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250명을 기억하는 메모리얼 파크 조성방향을 제안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그간 국가 및 지역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근거로,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이 바라는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의 기능 및 역할을 분석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이 공간을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생명과 안전의 중요한 가치를 담아내었으면 하는 바람에 4·16생명안전공원(이하 세월호 추모공원)이라고 한다. 본 시설은 세월호피해지원법 제36조1) 근거 국가지원 사업이며, 현재 8곳2)에 흩어져서 있는 250명 유해를 한 곳으로 모으며,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대외적으로 알리고자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근린공원 성격의 화랑유원지에 봉안시설을 포함하여 조성하게 되는데, 일부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어 극렬한 반대가 진행 중이다. 유가족들은 경건하고 엄숙한 묘역의 형태가 아니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공간3)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일부 주민들과는 공감대 형성을 못하고 있다. 유가족, 시민사회, 행정기관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메모리얼 파크의 인식전환을 위하여 6년의 기간 동안 새로운 접근 방식과 차별화 된 공간 조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대 도시의 추모 공간은 도시의 일상 시설이 되어 지역민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때 그 가치가 확산될 수 있다(Kim, 2019b).” 즉, 추모공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잘 디자인하고 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 과정 속에서 지역주민과 유가족 의견을 함께 나누며, 주민참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하여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진행했던 지역사회 공론장 및 공감대 형성 활동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방향성을 도출하고자 한다.
“메모리얼 파크는 주로 기념관을 통해 아픈 기억을 공간에 담아 놓거나, 특별한 추모일에 의례적으로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행사를 하는 공간이다(Lee, 2018b).”, “규모를 압도하는 기념비 추모탑들이 주를 이루고, 다음어진 돌에 망자의 이름과 추도문을 새겨 넣어진 모습이 현시대 자주 접하는 추모공간의 모습이다(Kim, 2004).”, “걷기만 해야 하는 거대한 광장이나 공원, 높은 조각과 탑으로 대체된 기념비적 공간은 강요된 숭고미와 돌발적 스케일감으로 방문자에게 일시적 놀라움을 주지만 그 경이로움은 금세 휘발되는 일회성으로 지역 내 일상적 공간으로서는 기능하지 못한다(Kim, 2019b).” 이러한 것이 지금까지 존재하는 전형적인 추모공원의 모습이다. 대부분이 일상성을 잃고 특별한 행사나 역사적 사건을 위한 기념비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국제설계공모4)를 통해서 기존의 메모리얼 공간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문화공원, 희생자 가족과 함께 하는 시민친화적 공원, 세계적 명소화 및 지역 랜드마크를 만들고자 한다. Kim(2019a)에 따르면 “도심 한 복판에서 아이들을 품게 되는 것은, 사회적 참사를 일상에서 기억하는 뜻깊고 의미 있는 역사적 일이다.” 본 연구를 통해서 희생된 아이들의 안식처를 도심 속 공간에 마련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 지역사회 구성원 및 전문가들로부터 담론 인식분석을 수행하여 논리와 근거를 도출하려 했다. 이를 통해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지역사회 이슈 및 활동을 인지하게 되고, 모두를 위한 추모공원의 모습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유가족,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추모공원 조성을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 Figure 1과 같이 먼저 문헌연구를 통해 사회적 담론 연구방법을 이해하고, 지역사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차원의 내용들을 조사·분석했다. 그리고 도출한 이슈들을 유형화하고, 전문가 및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인식 평가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론적 고찰을 통해 봉안시설을 포함하는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로서의 세월호 추모공원에 대한 이해를 하고, 사회적 담론 분석 및 인식평가 관련 연구사례를 파악했다. 그리고 지침서 워크숍, 공모전, 전문가 포럼, 홈페이지 게시글 등 그간 추모공원에 대해서 논의했던 다양한 과정들을 분석하여 사회적 담론 연구를 수행했다. 국제공모지침서를 만들기 위해서 진행했던 총 22회, 330명 의견수렴 워크숍, 두 번에 걸쳐 진행했던 세월호 추모공원 아이디어 공모전, 안산시청 홈페이지 게시판 157개의 추모시설 의견 등이 담론분석을 진행한 자료이다. 이렇게 도출된 이슈를 중심으로 시사점 및 세부전략을 도출하였고, 4개 분야 15개 담론으로 유형화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항목들에 대해서 우선순위 평가를 위하여 시민사회 활동가, 행정 및 공공기관 종사자, 건축조경 전문가, 관련분야 교수 30명을 대상으로 계층화 분석 방법(AHP)을 수행했다. 또한 지역주민 412명을 대상으로 2019년 11월 1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조사원 방문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했고, 유가족 57명은 2020년 6월 20일부터 7월 12일까지 현장 면접 방식의 설문을 진행했다. 일반정보 질문 7개, 인식평가요소 19개 문항을 제시하였으며, 이에 대한 실증분석은 사회과학 통계 패키지인 SPSS(Ver 21.0)을 이용하였다. 이렇게 도출된 연구결과를 통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기능 및 역할중심의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고찰
세월호 참사 추모공원은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된 250명의 단원고 아이들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추모관에 안치된 일반인 희생자를 제외하고,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되는 공간이다. 세월호 참사는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했고, 모두의 마음에도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이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이러한 큰 아픔과 슬픔에 대한 애도와 희생으로 인한 염원,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공간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4·16 Ansan Citizens Solidarity, 2019). 이 공간은 사회적 성찰과 치유를 목적으로 설립된 4·16재단에서 전문가 지원을 통해 직접 운영하게 된다. 대상지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남측 23,000m2(연면적 9,96 2m2) 규모이다. 예정된 공사비는 49,500백만원이며, 국제현상공모를 통해서 설계안을 마련하고,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시설은 250명 아이들을 안치하는 봉안실, 전시관·수장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공간, 지역주민을 위한 여가문화 편의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U.D.I.K(2017)는 추모공원 부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화랑유원지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단원고 가까이 있다는 상징성, 외부에서 방문하기 좋은 접근성, 이용과 설치의 용이성이 높다고 했다. 단원고 희생자들이 친구들과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내며 즐거운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면서 전 국민이 추모와 함께 안전사회 의미를 재인식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이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데 중요하게 반영되었다.
물론 봉안시설을 포함한 추모공간이 도심에 만들어진다는 것 때문에 인근지역의 일부 주민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것은 추모공원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 비롯되었는데, 국내에 만들어진 추모공간 대부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등 상처와 아픔을 기억하고 성찰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들은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위압적인 추모, 위령탑 형태로 조성되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추모공원이라는 것이 기억하고 반성하며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지 못하고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지역주민들로 부터 극렬한 반대를 받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곳에 위치하여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Kim, 2019a). 이러한 공간들은 시민들로부터 물리적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서 점점 잊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는 경건하고 엄숙한 죽음의 공간이 아닌 지역주민 누구나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일상적 문화공원이다.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위해서 유가족, 찬성과 반대하는 지역주민, 전문가 의견수렴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존 사례들의 한계를 극복하여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유가족과 지역사회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적 담론분석 연구방법을 수행했다. 담론이라는 것은 “말하는 대상, 말하는 장소와 방법, 그리고 말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Michel Foucault, 1972).” 또한 “어떤 실체나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담론은 말하는 각각의 사회적 주체들의 방법과 입장을 전달하기도 한다(Fairclough, 1995).” 그러므로 담론이라는 것은 단순한 이야기들을 엮은 집합체 수준이 아니라, 말하는 주체들이 전하는 사회적 행위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즉, 사회구성원들이 담론을 통해 표현하는 의견을 이해하게 되면, 상호간의 합의를 도출하기 용이하고, 논의 과정에서의 오해를 담론 이해를 통해 해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 수단으로의 ‘담론’이 아니라, 사람들끼리의 관계망에서 전해지는 상호 이해의 과정으로의 ‘사회적 담론’을 다루고자 한다. 세월호 추모공원에 대해 사회적 담론을 구성하고 발화했던 그간 논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입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향후 추모공원의 방향설정과 역할 정립에 특별한 과정이다.
본 연구와 관련 있는 연구방법 이해를 위하여 공공건축물 및 공원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담론분석을 수행했던 선행연구를 파악했다. 먼저, Kim(2012)은 시애틀공공도서관 건립 과정에서 대두된 담론을 분석하면서 건물이 만들어지면서 이해당사자들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관계를 분석했다. 이는 상호간의 담론을 형성하는 과정은 건축물을 만드는 물리적 조성과정을 넘어 지역사회 함께 하는 공론화 및 인식평가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과정은 지역사회가 당면한 이슈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관계자 입장을 고려하며,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수행한 사례이다. Hajer(2005)는 9·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재건과정에서 대두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 그들의 숙의 과정을 사회적 담론으로 보았다. 건축가들이 제안한 설계안에 대해 주민들이 이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절차와 대안을 만들어갔다. 사람들은 지어지는 건물에 대해서 끊임없이 말을 했고, 오고가는 말들은 건물에 대한 느낌이나 필요사항들을 전달하면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Kim, 2012). 물리적 공간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전문가들만의 논의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 및 이해관계자 의견을 경청하면서 진행한 의미 있는 연구사례를 살펴보았다. 사회적 담론을 통해 지역사회 인식을 평가하는 이와 같은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관계망과 지역사회 주체들을 포용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세월호 추모공원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도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 연구된 사례를 참고로 해서, 추진 과정에서 정보를 얻고 피해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것은 추모공원을 하나의 물리적 구조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담론 형성을 통해 연결된 사회적 관계망을 활용하여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Ⅲ. 세월호 추모공원에 대한 담론 분석
2019년 2월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계획이 확정5)됨에 따라 국제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국제공모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는 설계지침서에 지역사회 구성원 의견수렴이 반영될 수 있도록, 그간 논의했던 사항들을 공론화하기 위한 시민지침서 워크숍6)을 진행했다. 2019년 3월부터 7월까지 유가족(12회, 177명)과 시민·청소년(10회, 153명)이 참여하여 다양한 담론들을 형성했다. 이 자리에서 도출된 내용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국가의 책임을 되새기는 공간, 참사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 누구나 편히 즐겨 찾는 문화공간, 거부감 없는 시민 친화공간, 안전과 생명존중을 배우는 공간,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 치유와 화합의 공간, 가족과 다양한 사람들의 휴식 공간, 인지도와 명성 있는 랜드마크, 자연친화적이고 개방적인 공간, 희망과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다(4·16 Ansan Citizens Solidarity, 2019). “담론은 정책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분위기 전환에도 기여한다(Park, 2009).”고 했다. Figure 2와 같이 참여형 워크숍을 통한 담론형성 과정은 개인적으로 생각들을 주변사람들과 공감하게 되고, 주민들은 사회이슈에 직접 참여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다른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수용성을 높이고, 다양한 시각적 이해력을 증대시켰다. 또한 사회적 갈등 문제해결을 위한 기량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시민지침서 마련 워크숍 결과, 8개의 추모공원 설계전략을 도출했다.7) 그리고 Table 1은 봉안시설, 전시관, 문화공간 등의 실내공간과 기념시설, 활동공간, 휴게시설 등의 실외공간을 구분하여 워크숍을 통해 제안된 각각의 역할 및 형태에 대해 정리한 내용이다. 건물 중심의 내부공간과 조경중심의 외부공간으로 구분하여 5개의 주요 특징별로 구현되었으면 공간기능, 프로그램, 형태, 디자인 등에 대한 의견들을 정리했다.
2017년과 2019년에 세월호 추모공원에 담을 수 있는 상상력을 도출하기 위한 일반시민, 대학생, 신진 디자이너 대상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다. 이는 특정 전문가들만이 참여하는 국제설계공모 이전에, 추모공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안 받아 향후 계획수립에 반영하는 자리이다. 이 과정은 법제도, 행정절차, 예산지원 등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반영할 수 없는 창의적 생각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이는 어떠한 형태를 조성될 것인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유가족 및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공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8). 첫 번째 공모전은 2017년 세월호 참사 3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추진된 ‘4·16안전공원 상상공모전’은 ‘세번째 4·16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주최하며, 공모주제는 ‘모두의 기억을 담은 공간’이다. 총 17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5개의 작품9)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2019년「4·16생명안전공원 로고 및 공원디자인 아이디어 공모」두 번째 공모전이 개최되었는데, 이는 4·16재단이 지원하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안산시민연대 공동으로 주관했다. 본 공모는 생명안전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하여 공간적 거점을 다양화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총 50개 작품이 출품되었고, 디자인 아이디어 부문에서 4개 작품을 선정했다.10) 본 연구에서는 Table 2에 정리된 것처럼, 두 번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정된 9개 작품을 컨셉 및 디자인 전략을 분석했고, 이를 디자인 담론이라고 설정하고, 향후 조성될 추모공원에 담아 낼 수 있도록 했다.
공원설계, 공간브랜딩 및 문화관광, 장소기억, 갈등관리 및 공간운영, 도시재생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 ‘4·16생명안전공원 열다;전문가 포럼’은 2018년 7월 17일에서 7월 31일까지 4·16공원 친구들11)이 주관하여 다섯 번 진행되었다. 추모공원 방향을 구체화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에 대한 지식함양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한 자리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들이 제안한 추모공원의 역할 및 방향을 사회적 담론과 이슈들을 접목하여 이해하고 분석했다. 각각의 이슈별로 전문가들의 담화내용이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이 자료를 분석하여 핵심적인 메시지를 도출하였다.12) 먼저 공원설계분야에서는 해외 도시들이 공원을 만들어가는 차별화된 과정13)을 사례로 세월호 추모공원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는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만들어내고, 모두가 책임지는 과정이 중요하다(Moon, 2018).” 이를 위해서 정부 주도가 아니라, 유가족, 지역주민, 시민사회 협업을 통한 자발적 참여를 통해 함께 극복하고 성장하면서 공원을 만들어가야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었다. 다음은 공간브랜딩 및 관광의 관점에서는 상처와 아픔이 내재된 장소의 기억을 의미 있게 활용하는 다크투어리즘에 대한 담론이 다루어졌다. “역사적으로 비극적이거나, 슬픈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방문하는 사례14)처럼 세월호 추모공원도 재난극복 의미를 담은 기억여행의 새로운 유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Jung, 2018).” 그리고 장소기억 관점에서는 기억의 매개체가 되는 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세월호 추모공원이 단원고 아이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화랑유원지에 조성되는 것은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안산의 청소년들에게 큰 의미가 될 것이다(Min, 2018).”고 했다. 갈등관리 및 공간운영에 대해서는 시민이 중심이 되어 공간을 운영하는 미국 하이라인 사례15)를 바탕으로 국내 민관협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하여 서울로 7017 경험을 사례로 공공의 역할전환 및 민관의 전문성 강화 등 필요성이 제안되었다. 이제는 시민참여를 넘어 시민책임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으며, 세월호 추모공원도 유가족들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 함께하는 시민주도형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이 제안되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과정이 있어야 사회적 갈등의 해소도 가능할 것이다(Zoh, 2018).” 마지막은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통한 도시재생 차원에서 파급력 확산 가능성이 제안되었다. “안산시 전역의 재건축재개발 이슈 및 인근지역 초지역세권 아트시티 개발16)과 연계하여 세월호 추모공원이 지역 문화거점뿐만 아니라, 세계적 명소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Lee, 2018a).”
5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했던 과정은 각 분야별 담론으로 정리했고, 이 내용들은 추모공원 가치 및 방향성을 모색하는 근거 자료가 된다. 이렇게 도출된 자료를 활용하여 추모공원 조성 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과 문제점을 파악했고, 이후 연구에서 진행될 인식평가 및 방향성 설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지금까지는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를 위한 세월호 추모공원조성에 대한 긍정적 입장의 담론들을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추모공원을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도심 한가운데 있는 화랑유원지에 조성되는 것에 반대하는 내홍을 겪고 있다17). 그 이유는 추모공원은 상징적 조형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유해가 있는 봉안시설은 묘지공원에 따로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모공원이 기억의 공간이고, 납골당이 아닌 봉안시설이고, 주민들의 복지와 편의를 위한 시설이 함께 건립될 계획이지만 거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민들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촉발하게 되었다(Kim and Lee, 2020).
따라서 추모공원 조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표출하는 담론을 분석하여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며,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추모공원의 조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언론 인터뷰18)에 나타나기는 하지만, 특정 개인의 주장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안산시청 홈페이지 추모사업 의견청취 및 청원 공간에 올라온 게시물(157건)19)을 기준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정리하였다. 분석방법은 언급된 주요 단어 빈도분석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했다. 전체 게시물 가운데 비공개가 된 49개의 게시물은 제목만 사용하였고, 총 11,545개의 단어를 추출했다. 주로 출현하는 단어는 Table 3에서 분석된 것처럼 ‘추모공원/4·16생명안전공원 318개, 화랑유원지 276개, 합동분향소 43개, 납골당·봉안시설·묘지 248개, 반대/불가/잘못 165개’ 등이 나타났다. 추모공원을 납골당이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혐오시설로 인지하면서, 화랑유원지가 아닌 다른 곳에 조성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었다. 대부분의 글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에게는 애도를 표하지만, 화랑유원지에 납골당을 설치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공통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화랑유원지는 안산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녹지 휴양공간인데, 추모공원 조성이 조성되면 죽음의 공간, 슬픔의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설치되어 있던 합동분향소로 인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상황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참사이후 오토캠핑장 폐쇄, 대규모 문화공연 취소, 가족단위 나들이 감소 등 화랑유원지 방문객이 급격히 줄었고, 슬픔의 분위가 드리워져 인근지역이 침체되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이전의 화랑유원지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세월호 관련시설을 이곳에 조성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이 일대가 초지역세권 지역으로 향후 안산의 중심이 될 예정인데, 추모공원 조성이 주변상권 침체 및 집값 하락 등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지원추모위원회4)에서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심의를 하면서 “봉안시설은 일반인 이용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지하화 등 비노출 형태로 건립한다”라고 했다. 화랑유원지가 상징성, 접근성, 이용용이성 때문에 최적의 입지조건이기 때문에, 봉안시설에 대한 부정적 담론을 해소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찬성뿐만 아니라 반대하시는 주민들의 의견이 고려되도록 부정적인 지역사회 담론도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추모공원 관련하여 진행했던 시민지침서 워크숍, 아이디어 공모전, 분야별 전문가 특강, 홈페이지 청원 활동은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주민 및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추모공원에 대한 갈등을 해소하게 하는 공감대 형성 활동이다. 이를 통해 유가족 및 지역주민들이 바라는 추모공원 모습을 알게 되었고, 혐오시설로 인지하며 반대하는 주민들의 생각도 이해했다. 그리고 도입시설과 운영 프로그램 등 이용자 맞춤형 공간구상 및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도 파악했다. 본 연구에서는 담론분석을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유형화하여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식평가 및 향후방향을 도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Figure 3에 나타는 것과 같이 1단계에서는 공론장 담론, 디자인 담론, 전문가 담론, 부정적 담론 등 4가지 관점에 따른 핵심내용을 선정했다. 그리고 2단계는 앞서 분석된 담론들을 세부적으로 해석하여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시사점 및 세부전략을 도출했다. 대중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시설조성,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고 상징화하는 기능 및 역할 정립, 세월호 참사의 가치와 의미 확장성 부여, 갈등해소를 위한 부정적 인식전환이 도출된 내용이다. 각각의 사항별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전략은 2단계 15개 항목으로 작성되어 있다. 마지막 3단계는 제안된 사회적 담론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유형화 분류 작업을 했다. 앞서 분석된 시사점과 세부전략을 그룹화 하고, 이를 개념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4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모두를 위한 생활밀착형 일상문화 확산, 250명 아이들을 위한 기억과 추모의 상징적 장소성 정립, 세월호 참사이후 대두된 생명존중 가치 확산을 위한 자연 생태성 증진,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등이다. 이후 이렇게 분류된 담론의 적정성 및 우선순위 평가를 위하여 전문가 및 지역주민 인식조사를 하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모공원 방향성을 도출했다. 앞서 도출된 세부전략 15개는 3단계에서 유형화된 4가지 범주와 연결되어 전문가 및 지역주민 인식평가를 할 때 세부 평가요소로 활용된다.
Ⅳ. 세월호 추모공원 담론에 대한 인식평가
그간의 과정에서 대두된 사회적 담론들을 주요 이슈별로 유형화하고, 추모공원 조성 기능 및 역할을 설명하는 세부 변수들을 도출했다. 이렇게 형성된 각각의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서 전문가 심층인터뷰(FGI) 및 계층화 분석 방법(AHP)을 수행하여 추모공원에 인식의 우선순위를 설정하였다. 2019년 5월 7일부터 5월 25일까지 시민사회 활동가, 행정 및 공공기관 종사자, 중간지원조직 전문가, 관련분야 교수·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n: CR)이 0.1이하 자료만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AHP 분석결과, 4개 핵심목표 가운데 전문가 집단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항목은 ‘기억과 추모를 위한 장소성 정립(0.551)’이다. 이는 추모공원을 조성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희생된 250명 아이들의 안식처를 마련하여 기억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역사회 문화거점 필요성이 강조된 ‘생활밀착형 일상문화 확산(0.324)’이고, ‘지속가능 자연생태성 증진(0.067)’과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0.058)’순서대로 분석되었다. 4가지 유형화 기준에 따라 하위범주로 세부 기능 및 역할 15개의 변수가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세부 변수를 분석한 결과, 1순위는 「희생된 아이들을 일상 속에서 기억하기(0.3901)」, 2순위는 「아동청소년 문화체험 활동증진 유도(0.1494)」, 3순위는 「문화공간을 통한 지역주민 교류확대 도모(0.1231)」인데, 이는 세월호 추모공원이 희생된 아이들과 유가족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 특히 안산의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반영되었다. 4순위는 희생된 아이들의 유해가 있는 봉안함을 일반시민들과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일, 명절 등 의미 있는 날에는 「유가족들과 희생된 아이들의 특별한 만남(0.1030)」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순위는 「생태적 감수성 증진 체험학습장」으로 생명존중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추모공원에서 자연생태 공간을 통한 생명의 소중함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 분석되었다. 본 자료는 다음 단계에서 진행될 유가족 및 지역주민 설문조사 분석 결과, 자료와 함께 도심형 추모공원의 새로운 모델과 방향을 제안하는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세월호 추모공원에 대해 유가족과 지역주민 인식평가를 위해서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 일반정보 7개 문항과 전문가 평가에서 분석했던 4개 범주(생활밀착형 일상문화 확산, 기억추모 장소성 정립, 지속가능 자연생태성 증진,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에 15개 세부 문항으로 구성했다. 이 조사는 편의표본추출법으로 피해당사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2019년 11월 18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첫 번째 설문을 했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여 두 번째 설문은 2020년 6월 20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했다20).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사방식을 활용하여 총 467명으로부터 응답을 얻었다. 실증분석은 사회과학 통계 패키지인 SPSS(Ver 21.0)을 사용했다. 안산시 지역주민(391명) 및 유가족(76명)이 참여했으며, 특히 세월호 집중피해지역 와동, 고잔동, 선부동 등 7개동21) 175명 주민들이 참여하여 추모공원 인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파악하였다. 또한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고려하고자, 찬성(373명), 부정 혹은 중립(94명) 의견을 수렴하여 상호간의 다른 생각을 비교 분석했다.
앞서 진행한 전문가 대상 연구결과와 비교하기 위해서 동일한 질문으로 구성했으며, 핵심목표 4가지를 기준으로 세부 기능 및 역할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큰 범주에 대한 평가는 ‘기억추모 장소성 정립(1순위)’, ‘생활밀착형 일상문화 확산(2순위)’, ‘지속가능 자연 생태성 증진(3순위)’,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4순위)’로 나타났다. 전문가 평가와 우선순위는 동일하지만 수치를 보면, 기억추모 장소성 정립(평균값 : 4·16)과 생활밀착형 일상문화 확산(평균값 : 4.12)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비슷한 결과 값이 나왔다. 이는 세월호 추모공원이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추모공원들하고 다르게 경건하고 엄숙함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문화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본다. 15개 세부요소 가운데에서도 가장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이 미래세대 아동청소년들이 꿈을 키워가는 문화체험 기능 마련 (1순위 평균값 : 4.34)이다. 이는 아이들을 숭고한 희생을 통해 우리 사회 남긴 의미를,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 외에는 생명존중과 안전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념비적 상징 공간(2순위 4.30), 세월호 참사기록 및 희생자를 위한 기억전시(3순위 4.28),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공간 조성(4순위 4.25), 복합문화공간을 통한 주민 교류 확대(5순위 4.34)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주변지역 부동산 가치 상승 유발(15순위 2.88), 주변지역 민간투자 및 산업 유치 확대(14순위 3.24) 등 지역경제 활성화 요소들은 중요도가 낮게 평가되었다. 이는 희생자들의 가치를 경제적 논리와 비교해서 평가한다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Table 6의 교차분석 결과에 따르면 추모공원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주변지역 아파트 및 부동산 가치 상승유발에 대해서 긍정적(41%) 입장이다. 이를 통해 부동산 가치상승에 대해서는 추모공원 근거리 주민들과 원거리 주민들의 상반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항목은 표준편차(1.187)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교차분석 결과를 추가로 보면 「세계적 명소화를 통한 관광객 유치」는 유가족들은 긍정적(91%)인데 비하여, 주민들은 보통(24%)와 긍정(68%)이 나타나며 명소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봉안시설을 포함한 추모공원 「250명 아이들을 기억하는 흔적남기기」는 주민들 55%는 필요하다고 분석되는 반면에, 24%는 화랑유원지에 아이들을 기억하는 추모공간 조성에 부정적이고, 66%는 의견을 표현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유가족들과 희생된 아이들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 마련」에 대한 결과에서는 유가족들이 긍정적(87%)인 의견을 많이 주었다. 이는 희생된 아이들의 생일, 명절, 특별한 날 가족들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일반시민들은 부정적 의견(43%)로 나타났는데, 이는 세월호 추모공원이 특정 누구만을 위하기보다는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러한 사항을 좀 더 면밀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Ⅴ.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 방향제안
세월호 추모공원은 250명 아이들의 유해를 보관하는 봉안시설이 있는 장소이다. Table 4와 Table 5의 연구결과에서도 전문가(1위)와 지역주민(4위) 모두「희생된 아이들을 일상 속에서 기억하기」를 추모공원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하다고 했다. 반대하는 이들 또한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에는 공감을 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이 공간을 조성하는 이유이다. Table 5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생명존중과 안전사회를 만들어가는 기념비적 상징성 담기」는 평균값 2위로 중요하게 대두되었다. 떠난 이를 기억하는 공간이지만, 아픔을 성찰하는 장소성이 강조된 것이다. 세월호 추모공원에 대해서 가장 높게 요구되는 사항은 「미래세대 아동청소년들 이 꿈을 키워가는 문화체험 기능 마련(전문가 2위, 지역주민 1위)」과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민 교류 확대 및 유대감 강화(전문가 3위, 지역주민 5위)」이다.
연구결과에 나타나듯이 안산의 미래세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문화적 콘텐츠가 풍부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복합문화공간이 되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문화 활동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이 제대로 작동될 때 주민들 상호간의 교류협력을 유도하여 사회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 본래 공원은 열린 공간으로 차별 없이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문화공간이다. 하지만 세월호 추모공원은 봉안시설로 인해서 특별한 공원이 되었다. 하지만 경건하고 엄숙한 공원이 되는 것은 유가족들도 원하지 않는다. 이곳은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마음이 중심이 되지만, 아픔과 슬픔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와 함께 하는 문화체험, 세대가 어울리는 주민교류 활동이 있는 공공공간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적 콘텐츠가 댜앙한 공원이 되어야지, 비로소 희생된 아이들과 시민들이 만나는 일상에서 기억하는 공간이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다.
Table 6의 교차분석 결과에 따르면, 추모공원 주민들이 생각하는 「주변지역 아파트 및 부동산 가치 상승 유발」인근지역 7개동 주민은 긍정 41%와 그 외의 지역주민은 긍정 30%으로 나타났다. 추모공원에 반대하는 주민이 주로 인근지역에 거주한다는 것으로 볼 때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반대하는 주민들도 추모공원으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유가족 91%와 일반시민 68% 모두가 「세계적 명소화를 통한 도시브랜드 확립 및 관광객 유발」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특정한 누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Table 4 전문가 평가에서 나타나는데, 「주변 아파트 및 부동산 가치 상승유발(8위)」과 「인근 상업시설 골목경제 활성화(10위)」는 상대적으로 다른 경제적 요인들 보다 높게 분석되었다. 또한 화랑유원지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능에 확장성을 부여하는 것도 추모공원의 역할이다.
이렇듯 세월호 추모공원은 공간 하나를 조성한다는 것을 넘어서 지역사회 활성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추모공원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다수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은 지역경제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방문하는 사람들이 공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골목상권을 활성화 시키는데 기여하는 방안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원을 통해 방문객의 소비를 유도하고, 이는 주변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기반을 추모공원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
봉안시설을 포함하는 메모리얼파크 이슈는 공원이 만들어지고 콘텐츠 중심 운영이 정착화 될 때까지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Table 3 부정적 담론에 나타나는 것처럼 납골당, 묘지, 분향소 등 주민들이 인지하는 혐오시설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것에 대해서는 Table 5 분석결과 4위에 나타나듯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봉안시설이 화랑유원지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인근지역 주민들에게는 이견이 있는 것이다. 4·16추모공원은 앞서 제안된 복합문화공간과 지역혁신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과 더불어, 이러한 기능 및 역할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관점에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일부 주민들만의 담론이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경우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에서 도출된 추모공원에 바라는 긍정적 모습이 잘 반영된 설계안이 선정되는 것이 중요하고, 공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지속적인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 과정을 통해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좀 더 경청하고, 그들이 이유와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하면서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의 개념을 이해시키고, 기대감을 가지게 해야 한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특별한 날에 특정인들만이 기억하는 공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유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Ⅵ. 결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을 기억하는 메모리얼파크 조성방향을 제안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위하여 지역사회 차원에서 논의되었던 담론을 분석하여 핵심목표 4개, 기능 및 역할 15개의 항목을 도출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AHP분석으로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또한 유가족과 지역주민 대상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을 파악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세월호 추모공원은 도심 속 봉안시설을 포함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특정인들만, 특별한 날, 특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asserman(1998)은 추모공간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미래세대에게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본 연구에서는 세월호 추모공원이 희생된 아이들을 일상 속에서 기억하는 것과 더불어 시민을 위한 휴식, 문화, 여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문화적 가치 창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추모공간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지역사회는 요구하고 있다. On(2020)은 2050년 미래 공원의 모습을 상상하며, “공원의 기능에 해를 주지 않는다면 집 근처 자주 가는 공원에 분골을 가져오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곳, 자주 가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잘 기억할 수 있다.”하고 하며,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가는 공원의 모습을 제안했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잘 만들어진 공원은 주변지역의 이미지 개선, 도시의 변화를 일으키며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차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세월호 추모공원을 통해 상처와 아픔의 도시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넘어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도심형 메모리얼 파크의 방향성을 마련하고, 모두를 위한 추모공원의 기능 및 역할을 도출했다. 하지만 아직 설계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실제로 공간을 운영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론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많은 사항들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도 한계이다. 향후 공원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에 도입시설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용자들의 만족도 인식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본 연구의 내용은 세월호 추모공원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는 의의가 있다고 보며, 설계지침서 작성에 참고가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