발생 현장을 지진 재해 유적으로 지정하고 전시관, 공원 등을 조성하여 후세대에 알리려 했다. 이들은 당시의 아픔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사회적 경각심을 강하게 심어주며 미래를 대비했다. 미국과 일본의 노력을 보며 재난 참사 이후 진정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치유적 장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리하여 다음 세대에게 그 의미를 전달 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고 우리 상황과 여건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진행되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14년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를 살펴보면서 과거의 사회적 재난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그간의 축적된 노력이 한국 사회 재난 발생 대응을 위한 실현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연구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재난 현장 기억을 보존하고 확산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을 전개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희생자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치유적 장소라는 특별한 공간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 확인을 위해 치유적 장소의 전국적 분포 현황 및 특성을 살펴보았고, 참사 당시부터 현재까지 어떠한 생성 및 변화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치유적 장소가 조성되고 활용되는 과정에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했기 때문에 유가족, 일반시민, 시민단체나 전문가 등 역할도 함께 파악했다.

처음 세월호 참사 현장도 다른 재난 참사들처럼 불편한 진실들이 왜곡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배제되며 잊히기가 강요되었다. 이에 따라 현장의 정체성은 점차 훼손되었고 오해와 불신의 감정이 커졌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피해당사자와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재난 상황에 대응했고, 이를 통해 전국화 및 지속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피해당사자들은 다른 재난 참사들에서 이루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 상황을 유발하는 데 있어 치유적 장소라는 물리적 매개체의 역할이 컸다. 이곳을 통해 피해당사자는 슬픔을 표출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조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상호 간의 공감대 형성 및 사회적 관계망이 형성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사회적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희생된 이들을 기억한다는 의미에서 대내외 확산 활동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참사로 인해 대두된 가치, 역사적 정체성 등 죽음의 교훈을 잊지 않고 지속되는 기억을 만드는 매개체 역할도 확실하게 했다. 치유적 장소로 인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은 삶이 무너지고 이웃과의 관계가 파괴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고, 기억하고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아픔을 넘어서는 힘을 주었다.

세월호 참사 치유적 장소는 재난 발생 이후 물리적 현장 기반 재난 대응 활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성과 시사점을 네 가지로 요약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는 세월호 참사는 현장의 영역이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치유적 장소가 조성되었다. 사건 발생 현장뿐만 아니라 추모 활동이 이루어진 모든 곳이 치유적 장소가 된다. 흔히 추모 장소는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현장에 만들어진 박물관, 기념관, 추모비 등 물리적 공간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지고 운영된 장소가 전국적으로 형성된 것은 세월호 참사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전 국민이 마음을 전하고자 일시적 공간 점유로 사회적 애도를 위한 장소들이 만들어졌고, 이 모든 곳이 치유적 장소가 되었고 재난 현장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헌화, 촛불, 편지 등의 방식으로 아픔에 공감하는 감정을 표출했고, 이를 통해 떠난 이를 기억하는 새로운 참여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이것은 사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는 시공간을 초월한 방식이며, 사회적 참여와 실천 활동을 유발하는 대중적 애도의 공감장 역할을 했다. 이것은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당위성과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13).

두 번째로 재난 현장을 유일하게 보존하고 활성화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간의 한국 사회는 재난은 과거로 남아 있어야 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드러내기 불편했다. 그러면서 기억을 통한 반성과 성찰보다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망각을 강요하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경우 여전히 팽목항에 가면 시민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남아 있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목포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도 세월호 생명기억관이라는 영구적 장소가 되어 역사적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는 재난 현장의 아픔을 사회적으로 공감하고 역사적으로 승화된 것이다. 그간의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의 경우처럼 재난 현장이 치유적 장소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렇게 장소가 유지되고 활용되는 상황은 다른 사회적 재난에서도 실현되어야 하는 지향점이다.

세 번째 시사점은 치유적 장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는 노력으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먼저 경건하고 엄숙한 공간적 분위기, 특별한 목적 혹은 깊은 관계가 있는 사람만이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을 이루고자 했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희생자들을 기억할 수 있는 문화공간 역할을 치유적 장소가 담당한 것이다. 이는 삶과 죽음이 공존할 수 있다는 대안적 방법이 되었다. 그리고 치유적 장소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입장을 고려하여 상호 공존과 상생을 위한 활동도 전개되었다. 관계 회복 및 갈등 해소 요구가 제기되면서 일상적 기억장소라는 의미를 만들었다. 과거에 함께 했던 순간, 사용했던 물건, 만났던 사람 등의 일상적 기억이 특별한 장소와 관계를 맺으면 일상적 치유 장소가 된 것이다. 이렇게 과거를 다시 읽고 현재와 미래를 재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일상적 치유적 장소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치유적 장소를 사회참여 증진 및 활성화 성과가 이루어진 것이다.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적 관계를 설정하여 희생자를 기억하고, 사회 변화를 위한 성찰 활동을 했다. 특히, 사회적 참사의 피해당사자 유가족들의 두드러진 참여 활동은 기존 재난 양상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현상이다. 그들은 재난 당시 아픔을 드러내고 표현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했다. 부정적이고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 이것은 가까운 이의 죽음으로 남겨진 메시지를 사회적으로 확산하였으면 하는 염원이 담긴 실천 과정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개인적 고통을 벗어날 수 있었고, 희생을 교훈 삼아 사회적 기억을 확산하고자 했다. 떠난 이들을 위하여 남은 자들이 하고자 한 노력은 세월호 참사에서만 대두된 특별한 과정이다. 유가족 주체의 능동적인 참여는 단순하게 망각할 수 있는 것들도 지속해서 기억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고통을 승화하며 자기 효능감을 증진하는 결과는 트라우마 치유의 과정이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치유적 장소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와 같이 연구 조사를 통해서 치유적 장소가 존재함으로 당시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재난 대응 및 극복에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적 형태와 기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 등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을 공존하려고 했고, 자연스럽게 삶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일상적 회복을 증진하는 역할을 했다. 이는 과거를 기록하여 남기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현재와 미래를 재창출하는 미래지향적 가치이기도 하다. 자발적 혹은 의무적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의 영향으로 오랜 시간 추모와 애도의 마음이 유지되는 것을 산 자와 죽은 자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김진영, 2014). 삶과 죽음의 불편한 공존 혹은 경계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속에서 함께 공생하며, 다른 관계로 확장되고 변화했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통해 세월호 참사만의 차별화된 치유적 장소 특성을 발굴했으며, 재난 상황 극복 및 회복력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참사와 제주항공여객기 참사에서도 재난 이후 회복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들이 산자를 구할 수 있다는 한강 작가의 말처럼 사회적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과거의 흔적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재현하는 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과거 경험이 향후 다른 재난 참사에도 적용하여 역사적 교훈과 사회적 성찰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tes

19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한 터에는 26년이 지난 지금 37층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 있다. 1999년 화재가 발생한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자리에 참사의 기억은 사라지고 야자수마을카페가 만들어져 관광 명소가 됐다. 2009년 재개발 반대 농성 과정에서 철거민이 사망한 용산참사 자리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황량한 공터로 방치되어 있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2년 만에 중앙로역 2층에 현장을 보존한 기억공간이 마련되었고, 추모공간은 12km 떨어진 팔공산에 추모 명칭조차 쓰지 못한 채 조성되어 있다(https://www.hankookilbo.com).

Spradley(2006)는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사회적 맥락(social situation) 분석 방법을 제안했다. 사회적 맥락은 장소, 행위자, 활동 세 가지 요소로 규정된다. 참여 관찰을 함에 있어 어떤 장소를 바라볼지 찾게 되고, 그곳에서 어떤 행위자들이 있는지 인지하게 되며, 어떠한 활동들이 이뤄지는지 확인 할 수 있다.

집단이 같은 경험을 했을 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과 상징적인 재현의 과정을 집단기억이라고 한다(신혜란, 2016).

공감장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감성체계 정립’ 연구에서 등장한 개념이다(한순미 등, 2013). 본 연구에서는 ‘재난 이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준 장소’로 의미를 부여해서 치유적 장소 특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방한하면서 2014년 4월 25일 전달된 목련으로, 잭슨 목련(Jackson Magnolia)이라 부른다. 미국 제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이 부인 레이첼 여사를 떠나보내고, 백악관 뜰에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진다 200년 동안 백악관 상징으로 20달러 지폐(1928∼88)에 등장했다.

제5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작가정원 대상은 이주은 작가의 CORRIDOR for PRAY가 선정되었다. 코리더와 작은 수반, 침엽수 등을 이용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도록 한 정원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 앞에서 신의 힘을 빌리려는 인간의 본성을 모티프로, 신에게 기도하는 장소로서 코리더를 도입했다.

본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의뢰로 진행되었으며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안산, 경기남부, 경기북부, 진도 등 6개 지역주민 7,169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산 지역주민들의 우울 증상 비율은 11.8%로 진도 8.1%, 경기북부 8.1%, 경기남부 6.4%보다 높았다. 안산 지역주민의 ‘불안 증상’ 비율도 23.9%로 경기북부 19.8%, 경기남부 17.4%, 진도 13.4%과 비교해 높게 나타났다.

한국 사회는 정치·사회적 특성에 따라서 기념비적 기억 활동이 전개되어 왔다. 지금까지 기념식, 의례 등 국가 주도의 ‘하향식 기억활동’이 주를 이루었다면, 새롭게 등장한 자기성찰적 주민주도형 ‘상향식 기억활동’의 중요성이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충격이 큰 이유는 배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물속에 가라앉는 과정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생중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지켜보기만 한 데서 나타난 무력감 때문이다. 국민들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언론의 왜곡된 보도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

회억(回億)은 독일철학자 발터 벤야민으로부터 제기된 개념으로 단순한 과거 회상의 기억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연대와 실천을 통한 기억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희생자 37명의 유류품과 그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유류품을 활용한 예술창작작품 6점을 선보이는 장이 마련되었다.

푸코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는 유토피아가 제시하는 이상적 관념을 실존하는 공간에 투여한 공간, 공간의 질서를 해체하는 초시간적 공간, 자기와 타자가 공존하는 공간, 인간의 일탈적 쾌락과 판타지를 실제 삶에서 재현하는 공간 등의 특징을 설명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특징 가운데 공간에서 구현하는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시간성에 초점을 맞춰 살펴 보았다(김분선, 2017).

4.16늘풂학교는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통해 ‘생명존중’과 ‘안전사회’라는 가치를 배우는 학교다. 별이 된 아이들의 존재를 마음속에 품고, 청소년들이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풀어가는 방식을 배운다. 이곳의 선생님들은 세월호 참사로 꿈 많은 18살 아이들을 잃은 엄마, 아빠들이다. 4.16공방, 4.16가족나눔봉사단, 4.16목공소, 4.16가족극단 노란 리본, 4.16합창단이 중심이 되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생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 이후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는 사회적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강남역 화장실 살해 사건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이 강남역 10번 출구에 조성되었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건 이후에도 그곳에 편지와 선물을 전하며 애도의 공간이 형성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공공의 기억을 통한 사회적 추모에 대중들의 참여 비율이 높아졌다(김성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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