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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자생식물로 조성한 해외 한국정원 연구 - Das Dritte Land(제3의 자연)를 사례로 -

서자유 1
Jayoo Seo 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박사후연구원
1Postdoctoral Researche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 Das Dritte Land는 작가(한석현, 김승회)와 기획자(금아트프로젝트)에 귀속된 예술작품이며, 저자는 식물자원 조사와 식재계획에 참여하였습니다. 자료를 제공해주신 작가님과 기획자님께 감사드립니다.

Corresponding author: Jayoo Seo, Postdoctoral Researche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Seoul 02504, Korea, Tel.: +82-10-9246-9221, E-mail: liberty46@hanmail.net

© Copyright 2021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26, 2021; Revised: Jun 13, 2021; Accepted: Jun 18, 2021

Published Online: Aug 31, 2021

국문초록

이 연구는 독일 베를린에 조성된 예술정원 작품인 「Das Dritte Land(제3의 자연)」를 사례로 한반도 자생식물을 이용한 해외에 정원을 조성하는 기법을 고찰한 연구이다. 한국의 정원 작가들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고, 한국정원의 세계화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원가가 활동력을 넓혀갈 수 있는 현실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한반도 자생식물의 활용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작품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인왕제색도를 모티브로 우리나라의 산수화적 풍경을 구현하고자 백두대간의 지리적 형태를 검은 기암괴석으로 재현하고, 한반도의 자생화를 베를린으로 가져가 정원을 조성했다. 분단 이후 통합될 수 없는 한반도에 생물군들이 어우러져 만개하는 초현실적 바이오톱(biotope) 유토피아(utopia)이다.

본 연구는 남과 북의 화합과 어우러짐의 상징 주체인 한반도의 자생화를 대상으로, 식물 조사 분석, 운반 및 안정화, 식재계획, 조성, 모니터링의 일련의 과정을 고찰하였다. 한반도 자생식물이 해외의 정원에서 해석되는 의미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메시지로 작용하였다. 독일의 분단 경계지에서 한반도의 어린식물이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고 씨앗이 번져가는 과정은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정원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들은 남북의 문화적인 대화와 소통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해외에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식물 연구 기관의 협조가 식물의 이송과 생명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과 한국정원가의 해외 진출은 우리나라 정원 문화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techniques of creating gardens overseas using native plants from the Korean peninsula, focusing on the case of 'Das Dritte Land', an art garden created in Berlin, Germany. While Korean garden artists are recognized worldwide and are planning to globalize Korean garden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share information so that Korean gardeners can expand their activities and rediscover the utilization and value of plants native to the Korean peninsula.

The work began as part of a project to mark the 30th anniversary of the collapse of the Berlin Wall. To realize the landscape of Korea with the motif of Inwang Jesaekdo, the geographical shape of the Baekdu-Daegan trail was reproduced with black stone, and the naturalization of Korean peninsula species was utilized in the creation of a garden Berlin. It is a surreal bio-top utopia that blooms with the bio-groups of the Korean peninsula. This study examined the process of plant survey analysis, transportation and stabilization, planting planning, composition and monitoring, and targeting the self-growth of the Korean peninsula, which is a symbol of harmony between the South and the North. The planting of Korea's native plants in overseas gardens symbolizes the uniting of the ecosystems on the Korean peninsula. The process of the Korean peninsula's young plants taking root, flowering, and spreading along Germany's previously divided border metaphorically conveys the desire for the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ddition, various art programs in the garden space suggest a foundation for cultural dialogue and communication between the two Koreas. Moreover, creating gardens overseas implies that the cooperation of plant research institutes plays an important role in the transfer of plants and the maintenance of life, while the advancement of Korean gardens overseas plays an essential role in the spread of garden culture in our country.

Keywords: 예술정원; 백두대간; 한국성 재해석; 남북 교류; 정원조성
Keywords: Art Garden; Baekdu-Daegan Trail; Reinterpretation of Koreanism; Exchange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Gardening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한국 문화가 가진 역량은 강화되고 있다. 조경계도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에서도 한국 작가와 한국정원이 좋은 성과를 알려오고 있다. 2022년에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총회가 광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라서 국제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국 조경의 세계화를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조경학회 25대 회장 조경진은 ‘한국의 조경 알리기’를 위한 실천 사업으로 한국조경의 역사를 정리하고, 젊은 조경인들의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다(www.latimes.kr, 2021-03-09). 이 밖에도 전문가 그룹의 국제 교류 확대, 국내 작가와 작품의 홍보는 필수로 동반되어야 할 과제이다(www.lak.co.kr, 2021-03-18).

우리나라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기념해 해외에 처음으로 한국정원을 조성하였고, 그 역사가 50년이 넘었다. 해외에 조성하는 한국정원은 우리 문화의 실체이자 정체성의 공간적 표현 요소다. 2010년대부터 해외의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우리나라 작가들이 수상하는 쾌거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인의 내면에 담긴 공간 정체성으로 세계인들과 교감하고 있다. 황지혜 작가의 ‘DMZ 금지된 화원(2012)’은 전통적인 상징에서 벗어나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DMZ의 자연의 재생력과 치유, 회복을 표현하였다(www.latimes.kr, 2012-05-24). 이는 개인 작가들의 주제와 표현이 다양해진 것도 있지만,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나 무엇이 한국정원인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현대 개인작가의 정원은 정원의 양식, 규모, 식재 수목 및 초화류, 수경시설, 조각물 및 첨경물 등이 과거에 비해 다양성이 증가하고, 정원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성 회복과 가족 친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Kim, 2020). 정원박람회의 초기 형태는 주로 화훼생산물 위주의 원예적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으나, 점차 정원과 예술을 접목한 영역으로 확대되어 왔다(Yoon, 2009). 이는 관의 주도로 조성된 해외의 한국정원들은 대부분 조선의 궁궐조경을 재현하는 방식의 전통정원이 주를 이루었지만, 개인 작가들이 조성한 한국정원들은 주제와 표현이 다양해진 것을 보여준다. 외국도시에 조성되는 한국정원 및 공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이미지와 문화를 널리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

2.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한국의 정원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원가가 국제사회를 무대로 활동력을 넓혀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 공유가 필요하며, 작가의 개인 활동을 넘어 한국 조경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자원 연구의 중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 정원박람회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도시개발 및 환경계획과 접목하여 정원과 환경을 문화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고 있으며,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문화, 환경, 지역 경제 등 환경문화산업 등 전반적인 지역문화 정책 사업의 일환으로 발전되어 지역사회와 경제, 문화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Yoon, 2009).

과거 정원에서의 기능과 형태의 관계는 객관적인 사실로서 고정된 단일구조로 나타났으나, 현대의 정원들은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하며, 개방되어 혼성되는 경향과 다른 주제의 개입 등 전통적인 내용이나 형식을 벗어나 복합된 구조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전의 다분히 기능, 과학, 개인의 취향에 영향을 받았던 정원에 시대적인 예술 현상의 수용과 새로운 정원에 대한 시도로 정원의 예술성이 부각되고 있다(Park, 2011). 이는 결국, 한국정원의 현대적 해석의 문제에 있어 대상(object), 매체(media), 표현하는 방법(manner)의 문제가 주요한 쟁점임을 나타낸다(Davis, 1996; Shin, 2015. 재인용).

한국의 조경과 건축 분야에서는 녹지 공간은 대형 공원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법적 녹지를 위한 표현이 중요하게 인식되었으나, 점차 도시재생 사업 및 한 평 공원 등과 같은 소규모 정원들의 중요성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에 맞춰 개인 작가들의 역할이 많아졌다. 이들은 한국적 경관에 어울리는 정원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조경 분야뿐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표현이 강한 미술 분야에서 정원을 조성하는 사례들이 많아진 영향도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본 연구는 작가의 독창적인 재해석에 의한 현대 한국적 정원이 표현되는 예술 정원으로 조성한 Das Dritte Land 사례를 통해 한국정원 조성에 관한 지식정보를 공유하려 한다. 또한 Das Dritte Land에 식재된 한반도 자생식물들은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지를 식물 선정과정과 해외 이송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정원문화에 있어 현대 한국적 정원의 기여와 한반도 자생식물의 해외 조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선행 연구 고찰

한국정원이 해외에 조성된 역사는 오래전에 시작되었으나, 이와 관련한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다. 한국정원 현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진출 확대를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Korea Landscape Architecture Association과 Korea Forest Service(2015)의 ‘해외 한국정원 조성현황 및 관리방안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해외의 한국정원을 전수 조사하였다. 해외 한국정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K-Garden의 홍보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또한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해외 한국정원 조성에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유사한 연구로 Jung(2010)은 외국 도시에 조성되는 한국정원의 전통성 증진방안으로 해당 국가의 관련 법규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통관 문제 등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사후 유지관리를 위한 협약의 필요성도 언급하였다. 한국 전통성이 시대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 전통정원을 외국 도시에 조성한다고 했을 때 유지관리 측면까지도 계획단계부터 협약서에 명시하여 관리할 것을 제안하였다. Park et al.(2013)은 해외에 조성된 한국 전통정원을 모니터링하여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전통의 단순한 재현이 대중의 보편성과 시대성이 결여되고, 점경물 위주의 편집된 디자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지적하였다. Hwang(2014)도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의 구성요소에 관한 연구에서 한국정원의 구성요소를 수경요소, 지형요소, 건축요소, 점경물로 유형화한 뒤 출현 빈도와 디자인 원형을 정리하였다. Kwon et al.(2013)은 한국 전통정원이 해외에 보급되고 활성화하기 위하여 계획 및 설계의 지침을 마련하였다. 한국 전통정원의 공간 유형을 전시형, 정원형, 공원형으로 나누고,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제시하였다.

개별 사례를 중심으로 한 연구로는 타슈켄트와 베를린에 조성된 정원 사례를 살핀 연구가 있다. Shin(2015)은 타슈켄트 서울공원 설계 과정에 구현된 한국정원 설계 요소를 고찰하였는데, 한국정원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하였다. 한국성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현지인들인 고려인들과 한국을 연결하는 요소로 재해석하였다. 외국에 조성된 한국정원과 공원들이 대부분 조선시대에 초점을 맞추어 재현했던 한계를 벗어나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르고 있는 고려인들을 생각하여 옛 고려의 문화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한 것에 다른 사례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의 전통성을 드러내며, 고려인과 이방인들에게 한국문화의 독창적인 공간구조와 서정적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현지 특징과 고려시대 정원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보편적으로 느끼는 조선시대 정원문화를 결합하여 한국성을 재해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Yoon(2018)는 현지의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국정원에 대한 인지성, 정원의 선호 요소, 인근 중국 및 일본의 전통정원과의 인식 차이를 분석하였다. 한국정원에 대한 인식은 주 출입구에 위치한 까닭에 중국․일본정원보다 잘 알려져 있으나, 차별되는 특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선호하는 시설로는 수경관으로 나타났으며, 동양 정원이 가지는 양식적 차별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

식물의 사용에 주목한 연구도 있는데, Jung and Choi(2021)는 천만 국가정원 내 작가 정원의 식재 사례분석을 통해 정원식재설계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수종은 작가의 의도뿐 아니라, 물리적․생태적 조건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선정해야 정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초본류를 적극 식재하여 목본 중심의 식재 관행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Shon(2012)은 한국정원이 전통적으로 목본식물 위주의 정원으로 조성되어 왔기 때문에 초본식물에 대한 선정기준 자료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고찰한 결과, 해외에 조성되는 한국정원에 관한 연구는 전통정원을 조형화하는 주제, 다른 장소․사건․주제를 포함하며, 전통정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주제로 구분된다. 모든 연구에서 한국정원이 외교적 첨병 역할을 하므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를 알리는 문화적 기호로서 한국정원이 전통정원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은 연구자의 인식 개선과 연구의 확대가 필요함을 나타낸다.

또한 해외에 조성되는 한국정원의 식재는 반․출입에 있어 해당 국가의 관련 법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며, 통관 문제 등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제도적 재정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식재 디자인에 있어서도 목본 중심의 식재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을 알 수 있다.

2. 선행 사례 고찰

선행 사례 고찰은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과 국제정원박람회 수상작을 조사하였다. Korea Landscape Architecture Association(2015) 연구에 따르면 해외에 계획된 한국정원은 41개소(조성 39개소, 미조성 2개소)로 나타났다(Table 1 참조). 정원의 주제와 표현방식의 변화를 연대별로 살펴보았다. 한국 정원디자인의 형식은 조선시대의 전통정원의 요소, 대표적 전통 상징물이 대부분이었으며, 조성 동기로는 타국과의 우호관계(friendship), 문화교류(cultural exchange), 행사의 기념(commemorate), 그리고 기억의 장소(memorial) 조성으로 나타났다. 외국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들은 단지 명목상의 협력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여 단발성의 행사보다는 해당 도시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사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정원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각국 독자적인 전통정원을 외국 도시에 조성하는 것이다(Jung, 2010). 이러한 이유로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도한 사례가 많았으며, 이중 한국 식물을 위주로 조성된 공원은 1980년에 미국에 조성된 Korean Hillside, 2011년에 조성된 Korean Garden in American University가 있다.

Table 1. List of Korean gardens abroad (compiled by the author based on the data of Korea Landscape Architecture Association(2015))
Year Title Subject Elements Area Year Title Subject Elements Area
1952 The International Peace Gardens, Korea Garden W K-garden US 2005 Korean Garden C K-garden Germany
1968 Korean Garden F K-pavilion Mexico 2006 Seoul Park C K-garden Germany
1973 Korean Garden F Seokgatap Turkey 2011 Hamel Memorial Garden M - Netherlands
1980 Korean Hillside - Korean plants US 2011 The Garden of Pine Island C K-garden France
1986 Korean Garden C K-garden Saudi Arabia 2011 Korean Garden in American University M Korean plants, Dolhareubang US
1990 Korean Garden C K-garden Japan 2011 Kore-Paraguay Friendship Forest F K-pavilion, Temple Bell Paraguay
1994 Korean Garden F K-garden Japan 2011 Dynamic Busan Garden E K-garden, playground China
1998 Seoul Garden E K-garden Egypt 2011 Sunheon Pavilion E K-garden China
1999 Daejeon Garden F K-garden US 2011 Korean Garden E K-garden Thailand
2001 Dr. Lee Tae Joon Memorial Park M K-garden Mongolia 2012 Korea-Argentine Friendship Tower C Dabotap Argentina
2002 Queen Hur Memorial Park M Monument India 2012 Korean Bell Garden - K-garden US
2002 Seoul Street E K-garden Mongolia 2012 Korean Garden C K-garden Ukraine
2002 Seoul Park C K-garden France 2013 Norwegian-Korean Cultural Center - K-garden Norway
2002 Korean Garden F K-garden Japan 2013 Suncheon Dongsan E K-garden France
2003 Korean Garden I K-garden US 2013 Korean Garden E Shelter Korean plants France
2003 Seoul Garden C - Iran 2013 Seoul Forest F K-garden Uzbekistan
2004 Korean Belfry C Korean belfry Japan 2014 Gunsan Seounyuwon F K-garden China
2005 Busan Garden E K-garden Japan 2014 Korea - Panama Friendship Tower And Garden F Dabotap Panama
2005 Haedong Gyeonggiwon E K-garden China 2015 Korean Garden E Hangul sculpture China

* Subject: C;Commemoration, E;Exchange, F;Friendship, I;Immigrant, M;Memorial, W;World peace.

* Elements: K-garden;Korean Traditional Garden, K-pavilion; Korean Traditional Pavi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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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원 박람회 수상작은 조경 정보지인 ‘Landscape Architecture Korea(환경과 조경, https://www.lak.co.kr)’, ‘Landscape Times(한국조경신문, https://www.lak.co.kr)’에서 2010년 이후 수상한 작품을 조사하였다. 2011년 황지혜 작가가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수상한 이후 2020년까지 총 12건의 작품이 수상하였다(Table 2 참조). 국제정원박람회 수상작이 늘어가면서 우리나라 정원문화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은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먼저 정원 설계가를 ‘작가’라 칭하게 되었고, 유명작가가 생겨났다. 작가는 창의적 사고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과물 또한 다양한 주제와 디자인으로 나타난다. 종전의 전통을 재현한 형태적 한계를 벗어나 디자인의 주제와 표현방식도 다양해졌다. 더불어 국내에도 지자체 단위의 국제정원 박람회가 활성화되었다. 아쉬운 점은 선례의 정보를 공유하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설계형 연구와 사례연구의 확대를 통해 한국정원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저변확대가 필요하다.

Table 2. Prize-winners of International Garden Fairs Abroad
Name Gardner Works Price
2011 Chelsea Flower Show, U.K. Hwang Jihye Hae Woo So: Emptying Your Mind-Traditional Korean Toilet Best Aqward & Gold (Artison garden sector)
2012 Chelsea Flower Show, U.K. Hwang Jihye 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 Gold (Show garden sector)
Expo 2016 Antalya, Turkey Sunchonsi Korean Green City Award
2016 Chelsea Flower Show, U.K. Hwang Hyejeong The LG Smart Garden Silver Gilt medal
2017 Shanghai International Flower Show, China Kwon Hyeokmun, Rho Minyeong Goyangsi Garden-Lyrical Life Grand Prize
2017 De Chaumont International Garden Festival, France Park Seonghye, Min Byeongeun The Power of Witches The Prize, Palette and Harmony of Plants
2018 World Flower Garden Show, Japan Choi Jaehyeok, Kim Wonhui A Little Journey Best Design Award
2018 Chelsea Flower Show, U.K. Hwang Hyejeong Eco-City Garden Silver Gilt medal
2018 Shanghai International Flower Show, China Samsung C&T When it rains, flowers rise Grand Prize (Indoor garden sector)
2018 Flower Show Cardiff, U.K. Sin Myeongja The Reflection in the Past Garden Bronze
Expo 2019 Beijing China Sunchonsi Korean Garden Gold
2020 Shanghai International Flower Show, China Chollipo Arboretum Foundation Blackgarden(흑화원) Gold
2020 Shanghai International Flower Show, China Chollipo Arboretum Foundation Learning the New by Learning the Old(온고지신)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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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의 차별성

앞서 살핀 연구 및 사례를 통해 한국정원의 가치와 한계를 알 수 있다. 한국의 정원을 해외에 조성할 때 우리의 정체성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찾기 위한 고민의 과정은 가치 있는 작업이다. 선행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정체성 찾기는 조선 전기 정원 양식에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연구는 전통정원의 재현방식을 넘어서서 현대식 한국정원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기법을 모색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Das Dritte Land 작품은 전통적인 재현방식을 넘어서, 한국의 관념적 이상향과 현시점의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식물의 식재를 단순히 정원을 조성하는 방법을 넘어 남북한 교류를 위한 실천과정에서 세계적 문제를 어우르고 있는 표현 수단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이 연구에서는 Das Dritte Land의 정원을 조성하는 주제와 형식을 살펴보고, 자생식물의 조사와 조성 방법 등 정원설계의 핵심 프로세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Ⅲ. Das Dritte Land 주제와 프로세스

1. 대상지 현황

분단이라는 동일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독일은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동시에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 베를린 장벽이 사라진 30주년을 맞이한 2019년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중요성을 독일, 남과 북이 함께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다시 각인할 수 있는 뜻깊은 해였다. Das Dritte Land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하여 세인트 마테우스 문화재단(Foundation St. Matthäuskirche)과 비지트 베를린(Visit Berlin)이 공동으로 진행한「Umbrüche(변혁)」기획의 한 부분으로 금아트프로젝트(Keumartproject)가 기획하고, 한석현, 김승회 작가가 만든 공공예술정원 프로젝트이다. 베를린시의 문화중심지인 쿨투어포럼(Kulturforum)에 자연의 생명력으로 하나가 된 한반도의 모습을 담은 백두대간 정원을 제안하였다. 최근에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에서 주목받아 독일 통일상 문화부분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한국정원으로 주목받았다.

예술정원의 위치는 세인트 마테우스 교회(St. Matthäuskirche), 국립미술관이 운집해 있는 쿨투어포럼(Kulturforum)과 베를린 필하모니(Berliner Philharmonie)가 둘러싸여 있는 마테이키르히 플라츠(Matthäikirch Platz)의 잔디밭(약 1,300m2)에 조성되어 있다. 마테이키르히 플라츠는 1961년 동서베를린을 가로지르는 베를린 장벽이 세워졌던 포츠다머 플라츠(Postsdamer Platz)1)와 근접한 곳으로 장소의 기억을 공유한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며 마테이키르히 플라츠를 중심으로 구성된 쿨투어포럼은 현대예술의 중심지인 베를린 중에서도 예술의 성지로 유럽의 서구문화를 대표하는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다(Figure 1,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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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Site analysis Sorce: Keumart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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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Site view Source: Keumart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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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시 문화국과 베를린 공원관리청으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아 2019년에 2020년 5월까지 한시적 설치를 허가받아 2019년 5월 24일 조성되었다. 현재 2차례의 기간연장으로 2022년 3월까지 지금의 장소에서 볼 수 있으며, 영구 설치를 위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2. Das Dritte Land(제3의 자연) 주제
1) 정원 디자인의 주제와 형식

정원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근간으로 우리나라의 산수화적 풍경을 구현했다. 백두대간의 지리적 형태를 돌과 흙을 이용하여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하며, 남과 북을 잇는 백두대간 산맥을 중심으로 자라나는 남쪽과 북쪽의 자생화를 베를린으로 가져가 정원을 조성했다. 막 비가 갠 인왕산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영감을 받아, 정치적 역동 속에서 희망을 품은 한반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계절별로 남북의 초목이 만개하며, 경계가 허물어진 한반도의 산수와 초목이 어우러진 유토피아적, 몽환적 풍경을 묘사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통일은 유토피아(utopia)적 역설과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아득하고 희미한 목표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북쪽의 백두산, 두류산, 금강산, 설악산, 속리산을 거쳐 남쪽의 지리산을 잇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이자 한반도의 산과 골짜기, 호수와 강을 아우르는 백두대간(길이 약 1,470km)을 그 모티브로 한다.

백두대간은 지질구조에 기반한 산맥 체계와는 달리 지표 분수계 중심으로 산의 흐름을 파악하고, 인간의 생활권 형성에 미친 영향을 고려한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지리인식체계이다. 그뿐 아니라, 남과 북을 잇는 주축이며, 자연생태계의 핵심 축을 이루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한반도의 인문 사회, 전통, 자연생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Figure 3,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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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Inwang Jesaek Do by Jeong Seon(겸재정선의 인왕재색도) Source: Korea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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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Modeling for Das Dritte Land Source: Keumart 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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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원 식재의 내용과 형식

정원식재는 남과 북의 생태계가 어우러지고, 자연의 생태계속에 자연과 인공, 현대예술과 조경의 경계가 사라지는 탈장르적 공간을 제안하였다. 두 작가는 경계를 넘어 자라나는 자연 생태계의 강한 생명력과 그 치유적 자생력으로 식물을 식재하였다. 분단 이후 통합될 수 없었던 한반도의 생물군들이 어우러져 만개하는 초현실적 바이오톱(biotope)을 조성하여 남과 북한이 겪고 있는 미묘한 갈등의 현실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초기 식물 선정에 있어 작품의 주제에 적합하고, 시각적 이미지에 적합한 기준을 설정하였다. 백두대간을 수묵화적 인상을 그려야 해서 작가들은 검은색 현무암(basalt)과 흰색 꽃이 피는 식물을 주재료로 선정하였다. 남한과 북한의 대표적인 초본류 식재들은 축소된 백두대간의 진경산수화적 기법을 연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또한, 남과 북을 상징할 수 있는 6개의 산을 상징할 수 있는 식물들을 조사하여 식물들의 상징적 의미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해당 대상지는 잔디가 식재된 다목적 광장인 공원부지였으며, 사용 허가 시 설치되는 구조물의 높이를 1m 이하로 해야 한다는 제한사항이 있었다. 따라서 식재 선정의 기준은 높이 1m 이내의 하얀 꽃이 피는 다년생 초본류로 한반도 자생종을 선정하였다.

3. Das Dritte Land(제3의 자연)의 프로세스
1) 베를린 현지 프로세스

이 작품은 남북의 식물이 베를린에서 함께 자라기를 기원하는 기획자와 작가들의 염원을 시작으로 전 세계인들의 참여와 남북의 평화를 성원하는 많은 이들의 사회적 참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작품 계획 당시 부족한 예산으로 무산될 수 있었지만, 기획 단계에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을 통해 전 세계 160명이 기부금 32,700유로를 모금하여 정원의 조성에 필요한 최소 금액을 확보하였다(Figure 5 참조). 또한 계획 당시 한반도와 다른 기후조건을 갖은 대상지의 여건을 고려하여 식물을 현지에 적응시키기 위한 과정과 베를린 내 수입 가능한 식물 리스트 체크를 위해 베를린 보타닉 가든(Berlin Botanischer Garten und Botanisches Museum)의 자문과 협조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한반도 자생식물 조사와 해외 이송에 관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자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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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Crowd funding through WEMAKEIT Source: Keumart 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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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북식물교류를 위한 프로세스

자연의 생명력으로 하나가 된 한반도의 모습을 담은 백두대간 정원을 위해서는 북한 식물학자의 교류와 북한식물의 확보가 필수요건이었다. 기획자와 작가는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베를린 보타닉 가든, 그리고 조선중앙식물원과의 교류를 통해 남과 북, 베를린의 식물학자들과 공동으로 정원설계를 위한 남북 초목 리스트를 제작하고자 하였다. 베를린 보타닉 가든과 한스 자이델 재단(Hanns Seidel Foundation)의 협력으로 베를린 북한대사관과 미팅했다2). 1차 식물 목록을 조선중앙식물원 측에 제시하면서, 북의 대표적인 식물을 조선중앙식물원으로부터 제안을 요청하였고, 공동으로 선정한 식물을 베를린에 심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적 프로세스로 제안하였다. 북한대사관은 조선중앙식물원과 대등한 남쪽의 대표적 기관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요청했으며, 공식 연락망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조선중앙식물원으로 연락이 닿도록 제안하였다. 4․27 남북 판문점 선언 이래로 남북의 문화예술교류 가능성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보이었으나, 2019년 베트남에서 열린 제2차 북미회담의 영향으로 남북관계가 급변하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연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식물 선정 계획이 변경되었다.

3) 지속가능한 정원 프로그램

정원 개장 후에 금아트프로젝트는 이곳에서 한반도 분단 현실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분단과 경계, 유토피아를 주제로 다양한 작가들의 예술적 시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무대로서 정원을 활용하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오프닝 자선공연을 시작으로 정관 스님의 화합의 만찬, 한국, 영국, 이탈리아, 포르투갈, 독일, 일본 등 6개국 예술가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베를린 자유대학 한국학과(Koreanistik, Freie Universität Berlin)와 6․25 역사 심포지엄 개최로 독일에서 한국학의 관심을 키워가며 학술의 장으로도 활용했다. 현재도 후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식물의 모니터링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씨앗 수집과 활용, 이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모니터링과 기록화는 양국의 언어로 제작되어 한반도 자생식물의 연구 기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Figure 6 참조). 작가들은 이후 식물의 씨앗을 수확한 것과 식물 도안 작업을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의 리워드로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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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Program and monitoring of plants source: Keumart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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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자생식물의 조사 및 식재과정

1. 작품의 식재 계획과 안정화 과정
1) 1차 식물선정 과정과 식재계획

1차 식물선정은 작품의 주제와 형식에 맞게 흰색 꽃이 피는 남북의 자생화를 선정하였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http://www.nature.go.kr)과 국가 생물종 목록집 북한지역 관속식물(Ministry of Environment, 2018),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제공한 한반도 수목 리스트에서 적합한 식물 446종을 선별하였다. 식물의 분포 지역을 판별하는 과정에서「우리 꽃 백가지(Kim, 1993)」, 북한 식물도감인 「조선식물원색도감(Lim, 2000)」, 백두산약용식물(Choi et al., 2018)」, 유네스코 생물자료집「Biodiversity of Mt. Kumgang(Unesco, 2003)」을 기준으로 하였다.(Figure 7. 참조) 2차 선정과정으로 베를린의 환경에 따른 생육 적합성과 국내 수급 용이성에 따른 추천 수종을 선별하였다. 또한 수출 검역 대상 및 방법과 독일의 수입 불가 수종을 남한식물 37종과 북한식물 25종을 총 62종의 리스트로 선별하였다. 북한식물의 협조가 무산되는 관계로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확보가 가능한 남한 식물 23종과 북한식물 14종으로 37종 1,521본을 선정하였으며, 가침박달나무, 개쉬땅나무 등 목본 2종을 포함하였다(Table 3, Figure 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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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North Korean botanical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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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First plants plan and site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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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3. List of plants for Das Dritte Land
No. Name Scientific names Qty. No. Name Scientific names Qty.
1 Two-leaf beadruby, 두루미꽃 Maianthemum bifolium (L.) F. W. Schmidt 50 20 Common bluebead lily, 나도옥잠화 Clintonia udensis Trautv. & C. A. Mey. 31
2 Arctic starflower, 기생꽃 Trientalis europaea var. arctica (Fisch.) Ledeb. 33 21 Maple-leaf ainsliaea, 단풍취 Ainsliaea acerifolia Sch. Bip. 34
3 Amur anemone, 들바람꽃 Anemone amurensis (Korsh.) Kom. 75 22 Catchfly, 장구채 Silene firma Siebold & Zucc. 38
4 Whitish gentian, 산용담 Gentiana algida Pall. 37 23 Siberian columbine meadow-rue, 꿩의다리 Thalictrum aquilegifolium var. sibiricum Regel & Tiling 43
5 Creeping catchfly, 오랑캐장구채 Silene repens Patrin 36 24 Kamchatka pleurospermum, 왜우산풀 Pleurospermum camtschaticum Hoffm. 30
6 Slender mountain sandwort, 관모개미자리 Arenaria capillaris Poir. 10 25 Kamchatka goatsbeard, 눈개승마 Aruncusdioicus var. kamtschaticus (Maxim.)H. Hara 114
7 Edible tulip, 산자고 Tulipa edulis (Miq.) Baker 29 26 Eupatorium japonicum Thunb., 서양등골나물 Eupatorium rugosum Houtt. 44
8 Korean edelweiss, 솜다리 Leontopodium coreanum Nakai 3 27 Baical meadow-rue, 바이칼꿩의 다리 Thalictrum baicalense Turcz. 47
9 Wideword Parnassia, 물매화 Parnassia palustris L. 30 28 Asian burnet, 가는오이풀 Sanguisorba tenuifolia Fisch. ex Link 38
10 Asian liverleaf, 노루귀 Hepatica asiatica Nakai 24 29 Common astilboides, 개병풍 Astilboides tabularis (Hemsl.) Engl. 11
11 Maple-leaf mukdenia, 돌단풍 Mukdenia rossii (Oliv.) Koidz. 105 30 White-flower golden lace, 뚝갈 Patrinia villosa (Thunb.) Juss. 13
12 Narcissus anemone, 바람꽃 Anemone narcissiflora L. 30 31 Korean meadowsweet, 터리풀 Filipendula glaberrima (Nakai) Nakai 30
13 Asian white swallow-wort, 민백미꽃 Cynanchum ascyrifolium (Franch. & Sav.) Matsum. 30 32 Gooseneck loosestrife, 큰까치수염 Lysimachia clethroides Duby 45
14 White woodland peony, 백작약 Paeonia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 32 33 Sesel-like libanotis, 방풍 Libanotis seseloides (Fisch. & C. A. Mey. ex Turcz.) Turcz. 53
15 Aging chive, 두메부추 Allium tuberosum Rottler ex Spreng. 33 34 Korean pearl bush, 가침박달 Exochorda serratifolia S. Moore 30
16 East Asian edelweiss, 왜솜다리 Leontopodium japonicum Miq. 5 35 False spiraea, 개쉬땅나무 Sorbaria sorbifolia var. stellipila Maxim. 55
17 Snowparsley, 천궁 Cnidium officinale Makino 54 36 Sweet autumn clematis, 참으아리 Clematis terniflora DC. 45
18 Rush sandwort, 벼룩이울타리 Arenaria juncea M. Bieb 136 37 By-gone ostericum, 강활 Ostericum praeteritum Kitag. 34
19 Discoid-involucre alpine yarrow, 산톱풀 Achillea alpina var. discoidea (Regel) Kitam. 34 Total; 1,521 bunchs of 37 spe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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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물 이동 검역 절차와 안정화 과정

선정된 식물들은 해외 반출을 위한 검역 과정을 거쳤다. 우선 농림축산검역본부(https://www.qia.go.kr)의 수출입 검역 검사신청을 하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수출이 불가한 식물 목록을 주었으며, 수출 가능 식물이라도 육묘장에서 재배되어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하였다. 반입하는 나라마다 소독과 병충해에 대한 부기 사항들이 있어서 독일에 해당하는 소독과 병충해에 대한 시약품의 정보를 제공하였다3). 이후 수출입업체 등록신청을 진행 후 검역신청서를 제출한 뒤 소독이 완료된 식물을 검역받고, 수출식물검역증명서(phytosanitary certificate)를 발급받았다. 수출식물검역증명서에는 화물정보로 포장종류 및 개수, 식별마크, 수출국, 원산지, 운송수단, 도착항, 품명 및 수량과 학명이 명시된다. 또한 부기사항으로 소독날짜, 방법, 약품명과 약품 정보가 포함된다.

세척과 소독을 마친 식물은 뿌리의 토양을 제거한 상태에서 이동시간을 견뎌야 해서 개체별로 수분 유지를 위한 포장을 하고 이동 전까지 냉장 보관하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제시하고, 독일로 이동하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Frankfurt Main Airport)에서 검역을 진행 후4) 베를린(Berlin)으로 이동했다(Figure 9,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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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Process for plants quarantine and packing for transport (Photo: 2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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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Phytosanitary certificate and packing of siberian columbine meadow-rue (Photo : 2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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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도착한 식물들은 2주 동안 베를린 보타닉 가든에서 안정화 과정을 거쳤다. 식물은 토프(torf)와 흙을 1:1로 섞어 포트에 식재하였으며, 햇빛과 그늘이 고루 갖춰진 장소에서 일사량을 조절해 주었다. 이동한 4월 베를린의 기온은 평균 최저 3.8도~최고 13.1도로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있는 한국의 봄 날씨와 비슷해서 식물들이 안정화되기 좋은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솜다리 3개체가 고사하였다. 솜다리는 고산지대 건조한 환경에 사는 식물이기 때문에 방수 포장 팩 안의 과한 습기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식물은 2~4일 뒤부터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2. 식물의 대상지 적응과 작품의 시각적 표현을 위한 식재 계획

2차 식재계획에서 백두산부터 두류산, 금강산, 울산바위, 속리산, 지리산까지 크게 여섯 개의 매스를 형상화한 현무암의 형태에 따라 식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것으로 수정하였다. 식물의 배치는 1차 계획에 맞춰 해당하는 산의 부분에 식재하는 것을 우선시하였으나, 현장의 햇빛과 그늘의 여건, 안개 분사 장치의 수분 공급에 따라 식재계획을 수정하였다. 백두산 부분은 기생꽃 등 13종, 두류산 부분은 오랑캐장구채 등 11종, 금강산 부분은 노루귀 등 12종, 울산바위 부분은 두루미꽃 등 13종, 속리산 부분은 산용담 등 12종, 지리산 부분은 참으아리 등 15종으로 구성하였다.

생육환경은 일조량이 강한 부분과 음지, 안개 분수로 수분 공급이 가능한 부분을 사전에 예측하였는데, 현장 여건에 따라 식재 위치를 수정하였다. 대상지는 일조량이 많아 어린 식물의 활착에 불리한 조건이었기에 미니어처 산이 만드는 음지부에 식재하고, 안개 분사 시설로 고사를 방지하도록 하였다. 안개 분사는 진경산수 묘사를 위한 중요 요소이다(Figure 11 참조). 정원조성은 현지에서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현지의 야노타 푸그만(Janotta Fugmann) 조경건축회사와 협력이 이루어졌다. 조성 과정은 구도 잡기, 암석과 자갈 놓기, 식재 순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암석이 놓일 위치와 형태를 제한된 높이에 맞추어 입체 구도 스케치를 하였다. 현무암은 제주도의 현무암과 달리 가공이 없는 검은색 현무암으로 비쇼프스하임 안 데어 뢴(Bischofsheim in der Rhön) 지역의 채석장(Basaltwerk)에서 가져왔다. 암석 놓기가 마무리된 후 토양을 부어 식재기반을 형성하고, 안개 분사 장치를 설치하였다. 안정화를 거친 식재들을 이동하여 계획에 따라 식재 후 검은색 자갈과 이끼류로 멀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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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2nd planting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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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단계에서 예측한 일조권, 음지, 수분 공급 예측이 현장에서 매우 달리 나타났다. 베를린의 5월은 건조하며 평균 풍속은 14.9km/h로 선선한 바람이 지속해서 부는 편이기에 어린 식물의 증산작용이 증가하여 수분이 매우 많이 필요하였다. 안개 분사된 수분은 쉽게 날아가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였기에 현장에서 관개시설을 추가하였다(Figure 1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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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2. Process used in Das Dritte Land (Photo: 20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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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재과정 종합

식재선정과 계획은 Figure 13의 모식도로 요약된다. 1차 식물리스트는 작품의 주제와 형식에 따라 리서치 위주로 진행되었다. 2차 식물리스트를 위해 대상지 식물 적응환경의 여건과 수출입가능여부,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물들로 검증이 이루어졌다. 또한 운반과정에서 국가 간의 검역방식을 확인하고, 최종식물 리스트가 확보되었다. 이를 통해 1차 식재 계획을 했다. 현지에 도착하여 적응하는 과정과 작품의 형식과 작가의 의도에 따라 식재계획이 변화된다. 그러나 이동 중에 고사한 식물과 개화하지 않은 식물들이 있었으며, 현지의 환경 여건에 의해 고사하는 식물이 발생하였다(Figure 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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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3. Plants desig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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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4. Das dritte land Source: Keumartprojec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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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이 연구는 해외에 조성한 한국정원을 조명한 사례연구이다. 이 연구의 의의는 작품의 주제 측면에서 한반도 자생식물이 갖는 의의와 해외에 조성하는 한국정원의 측면에서 조성과정이 갖는 의의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작품의 주제에서 한반도 자생식물이 갖는 의미의 재발견을 시도하였다. 분단된 한반도의 상황에서 경계와 상관없이 자라는 자생화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메시지로 작용하였다. 역사 속 독일의 분단 경계지에서 한반도의 어린 식물이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고 씨앗이 번져가는 과정은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한국의 정치, 영토적 분단 상황, 전 세계에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경계’와 ‘이방인’의 문제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차원으로 토론하는 소통의 아고라로 잡고자 하였다. 식물의 선정과정에서 한반도 자생식물 남북교류를 통해 정원의 식재계획을 시도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단순히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닌 소통과 협력의 관계를 이끌어 가는 수단으로 식재를 활용한다는 점이 다른 정원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둘째로, 해외에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을 공유하였다. 백두대간 수목원과 베를린 보타닉 가든과 같은 식물 연구 기관의 협조가 식물 이송과 생명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앞으로 연구기관의 역할로서 자문과 임시 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진다면 우리나라 종 확대와 한국정원의 세계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지원 과정에서 정원계획가는 한국과 외국의 기관 교섭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며, 교류의 확산으로 우리나라 정원이 문화 외교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원 조성 후에 이어진 모니터링 과정과 기록작업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중요 연구자료가 되며, 씨앗 수집은 정원의 연속기획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펀딩 리워드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세계 여러 사람에게 한국의 분단현실과 한국의 자연을 알리는 매체가 된다.

이 연구의 대상인 Das Dritte Land는 예술 프로젝트로서 조성된 정원이며, 본 논문은 이 작품의 식물조사와 식재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핵심 목표였던 남과 북의 협력을 이끌기 위해 한스 자이델 재단, 북한대사관과의 협조를 통해 조선중앙식물원과 협업을 시도 중이었으나,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남북관계가 변화해 북한과 직접적인 교류가 되지 못한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금아트프로젝트는 예술정원을 위한 국제심포지엄과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작품의 최종 목적인 식물을 통한 남북교류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조성 이후, 식물의 생육 및 전체 성장에 관한 관점에서 모니터링 내용을 후속 연구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또한, 정원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은 남북의 문화적인 대화와 소통으로 장기적 협력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분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원과 함께 성장해가는 공공예술정원 프로젝트로 향후 또 다른 연구 관점으로 관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정원의 장르를 여는 실험적 사례, 오늘날의 관점에서 한국 정체성의 조경적 표현, 남북한의 생태 연구의 교류 등의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Notes

주 1. 이곳에 통일정이 놓여 있다. 2015년 주독일 한국문화원에서 건립한 것으로 통일정은 창덕궁 낙선재의 상량전을 재현한 한국 정자이다. 과거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있던 곳에 현재까지 분단국인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으로 세워졌다.

주 2. 남북교류협력시스템(https://www.tongtong.go.kr)의 북한주민접촉신고와 허가를 받은 후 진행하였다.

주 3. 농림축산 검역본부가 번식용 식물(T200)의 소독 처리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식물마다의 취약한 병충해가 달라 식물종마다 다양한 소독제와 소독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주 4. 베를린에 인접한 테겔국제공항(Berlin International Airport in Tegel)은 검역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환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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