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커뮤니티가든(Community Garden)은 도심 속에서 공동체가 함께 조성하고 운영하는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가든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협력하여 공간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심 내 녹지공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동시에 공동체 문화가 해체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동체 활동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대안적 공간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또한 환경문제가 심화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생활과 환경 개선을 위한 해결책으로 커뮤니티가든이 주목받고 있다(신명진과 최정민, 2018).
커뮤니티가든은 도시 내 유휴지나 공공공간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함께 작물을 재배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정의된다(Community Gardens Australia, 2025). 이러한 맥락에서 커뮤니티가든은 사람들이 자연과 상호작용하고, 지역 주민과 상호 교류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을 배우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가든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을 넘어 환경 교육, 지역사회의 소통 강화, 그리고 생태계 복원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특히 호주는 커뮤니티가든이 도시 계획 및 공동체 복지의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호주의 커뮤니티가든은 다양한 운영 모델과 활동 사례를 통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발전을 이뤄왔다. 호주에서는 커뮤니티가든이 환경 보호, 사회적 연대, 건강 증진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은 커뮤니티가든의 성공적인 운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Gold Coast City Council, 2024). 국내에서도 정원과 지역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주민이 직접 가꾸는 커뮤니티가든의 필요성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을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골드코스트는 급격한 도시화와 주거 환경의 고밀도화, 녹지 부족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한국의 대도시가 직면한 도시 환경적 과제와 유사하다. 또한 호주는 지방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비영리 단체, 주민 자발적 참여가 결합된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어,「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기초한 한국의 도시농업 정책과 비교, 분석하기에 적합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커뮤니티가든이 주로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기반해 발달한 반면, 호주의 사례는 최근 수십 년간 제도화 및 정책화 과정을 거치며 도시계획 차원에서 정착되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교하기 용이하다. 동시에 골드코스트는 다문화 사회로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커뮤니티가든을 매개로 사회적 유대와 통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골드코스트 커뮤니티가든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한국 도시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타당하며, 연구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본 연구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의 사례를 분석하여 커뮤니티가든이 도시 환경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주민들의 참여 방식은 어떤 특징을 가지며, 정책적 지원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들이 무엇인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커뮤니티가든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확인하고, 향후 국내 커뮤니티가든에 대한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호주 골드코스트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 도시 내 녹지공간 부족 등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의 성장과 함께 커뮤니티가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Gold Coast City Council, 2020). 골드코스트 시는 도시 발전 정책(Urban Development Strategy)에 기반하여 도시 농업과 커뮤니티가든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은 지역 사회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골드코스트에서는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위한 정책적 노력(The Green Urbanism Policy, 2020) 및 지자체의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 커뮤니티가든이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NSW, 2020).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원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자아존중감이 증대되며, 사회적 연결망을 확장하는 등 심리적, 사회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골드코스트 시의 건강과 웰빙 정책(Health and Wellbeing Strategy)에 따르면, 다문화 사회인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주민 간의 연대감을 증진시키고, 건강한 생활을 장려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City of Gold Coast, 2020). 특히 커뮤니티가든은 주민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지역생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커뮤니티가든이 도심 지역에서 식량 생산을 촉진하고,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은 더 건강한 음식을 직접 기르고, 식품의 생산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상호 소통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공공공간을 커뮤니티가든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초기 자금과 지속적인 운영 관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커뮤니티가든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을 마련해 준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연대와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 사례를 고찰하여 국내 커뮤니티가든에 시사하는 바를 검토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호주 골드코스트는 우리나라와 도시 구조적, 사회문화적 유사성을 지닌다. 골드코스트는 최근 급격한 도시 팽창을 경험한 도시로, 주거단지 확산, 신도시 개발, 교외화(suburbanization)가 동시에 일어났다. 또한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고, 노인인구의 비율이 높은 유사성이 있다. 환경적으로도 최근 폭염, 집중호우, 산불 같은 기후 위기 이슈가 있으며, 생활권 가까이에 접근 가능한 커뮤니티형 녹지가 부족한 유사점이 있다.
본 연구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 사례지 20곳을 현장답사한 후, ① 골드코스트의 권역 당 1개소씩 포함되어 균형있게 분포되도록 하며, ② 인근에 주거지가 위치하여 주민참여가 용이하고, ③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④ 멤버십 등의 사항이 폐쇄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⑤ 운영주체 및 참여주체의 인터뷰가 가능하며, ⑥ 자료조사가 용이하다는 기준을 바탕으로 6곳의 커뮤니티가든을 선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골드코스트는 지리적 위치와 기능적 특징에 의해 6곳의 권역으로 구분된다. 북부 권역은 최근 개발이 활발한 권역으로 가족 중심의 커뮤니티가 발달하였으며, 피치 커뮤니티가든(Peachy Community Garden)이 위치한다. 중부 권역은 상업, 문화 중심지로, 호안 파크 커뮤니티가든(Joan Park Community Garden)이 위치해 있다. 남부 권역은 조용한 주거지와 해변 중심의 관광지로, 서던 비치스(Southern Beaches Community Garden)이 위치해 있고, 서부 내륙 권역은 반농촌형 커뮤니티 지역으로 생태보전 구역이 포함되며, 네랑 커뮤니티가든(Nerang Community Garden)이 위치한다, 도심 중심 복합지구는 고밀도의 주거와 상업이 복합된 지역으로 도시계획의 중심축이 되는 권역으로, 바시티 베지스 커뮤니티가든(Varsity Vegies Community Garden)이 위치해 있으며, 마지막으로 외곽신도시는 신도시형 커뮤니티 지역으로 야라빌바 커뮤니티가든(Yarrabilba Community Garden)이 위치한다(그림 1, 표 1 참조).
본 연구는 골드코스트의 6개 주요 커뮤니티가든 사례에 대해 문헌 조사, 현장 방문 및 관찰, 심층 인터뷰의 연구단계를 토대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첫 단계인 문헌 조사 단계에서는 골드코스트의 도시 농업 및 커뮤니티가든과 관련된 정부의 문서, 연구 보고서 및 정책 문서들을 분석하였다. 동시에 골드코스트 시 홈페이지, 각 커뮤니티가든의 홈페이지, SNS 등을 조사하였다. 두 번째 단계로 골드코스트 내 여러 커뮤니티가든을 직접 방문하여 그들의 운영 구조, 시설, 프로그램, 주민들의 상호작용 등을 관찰하였다. 2024년 1월, 1개월 동안 20개소의 커뮤니티가든을 답사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연구 대상이 되는 6개소의 커뮤니티가든을 선정하였다. 세 번째 단계로, 커뮤니티가든의 운영자 및 참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실질적인 운영 방식, 주민 참여도, 프로그램과 활동에 대한 경험을 수집하는 단계를 거쳤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과 인터뷰 대상, 세부 진행 일정은 다음과 같다(표 2 참조).
본 연구는 커뮤니티가든의 구체적인 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연구 대상인 6개소의 커뮤니티가든에 대해 ①지원사항(지자체 혹은 정부, 지역의 지원사항), ② 규모(사용면적, 텃밭 수), ③ 운영주체, ④ 참여주체(참여인원, 참여주기, 참여비 혹은 멤버십, 의무사항, 어드벤티지 등), ⑤ 공간 구분, ⑥ 운영 프로그램의 기준으로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표 3 참조). 이러한 기준에 근거하여 현장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를 토대로 각 사례지의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특징에 대해서 분석하고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였다.
3. 이론적 배경
커뮤니티가든은 공공집단이 소유하고 공유하는 녹색공간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 운영하며 식물 생산, 주민 교류, 공동체 형성 등을 실천하는 공간이다(최정민 등, 2018; 장푸천 등, 2023). 커뮤니티가든은 단순히 도시농업을 넘어 고유성(Identity), 다목적성(Multi-functionality), 유연성(Flexibility), 연계성(Connectivity)을 지닌 복합적 플랫폼으로 정의된다(최정민 등, 2018).
최근 호주, 미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커뮤니티가든은 도시 계획 및 지역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커뮤니티가든이 환경적(녹지 확충, 생물다양성 증진), 사회적(공동체 활성화, 정신 건강 증진), 경제적(식량 자급, 소득 창출) 측면에서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Guthman., 2004; Holland, 2004; Hou et al., 2009; Amsden, 2017). 특히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지역일수록 커뮤니티가든은 지역 공동체의 복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McCulloch, 2016). 커뮤니티 가든의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표 4 참조).
한국에서 커뮤니티가든은 2012년「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도시농업의 확장 개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도시농업의 일부 또는 유사한 형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였으며(최정민 등, 2018) 가족 단위의 생산 중심 활동으로 한정되었다(이애란과 박재민, 2017). 하지만 이후 공동체와 연결되며 사회적 교류와 환경적 가치가 결합된 형태로 발전하였다(최정민 등, 2018). 최근 지역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주민참여를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신명진과 최정민, 2018). 이러한 관점에서 커뮤니티가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커뮤니티가든에 대한 국내 연구는 주민 만족도, 심리적 치유, 생활권 정원의 조성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며, 반면 해외 연구는 식량 자급, 건강 증진, 사회적 불평등 해소, 식량 안보 등 보다 구조적, 공공적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였다(박지원과 정미애, 2020). 특히 한국에서는 좁은 도시 공간의 특성상 옥상정원, 골목정원, 이동형 정원과 같은 생활 밀착형 소규모 정원이 주로 논의되었고, 해외에서는 커뮤니티가든과 키친가든 등 생산 중심형 정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박지원과 정미애, 2020). 일부 연구는 주민 참여, 거주지와의 거리, 가든의 가시성 등이 공동체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며(김재연과 이연숙, 2013),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주민 참여와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이 제기되었다(조인숙과 최정민, 2019; 오주석 등, 2018).
이와 같이 커뮤니티가든은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형성을 지원하는 다기능적 공간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는 커뮤니티가든이 단순한 식물 생산 공간이나 여가 공간을 넘어 도시 생태계 복원, 사회적 연대 강화, 건강한 생활방식 촉진 등 다층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표 5 참조).
| 연구자 | 연구 주제 | 세부 내용 |
|---|---|---|
| 최정민 등(2018) | 국내 커뮤니티가든 개념 및 방향성 | -도시농업에서 확장 -도시농업(생산 중심), 커뮤니티가든(사회적 관계, 환경개선) |
| 이애란과 박재민(2017) | 도시농업과 커뮤니티 활동 비교 | -도시농업은 가족 단위 생산 중심 -공동체 확장성 부족 |
| 박지원과 정미애(2020) | 국내외 도시정원 연구 비교 | -국내의 경우: 심리적 치유, 생활권의 소규모 정원 중심 -국외의 경우: 식량 자급, 건강 증진, 불평등 해소 중심 |
| 김재연과 이연숙(2013) | 정원의 심리, 사회적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 | -주민 참여 여부, 거리(접근성), 가시성(visibility) |
| 조인숙과 최정민(2019) | 정원의 지속성 및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 | -정원의 운영 방식과 주민 참여 형태 |
| 오주석 등(2018) | 지속적인 운영에 중요한 요인 | -여성 참여, 공공 지원, 경작지 면적, 주민 교류 |
호주에서는 커뮤니티가든이 지역사회 통합과 지속가능성 증진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골드코스트는 급격한 도시 확장과 다문화적 인구구성을 가진 도시로, 커뮤니티가든이 환경적 회복과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실현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골드코스트 시의 커뮤니티가든은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주민 협력을 통해 운영되며, 유기농 재배, 환경 교육,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퀸즈랜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도시농업 및 그린어바니즘 정책은 커뮤니티가든 활성화에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Gold Coast City Council, 2024). 이러한 정책과 운영 구조는 한국의 커뮤니티가든 발전에도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호주 내에서는 퀸즈랜드 주(Queensland)와 뉴사우스웨일스 주(NSW)를 포함한 여러 지자체들이 도시 농업과 커뮤니티가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골드코스트 시는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위해 커뮤니티가든을 주요한 도시 정책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으며,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 증진 및 사회적 연대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Gold Coast City Council, 2024). 이는 퀸즈랜드 주의 도시 농업 전략(Queensland Government, 2020),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The Green Urbanism Policy, 2020), 호주의 커뮤니티 참여 정책(Victoria Community Gardens Initiative, 2019), 건강과 웰빙 증진 정책(NSW, 2020) 등에 기반한다. 호주는 커뮤니티가든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와 구별되는 몇 가지 핵심적 기여를 제시한다. 첫째, 단일 사례 보고에 머무르던 기존 연구와 달리 골드코스트의 6개 커뮤니티가든을 운영주체, 참여주체, 프로그램, 정책지원 체계라는 공통 기준으로 비교, 분석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도출하였다. 둘째, 단순히 사회적, 환경적 효과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정책적 지원 메커니즘과 운영 지속성 확보 전략을 검토함으로써 실천적 적용 가능성을 강화했다. 셋째, 본 연구는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라는 세 가지 분석틀을 적용하여 통합적 운영 모델의 초안을 제시하고, 이를 한국의 제도와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여 시사점을 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특히 호주 지방정부의 지원체계, 공유지 활용 방식, 대학 및 민간 파트너십 모델의 시사점을 도출함으로써 한국의 정책 설계 및 실천 모델에 참고자료로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4. 조사 분석
피치 커뮤니티가든은 골드코스트의 북부 권역인 탬보린 국립공원(Tamborine National Park)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비교적 한산하며, 자연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 곳은 비교적 소규모이지만 주민 주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https://www.facebook.com/PeacheyCommunityGarden/).
① 지원사항으로는 골드코스트 시의 도시농업 정책 지원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으며, 초기에 유휴지를 제공받았다. 이후, 유지관리에 있어 지역사회와 지자체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곳은 지역주민들과 자원봉사자의 자발적인 기부와 지역사회 펀딩에 기반하여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다. ② 규모는 약 800m2로 소규모이며, 총 텃밭(plot) 수는 대략 15개의 구역(beds) 안에 30개 정도의 플롯(plots)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곳은 정기적인 모임과 공동 관리 방식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텃밭 공간이다. ③ 운영주체는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자발적 조직으로,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성격이 강하다. ④ 참여주체는 인근 거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그들은 정기 모임에 참여해 공동작업과 관리에 기여하며 수확을 공유한다. 약 25~3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멤버십 체계는 비교적 개방적이고, 참여 비용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 1회 이상 정기 모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참여자는 공동작업 참여와 기본 관리 의무를 가진다. 예를 들어 참여자는 개인 텃밭 및 공용 구역을 관리하고, 활동 보고를 진행하며, 커뮤니티 모임에 참석할 의무를 가진다. 동시에 수확물 나눔에 참여하고,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혜택을 얻고 있다. 주민들은 비교적 부담이 없는 참여환경 덕에 커뮤니티가든의 조성 및 유지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플롯보다는 공동 재배지, 소규모 휴게공간, 도구 보관 공간 등 단순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⑥ 운영 프로그램은 지역 SNS를 통해 홍보되는 이벤트와 교육활동이 병행된다. 이는 주민 간 네트워킹과 사회적 교류 증진에 크게 기여한다. 구체적으로는 소규모 유기농법 교육 및 수확물 나눔에 관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주변의 노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정원 가꾸기 및 봉사 활동 등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정기적인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지역의 아이들도 텃밭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그림 2 참조).
호안 파크 커뮤니티가든은 골드코스트의 중앙 지역인 사우스포트 지역(Southport)의 주거지 밀집지역 인근에 위치한 오래된 커뮤니티가든이다(https://www.facebook.com/joanparkcommunitygardens). 이 곳은 골드코스트 시의 공공 유휴지를 기반으로 조성되었다.
① 지원사항으로는 지자체의 토지 제공과 행정적 지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직접 공간을 관리하며, 정신건강 관련 단체의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골드코스트 시에서 관개 시스템 설치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 바도 있다. ② 규모는 약 1,200m2이며, 개별 플롯과 공동 경작지가 병행되어 있다. 대략 20개의 구역(beds) 안에 70여 개의 크고 작은 플롯(plots)으로 구성되어 있다. ③ 운영주체는 지역 주민 모임이 중심이 되며, 장기간에 걸쳐 자원봉사 기반의 공동체적 거버넌스로 운영되고 있다. ④ 참여주체는 인근 거주민이 주 대상이며, 플롯 배정 시 일정 반경 내 거주 규정이 존재한다. 참여 인원은 약 30~40명이며, 참여자들은 연간 30달러(한화 42,000원 정도)의 저렴한 멤버쉽 비용을 내고 있다. 참여자는 정기적으로 정원을 관리, 유지할 의무가 있으며, 그 대가로 수확물의 일부와 커뮤니티 활동의 혜택을 얻는다. 또한 이 곳에서 원예 기술을 습득하고 주민 간 교류와 정신적 힐링을 할 수 있다. 보통 주 1~2회의 정기 모임이 있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텃밭, 공동 구역, 휴게 및 커뮤니티 공간, 놀이공간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다. 정신건강 지원 모임 등 특정한 목적 그룹이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⑥ 운영 프로그램은 주민 간 공동작업일(working bees)과 함께 정신건강 지원 그룹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 사회적 돌봄과 연계된 특징을 갖는다. 구체적으로는 유기농법 워크숍, 지역 수확물 축제, 수확물 나눔,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텃밭 탐험 등 자연 체험 어린이 워크숍이 제공되고 있으며, 원예치료 워크숍과 노인을 위한 정원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그림 3 참조).
서던 비치스 커뮤니티가든은 투군(Tugun)에 위치하며, 2010년 1월에 공식적으로 법인화된 이력이 있는 조직화된 커뮤니티 가든이다(https://southernbeachescommunitygarden.com). 특히 골드코스트 남동부, 커럼빈 야생 동물 보호구역(Currumbin Wildlife Sanctuary) 인근 해안가 지역으로 자연환경과 해양경관이 우수하다.
① 지원사항으로 골드코스트 시로부터 부지를 임대(lease)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지역 비즈니스 및 지역 의원들의 재정적 보조를 통해 조성되었다. 지방 정부 보조금 및 기부금으로 필요한 운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② 규모는 약 2,000m2로 큰 편이며, 개별 플롯과 공동 텃밭을 포함하고 있다. 대략 25개의 구역(beds) 안에 100여개의 플롯(plots)으로 구성되어 있다. ③ 운영주체는 비영리 법인 형태의 SBCG(Southern Beaches Community Garden Incorporated)로, 지역 주민과 봉사자들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④ 참여주체는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 주민이며, 약 5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 1회의 정기 모임을 포함한 정기적인 활동 참여와 소정의 회비 납부가 요구된다. 참여자들은 연간 약 50달러(한화 70,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전체 관리 비용에 기여하고 있다. 참여자는 공동작업과 플롯 관리의 의무를 가지며, 커뮤니티 활동을 통한 수확물 공유 및 사회적 네트워킹의 혜택을 누린다. 특히 지역 축제와 바비큐 행사에 무료 또는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해안 지역의 생태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플롯, 공동 작물 재배지, 퇴비장과 곤충퇴비(벌레퇴비) 시설, 휴게공간, 공유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⑥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퇴비화 교육, 지속가능한 원예 실습, 가족 참여 워크숍, 정원 관리 워크숍, 정기적인 프로그램과 생태 축제, 커뮤니티 바비큐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유대가 강화되고 환경교육적 효과가 두드러진다. 특히, 지역 초등학교 연계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어,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환경생태교육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으며, 치유 정원 관리 및 공동 식사 준비 활동 등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그림 4 참조).
네랑 커뮤니티가든은 반농촌형 커뮤니티 지역으로 생태보전 구역을 포함하는 서부 내륙 권역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근린공원(Country Paradise Parklands) 내에 위치하며, 공원 내 유휴지 및 공원부지 일부를 사용한다(https://www.countryparadiseparklands.com.au/index.php/community-gardens). 근린공원 관리 단체의 허가 아래 운영되고 있으며(Nerang Country Paradise Association), 2012년 설립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① 지원사항으로는 지자체의 공간 제공이 주요 기반이며, 운영비와 프로그램은 자원봉사와 지역 단체 협력을 통해 충당되고 있다. 시설 구축(창고, 건물, 데크, 쉼터 등)은 시의회나 후원단체의 지원 또는 펀드레이징 활동, 기업 후원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② 규모는 대략 1,000m2 정도이며 대략 40개 정도의 구역(beds)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는 개별 플롯과 공용구역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③ 운영주체는 비영리 법인 형태로, 주민, 운영위원회와 자원봉사자들의 협력에 의해 관리된다. 지역 봉사자, 주민, 학교 및 보존 단체(Richmond Birdwing Conservation Network, River Keepers 등), 지역 커뮤니티 단체들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④ 참여주체는 정회원과 소셜 멤버를 포함하여 90명 이상으로 많은 규모이다. 정회원으로 가입한 주민들이 개별 플롯을 관리하며, 공동작업(working bees) 및 주1회의 정기 활동에 참여한다. 참여자는 연간 20달러(한화 약 28,000원 정도)의 회원비와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수확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린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플롯, 공용재배지, 아쿠아포닉스 실험 구역, 교육공간, 휴게공간, 작업실 및 공유공간(제초 활동, 공동작업실, 창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외 테이블과 파티오 공간이 있어서 매달 열리는 피자 나잇 등의 주민 사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공간은 휠체어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여 노약자와 장애인이 이용 가능하다. 특히 아쿠아포닉스 스터디 센터(Nerang Aquaponics Study Centre)에서는 식물과 물고기를 기르는 수경 재배와 관련한 실험 및 교육이 진행된다. ⑥ 운영 프로그램은 정원 가꾸기, 벌꿀 채취, 모금 활동, 사교 행사(매달 진행되는 Pizza Night, 매주 토요일 아침 진행되는 Morning Tea 등 다양하다. 특히 아쿠아포닉스 연구(식물 재배와 물고기 양식)와 같은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지속가능한 농사법, 토양 개선, 친환경 농업기술 공유 등도 포함된다. 이 외에도 주민 대상의 워크숍, 환경교육,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교육적, 환경적 측면에서 큰 효과를 가지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그림 5 참조).
바시티 베지스 커뮤니티가든은 골드코스트 남부 내륙의 바시티강(Varstity Lake) 인근에 위치하며, 버레이 헤드 국립공원(Burleigh Head National Park)과 주거단지 및 근린공원에 인접해 있다. 2009년에 공식적으로 개원한 이 곳은 인근 근린공원(Jim Harris Park 내에 위치) 및 대학 캠퍼스와 연계되어 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와의 협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https://www.varsitylakes.org.au/).
① 지원사항으로 골드코스트 시로 부터 공원 내 부지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운영은 지역의 비영리 조직이 담당한다. ② 규모는 약 1,500m2이며, 총 40개의 구역(beds)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융기형 텃밭(높은 형태의 텃밭, raised bed)으로 조성되어 있다. ③ 운영주체는 비영리 법인 형태로 운영되며, 운영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④ 참여주체는 현재 약 45명의 정회원과 41명의 소셜 멤버가 활동 중으로, 참여자 규모가 큰 편이다. 참여자들은 주 1회의 정기 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며, 언제든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하다. 참여비용에 있어서는 학생은 무료이며, 지역주민 및 외부인은 연간 20달러(한화 약 28,000원 정도)이다. 대학 캠퍼스 내 토지의 일부가 제공되고 있으며, 학생 단체들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참여자는 텃밭을 관리하고 대학 행사를 지원할 의무를 가진다. 동시에 정기적인 세미나 참석 및 피드백 제공에 대한 의무가 있다. 참여자는 개별 플롯 사용권과 함께 커뮤니티 활동,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린다. 학생에게는 무료로 유기농 식재료가 제공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환경보존에 기여할 수 있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텃밭, 융기형 텃밭, 공동 경작지, 휴게공간, 교육공간으로 구분되며, 물리적 설계 단계에서부터 포용성과 접근성이 강조되고 있다. ⑥ 운영 프로그램은 교육 워크숍, 수확 공유, 공동 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기농 텃밭 관리, 환경 세미나 개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학교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원예 관리와 지역 네트워킹 클럽을 운영하여 노인을 대상으로 한 참여도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포용성을 강조한 설계와 명확한 운영구조로 인한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2009년 도시디자인 어워드(Gold Coast Urban Design Awards 2009)를 수상한 바 있다(그림 6 참조).
야라빌바 커뮤니티가든은 최근 조성된 주거단지가 많은 외곽 신도시 지역인 야라빌바(Yarrabilba) 지역에 조성되었으며, 로건 시(Logan)의 지원도 받고 있다(https://www.facebook.com/yarrabilbacommunitygarden).
① 지원사항으로는 로건 시의 재정적, 행정적 지원과 함께 토지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개발사(Lendlease)가 초기 조성비용을 제공하였으며, 인프라를 지원한 바 있다. ② 규모는 약 1,000m2 정도이며, 개별 플롯과 공용 공간을 갖추고 있다. 총 텃밭(plot) 수는 대략 15개의 구역(beds) 안에 40개 정도의 플롯(plots)으로 구분되어 있다. ③ 운영주체는 현재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그룹과 개발사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지역과 지자체의 파트너십 속에서 관리되고 있다. ④ 참여주체는 현재 약 20명 정도로 조성된지 오래되지 않아서 소규모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과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 1~2회의 정기적인 모임이 진행되고 있으며,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텃밭을 이용하고 있다. 참여비용은 매달 10달러(한화 14,000원 정도), 연간 120달러(한화 160,000원 정도)로 다른 커뮤니티가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참여자는 프로그램 참여, 행사 준비와 정원 관리에 대한 의무를 가진다.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신선한 농산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지며, 지역사회 축제 및 모임에서 지역사회의 네트워크와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다. ⑤ 공간구분은 개별 텃밭, 공동 경작지, 휠체어 및 워커의 접근이 가능한 포용적 재배지, 휴게공간, 공유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⑥ 운영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한 원예 교육, 지역 공동체 이벤트(계절 파티 등), 농산물 직거래 행사, 가족 단위 참여 활동이 중심이며, 특히 접근성 개선을 통해 장애인과 노약자까지 포용하는 포괄적 운영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지역 학교와의 연계를 통한 어린이 프로그램과 사회적 교류에 기반한 식물관리 등의 노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그림 7 참조).
5. 분석 종합 및 시사점
본 연구에서 분석한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은 지역적 맥락과 운영 구조가 다양하다. 우선, 지원 체계 측면에서 호안 파크, 서던 비치스, 바시티 베지스, 야라빌라 커뮤니티가든은 지자체나 개발사로부터 토지 제공, 초기 조성비, 행정적 지원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반면, 피치, 네랑 커뮤니티가든은 주민 주도의 자발적 네트워크와 기부, 후원에 기반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는 공공지원 및 지역 기반의 지원 여부가 커뮤니티가든의 재정 안정성과 프로그램 다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표 6 참조).
우선, 커뮤니티가든의 규모는 800~2,000m2으로 다양하다. 대부분 구역(beds)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플롯(plot)으로 세분된 경우도 있다. 피치, 호안 파크, 서던 비치스, 야라빌라의 경우 15~25개의 구역(beds)으로 구분되어 그 안에 30~100플롯(plots, 텃밭)으로 세분되어 있다. 반면 네랑과 바시티 베지스의 경우 40개 정도의 구역으로만 구분되어 있다. 규모에 따라 각 구역 및 플롯의 면적은 다양하며, 하나의 커뮤니티가든 안에도 다양한 면적과 형태의 플롯이 존재한다. 대부분 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을 수용할 수 있으며, 소규모의 경우, 참여자 간 긴밀한 네트워크가 강한 경향이 나타난다.
운영주체는 대부분 주민 자발적 조직이나 비영리 법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나, 서던 비치스와 네랑, 바시티 베지스처럼 법인화된 사례에서는 운영 구조가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피치는 주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경우, 유연성이 크지만 제도적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참여주체는 평균적으로 20~50명 규모로, 네랑과 바시티 베지스의 경우 90여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며 활발한 참여를 보였다. 참여비용 역시 차이를 보이는데, 호안 파크와 서던 비치스는 연간 30~50달러 수준의 저렴한 참여비용이 있는 반면, 야라빌라는 연간 120달러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신도시 개발사 주도의 초기 자금 투입 구조와 운영비 충당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간구성은 대부분 개별 플롯과 공용 재배지가 병행되어 있으며, 휴게공간, 교육공간, 접근성 개선 시설(raised bed, 휠체어 접근 가능 설계 등)을 갖춘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네랑, 바시티 베지스와 야라빌라는 물리적 포용성과 접근성 강화에 주력하여 노약자와 장애인을 배려하는 운영 모델을 보여준다.
운영 프로그램은 교육, 건강, 공동체 교류라는 세 축으로 운영되며, 네랑의 아쿠아포닉스 연구 및 교육, 서던 비치스의 퇴비화 교육, 바시티 베지스의 환경 세미나, 호안 파크의 정신건강 연계 프로그램 등 특화된 활동이 각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에 맞추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커뮤니티가든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운영주체의 제도적 기반과 공공지원 여부가 중요하다. 둘째, 참여자 비용 구조와 참여 방식은 커뮤니티가든의 위치(도심, 외곽, 신도시 등)와 운영주체(주민 주도, 지자체 주도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주민 참여의 지속성과 범위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접근성 강화(Barrier-free design)와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통해 커뮤니티가든이 단순한 경작지를 넘어 사회적 자본 형성과 포용적 복지 플랫폼으로 역할하는 데 핵심적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국내 커뮤니티가든 역시 초기 조성 단계에서 공공지원과 주민 주도의 균형, 운영비 충당 구조, 포용성 있는 공간 설계가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종합 분석을 토대로 각 커뮤니티가든의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표 7 참조).
결론적으로,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은 환경적 가치(녹지 확대, 자원순환), 사회적 가치(공동체 유대, 정신건강, 세대 교류), 경제적 가치(비용 절감, 운영비 자립)를 복합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커뮤니티가든 정책에도 단순한 도시녹지 조성 차원을 넘어 사회, 경제, 환경의 통합적 가치 창출을 지향해야 함을 시사한다.
6. 결론
본 연구는 호주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 6곳을 대상으로 운영 체계, 주민 참여 방식, 공간 구성, 지원체계, 운영 프로그램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커뮤니티가든이 단순히 작물 재배 공간을 넘어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결합된 복합적 플랫폼임을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환경적 측면에서 도시 내 녹지 확대, 자원 순환, 생물다양성 증진 등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다양한 기능이 나타났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세대 간 교류, 정신건강 회복, 다문화 주민의 사회적 통합 등 공동체 활성화 기능이 강조되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식비 절감, 자급자족, 지자체의 지원 및 기부와 후원 기반의 운영, 대학 및 민간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재원 마련 등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이 나타났다. 특히 네랑 커뮤니티가든의 아쿠아포닉스 교육, 바시티 베지스 커뮤니티가든의 포용적 설계(Barrier free), 서던 비치스 커뮤니티가든의 법인화 모델 등은 향후 국내 적용에 있어 중요한 사례이다.
이러한 분석은 국내 커뮤니티가든 운영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환경적 차원에서 도시농업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성 증진을 위한 환경복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차원에서 공동체 강화뿐 아니라 심리적 치유, 세대 통합, 취약계층 포용 등 보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셋째, 경제적 차원에서는 저비용의 자원봉사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지자체, 기업, 대학 등 외부 협력과 후원, 펀드레이징을 통한 자생적 재원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나아가 본 연구는 한국적 맥락에서도 몇 가지 시사점을 갖는다. 첫째, 제도적 측면에서 호주의 지방정부가 공공부지를 제공하고 장기적 운영을 지원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는 단기적 소규모 사업에 치중하는 한국의 제도와 대비된다. 향후 한국은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공공임대 토지 활용, 국공유지의 개방형 등 운영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운영 구조 측면에서 호주는 법인화, 운영위원회, 민관 협력 등을 통한 재원 조달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한국은 주민 자원봉사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따라서 지자체와 민간 협력 모델을 제도화하여 운영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문화적 맥락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호주는 정원(garden) 문화가 발달하여 공동체 교류와 여가적 기능이 강조되지만, 한국은 아직 재배 중심의 텃밭 문화가 강하다. 점차 생산 중심의 텃밭 문화와 공동체, 환경적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 사례 연구의 범위가 골드코스트의 커뮤니티가든으로 한정되어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현장조사와 인터뷰 기반의 정성적 분석에 집중하였으므로, 참여자의 사회적, 심리적 효과에 대한 정량적 데이터와 장기적 성과 분석은 부족하다. 셋째, 한국과 호주의 제도적, 문화적 맥락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기에, 국내 적용 시에는 조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국가 및 도시 맥락에서의 커뮤니티가든 사례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국내 커뮤니티가든의 정책 수립과 실천 전략에 보다 구체적 근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포용, 경제적 자립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통합적 운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