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국내 공공 조경공사에서 조경수 재료비는 전체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2020년 조달청의 조경수 가격조사 및 공표가 전면 중단되면서 시장의 가격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공표 중단 이전에는 조달청이 매년 10–11월 사이 수목 단가조사를 실시하고 조경수 가격결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고시하였다. 하지만 조달단가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 마련의 한계로 인해 조경수 가격조사의 근거가 되는 조달청 훈령에서 가격 고시 의무가 삭제되었다. 이로 인해 조경수 가격은 수년째 동결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심각한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 리스크 및 하자율 증가와 더불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건설 물가조차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조경 산업 전반의 부담과 경제성 저하로 이어지며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그림 1 참조).
조경수는 일반 건설자재와 달리 살아있는 생물재(生物材)로서 생산기간이 길고, 지역별 기후․생육환경․수종 특성에 따라 가격변동의 폭이 크게 나타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조경수 가격조사 방식은 일반 건설자재의 조사체계를 준용함으로써 조경수 고유의 생태적․시장적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공사 예정가격 산정의 정확성, 투명성 및 효율성 저하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합리적인 조경수 가격 산정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조경 산업 전반의 시스템과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토교통부는 공신력 있는 조경수 거래가격 공표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환경조경발전재단 조경지원센터를 통해 기존 방식을 보완한 시범가격조사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사 범위의 제한성, 자료의 대표성 부족, 실거래 반영 한계 등 방법론적 제약이 노출되었다. 이에 따라 조경수 가격 공표의 필요성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체계만으로는 고시가격의 정밀한 추적 및 실효성 있는 반영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가격 공표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국내 조경수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현실적 여건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조사 방식 및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본 연구는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조경수 유통의 현실적 여건을 반영하되 장기적 시스템 구축을 고려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문헌 고찰, 심층 인터뷰 및 현장의 가격자료 분석을 기반으로 현 가격조사 방식의 한계점과 개선안을 도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다기준 의사결정 방법을 적용한 정량적 평가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격조사 및 정보 공유 시스템의 구축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적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하여, 별도로 진행된 조경수 가격 수집 결과와 함께 문헌 조사, 심층 인터뷰 및 전문가 검토를 통한 탐색적 순차 혼합방법연구(sequential exploratory mixed methods research)를 수행하였다. 탐색적 혼합방법연구는 구조가 불명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먼저 질적 자료를 통해 현상을 탐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량 자료를 함께 사용하여 문제 구조를 탐색하고 자료를 교차 검증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다(Creswell and Plano Clark, 2011; Creswell, 2014).
우선 국내외 조경수 및 유사 물품의 가격조사 방법, 관계 법령, 연구보고서, 학술 논문 및 언론 기사 등 관련 문헌 자료를 수집․검토하여 기존 가격조사 체계의 기준과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가격조사의 실제 운영 구조와 내재적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2024년 7월부터 9월까지 조경수 생산․판매자 및 시공․관리자(전문건설업체, 종합건설사, 관련 공무원 등)를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파일럿 인터뷰를 거쳐 총 3차에 걸친 본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조사 방식은 사전에 구조화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추가 질의가 가능한 반구조적 인터뷰(semi-structured interview) 기법을 적용하였다. 인터뷰 문항은 기존 가격조사 기준․절차 등 구체적 방식 및 가격 결정 구조, 조사 과정의 한계 및 개선 방향과 지표별 가중치 산정 등으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일반 정량 설문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조경수 가격 형성의 복합적 메커니즘과 가격조사 결과 간의 불일치 등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도출된 문제점 검증 및 대안 평가를 위해 전문가 자문을 통한 다기준 의사결정 방법(multi-criteria decision making, MCDM)을 적용하여 최종 개선안을 도출하였다(표 1 참조).
1단계에서는 관련 문헌과 현장 조경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일럿 인터뷰와 1차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실시하여 기존 가격조사 체계에 관한 실무정보를 수집하였다. 먼저 파일럿 인터뷰는 과거 조경수 가격조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생산농장 근무자 2인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생산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행 가격조사와 관련된 업무 실태를 파악하고, 본 인터뷰를 위한 핵심 질의 항목 및 조사 방향을 도출하였다. 이어지는 1차 인터뷰에서는 파일럿 조사에서 도출된 질의서를 토대로 가격조사 주체였던 조달청, 서울특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요 발주기관의 전․현직 담당자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가격조사 운영 절차, 조사 방식, 가격 결정 구조 및 현 제도 운영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였다.
2단계에서는 수집한 기초 정보를 구조화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2차 인터뷰와 데이터 교차 분석을 병행하였다. 인터뷰에 앞서 수집된 문헌 자료와 가격 데이터를 재분석하여 핵심 쟁점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중심으로 상호 대조하는 교차 분석을 실시하였다. 2차 인터뷰는 생산 농장(3개사, 7회), 종합 및 전문건설사(3개사, 4회), 설계사(3개사, 3회), 전문가격조사기관(3회) 등 이해관계자별로 다각화하여 진행하였다. 특히 진술 간의 불일치 등 불명확한 지점을 해소하기 위해 3차 인터뷰를 통한 추가 질의와 인터뷰 대상 조정을 반복하여 내용의 타당성을 거듭 검증하였다. 일례로, 현행 가격조사 결과와 실제 현장 가격의 괴리에 대해 피면접자들이 ‘1.6배’ 또는 ‘2.0배’ 등 정성적․추상적으로 진술한 경우, 이를 정밀하게 검증하기 위해 식재공사 설계내역서, 가격조사 원데이터, 준공 공사비 내역서, 건설공사 통계 보고서 등을 정량적으로 대조 분석하였다. 이러한 검증 과정을 통해 확인된 정량적 근거를 바탕으로 3차 인터뷰를 진행하여 문제점을 재확인하였으며, 연구진 내부 회의를 거쳐 분석 결과를 최종 확정하였다. 이를 통해 도출된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현행 가격조사 체계가 지닌 구조적 특성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였다.
3단계에서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문제점과 가격조사 개선방안을 종합하였으며, 이를 관련 협회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검증 및 보완함으로써 최종 대안의 정책적 타당성과 현실적 수용성을 확보하였다.
도출된 대안별 도입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하기 위해 다기준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였다. MCDM은 복수의 상충하는 평가 기준을 동시에 고려하여 대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법론이다(Saaty, 1980; Belton and Stewart, 2002). 본 연구에서는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정책적 개선이라는 목적에 따라, 대안별 속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MCDA(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 접근법을 취하였으며, 최종적으로 가중합 방식(weighted sum model, WSM)을 활용하여 대안별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평가지표는 문헌 고찰과 심층 인터뷰에서 도출된 핵심 요인을 바탕으로 설정하였으며 실현 가능성, 경제성, 행정적 부하, 데이터 신뢰성, 시장 수용성, 데이터 구축 및 활용 가능성의 6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각 지표별 가중치는 연구진 내부 검토를 통해 상대적 중요도를 반영하여 부여한 후 전문가 자문을 거쳐 확정하였다. 현행 가격조사 체계의 핵심 과제인 데이터 정합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 데이터 신뢰성(0.30)에 가장 높은 비중을 부여하였으며, 조경 산업 생태계 내 실효성을 고려하여 시장 수용성(0.20), 실현 가능성(0.15) 등을 차순위로 설정하였다. 반면, 운영 효율성 측면의 경제성(0.10) 및 행정적 부하(0.10)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적용하여 연구의 변별력을 확보하였다.
위 기준을 토대로 한 대안별 평가는 문헌 분석, 심층 인터뷰 및 현장 가격자료 분석을 통해 도출된 주요 쟁점을 바탕으로 연구진이 1차 평가안을 작성한 후, 전문가 자문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특히 데이터 신뢰성은 실거래가격 반영 가능성, 자료 검증 가능성 및 표본 대표성을 중심으로 평가하였고, 시장 수용성은 생산자, 시공자, 발주기관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참여 가능성과 제도의 수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이를 토대로 대안별 항목 점수를 5점 척도로 부여한 후, 지표별 가중치를 반영하여 가중합 방식을 통해 종합 평가를 수행하였다.
2. 이론적 고찰
국내 조경수 가격 관련 연구는 1977년 조경수목 단가 고시 제도 도입 이후 점차 구체화되었다(이수길, 1991). 초기 연구들은 정부 주도의 가격고시 제도 안착과 함께 조경수 유통 구조의 문제점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였다. 특히, 조경수목의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래구조의 불투명성, 다단계 유통 방식, 시장정보의 부족 등이 합리적인 가격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양병이, 1983).
1990년대 들어서는 조경수 가격의 형성 방식과 그 적정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조경수 가격 책정 시 최저 생산비가 아닌 생산원가와 수급 구조를 반영한 가격이 형성되어야 하며(김귀곤, 1991), 조달청 고시가격이 실제 시장가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실거래가를 반영할 수 있는 독자적 심의체계의 필요성도 언급되었다(이영복, 1991; 한국조경수협회, 1991). 또한, 뿌리돌림 비용이 유통단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견해이 제시되었으며(임재홍, 1990), 조달청 고시가격의 증가율이 시장 실거래를 반영하는 가격자료의 증가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었다(이준복과 심경구, 1995). 이외에도 조경수 가격이 수급 불균형과 정보 부족에 따른 민감도가 높으며, 특정 수종의 집중 생산이 가격 급락과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음이 규명되었다(심경구 등, 1998).
2000년대는 단순히 규격을 중심으로 하는 가격체계의 한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먼저, 이병호(2006)는 조달청 고시가격이 수목의 품질과 같은 내재적인 가치보다 규격, 물가, 수급 등 외재적 가치에 치중되어 있어 가격 적정성에 한계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나창호(2009) 역시 가격 산정 체계가 수형이나 건강성과 같은 심미적․생태적 가치보다 근원직경, 수고 등 수목의 물리적 규격에만 편중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외에도 수급 조절을 위한 발주 물량 데이터 구축과 유통 구조 선진화의 필요성이 함께 제시되었다(김현준 등, 2011). 또한, 최민정 등(2023)은 강원도 내 조경수의 생산과 수요 현황조사를 토대로 유통체계 개선 및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2010년대 들어 조경수 가격 연구는 품질 지표화 및 현장 유통 환경의 구조적 문제 규명 단계로 확대되었다. 이현덕(2010)은 수목 상태를 지표화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품질 등급 및 평가지표를 제안하였으며, 김태연(2013)은 규격 세분화와 품질평가 기준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이전 10년간의 조경수 가격이 물가지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실증적 분석이 이루어졌고(박원규, 2013), 지자체 발주 사례 분석을 통해 조달청 고시가격(도착도 기준)과 실제 유통시장(상차도 기준)의 인도 조건 차이가 시장의 분쟁 요인이 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김인용, 2014). 최근 연구는 수입 구조, 물류 비용, 검역 및 공급망 리스크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각적 외부 요인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수입 편중 구조와 국제 물류 환경의 변화가 국내 조경수 단가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분석되었다(박석곤과 장동식, 2024; 주형민과 박석곤, 2025).
이상의 국내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그간의 논의는 주로 생산 및 유통 구조의 모순이나 품질 및 규격기준의 미비점을 다루는 데 치중되어 왔다. 하지만, 조경수의 생물재적 특성과 복잡한 거래 현실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여 가격조사 방식 그 자체를 검토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현황과 한계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유사 품목 가격조사 방식을 살펴보면, 대상 품목의 특성, 표준화 수준, 거래빈도 등에 따라 가격조사 및 공표 방법, 공표 가격 유형, 발표 횟수가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다(표 2 참조).
먼저 화훼는 절화, 난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전국 공영시장의 전자경매 자료를 집계하여 실시간 유통가격을 제공하고 있으며(https://flower.at.or.kr), 원목은 7종(소나무,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참나무류, 편백, 삼나무)의 수목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 면접조사, 가격교차검증 등을 거친 후 권역별 시장가격을 정기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종별․등급별․지역별 시장가격과 운반비를 별도 조사한다(한국임업진흥원, 2024).
주요 시설자재의 경우에는 「조달청 시설공사 가격조사 및 관리업무 규정」에 근거하여 연 2회 정기 가격조사를 시행한다. 시설공사 원가계산 적용 품목, 비중이 높은 품목, 공사비와 시장 거래가격 간 격차가 큰 품목 등을 선정하고, 전문가격조사기관이 선정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후 관련 전문가 단체의 검증 및 심의 절차를 거쳐 나라장터에 공표, 이메일 등을 통한 일반인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농축수산물은 거래량, 농가소득에 미치는 비중 등의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한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도소매 유통가격을 매일 제공하고 있다(https://www.kamis.or.kr). 토지 가격 중 표준공시지가의 경우는 현장조사 및 지역분석을 통해 표준지를 선정하고, 적정성 검토 및 가격적합성 심사, 검수 및 감정가격에 대한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 연 1회 공시가격을 결정한다(https://www.reb.or.kr).
이처럼 국내 유사 품목의 가격조사 체계는 각각의 거래 구조와 가격 활용 방식에 따라 유통가격, 실거래가격, 공시가격 등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조경수 가격조사 역시 단일한 조사 방식이 아니라 품목의 특성과 활용 목적 등을 반영한 별도의 조사 방식 및 공표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해외 조경수 가격조사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별로 가격자료의 조사 및 공표 방식, 공공과 민간의 역할, 수치규격 및 품질기준의 적용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표 3 참조).
일본은 주요 품목 가격 외에도 수요․공급 동향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미게재 품목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정회의를 통해 가격을 보완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https://www.jpgreen.or.jp), 규격기준을 수치규격과 품질규격으로 구분하여 관리한다(일본 국토교통성, 2009).
미국의 경우 정부가 재배 및 판매현황 통계자료는 국립농업통계서비스(NASS, https://www.nass.usda.gov)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나, 실제 가격자료는 실적단가 방식으로 매년 RSmeans 등 민간기업들이 산업별, 목적별로 세분화된 표준단가자료집을 발행하고 있다(https://www.rsmeans.com). 또한 미국 조경식물 표준(American Standard for Nursery Stock, ASNS)을 개발하여 수고와 수관폭의 적정 비율 등 품질 요소를 수치규격에 포함시켜 규격을 세분화하고 있다(https://www.americanhort.org).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체적인 등급 기준(플로리다 조경식물 등급 및 표준)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전담부서까지 운영하고 있다(https://sfyl.ifas.ufl.edu).
영국은 생산량 추이와 산업 통계 정보를 정부기관 및 대표적인 원예산업 단체인 원예거래협회(Horticultural Trades Association, HTA) 차원에서 공유하고, 가격정보는 민간 단가자료집과 협회 회원사 가격데이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김태연, 2013). 그 외에도 영국 표준기관인 BSI(British Standards Institution)에서 발행한 「BS 3936」를 통해 수치규격과 품질기준을 체계화하는 한편, 정원센터의 판매 데이터를 자동으로 취합하는 온라인 플랫폼(garden retail monitor, GRM)을 통해 정원소재에 대한 시장정보를 축적하고 있다(https://hta.org.uk).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국가별 세부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공공이 통계자료를 제공하고 민간이 가격자료를 수집․작성하며, 수치규격 및 품질기준을 세분화하여 가격에 반영한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이는 국내 조경수 가격조사 역시 단순한 가격조사 및 공표 여부를 넘어, 자료의 축적방식, 가격자료의 성격, 수치규격 및 품질기준의 분류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연구 결과
조달청은 2019년까지 「조경수 가격조사 업무처리규정」에 따라 한국조경수협회 추천 업체 중 일정 규모의 재배․유통 능력을 고려하여 매년 전국 6개 권역 5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도착가(시․도청 소재지 기준)’를 조사하여 다음 해 기준 단가로 공표하였다. 그러나 2020년 가격 고시 이후 해당 고시가 폐지되면서 공공조경공사의 공사비 산정에 적용할 단가 기준이 사라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2021, 2023년 2회)와 서울시(2022, 2024년 2회)가 격년 교차 방식으로 자체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양 기관은 조달청과 유사한 절차와 방식을 유지하되 조사결과는 내부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조사 수종 및 규격은 조달청은 210–246종/1,371–1,585규격, LH공사와 서울시는 172–176종/897규격 수준으로 구성되었다. 조달청, LH공사, 서울시 세 기관 모두 거래실례가 또는 견적가(현장도착도, 부가가치세 제외)를 기준으로 조사를 수행하였다. 「국가계약법」과 「조달청훈령」에 근거한 이러한 공통 기준의 적용은 가격 산정의 법적 정당성을 뒷받침하며, 기관 간 조사 체계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 절차 역시 공통적으로 수요조사를 통한 조사품목 선정, 권역별 생산․유통업체 선정, 전문가격조사기관 또는 합동조사팀에 의한 가격자료 수집, 평균가를 중심으로 한 2–3개 가격(안) 작성, 가격결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단계로 구성된다(그림 2 참조).
연구 결과,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는 장기간 누적된 관행적 방식과 복잡한 가격 형성 기제가 얽혀 있어, 표본 수를 늘리는 등 개별 요소를 조정하는 단편적 조치로는 개선하기 어려운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복잡한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 체계를 장기간 사용해 온 결과, 명목상 기준과 실질적 운영 방식 간 괴리가 점차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암묵적으로 ‘모두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혹은 설명하려 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태이다. 최근 기후변화, 물가상승 등 실질적인 가격 상승분을 적기에 반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유지된 불명확한 조사 체계는 이러한 외부 변동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경직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주요 구조적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는 지침상 기준인 인도 조건과 실제 가격자료 수집 과정 간의 부정합 문제를 안고 있다. 단가조사지침상 가격자료 수집은 “수목재배 현장에서 다량 공급되는 최근 정상가격으로서 현장납품도가격(시․도청소재지 기준 현장도착도)”을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생산농장이 작성한 희망견적가(호가)를 수집하는 방식이 중심이 된다. 즉, 조사원이 현장을 방문하더라도 실거래가격이 아닌 공급자 견적 수준의 가격을 업체로부터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사 기준인 ‘현장도착가’와 실제 수집한 ‘견적가’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 문제는, 시공업을 병행하는 일부 농장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생산농장은 운반까지 고려한 비용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 ‘현장도착가’ 기반의 ‘견적가’를 합리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생산농장의 경우 상차비까지는 산정이 가능하나 장거리 운반비를 가격에 포함하여 산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적정한 가격자료 제공에 현실적인 제약이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조경수 가격 산출에 포함된 다양한 부대비용이 가격을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경수 가격은 본래 재료비로서의 성격을 지니나, 공사 예정가격에 포함되는 하자관리비, 운반비, 기계․법정경비 등 여러 비용이 조경수 단가에 포괄되어 산출되고 있다(그림 3 참조). 이는 조경식재공사비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조경수가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80%에 달하지만(김인용, 2014), 부대비용을 제외한 실제 순재료비는 전체의 40–50% 수준으로 추정된다(표 4 참조). 즉, 통계적 데이터를 통해서도 조경수 가격에 다양한 직․간접비용이 포함된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비용 구조로 인해 실질적인 현장도착가와 공표 가격 사이에 약 1.4–2.0배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그림 3 참조). 이러한 가격 격차는 순수 수목 가격의 차이보다는 조경공사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이 조경수 단가에 흡수되어 나타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현장에서 실거래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표준품셈의 현실화를 통한 해결을 논의해 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 조경수 단가 중심의 공사비 산정 관행이 오랜 기간 고착화되어 있어 품셈을 통한 해결 역시 현실적인 한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경수 가격에서 부대비용을 분리하여 작성하려고 해도, 현재 품셈이 이러한 비용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어 발주처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품셈 현실화를 위한 세부 항목별 데이터와 관련 연구 또한 미비하여 당장 품셈으로 제비용을 분리하여 적용하기에는 실무적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자료: 대한건설정책연구원(2019)
셋째, 조사 대상을 생산자에 국한하는 것은 실거래 주체와의 불일치를 야기하며, 가격 왜곡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가격을 사용하는 주체는 생산농장이 아니라 시공업체이다. 현행 방식은 주로 생산농장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앞서 지적한 각종 부대비용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실질적인 거래가격을 형성하는 주체는 시공업체의 현장 대리인(현장소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인터뷰에서도 다수의 전문가와 실무자들은 가장 정확한 가격을 인지하고 있는 주체로 현장소장을 지목하였다. 결과적으로 가격조사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조사 대상을 생산자에 국한하지 않고, 실질적인 비용 소비 주체인 시공업체까지 확대하는 조사 설계의 전환이 요구된다.
현행 대면 조사 방식은 과도한 행정 부하와 낮은 참여 유인으로 인해 표본 확보의 현실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본 연구와 관련하여 진행한 시범가격조사에서 최대한 많은 표본(조사 업체)을 확보하려고 하였으나, 표본 수 확대만으로는 조사의 지속성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구조적․방법론적 제약이 따름을 확인하였다. 예를 들어 1,000개에 달하는 방대한 품목을 조사할 때, 개별 생산농장이 1,000개의 가격을 일일이 기입하는 방식은 정보 제공자에게 과도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조사에 많은 시간과 품이 소요되는 만큼 조사 시기도 작업 비성수기인 한겨울 또는 한여름에 한정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한 대다수 농장이 모든 품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고, 수요와 거래량이 많지 않은 품목의 경우 유효한 가격자료 확보 자체가 어렵다. 예를 들어, 가격 공표 중단의 발단이 되었던 둥근사철의 경우도 현실적으로 조사 가능한 가격 표본이 많지 않아 가격조사에 적합하지 않은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조경수 가격 정보 공개 과정에서 업체명 및 가격 등 영업기밀이 노출될 것에 대한 농장주들의 심리적 부담은 조사 참여율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조사에 적극 참여하여도 위험 요소만 있고 크게 혜택이 없는 구조”를 지적하였다. 즉, 현행 조사방식은 방대한 조사범위, 과도한 현장 기입 부담, 낮은 품목 보유율, 거래자료 부족, 성수기 참여 부담, 보안 및 영업기밀 노출 등의 제약으로 인해 조사 참여율과 지속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가격 데이터의 대표성과 신뢰성 확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체계는 시장의 수요 변화와 최신 트렌드를 적기에 반영하지 못하는 품목 선정의 경직성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정원이 사회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정원수 등 새로운 품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도 과거보다 다양한 품목에 대한 가격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다. 가격조사를 주관한 기관들 역시 품목 선정 전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전년도 품목을 기반으로 한 전문가 심의 중심의 현행 방식은 급변하는 시장 동향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경직성의 근본 원인은 객관적인 조경수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품목의 추가 및 제외를 결정할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현행 방식으로는 품목 수가 증가할수록 조사 주체의 물리적․행정적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적 모순도 수반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거래량, 유통 빈도, 권역별 수요 등 정량적 데이터 기준에 기반하여 시장 동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품목 선정 체계를 우선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경수 산업은 현장 중심으로 생산․유통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함에 따라 종합적인 정보 파악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수급 불균형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예를 들어, 특정 품목의 공급 부족 또는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급등락이 발생하더라도, 객관적 데이터가 부재하여 생산자들의 적절한 생산 및 수급 계획 수립이 어렵다. 더욱이 조경수는 출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단기적인 수급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 적기에 거래되지 못한 수목은 상품성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가치 유지를 위한 유지관리 비용이 추가되어 생산농장의 재고 누적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즉 현행 가격조사 방식은 기본적인 공사비 산정만을 목적으로, 시장의 가격과 정보의 흐름을 추적하거나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데에는 기능적 한계가 있다. 단순 가격 수집을 넘어, 생산과 유통 전반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와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현행 가격조사 체계는 시기별 변동 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적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조경수는 계절적 요인과 기상 여건, 품질 상태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크며, 최근에는 기후 위기로 인한 생산 관리 문제가 증가하면서 수급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 체계는 연 1회 주기로 운영됨에 따라, 전년도에 조사된 가격 정보가 당해 연도의 공사 예정가격 산정에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며, 이는 실질적인 시장 거래가와 공표 가격 사이의 괴리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수급이 부족한 왕벚나무는 실거래가가 상승했음에도 조사 가격은 낮은 수준으로 수집된 반면,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하락한 이팝나무의 경우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조사되는 등 가격의 왜곡 현상이 확인되었다(표 5 참조). 이처럼 시장 상황과 괴리된 가격 정보의 부정합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식재 공사가 집중되는 봄․가을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조사 횟수를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실거래 기반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시장의 수급 동향을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행 체계는 품질 요소를 가격 산정 기준에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조달청훈령」의 단가조사내역 작성지침은 수고(H), 흉고직경(B), 수관폭(W) 등 외형적 수치규격에 치중하고 있으며, 일반적이고 모호한 품질기준만을 포함하고 있다1). 그러나 수목의 이식 후 활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뿌리분 상태, 수세 등 정량적 품질 요소는 반영되지 않아, 품질이 상이함에도 수치규격이 동일하면 같은 단가로 책정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더욱이 최저가 입찰 중심의 시장 환경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인터뷰 결과, 고품질 수목 생산을 위한 전지․시비․방제 등 비용 투입은 생산원가를 상승시키지만, 이를 판매가에 반영할 수 없는 현행 체계로 인해 오히려 생산자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관리․저품질 수목은 식재 후 높은 고사율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재시공 및 사후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현장 관계자들 또한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려다 추후 하자 비용으로 더 큰 지출을 하게 된다”며, 현 가격 구조가 수목의 생애주기 비용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일본의 「공공용 녹화수목 품질치수규격기준」이나 미국의 「ASNS」 등 세분화된 표준을 운용하는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는 객관적 품질 평가 가이드라인이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이러한 품질 차이를 공공주도의 기준가격에 강제로 반영할 것인지, 혹은 시장의 자율적 가격 기능에 맡길 것인지에 대한 업계 전반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해외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품질기준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은 세밀한 연구를 거쳐 체계적으로 제공하되 가격 결정은 시장 자율에 위임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현행 체계는 조사 결과의 객관적 검증을 위한 환류 및 사후 관리 프로세스가 미비하다. 현재 조경수 최종 가격은 전문가로 구성된 가격결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나, 조사 대상자나 현장 실무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폐쇄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공표된 결과값에 대한 피드백 절차가 부재하여 현장 적용성 검토 및 오류 보정에 한계가 있으며, 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및 검증을 위한 제도적 장치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절차적 결함은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 가능하나,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기초 데이터 자체의 객관성 확보에 있다. 데이터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형식적인 심의나 사후 검증 절차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우며,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가 직면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즉, 가격 산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조사 결과값의 객관성을 근본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 생성 체계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조경수 가격조사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본 결과, 실효성 있는 가격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단가 수집 차원을 넘어 생산방식, 유통 경로, 품셈 구조, 정보 구축 시스템, 수급 변동성 등 복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이에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도입 가능한 대안들을 검토하였다.
조경수 가격조사 방법론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경수 예정가격2)에 거래실례가격3)을 어느 수준까지, 어떤 주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것인가4)에 대한 의사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고착화된 구조적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므로, 실무 여건을 반영한 단계적 개선, 방법론 및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 조경수 가격조사에 적용 가능한 개선 대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6 참조).
| 대안 | 조사대상 | 조사가격 | 주요 특징 | |
|---|---|---|---|---|
| 1안 | 현행 가격조사 방식 보완 | 생산농장 | 견적가격(호가) | |
| 2안 | 표준품셈 개선 | 생산농장 | 견적가격(호가) | |
| 3안 | 조사 대상 변경 | 전문건설업체 | 견적가격(호가) | |
| 4안 | 보정계수 도입 | 전문건설업체 | 거래실례가격 | |
| 5안 | 입체적 가격조사 (거래실례가격 및 견적가격 병행 조사) | 전문건설업체 ․생산농장 | 거래실례가격 ․견적가격(호가) | |
1안(현행 방식 보완)은 종전과 같이 생산농장을 대상으로 견적가격(호가)을 조사하되 사전교육 강화, 표본 확대, 조사 시기 적정화 등을 통해 데이터의 양과 질을 제고하는 방안이다. 이 방식은 기존 가격조사 체계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인 실무 절차를 보완하는 방식이므로, 현시점에서 정책적으로 채택이 용이하며 행정적 마찰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생산자 중심의 정보 수집과 호가 기반의 가격 산정 등 앞서 지적한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조사 기준인 현장도착가와 수집 자료인 견적가 사이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기제가 부재하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신뢰도 확보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2안(표준품셈 개선)은 조경수 가격에 포함된 운반비, 하자보수비, 하자관리비 등 부대비용을 보다 명확하게 분리하고 반영하여 이를 기반으로 표준품셈 구조를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조경수 단가에 포함되어 있던 부대비용을 분리하고, 이를 공사비 산정 체계 안에서 보다 명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표준품셈을 개선함으로써 단가 구조의 불명확성을 완화하는 대안이다. 다만, 조경수 가격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다양한 데다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의 요구 수준이 높고 그 범위가 방대하여, 단기간 내 도입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따르는 장기적 과제이다. 또한, 현재 건설 분야가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의 병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현 제도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실거래가를 점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과도기적 적용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3안(조사 대상 변경)은 1차 생산자가 아니라 거래의 실제 주체이자 유통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건설업체로부터 시공 단계의 견적가(호가)를 수집하여 이를 가격 산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가격 정보를 직접 사용하는 시공사의 관점을 반영하므로 현장과의 가격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며, 이미 일부 대형 건설사 등 민간 부문과 일본의 소품목 가격조사에 부분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특정 업체 간의 담합이나 의도적인 가격 부풀리기 등으로 인해 데이터의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본 방안을 공공 부문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증 절차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다수의 견적 데이터 간 비교․교차 검증이나 통계적 이상치 제거 등의 기술적 장치가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
4안(보정계수 도입)은 실거래 주체인 전문건설업체의 거래실례가격을 조사하고, 여기에 적정한 보정계수(correction factor, CF)를 산출․적용하여 예정가격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은 이론적 단가와 실제 현장도착가 사이의 간극을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 가격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유효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앞서 언급된 부대비용의 혼재와 인도 조건의 불일치 문제를 데이터 기반의 계수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완성도가 높은 방안이다. 다만, 보정계수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 산정 기준의 정립과 운영 체계 마련은 면밀한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생산자 호가 중심 조사 방식에서 벗어나, 시공 단계의 실거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 정립과 정보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5안(거래실례가격 및 견적가격 병행 조사를 통한 입체적 가격조사)은 전문건설업체의 거래실례가격과 생산농장의 견적가격을 병행 조사하는 과도기적인 복합 모형이다. 4안의 실거래 기반 조사에 1안의 생산자 정보를 더하고, 여기에 주요 공공기관 및 지자체의 공사비 내역 정보를 수집하여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이 방식은 생산자 공급가와 시공 단계의 실거래가격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할 수 있어 가격 정보의 객관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공 부문의 대량 수요 정보를 연계함으로써 시장 수급 동향에 따른 가격 변동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정보 수집 대상의 확대에 따라 조사 및 분석 절차가 복잡해지고, 행정적 부담과 조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운영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상을 살펴보면, 각 대안은 시스템 실현 가능성과 신뢰성 사이에서 뚜렷한 상충 관계를 보인다. 1안의 경우 현행 체계와의 유사성으로 인해 도입은 용이하나 현재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2안은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나 현실적 여건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3안은 시장 흐름 반영에는 유리하나 담합에 의한 가격 교란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4안은 실거래가격과 예정가격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가장 타당한 대안이나 보정계수 도입에 대한 이해와 완전히 새로운 체계 도입 및 적용 범위 설정에 대한 부담이 있다. 5안의 경우 1안과 4안의 절충형으로 새로운 방법론 적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단계적 전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정성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을 적용한 정량적 평가를 수행한 결과, 5안이 가장 높은 점수(4.25)를 기록하였으며, 이어 4안(4.10), 3안(3.30)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5안은 실현 가능성, 데이터 신뢰성, 데이터 구축 및 활용 가능성,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되었지만, 조사비용 증가에 따른 경제성 및 다양한 데이터 수집․처리 과정에 따른 행정적 부하 측면에서는 낮게 평가되었다. 4안은 5안에 비해 법․제도적 실현 가능성과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으나 경제성과 행정적 부하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되었다. 1안(2.20), 2안(2.55)은 종합적으로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는데, 1안은 실현 가능성, 경제성, 행정적 부하 측면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가중치가 높은 데이터 신뢰성, 시장 수용성, 데이터 구축 및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품셈 개정에 해당하는 2안의 경우는 실현 가능성, 경제성, 행정적 부하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표 7 참조).
종합하면, 조경수 가격조사 시스템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서는 표본 확대나 조사 기준 강화 등 부분적 보완에 그치는 1안보다는, 실거래가격에 기반한 자료 수집과 다층적 가격자료의 통합 분석을 지향하는 4안 및 5안의 접근 방식이 유효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체계는 정량적으로 산출하기 어려운 보정계수의 정밀도를 제고하고, 데이터의 지속적인 추적 및 정제가 가능한 분석 시스템 구축의 근거를 제공한다. 다만 4안의 경우, 조사 방법의 전면적 구조 변화로 인한 시장 수용성 저하 및 제도적 개선 부담이 수반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현장 적용성이 높은 5안을 중심으로 운영하여 시스템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차츰 4안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이행 모델이 가장 유효한 것으로 도출되었다. 이와 함께 2안에서 제시한 표준품셈의 개선 작업은 중장기적인 보완 과제로 제시된다. 이러한 개선안의 다각적 결합은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 선진화를 위한 견고한 기술적․제도적 기반이자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지속가능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조경수 가격조사 선진화 개선방안 및 토의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순히 조사 방식의 일부 보완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조경수의 생산․유통 구조는 물론 기후변화 대응, 데이터 기반 정보체계 구축 등 조경수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거시적인 시스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선진화를 실현하기 위한 네 가지 기본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실거래 데이터 기반의 가격자료 수집, 즉 ‘정확성’이다. 조경수 가격은 생산지, 유통단계, 시공단계에 걸쳐 다층적으로 형성되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생산농장, 전문건설업체, 주요 발주기관 등)로부터 견적서, 계약가격, 낙찰가격, 시공단가 등 실질적인 가격자료 수집이 필요하다. 수집된 다차원적 데이터는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기존 가격 정보의 왜곡 요인을 수정하고,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 오차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생물재(生物材)로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현장 실무자 및 관계자 인터뷰를 정례화함으로써, 수치화되지 않는 시장의 변동 요인을 적시에 파악하고 실효적인 단계적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실효적이고 안정적인 가격자료 수집 기반의 체계화, 즉 ‘정보성’이다. 가격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가격자료 수집 방법론의 개발과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생산농장․전문건설업체 등 조사 참여 대상을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참여 업체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병행하여 신뢰할 수 있는 조사풀(pool)을 유지․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가격자료의 수집․분석․검증․공유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함으로써 현장 조사의 업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데이터 구축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시장 흐름을 적시에 수용하는 ‘확장성과 유연성’ 확보이다. 최근 조경수 시장은 신품종 도입, 정원수 증가, 컨테이너 재배를 통한 표준화 가속, 온난화로 인한 재배 현장 변화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나, 현행 시스템으로는 이를 가격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주요 품목뿐만 아니라, 정원수 등 소량 거래 품목 및 신규 도입 품목 으로 조사범위가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거래량이 많고 빈도가 높은 주요 품목과 거래 빈도가 낮거나 표본 수가 적은 기타 품목을 구분하여 관리하는 이원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품목별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가격정보 수집 및 공유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넷째, 조경수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다. 단기적인 가격 공표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AI 및 빅데이터 기반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가격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품질관리, 수급 조절, 환경성 평가 등 다각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및 지자체를 포함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수목 데이터를 BIM 기반의 조경 정보 모델로 연계하고, 탄소 저장량 및 열섬 저감 효과 등 환경 성능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디지털 트윈 기반의 유지관리 및 탄소중립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스마트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본 연구가 제안하는 선진화된 가격조사 체계의 핵심은 기존 생산농장 호가 중심의 조사 방식에서 탈피하여, 시공 현장 도착도 기준의 거래실례가격을 중심으로 조사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단기적 과제로서, 세금계산서, 납품 견적서, 계약서 등 증빙 가능한 자료를 우선적으로 활용하여 거래실례가격을 수집하고, 아울러 가격 편차가 크거나 정합성이 낮은 데이터는 현장 실사 및 심층 인터뷰를 병행하여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 중기적 단계에서는 낙찰가격, 계약가격, 시공가격 등 다층적인 가격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조경수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적 인자들을 규명하고 이를 보정계수로 정량화하여 산식에 반영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최근의 생산비 상승 및 하자율 증가 등 시장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실증하는 근거가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표준품셈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단계적 전환을 통해 조경수 가격의 왜곡 현상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고, 시장의 투명성과 공신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현행 조사 체계는 낮은 참여율과 제한된 표본 수, 그리고 일부 왜곡된 정보 제공 등으로 인해 데이터의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조사참여자(생산농장 및 전문건설업체)를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운영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전년도 제출자료의 이상치(outlier) 발생 여부와 자료의 충실도를 평가하여 참여자의 적격성을 재검토하고, 선별된 주체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정보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제고한다. 동시에 성실 참여 주체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마련하고, 체계화된 조사 매뉴얼 및 교육 콘텐츠를 보급하여 신규 참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지속적으로 조사참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조사 대상의 양적 확대와 데이터의 질적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가격 정보의 대표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현행 가격조사 체계도 조사 품목의 양적 확대를 지속하고 있으나, 실제 시장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거래 빈도와 공사비 비중을 고려하여 주요 품목과 기타 품목(소품목 포함)을 분리 관리하는 이원화 체계를 제안한다. 거래량이 많고 공사비 비중이 높은 주요 품목은 현행과 같이 국토교통부 등 공공이 관리하는 공식적인 가격 지표로서 고시하고, 거래량이 적거나 생산자가 제한적인 수종, 정원수․지피류 등의 소량 거래 품목은 조경지원센터 등 공신력 있는 민간기관이 별도 조사하여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유연한 방식을 도입한다.
이 체계에서 기타 품목의 가격 수집은 지정된 기간 내에 생산자 및 유통자가 자발적으로 가격자료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주관 기관은 수집된 가격자료 데이터의 최소․최대․중간값(또는 평균값)과 표본 수를 통계적으로 정리하여 공개한다. 이러한 접근은 행정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동시에 방대한 품목에 대한 시장 흐름을 비교적 짧은 주기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신규 수종의 시장 진입과 퇴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통계를 확보함으로써, 조경수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조경수 가격조사 선진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도입 초기에는 연 1회 단위로 가격 데이터를 축적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조사 주기를 반기(연 2회) 또는 분기(연 4회) 단위로 조사 주기를 세분화하여 가격 변동성을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구축되는 데이터베이스에는 수목 단가뿐만 아니라 운반 거리, 재배 방식(노지, 컨테이너), 유지관리 이력 등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속성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경수 데이터는 개별 수목의 생애주기(life cycle) 관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전 과정 평가(LCA) 기반의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경우 생산부터 식재, 유지관리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동안의 유통 이력, 하자 발생 여부, 탄소 저감 성능 등을 투명하게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다(박재민, 2022). 이는 이식 후 하자율이 낮은 우수한 품질의 수목을 생산하는 농가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 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된다. 즉, 데이터 기반의 품질-가격 연계 체계 구축을 통해 조경수 시장의 상향 평준화와 품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는 AI 기반 분석을 통해 농장 정책자금 지원, 병충해 및 하자 예측,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대응 정책 수립 등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체계로 활용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조경수 데이터베이스와 BIM 기반 조경 정보 모델 및 디지털 트윈와의 연계는 유지관리 효율화, 환경성능 분석, 전 생애주기 관리 등 스마트 조경 기술의 실무적 적용을 가속화하고, 조경 산업의 국가적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도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조경수 품질기준은 가격조사와 밀접하게 연계되나, 이를 가격 산정에 기계적으로 대입하기보다는 시장의 합리적 판단을 돕는 가이드라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품질기준은 수형, 규격, 생육 상태, 뿌리분 상태 등을 포함하는 정밀한 평가 체계로 개발하되, 공표 가격 시스템 내에서는 이를 참고하여 시장 참여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품질-가격 연계 체계는 우수한 품질의 조경수 생산자를 보호하고 산업 전반의 품질 상향 평준화를 유도하는 핵심 기제가 된다. 현행 국내의 최저가 낙찰 중심 입찰 구조는 품질 관리에 비용을 투자한 우수 생산자가 오히려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지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따라서 품질에 따른 하자율, 유지관리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한다면,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 주요 수요처에서는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조경수 품질 인증 및 등급제를 도입할 기반이 마련된다. 이는 고품질 조경수 생산자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국내 조경수 생산 및 시공 품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조사체계를 일시에 전환하기보다 앞서 제시한 입체적 가격조사(5안)을 중심으로 과도기적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단기 개편 로드맵은 연 1회 정기 조사를 기본으로 하되, 다음과 같은 2단계 구조를 제안한다.
1단계에서는 생산농장과 전문건설업체, 광역지자체 및 다량 수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년도 식재공사 내역서와 실거래(납품) 견적서를 수집한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 적용 빈도와 거래 규모를 고려하여 조사 품목(안)과 추정예비가격(안)을 도출한다. 추정예비가격은 최솟값․중간값․평균값․최댓값을 병행 검토하되, 표본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확보할 경우에는 평균값을, 표본이 제한적일 경우에는 중간값 사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이후 실무 전문가 중심의 소위원회 심의를 통해 조사 품목과 추정예비가격을 확정한다.
2단계에서는 앞서 도출된 추정예비가격을 참조지표로 활용하여, 전문가격조사기관 등이 생산농장을 대상으로 현장도착도 기준의 거래실례가격을 조사한다. 이때 조사 데이터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반 거리(170km, 5톤 차량 1대), 작업조건(하루), 품질(A급 양품), 재배방법(노지 및 컨테이너) 등 세부기준을 표준화하여 적용한다. 수집한 가격자료는 익년도 공표를 전제로 하므로, 당해 연도 물가상승률 및 건설공사비지수 등을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하여 예정가격(안)을 도출한다. 이후 가격 결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단계적인 확인 과정을 거친다. 우선 예정가격(안)에 대해 관련 전문가 및 유관 단체의 가격 적정성 검증 과정을 거쳐 전문적인 실효성을 확보한다. 이후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안을 대상으로 최종 공표 전후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견수렴 및 이의제기 신청 절차를 운영한다. 이와 같은 전문가 검토와 국민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가격 결정의 사회적 수용성과 행정적 투명성을 함께 제고한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자료의 구축 수준과 현장 여건을 토대로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로드맵은 단순히 가격조사 방식을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포함한 조경산업 생태계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관계 업체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되, 점진적으로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가격자료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성있는 참여자를 선정하고, 입력 데이터의 정합성 및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증 체계를 선행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기에는 가격 정합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현장 조사 및 관계자 인터뷰를 병행함으로써, 시장의 왜곡 요인을 파악하고 가격 오차 범위를 보정할 필요가 있다. 대량의 가격 데이터 수집 및 분류에는 AI 기술을 적용하며, 실시간 데이터를 정제․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유통 단계별, 지역별, 시기별 가격 정보를 동기화하여 제공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의 흐름뿐 아니라 재고 및 수급 현황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데이터 인프라는 정부 및 산업계의 조경수 관련 정책 수립, 생산자의 전략적 재배 계획 수립, 공공조달의 효율적 집행 등을 위한 기초 자산으로 활용된다. 나아가 조경수 통합 데이터베이스는 다양한 스마트 조경 기술 개발의 토대가 된다. 이를 통해 BIM 기반 조경 정보 모델과 디지털 트윈을 연계한 시뮬레이션 구현은 물론, 블록체인 기반의 전과정 평가(LCA)를 통한 탄소저장량 산정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진화된 조경수 가격정보 수집․공유 플랫폼 구축을 통해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지향한다(그림 4 참조).
5. 결론
본 연구는 현행 조경수 가격조사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향후 조경 산업의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선진화 방향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분석 결과, 현재의 가격조사 방식은 단순히 조사 방법론의 문제를 넘어 생산․유통․시공 전 단계의 산업 구조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단순히 표본 확대나 조사 기준 개발과 같은 절차적 개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다만 후속 연구를 통해 조경수 산업 전반의 운영 구조를 데이터 기반으로 재정비할 수 있다면, 이는 조경 산업의 AI 기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적 사례와 비교할 때, 국내 조경 산업은 ‘국가주도형’ 가격조사가 지속되어 온 특수성을 지닌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중심의 자율적 가격 형성 체계로의 이행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격․품질․유통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공개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품질 및 조사 기준의 정교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조경수 분야의 연구 지원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품질기준 수립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스템 연구 지원은 타 산업 분야 및 주요 선진국 대비 미흡한 수준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산림청의 정책적․재정적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핵심적인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조사 기준과 실제 가격 구조의 불일치이다. 명목상 기준은 ‘현장도착가’이나 실제 조사는 생산농장의 ‘호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운반비, 기타 직접경비, 간접경비 등이 혼재된 가격 구조로 인해 예정가격과 실거래가격 간 괴리가 약 1.4–2.0배까지 발생한다. 둘째, 데이터의 대표성 및 신뢰성 부족이다. 과도한 조사 범위와 비효율적 조사 시기, 낮은 조사참여율 등으로 인해 수집된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셋째, 시공 단계의 가격 정보 부재이다. 실제 가격 흐름이 최종적으로 형성되는 시공 현장의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 실질 거래 가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본 연구는 가격조사 선진화를 위한 단계적 대안을 검토하였다. 우선 현 시스템의 연속성과 현장 수용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생산농장과 전문건설업체 데이터를 병행 수집하는 ‘입체적 가격조사 방식(5안)’이 실효적인 과도기적 방안이라 판단된다. 중기적으로는 시공 현장 기반 거래실례가격 수집과 보정계수 체계를 정교화한 4안이 예정가격 산정의 기본 틀로 삼아 개선 작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의 품셈 개선과 가격모형 고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주요 품목과 기타 품목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는 ‘이원화 품목 관리체계’는 현장의 요구와 조사의 실효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이다. 이는 둥근사철이나 정원수 등 소수 업체에 의해 공급되거나 표본 수가 적어 발생하는 가격 왜곡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유효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체계 개편은 단순한 가격 고시 절차의 개선을 넘어, 조경수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하자 증가, 유통 불투명성, 수급 불균형 등 조경수 산업이 직면한 현안들은 거래․품질․물류 비용 등 다양한 변수가 포함된 데이터의 축적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조경수 가격조사의 선진화는 조경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향후에는 조경 BIM, LCA 기반 블록체인 이력 관리,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과 연계된 통합 정보 플랫폼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접목한다면, 자동화된 가격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 또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현행 조경수 가격 구조의 거시적 분석에 초점을 두었으므로, 개별 품목의 세부 가격 분석이나 유통 단계별 가격에 대한 정량적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조경수의 실질적 거래 현황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지능형 정보 관리 시스템 구축 방안을 구체화하고자 한다.
기존 절차 준용,
산출 근거 강화,
신규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