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국내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특성과 변화 양상

최영준 1
YoungJoon Choi 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 소장
1Director, Lab D+H Landscape Architecture & Urban Design
Corresponding author: YoungJoon Choi, Director, Lab D+H Landscape Architecture & Urban Design, Seongnam 13558, Korea, Tel.: +82-31-782-7222, E-mail: yj.choi@dhscape.com

© Copyright 2020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Sep 04, 2020; Revised: Oct 12, 2020; Accepted: Oct 12, 2020

Published Online: Oct 31, 2020

국문초록

본 연구는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진화과정을 핵심사례를 중심으로 살피고, 그 외부공간의 기능적 구성방식과 주변경관 및 오픈 스페이스, 나아가 지역사회와의 관련성을 살펴봄으로써,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조성경향의 변화를 파악하고, 도시 속 공공적 성격의 오픈스페이스로서의 가치를 재고하고자 한다. 본고는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이 상업시설 건물군과 주변경관과 맺는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내외부공간 단절형,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주변경관 투영형, 주변경관 결합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각 유형의 대표적 사례들을 통해 외부공간의 기능적 구성과 조경 특성을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외부공간이 상업건물에 종속된 역할을 주로 담당하던 것에서 나아가 각종 활동과 경험을 위한 적극적 참여형 공간으로 활용되는 외부공간의 활성화 경향을 읽을 수 있었다. 둘째, 내·외부공간의 연계방식이 활성화되어, 실내 쾌적성을 증진시키는 외부환경요소를 적극 실내로 도입하고, 내부의 특정 프로그램공간을 외부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내·외부환경이 융합된 풍부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추세이다. 셋째, 외부공간의 기능 확대와 복합상업시설의 여가공간화로 인해 상업공간의 공공성이 증가되어 복합상업시설의 역공간적 기능이 확대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주변녹지와 연계된 교외형의 사례에서는 외부공간의 동선 기능과 조경제안을 분석하여 외부공간이 내부가로 및 도시가로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주동선의 기능을 담당하고, 상업공간 조경이 공공 오픈스페이스 체계와 결합된 지역문화·녹지체계의 중심지가 되는데 기여할 가능성을 실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functionality and landscape design specifics of the outdoor space of representative commercial multi-complexes in Korea in order to overview the design trends of outdoor landscaping trends. Through surveying the composition of outdoor spaces along with their relation to the surrounding landscape, open spaces, and the neighboring communities, this paper identified the change in trends regarding the characteristics of outdoor landscape planning and acknowledged the enhanced public value of outdoor space. This study asserts that the characteristics of outdoor spaces can best be understood by examining the ways in which the outdoor space relates to adjoining commercial multi-complexes and the surrounding landscape. Focusing on the relationships that outdoor space establishes, commercial multi-complexes can be categorized as follows: in/outdoor separated type, in/outdoor semi-open type, surrounding landscape-projected type, and surrounding landscape-combined type. By studying the landscape design specifics of the outdoor space of representative cases of each type, the following has been concluded: First, the amount of outdoor space has expanded in terms of importance and function while serving to assist in various activities and participatory experiences, and no longer merely serves as a backdrop of commercial facilities. Second, with the strengthened connectivity between in/outdoor spaces, the elements of outdoor surroundings are more actively introduced indoors to improve amenities. Through directly connecting certain indoor program spaces with outdoor spaces, commercial multi-complexes tend to provide richer combined experiences. Third, with the expansion of outdoor space functionality, commercial multi-complexes are increasingly recognized as a quasi-public space, making good example of liminal space. In light of the recent case of development plans linked with public open spaces in suburban settings, commercial landscape design shows the possibility of creating an open space that can function as a center for local culture and green networks in the community.

Keywords: 복합상업시설; 상업공간조경; 외부공간; 공공성
Keywords: Commercial Multi-Complex; Commercial Landscape; Outdoor Space; Public Amenity

Ⅰ. 서론

200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복합상업시설은 기존 상업시설의 물품구매 기능을 넘어서 각종 전시, 공연, 영화와 같은 문화 컨텐츠를 향유하며, 엔터테인먼트와 식문화를 즐기는 복합 여가 기능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이 도시문화의 거점이자 문화적 집적소로서의 복합상업시설은 도심에서 시작하여 부도심, 그리고 교외로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은 지난 20여년 동안 복합상업시설의 입지와 시기, 주변환경에 의해 각기 다른 형태와 기능, 조경양식을 보여준다.

최대면적 개발을 위한 부동산의 논리와 도심입지의 집적 개발일 수밖에 없는 입지적 설정에 의해 초기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은 여러 한계를 가졌다. 복합상업시설의 초기단계에는 외부공간은 주인공격인 건물 외관을 빛내주는 배경에 불과했다. 따라서 소극적인 쉼터를 제공하거나 최소한의 조경처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외부환경과는 완전히 차단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코엑스와 센트럴시티로 대변되는 초기 도심·부도심형 시설들은 백화점과 유사하게 주 기능을 가지는 타워형 건물들의 하부인 지하공간이 이용자들의 중심공간이 되어 실내 중심의 내부완결형 공간구조를 가졌다. 복합상업시설이 활성화되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면서, 각 건물 사이의 결절공간이나 중심공간 또는 지하철과 같은 교통수단과의 연결공간 같은 공공의 영역들이 이용자들 휴식의 거점이 되었고, 이 같은 공공공간에 그 쾌적성의 증진을 위해 외부공간과 소통할 수 있는 선큰광장, 아트리움, 천창, 수경시설 등과 같은 환경적 장치들이 적극적으로 제안되기 시작하며, 외부공간과의 연계가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2010년 이후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고, 상업공간에 대한 기획과 이용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포화된 도심·부도심 지역의 복합용도식 밀도 높은 개발이 아닌, 도심에서 벗어난 교외형 복합상업시설이 제안되기 시작했다. 변화된 소비문화에 발맞추어 각종 컨텐츠를 제공하고 경험하게 하여 장기체류를 유도하는 교외형 엔터테인먼트시설은 경관이 우수한 입지에 자리하고, 주변의 오픈스페이스와도 적극적으로 결합하여 외부공간의 쓰임과 그 비중이 점점 높아져 왔으며, 그 형태와 활용방식도 다양화되어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변모하고 있는 복합상업시설의 진화 양상에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외부공간의 역할과 특성이 상업시설의 진화와 맥을 같이 하며 단계별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의 변화를 특징적으로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피고, 이 사례들을 통해 외부공간의 위상과 조경특성의 변화를 파악하고자 한다. 본고의 전개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복합상업시설과 그 외부공간에 대한 기존연구를 연구문헌과 참고문헌을 근거로 살핀다. 둘째,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유형을 분류해 대상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분석사례와 분석방법을 제시한다. 셋째, 선정한 사례들의 외부공간을 분석하여 각 유형의 특성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상기의 분석 내용들을 바탕으로 외부공간 특성의 변화양상을 고찰해 보고, 나아가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의미와 관련하여 생각해 보도록 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 자료에 드러나지 않았던 세부적인 조경설계의 특징을 분석함으로써 조경 중심의 관찰이 갖는 차별적 시각을 드러내는 의의가 있다.

Ⅱ. 복합상업시설과 외부공간에 관한 고찰

1.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현황

복합상업시설의 정의1)를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역사는 용산전자상가(1987년 완공)와 같은 전문점 중심의 복합상업시설, 테마파크 개념이 도입된 서울 롯데월드(1990년 개장), 테크노마트(1998년 개장) 등을 포함할 수 있다(Kim, 2011: 16). 그러나 대다수의 선행연구들은 문화소비공간으로 새로운 소비공간의 형태를 보이는 복합쇼핑몰 중심의 복합상업시설의 새로운 역사를 보통 2000년에 개장한 코엑스몰과 센트럴시티를 시작점으로 잡는다(Kim, 2011: 17). 많은 선행연구에서 인용되는 Kim(2017)의 2017년 유통백서 자료는 현재까지 진행된 쇼핑몰의 역사를 5세대로 나누어 구분하는데, 대형몰, 특성화 건물, 역사형 몰, 도심형 몰, 엔터테인먼트 몰의 등장 연도를 기점으로 하여 쇼핑몰의 패러다임 변화를 구분하고,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시대적인 흐름과 전반적인 특징을 시대 순으로 제시한다2). Table 1은 유통백서의 표를 바탕으로 최신 경향을 추가하여 정리한 것이다(Kim, 2017: 199).

2000년대 이전과 그 즈음에 개장한 복합상업시설들은 도심에 위치하며, 탑상형의 건물 또는 지하층에 위치한다. 역사 개발과 연계된 복합상업시설은 용산역 아이파크몰(2004)과 건대입구역의 스타시티(2007)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기존의 교통시설과 연계하여 인근의 교통인구를 끌어들이는 부도심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후, 영등포역 타임스퀘어(2009), 신도림역 디큐브시티(2011) 등 몰링형 복합쇼핑몰들이 자리잡고 활성화되었고, 2016년 이후로는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2016)과 스타필드 고양(2017)이 교외형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하남이 주도하는 엔터테인먼트몰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코엑스몰과 용산아이파크몰 등의 초기 도심형 복합시설이 리뉴얼하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Kim, 2017: 200-204).

최근 2기 신도시가 완료되어가면서, 시간차를 두고 준공되어 온 주거단지와 각종 오픈스페이스, 그리고 상업공간들이 본래의 통합적, 커뮤니티 중심의 계획의도대로 실현되고 운영되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몰’이라 명명한 이 단계에 해당하는 쇼핑몰은 상권만이 아닌 지역문화의 중심지를 지향한다(Kim, 2017: 206-207).

2. 복합상업시설의 유형분류 선행연구

Table 1에서 정리한 복합상업시설의 역사는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진화과정을 시간 순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도시개발의 흐름과 함께 도심에서 교외지역으로 입지의 권역이 확장되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문화적으로는 소비문화의 변화와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받아왔음을 보여준다. 도시문화의 다양한 트렌드와 인자가 민감하게 반영되는 복합상업시설인 만큼 여러 가지 관점의 연구와 분류가 이어져 왔다.

주된 연구가 이루어져온 분야는 건축계획으로, 건축계획적 관점에서 쇼핑몰 건물의 배치형태, 입지, 용도구성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해 왔다. 통상적으로 분류되는 입지에 따른 분류로는 도심형(시티센터형, 터미널형)과 교외형(역전형, 타운센터형, 교외형)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건축물의 특성에 따라서는 매스의 집적 방식과 기능분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구분이 시도되었다(Kim, 2011: 66). 선행연구의 유형화 방식을 요약하여 제시한 연구들에 따르면 상업시설의 외적인 형태 또는 구성적 특성에 따른 유형화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Kim and Lee, 2011; Kim, 2011)3).

Table 1. Generation of commercial multi-complexes in Korea
Category Characteristics Domestic cases
1st Generation • Urban center monopolized commercial supremacy
• Lease-oriented operation
• Department store consignment operation method
Lotte World(1989)
Central City(2000)
Coex Mall(2000)
1989∼late 1990s
The emergence of large malls
2nd Generation • Retail space for sale
• Focused on maximizing Floor area ratio & selling retail space
• Nationwide vacancy in retail spaces
Migliore(1998)
Techno Mart(1998)
Migliore
Myeongdong, Busan,
Daegu, Suwon
1998~mid 2000s
The emergence of specialized buildings (Vertical complex sales mall)
3rd Generation • Affiliated with Railroad Administrations business diversification
• Absence of retail developing agency
• Difficulties in lease sale
• Lack of MD & difficulty in management
AK Suwon Station(2003)
I-Park Mall(2004)
Migliore
Shinchon(2006)
Wangsimni
Station(2007)
2003~2009
The emergence of metro-integrated mall (Redevelopment of metro area)
4th Generation • Wide-area type retailer
• Retail space for lease
• Efficiency in structuring retail space due to global SPA MD & megahit stores
Centum City
Busan(2009)
Time Square(2009)
D-cube City(2011)
Lottemall
Gimpo(2011)
2009~2015
The emergence of urban center mall
5th Generation • Introduction of retail specialist PM
• Suburban type entertainment center
• Composite of megahit stores
• Role of contents provider
Stafield
Hanam(2016)
Starfield
Goyang(2017)
2016~
The emergence of entertainment mall
6th Generation* • Pursuit of friendly scale space such as an alley or town-type
• Pursuit of diversity and specificity of contents targeting various visiting classes
• Emphasis on community integration
Pangyo Alphadom
City(2018),
Alleyway
Gwanggyo (2019)
2019~
The emergence of lifestyle mall

Source: Kim(2017) Distribution Industry Report 2017. Korea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199.

* Revised by author.

Download Excel Table

본 연구가 주목하려 하는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을 중시한 분류나 논의는 부족하지만, 다음의 연구들은 본고의 외부공간 중심의 연구기준 설정에 참고할 분류방식을 보여준다. Kim (2011)은 복합상업시설 공용공간의 활용성에 따른 확장방식의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 (상업)기능, (빈 void)공간, 동선(체계)의 연계성에 따라 ‘내부통합형’, ‘내외부소통형’, ‘입체연계형’으로 분류한다. 내부통합형은 기능, 동선, 공간이 상업시설 내부에서 집약적으로 통합되어 구성되며, 내외부소통형은 계획요소들이 건물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 없이 소통을 전제로 하여 기능, 공간, 동선이 연계된다고 파악하고, 입체 연계형은 기능, 공간, 동선의 연계방식에 있어 입체적인 접근 및 계획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같은 분류는 내부와 외부공간을 아우르는 분석기준을 적용하고, 소통을 전제로 한 연계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분류방식이다. 그러나 이 분류 기준은 외부공간과 상업시설의 관계성에는 주목하지만 외부공간과 주변경관과의 관계성은 고려되지 않으며, 교외형에서 드러나는 외부공간의 변화된 양상을 포괄하여 논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Kim(2010)에서는 성공적인 복합상업시설의 개발을 위한 건축계획적인 공간구성원칙을 제안한다. 일련의 사례들을 계획적 속성에 따라 건물조합형, 입체복합형, 지구통합형으로 유형을 분리하고 각각의 특성을 살피는데, 여타 건축계획적인 관점의 연구와 차별적인 유형으로 제시되는 지구통합형의 분류는 상업시설이 수평적으로 연결되고, 골목길로 연계되는 그물형 공간구성형태를 뜻하는 유형으로, 국내에서 최근 등장한 라이프스타일몰 유형 중 일부 사례의 구조적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지구통합형은 그물형 가로형태라는 기능이 중심이 되며, 나머지 유형도 건축계획적 공간구성원칙에 의한 분류이기에 외부공간의 특성이 반영되기 어려운 분류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의 분류방식으로는 변화된 입지 속에서 외부공간과 상업시설, 주변경관과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형성된 교외형 복합상업시설의 최신 유형들의 외부공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복합상업시설의 교외화와 여가공간화에 따른 공공성 등 새로운 경향을 반영하며 변화하고 있는 외부공간의 다변화된 기능과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분류방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3. 상업시설의 외부공간에 대한 고찰
1) 상업시설 외부공간의 기능과 중요성 변화

백화점으로 대변되는 근대적 상업시설의 초기단계에서는 상업공간의 집약적, 효율적 활용과 상업공간에의 집중을 위해 외부공간은 극히 제한적인 기능을 가졌다. 기본적인 상업논리는 상업적 판매성과를 최우선시하기에, 상업공간의 효율성과 시장성에 집중하여 외부공간은 소극적 의미의 쉼터와 같은 부수적인 기능을 수행했다(Kang et al., 2005). 그러나 Table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상업시설의 복합화와 소비문화의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상업시설 실내외의 공공공간이 활성화되어 왔고, 외부공간의 활용도도 확대되어 왔다. 또한, 도심과 부도심 지역의 밀도 높은 개발에서 보다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교외형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도입되면서부터는 외부공간의 쓰임과 그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외부공간이 중시되며 다양한 기능으로 모색되는 최근의 경향은 근대 이전의 역사를 보았을 때에 새로운 것이 아니다. 도시상업시설의 역사에서 근대 이전에는 외부공간이 상업활동뿐 아니라,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역동적인 공간이었다(Kang et al., 2005). 도시상업시설의 역사를 고찰하는 강정구 외의 연구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업활동 공간에서는 상점가로와 광장과 같은 외부공간이 중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양의 경우, 중세기에 형성된 시장은 외부공간에서 출발하였고, 점차 일상적인 마을의 중심지, 교통의 중심지가 되고, 정기적인 시장의 모습을 갖춘 계획적인 공간으로 변모되면서도 외부공간이 중요한 주공간이었다. 르네상스 시대는 중세의 내부/외부 공간의 명확한 구분이 흐려지고 광장 입면을 통합하는 형태의 아케이드와 같은 상호 소통하는 공간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17세기 이후 도시에서 특정공간으로 인식되지 않던 길의 개념이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길이 도시 계획의 주요 구성요소로 활용되면서 공적이고 프로그램이 있는 외부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이는 광장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상업공간으로도 작용하게 된다(Kang et al., 2005: 42). 근대 도시의 핵심 상업시설들은 근대에 와서 내부 집적화되는 양식을 보이며, 소매점들의 군집형태인 시장의 형태에서 보다 집약적이고 기본적으로 기후조건이 통제 가능한 실내공간을 중심으로 효용성 높게 수직적으로 적층한 백화점의 출현을 낳았다고 설명한다. 외부공간이 중시되던 전통적인 방식의 도시상업지구는 근대에 들어와 특정 건물의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근대의 집약적 상업공간에서 외부공간은 상업시설과 단절된 형태로, 쉼터와 같은 부수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쾌적하고 편안한 소비공간 조성이 중요한 복합상업시설에서는 점차적으로 외부공간의 의미가 중요해지고 확대되어 왔다(Lee, 2003: 9-10). 외부공간을 포함한 복합상업시설 여가공간의 사회적 의미에 주목하여 이를 새로운 의미의 도시공공공간으로 파악한 Lee(2013)의 연구는 복합상업시설의 이용자들의 가장 큰 요구이자 선호항목에 소비공간 외부공간의 쾌적성이 중요하게 포함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4). Lee(2003)는 현대 도시의 대형 상업시설이 본질적으로 소비를 유도하는 차별성을 지닌 상업공간이며, 자본주의적 한계를 지니면서도 그것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공간의 측면에서 공공성을 지니고 있는 역공간(liminal space)으로 그 성격을 파악한다. 다음으로 살필 역공간으로서의 상업공간에 대한 논의는 외부공간의 기능과 중요성 확대에 대한 논의를 넘어,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공공성 고찰과 보다 사회적 의미를 지닌 외부공간 구성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2)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공공성

소비공간의 공공화에 대해서는 진정한 ‘공공성의 소멸’과 비가시적이지만 ‘제한된 접근성’의 논의로 주로 비판적으로 다루어져 왔다(Zoh and Han, 2011: 52). Zukin(1991)은 역공간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문화와 경제, 시장과 장소 등을 가로지르고 결합하는 공간(Zoh and Han, 2011: 51 재인용)”이라고 설명한다. Zoh and Han(2011)의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역공간으로 쇼핑센터를 들며, 이러한 역공간은 공공공간의 사유화라는 비판도 많이 받아왔지만, 동시에 공적공간을 시민들이 만나고 삶을 즐기며 상호소통하는 공간으로 더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파악한다(Zoh and Han, 2011: 53).

본고에서 논의하는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은 새로운 의미의 공공성을 지니는 의미있는 공간이지만, 또한 동시에 자본주의적 소비경관으로서 양면성을 지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도시 경관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논의하는 Park and Pae (2013)의 연구는 소비와 유통의 공간인 동시에 문화적 공간이자 공적 공간인 역공간 개념으로 파악하며, 기업중심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소비문화를 반영하는 소비경관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관점을 다양하게 제시해준다(Park and Pae, 2013). 이 연구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도시경관의 특징으로 들고 있는 스펙터클(spectacle)과 역공간의 경관 논의 중, 스펙터클과 역경관의 조성 등으로 재조직되는 자본주의적 도시경관은 기존의 경관을 인정하기보다는 파괴하는 개발이 될 가능성이 크며, 조경은 신개발주의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여 경관의 상품화와 도심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촉진하기도 한다는 경고는 상업시설의 조경의 관점에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Park and Pae, 2013: 126-127).

복합상업시설의 여가공간은 도시의 쾌적성과 적주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의미의 공공성을 지니게 되지만, 거대한 독립적 공간이 주변환경과 단절되고, 전통적인 도시경관을 파괴하며, 지역 성격을 변화시키고, 소규모 상권을 위축시키는 등 부정적인 면을 지닌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Lee, 2003). 이런 맥락에서 Lee(2003)는 복합상업시설이 가진 부정적인 면을 적절히 제어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외부공간 설계과정에도 도시계획의 관점에서 재입할 정책을 제안한다(Lee, 2003: 144). 앞으로 상업시설의 복합화와 대형화를 통한 여가공간화 과정은 지속될 것이기에 복합상업시설의 여가공간화라는 긍정적 변화를 적절히 활용해서 공공의 이익은 증대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상업공간 조경의 측면에서 참고할 지점이다.

위에서 살핀 바처럼, 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의 역할과 중요성은 확대되어 왔고, 복합상업시설이 갖는 공공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고는 상업시설이 가지는 공공성을 띠는 대표적인 공간인 외부공간에 주목하여 구체적인 사례분석을 통해 외부공간의 실제적인 변화양상과 그 구성을 살피고자 한다.

Ⅲ. 연구대상과 분석방법

1. 연구대상 선정 기준과 분석 사례
1) 연구대상 선정의 기준: 복합상업시설의 유형 분류

본고에서는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조성된 국내 복합상업시설을 외부공간이 주어가 되는 분류방식으로 파악하고, 그 특성을 대표적 사례의 분석을 통해 진단하려 한다. 외부공간은 상업시설 건물과의 관계성뿐 아니라, 주변경관과의 확장적 관계성을 살펴야 그 특질을 잘 파악할 수 있다.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은 상업시설 건물의 주변을 감싸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인접 도시블록이나 주변경관요소에 둘러싸이게 되는 ‘사이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공간은 도시경관의 장 안에서 가지는 관계성의 차원에서도 고려되어야 하며, 최근 역공간으로서의 상업시설을 파악하는 관점에서 지역커뮤니티와의 상관성을 확장적 관계성에 포함시켜 논의할 때 외부공간 구성의 특성이 총체적으로 이해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와 같이 상업시설 건물군과 외부공간, 그리고 주변맥락과의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국내 복합상업시설을 분류하면, 내외부공간 단절형,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주변경관 투영형, 주변경관 결합형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각 유형의 개념적 특징과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내외부공간 단절형

초고밀도 개발이 이루어지는 도심지역의 특성상 외부공간의 면적은 최소화되고, 실내의 상업시설과 외부공간이 주출입구 이외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으며, 주된 상업공간은 지하의 몰이 중심이 되는 유형이다. 따라서, 내외부공간 단절형 사례의 외부공간은 대표 건물에 종속되는 성격으로 외부공간 자체의 기능이 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Kim(2011)의 분류에서 내부통합형과 Kim(2010)의 건물조합형과 유사한 유형으로, 2000년 초반에 등장한 코엑스몰이나 센트럴시티가 이 유형에 속한다.

(2)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다음 유형은 상업공간이 외부공간과 부분적으로 소통되는 유형으로 이 유형의 특징은 실내상업공간을 구성하는 건물의 일부 입면이 투과성을 갖고, 저층부 상점들로 외부공간에서 직접 접근 가능한 출입문이 다수 열려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하철역과 연계된 광장부나 건축물들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사이공간으로서 외부공간이 계획되어 있어 상업시설과 외부공간의 소통을 도모한다.

Kim(2011)의 분류에서 내외부소통형이나 입체 연계형의 일부를 포함하는 개념이며, Kim(2010)의 입체복합형과 유사한 유형으로, 국내에서는 영등포역 타임스퀘어, 신도림역 디큐브시티, 용산역 아이파크몰 등이 이에 속한다.

(3) 주변경관 투영형

외부공간의 쾌적성을 밀도 높은 내부공간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우수한 주변경관을 건물로 들여오거나, 실내의 일부 기능을 외부공간으로 연장시키는 등의 확장과 투영의 양상이 적극적으로 발견되는 유형으로 분류했다. 복합상업시설의 교외화가 진행되면서 입지의 특성에 맞게 외부공간이 주변환경과 내부공간과 복합적으로 연계되는 지점들이 있어서 내외부공간 반개방형이나 단절형과는 다른 독립된 유형으로 파악하였다. 주로 교외에 위치하게 되는 유형으로, 여전히 실내공간 중심의 외부공간 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내외부공간 단절형과 통하는 지점이 있으며, 실내와 외부공간을 연계하는 방식, 외부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면에서는 Kim(2011)의 내외부소통형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스타필드 하남, 고양 등의 대형 엔터테인먼트몰과 아웃렛몰의 일부 사례가 이 유형에 속한다.

(4) 주변경관 결합형

최근 신도시 개발사례에서 주로 발견되며, 상업시설 건물과 외부공간, 그리고 인근 오픈스페이스가 통합적으로 계획된 유형의 사례들을 주변경관 결합형으로 분류하였다. 이 범주의 사례들은 건물의 규모가 친밀한 스케일로 계획되고, 외부공간이 상업시설과 동선구조나 프로그램 배치에 있어서 대상지의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유기적 구성을 갖는 특징을 보인다. 오픈스페이스와 맞닿아 있는 입지의 경우, 외부공간과 주변 공원녹지간의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도시문화의 중심 오픈스페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며, 상점에서 도시와 오픈스페이스까지의 이음매 없는 연속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Kim(2010)의 지구통합형과 유사하나, 지구통합형은 그물형 가로형태라는 기능이 중심이 되는 분류이며, 외부공간이 사이공간으로서 갖는 관계성이 핵심이 되는 본고의 관점과는 차이가 있다. 광교호수공원과 맞닿아있는 앨리웨이 광교와 판교 알파돔시티 내 모자이크파크와 결합된 라스트리트가 이 유형에 해당되는 대표적 사례이다(Table 2 참조).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분류는 도심형, 부도심형, 교외형 등으로 나누는 입지에 따른 분류와 해당사례 면에서 유사하나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복합상업시설의 입지에 따라 외부공간의 특성에 큰 영향이 있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간적인 변화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외부공간의 기능과 중요성이 확대되는 시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특히, 교외형 대형 상업시설과 그 외부공간은 도심형과는 다른 입지조건 하에서 프로젝트 설계 시부터 주변경관과 적극적으로 관계맺을 수 있기에 도심형에서 다루어온 외부공간 조경처리방식과는 다른 지점들을 살필 수 있다.

Table 2. Types of commercial multi-complexes based on outdoor space relationship with commercial facilities and surroundings
Type In/outdoor separated (내외부공간 단절형) In/outdoor semi-open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Surrounding landscape-projected (주변경관 투영형) Surrounding landscape-combined (주변경관 결합형)
Characteristics • In/outdoor separated
• Opaque facade of the building
• Limited entry location
• Urban core location
• In/outdoor semi-open
• Multiple entries
• External interior space
• Secondary urban center location
• Projection of surrounding land-scape in planning the commercial complex
• Suburban location
• Combination of surrounding land- scape, open space, and neighboring community
• Suburban location
Cases Coex Mall(2000),
Central City(2000),
Lotte World(1998)
Time Square(2009),
D-Cube City(2011),
I-Park Mall(2004),
IFC Mall(2011)
Starfield Hanam(2017),
Starfield Goyang(2019)
Alleyway Gwanggyo (2019),
Pangyo Alphadom City(2018)
Download Excel Table
2) 분석범위와 분석대상

국내의 복합상업시설은 2000년 경 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서울 도심에서 시작하여 수도권으로 확대된 복합상업시설 개발 붐은 지방으로도 확대되었다. 지방도시를 거점으로 수도권 외부 지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 또한 복합상업시설의 개발과 외부공간의 변화의 특성 변화와 같은 흐름이기에 연구대상의 지역적 범위를 서울 및 수도권으로 한정하였다.

구체적 사례분석의 대상은 복합상업시설의 개발과 외부공간의 변화의 특성 변화를 대표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권의 사례 중, 2000년경부터 준공되어 개장한 복합상업시설로 한정하였다. 앞서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분류한 각 유형의 특색을 대표하면서도 옥외공간에 대한 계획의 비중과 완성도가 높고, 현재까지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이 진행되지 않아 계획안의 큰 변화 없이 외부공간이 유지된 시설을 그 중점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5). 이와 같은 기준으로 선정된 센트럴시티(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 176, 2000년 개장), 디큐브시티(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662, 2011년 개장), 스타필드 하남(경기도 하남시 미사대로 750, 2017년 개장), 앨리웨이 광교(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로 80, 2019년 개장)의 총 4개소가 중점분석사례이다(Table 3 참조).

2. 사례 분석방법과 기준
1) 분석방법

기존 연구문헌과 참고문헌, 각 연구대상에 대한 평면도, 항공사진 등의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각 사례의 일반적인 사항을 이해하고, 각 사례 공간의 특징을 파악한다.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세부적인 외부공간의 구성과 조경계획의 특징 분석을 실시하였다.

Table 3. Basic information of case study projects
Category Central City D-Cube City Starfield Hanam Alleyway Gwanggyo
Types of outdoor space In/outdoor separated type (내외부공간 단절형) In/outdoor semi-open type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Surrounding landscape- projected type (주변경관 투영형) Surrounding landscape- combined type (주변경관 결합형)
Location Urban core center Urban sub-center Suburban/day stay-encouraged Community integrated
Address Seocho-gu, Seoul Guro-gu, Seoul Hanam-si, Gyeonggi-do Suwon-si, Gyeonggi-do
Completed year 2000 2011 2017 2019
Site area 59,215 m2 26,651 m2 96,048 m2 46,562 m2
Building area 25,236 m2 14,596 m2 57,242 m2 23,325 m2
Building coverage/ floor area ratio 42.6% / 235.2% 56.9% / 749.7% 59.6% / 99.2% 50.1% / 369.41%
Commercial program layout Main building centralized type (including underground mall) Ground level building clusters + High-rise tower type Mega-complex integrated type Dispersed type, alley linkage type
Program/ uses Transportation, retail, accommodation Facilities Apartment, office, retails, cultural & convention, accommodation facilities Retail, office, cultural & convention, sports facilities Retail, office, cultural & convention, residential facilities
Download Excel Table
2) 분석기준

본 연구에서 분석할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은 상업시설 건물군과 대상지 블록외곽의 도로 사이의 광장부와 거리 등의 지상층 공간이 중심 분석대상이 되고, 그와 함께 부가적으로 옥상/테라스정원 및 선큰공간을 포함하는 각종 옥외공간을 포함한다. 이러한 외부공간은 상업시설 건물의 주변을 감싸고 있고, 동시에 인접 도시블록이나 주변경관요소에 둘러싸이게 되는 도시경관의 장 안에서 관계성에 그 정체성의 핵심이 있다(Figure 1 참조).

jkila-48-5-89-g1
Figure 1. Analytic viewpoint of the sites
Download Original Figure

본고에서는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태생적 성질이 ‘사이의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외부공간의 기본적인 ‘기능적 구성’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상업시설 건물과의 관계성’, 주변경관과의 ‘확장적 관계성’을 사례를 분석하는 적합한 세 가지 분석범주로 보고 분석기준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최근 중요하게 논의되는 상업시설의 공공성과 참여의 관점에서 외부공간과 주변경관, 지역커뮤니티와의 상관성을 확장적 관계성에 포함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 자체의 특성만이 아닌, 외부공간 안팎으로의 상관성에 기반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Ⅳ. 복합상업시설 외부공간의 분석

1. 센트럴시티: 내외부공간 단절형

2000년 4월에 준공된 센트럴시티는 백화점, 호텔, 영화관과 쇼핑몰이 결합된 대표적인 대형 복합상업시설의 하나이다. 대상지는 총 2개 동으로 북쪽 대로로 면한 중심 동에 백화점과 호텔,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이 있고 기존의 대규모 지하상가권역, 영화관, 면세점, 대형서점이 결합된 지하몰이 형성되어 있으며, 남쪽의 사평로와 면한 부속동에는 테마몰과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과 서울 지하철 3, 7, 9호선이 교차하고, 시내버스 60여개 노선이 통과하는 센트럴시티는 도심공항터미널, 호텔, 멀티플렉스 영화관, 컨벤션홀과 쇼핑몰이 결합된 코엑스몰과 여러모로 유사한 사례이다

1) 상업시설과의 관계

센트럴시티의 외부공간은 통행과 주차장 진입도로가 계획된 측면부와 남측부 호텔의 드롭오프존을 제외한, 북측 신반포로변 광장부가 분석의 중심대상이 된다. 이 광장부는 평면도와 입면의 외관에서 파악 가능하듯이, 외부공간이 건물과 유사한 형태적 어휘와 재료로 구성되어 백화점 건물 및 호남선 터미널 건물 입면과 조화로운 외관을 추구했음을 읽어낼 수 있다(Figure 2 참조). 프로젝트 계획의 일반적 순서에 따라, 건축설계가 완결된 이후에 외부공간의 조경설계가 후속단계에서 종속적으로 설계된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jkila-48-5-89-g2
Figure 2. Overall plan and perspective view of Central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하지만, 외양의 조화로움에 비해 외부공간과 상업시설사이의 단절되어 있는 설정으로 인해 연결성과 개방성, 기능적 연계모두 낮은 상관성이 보인다. 주출입구 이외에는 실내와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구가 없고, 외피의 대부분이 불투명한 석재 마감이기에 내부에서 외부를 인지하기 어려우며, 외부환경이나 주변 맥락에 대한 소통을 어렵게 한다. 실내 상업공간과 외부공간의 광장 사이에는 기능적인 연결고리 없이, 내부 완결적인 배치의 실내공간과 상업기능과는 무관한 기본적인 광장형태의 외부공간 구성이다.

2) 기능적 구성: 동선체계와 오픈스페이스공간의 성격

이 광장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호남선 버스터미널 건물의 정문이 위치한 전면부 광장이지만, 이동 동선의 위계나 오픈스페이스로서의 이용률이 낮다6). 왜냐하면, 지하철 3개 노선과 복합상업시설 조성 전부터 존재하던 지하상가의 상업적 비중이 여전히 높고, 평면도에서(Figure 2 참조)에서 드러나듯, 버스 터미널에서 이용률이 높은 택시 승강장의 위치, 중앙차로버스정류장, 지하철 출입구가 모두 광장의 외부나 모퉁이에 존재하기에 이 광장을 지나가거나 머물게 되는 외부공간의 직접적인 활용도가 낮은 구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센트럴시티에서 중심 오픈스페이스는 건물군 내부 지하공간의 중심공간인 실내 분수광장이 담당하고 있다. 분수광장은 백화점, 호텔, 터미널 대합실을 비롯한 모든 시설의 이용자들이 개방형 에스컬레이터로 서로 다른 레벨에서 집결되는 동선 상의 결절점이자 사람들이 만나고 모이는 중심 광장형 공간이 된다. 이처럼 상업시설 기능이 실내공간에 집중되었기에, 외부공간은 기능적인 무게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반면, 외부광장의 성격은 주 상업 테넌트인 백화점 건물의 외형을 빛내주고, 쇼핑몰로서의 품격형성을 위한 배경적 장치에 가깝다. 백화점 건물의 파사드를 광장 바닥면에 투영한 듯한 정방형의 화단들은 중량감 있는 소재와 높이로 외부공간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정방형의 화단에 정갈하게 밀식된 수목은 광장 중앙부 한쪽에 놓인 원구형의 환경조형물과 함께 기하형태의 조형적 시각요소가 되어 예술성을 더한다.

정방형의 플랜터가 상업시설과 형태와 재질면에서 조화로운 시각적 경관을 형성하고, 통일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지만, 한편으로 외부공간 활용의 참여적이고 적극적인 이용을 제한하는 요소이다(Figure 3 참조). 6개소에 배치된 화단은 광장형 활동공간 면적을 크게 점유하기에, 넓은 광장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잠재적 이용을 가로막는다. 특히, 화단 경계의 등받이형 앉음벽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녹지를 등 돌리고 둘러앉는 이용행태를 유도하는, 정적이고 품격있는 고급상업시설 외부공간의 분위기 형성을 위한 조경적 처리라 볼 수 있다.

jkila-48-5-89-g3
Figure 3. Square-shaped raised planter with seat wall detail of Central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센트럴시티 외부공간에서 확인 가능한 순수기하의 조형요소와 통일된 재질감, 앉아서 바라보는 설정의 경계처리 등은 모두 관조적, 수동적인 성격이 두드러지는 미술관과 같은 중량감 있는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의도된 설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외부공간에서 가능한 참여적, 능동적인 활동을 장려하기보다 최소한의 행위를 의도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외부공간인 옥상정원에서도 지상층과 유사한 양상이 파악된다. 백화점과 조화로운 단순 기하의 형태, 건물외장재와 유사한 석재를 사용하여 무게감 있고 단정한 외형의 정원을 조성했다. 남산과 한강으로의 트인 전망과 포토스팟을 제공하는 반사못을 비롯하여 각종 정원공간과 산책로가 있지만, 모래놀이터를 제외하고는 옥상정원의 프로그램도 지상부와 마찬가지로 시각적 감상 위주의 관조적인 성격이 강하고, 정적인 휴게공간을 제공하며, 제한된 범위의 활동을 장려한다(Figure 4 참조).

jkila-48-5-89-g4
Figure 4. Roof garden of Central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3) 확장적 관계성: 주변 경관/커뮤니티

센트럴시티의 외부공간은 도시문화를 담아내거나 상업적 이벤트를 유치하는 목적보다는 복합상업시설의 외관을 돋보이게 하고, 내부 상업공간으로 방문자들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두드러진 공간으로 보인다. 공공성을 지니는 기능으로 분류될 수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 또한 실내공간에서도 막다른 공간에 위치되어 통제도가 높게 나타난다(Kim, 2006:124). 이것은 상업시설의 활성화와 이용자 체류시간의 증대를 위한 전략이 외부 환경과는 완전히 차단된 쇼핑환경을 제공하여 상업시설 내부의 집중도를 높이는 전통적 방식으로 계획된 실내외부공간 단절형의 공간배치 전략을 보여준다. 외부광장에서는 화단 경계 앉음벽에서의 휴식이나 만남의 장소로서의 기능 정도만 가능하며, 옥상정원에서는 최소한의 휴식과 주변의 도시경관 감상 정도가 가능하다.

4) 소결

내외부공간 단절형으로 분류한 센트럴시티의 외부공간은 많은 유동인구와 큰 개방성을 활용하여 공공성이 큰 공간으로서 작동할 수 있는 잠재력보다는 상업시설 앵커테넌트를 강조하는 설정이 두드러진 공간이다. 따라서 외부 조경공간의 조형적 완결성, 백화점이 추구하는 분위기와의 조응성은 우수한 설계사례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능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내부완결적인 본 유형의 상업시설은 외부공간과 기능적으로 연계된 활용을 달성하기 어렵고, 외부공간 자체도 오픈스페이스로서의 잠재적 가치가 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채, 건물에 귀속된 다소 수동적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유형으로 분류되고 유사한 준공시기와 특성을 가지는 코엑스몰의 경우, 핵심 외부공간인 지하철과의 연결부가 선큰광장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선큰광장의 둘러싸인 구조가 제공하는 중심성 있는 공간감은 방문자들에게 이 외부공간이 다른 상업시설에 귀속된 공간이 아닌 독립된 정체성이 있는 랜드마크적 외부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하고, 더불어 외부환경의 쾌적성을 실내공간으로 깊숙이 들여오는 통로가 되게 한다.

2. 디큐브시티: 내외부공간 반개방형

디큐브시티는 서울 강서권 구로역~신도림역으로 이어지는 공업지대에 원래 대성산업의 연탄공장이 있던 부지를 호텔, 오피스타워, 아트센터, 백화점, 주상복합아파트가 결합된 복합상업시설로 개발한 프로젝트로 2011년도에 개장했다. 사유지와 공유지가 혼재했던 도림천과 신도림역 일대를 개발사가 기부채납 형식으로 공원화한 디큐브파크를 매개로 상업시설과 신도림역이 직접 연결된다.

1) 상업시설과의 관계

디큐브시티 상업시설의 건축계획적 특징은 초고층타워형 건물의 기단부에서부터 점차적으로 도시가로의 규모감과 유사하게 축소되고 분절되어 배치된 가로변 저층부 건물군의 존재이다. 총 4개동의 저층부 건물군은 전체 블록을 점유하는 기단부 중 남측방향의 절반이 주건물군에서 분절되고, 틈이 벌어지는 듯한 형상으로 개방되어, 외부공간과 소통의 틈을 열어주는 구조이다. 이는 센트럴시티의 단일한 매스로 통합된 내외부공간 단절형의 구조와 차별되어, 디큐브시티를 반개방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특징적 설정이다. 저층부 건물군이 주건물군 및 도시가로변과 맺는 각각의 소통방식이 외부공간 분석의 주안점이 된다(Figure 5 참조).

jkila-48-5-89-g5
Figure 5. Overall plan and perspective view of D-Cube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가로변 저층부 건물군은 전 방향 입면이 유리소재로 되어 있기에 시각적인 투과성과 개방감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도시가로에서 상업시설로 진입하는 다수의 출입구를 열어준다. Kim (2013b)의 연구에서 ‘내부가로’라 명명한 저층부 건물군과 주 상업건물 사이에 존재하는 사잇공간은 건물 외부의 도시가로가 입체적으로 연장되어 ‘내부가로’화 되면서 양측의 건물군 사이에서 다양한 레벨과 형태의 동선, 보행교, 테라스공간이 된다. 도시가로에서 건물의 내측영역까지 개방된 이러한 반개방형 구조는 이 성격의 공간을 따라 배치된 각종 식당과 상점들로의 접근을 다원화하고, 상점 앞의 공간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저층부 건물군과 내부가로가 디큐브시티를 도시와 소통하게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상업시설건물 영역의 내부에 속하는 공간이자 건축물을 매개로 작동한다. 따라서 도시가로의 조경양식 또한 저층부 건물군의 상업기능과 동선연결을 보조하는 형식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이는 센트럴시티의 앞공간과 더불어 도심/부도심형 유형의 외부공간이 건축물에 종속되는 경향성을 보여준다. 이점을 분명히 드러내는 외부공간의 처리는 대로변 도시가로에서 본 입면상의 경관이다. 저층부 건물의 조형성있는 양감이 전체블록의 외형을 지배적으로 좌우함을 확인할 수 있고, 외부가로 조경의 영향력이나 프로그램, 가시성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지상층에 SPA브랜드 등의 앵커테넌트가 자리하기 때문에 상업적 광고효과가 있는 건물의 입면을 가리지 않는 것이 관건인 상업조경설계의 기본원칙을 준수하고, 가로수를 비롯한 가로경관 조경이 최소화되어 있다(Figure 6 참조).

jkila-48-5-89-g6
Figure 6. Streetscape of D-Cube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2) 기능적 구조: 동선체계과 오픈스페이스 구성

디큐브시티 동선체계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건축적 ‘내부가로’의 존재이다(Figure 7 참조). 주상업시설 건물군과 거리변 저층부 건물군 사이의 공간에 여러 층의 저층부 앞 공간이 하늘로 열린 계곡식의 단면을 구성하여 입체적인 외부동선을 확보하였다. 디큐브시티는 내외부공간 단절형과 달리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지하철, 대로변 거리 및 내부가로에서도 다양한 레벨과 방향으로 출입구가 다수 존재한다(Figure 8 참조). 이러한 개방적인 동선구조는 도시가로의 활력을 실내로 가져오기 위한 시도이고, 보행자로 하여금 가로와 건물, 실외와 실내를 선택해서 이동하게 하여 풍부한 보행환경을 제공할 뿐더러 이러한 다각도의 움직임이 곧 역동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Kim, 2013b: 86).

jkila-48-5-89-g7
Figure 7. Internal street of D-Cube City
Download Original Figure
jkila-48-5-89-g8
Figure 8. Entry locations of D-Cube City per floors
Download Original Figure

디큐브시티의 특성있는 외부공간은 첫째로 내부가로를 중심으로 한 건물에 종속된 공간들과 다음으로 건물군에서 독립되어 신도림역과 통합조성된 디큐브파크를 뽑을 수 있다. 디큐브시티의 입체적 내부가로는 계곡과 같은 사잇공간의 중앙부를 작은 이벤트나 팝업스토어를 위한 광장형 공간으로 규정하면서 둘러싸고, 에스컬레이터와 보행교를 따라 여러 층으로 이어지는 테라스공간들을 연결하며, 궁극적으로는 저층부 건물의 각 최상층에 위치한 옥상정원까지 연결시킨다. 옥상정원은 디큐브시티의 내부가로가 건물군 사이에서 계곡형으로 계획된 한계 때문에 느껴지는 협소한 규모감을 해소시키는 열린 공간이자, 각 옥상정원이 모두 다른 테마로 조성되어 다채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나, 내부가로에서 지정된 보행교 동선으로만 접근이 가능하여 접근성과 공공성 측면에서는 제한적인 오픈스페이스공간이라 평가할 수 있다.

디큐브파크는 선큰광장의 구조이기에 공간의 초점이 광장의 중심으로 향하는 구심력이 지배적인 공간으로, 서편의 복합상업시설과 융합된 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이라기 보다는 지하철역과 일체화된 성격의 오픈스페이스이다. 지하철에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하층의 동선연결 및 공간 전이는 원활하나, 지상층 복합상업시설과의 경계부는 자칫 장애물로 여겨지는 지면보다 높은 레벨의 둔덕과 휴게공간이 계획되어 있어 디큐브시티와 디큐브파크를 분리시킨다.

3) 확장적 관계성: 주변 경관, 커뮤니티

기부채납을 통해 도림천과 신도림역을 통합한 디큐브파크는 복합상업시설이 도심 또는 부도심에 입지하면서 실현할 수 있는 긍적적인 영향력과 지역환경과 맺을 수 있는 상보적인 관계맺기의 좋은 예가 된다. 디큐브시티의 입지는 도림천에서부터 상업시설 중심까지의 연속된 토지이용이 가능한 위치라서 하천변에서부터 역세권 도시지역까지 지역환경의 큰 개선을 이루어냈다. 디큐브파크는 지하에서 지상부까지의 고저차를 다수의 야외공연장과 정원 조성으로 활용하여 연탄공장과 교통인프라로 인해 오랜 시간동안 저해되었던 이 지역 물리적 환경의 쾌적성뿐만 아니라, 전시, 문화, 즉흥공연 등을 가능하게 하며,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환경개선이 복합상업시설의 방문자 증대를 가져오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디큐브파크는 직접적인 상업지원시설 또는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으로 보기에는 공원의 성격이 두드러지고, 상업시설의 중심에서 이격되어 있는 한계를 보인다.

4) 소결

내외부공간 반개방형으로 분류한 복합상업시설들에는 외부적 요소를 도입한 내부공간 구성, 내부와 외부를 연계하는 다수의 출입구, 내외부를 연계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입지조건의 제한요소와 건축물을 강조하는 트렌드로 인해 외부공간의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유사한 외부공간의 한계가 가까운 시기에 완공된 영등포역 타임스퀘어에서도 발견된다. 타임스퀘어는 가장 중심이 되는 광장형 공간이 실내의 대형아트리움 광장으로, 내⋅외부의 연계방식이 시각적 투과성에만 있고, 외부광장에는 아트리움과는 달리 일반적인 유형의 조형물만이 세워져 있다. 본격적 외부공간은 디큐브시티와 마찬가지로 큰 규모의 중층 건물군의 옥상정원만이 독립적인 외부공간 프로그램으로 제안되었고, 전반적인 외부공간의 기능과 면적, 그 위상은 매우 제한적이다. 최대한의 연면적으로 개발지를 채우고, 외관의 설계에 힘을 쓴 건축물을 강조하듯 반개방형의 외부공간은 전면에서는 밀려나 있고, 옥상정원처럼 상업시설 중심에서 벗어난 위치에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계획되어 있거나, 고밀도로 개발된 필지가 주변도시와 화해하는 수단의 녹지로서의 위상을 가진다.

3. 스타필드 하남: 주변경관 투영형

하남-미사지구라는 대규모 신도시 권역 전체를 직접적인 상권의 대상으로 삼고, 나아가 다른 도심지역에서도 방문하여 종일 체류하게 할 체류형 쇼핑테마파크를 지향하는 목표로 기획된 스타필드 하남은 연면적 45만 9,517.95m2로, 국내 단일 건물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가진 복합문화 쇼핑몰이다(Figure 9 참조).

jkila-48-5-89-g9
Figure 9. Overall plan and perspective view of Starfield Hanam
Download Original Figure
1) 상업시설과의 관계

스타필드 하남은 신도시 외각에 입지한 초대형건물로서, 외부공간의 기능은 내외부공간 단절형과 유사하게 실내공간 중심의 상업시설 건물에 종속된 역할에 가깝다. 그러나 물리적인 외부공간의 영역이 아닌 주변경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업공간에 투영하려는 시도가 특징적으로 사용되었고, 외부환경의 쾌적성을 내부공간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시도를 파악할 수 있다.

주변경관의 투영은 다양한 국면으로 반영되어 있다. 먼저,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계획과 건축컨셉이 검단산과 한강 등의 주변 자연환경을 계획 전반에 은유적으로 담았다. 웅장한 산봉우리는 백화점건물의 수직적 건물매스를, 산기슭 작은 언덕들은 카페스트리트의 분절된 매스를, 안개 속의 길은 바람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다이나믹파사드를, 그리고 반짝이는 조약돌은 푸드코트 대형 아트리움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표현되었다. 건물 외피의 육중한 무게감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식으로 실내외 경계의 표층 투명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건축적 공법을 적용하였다(Figure 10 참조).

jkila-48-5-89-g10
Figure 10. Facade design concept for landmark corner of Starfield Hanam
Download Original Figure

스타필드의 하남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주 동선인 실내몰 보행로의 동선경험이 실외 오픈스페이스의 보행경험을 연상하도록 계획되어 이용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경험된다는 점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실내보행로 전 구간으로 열려 있는 초대형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채광과 최소화된 기둥, 공용공간의 풍부한 휴게가구와 시설물들, 그리고 국내 최초로 허용한 반려동물 출입가능 정책은 모두 외부공간의 쾌적성과 보행성을 실내공간으로 들여온 노력들이며, 사적이고 상업적인 공간인 쇼핑몰에서 공공성이 체감되는 공원길과 같은 환경으로 조성한 사례라 평가할 수 있다(Figure 11 참조). 이처럼 실내에서 실외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테마를 적용하여 인테리어와 공간계획을 하는 경향은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상업시설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활기찬 도시가로와 같은 내부가로를 조성하여 상업 활동을 촉진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Kim, 2013b: 87).

jkila-48-5-89-g11
Figure 11. View of main mall path with large sized skylight of Starfield Hanam
Download Original Figure
2) 기능적 구조: 옥외공간 배치의 선택과 집중

교외 체류형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은 그 입지가 인접 커뮤니티의 중심에 위치하기보다 도시계획 상 대형필지블록을 점유할 수 있는 신도시의 외곽지점에 위치한다. 그리고 목표 이용자의 범위와 주된 접근 방법을 광역권 소비자의 차량을 통한 접근으로 삼기에, 외부공간에서 도심형 상업시설과 같은 보행자 중심의 도시가로형 공간은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스타필드 하남의 외부광장과 진입부는 내외부공간 단절형과 유사한 형태로 설계되었다. 주 진입부의 보행진입구로서의 이용도가 주차장을 통한 차량진입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기에 외부광장의 실질적 이용을 위한 조경적 처리나 시설물이 아닌, 차도에서도 감상이 가능한 환경조형물을 놓는 전통적 입구부 처리방식이 사용되었다(Figure 9 참조). 또한, 건물의 각 코너를 랜드마크적인 입면 처리를 했기 때문에 교목을 비롯한 조경요소의 설치로 인한 건물 외벽의 시각적 차단을 피할 수 있는 소극적 식재계획을 읽을 수 있다.

주변의 경관적 맥락이나 건축 프로그램 배치를 고려하여 효과적일 수 있는 외부공간을 선택해 밀도있는 옥외프로그램을구성한 곳은 이용자들이 외부공간과 상호작용하기를 선호하는 식음료공간(F&B)이다. 카페거리와 같은 가로경관 형식으로 조성하거나, 테라스 다이닝 기능으로 지상층 또는 중층옥상정원이 조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옥외공간의 기능이 가장 적극적으로 부여된 장소는 ‘고메스트리트(Gourmet Street)’라 명명된 남측 식문화거리의 외부공간이다.

10여개의 유명 음식점이 연이어 배치된 이 남측 경계부는 실내 보행로에서 각 음식점으로 주진입이 이루어지지만, 실내입구 맞은편 대지 남측의 외부공간으로 상점마다 옥외식음공간이 형성되어 있다. 이 연속적인 옥외공간은 징검다리처럼 이어진 녹지대, 열을 지어 배치된 조형적 가로등과 더불어 하나의 정체성을 갖는 거리경관을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카페거리’의 조경적 설정에서 상충되지만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두 가지 목표가, 외부에서 옥외식음공간으로 이용자를 유도하기 위해 적절한 ‘개방감’의 설정과 식음공간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적절한 ‘위요감’의 설정이다. 고메스트리트는 건축설계언어인 조약돌 컨셉에서 파생된 아치형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화단벽을 통해 달성하고 있다(Figure 12 참조). 개별 식음공간입면의 너비와 적절히 교차되며, 식재 마운딩의 폭과 높이가 변화되는 화단벽은 거리경관의 조형적 리듬감과 식재밀도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개방도와 위요도를 조율하고, 거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리경관 조경의 중추가 된다.

jkila-48-5-89-g12
Figure 12. Arch shape planter wall in the Gourmet Street
Download Original Figure
3) 확장적 관계성: 내부의 외부공간화, 차경전략, 지역사회

직접적인 옥외공간의 물리적인 설정은 아니지만, 교외형 입지 복합상업공간인 스타필드 하남이 주요하게 적용한 옥외공간에 대한 고려는 주변경관을 활용하는 차경효과의 적극적 사용이다. 한강과 검단산 등의 주변 자연의 풍광이 우수한 만큼 복합상업시설의 상층부에서는 탁월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데, 대형 푸드코트인 이토피아의 전면유리벽의 외부에 설치된 테라스공간은 검단산으로 완전히 열린 경관을 제공하고, 실내외에 걸쳐서 계획된 아쿠아필드라는 수영장테마파크는 실외풀 경계를 인피니티엣지의 수변경계로 처리하여 한강과의 경관을 이음매 없이 연결하고 있다(Figure 13 참조).

jkila-48-5-89-g13
Figure 13. Examples of using Borrowed landscape strategy
Download Original Figure

광범위한 소비자를 끌여들이는 거대한 독립적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스타필드 하남의 경관은 주변경관과의 조화를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지만, 이 공간이 지역사회와 맺는 의미있는 연계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엔터테인먼트 명소이자 대량 소비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자본주의적 욕망의 원칙이 지배하는 스펙터클 경관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4) 소결

스타필드 하남의 외부광장과 진입부는 단절형과 유사한 형태로 설계되어 여전히 실내공간 중심이지만, 외부공간의 요소를 실내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주변의 경관적 맥락을 건축로 들여오는 전략을 취했다. 실내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 외부경관을 적극적으로 상업시설 건물에 투영하는 전략으로 교외의 트인 입지와 주변경관의 이점을 활용하였다. 자연채광을 도입한 천창, 외부와 유사하게 설정된 내부 주동선, 주변 산과 강을 차경하는 테라스 공간과 전면창의 설정, 인피니티 엣지 풀, 중층 테라스 공간 등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설정상의 차이를 최소화시키며, 실내공간의 쾌적성을 관계를 가지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역사회와는 의미있는 관계를 가지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4. 앨리웨이 광교: 주변경관 결합형

지역의 명소를 지향하고 로컬 커뮤니티에서 ‘우리동네 문화골목’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몰’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복합상업시설이 등장했다. 앨리웨이 광교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골목길과 광장의 오픈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단지 내 고층주상복합타워의 다양한 세대가 소통하고 휴식을 누리고 나아가 지역문화의 대표 골목을 지향한다.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개발사가 상가를 소유하고 각종 컨텐츠를 운영하며 시행하는 것이 운영상의 특징이다.

1) 상업시설과의 관계

상업시설과 주변경관이 결합된 결합형은 외부공간이 각종 오픈스페이스, 상업시설, 주변 녹지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연속성을 보여준다. 앨리웨이(Alleyway)라는 이름에도 ‘동네골목길’이라는 동선구조가 포함되어 있을 만큼 이 사례는 상업시설과의 관계나 전 영역의 기능적 구조를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 골목길을 공통분모로 삼아야 한다. 골목길의 문화적 의미가 암시하듯 앨리웨이 광교는 동네골목길과 같은 보통의 일상성, 친숙함의 추구가 전체적인 외부공간의 짜임과 규모감에 드러난다. 마치 골목길을 채우는 소규모 상점과 사람들의 모습처럼 다원적인 구성과 기능에 충실한 다양한 요소간의 조화가 전체공간을 관통한다. 이것은 앞서 살펴본 복합상업시설 사례의 계획에서 읽을 수 있는 상위개념의 하향식(top-down) 설계전개가 아닌, 여러 요소들의 유연한 배치와 혼재를 통해 다양한 경관과 경험의 발생과 궁극적으로 여러 계층 이용자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휴먼스케일의 공간에서 유도하려는 상향축적식(bottom-up) 의도로 파악할 수 있다(Figure 14 참조).

jkila-48-5-89-g14
Figure 14. Overall plan and perspective view of Alleyway Gwanggyo
Download Original Figure
2) 동선체계의 기능과 확장적 관계성

앨리웨이 광교의 쇼핑몰로서의 전체 구조는 골목길이 전 영역을 통합하고 있다. 총 4개의 영역을 관통하는 지상층의 골목길이 전체 복합 상업공간을 연결하고, 광장부 2개소에서 큰 면적의 오픈스페이스로 넓어지며, 중대형 활동공간을 제공하는 구조이다. 이 골목길은 수직적으로도 확장된다. 2층˜3층까지의 전 층에 위치한 대부분 상업매장의 외부공간은 지상층의 골목길이 확장된 주동선이자 외부테라스 공간이며, 광교호수공원 방향으로 야외다이닝 경험과 호수 뷰를 감상가능하게 한다.

앨리웨이의 골목길은 식음 공간유형과 비식음 공간유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비식음공간은 2층의 상업공간과 연계된 다층구조의 보행경험을 제공하고, 상부의 보행교와 조명, 천막구조물이 드리우는 수직적 설정을 보행감 형성의 주 요소로 삼았다. 식음문화 구역인 머슬마켓 주변은 양편에 음식점이 배치되고, 각 식당의 앞 공간을 노천카페공간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쇼핑몰의 계획에 더하여, 골목길의 중앙부를 보행로와 분리된 본격적인 휴게공간영역으로 제안하고, 이동동선의 폭은 최소폭을 유지하였다. 이는 좁은 폭의 골목길 공간에 더욱더 긴밀한 휴먼스케일의 공간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여러 활동의 층위가 혼재되는 효과를 극대화한다.

방문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여러 가지 휴게시설물을 다양한 종류의 벤치, 바(Bar), 수경시설, 교목플랜터 등의 형식으로 가로 중앙에 제안함으로써 다양한 휴게 기능의 제공과 옥외공간 식음을 위한 설정, 식재를 위한 토심확보 등을 이뤄냈다. 좁은 골목길 내에서도 다른 이용자들의 활동양상을 여러 각도와 설정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고, 문화적 풍경이 다각도로 겹쳐져 풍성해지는 공공공간의 전략을 취한 사례라 할 수 있다(Figure 15 참조).

jkila-48-5-89-g15
Figure 15. Central street shelters within outdoor Alleyway
Download Original Figure

바닥포장부터 시설물, 건축외장재로도 쓰인 여러 요소의 주재료인 벽돌의 조적방식은 다양한 계층과 컨텐츠가 섞이는 다원성을 잘 대변한다. 공간적인 예를 들자면, 광장의 한 켠을 차지하는 대형카페 앞 식음공간은 식재영역을 작은 면적으로 분할하여 작은 스케일의 개인적인 공간감의 설정만을 제공하고, 사용자들이 이동식 가구를 자유롭게 배치하여 사용자 주도의 공간형성을 가능하게 하였다. 광장과 골목길 곳곳에 놓여있는 이동식 플랜터에도 장식적, 형태적 요소가 없이 가장 관리하기 용이하고 입주매장의 성격에 따라 움직이기 좋은 기본 기능에 충실한 처리를 해놓아서 공간의 지속적 재구성과 관리에 참여를 유도하는 조성철학을 엿볼 수 있다(Figure 16 참조).

jkila-48-5-89-g16
Figure 16. Reconfigurable spaces and furnitures by users
Download Original Figure
3) 외부공간의 기능과 확장적 관계성: 공원 성격의 중앙광장

골목길의 확장으로 생성되는 오픈스페이스 중 광교호수공원방향으로 열려있는 중심광장은 가장 넓게 열려있는 포장공간으로 각종 이벤트 및 공연이 가능하고, 2-3층의 테라스공간에서도 내려다 볼 수 있는 수평적, 수직적 구심력을 갖는 공간이다. 이 광장부를 구성하는 조경요소들은 일반적으로 복합상업시설의 옥외공간요소들이 건축물의 프로그램에 종속되거나 기능적인 처리에 가까운 역할을 해온 것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각 조경요소들은 - 낮은 잔디둔덕, 메타세콰이어 작은 숲, 조각을 품은 초화원, 야생초화원 등 - 복합상업시설과는 독립된 성격을 지니고, 오히려 전면에 위치한 호수공원의 요소에 가깝다. 들, 숲, 초지 등의 자연경관의 한 단면이 미니어쳐되어 공간화된 덩어리 형태의 외부공간 조경요소들은 시각적 효과만이 아니라, 오픈스페이스 활동 프로그램과 결부되어 적극적인 행위를 지원한다(Figure 17 참조).

jkila-48-5-89-g17
Figure 17. 4 Landscape components of central plaza in Alleyway Gwanggyo
Download Original Figure

잔디둔덕은 아동들을 위한 놀이와 객석기능이 가능하고, 메타세콰이어 작은 숲의 내부에는 바닥분수가 숨겨져 있어 산속계곡에서 물놀이하는 듯한 자연의 경험을 불러일으키며, 초화원은 그를 가로지르는 소로의 경험과 대형 조각물이 광장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예술의 일상화를 위한 배경역할을 수행한다. 이같은 덩어리 조경요소들은 특정한 형상이 없이 기본 기능과 정체성에 가장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무엇보다 광교 호수공원과의 프로그램적, 경관적인 연계를 달성한다. 수많은 도심형 복합상업시설의 중심 공용공간이 건축적 영역에 존재했던 것에 대조적으로 가장 활성화된 중심공용공간이 외부공간에 존재하는 이같은 배치는 공용공간 외부공간화의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4) 소결

외부공간이 상업시설과 주변경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결합형의 외부공간 조경설계 방식은 조경요소들이 오픈스페이스 활동 프로그램과 결부되어 참여를 유도하도록 여러 조경요소들을 유연하게 배치하고 혼재하였다. 이것은 이용자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의 유도를 휴먼스케일의 차원에서 실현하려는 설계방식을 보여준다.

인접 오픈스페이스와 연관성이 뚜렷한 중심광장공간은 자연스럽게 골목길과 상업시설, 배후 주거동과 사무동, 그리고 호수공원과의 보행연결을 엮어주는 오픈스페이스의 허브(hub)역할을 수행하고, 지역문화의 수렴지점이 된다. 또한 광역적으로도 대상지 위치가 광교호수공원 한 영역의 가장 끝단이기에 광역적 오픈스페이스 체계에서도 하나의 목적점으로서 위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앨리웨이 광교 외부공간은 주변경관과의 기능적, 상징적인 결합을 이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5. 분석종합: 외부공간의 위상의 변화와 트렌드

본고의 사례분석에서 살핀 복합상업시설들을 통해 각각의 입지에 따른 한계와 가능성 속에서 외부공간이 구성되어 있음을 살폈다. 입지와 상업시설의 개발목적에 맞는 외부공간의 기능과 특성에 적합한 조경적 특징들을 살필 수 있었다. 외부공간의 비중이 확대되고 구성이 다양화되는 흐름은 사례들의 개발시기와도 맥을 함께 하며, 현재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상업시설 이용자가 대형상업시설이 더 나은 여가공간이 되기 위해 건물이 아닌 단지 차원에서 일종의 ‘도시공원’의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란다는 Lee(2003)의 해석은 실제로 그렇게 이루어져 왔으며, 현재에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된다7). Lee(2003)의 연구는 상업시설이 많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여가공간화를 통한 시설의 경쟁력 강화효과, 소비장려 효과도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이것은 상업적인 민간 개발사례에서도 앞으로 외부공간과 여가공간을 통해 도시공원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하는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동기 부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jkila-48-5-89-t4
Table 4. Table for case projects' outdoor space characteristics
Download Original Figure

앞으로 상업시설의 복합과와 대형화를 통한 여가공간화 과정은 지속될 것이기에 복합상업시설의 여가공간화라는 긍정적 변화를 적절히 활용해서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이 여가생활을 즐기는 장으로, 적극적 참여를 하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도시공원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합상업시설의 옥외공간요소들이 건축물의 프로그램에 종속되거나 기능적인 처리에 가까운 역할을 해온 것과는 달리, 앨리웨이 광교는 조경요소들을 주변 자연환경에 적극적으로 연계하며, 나아가 외부공간 조경요소들이 오픈스페이스 활동 프로그램과 결부되어 참여를 유도하였다. 이러한 설계방식은 조경설계적 관점에서 매력적일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만족도에 기여하며, 상업적으로도 효과적이면서 공공성을 배가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조경설계방식에 시사점을 준다. 또한, 도심과 부도심의 입지와 외부공간의 기능에 한계가 있을지라도, 쾌적성과 공공성, 참여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조경설계 방식에 대한 개선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근래에 진행되기 시작한 초기 도심형 복합상업시설의 리노베이션에서 외부공간의 구성과 조경설계 방향의 귀추가 주목된다(Table 4 참조).

Ⅴ. 결론

본 연구는 현대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대표적 건축물인 복합상업시설을 대상으로, 외부공간과 상업시설 건물의 관계를 기준으로 유형을 분류하고, 대표적 사례 분석을 통해 외부공간의 다양한 구성과 조경설계 방식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하여 국내 복합상업시설의 외부공간이 상업시설의 진화과정과 입지의 변화와 함께 변화되어 온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고, 계획특성과 활용방식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외부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기능적인 짜임에 있어서 외부공간의 동선과 오픈스페이스를 도시가로에서 연장되는 주동선이자, 각종 행사를 위한 주된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복합상업시설 기능상의 외부공간화를 읽을 수 있었다. 둘째, 내외부공간의 연계방식이 더욱 활성화됨에 따라 실내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경향은 외부적 내부공간을 만들거나, 내외부를 다양하게 연결하려는 시도들, 중심광장을 외부화하는 시도들을 통해 가속화되고 있음을 살폈다. 셋째, 외부공간의 기능 확대는 상업공간 공공성의 증대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복합상업시설의 주변녹지와의 연계계획의 경향은 이같은 공공성의 증대를 오픈스페이스 체계와 결합하여 더욱 체계화하고, 이용자들의 적극적 경험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복합상업시설은 현대사회의 문화적 흐름과 궤를 함께 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복합상업시설의 지속적인 변화에서 도시맥락과의 복합화 경향이 지속되고, 교외지에서 지역경관자원과 통합하는 계획이 활성화되어, 외부공간에서의 새로운 장소성의 발현 및 특화된 공간설정이 더욱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입지에 따른 한계와 가능성 속에서 외부공간의 조경설계 구성의 방안들과 한계를 살피고, 쾌적성과 공공성을 함께 증대시키는 조경설계의 최신 유형의 조경설계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살핀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본 연구는 더 다양한 사례 분석들을 통해 유형이 외부공간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을 토대로 일반적인 특징을 귀납적으로 도출해내지 못한 한계를 가지며, 후속 연구를 통해 더 정밀한 분석을 기대한다.

Notes

주 1. 복합상업시설은 복합용도개발(Mixed-use Development)의 대표적 사례로서 상업시설과 하나 이상의 주 기능 용도가 복합되어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도록 개발된 상업시설이며,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쇼핑몰을 들 수 있다. ULI(urban land institute)에서 구분하는 개발의 한 형태인 복합용도(Mixed-Use)개발은 상업, 주거, 업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연계되어 복합적 활동이 일어나도록 구성하는 개발 방식이다(http://urbanland.uli.org). 본고에서 다루는 복합상업시설의 사례들은 ULI에서 정의하는 바에 따르면 도시형 엔터테인먼트 센터(urban entertainment center, UEC)라는 명칭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설, 상업시설, 식음시설이 제공되는 시설에 해당한다(Kim, 2013a: 14). 국내 연구에서는 복합상업시설, 복합쇼핑몰, 복합쇼핑센터, 도시형 엔터테인먼트 센터(urban entertainment center: UEC),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상업시설, 대형상업시설, 입체복합건축 등으로 명명하곤 하는데, 본고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명칭인 복합상업시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다.

주 2. Kim(2017)의 연도 구분은 새로운 형태의 복합상업시설이 등장한 것을 기준으로 세대구분을 하기 위한 것으로, 3세대에서 5세대는 시기가 유사하여 연도가 교차되는 상업시설들이 많다. 그러나 복합상업시설의 특징과 발전 흐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대로 인용하되, 새로이 등장한 유형을 6세대로 추가하여 정리하였다. 연도가 폭넓게 교차되지만 새로운 형태가 등장한 연도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밝힌다.

주 3. 복합상업시설은 발전단계에 따른 건축물의 특성에 따라서는 단일교층형, 다발형 콤플렉스, 도시블록 연계형으로, 건축물의 기능분리 방식에 따라서는 수직분리형, 동일동 수평분리형, 독립동 수평분리형으로 분류되었다(Kim, 2011: 66). Urban Land Institute의 핸드북에 따르면 건물의 형태에 따라서는 ㅡ자형, U자형, 몰형, 클로스터형으로 분류한 유형구분이 있으며, 쇼핑몰의 개발 및 설계과정에 따라서는 콤플렉스형, 디스트릭트형으로 구분하는 분류가 있다(Kim and Lee, 2011:7; Kim, 2011:67 재인용). 입지 및 콘텐츠의 컨셉에 따른 분류로는 메가쇼핑몰, 테마쇼핑몰, 아울렛으로 구분한 선행연구, 리조트몰, 아울렛몰 등으로 구분한 선행연구들이 있다(Kim and Lee, 2011: 7).

주 4. Lee(2003)는 대형상업시설이 여가공간으로 활용되는 행태에 대한 연구를 진행시키기 위해 수행한 설문을 통해 대형상업시설의 활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대형쇼핑몰이 여가공간으로서 가지는 매력과 개선방향에 대한 질문에서 “내부광장이나 외부공간과의 연계 등 휴식공간의 확충”이 응답자의 순위 설문조사에서 1순위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응답자가 1순위(156명)와 2순위(117명)로 응답하여 다른 요인들에 비해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Lee, 2003: 65-73). 반면, 엔터테인먼트의 기능 확충을 1순위로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105명인 동시에 가장 덜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도 109명으로 나타나 응답자마다 중요도를 매우 다르게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형상업시설의 외부공간과 같은 휴식중심형 시설이 영화관 등의 엔터테인먼트형 시설보다 만족도, 활용도 등이 더 크게 나타남을 분석하며, 대형상업시설의 물리적 환경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주 5. 스펙터클 경관은 기념비적인 도시 경관, 건축물, 이벤트로 만들어내는 경관으로서, 상품화, 미학화가 가능한 건축물과 프로그램, 도시 경관을 통해 관광 명소이자 대량 소비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자본주의적 욕망의 원칙이 지배하는 경관으로 볼 수 있다(Park and Pae, 2013: 126-127).

주 6. 센트럴시티와 디큐브시티 모두 수차례의 매각과정을 통해 소유주가 변경되었으나(센트럴시티는 신세계그룹으로, 디큐브시티는 대부분이 현대백화점으로), 외부공간의 조경계획안은 초기 준공상태가 유지되고 있다(Kim, 2017: 199-200).

주 7. 동선연결성을 고려한 복합건물의 공간구성 체계도를 제시하고, 정량적 공간분석을 하는 김찬주의 연구는 그 세부시설의 용도가 다양하며, 길찾기와 이동 등 주제에 대한 논의가 빈번한 서울의 센트럴시티를 대상지로 한다(Kim, 2006). 개별시설의 전체 공간에 대한 연결 집중도를 비교분석하여 본 결과, 공용광장을 중심으로 백화점 판매시설과 공용광장이 같은 값으로 드러나 상업시설에 대한 내부연결 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References

1.

Kang,. K., E. H. Kim and. W. Chung(2005) A fundamental study on urban entertainment center. ournal of Korea Facility Management Association 5(1): 40-55.

2.

Kim, C. (2006) A case study on the spatial configuration of complex building. 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lanning & Design 22(3): 115-124.

3.

Kim, H. N.(2013a) Spatial Planning for Large Scale Commercial Complexes. Master’s Thesis. Seoul National University.

4.

Kim, I. H.(2017) Distribution Industry Report 2017. Korea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5.

Kim, O. S.(2010) A Study on the Spatial Program and the Typical Classification of Mixed Commercial Facility Based on the Entertainment. Ph.D. Dissertation. Dongguk University, Korea.

6.

Kim, O. S. and M. S. Lee(2011) A study on the typical spatial structure issues of mixed commercial facility based on the entertainment. 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lanning & Design 27(6): 3-10.

7.

Kim, S. M.(2011) Study on the Characteristic Ways of Extension in Commercial Multi-complexes Based on the Utilization of Common Spaces. Ph.D. Dissert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Korea.

8.

Kim, S. Y.(2013b)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Internal Streets within Mixed-use Commercial Complexes. Master’s Thesis. Seoul National University.

9.

Lee, S. W.(2003) The Role of Commercial Facilities and the Utilization Characteristics as Urban Leisure Space. Ph.D. Dissert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Korea.

10.

Park, K. H. and H. Pae(2013) Landscape as materialized discourse and capital - Political economic interpretation of urban landscape -. 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41(6): 117-128.

11.

Zoh, K. and S. Y. Han(2011) A study on hybrid characteristics of public space in contemporary cities reinterpreted by the idea of liminal space. 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39(4): 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