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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랩 과정을 통한 수원시 손바닥정원의 설계 및 조성

정은하*, 김민주**, 조경진***, 이승열*
Eunha Jung*, Minju Kim**, Kyung-Jin Zoh***, Seungyeol Lee*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수료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디자인학과 석사과정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Ph.D. Candidate,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Landscap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Dept of Environmental Design,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2024년 (재)수원시정연구원 연구과제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한 수원형 그린뉴딜 전략 및 리빙랩 실천모델 개발’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Corresponding author: Seungyeol Lee, Ph.D. Candidate,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Landscap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E-mail: seungyeol.lee@snu.ac.kr. Tel.: +82-2-880-5641.

© Copyright 2025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7, 2025; Revised: May 07, 2025; Accepted: Aug 06, 2025

Published Online: Oct 31, 2025

국문초록

본 연구는 공공정원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기반 조성 및 관리를 위한 실천적 전략으로서, 리빙랩 개념의 순환적 구조를 적용한 참여형 정원 조성 과정 사례를 분석하였다. 수원시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인근 유휴부지를 대상으로 하며, 2024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1년간 정원 조성을 위한 대상지 분석, 사전 교육, 손바닥정원 조성 및 관리 활동을 함께 수행하였다. 연구자, 센터 관계자 그리고 청소년 참여자가 협력하여 설계, 시공, 유지관리의 전 과정을 진행하였으며, 사용자 주도의 문제 인식, 실험, 피드백, 재설계로 이어지는 리빙랩의 순환적 구조에 기반하였다. 이론적 배경으로는 리빙랩 개념과 참여형 설계, 공동생산(Co-production) 이론 등을 반영하였으며, 연구방법으로는 참여관찰, 심층면담, 디자인 워크숍 기록, 사진·영상 아카이빙 및 분석을 병행하였다. 청소년 참여자들은 디자인 워크숍, 사례 답사, 식재계획, 시공, 유지관리 등의 실천적 과정을 통해 공간에 대한 애착이 높아지고, 조성 이후 자발적인 관리 활동 참여가 관찰되었다. 본 사례를 통해 리빙랩 과정을 통한 공공정원 조성은 물리적 녹지조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동체 실천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case of the participatory garden creation process applying the circular structure of the concept of Living Lab as a practical strategy for sustainability of public gardens and community foundation, creation, and management. Target analysis, preliminary education, palm garden creation, and management activities for garden creation were carried out together for about a year, from March 2024 to March 2025. Researchers, center officials, and youth participants collaborated to carry out the entire process of design, construction, and maintenance; it was based on the circular structure of Living Lab, leading to user-led problem recognition, experimentation, feedback, and redesign. The concepts of Living Lab, participatory design, and co-production theory informed the theoretical background. The research methods employed included participatory observation, in-depth interviews, design workshop records, photo and video archiving, and analysis, all conducted in parallel. Youth participants’ attachment to the space increased through practical processes, such as design workshops, case exploration, planting plans, construction, and maintenance, and voluntary participation in management activities was observed after creation. This case shows that the creation of public gardens through the Living Lab process can function as a place for community practice that plans and operates with the local community, not just the creation of physical green spaces.

Keywords: 참여형 설계; 공공정원; 공동체 정원; 순환적 계획; 도시녹지
Keywords: Participatory Design; Public Garden; Community Garden; Cyclical Planning; Urban Green Space

1.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현대 도시의 공공공간은 물리적 장소를 넘어 도시민의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경험이 축적되는 공간이다. 조경 설계 분야에서는 공공공간이 갖는 환경적 혜택뿐 아니라, 공간 조성 방식이 공동체 형성 및 사회적 교류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 왔다(Gehl, 1987). 이용자의 참여와 상호작용의 중요성 증진으로 공공공간 조성 과정의 변화와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Carmona, 2021). 이러한 맥락에서 공공정원을 단순한 녹지 공간의 기능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며 다양한 사회적·교육적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공정원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와 조성, 유지관리 과정에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이는 공동체의 정체성과 책임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리빙랩(Living Lab)이라는 사용자 주도 실험 플랫폼을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 리빙랩은 실제 생활에서 시민, 전문가, 공공기관 등의 협력적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공동의 참여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도시 문제 해결, 공공공간 설계,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Schliwa and McCormick, 2016).

수원시는 2023년부터「손바닥정원」이라는 소규모 커뮤니티 정원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손바닥정원은 도시 유휴공간 또는 자투리 공간을 대상으로 하며, 주민의 참여로 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민 참여를 통한 손바닥정원 조성 사례는 기획-설계-조성-운영의 전 과정에서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리빙랩 방식과 밀접하게 연계된다.

본 연구는 광교청소년청년센터와 인접한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리빙랩 과정을 통해 공공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 사례는 지역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디자인 교육-현장답사-설계 실습-조성-관리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리빙랩 기반의 참여형 설계 실천모델로서 의미를 지닌다. 본 연구는 이러한 참여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시민참여 기반의 공공정원 조성이 도시 커뮤니티 형성과 지속가능한 운영에 어떤 함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1.2 연구 필요성

기존의 공공녹지 조성 방식은 전문가 중심, 일회성 시공, 참여자의 수동적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유지·관리의 지속성이나 공동체 형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닌다. 리빙랩 기반의 참여형 설계는 설계 과정 자체를 사회적 실천으로 전환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공간과 사람 사이의 지속가능한 관계의 형성 가능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이 실제 도시 공간 정책 속에서 작도하고, 참여자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리빙랩 개념을 도입한 정원 조성이 참여자들에 공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대해 탐색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본 연구는 수원시 손바닥정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정원 조성 사례를 통해, 사용자 참여 기반의 정원 설계와 조성 과정이 공공공간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어떠한 이바지를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과정은 참여자들이 기획, 설계, 시공, 관리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공공정원 조성이 공동체 실천과 교육의 장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러한 실천적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서, 참여 기반 공공정원 조성을 설명할 수 있는 주요 이론을 검토하고자 한다.

2.1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과 특성

리빙랩(Living Lab)은 실생활의 환경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공동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실험하는 사용자 주도형 혁신 플랫폼이다. 전통적인 연구·개발 방식과 달리 리빙랩은 기술의 수요자인 사용자를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며, 현장 기반 실증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Westerlund and Leminen, 2011; Schuurman et al., 2013).

Leminen et al.(2012)은 리빙랩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실제 맥락에서 혁신 활동을 수행하는 개방형 실험 환경”으로 정의하였다. 이들은 사용자가 단순 피드백 제공자가 아니라, 공동 창조자(co-creator)로 기능하는 점에서 리빙랩을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로 간주하였다. 또한 Katzy(2012)는 리빙랩이 기술 혁신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포괄하는 실험 공간임을 강조하였다. 리빙랩은 사용자 주도의 문제 인식, 해결 방안의 공동 설계, 실행, 피드백, 재설계를 포함하는 순환적 구조를 지닌다.

국내에서도 리빙랩 개념은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2016–2022)에 도입되었으며, 시민이 실질적으로 정책과정에 참여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박영석과 배정한, 2024). 이 개념은 공공성과 공동체 형성, 교육적 효과를 함께 추구하는 실천형 거버넌스 모델로도 이해될 수 있으며, 도시정원이나 커뮤니티 공간 조성에서도 그 이론적 유효성이 증명되고 있다. 이 외에도 스마트 시티 조성, 고령자 생활환경 개선, 보건복지 서비스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 정의 및 해결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진행된 ARTS(Accelerating and Rescaling Transitions to Sustainability) 프로젝트는 도시 생태를 개선하고 공동체를 강화하는 사례로, 기존의 도시 공유정원(Allotment Garden)을 시민 커뮤니티 정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리빙랩 접근법을 적용하였다. ARTS 프로젝트는 저탄소 지속가능 도시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정원의 활용 목적을 재설정하고, 공동관리 모델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정원이 단순한 개인 경작지가 아니라 시민들의 소셜 네트워크, 교육, 기후 적응,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다기능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정원 조성 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이들은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고 학습할 뿐 아니라, 실험적 거버넌스를 이끄는 주체로 기능하였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수원시 손바닥정원 사례 역시, 소규모 유휴지를 대상으로 지역 청소년들이 실제 공간을 기획·설계·조성·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리빙랩의 원리를 실현한 사례이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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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리빙랩을 통한 국내·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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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참여형 설계전략과 리빙랩

참여형 설계는 공간의 최종 이용자인 주민, 사용자, 시민이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기획, 설계, 실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능동적으로 개입하도록 하는 설계 방식이다. 이 접근은 단순히 피드백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발견, 해결안 도출, 실천, 유지관리까지의 전 과정에 참여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참여형 설계는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의사소통 행위 이론(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에 철학적 기반을 둔다. 하버마스는 인간의 합리성이 도구적·기술적 차원을 넘어 상호이해를 통한 합의에서 실현된다고 하였다. 참여형 설계는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체가 공간을 함께 형성해 나가는 사회적 실천의 방식이다.

참여형 설계는 다음과 같은 핵심 전략 요소를 가진다.

첫째, 과정 중심성은 설계나 조성의 결과 자체보다 그 과정에 가치를 두는 접근으로, 참여자들이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상호 소통과 공동체 형성이 촉진된다. 둘째, 포괄적 참여 보장은 언어나 전문 지식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그림, 사진, 스케치, 모형 등의 시각적 매체를 활용하여,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지닌 참여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박소현 등, 2006). 셋째, 공동체 정체성 강화는 참여자가 공간 조성 과정에서 공간에 대한 소속감과 책임감을 내면화하게 만들며, 이러한 정체성은 공간이 완공된 이후에도 자발적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조재문 등, 2023).

이와 같이 참여형 설계는 결과물뿐 아니라 과정에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공동체 기반 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설계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리빙랩이 지닌 현장 중심, 공동 창조, 순환적 피드백 구조와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수원시 손바닥정원 사례에서 청소년 참여자들은 단순히 정원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아닌, 공동 설계자이자 향후 관리 주체로 기능하였다. 이들은 디자인 워크숍, 현장 답사, 스케치 실습, 식재 및 시설물 조성, 유지관리까지의 전 과정을 수행하였고, 이는 곧 디자인 과정이 시민성을 학습하는 실천적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3 리빙랩과 참여형 설계의 연계성

리빙랩과 참여형 설계는 각각 사용자 주도 혁신과 사회적 실천이라는 상이한 관점에서 출발하지만, 실천적 수준에서는 공공공간을 매개로 공동체 형성과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긴밀하게 연결된다. 두 접근법은 사용자를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이자 공간 생산 주체로 바라본다.

리빙랩은 일상의 맥락에서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실험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이며, 참여형 설계는 공간의 기획과 실현,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시민이 개입하도록 하여 사회적 책임과 정체성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두 접근 모두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리빙랩은 실험-피드백-재설계의 반복적 순환 구조를 통해 실증적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며, 참여형 설계는 설계 과정이 공동체 형성과 학습의 장이 된다고 본다. 이들은 완성된 결과보다도, 사회적 관계와 가치 형성 과정을 중시하며, 바로 이 지점에서 지속가능성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수원시 손바닥정원 사례는 교육을 통해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설계 및 조성 과정을 주도하며, 완공 이후에도 유지관리에 참여한 점은 계획에서 설계를 통해 공간을 완성하는 기존의 조성 방식과 다르게.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순환형 구조를 지닌다. 프로젝트의 조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실험과 설계로 연결되는 실천적 반복 과정으로 볼 수 있다(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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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리빙랩 과정을 통한 설계 및 조성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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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범위 및 방법

3.1 대상지 및 참여자 구성

연구의 대상지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 1동에 위치한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입구 측면에 위치하며. 면적은 약 110m2이다.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우수하지만(그림2 참조), 보행로와 인접한 이 공간은 오랜 기간 잡초가 무성한 채 방치된 시유지이다(그림 3 참조). 부지 내 전기 설비함을 가리기 위해 식재된 사철나무는 공간 내부와 외부 간 시야를 차단하고, 이로 인해 쓰레기 투기와 흡연 등의 비공식적 사용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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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대상지의 그림자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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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들이 대상지를 가로지르며 발생한 토양 답압, 겨울철 부족한 일조로 인한 장기 적설, 염화칼슘에 의한 토양 염류 축적 등은 이 공간을 단순한 설계 개입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복합적 문제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생태적 회복과 참여 기반 설계를 병행할 수 있는 리빙랩 접근을 적용할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공간의 재생을 위해 연구팀은 수원시 청소년재단 산하 광교청소년청년센터와 협력하여 협의체를 구성하고, 센터를 거점으로 청소년 중심의 참여 그룹을 조직하였다. 인근에 주민 자생 조직이 없어 단기간 내에 다수의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청소년의 참여를 통해 지역과의 연결을 도모하였다. 센터는 정원 조성에 관심 있는 청소년을 모집하여 표 1과 같이 ‘손바닥정원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연구진과 함께 정원 조성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하였다.

표 1. 손바닥정원위원회의 청소년 참여자
구분 이름 나이 성별 1회차 2회차 3회차 4회차 5회차
1 김◯지 16세
2 김◯운 14세 × × ×
3 김◯안 14세 ×
4 박◯라 16세 × × × ×
5 박◯별 16세 × × × ×
6 선◯민 14세 ×
7 손◯원 14세 × × × ×
8 심◯강 15세
9 안◯빈 14세 ×
10 양◯혁 16세 × × ×
11 오◯민 15세 × × ×
12 이◯아 15세 × × × ×
13 임◯지 16세
14 임◯원 14세 × ×
15 정◯유 15세 ×
16 최◯원 14세
17 최◯원 17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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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참여형 설계전략

본 연구는 정원 계획 및 설계를 단순한 기술적 과정이 아닌, 사회적 실천 행위로 인식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설계전략을 도출하였다. 제안된 전략은 참여형 설계 이론과 리빙랩 모델에 기반하여 실천적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전략은 순환형 설계 과정으로, 기존의 계획-설계-시공으로 이어지는 선형적 계획 체계를 탈피하고, 리빙랩의 순환적 구조 및 참여형 설계의 과정 중심성에 기반하여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참여자 간 지속적인 피드백과 재조정을 가능하게 하였다. 연구팀과 참여자, 센터 실무진은 정기적인 회의와 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문제를 논의하고 설계 방향을 공동으로 조정하였다.

두 번째 전략은 교육 기반의 참여 유도이다. 참여자들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 참여 전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하였다.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이해력과 표현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정원 조성 이전에 참여자들에게 정원의 가치와 식물 관리법 등에 대한 기초 교육을 제공하였고, 사례지 견학을 통해 공동체 정원의 성공적 경험을 공유하였다. 이 교육은 시공 참여에 대한 적극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는 김연금과 이규목(2003)이 제시한, 의사소통 기반 참여 설계에서 강조된 ‘사전 학습’의 중요성과 일치한다.

세 번째 전략은 설계에서 유지관리까지의 연속성 확보이다. 정원 조성과 이후 관리를 단절된 행위가 아닌 하나의 연속된 커뮤니티 활동으로 연결하고자 한 것이다. 정원 완공 이후에도 센터를 거점으로 한 지속적 관리 활동을 계획하여,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잡초제거, 계절별 식재, 생육 상태 점검 등의 활동을 계획하였다. 해당 활동들은 사진, 영상, 피드백 등의 형태로 기록되었고, 향후 다른 지역 확산 및 정책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아카이빙하였다.

3.3 디자인 워크숍을 통한 참여형 설계 과정

연구는 2024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연구진과 협의체의 협업 아래 진행되었다. 초기 3개월 동안에는 총 4회의 디자인 워크숍이 표 2와 같이 운영되었으며,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이용 청소년과 센터 실무자, 연구진이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였다.

표 2. 디자인 워크숍(1~4회차) 및 조성 및 관리(5~6회차)
회차 일시 프로그램명 교육 목적 교육 내용 결과물 참여자
1 2024.05.11. 부조리한 드로잉 참여자들과 라포 형성 및 대상지의 잠재성 논의 손바닥정원 개념 소개, 드로잉을 통한 색감과 형태 학습 jkila-53-5-15-i1 광교청소년청년센터 관계자 2인, 손바닥정원위원회 7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6인
2 2024.05.18. 도시숲 정찰 손바닥정원 사례지 답사 및 손바닥정원 조성 방안 논의 행궁 언덕마을 누구나정원 방문 및 손바닥정원과 주변환경과의 관계성 관찰 jkila-53-5-15-i2 광교청소년청년센터 관계자 3인, 손바닥정원위원회 11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5인
3 2024.05.25 우리의 정원 상상 정원 디자인 설계 방법 및 음지식물 특성에 따른 식재 구상 식물 모형을 통한 대상지에 대한 환경적 특성 학습 및 정원 설계 jkila-53-5-15-i3 광교청소년청년센터 관계자 1인, 손바닥정원위원회 10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5인
4 2024.06.01. 작은 정원 속의 우주 테라리움 제작 활동을 통한 자연과 생태계 순환적 의미 테라리움 제작을 통해 자연과 생태계 순환에 대한 원리 습득 jkila-53-5-15-i4 광교청소년청년센터 관계자 1인, 손바닥정원위원회 12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5인
5 2024.06.08. 손바닥정원 조성 및 발대식 손바닥정원 기획 과정 전시 및 최종 시공 진행 손바닥정원 발대식 및 최종 시공 진행 jkila-53-5-15-i5 수원시 관계자 4인, 수원시정연구원 2인, 수원시 손바닥정원단 8인,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2인 광교청소년청년센터 6인, 손바닥정원위원회 11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9인
6 2024.09.28. 손바닥정원 모니터링 모니터링 및 잡초제거, 가을초본 및 구근 보식 손바닥정원 잡초 교육 및 추가 보식 활동 jkila-53-5-15-i6 광교청소년청년센터 관계자 1인, 손바닥정원위원회 6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자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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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워크숍의 목적은 참여자들이 정원 및 참여형 설계의 기초 개념을 이해하고, 대상지의 잠재적 특성과 공간 인식을 공유하는 데 있었다. 1회차 워크숍은 7명의 청소년이 참여하였고, 이후 10명 내외의 지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특히 전 회차에 참여한 5명을 대상으로 반복적·심층 인터뷰를 병행하여 수집된 피드백은 설계 구상 및 세부 계획 수립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었다.

1회차 워크숍은 정원에 대한 기초 개념과 생태적 감수성, 공간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수원시 손바닥정원’의 조성 취지를 소개하고, 시각적 표현 도구를 활용한 드로잉 활동을 통해 식물 및 자연에 대한 직관적 감각과 정서적 몰입을 유도하였다. 그림 실력과는 무관한 비언어적 활동의 일환으로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나뭇가지를 활용해 선을 긋는 ‘감각 기반 드로잉’, 촉감을 활용하여 친구의 얼굴을 묘사하는 ‘비시각적 묘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주의를 깊게 관찰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하였으며, 시각적 문해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이 과정은 참여자 간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2회차는 커뮤니티 정원 우수 사례지인 ‘누구나정원’ 답사로 구성되었으며, 청소년 11명이 참여하였다. 현장 방문을 통해 기획·설계·유지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실무자와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외부환경에 대한 공간 감수성과 실천적 설계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3회차 워크숍은 식재 디자인에 대한 기초 이론과 대상지 환경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사전 그림자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선정된 식물 13종을 대상으로 생육 특성과 생태적 기능을 학습한 후, 식물 모형을 활용한 식재 도안을 구성하고 토론하였다. 공간 구성, 동선 설정 등으로 설계 활동으로 이어졌으며, 참여자들이 디자인 사고를 시각화하였다.

4회차 워크숍은 정원 시공에 앞서 생태적 이해와 돌봄 감수성 향상을 목적으로 테라리움 제작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청소년 12명이 참여하였으며, 생태계의 순환 개념을 학습하고, 직접 식물을 선택하고 심어보는 체험을 하였다. 완성된 테라리움은 가정으로 가져가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하여, 식물 관리에 대한 책임감과 돌봄에 대해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도출한 아이디어와 제안을 바탕으로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최종안을 전체 참여자에게 공유한 뒤 피드백을 반영하여 세부 식재계획을 조정하였다. 이 과정은 청소년의 선호와 제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실질적 참여 기반의 설계로 이어졌다.

2024년 6월 8일,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유휴부지에서 수원시 및 지역 기관, 청소년, 연구진이 함께 손바닥정원을 조성하였다. 토양 정비와 동선 구성 후, 사전에 선정된 식물 약 40종을 식재하고, 물주기 요령 교육, 정원명 표지판 설치, 발대식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였다. 이로써 참여자들이 공동의 성과를 지역사회에 공유하고 정원 공간의 공공적 의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원 조성 이후, 2024년 9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총 3회의 현장 모니터링과 관리 활동이 수행되었다. 여름철 폭우와 겨울철 습설로 인해 고사한 일부 식물에 대한 보식과 전지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잡초제거와 생육 점검 등 계절별 유지관리가 병행되었다.

2025년 3월에는 구근식물을 중심으로 봄철 경관 개선 식재를 시행하고, 줄기 전정 및 멀칭 작업을 통해 사계절 관리 체계를 완성하였다. 각 회차 종료 후 참여 청소년 대상 심층 면담을 통해 교육적 효과, 공간 인식 변화, 향후 프로그램 수요에 대한 정성적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프로젝트는 사진, 영상, 회의록, 보고서 등의 형태로 체계적으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실증적 분석의 주요 자료로 활용되었다. 전 과정은 참여자 중심의 리빙랩 설계 실험으로서 공동체 기반 지속가능한 정원 조성의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4.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손바닥정원 조성 사례

4.1 대상지 진단 및 설계 방향

본 장에서는 참여자와 연구진이 함께 수행한 대상지 진단 과정을 기반으로, 공동 학습과 실험적 협업을 통해 도출된 설계 방향을 제시한다. 이 과정은 리빙랩 접근의 일환으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여자 주도의 관찰과 의견 수렴, 해석 및 방향 설정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전 조사 중심 기획과 구분된다. 진단 결과, 대상지는 청소년 및 인근 주민들로부터 “버려진 땅”, “잡초밭” 등으로 인식되었으며, 대상지 인지 부족과 비공식적 경로의 반복적 이용으로 인해 기능적·심리적 소외가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폐쇄적인 수목 식재와 반복되는 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해 대상지는 기피 장소의 인지되고 있었다. 실제로 한 참여자는 “원래 아무것도 없던 공간이라 그냥 밟고 지나가는 땅이었다”라고 진술하며, 대상지에 대한 사전 관심이나 활용 아이디어에 대한 부재를 의미한다. 이러한 대상지 진단은 참여자들과의 공동 해석을 통해 설계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리빙랩 순환적 실험 구조의 관점을 기반으로 한 참여형 설계전략의 일환이며, 대상지에 대한 문제 인식과 개입 방식이 설계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설계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이 설정되었다.

첫째, 이용자들의 실질적 이동 행태를 반영하여 비공식 동선을 정식 보행로로 전환하고자 하였다. 이는 대상지의 접근성과 안정성 향상뿐 아니라, 비 계획적 이용 행태에 대한 수용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대상지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폭 1.2m의 산책로를 계획하였다.

둘째, 기존의 폐쇄적 식생 구조를 개방함으로써 대상지의 가시성을 확보하여, 정원이 외부에서 인식될 수 있도록 경계를 조정하였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제거가 아닌, 대상지에 대한 심리적 수용성을 증진하고자, 참여자의 접근성과 정서적 연결감과 함께 대상지 주변 통행인들의 공간 인식 향상을 고려하였다.

셋째, 식재 디자인 측면에서는 지속성을 위해 반음지 환경에 적합한 식물군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오랜 시간 방치로 인해 생태적 기능이 저하된 토양의 개선을 선행하여 생물다양성과 생장 가능성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식물 선정은 청소년과 함께 진행한 디자인 워크숍에서 제안된 희망 식물종과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내음성이 강한 초화류, 양치류, 사초류는 건축물 인접부에 배치하고, 보도와 접하는 공간에는 계절 변화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그라스류와 함께 초본류를 혼합 식재하였다.

이와 같은 설계 방향은 정적인 계획이 아니라, 참여자와의 지속적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조정된 결과로서, 단순한 공간 조성이 아닌 공간에 대한 사회적 의미 회복과 공동체 기반 실천을 지향하였다(그림 3 참조).

4.2 참여형 설계 과정 및 참여자 경험

본 사업은 2024년 3월 대상지 선정 이후 디자인 워크샵을 시작으로,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인근의 유휴부지(약 110m2)를 대상으로 하는 참여 기반 손바닥정원 조성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본 과정은 참여자 중심의 공동 기획-설계-시공-관리의 전 과정에 걸친 실천적 과정을 특징으로 한다. 잡초와 폐기물이 방치되어 있던 대상지는 다양한 참여 행위의 축적을 통해 소규모 공동체 기반 녹지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참여자들은 직접 대상지를 정비하고 식물을 심는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은 공간에 대한 애착심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참여 청소년은 “상상하고 도면 위에 꾸몄던 정원이 실제로 만들어지니 뿌듯하다”라고 회고하며, 계획-구현-체험의 연속성이 실천 주체에게 실질적 의미를 부여함을 시사하였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된 계획의 확인은 시공 과정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작업 효율성과 공동작업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조성 이후 진행된 모니터링과 유지관리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의 인식 변화도 확인되었다. 초기에는 무관심하거나 부정적 인식의 대상지를 ‘우리 센터의 정원’으로 지칭하게 되었으며, 일부 청소년은 자발적 잡초제거, 물주기 등 유지관리 활동에 참여하였다. 이는 리빙랩이 강조하는 사용자 주도의 지속적 실천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경험은 정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애창 형성뿐 아니라, 참여자의 환경 감수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한 참가자는 “전에는 식물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꽃과 나무의 이름이 궁금해진다”라고 언급하였고, 또 다른 청소년은 “도시 속에도 자연이 있고 우리가 그 일부라는 것을 체감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는 정원 참여 경험이 자연에 대한 인식전환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나타낸다.

참여형 설계의 효과는 공공적 가치 인식의 증진, 지속적 참여 동기 부여, 관리에 대한 책임감 내재화 등 사회적 실천 역량 강화로 확장된다. 본 사례에서 청소년들은 정원 조성과 유지관리, 추가 식재 활동을 통해 정원이 변화고 돌봄이 필요한 살아있는 장소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는 공공녹지에 대한 공동 실천과 학습의 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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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대상지 조성 전후 경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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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연구 결과 및 논의

본 연구는 리빙랩 기반의 참여형 설계를 통해 손바닥정원을 조성하고, 그 전 과정을 청소년 참여자 및 지역 협의체와 함께 수행함으로써 물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서적 변화가 나타났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조성 이후 수행된 모니터링 및 인터뷰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실증적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공간에 대한 인식전환이 명확히 나타났다. 초기에는 “잡초밭”, “버려진 땅” 등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되었던 대상지가 조성 후에는 “우리 센터의 정원”이라고 불리며 정체성과 소속감을 획득하였다.

둘째, 청소년들의 식물 및 도시 자연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향상되었다. 디자인 워크숍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표현은 “이제는 꽃 이름이 궁금해진다”, “길을 걷다가도 식물을 보게 된다”와 같은 반응으로, 이는 정원 활동이 생태 인식 향상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셋째, 참여 기반의 순환적 피드백 구조가 실현되었다. 식물 선정, 설계안 작성, 시공, 모니터링 및 보식 활동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의견을 제시하고 수정과 보완을 경험하였다. 참여자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희망 식물종을 재선정하였고, 가을철 보식 활동에서는 폭우와 폭염으로 고사한 식물을 대체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순환적 실험-실행-재설계의 리빙랩 순환 구조와 연결된다.

넷째, 관리 단계까지의 연계성이 확보되었다. 대부분의 주민 참여형 정원 프로그램이 시공 이후 단절되는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설계-조성-관리까지의 전 과정을 구성하고 워크숍은 사후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특히 이듬해 센터에서 손바닥정원을 대상으로 자체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관리 주체로의 참여자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4.4 정책적·설계적 시사점

이러한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생활권 기반 대상지 선정의 중요성 : 일상적 동선 내에 위치한 유휴지를 활용함으로써, 접근성과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고 자발적 참여율을 높일 수 있었다.

⦁단계별 공동 설계 과정의 효과성 : 사전 교육, 사례 답사, 설계 참여, 시공, 모니터링 등 단계별 프로세스를 통해 참여자는 공간 창출의 ‘주체적 경험’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정원에 대한 책임감과 지속적 관심으로 이어졌다.

⦁리빙랩 방식의 실천적 유효성 : 전 과정을 유연하게 설계하고 실험적으로 운영하면서, 반복적 피드백에 기반한 재설계가 가능했다. 이는 참여자의 동기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개입을 유도하는 기반이 되었다.

⦁공동체 기반의 관리 체계 형성 가능성 : 시공 이후에도 공간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유지되었으며, 이는 정원이 정적인 경관 요소를 넘어 동적인 사회적 실천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리빙랩 기반 참여형 설계가 도시 유휴지 전환과 청소년 환경 감수성 고양, 공동체 실천 기반 정원 조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5. 결론

본 연구는 수원시 광교청소년청년센터 인근 유휴지를 대상으로 수행된 ‘손바닥정원’ 설계 및 조성 과정을 통해 리빙랩 기반 참여형 설계 방식이 소규모 공공정원 조성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 연구자, 센터 관계자 그리고 참여 청소년 간의 협업을 통해 기획-설계-시공-사후관리의 전 과정이 순환적으로 작동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나타난 경험과 공간 인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결과를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 기반 설계 및 시공에 참여하는 과정은 단순한 조성을 넘어, 공간에 대한 인식전환과 정원에 대한 심리적 소속감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청소년들은 정원을 조성하면서 스스로 환경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경험을 얻고, 이후 공공정원의 공동관리 주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 연구는 하나의 지역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일반화 또는 정책 모델화에 있어 한계가 존재한다. 다음과 같은 점을 보완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첫째, 정량적 방법론을 통한 참여자 감수성 향상, 공간 이용 변화 등에 대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동체 활동 지속성과 정원의 유지관리 주체 변화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찰조사가 요구된다. 셋째, 다양한 참여형 정원 조성 사례와 비교하여 리빙랩 모델의 적용 가능성과 차별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리빙랩 기반 참여형 설계 방식이 정원 조성의 실천적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으며, 교육, 커뮤니티 강화, 환경 감수성 증진 등 다차원적 가치 실현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향후 도시공간에서 공공정원을 조성하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본 연구가 제시한 통합적 설계 모델이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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