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한국가적 정체성을 담고 있는 국가상징공간은 도시의 상징이 되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그 나라의 문화·가치를 대변하는 오픈스페이스로 인식된다(이지은과 김현중, 2008). 국가상징공간은 성별·나이·사회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만남·축제·정치적 집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Grahn and Stigsdotter, 2010; 이정아 등, 2012).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국가상징구역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동시에 입지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계획수도형 국가상징구역으로, 단일 구역 안에 집무·입법 기능이 함께 조성되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이다. 이 공간은 완공 이전부터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의제의 상징으로 공론장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어 왔으며, 2026년 상반기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당선작 발표를 기점으로 담론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현재 국민자문단·전문가 그룹을 통해 설계안 구체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2026), 공간 조성 과정에서 국민이 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공간상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가상징공간에 대한 선행연구는 주로 설계 완료 이후의 물리적 형태, 이용 행태, 또는 역사·상징성 분석에 집중해 왔으며(Holston, 1989; Vale, 2008), 조성 과정에서 시민과 언론이 그 공간을 어떠한 언어와 의미 틀로 구성하는가에 주목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희소하다(Lefebvre, 1991). 설문조사와 공론장 방식은 참여자와 의제가 사전에 한정된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며, 기존 텍스트 마이닝 연구 또한 단일 채널 데이터에 의존하여 언론과 시민 담론을 동시에 비교하지 못하였다(Huai and Van de Voorde, 2022; Chen and Wei, 2023). 세종 국가상징구역을 대상으로 조성 과정에서의 시민 인식을 실증 분석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온라인 공론장에서 언론과 시민이 국가상징구역 담론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TF-IDF 키워드 분석과 LDA 토픽모델링으로 담론의 주제 구조와 언론·시민 간 프레이밍 차이를 규명하고, 감성 분석과 공간 가치 사전 기반 내용 분석을 통해 토픽별 정서 분포와 시민이 선호하는 공간 가치를 도출 한다. 분석 결과는 설계 방향 결정 단계에서 행복청 및 국민자문단이 시민의 공간 가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언론과 시민 담론의 간극을 인식하여 소통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참고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
2. 선행 연구 고찰
본 절에서는 세종 행복도시에 조성되는 국가상징구역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함으로써, 본 연구 대상 공간의 특성과 시민 인식 분석의 배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종 국가상징구역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동(S-1생활권) 일대에 대통령 세종집무실·국회 세종의사당·시민공간이 연계·통합되는 총 210만 m2 규모의 복합 상징공간이다. 집무·입법 등 국가 중추 기능과 시민의 일상 공간이 단일 구역 안에 동시에 조성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문 사업이다. ‘국가상징구역’은 행복청이 해당 공간을 지칭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국가를 상징하는 공간 일반을 가리키는 ‘국가상징공간’과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본 연구에서는 세종 행복도시에 조성되는 해당 공간을 지칭할 때 ‘국가상징구역’으로 통일하여 사용한다.
세종 국가상징구역의 공식 추진 경과를 살펴보면, 2025년 1월 행복청 업무계획을 통해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추진이 최초 공식화되었으며, 8월 시행계획 발표, 9월 공고, 10월 전문가 토론회 개최, 11월 국민참여투표 시행의 순서로 진행되었다(행복청, 2025). 2025년 12월 마스터플랜 최종 당선작이 선정되었으며, 2026년 2월에는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국민자문단 ‘모두랑’이 출범하여 본격적인 참여형 설계 구체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행복청, 2026). 본 연구의 데이터 수집 시점인 2026년 6월은 마스터플랜 구체화 용역과 국민자문단 활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로, 세종 국가상징구역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점에 해당한다.
세종 국가상징구역을 직접 다룬 학술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국가상징공간의 개념을 ‘전달하는 내용(국가 정체성)’, ‘도시·사회적 역할’, ‘공간적 형식’의 세 차원으로 구조화하고 역사거점형·공원광장형·문화자산형의 세 유형을 제시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분석 대상이 서울시 후보지에 한정되어 세종 국가상징구역을 직접 다루지는 않았다(인천대학교 산학협력단, 2025). 또한 국회세종의사당을 대상으로 상징성을 조형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재해석한 설계 연구에서는 공간의 상징성이 위압적 건축 형식이 아닌 시민의 접근·이용·체류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형성됨이 논증되었다(김소건 등, 2026).
두 선행연구는 모두 설계 방향이나 제도적 추진 방안에 집중하고 있으며, 세종 국가상징구역 조성 과정에서 온라인 공간에 형성되는 담론의 실제 구조, 즉 언론이 어떤 의제를 생산하고 시민이 어떤 공간 가치를 기대하는지를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실증 분석한 연구는 미비하다. 이러한 연구 공백이 본 연구의 출발점이다.
시민 인식을 파악하는 방법으로는 설문조사가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설문조사는 연구자가 사전에 설계한 문항과 선택지 안에서만 응답이 이루어지므로, 의제 밖에 존재하는 시민의 자발적 관심사와 인식 틀을 귀납적으로 포착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공론장 방식의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으나, 이 역시 참여 의향이 있거나 초대된 집단으로 참여자가 한정된다는 한계를 내재한다. 본 절에서는 공론장 방식 시민참여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함으로써, 온라인 담론 분석의 보완적 필요성을 논증하고자 한다.
공론장 방식의 시민참여는 Top-Down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심지수와 어은주, 2023). 뉴욕 9/11 메모리얼 사례는 시민 공론이 상업성 위주의 초기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공공성을 우선한 공간으로 재설계한 성공적 공론화 사례로 평가받는다(Hajer, 2005; 김도훈, 2020). 그러나 이 사례가 작동할 수 있었던 것은 공론 과정에 충분한 시간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조건이 항상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연구에서는 시민 참여가 정보 공유의 어려움, 단순한 참여 방식, 참여자 대표성 문제 등 제도적 한계를 내재하고 있음이 지적된 바 있다(박영석과 배정한, 2024). 이처럼 공론장 방식의 시민참여는 충분한 제도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시민의 실질적 인식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 대상인 세종 국가상징구역의 경우,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과정에서 국민참여투표가 시행되었으며,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국민자문단 ‘모두랑’이 운영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시민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고 있다(행복청, 2025; 행복청, 2026). 그러나 이러한 방식들은 행복청이 설정한 의제와 선택지 안에서 운영되는 구조화된 참여로, 참여 의향이 있거나 초대된 집단으로 참여자가 한정된다. 이로 인해 불특정 다수 시민이 온라인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형성하는 광범위한 담론의 분포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제도적 참여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포털·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담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공간은 물리적·시간적 제약 없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의견을 표명하는 장으로 기능하며, 제도적 참여 채널로는 포착되지 않는 시민의 자생적 인식과 공간 선호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보완적 공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Papacharissi, 2002; Loader and Mercea, 2011). 본 연구는 이러한 제도적 참여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와 블로그를 병행 수집하는 이중 채널 설계를 통해 언론의 의제 생산 방식과 시민의 자발적 인식을 동시에 비교 분석함으로써 기존 방식을 상호보완하는 데 그 차별성이 있다.
국가상징공간의 설계 패러다임이 시민의 경험과 인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참여 채널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조성 과정에서의 시민 인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시민 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텍스트 마이닝이 보완적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텍스트 마이닝은 대규모 비정형 텍스트에서 의미 있는 패턴과 지식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방법론으로(Feldman and Sanger, 2007), 도시·공간 연구 분야에서는 설문조사나 인터뷰로 포착하기 어려운 자발적 시민 인식을 실증적으로 드러내는 데 활용되어 왔다. 선행 연구는 크게 세 가지 방법론적 흐름으로 구분된다.
첫째, TF-IDF와 LDA를 결합하여 온라인 텍스트의 핵심 주제 구조를 도출하는 연구이다. Huai and Van de Voorde(2022)는 구글 리뷰 텍스트에 TF-IDF와 자연어 처리를 적용하여 도시공원에 대한 긍·부정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소를 문화 간 비교 분석하였으며, 온라인 리뷰가 이용자의 자발적 공간 인식을 담는 유효한 데이터원임을 확인하였다. 둘째, LDA 토픽모델링과 감성분석을 결합한 연구이다. Chen and Wei(2023)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LDA와 감성지식 강화 사전학습 모델로 분석하여, 시민의 정서적 반응이 사업 단계와 이슈 유형에 따라 분화됨을 보여주었다. 셋째, 뉴스 헤드라인과 요약문을 분석 단위로 활용한 연구이다. Hossain et al.(2021)은 신문 헤드라인 텍스트에 감성분석을 적용하여 미디어 담론의 정서적 편향을 분석하였으며, 제목과 요약문이 기사의 핵심 의미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대규모 담론 분석의 효과적 단위임을 논증하였다. 국내에서도 김도훈(2020)은 추모 공간에 대한 온라인 담론 분석을 통해 시민의 공간 가치 지향을 도출하였으며, 박영석과 배정한(2024)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관련 온라인 텍스트를 분석하여 시민 참여 담론의 구조적 특성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행 연구들은 공통된 한계를 보인다. 대부분의 연구가 단일 채널 데이터(뉴스 또는 SNS 중 하나)에 의존하여 언론과 시민 담론을 동시에 비교하지 못하였으며, 담론의 주제 구조와 시민의 공간 가치 선호를 연결하여 분석한 연구는 드물다. 무엇보다 시민 경험 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 국가상징구역을 대상으로 조성 과정에서의 시민 인식을 텍스트 마이닝으로 분석한 연구는 국내외를 통틀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뉴스와 블로그를 병행 수집하는 이중 채널 설계를 통해 언론과 시민의 담론을 동시에 비교 분석하고, TF-IDF·LDA·감성분석·공간 가치 사전 분석을 결합한 다층적 방법론으로 국가상징구역에 대한 온라인 공론장의 담론 구조와 시민의 공간 가치 선호를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이는 제도적 참여의 한계를 보완하는 시민 인식 기반 계획 자료로서, 조성 과정에 있는 세종 국가상징구역 계획에 기여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한다.
3. 연구방법
본 연구는 국가상징구역에 대한 온라인 담론을 분석하기 위해 네이버 뉴스와 블로그를 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선정하였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로서 뉴스 소비와 시민 발화 모두에서 높은 대표성을 보유하고 있어(인터넷트렌드, 2025), 언론과 시민의 담론을 동시에 수집하는 이중 채널 설계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데이터 수집은 네이버 검색 API를 활용하여 2026년 6월 11일 단일 시점에 수행하였다. 검색 키워드는 국가상징구역, 국회 세종의사당, 세종 대통령 집무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4개로 설정하였으며, 정렬 기준은 최신순으로 하여 키워드당 최대 1,000건을 수집하였다. 수집 필드는 제목, 요약문, 작성일 또는 발행일, 링크이다. 중복 링크를 기준으로 제거한 결과 뉴스 3,042건, 블로그 3,463건, 합계 6,505건의 원자료가 확보되었다.
분석 단위는 개별 문서의 제목과 요약문을 결합한 텍스트로 설정하였다. 뉴스의 제목과 요약문은 기사의 핵심 주제와 의미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Van Dijk, 1988; Hossain et al., 2021), 분석 단위로 적합하다.
수집된 원자료 6,505건(뉴스 3,042건, 블로그 3,463건)은 분석 신뢰성 확보를 위해 다음의 5단계 정제 과정을 거쳤다.
1단계는 HTML 정제이다. 네이버 검색 API의 응답 값에는 제목과 요약문 내에 <b>, <br> 등의 HTML 태그와 ", &, <, > 등의 HTML 엔티티가 포함되어 있어, 정규표현식을 적용하여 이를 모두 제거하고 일반 텍스트로 변환하였다.
2단계는 중복 문서 제거이다. 동일한 URL 링크를 기준으로 중복 문서를 제거하였으며, 이는 수집 단계에서 1차적으로 수행되었다.
3단계는 관련성 필터링이다. 제목과 요약문 내에 국가상징구역, 세종의사당, 행정수도 등 14개 핵심 키워드 중 하나 이상이 포함된 문서만을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여 6,505건에서 3,944건으로 정제하였다.
4단계는 광고성 노이즈 제거이다. 핵심 정책 어휘가 제목에 포함된 문서는 보존을 우선하되, 주식·부동산 분양 관련 강한 광고성 키워드 또는 약한 광고성 키워드 조합이 포함된 상업성 문서를 제거하였으며, 231건이 추가 제거되어 3,713건으로 확정되었다.
5단계는 명사 추출 및 유효 문서 선별이다. KoNLPy 0.6.0의 Okt 형태소 분석기로 명사를 추출하되(Park and Cho, 2014), 2글자 미만 어휘와 분석 목적과 무관한 불용어 약 70개를 제거하였다. 추출된 명사가 5개 미만인 문서는 안정적인 토픽 할당이 어렵다고 판단하여(Blei et al., 2003)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위와 같은 5단계의 정제 과정을 거쳐 최종 분석 대상 문서는 뉴스 2,013건, 블로그 1,700건, 합계 3,713건으로 확정되었다.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는 특정 단어가 개별 문서에서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TF)와 전체 문서에서의 출현 희소성을 통해 해당 단어가 갖는 변별력(IDF)을 결합하여 단어의 중요도를 산정하는 방법으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Salton and Buckley, 1988; Huai and Van de Voorde, 2022).
TF-IDF 분석은 두 가지 방식으로 수행하였다. 첫째, 뉴스와 블로그를 합한 전체 문서를 대상으로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는 전체 분석을 수행하였다. 둘째, 뉴스와 블로그를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하여 언론과 시민의 담론에서 부각 되는 키워드를 비교하는 소스별 분석을 수행하였다. 키워드 중요도는 문서-단어 TF-IDF 행렬에서 단어별 열 평균값으로 산정하였다.
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는 문서 집합에서 잠재적인 토픽 구조를 확률적으로 추론하는 비지도 학습 기반의 토픽모델링 방법으로(Blei et al., 2003), 각 문서가 복수의 토픽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가정하에 단어의 공출현 패턴을 분석하여 토픽을 도출한다.
최적 토픽 수는 혼란도(perplexity)를 토픽 수 5개에서 9개까지 단계적으로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혼란도는 모델이 문서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낮을수록 적합도가 높으며(Blei et al., 2003), 혼란도가 최저인 토픽 수 9개를 최종 모형으로 선정하였다.
각 문서는 토픽별 확률분포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갖는 토픽을 주요 토픽으로 할당하였다. 토픽 명명은 토픽별 상위 15개 키워드와 토픽 확률이 높은 대표 문서를 함께 검토하는 질적 해석 방식으로 수행하였다(Griffiths and Steyvers, 2004; Chang et al., 2009).
감성분석(sentiment analysis)은 텍스트에 내재된 감정적 극성(긍정·부정·중립)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자연어 처리 기법으로(Liu, 2012; Chen and Wei, 2023), 온라인 텍스트를 통해 특정 대상에 대한 시민의 정서적 반응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본 연구에서는 14,854개 어휘를 5단계 극성으로 분류한 KNU 한국어 감성 사전(박상민 등, 2018)을 활용하였다.
감성분석은 다음의 절차로 수행하였다. 먼저 각 문서에서 KNU 감성 사전과 일치하는 어휘를 추출하되, 오매칭 방지를 위해 2글자 이상의 어휘만 사용하였으며 긴 어휘를 우선 매칭하였다. 매칭된 어휘는 텍스트에서 순차적으로 치환·제거하여 중복 집계를 방지하였다. 문서 내 매칭 어휘의 극성 점수를 합산하여 합이 0을 초과하면 긍정, 0 미만이면 부정, 0이면 중립으로 분류하였다. 다만 사전 기반 감성분석은 문맥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Liu, 2012), 개별 문서 분류보다는 토픽·집단 간 상대 비교 지표로 활용하였다.
공간 가치 분류는 텍스트에 나타난 공간 관련 어휘를 사전 구축된 가치 범주에 대응시켜 시민의 공간 선호를 체계적으로 도출하는 사전 기반 내용 분석(dictionary-based content analysis) 방법이다(Krippendorff, 2004). 공공공간의 질은 개방성, 접근성, 민주성, 자연 친화성 등 다양한 가치 차원에서 평가될 수 있으며(Carmona, 2019), 본 연구에서는 이를 토대로 국가상징구역을 직접 언급한 문서를 대상으로 시민 담론에서 부각되는 공간 가치를 도출하였다.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공공공간의 다차원적 가치 체계(Carmona, 2019)를 바탕으로 개방성, 참여성, 미래 지향성, 접근성, 민주성, 자연 친화성, 문화성, 역사성, 상징성의 9개 공간 가치 범주를 설정하고, 각 범주별 키워드 사전을 구축하였다(표 1 참조). 각 문서에서 범주별 키워드의 출현 여부를 확인하여 출현 문서 비율을 산정하였으며, 하나의 문서가 복수의 가치 범주 키워드를 동시에 포함할 수 있으므로 각 범주의 비율은 독립적으로 산정하였다. 단, 상징성 범주는 수집 키워드 자체에 ‘상징’이 포함되어 전 문서에서 출현하므로 범주 간 변별력이 없어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4. 분석결과
TF-IDF 분석 결과, 전체 담론의 핵심 키워드는 세종, 행정, 대통령, 집무실, 도시, 수도, 국회, 의사당, 건립, 완성, 특별법 순으로 나타났다. ‘완성’과 ‘특별법’이 상위에 위치한 것은 국가상징구역 담론이 개별 시설 건립 이슈를 넘어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의제와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언론(뉴스)과 시민(블로그)의 TF-IDF 상위 키워드를 비교하면 담론의 초점이 뚜렷이 구별된다(표 2 참조). 뉴스는 수도(0.099), 국회(0.091), 의사당(0.069), 특별법(0.054), 건설청(0.052) 등 정책·제도 중심의 어휘가 상위에 위치한 반면, 블로그는 세종시(0.107), 중심(0.100), 지역(0.045), 단지(0.037) 등 생활·지역 관점의 어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특별법·건설청·후보·행복청은 뉴스에서만 상위 20개에 등장하고 블로그에는 없는 반면, 지역·단지·아파트·정부는 블로그에서만 상위에 나타나 양측의 관심 차이가 명확하다(Entman, 1993; Roslyng and Dindler, 2023). 이는 언론이 국가상징구역을 국가적 의제로 접근하는 동안 시민은 자신의 생활공간 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LDA 토픽 모델링 결과 9개 토픽이 도출되었다. 각 토픽의 상위 키워드와 대표 문서를 종합 검토하여 토픽을 명명하였으며 결과는 표 3과 같다.
T1 행정도시 개발·행정 담론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 관련 행정기관의 사업 추진에 관한 담론이다. ‘도시’, ‘중심’, ‘건설청’, ‘국토’ 등이 핵심 키워드로, 도시 개발의 행정적 맥락에서 논의된다.
T2 행정수도 완성 담론은 전체 담론의 32.0%를 차지하는 가장 큰 토픽으로, 국가상징구역이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의제의 핵심 공간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 ‘완성’, ‘특별법’, ‘국회’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T3 설계공모·당선안 담론은 국회세종의사당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및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계공모의 진행과 당선작 발표에 관한 담론이다. ‘공모’, ‘마스터플랜’, ‘국제’, ‘당선’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T4 국가상징구역 공간 인식 담론은 국가상징구역의 공간 비전과 설계 방향에 대한 국민의 직접적 인식이 담긴 토픽이다. ‘상징’, ‘구역’, ‘국민’, ‘설계’ 등이 핵심 키워드이며, 9개 토픽 중 국가상징구역의 공간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다루는 핵심 토픽이다.
T5 대통령 집무실 건립 담론은 부지 조성, 공사 착수, 입찰 공고 등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의 실제 진행 과정을 중심으로 형성된 담론이다. ‘집무실’, ‘부지’, ‘건립’, ‘공사’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T6 지방선거 정치 이슈 담론은 충남도지사·세종시장 후보의 공약 발표와 지방선거 관련 보도로 구성된다. 국가상징구역이 지방선거 공약과 정치적 이슈의 맥락에서 다뤄지는 주변부 담론이다.
T7 교통·생활 인프라 담론은 행정수도 완성과 연계된 교통, 균형발전, 주거 인프라에 관한 담론이다. ‘교통’, ‘부동산’, ‘균형발전’, ‘주거’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T8 세종시 지역·주거 담론은 세종시 아파트 거래, 부동산 시장 전망 등 세종시 이주와 주거 환경에 관한 시민의 일상적 관심이 반영된 담론이다. ‘아파트’, ‘세종시’, ‘지역’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T9 행복도시 건설행정 담론은 행복청·행복도시 전반의 개발과 건설 행정에 관한 담론이다. ‘행복청’, ‘행복도시’, ‘단지’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토픽별 문서 분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토픽은 T2 행정수도 완성 담론(32.0%, 1,188건)으로, 국가상징구역이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거시적 의제의 핵심 공간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T8 세종시 지역·주거 담론(15.1%, 561건), T5 대통령 집무실 건립 담론(12.7%, 470건), T9 행복도시 건설행정 담론(12.3%, 456건) 순으로 나타났다.
T4 국가상징구역 공간 인식 담론은 251건(6.8%)으로 문서 수 기준 비중은 크지 않으나, 긍정률이 73.3%로 전 토픽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T3 설계공모·당선안 담론(8.9%, 330건)과 함께 국가상징구역의 공간 조성 방향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KNU 한국어 감성사전 기반 감성분석 결과, 전체 담론은 긍정 57.9%, 중립 27.4%, 부정 14.7%로 긍정적 기류가 우세하였다. 언론(뉴스)의 긍정 비율은 59.5%, 시민(블로그)은 55.9%로 뉴스에 비해 소폭 낮았으나 두 채널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토픽별 감성 분포를 분석한 결과, 토픽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가장 주목할 점은 두 가지이다. 국가상징구역 공간 인식 담론(T4)의 긍정률이 73.3%로 전 토픽 중 가장 높고 부정률이 5.2%로 가장 낮다. 이는 국민이 국가상징구역의 공간 비전 자체에 대해 가장 강한 기대와 수용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자문단 활동, 국민참여투표 등 참여 과정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대통령 집무실 건립 담론(T5)의 부정률이 20.2%로 전 토픽 중 가장 높다. 당선작 발표 지연, 설계 방향을 둘러싼 논쟁, 공모 절차에 대한 우려 등이 부정 담론의 주요 내용이었다. 국민이 공간의 비전 자체에는 강하게 공감하면서도(T4 긍정률 73.3%)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에는 가장 강하게 우려하는(T5 부정률 20.2%) 이중 구조가 담론 안에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3 설계공모·당선안 담론은 긍정률(43.3%)이 상대적으로 낮으나 중립률이 46.4%로 전 토픽 중 가장 높아, 공모·당선작 소식의 사실 보도 비중이 높음을 반영한다.
다음으로 국가상징구역을 직접 언급한 문서를 대상으로 언론과 시민의 공간 가치 선호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은 ‘국가상징구역’ 또는 ‘상징구역’ 키워드를 포함한 뉴스 188건, 블로그 71건이며, 사전 기반 내용 분석을 수행하였다.
언론과 시민의 공간 가치 선호는 순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뉴스에서는 참여성(21.3%)이 1위, 개방성(20.2%)이 2위로 나타났으며, 이는 국민자문단·국민참여투표 등 행복청이 주도하는 공식 참여 과정이 언론 보도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블로그에서는 개방성(22.5%)이 1위, 미래지향성(21.1%)이 2위, 자연친화성(14.1%)과 접근성(14.1%)이 공동 3위로 나타나, 시민이 개방성·미래지향성·자연친화성 등 공간의 경험적·환경적 요소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채널 간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는 참여성과 자연친화성이다. 참여성은 뉴스(21.3%)가 블로그(11.3%)보다 10.0%p 높으며, 자연친화성은 블로그(14.1%)가 뉴스(4.8%)보다 9.3%p 높아 시민이 녹지·공원 등 자연 요소를 국가상징구역의 중요한 가치로 기대하는 반면 언론 담론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방성과 접근성은 두 채널 모두에서 상위에 위치하여 언론과 시민이 공통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 가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채널을 종합한 전체 분석 결과, 개방성(20.8%)이 1위, 참여성(18.5%)이 2위, 미래지향성(13.9%), 접근성(13.5%) 순으로 나타났으며, 역사성(5.4%)이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전통 양식 자체보다 문화·교육·녹지 등 일상적으로 향유 가능한 공간 요소를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국가상징구역의 상징성이 건축 형식보다 시민의 일상적 이용과 경험을 통해 형성되어야 한다는 선행 연구의 논의와 부합한다(김소건 등, 2026).
5. 결론
국가상징구역은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이 동시에 입지하는 계획수도형 국가상징구역으로, 완공 이전부터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의제의 핵심 공간으로 공론장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조성 과정에서 시민이 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공간 가치를 기대하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네이버 뉴스·블로그 문서 3,713건을 대상으로 TF-IDF 키워드분석, LDA 토픽 모델링, 감성분석, 공간 가치 사전 기반 내용분석을 수행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상징구역 담론은 공간 자체에 대한 논의보다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의제와 결합된 정치적 프레임 안에서 구성되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 담론이 전체의 32.0%로 단일 토픽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 공간이 물리적 건축대상이 아니라 국가정체성과 분권적 통치구조를 둘러싼 상징 경쟁의 장으로 기능하고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가상징구역이 완공 이후의 이용 경험보다 조성 과정의 정치적 맥락에서 먼저 의미화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간의 물리적 형태가 확정되기이전부터 담론적 차원에서 이미 공간의 성격이 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계·계획 단계에서 공간의 비전을 정치적 의제와 분리하여 시민의 일상적 공간 언어로 전달하는소통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언론과 시민은 동일한 공간을 두고 서로 다른 인식론적 위치에서 담론을 구성하고 있다. 언론이 입법·행정 절차라는 제도적 언어로 국가상징구역을 정책 대상화하는 동안, 시민은 지역 생활공간의 변화라는 체감적 언어로 이를 일상적 의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담론적 간극은 정책 생산자와 공간 이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비대칭성을 보여주며, 조성 과정에서 시민의 언어와 관심사를 반영한 소통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셋째, 토픽별 감성 분포는 국민의 반응이 단일하지 않으며, 무엇에 대한 감성인지에 따라 뚜렷하게 분화됨을 보여준다. 공간 비전에 대해서는 전 토픽 중 가장 강한 긍정 반응이, 집무실 건립 과정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부정률이 나타난 결과는, 국민이 공간의 지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실현 방식에는 비판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지지와 비판의 이중 구조는 공간의 물리적 완성보다 추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국민 신뢰 형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넷째, 국가상징구역을 직접 언급한 문서를 대상으로 언론과 시민의 공간 가치 선호를 비교한 결과, 두 채널이 강조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언론은 공식 참여 과정과 연계된 참여성을 가장 높은 비율로 다루는 반면, 시민은 개방성·미래지향성·자연친화성 등 공간의 경험적·환경적 요소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언론이 행정 주도의 참여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공간을 보도하는 동안, 시민은 실제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의 질적 특성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채널 모두에서 역사성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전통 건축 형식보다 일상적으로 이용 가능한 공간 요소가 더 중요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세 가지 방식으로 계획 실무에 활용될 수 있다. 첫째, 시민이 개방성과 자연친화성을 역사성보다 높게 평가한 결과는 현재 논점이 되고 있는 전통 건축 요소의 비중과 열린 시민공간의 설계 방향 결정에 직접적인 참고자료가 된다. 둘째, 언론은 공식 참여 과정 중심으로, 시민은 공간의 경험적·환경적 요소 중심으로 담론을 구성하고 있다는 채널 간 인식 간극은 행복청이 시민과 소통하는 언어와 채널 전략을 재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구축한 이중 채널 수집·분석 방법론은 설계 확정, 착공, 개장 등 조성 단계별 시민 인식 변화를 추적하는 반복 적용 가능한 모니터링 도구로 제도화될 수 있다. 특히 뉴스와 블로그를 병행 수집하는 이중 채널 설계를 통해 언론과 시민 담론을 동시에 비교 분석할 수 있었으며, 공간 가치 분류 분석을 결합함으로써 담론 분석의 결과를 계획 실무와 연결 가능한 형태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단일 시점 수집 데이터에 한정되어 시간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네이버 플랫폼으로 한정되어 플랫폼 편향의 가능성이 있으며, 사전 기반 감성분석은 문맥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수집된 뉴스 데이터는 행복청 공식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된 기사를 포함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뉴스 키워드가 행정 언어를 반영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점을 해석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조성 단계별 시계열 분석을 통해 담론의 변화를 추적하거나, 복수 플랫폼 비교를 통해 담론의 다양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도자료 텍스트를 별도 수집하여 뉴스 키워드와의 어휘 중복도를 비교하는 것은 뉴스 담론의 독립성을 검증하는 후속연구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