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2016년 4월 15일,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에서는 마을을 대표하는 계단 벽화 두 점이 주민들에 의해 회색 페인트로 덧칠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민들은 올해 2월 총 2,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Asian Economical News, 2017. 10. 23). 과거 이 마을은 천사날개라는 벽화가 유명세를 타고 언론에 노출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관광객이 급증하였다. 그에 따라 소음, 쓰레기, 신체노출 등의 잦은 민원이 제기되었고, 이를 안 작가는 스스로 벽화를 지우고, 기존 담장모습으로 복원한 전례가 있었다. 그리고 6년 뒤 일부 주민에 의해 마을벽화가 지워지는 일이 추가로 발생하였다.
사실 이화동 벽화마을은 낙후된 도심지역 내 공동체 참여형 공공미술의 시발점으로 추진된 문화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1년 단위의 짧은 사업기간, 지역의 역사나 특징과 무관한 작품제작,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사업과정, 경제적 혜택의 편차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져 왔다(Jeong, 2014). 또한 대상과 목적이 불분명한 정부주도형 사업은 주민을 위한 거주지역 환경개선인지, 관광객을 위한 도시 내 관광목적지로서 추진된 것인지 모호해짐에 따라 주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함을 초래하게 되었고, 마을활성화의 주역인 벽화를 주민 스스로 훼손함으로써 주민간 갈등과 마을 쇠퇴를 야기하게 되었다. 이는 마을 공공자산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부 주민들의 경제적 혜택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반면, 주민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오해와 반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Lee and Jang, 2016). 따라서 지속가능한 벽화마을로 존속되기 위해서는 마을단위의 소규모 스케일에서 주민들을 위한 낙후된 공간의 재건, 경제적 부흥, 사회적 활성화 등이 논의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의 경우, 도시차원의 지속가능성(Lee and Lee, 2009; 2011)이나 마을 내 물리적 환경개선(Kim, 2010; Jeong and Kim, 2016), 벽화마을의 장소성 구현(Lee and Jang, 2016; Kim and Son, 2017), 지역생활만족도(Jeong, 2014) 등의 부분적 성과만의 논의되어지고, 지속가능성의 중점목표인 환경, 경제, 사회적 측면 등을 포괄한 연구는 미흡하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이화동 벽화마을의 벽화훼손사건은 국내 200여 곳의 벽화마을이나 향후 조성될 벽화마을의 잠재적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현재 도시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도시재생관점을 마을단위의 도시재생으로 전환하여 논의해보고자 한다. 둘째, 지속가능한 벽화마을 존속을 위해 적용 가능한 마을단위의 도시재생 고려요소를 선정하고, 이화동 벽화마을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셋째, 벽화마을의 활성화와 안정된 거주공간을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재 이화동 벽화마을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고, 지속가능한 벽화마을로 존속되기 위한 도시재생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조성된 벽화마을이나 향후 조성예정인 벽화마을 목표설정 및 가이드라인 수립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I. 이론적 고찰과 관련 연구동향
도시재생은 노후화된 물리적 환경개선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지역상권을 고려한 경제회생, 지역 커뮤니티와 주민참여를 통한 마을활성화 등의 종합적 개념이 포함된다(Kim, 2013). 국내의 도시재생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도시재생선도지역 등의 도시 및 지역차원부터 근린중심형이나 근린일반형의 마을만들기까지 다양한 스케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www.city.go.kr). 하지만 도시재생 관련연구는 Appendix 1과 같이 도시 및 지역스케일에서의 연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마을만들기 등의 소규모 스케일에서의 적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마을단위 도시재생은 지역기반의 장소중심적 접근방식으로서 생활권 내 도로 등 기초 기반시설은 갖추고 있으나, 주거지 노후화나 마을 활력이 상실되어 외부의 인위적 개입으로 마을공동체가 일시적 혹은 지속적으로 회복된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
전통적 ISA는 가로의 만족도 축과 세로의 중요도 축에 의한 2차원적 평면을 활용하여 공간 이용객들이 느끼는 의미를 도출해 주고, 공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다(Lee and Kim, 2010). 그러나 한 장의 설문지 내에서 중요도와 만족도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각 요소들에 대한 만족도가 전체만족도에 비해 선형적이며 대칭적이고, 만족도와 중요도가 모두 높은 Ⅰ사분면과 만족도와 중요도가 모두 낮은 Ⅲ사분면에 분석요소들이 치중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자 이를 보완하려는 수정된 ISA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Kim and Lee, 2017). 수정된 ISA는 설문을 통한 중요도를 사용하지 않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회귀계수, 상관계수, 편상관계수를 활용한 만족도 기반의 상대적 중요도를 추출하여 예측타당성을 높이고 있다(Pyu, 2009; Deng, 200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편상관계수를 활용한 수정된 ISA를 활용하여 주민들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만족 혹은 불만족스럽게 평가하는 마을단위 도시재생 고려요소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이화동 벽화마을의 재활성화와 안정된 거주공간 조성을 위해 정해진 예산 내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향후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 도출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환경파괴 없이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인간 사회의 환경, 경제, 사회적 양상의 연속성에 관련된 체계적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Allen, 1993).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재생은 도시변화 내에서 지속가능성의 포괄적․통합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고, 시행할 수 있는 행위나 수단으로서 언급되고 있다(Sasaki, 2010). 다시 말하면, 도시재생은 구도심의 재활성화, 노후화된 주택개선과 같은 물리적 환경개선뿐 아니라, 고용, 복지, 소비방식, 문화경관 등의 경제, 사회적 환경을 포함한 종합적 개선을 추구해야 하므로 물리환경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져야 한다(Ahn, 2011; Oh, 2018). 따라서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은 환경지속성, 경제지속성, 사회지속성 내에서 평가될 수 있다. 도시차원에서 환경지속성은 환경복원 및 개선(Ng, 2005), 토지이용(UTF, 2005; Lee, 2005), 교통(Lee and Lee, 2011), 자원 및 에너지 효율성(UN, 1996) 등이 주요 과제로 도출되었고, 지속가능한 밀도분배, 쓰레기저감 등이 부각되었다. 경제지속성은 경제부흥 및 가치관리(Ng, 2005), 안전(UTF, 2005) 및 방재 개선(Lee and Lee, 2009) 등이 도출되었고, 도시재생을 통해 창출된 이익의 공평한 재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지속성은 사회개발, 지역특성계승, 인구 및 공공 인프라 관리(Robert and Sykes, 2000)와 공동체참여증대(UTF, 2005) 등이 도출되었고, 공통적으로 공공공간, 공공시설 질적 개선 등을 고려하고 있다(Appendix 1 참조).
국내 벽화마을은 문화관광부에서 2006년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문화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공공미술사업으로 시작되었다(Jeong, 2014). 그 이후 2009년 ‘생활공간 공공미술 가꾸기 사업,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벽화마을이 포함되었고(Kim, 2010), 공공미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서 현재 200여 곳 이상의 벽화마을이 조성되었다. 벽화마을에 관한 연구는 물리적 환경개선(Oh, 2011) 및 장소 정체성 구현(Shin et al., 2017; Lee and Jang, 2016), 지역생활 만족도(Jeong, 2014) 측면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관광산업과 관련된 경제활성화 위주로 논의되다 보니 대상지 자체가 주민의 거주공간이자 생활공간이라는 부분이 배제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또한 도시재생으로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영역들을 포함하지 못하고, 일부 영역인 장소성이나 공동체참여, 만족도 내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벽화마을로 존속되기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환경지속성, 경제지속성, 사회지속성의 인자들을 고려한 통합연구가 필요하다.
III. 연구방법
서울시 종로구 낙산 서쪽 기슭에 위치한 이화동 벽화마을은 산록에 형성된 전형적인 주택지구이다. 현재의 이화동은 한국전쟁이후 지어진 판자촌을 기반으로 1970∼1980년대 창신동 봉제공장과 함께 활성화되었다가 제조업 등의 쇠퇴로 낙후화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문화지구로 지정, 2006년 낙산프로젝트(Art in city)가 추진되면서 벽화마을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대중매체 노출과 사회네트워크망을 통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의 외국관광객까지 이슈화 대상이 되었다(Kim and Son, 2017).
이화동 벽화마을의 물리적 환경은 대부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문화재보존영향 검토 대상구역이자 과밀억제권역에 속해 있는 개발민감지역이다(Min, 2012). 건축물은 저층 주거시설(다세대 주택 51%, 단독주택 15%) 비율이 종로구에 비해 높은 편이며, 20년 이상 노후화된 건축물(77.12%)들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Kim and Son, 2017). 벽화가 조성되어 있는 도로는 4m 이내의 차도와 보도가 혼재되어 차량통행시 보행자와의 노선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쓰레기 등의 오염관리는 정기적으로 구청에서 운영하는 쓰레기차가 일주일 3차례 반복 운행하고 있다(www.jongno.go.kr). 마을벽화의 경우, 현재 상당수 지워져 있고, 일부 붉은 글씨와 낙서로 마을경관을 재구성하고 있다(Figure 1 참조).
경제적 환경으로는 이화동 벽화마을이 조성되기 전부터 마을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노후화된 슈퍼나 이발소, 미용실 등이 일부 있고, 벽화가 그려져 있는 노선을 따라 관광객을 위해 신규로 입점된 커피숍, 레스토랑, 공방 등이 주로 위치해 있다. 이화동 공시지가는 m2당 기존 주택지구 최저 2,460,000원에서 노선 상가지구 최고 9,350,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www.realtyprice.kr).
사회적 환경으로는 2018년 기준 총인구수는 8,612명이고, 이화동의 65세 이상(1,339명) 고령인구비율은 16%로서 고령사회 진입의 평가기준이 되는 14%를 넘어섰다. 또한 2017년 유입인구는 1,453명으로 2010년(1,800명) 대비 20% 감소하여 지속적인 인구유출이 발생하고 있고(data.seoul.go.kr), 일부 세대의 경우 관광객으로 인해 주민이 지역을 이탈하면서 생기는 투어리스피케이션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Woo et al., 2017). 공공시설의 경우, 마을센터 1곳과 계단과 난간, 주민텃밭 등이 조성되어 있다. 화장실이나 주차장과 같은 편익시설의 경우 상가에서 제공되지 않는 이상 전무하거나 낙산공원 공영주차장(29대)으로 안내되고 있다. 주민운영협의체는 마을 반상회가 2주마다 열리고 있고, 주민과 상가주인, 상가임대인 등이 참석하며, 마을행사나 청소, 중요한 의견 조율을 위한 갈등소통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마을을 위한 도시재생 고려요소는 도시재생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선행연구 및 관련문헌을 고찰하여 마을단위에 적합한 환경지속성, 경제지속성, 사회지속성 고려요소 20개를 선정하였다(Appendix 1 참조). 여기에는 이화동 주거환경 정비사업에 참여한 전문가의 자문과 현황분석을 실시한 연구진들의 브레인스토밍 등의 피트백 과정을 거쳤다. 이후 사전조사1)와 전문가 2차 자문을 거쳐 기존 생활권 내 건축물 담장과 마을시설 일부만 재정비한 이화동 벽화마을의 경우, 벽화사업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계획, 공간계획, 건물정비, 마을자원 고려, 마을단위 정책마련’ 의 5개 항목은 배제하였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도시재생 고려요소 최종 15개를 도출하여 실증조사에 반영하였고, 각 고려요소들의 신뢰성과 타당성 검사를 위해 Cronbach's Alpha 값을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연구조사 기간은 2018년 6월 1일부터 약 2주간 공휴일을 포함한 평일과 주말, 이화동 벽화마을 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총 30부 실시하였다. 설문조사 시 설문조사원들에게 설문조사방법을 숙지시킨 후, 주민을 대상으로 연구목적 전달을 위해 설문지의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지도록 설명하였고, 준비된 설문지에 맞춰 설문지에 직접 응답하는 자기기입방식으로 이루어졌으나, 일부 노인계층의 경우 설문조사원이 설문내용을 읽어준 후 응답자의 대답에 따라 조사원이 직접 작성하는 직접기입방식을 병행하였다. 추가적으로 이화동 벽화마을 내 심층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개방형 설문을 시행2)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을 위한 마을단위 도시재생 고려요소들을 분석하고자 수정된 ISA를 적용하고, 분석결과를 ISA grid 상에 도출하였다. 또한 이화동 벽화마을 주민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성별, 연령, 직업과 거주연도, 거주사유, 개선요구도를 범주형 명목척도로 구성하고,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과정에서는 Microsoft Office Excel 2017, SPSS 21.0(SPSS Inc, 2013)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IV. 연구결과 및 고찰
응답자의 인구통계분석은 Table 1과 같으며, 성별은 남자 10명(33.3%), 여자 20명(66.7%)이며, 50대 이상 응답자가 73.2%로 대다수를 이루었다. 직업은 거주민이면서 상가를 운영하는 서비스업 36.7%, 주부 30.0%, 무직 23.3% 등의 순으로 파악되었다. 거주연도와 거주사유는 부모세대부터 살아온 터전이거나, 결혼 등의 이유로 이화동으로 머물게 된 30년 이상 거주자가 50% 이상이었다. 반면, 이화동 벽화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소규모 공방이나 숙박업 등의 운영과 동시에 거주목적 등으로 이동해온 10년 이하의 거주자도 26.7%로 나타났다. 향후 이화동 벽화마을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요소로는 도로 등의 기반시설 확충(20%)과 벽화시설의 유지 및 관리(20%)가 가장 높게 도출되었고, 관광객으로 발생되는 문제 개선(13%), 주민소득 창출기회 확대(13%) 부분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이화동 벽화마을의 내적갈등 해결이나 중재를 위한 마을전문가나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에 대해 12%가 응답했다.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을 위한 마을단위 도시재생 고려요소들을 분석하기 위해 공통항목에 대한 ISA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항목별 상대적 중요도는 접근성(0.92), 주차관리(0.43), 경관개선(0.24) 등의 순으로, 만족도는 오염관리(3.70), 안전(3.60), 공동가치(3.57)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만족도 항목에 대한 Cronbach's Alpha 계수는 0.685로 신뢰성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참조).
* Measured by likert 5 point(1=very poor, 3=average, 5=very good)
ISA는 X축의 만족도와 Y축의 상대적 중요도를 기준으로 자료값은 Table 3과 같고, ISA 사사분면 상에 표시한 결과는 Figure 2와 같다.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을 위해 현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Ⅰ사분면의 경우 환경지속성 인자로 소음관리(2), 경관개선(3), 오염관리(4), 보행자 중심계획(5), 경제지속성 인자로 안전(9), 사회지속성 인자로 지역정체성(13)의 6개 항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화동 벽화마을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Ⅱ사분면의 경우(집중관리 요망) 환경지속성 인자로는 접근성(1), 주차관리(6), 경제지속성 인자로 업종의 다양성(7), 신규일자리(8), 사회지속성 인자로는 공동체참여(12)와 같이 5개 항목이 포함되었다. 이화동 벽화마을 내 적절한 배제나 개선이 필요한 Ⅲ사분면(저우선순위)은 유일하게 경제지속성 인자의 개인가치(10) 1개 항목만이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추가 고려사항인 Ⅳ사분면 항목으로는 경제지속성 인자로 공동가치(11), 사회지속성 인자로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14)과 공공시설 마련(15) 3개 항목이 도출되었다.
지속가능한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현상태 유지의 환경지속성 고려요소는 소음관리, 경관개선, 오염관리, 보행자중심계획이, 집중관리 고려요소는 접근성 향상과 주차관리 개선으로 도출되었다.
소음관리는 주민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기존 매체나 연구들과 달리(Jeong, 2014) 주민들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도출되었고, 이는 관광객의 수요가 하락된 현 시점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쓰레기통이나 화장실 부재로 인한 오염관리 또한 줄어든 관광객과 지자체의 청소관리, 매주 주민들의 청소봉사 등의 노력으로 현재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www.jongno.go.kr, Appendix 2 참조). 경관개선의 경우, Kim and Son(2017)의 결과와 유사하게 재생의 주요 대상으로는 언급되지 않고, 현상태에 만족해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보행자 중심계획의 경우, 주민과 관광객간의 견해차이로 인해 향후 세밀한 도로관리계획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주민의 경우, 생활터전인 기존 환경에 적응하여 보행불편의 민원이 적었지만, 보차혼용도로에서의 차량우선 통행과 관리주체 부재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으로 보행약자를 위한 도로개선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Appendix 2 참조). 이와 연계하여 집중관리 고려요소로 접근성 향상과 주민의 개선요구도의 물리환경적 기반시설 확충이 가장 높게 도출되었고, 주차장과 관련된 주차개선 또한 일부 거주민 우선주차제도 등의 편의가 제공되고 있었지만, 상가를 운영하거나 숙박을 제공하는 신규 업종의 주민들,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경우 매우 불편함을 호소하였다(www.jongno.go.kr; Appendix 2 참조). 따라서 이화동 벽화마을의 환경지속성 재생방안은 벽화 위주의 미관 개선이 아닌 거주지역과 관광지역의 융합적 측면에서 지자체의 예산확보3)와 함께 마을 존속을 위한 생활환경 개선이 선행된 후 벽화마을이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속가능한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현상태 유지의 경제지속성 고려요소는 안전, 집중관리 고려요소로는 업종의 다양성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저우선순위는 개인가치, 추가 고려사항은 공동가치가 도출되었다.
일부 주민들의 경우, 벽화거리 주변에 CCTV나 가로등이 설치되어 상대적으로 거주지역의 범죄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응답자 전반적으로 만족도는 높게 도출되었다. 집중관리가 필요한 요소로는 기존연구, 사전조사, 실증조사에서도 모두 언급된 신규 입점된 업종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생활에 필요한 세탁소나 편의점보다는 값비싼 음식점과 커피숍의 편중으로 상권의 획일화가 진행되고 있었고(Kim and Son, 2017), 값비싼 식음료비에 주민이용률은 매우 저조했다4). 또한 벽화마을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소규모 공방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은 이주민에 의해 운영되었고, 프랜차이즈식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등은 주인과 직원 고용 모두 외부인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결과적으로 주민이 이용하지 않는 업종의 획일화와 신규 고용기회가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제공되지 못하였다(Appendix 2 참조). 저우선순위와 추가 고려사항으로는 개인가치와 공동가치가 도출되었다.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중요도가 낮기 때문에 논의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입점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선행된 후 순차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두 가치의 만족도 차이로 공동가치의 만족도는 높게 도출되어 추가고려사항으로 개인가치의 만족도는 낮게 도출되어 저우선순위로 분석된 점이다. 이는 벽화마을 조성이 마을이미지나 지가에 영향을 주어 공동가치는 상승했지만, 실제 매매가 일어나지 않은 개인들에게 그 영향력은 미미했고, 그 영향력 또한 개개인에게 주는 파급력이 다름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적으로 기존 주거지역과 상가지역 공시지가는 약 3.8배 차이가 났고(www.realtyprice.kr), 인터뷰 결과에서도 벽화조성 후 지가상승률에 체감하는 주민혜택의 폭은 다양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주체가 되는 불평등한 경제적 혜택에 대한 진중한 논의는 빠져 있고(Jeong and Kim, 2016), 주민들의 불만과 관련하여 지자체, 공무원, 주민 모두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Jeong, 2014). 이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부여되는 차등혜택에 따라 주민간 갈등과 반목의 분쟁요소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화동 벽화마을의 경제지속성 재생방안은 고용기회와 소득창출, 재정이익 등이 주민들에게 혜택 및 직접 체험될 수 있도록 주민고용비율이나 신규업종 종류, 지가상승규제, 인센티브 등 정부의 체계적 가이드라인 수립과 병행되어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현상태 유지의 사회지속성 고려요소는 지역정체성, 집중관리 고려요소는 주민참여, 추가 고려사항으로는 사회적기업 필요성과 공공시설마련 요소가 도출되었다.
과거 이화동은 “소외된 동네, 못사는 동네”로 인식되었었으나 벽화마을이라는 장소마케팅으로 이미지가 부각된 것에 대해 주민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관광객들은 이화동 벽화마을의 지역정체성의 난해함과 모호함을 언급하고 있다(Kim and Son, 2017; Appendix 2 참조). 같은 맥락에서 의견차이를 보이는 요소는 공공시설 마련이다. 주민들은 주차장이나 화장실 등의 공공시설마련이 추가 고려사항으로 도출되었기에 마을관리 계획시 우선순위에서 배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쓰레기통, 화장실 등의 공공시설 불편함을 다수 언급하고 있다(Oh and Hwang, 2018; Appendix 2 참조). 이는 마을소비자 역할을 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마을주체인 주민들이 만족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관광객 수요는 줄어들 것이고, 이는 결국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잠재적 문제점으로 발현될 수 있기에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화동 벽화마을의 사회지속성을 저해하는 집중관리 요소로는 주민참여가 도출되었다. 이는 주민들 스스로가 공동체의식과 소통을 위한 갈등조정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주민운영협의체인 반상회 참여도는 상가를 운영하는 소유주나 임대인, 경제적 이권이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주민들 위주로 참석된다는 인터뷰 내용(Appendix 2 참조)이나 Jeong and Kim(2016)의 연구결과와 같이 주민 스스로의 실천의지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화동 벽화마을의 사회지속성 재생방안은 주민간의 갈등완화와 더불어 지자체와 마을 간의 소통창구로서 주민들 참여를 위한 실천의지를 높이고, 일자리제공, 지역사회공헌 등이 동시에 제공될 수 있는 마을중재자를 통한 해결방안도 필요한 시점이다 할 수 있다.
V. 결론
본 연구는 이화동 벽화마을을 대상으로 기존문헌 고찰과 사전조사를 통해 마을단위에서 적용 가능한 환경지속성, 경제지속성, 사회지속성 항목의 도시재생 고려요소를 도출하였고, 이를 적용하여 현재 이화동 벽화마을의 문제점과 향후 지속가능한 벽화마을로 존속되기 위한 도시재생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을 위해 현상태를 유지해야하는 인자로 소음관리, 경관개선, 오염관리, 보행자중심계획(환경지속성), 안전(경제지속성), 지역정체성(사회지속성) 6개 항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화동 벽화마을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집중관리 요소로는 접근성, 주차관리(환경지속성), 업종의 다양성, 신규일자리(경제지속성), 공동체 참여(사회지속성) 5개 항목이 포함되었다. 이화동 벽화마을 내 적절한 배제나 개선이 필요한 저우선순위 인자는 유일하게 개인가치(경제지속성) 1개 항목, 이화동 벽화마을을 위한 추가 고려사항으로는 공동가치(경제지속성),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과 공공시설 마련(사회지속성)으로 3개 항목이 도출되었다. 종합적 시각에서 이화동 벽화마을은 접근성이나 주차관리 등 주거지역의 주민을 위한 물리환경적 요소들이 고려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주거지역과 상가지역 사이에 발생되는 경제적 불평등의 갈등이 고조되었고, 그 경제적 혜택이 직접적으로 주민에게 제공되지 못한 결과, 주민간 갈등, 주민참여 저조 등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지속가능하지 못한 벽화마을의 모습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속가능성의 개념에 기반하여 이화동 벽화마을을 재조명한 이유는 벽화훼손사건의 발생은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총괄적인 계획의 부재와 관주도 전시행정 속에서 주민들의 주거공간 즉 물리환경적 요소들이 고려되지 않은 채 벽화위주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지자체와의 소통부재 및 주민간 갈등과 경제적 불평등 등을 야기하게 되었다. 이는 소규모로 진행되는 마을단위의 도시재생이라 할지라도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영역이 모두 고려되어야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기조성된 200여 곳의 벽화마을이나 향후 조성예정인 벽화마을 내의 잠재적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지로서 대상지 자체에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또한 환경, 경제, 사회의 선순환으로 유지되는 지속가능한 벽화마을의 도시재생은 계획초기부터 주거지역 일부가 관광지역으로 변화될 수 있는 포괄적 범위의 계획으로 설계되어져야 하고, 지가상승과 같은 편파적 혜택이 아닌 도로정비 등의 생활환경 개선과 더불어 마을 자체가 공동자산으로서 주민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상생방안이 모색되어져야 함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설문부수의 한계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고, 원주민과 이주민간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견 등이 반영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민특성별로 계층화한 의견수렴시 마을단위의 벽화마을에 관한 보다 더 심층적인 도시재생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