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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난민 정착을 위한 체류지위 연동형 단계적 조경 계획 -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일대를 중심으로 -

김민기*, 김영민**
Kim Min-gi*, Kim Youngmin**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석사과정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Master’s Student,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Corresponding author: Youngmin Kim,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University of Seoul, Seoul 02504, Korea, Tel.: +82-2-6490-2847, E-mail: ymkim@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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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Jun 06, 2026; Revised: Jul 08, 2026; Accepted: Jul 28, 2026

Published Online: Aug 31, 2026

국문초록

본 연구는 난민 정착을 난민인정 이후의 주거 제공 문제가 아니라, 입국 이후 신청, 심사·대기, 적응, 자립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과정으로 해석하고, 이를 농어촌 마을의 공간구조와 결합한 설계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상지는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일대로, 빈집, 마당, 골목, 농경지, 생활거점, 완충녹지 등 농어촌 공간자원을 활용하여 난민과 주민의 관계 형성을 위한 전이적 정착 경관을 계획하였다. 설계는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네 단계로 구성되며, 초기 공동주거시설과 회복정원, 접속마당과 공동정원, 빈집 분산주거와 생활거점, 생산경관과 지역 연계 네트워크로 확장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난민에게 안정적 정착 기반을 제공하고, 주민에게는 외부 집단 유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단계적 접촉 구조를 제안한다. 본 연구는 난민 정착을 사회복지나 주거 지원의 범위를 넘어 농어촌 공간계획의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지역 소멸 대응과 포용적 정착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terpret refugee settlement as a step-by-step process leading to application, screening and waiting, adaptation, and self-reliance after entering the country, and to present a plan considering the spatial structure of rural villages. The target site is Seokgyo-ri, Imhoe-myeon, Jindo-gun, Jeollanam-do, and a transitional settlement landscape was planned for the formation of relationships between refugees and residents by utilizing the spatial resources of rural areas, such as empty houses, yards, alleys, agricultural lands, living bases, and buffer green areas. The design consists of four stages: protection, screening and waiting, adaptation, and independence, and expands to initial apartment facilities. recovery gardens, access yards, joint gardens, vacant houses, distributed housing, living spaces, production landscapes, and regional networks. Through this, this study proposes a step-by-step contact structure that provides a stable settlement base for refugees and relieves the burden of external groups on residents. This study presents a new strategy that combines regional extinction response and an inclusive settlement model by reinterpreting refugee settlement from the perspective of rural spatial planning beyond the scope of social welfare or housing support.

Keywords: 농촌계획; 이주민 정착; 접촉 이론; 전이 영역; 일상 접점
Keywords: Rural Planning; Immigrant Settlement; Contact Theory; Transition Area; Everyday Contact Point

1.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대한민국에서 난민 제도는 1994년에 처음 도입되었으나, 난민 인정과 정착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제한적이고 논쟁적이다. 지금까지 5만 7,090명이 난민심사를 받았으나 이 중 2.7%만이 난민으로 인정되었다(방극렬, 2025). 국제법상 난민은 박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지만, 국내에서는 난민인정률이 낮고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불안과 반대 의견도 지속되고 있다. 또한 현재 국내 난민지원은 입국 초기의 심사, 생계·의료·주거 지원, 제한적 시설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난민이 지역사회 안에서 생활 기반을 형성하고 주민과 관계를 맺으며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공간계획 논의는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한편 국내 농어촌은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생활서비스, 생산활동, 공동체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농어촌 지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농업·어업 생산활동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빈집과 유휴공간, 약화된 생활 인프라를 어떻게 재조직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통계청, 2025). 이러한 맥락에서 난민은 농어촌 지역의 장기적 유지와 재활성화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는 잠재적 정주 주체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난민을 농어촌 인구감소의 직접적 해결책이나 노동력 보완 수단으로 전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난민 정착은 주민 수용성, 체류지위의 불확실성, 문화적 차이, 생활방식의 차이, 지역사회 갈등 가능성을 동반하는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서구의 전통적 이민사회와 다른 맥락을 가진다. 난민과 이주민은 지역사회 안에서 외집단으로 인식되기 쉽고, 이러한 인식은 위협감과 사회적 거리감을 강화할 수 있다(최영미와 이나련, 2016; 전재은과 박기나, 2023). 따라서 난민 정착계획은 난민과 주민이 단기간에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기보다, 갈등 가능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관계 형성의 속도와 범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거처 제공을 넘어, 보호적 거리, 제한적 접촉, 협력적 활동, 일상적 관계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촉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난민의 정착은 일반적인 이주 정착과 달리 입국 이후의 신청, 심사·대기, 인도적체류 또는 난민인정 등 법적 지위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난민신청자는 심사 과정에서 체류 안정성, 취업 가능성, 주거 지속성, 생활지원 범위가 불확실하며, 심사 결과 이후에도 난민인정자, 인도적체류자, 불복절차 신청자에 따라 정착 가능성과 필요한 공간 지원이 달라진다. 따라서 난민 정착을 위한 공간계획은 단일한 수용시설이나 일괄적 주거공급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체류지위와 적응 정도에 따라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으로 전개되는 단계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조경은 난민 정착을 위한 핵심 공간 매체가 될 수 있다. 농어촌 마을의 마당, 골목, 마을길, 텃밭, 공동정원, 농경지, 유휴공간, 공공시설은 난민의 회복과 적응, 주민과의 일상적 접촉, 공동생산과 협력 활동을 매개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조경공간은 초기에는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지원하고, 이후에는 낮은 강도의 접촉, 공동활동, 생산 참여, 장소 소속감 형성을 지원하는 생활경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Storm et al., 2023). 이에 본 연구는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일대를 대상으로, 난민의 체류지위와 심사과정에 연동된 단계적 정착 구조를 조경계획의 관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마을 외곽의 보호적 정착 거점, 마을 생활권과의 제한적 접촉 공간, 체류지위별 주거 분기, 공동생산 공간, 주변 마을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조직함으로써 난민의 안정적 정착과 지역사회와의 점진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계획 모델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1.2 연구의 범위
1.2.1 연구의 내용 및 대상

본 연구의 내용적 범위는 난민 수용 정책 전반이나 제도 개선안이 아니라, 난민 정착을 공간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마을 단위 조경계획 모델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난민의 심사 과정과 체류지위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주거, 생활서비스, 접촉 공간, 생산 활동, 경계 설계, 마을 네트워크의 공간적 조직 방식을 다룬다. 또한 난민 정착을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단계적 과정으로 보고, 각 단계에 대응하는 조경 및 공간계획 전략을 제안한다.

계획 대상은 특정 국적권 난민이 아니라, 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 불복절차 신청자, 난민인정자 등 체류지위에 따라 생활 조건과 공간 요구가 달라지는 난민 집단으로 설정한다. 국내 난민신청자의 국적 구성은 특정 지역권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동아시아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남아시아권 난민’을 별도의 설계 대상 집단으로 설정하지 않고, 난민의 체류지위와 정착 단계에 따른 공간 요구를 기본 기준으로 삼는다.

다만 농어촌 마을에서의 시범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존 농어촌 지역에 축적된 동남아시아권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등의 생활·노동 경험을 참고 조건으로 함께 고려한다. 이는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동일한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며, 국내 난민신청자의 국적 대표성을 설명하기 위한 근거도 아니다. 오히려 농업·어업·가공·돌봄·지역서비스 등 농어촌 생활환경에서 형성되어 온 이주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수용성, 생활 적응, 생산활동 참여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보조적 맥락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1·2단계는 난민신청과 심사 과정에 있는 난민에게 특화된 보호·대기 구조로 설정하고, 3단계 이후의 적응·자립 구조는 난민인정자뿐 아니라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 등 다른 이주민 정착에도 부분적으로 응용 가능한 구조로 해석한다. 이와 같이 대상 범위를 설정함으로써, 본 연구는 특정 국적 집단에 대한 정착 모델이 아니라 체류지위, 생활 안정성, 지역사회 접촉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단계적 공간계획 모델을 제안한다.

1.2.2 공간적 범위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와 그 주변 생활권으로 설정한다. 진도군은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농어촌 지역이며, 농업과 어업 기반의 생활구조가 남아 있어 난민 정착을 위한 생활 기반, 생산 활동, 지역사회 관계 형성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석교리 일대는 주거지, 마을길, 농경지, 어촌마을, 공공시설, 유휴공간, 생활서비스 거점이 비교적 가까운 생활권 안에 위치하고 있어, 초기 보호에서 제한적 접촉, 생산활동 참여,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계획을 검토하기에 적합하다.

본 연구에서 석교리는 단일한 정착지나 폐쇄적 수용공간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초기에는 마을 외곽의 보호적 정착 거점을 중심으로 계획하되, 이후에는 마을 내부의 빈집, 골목, 공동마당, 생산공간, 폐교와 같은 유휴시설, 주변 마을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함께 고려한다. 따라서 공간적 범위는 석교리 마을 내부에 한정되지 않고, 보호·접촉·생산·공공 거점이 분산적으로 연결되는 주변 생활권과 향후 확장 가능한 정착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2. 이론적 고찰

난민 정착을 위한 조경계획의 이론적 근거를 검토하고, 이를 대상지 분석과 단계별 설계로 연결하기 위한 계획 원리를 도출한다. 난민 정착은 단순한 주거 제공이나 제도적 수용이 아니라, 체류지위 변화, 생활 기반 형성, 지역사회와의 관계 조정, 장기적 정착 가능성이 시간에 따라 함께 전개되는 과정이다. 이에 따라 난민심사 및 체류지위 체계, 정착·통합과 커뮤니티 개발 논의, 도착 인프라, 사회정체성 이론과 집단 간 접촉이론, 조경공간으로의 번역 과정을 검토한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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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이론적 고찰을 통한 조경의 역할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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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난민심사 및 체류지위

난민 정착을 공간적으로 계획하기 위해서는 난민을 고정된 집단이 아니라, 심사 과정과 체류지위 변화에 따라 생활 조건과 공간 요구가 달라지는 주체로 이해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난민은 1951년 난민협약과 1967년 의정서를 통해 박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정의되며, 주거, 노동, 교육 등 기본적 권리 보장의 필요성이 함께 논의된다(UNHCR, 2026). 그러나 실제 정착 과정에서 난민의 공간 요구는 각 국가의 법률, 행정절차, 체류지위에 따라 구체화된다.

국내 난민 관련 지위는 크게 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 난민인정자로 구분된다. 난민신청자는 심사·대기, 이의신청 또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체류 불안정성과 생활지원의 제한을 경험한다. 인도적체류자는 인도적 사유로 체류가 허가된 상태이나, 장기 정착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난민인정자는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활 기반과 지역사회 참여를 모색할 수 있다(법무부, 2020;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 즉 각 지위는 단순한 법적 명칭이 아니라, 주거 안정성, 취업 가능성, 생계 유지 방식, 지역사회 접촉 수준을 달리하는 정착 조건이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는 단계별 공간계획의 근거가 된다. 입국 직후와 신청 초기에는 보호, 안내, 심리적 안정을 위한 초기 공동주거와 보호된 외부공간이 필요하다. 정착준비 단계에서는 생활 유지와 정보 접근, 낮은 강도의 지역사회 접촉을 지원하는 공유공간과 접속공간이 요구된다. 심사 결과 이후에는 지위에 따라 정착 경로가 달라지며, 난민인정자는 빈집 활용 주거와 공동생산 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 반면 인도적체류자나 불복절차 단계의 신청자는 전이형 주거와 제한적 지역활동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난민 정착 과정은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네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2.2 정착과 통합 이론

난민 정착은 특정 장소에 거주하게 되는 상태가 아니라, 체류 안정성, 주거 확보, 생계 유지, 서비스 접근, 사회적 관계, 지역사회 참여가 함께 형성되는 과정이다. Ager and Strang(2008)은 난민 통합을 고용, 주거, 교육, 건강, 사회적 연결, 언어와 문화 지식, 안전과 안정, 권리와 시민성 등 복합적 영역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통합은 난민이 일방적으로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난민과 수용사회가 함께 적응해 가는 상호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으로 이해된다(IOM, 2019).

이러한 관점은 커뮤니티 개발 논의와 연결된다. 커뮤니티 개발은 지역사회를 물리적 배경이 아니라 주민, 조직, 제도, 지역 자원, 사회적 관계가 결합된 실천 단위로 본다. 특히 지역사회 역량은 주민과 조직이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자원을 동원하며, 참여와 협력을 통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Chaskin, 2001). 또한 자산 기반 커뮤니티 개발은 외부 지원만이 아니라 지역 내부의 빈집, 유휴공간, 주민조직, 생산 기반, 일상적 관계망을 정착과 재생의 자원으로 해석한다(Kretzmann and McKnight, 1993).

따라서 난민 정착은 난민 개인의 적응 문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신규 정주 인구를 어떤 속도와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기존 자원과 운영체계를 어떻게 조정하는가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 농어촌 마을에서 이는 빈집, 마당, 골목, 공동공간, 생산 기반, 주민조직, 지원기관이 결합된 정착 환경을 구성하는 문제로 나타난다. 초기 정착지원 단계에서는 안전과 제도 안내가 중요하고, 정착준비 단계에서는 정보 접근과 제한적 관계 형성이 요구된다. 생활적응 단계에서는 주거 전환, 생활서비스 이용, 공동활동 참여가 중요하며, 지역자립 단계에서는 지역사회 참여, 공동관리, 생산 기반과의 연결이 핵심 과제가 된다.

2.3 도착 인프라(Arrival Infrastructure)

도착 인프라는 신규 이주자가 새로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자원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공간적·사회적 기반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 시설이 아니라 주거, 행정, 이동, 생활서비스, 경제활동, 정보, 사회적 관계, 공공공간 등이 결합된 사회물질적 인프라를 뜻한다(Meeus et al., 2018; Meeus et al., 2020). 난민의 정착 역시 단일 주거 제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원과 관계망에 단계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도착 인프라는 공식적·비공식적 요소가 함께 작동한다. 난민은 행정기관, 학교, 병원 등 공식 제도뿐 아니라 지역주민, 선주민 이주자, 자원봉사자, 종교시설 등 비공식적 관계망에도 의존하며(Wessendorf, 2022; Hans, 2023), 정보와 신뢰, 안내 체계가 결합될 때 실제 정착 기반으로 기능한다(Bovo et al., 2024). 기존 논의는 주로 도시 이주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나, 신규 이주자의 자원 접근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농어촌에도 적용될 수 있다(Hanhörster and Wessendorf, 2020; IOM, 2022).

농어촌은 생활서비스의 밀도는 낮지만, 주거, 생산공간, 공공공간, 사회관계가 비교적 가까운 생활권 안에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농어촌의 도착 인프라는 독립된 수용시설이 아니라, 마을길, 생활서비스, 빈집, 공동공간, 생산경관, 주민조직, 외부 지원기관이 연결된 네트워크로 구성될 수 있다. 이 개념은 석교리의 주거, 이동, 생활서비스, 경제·노동, 사회적 관계, 공공공간 자원을 분석하고, 이를 보호 거점, 접속 공간, 생산 거점, 공공 거점, 주변 마을 네트워크로 재조직하기 위한 기준이 된다.

2.4 사회정체성 이론과 집단 간 접촉이론

난민 정착 과정에서 주민과 난민의 관계는 단순한 개인 간 만남이 아니라, 내집단과 외집단의 인식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사회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국적, 언어, 문화, 지역, 사회적 지위와 같은 범주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며, 이 과정에서 ‘우리’와 ‘그들’의 구분이 형성될 수 있다(Tajfel and Turner, 1979). 난민 정착의 맥락에서도 주민은 난민을 ‘외부에서 온 낯선 집단’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난민 역시 주민사회를 접근하기 어려운 기존 공동체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범주화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거주하더라도 심리적 거리감과 배제 가능성을 지속시킬 수 있다(Brewer, 1999).

집단 간 접촉이론은 이러한 경계가 어떤 조건에서 완화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Allport의 접촉가설은 동등한 지위, 공동의 목표, 협력, 제도적 지지와 같은 조건이 충족될 때 접촉이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Allport, 1954). Pettigrew와 Tropp의 메타분석 역시 집단 간 접촉이 편견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며, 접촉의 양보다 질과 조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Pettigrew and Tropp, 2006). 또한 공통 내집단 정체성 모델은 기존의 ‘우리’와 ‘그들’의 구분을 더 포괄적인 ‘우리’로 재범주화할 때 집단 간 편견이 완화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Gaertner et al., 1993).

이 이론들은 커뮤니티 개발 관점과 결합될 때 단계적 정착모델의 근거가 된다. 신규 정주 인구를 지역사회가 받아들이는 과정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주민과 신규 정주민 사이의 심리적 경계, 역할 인식, 참여 기회, 공동 목표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난민과 주민의 접점 확대는 단순한 근접 배치나 행사 운영이 아니라, 보호와 완충, 제한적 접촉, 협력적 활동, 일상적 관계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로 계획되어야 한다. 이는 본 계획에서 전이 영역, 접속마당, 공동정원, 작업장, 공공마당과 같은 공간 유형이 필요한 이론적 근거가 된다.

본 연구에서 사회정체성 이론과 집단 간 접촉이론을 핵심 이론 축으로 설정한 이유는, 농어촌 난민 정착의 핵심 쟁점이 단순한 주거 제공이나 생활서비스 배치에 머무르지 않고, 기존 주민과 신규 정주민 사이의 심리적 경계와 접촉 조건을 어떻게 공간적으로 조절할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정착·통합 이론과 도착 인프라 논의가 난민에게 필요한 생활 자원과 접근 체계를 설명한다면, 사회정체성 이론과 접촉이론은 주민이 난민을 외집단으로 인식하는 과정과 그 경계가 완화될 수 있는 조건을 설명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계획모델은 난민과 주민을 곧바로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호적 거리, 안내된 접속, 협력 활동, 일상적 공동관리로 접촉의 강도와 조건을 단계화하는 구조로 도출된다.

2.5 소결

앞의 이론적 고찰은 난민 정착을 체류지위 변화, 생활 기반 형성, 지역사회 수용성, 접촉 조건이 단계적으로 결합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함을 보여준다. 난민심사 및 체류지위 체계는 정착 과정의 시간적 차이를 설명하고, 정착·통합 및 커뮤니티 개발 논의는 지역 자원, 주민조직, 참여 구조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도착 인프라 이론은 주거, 생활서비스, 관계망, 생산공간을 마을 단위 생활권 네트워크로 해석하게 한다.

특히 사회정체성 이론과 집단 간 접촉이론은 본 연구의 핵심 계획 논리인 단계적 접촉 조절의 근거가 된다. 난민과 주민의 관계는 단순한 물리적 근접만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외집단 인식, 심리적 거리, 접촉의 조건, 공동 목표의 형성 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후 대상지 분석과 설계 과정에서는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전이 영역, 전이 접점, 혼합형 공간 네트워크, 생산경관, 공동관리 공간을 도출한다.

3. 대상지 분석 및 기본 구상

3.1 계획의 전제와 대상 설정

이론적 고찰에서 도출한 단계별 정착 구조를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일대에 적용하여, 난민 정착을 위한 마을 단위 조경계획의 기본 구상을 제시한다. 계획의 목적은 전국 단위의 난민 수용 정책이나 대규모 정착지 조성이 아니라, 농어촌 마을의 유휴공간과 생활 기반을 활용한 시범적 정착 모델을 제안하는 데 있다. 따라서 대상지는 단일 필지가 아니라 초기 보호공간, 마을 접속공간, 빈집 활용 주거, 공동활동 공간, 생산 기반, 주변 마을과의 연계를 포함하는 생활권으로 이해한다.

연구 대상지는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 일대로 설정한다. 석교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생활 인프라 약화라는 농어촌 문제를 보여주는 동시에, 농경지, 주거지, 생활서비스, 유휴공간, 농어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난민 정착을 단순 수용이 아닌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단계적 과정으로 검토하기에 적합하다. 다만 석교리를 대규모 정착지로 전제하지 않고, 주민 부담을 최소화한 소규모 시범사업을 가정한다.

계획 대상은 특정 국적권 난민이 아니라, 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 난민인정자 등 체류지위에 따라 생활 조건과 공간 요구가 달라지는 난민 집단으로 설정한다. 농어촌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존 동남아시아권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등의 생활·노동 경험을 참고 조건으로 고려하되, 이를 난민신청자의 국적 대표성 근거로 사용하지 않는다. 즉 본 연구는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동일한 집단으로 보지 않으며, 1·2단계는 난민신청과 심사 과정에 특화된 구조로, 3단계 이후는 다른 이주민 정착에도 응용 가능한 구조로 해석한다.

표 1의 시간적 범위는 법적 절차와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정 기간이 아니라 공간계획을 위한 계획 단위로 해석한다. 또한 단계별 주거와 프로그램은 행정적으로 거주지를 지정하거나 이동을 강제하는 구조가 아니라, 난민 개인의 신청과 동의, 운영기관의 지원, 주민협의체와 빈집 소유자 간 협약을 전제로 한 지원형 선택지로 설정한다.

표 1. 대상 난민의 체류 지위와 계획상 대응 방향
대상 구분 시간적 범위 주요 조건 계획상 대응
입국 직후․신청 초기 난민신청자 수일–1개월 내외 정보 부족, 신원․건강 확인, 초기 불안정 초기 보호공간, 상담․안내, 회복공간
심사 중 난민신청자 수개월–1년 이상 가능 심사․대기, 생활 기반 필요, 취업․지원 조건의 불확실성 공동주거 유지, 제한적 마을 접촉, 생활교육․훈련
불복절차 신청자 수개월–수년 가능 이의신청․행정소송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 지속 전이주거, 법률․생활지원, 제한적 지역활동
인도적체류자 수년 단위 체류 가능성 체류 가능하나 장기 정착 안정성 제한 전이주거, 공동생산, 단계적 자립 지원
난민인정자 장기 정주 가능 상대적으로 안정된 체류지위, 지역사회 참여 가능 빈집 활용 분산주거, 생산․생활 기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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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은 진도군, 임회면 행정조직, 난민지원기관, 마을 운영조직, 주민협의체, 사회적경제조직이 역할을 분담하는 협약형 구조를 전제로 한다. 초기 공동주거와 전이주거, 빈집 활용은 진도군의 빈집 정비 및 활용 관련 제도, 귀농어업인 정착 지원의 주거지원 체계, 인구감소 대응 및 농촌활성화 사업과 연계 가능성을 검토한다. 상담·통역·법률·의료 연계는 법무부 난민지원시설 및 민간 난민지원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3단계 이후의 공동정원, 작업장, 생산활동, 갈등 조정은 마을 운영조직과 주민협의체가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설정한다.

3.2 계획의 공간 작동 원리

본 절에서는 단계별 정착 구조를 대상지에 적용하기 위한 공간 작동 원리를 정리한다. 난민 정착공간은 하나의 독립 시설이나 단일 정착 구역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입국 초기의 보호공간에서 출발하지만, 이후 심사와 체류지위 변화, 주민과의 접촉, 공동활동, 분산주거, 주변 마을 확장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공간의 개방 정도와 접촉 방식이 달라진다. 따라서 본 계획은 일정 면적을 확보하여 난민을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호와 접속의 정도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다양한 공간 단위를 연결하여 정착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설정된다(표 2 참조).

표 2. 정착공간 개념의 위계
위계 개념 의미 예시
1 정착 단계 시간과 체류지위 변화에 따른 정착 과정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
2 전이 영역 접촉 강도와 공간 성격에 따라 구분되는 영역 보호 전이, 진입 조정, 접촉 전이, 협력 활동, 일상 접촉
3 전이 접점 영역 사이에서 접촉 방식과 공간 성격이 조정되는 중간 작동부 진입마당, 접속마당, 공동정원 입구, 작업장 앞마당
4 공간 구현 유형 대상지에서 전이 구조가 구현되는 물리적 형식 영역형 공간, 분산 점형 공간, 선형 연결 공간, 중간 거점, 외부 앵커
5 운영 프로그램 공간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활동 상담, 교육, 멘토링, 공동작업, 공동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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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공간 개념은 세 층위로 구분된다. 첫째, 전이 영역과 전이 접점은 접촉의 강도와 공간 성격을 조정하는 기능적 개념이다. 둘째, 단계별 정착 과정은 난민의 체류지위와 생활 안정성 변화에 따라 공간 이용 범위가 확장되는 시간적 개념이다. 셋째, 혼합형 공간 구조는 이러한 전이와 단계가 실제 대상지에서 영역, 점, 선, 거점, 앵커의 형태로 구현되는 물리적 개념이다(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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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이 영역과 전이 접점의 공간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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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영역은 난민과 주민을 단순히 분리하거나 접촉시키는 구획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공간과 공동활동이 가능한 공간 사이에서 접촉의 방식과 강도를 조정하는 공간이다. 보호 전이 영역은 초기 공동주거, 회복정원, 후정, 완충녹지처럼 안정과 회복을 우선하는 공간이다. 안내·접속 지원 영역은 진입마당, 안내공간, 상담실, 접근로처럼 외부 접속을 관리하고 생활 안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접촉 전이 영역은 접속마당, 공동정원, 마을길 일부처럼 낮은 강도의 만남이 시작되는 공간이며, 협력 활동 영역은 작업장, 생산공간, 직업교육 공간처럼 공동 목표를 가진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일상 접촉 영역은 골목쉼터, 공공마당, 마을회관 주변, 시장, 주변 마을 연결처럼 반복적 생활 접촉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전이 접점은 별도의 독립된 공간 유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이 영역이 만나는 중간 작동부이다. 예를 들어 보호 전이 영역과 안내·접속 지원 영역이 만나는 지점은 외부 접속이 시작되는 첫 문턱이 되고, 접촉 전이 영역과 협력 활동 영역이 만나는 지점은 낮은 강도의 만남이 공동활동으로 전환되는 장소가 된다. 따라서 전이 접점은 접촉을 강제로 확대하는 장치가 아니라, 보호와 개방, 사적 생활과 공동활동, 이동과 머무름 사이의 변화를 조정하는 공간적 매개이다.

전이 영역은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단계별 정착 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작동한다. 1단계 보호에서는 초기 공동주거, 회복정원, 후정, 완충녹지와 같은 보호 전이 영역이 중심이 되며, 주민과의 직접 접촉보다 안정과 회복이 우선된다. 2단계 심사·대기에서는 진입마당, 안내공간, 접속마당, 마을 접속로가 열리며, 생활 안내와 교육, 주민 멘토링을 통해 제한적 접촉이 시작된다. 이때 제한적 접촉은 법적 구금이나 이동 제한을 의미하지 않는다. 초기 공동주거를 유지한 상태에서 운영자와 주민 멘토의 안내, 프로그램 참여, 조정된 동선을 통해 마을 생활권을 점진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3단계 적응에서는 체류지위에 따라 주거와 활동 범위가 분화된다. 난민인정자는 빈집 활용 분산주거로 이동하고, 인도적체류자나 불복절차 신청자는 전이주거를 통해 중간적 거주 기반을 유지한다. 이 단계에서는 공동정원, 작업장, 농경지, 생산공간이 협력 활동 영역으로 작동하며, 주민과 난민은 재배, 관리, 수확, 교육, 작업을 함께 수행하면서 공동 목표와 역할을 형성한다. 4단계 자립에서는 골목, 마을회관 주변, 공공마당, 생산·교류 거점, 주변 마을 연결을 통해 접촉이 일상적 이용과 공동관리의 관계로 확장된다(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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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단계별 정착 과정의 공간 작동 구조 범례: jkila-54-4-76-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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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단계적 전이 구조는 실제 대상지에서 하나의 구획된 영역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농어촌 마을은 주거지, 마당, 골목, 농경지, 수로, 공공시설, 유휴공간, 외부 거점이 서로 다른 크기와 방식으로 분포하는 복합적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본 계획은 전이 구조를 영역형 공간, 분산 점형 공간, 선형 연결 공간, 중간 규모 거점, 외부 연계 앵커가 결합된 혼합형 공간 구조로 번역한다(그림 4, 표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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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혼합형 공간 구조의 구성 단위 범례: jkila-54-4-76-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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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혼합형 공간 구조의 구성 단위
공간 유형 공간적 특징 대표 공간 정착 단계와의 관계
영역형 공간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비교적 명확한 영역 초기 공동주거, 회복정원, 완충녹지 1단계 보호 중심
분산 점형 공간 마을 내부에 흩어진 소규모 생활 접점 빈집, 앞마당, 골목쉼터, 소규모 텃밭 3–4단계 적응·자립
선형 연결 공간 이동과 접촉 범위를 조정하는 연결 구조 접근로, 마을길, 농로, 주변 마을 연결로 2–4단계 접속·확장
중간 규모 거점 반복적 접촉과 공동활동이 일어나는 중심 공동정원, 교육공간, 공동작업장, 생산경관 2–3단계 접촉·협력
외부 연계 앵커 마을 밖 자원과 정착 과정을 연결 폐교, 면 단위 공공시설, 직업훈련장, 주변 마을 공동시설 4단계 자립·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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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본 계획의 공간 작동 원리는 기능적 전이 영역, 시간적 정착 단계, 물리적 혼합형 공간 구조가 결합된 체계로 이해된다. 전이 영역은 접촉의 성격을 조절하고, 단계별 정착 과정은 공간 개방의 순서를 정하며, 혼합형 공간 구조는 이를 대상지의 실제 공간 단위로 구현한다.

3.3 대상지 분석

대상지 분석은 석교리의 공간 자원을 파악하고, 이를 단계별 설계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이다. 분석은 마을 생활권, 주거 및 유휴공간, 생산 기반, 접촉 가능 공간, 완충 구조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난민이 보호공간에서 출발해 마을 생활권으로 접속하고, 이후 분산정착과 주변 마을 확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를 도출하고자 하였다(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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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마을 생활권 및 인프라 분석도 범례: jkila-54-4-76-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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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리는 주거지, 농경지, 생활서비스, 공공공간, 생산 기반이 비교적 가까운 생활권 안에 결합된 농어촌 마을이다. 이러한 구조는 별도의 독립시설을 조성하기보다 기존 마을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행정, 보건, 교육, 생활서비스, 공공공간이 마을길과 생산공간을 통해 연결될 경우, 난민은 생활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마을의 공간 구조를 이해하고 주민과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초기부터 난민 동선이 주민의 일상동선과 전면적으로 겹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을 생활권은 접속 강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구조로 활용한다.

주거·유휴공간과 초기 정착시설 후보지 분석에서는 1·2단계 시설의 입지 원칙을 ‘가까운 분리’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가까운 분리는 초기 보호시설이 마을 생활권과 완전히 단절되지 않으면서도 주거밀집부와 직접 맞닿지 않는 입지 상태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생활서비스와 마을 접속공간에 도보로 접근할 수 있으나, 주거지와는 농경지, 수로, 완충녹지, 식재, 지형 등의 완충 요소를 사이에 두어 직접적인 시선 충돌과 생활권 침해를 줄이는 조건이다. 따라서 가까운 분리는 격리를 의미하지 않으며, 초기 보호와 회복을 위한 거리 확보와 이후 제한적 접속을 위한 접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입지 원칙이다(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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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주거·유휴공간 및 초기 정착시설 후보지 분석도 범례: jkila-54-4-76-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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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평가는 이격성, 생활인프라 접근성, 생산인프라 연결성, 완충성, 보행 접근성, 단계적 확장성의 6개 항목으로 진행하였다. 각 항목은 4점 척도인 ◎, ○, Δ, ×로 평가하였다. 본 연구는 설계형 논문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항목별 동일 가중치를 적용하되, 후보지 판단에서는 초기 보호 이후 마을 접속과 분산정착으로 확장 가능한지를 함께 검토하였다(표 4, 5 참조).

표 4. 후보지 평가 항목과 등급 산정 기준
평가 항목 가중치 ×
이격성 15 주거밀집부와 150m 이상 이격, 직접 접촉 없음 50–150m 이격, 완충 보완 가능 50m 미만 또는 일부 인접 주거지와 직접 접함
생활인프라 접근성 20 주요 생활거점 도보 5분 이내 도보 5–10분 도보 10–15분 도보 접근 어려움
생산인프라 연결성 15 농경지·작업장과 직접 연결 보조 동선으로 연결 가능 연결 가능하나 우회 필요 연결 어려움
완충성 15 수로·농경지·녹지 등 2개 이상 완충 요소 1개 이상 완충 요소 식재·시설 보완 필요 완충 확보 어려움
보행 접근성 15 안전한 보행동선 확보 보행 가능하나 일부 보완 필요 차량동선과 충돌 가능 보행 접근 어려움
단계적 확장성 20 빈집·공동공간·생산공간과 연계 가능 일부 연계 가능 제한적 연계 확장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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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후보지 평가 결과
평가 항목 후보지 1 후보지 2 후보지 3 판단 기준
이격성 보호 거리 확보 가능성
생활인프라 접근성 도보권 생활서비스 접근성
생산인프라 연결성 × 농지·작업장 연결 가능성
완충성 농경지·수로·녹지 등 완충 요소
보행 접근성 안전한 보행 접근 가능성
단계적 확장성 × 빈집·공동공간·생산공간 연계 가능성
가중 점수 85 82.5 55 후보지 1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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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2는 이격성과 완충성에서 우수하지만, 생활인프라와 생산공간, 빈집 및 공동공간과의 단계적 연계성이 후보지 1보다 낮다. 반면 후보지 1은 완충성 보완이 필요하지만, 마을 생활권 접근성, 보행 연결성, 생산 기반 및 향후 분산주거와의 확장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기 보호와 이후 접속·적응·자립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계획 구조를 고려할 때 후보지 1을 초기 정착시설의 적정 입지로 선정하였다. 향후 설계에서는 완충녹지, 저층·분산형 배치, 식재와 수로변 경관을 활용하여 보호성과 비폐쇄성을 함께 확보한다.

후보지 선정 이후에는 마을 내부의 생활구조와 접촉·완충 구조를 분석하였다. 이는 난민과 주민의 동선이 어디에서 겹치는가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공간에서 접촉을 유도하고 어느 공간에서 완충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구분하기 위한 과정이다. 공동주거 내부, 후정, 회복정원, 주민 주거 인접부는 초기 보호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완충 우선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반면 진입마당, 교육마당, 마을 접속로, 공공시설 전면부는 낮은 강도의 반복적 만남이 가능한 제한적 접촉 공간으로 해석하였다. 공동텃밭, 작업장, 농경지, 항구, 교육·훈련 공간은 공동 목표와 역할이 형성되는 협력적 접촉 공간이며, 골목, 마을회관 주변, 빈집 주변, 공동공간은 장기적으로 일상적 접촉과 마을 생활권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다(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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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생활구조·접점 구조 분석 범례: jkila-54-4-76-i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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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리와 주변 지역의 농업·어업 기반은 주민과 난민의 공동활동을 매개하는 생산적 경관으로 해석할 수 있다. 농경지, 어업 관련 공간, 공동텃밭, 작업장, 가공·관리 공간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의 장소가 아니라, 주민과 난민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이다. 2단계에서는 농업·어업 보조와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제한적 접촉을 시작하고, 3단계에서는 직업훈련, 공동작업, 생산물 가공, 마을 활동 참여를 통해 협력적 접촉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생산 기반은 난민에게 자립을 위한 기술과 역할을 제공하고, 주민에게는 공동활동과 생활공간 활성화의 계기를 제공하는 핵심 자원으로 설정된다.

3.4 기본 구상 종합

계획 전제, 공간 작동 원리, 사례 분석, 대상지 분석을 종합하면, 석교리는 단일 정착시설의 입지가 아니라 보호, 접속, 적응, 자립이 단계적으로 작동하는 마을 생활권으로 해석된다. 마을 외곽 경계부는 초기 공동주거와 회복공간을 위한 보호 거점이 되고, 마을 접속부와 생산공간은 제한적 접촉과 공동활동의 매개공간이 된다. 또한 마을 내부의 빈집과 공동공간은 체류지위별 분산정착과 일상 접촉을 지원하며, 주변 마을 연결은 장기 자립 네트워크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림 8은 석교리의 공간 자원을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네 단계에 대응시킨 구조이다. 1단계 보호는 초기 공동주거시설, 회복정원, 후정, 완충녹지를 중심으로 초기 안정과 회복을 우선한다. 2단계 심사·대기는 진입마당, 접속마당, 안내·상담공간, 마을 접속로를 통해 낮은 강도의 반복적 접촉을 시작한다. 이때 제한적 접촉은 법적 구금이나 이동 제한이 아니라, 운영자와 주민 멘토의 안내, 프로그램 참여, 조정된 동선을 통해 마을 생활권에 점진적으로 접속하는 방식이다. 3단계 적응은 빈집 분산주거, 전이주거, 공동정원, 작업장, 생산교육 공간을 통해 체류지위별 주거와 협력 활동을 분화하고, 4단계 자립은 빈집 주변 골목, 마을회관, 공공마당, 생산·가공 공간, 주변 마을 연결을 통해 생활권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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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대상지 적용 단계별 정착 구조 범례: jkila-54-4-76-i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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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측면에서는 지자체, 난민지원기관, 마을 운영조직, 주민협의체, 사회적경제조직이 참여하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초기 시설 조성과 운영은 난민지원 체계, 인구감소 대응, 빈집·유휴공간 활용, 농촌활성화 관련 제도와 연계하고, 3단계 이후에는 주민-난민 공동 자치규약과 운영위원회를 통해 공동공간 이용, 생활규칙, 생산활동, 갈등 조정을 관리한다. 따라서 본 계획은 단일 시설 조성안이 아니라, 농어촌 마을의 유휴공간, 생활 인프라, 생산 기반, 운영조직을 결합하여 단계적으로 작동하는 정착 모델로 제안된다.

4. 종합적 구상과 단계별 정착 과정

4.1 종합 구상

3장에서 도출한 대상지 분석과 기본 구상을 바탕으로, 석교리 일대의 난민 정착공간을 단계적으로 계획한다. 본 계획은 난민을 한곳에 수용하는 독립형 정착촌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보호 거점, 마을 접속공간, 체류지위별 주거, 공동활동 거점, 생산경관, 주변 마을 네트워크가 시간에 따라 확장되는 구조를 제안한다. 따라서 종합 구상의 핵심은 보호와 접촉, 사적 생활과 공동활동, 난민 지원과 지역 활성화 사이의 균형을 공간적으로 조정하는 데 있다(그림 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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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석교리 종합 마스터플랜 범례: jkila-54-4-76-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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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는 입국 직후 또는 난민신청 초기의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초기 정착지원 단계이다. 이 단계의 대상은 신청 초기 난민신청자이며, 주요 목표는 안전한 거주, 기초 생활 안내, 심리적 안정, 건강 확인, 법률·행정 정보 제공이다. 공간적으로는 마을 주거밀집부와 직접 맞닿지 않으면서도 이후 마을 접속이 가능한 외곽부에 초기 공동주거를 배치한다.

종합 마스터플랜은 네 단계의 정착 과정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1단계 보호에서는 마을 외곽부의 초기 공동주거와 회복공간을 중심으로 안정과 완충을 우선한다. 2단계 심사·대기에서는 진입마당, 접속마당, 교육공간, 마을 접속로를 통해 제한적 접촉을 시작한다. 3단계 적응에서는 체류지위에 따라 빈집 분산주거와 전이주거가 분화되고, 공동정원, 작업장, 생산경관을 통해 협력 활동이 형성된다. 4단계 자립에서는 장기 정주가 가능한 난민인정자를 중심으로 마을 내부의 공공공간, 생산·가공 공간, 주변 마을 네트워크가 연결된다.

주요 공간은 보호 전이 영역, 안내·접속 지원 영역, 접촉 전이 영역, 협력 활동 영역, 일상 접촉 영역으로 단계화된다. 초기 공동주거와 회복정원은 보호 전이 영역, 진입마당과 안내공간은 안내·접속 지원 영역, 접속마당과 교육공간은 접촉 전이 영역, 공동정원·작업장·생산교육 공간은 협력 활동 영역, 빈집 주변 골목·마을회관·공공마당·주변 마을 연결로는 일상 접촉 영역으로 작동한다. 이 구조는 체류지위와 주민 수용성에 따라 점진적으로 열리는 운영 틀이며, 석교리의 빈집, 마을길, 농경지, 인근 항구와 수산가공 기반을 마을 단위 도착 인프라로 재조직한다(그림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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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주요 공간의 영역 설정과 관계 형성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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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단계: 초기 정착지원 단계

1단계는 입국 직후 또는 난민신청 초기의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초기 정착지원 단계이다. 이 단계의 대상은 신청 초기 난민신청자이며, 주요 목표는 안전한 거주, 기초 생활 안내, 심리적 안정, 건강 확인, 법률·행정 정보 제공이다. 공간적으로는 마을 주거밀집부와 직접 맞닿지 않으면서도 이후 마을 접속이 가능한 외곽부에 초기 공동주거를 배치한다(그림 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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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입국 및 대상지 이동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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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공동주거는 개인실 또는 소규모 공동생활실, 공유부엌, 상담·안내실, 통역·행정지원 공간, 세탁·위생공간으로 구성한다. 외부공간은 후정, 회복정원, 짧은 산책로, 완충녹지로 계획하여 입국 초기의 불안정성과 긴장감을 완화한다. 이때 회복정원은 주민과의 접촉을 유도하는 공간이 아니라, 난민이 외부 자극을 조절하고 일상 리듬을 회복하는 보호적 공간으로 설정한다(그림 1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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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초기 공동주거시설 계획 범례: jkila-54-4-76-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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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의 관계는 차단이 아니라 완충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초기 보호시설은 마을 생활권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지 않지만, 주거지와 직접 마주보지 않도록 농경지, 수로, 식재, 지형, 후정 등을 활용해 시선과 소음을 조절한다. 따라서 1단계의 공간은 격리시설이 아니라, 이후 제한적 접속을 준비하기 위한 보호 전이 영역으로 작동한다. 운영은 지자체와 난민지원기관이 중심이 되어 기초 상담, 법률 안내, 통역, 의료 연계, 생활규칙 안내를 담당한다. 마을 주민의 직접 참여는 최소화하되, 주민대표와 마을 운영조직은 사전 설명회와 운영위원회 준비 과정에 참여하여 이후 접속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반발을 줄인다.

4.3 2단계: 정착준비 단계

2단계는 난민신청자가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초기 공동주거를 유지하면서 마을 생활권을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접속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의 핵심은 안내·접속 지원 영역이다. 안내·접속 지원 영역은 심사 중인 난민을 법적으로 구속하거나 이동을 제한하는 공간이 아니다. 난민신청자는 구금 상태를 전제로 하지 않으며, 본 계획에서의 제한적 접속은 운영자 안내, 주민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 조정된 동선을 통해 마을과의 접촉 속도를 조절하는 공간·운영 방식이다.

공간적으로는 초기 공동주거 전면부에 진입마당과 안내공간을 두고, 그 바깥으로 접속마당, 교육공간, 마을 접속로를 연결한다. 진입마당은 외부 방문, 생활 안내, 통역 지원, 프로그램 집결이 이루어지는 첫 번째 접점이며, 접속마당은 주민 멘토링, 한국어·생활문화 교육, 공동식사, 소규모 마을행사 참여가 이루어지는 낮은 강도의 접촉 공간이다. 마을 접속로는 난민이 행정복지센터, 마트, 공공시설, 마을길 등 생활권을 이해하도록 돕는 안내 동선으로 설정한다(그림 1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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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2단계 공간 전환 개념도 범례: jkila-54-4-76-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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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계의 접촉은 비공식적 만남을 무작위로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 참여자를 조정한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주 1–2회의 생활 안내, 주민 멘토와의 마을 걷기, 공동부엌 활동, 텃밭 관찰과 보조 작업, 지역 생산물 소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난민은 마을의 생활규칙과 공간 구조를 익히고, 주민은 난민을 갑작스러운 외부자가 아니라 조정된 과정 속에서 만나는 신규 정주민으로 인식하게 된다.

2단계의 생산경관은 직접 노동의 공간이 아니라 학습과 관찰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공동텃밭의 일부를 교육형 텃밭으로 조성하여 대파, 구기자, 울금, 봄동과 같은 지역 작물과 식문화 작물을 소개하고, 재배·관리·수확의 전 과정을 주민 멘토와 함께 관찰하도록 한다. 이는 이후 3단계의 협력 활동으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4.4 3단계: 생활적응 단계

3단계는 심사 결과와 체류지위에 따라 주거 형태와 활동 범위가 분화되는 생활적응 단계이다. 난민인정자는 마을 내부의 빈집을 활용한 분산주거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인도적체류자나 불복절차 신청자는 전이주거를 통해 중간적 거주 기반을 유지한다. 따라서 3단계의 핵심은 체류 지위별 주거 분화와 공동활동을 통한 관계 형성이다(그림 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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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체류 지위별 주거 공간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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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분산주거는 마을 내부로의 즉각적인 흡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분산주거 대상지는 생활서비스 접근성, 주민 주거와의 관계, 빈집 상태, 보행동선, 공동공간과의 거리, 주민 수용성을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선정한다. 빈집 주변에는 작은 앞마당, 골목 쉼터, 공동정원 입구, 안내 표지, 생활규칙 공유 게시판을 배치하여 사적 생활과 공동생활의 경계를 조정한다. 전이주거는 심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장기 정착 안정성이 낮은 대상자가 공동주거와 분산주거 사이에서 생활 기반을 유지하는 공간으로 계획한다.

3단계의 생산경관은 주민과 난민이 공동 목표를 가지고 협력하는 중심 공간이다. 공동정원, 작업마당, 농경지, 세척·선별 공간, 건조·저장 공간, 교육실을 연결하여 지역 작물의 재배와 가공 과정을 공간화한다. 농업 프로그램은 진도군의 대표적 농산물인 대파, 구기자, 울금, 봄동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대파는 공동작업장에서 선별, 세척, 묶음, 포장 과정을 연계하기 쉽고, 구기자와 울금은 건조, 분쇄, 차·분말·가공품 제작 등 소규모 가공 교육과 연결할 수 있다. 봄동과 잎채소류는 공동부엌, 식문화 교류, 마을 식사 프로그램과 연계한다(그림 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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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5. 생활권역 구조도 범례: jkila-54-4-76-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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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문화텃밭을 소규모로 조성한다. 문화텃밭은 특정 국적의 난민을 전제하는 공간이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 이미 축적된 동남아시아권 이주민의 생활·노동 경험을 참고하여 익숙한 식재료와 조리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실험적 텃밭이다. 잎채소, 고추류, 가지류, 향신채 등은 주민에게는 새로운 식문화 접점이 되고, 난민에게는 익숙한 식재료를 매개로 생활 안정감을 회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다만 문화텃밭은 지역 주작목을 대체하지 않고, 대파·구기자·울금 등 지역 생산경관 안에 병행되는 소규모 교류 공간으로 계획한다.

3단계에서는 갈등 관리 구조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난민이 빈집으로 분산 이주하면서 생활소음, 쓰레기 배출, 종교·식문화 차이, 언어 장벽, 공동공간 이용 방식에 대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 난민지원기관, 마을 운영조직, 주민협의체, 난민 대표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난민 공동 자치규약을 마련한다. 자치규약에는 공동공간 이용 시간, 쓰레기 배출 방식, 소음 관리, 종교·문화 행사 사용 기준, 공동정원·작업장 이용 방식, 갈등 발생 시 중재 절차를 포함한다. 이는 난민에게 일방적인 동화를 요구하는 장치가 아니라, 주민과 난민이 서로의 생활 방식을 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동 생활 기준이다.

4.5 4단계: 지역자립 단계

4단계 자립은 안정적 체류와 장기 정주 가능성을 바탕으로, 난민이 석교리의 생활권 안에서 지속적인 주거, 생산, 공공활동, 공동체 참여를 이어가는 단계이다. 3단계가 체류지위별 주거 분화와 마을 내부 적응을 다루었다면, 4단계는 난민이 더 이상 보호나 적응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마을의 생활공간, 생산공간, 공공공간을 함께 이용하고 관리하는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그림 1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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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 석교리와 주변 마을 확장 구조 범례: jkila-54-4-76-i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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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의 생산경관은 3단계의 공동작업을 넘어 지역 생산 네트워크로 확장된다. 농업 측면에서는 대파 선별·포장, 구기자·울금 건조와 소포장, 봄동과 잎채소를 활용한 공동부엌·장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어업 및 수산가공 측면에서는 인근 항구와 수산물 가공 기반을 연계하여 김·미역·다시마 가공 보조, 전복 등 양식 관련 기초 교육, 지역 수산물의 선별·포장·판매 보조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초기 정착민에게 고위험 노동을 바로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 보조, 가공, 포장, 판매, 공동장터 운영처럼 위험도가 낮고 주민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활동부터 단계화한다.

이 단계의 핵심은 생산활동이 단순한 생계 지원을 넘어 공동관리와 수익 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것이다. 공동정원과 작업장은 주민과 난민이 함께 관리하고, 생산물 일부는 공동부엌, 마을행사, 소규모 장터, 운영기금으로 환류한다. 생산 수익은 개인 소득만이 아니라 공동공간 유지관리, 후속 정착민 교육, 통역·문화중재 프로그램, 마을행사 운영비 일부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착공간은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생산 기반과 결합된 생활·운영 구조로 전환된다.

주민 수용성은 4단계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접촉이 일상화될수록 갈등의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운영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공동관리 주체로 기능해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공동 자치규약의 수정, 분산주거 대상지 조정, 주민 민원 중재, 공동공간 이용 조정, 문화행사 협의, 신규 정착민 배정 기준을 관리한다. 또한 장기 거주 난민은 후속 정착민의 멘토로 참여하여 통역, 생활안내, 작업훈련, 마을 규칙 안내를 지원한다. 이는 난민을 계속 지원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정착 경험을 가진 매개자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석교리 내부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주변 마을, 폐교, 면 단위 공공시설, 항구, 생산·가공 거점과 연결한다. 주변 마을 네트워크는 분산주거, 직업훈련, 생산물 가공, 공동장터,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분담하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자립 단계의 정착공간은 하나의 마을에 고정된 정착촌이 아니라, 여러 생활권과 생산 기반이 연결된 농어촌 정착 네트워크로 확장된다.

이상의 단계별 계획은 난민 정착이 초기 보호시설 조성에 머무르지 않고, 보호, 접속, 협력, 자립을 거쳐 마을 생활권과 생산경관, 공동관리 구조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경공간은 단순한 외부공간이 아니라 체류지위와 주민 수용성에 따라 점진적으로 열리는 정착 인프라로 작동한다. 이러한 단계별 구조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는 결론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한다(그림 1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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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7. 단계별 종합 전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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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인구감소 농어촌 지역의 유휴공간과 생활 기반을 활용하여 난민 정착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조경계획 모델을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난민심사 및 체류지위, 정착·통합, 커뮤니티 개발, 도착 인프라, 사회정체성 이론과 접촉이론을 검토하고, 이를 보호, 심사·대기, 적응, 자립의 네 단계로 공간화하였다. 연구 대상지인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석교리는 빈집과 유휴공간, 농업·어업 기반, 마을 생활권, 주변 지역과의 연결 가능성을 갖춘 농어촌 마을로서, 난민 정착과 지역 재생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시범적 대상지로 설정되었다.

본 연구의 계획 모델은 석교리의 형태를 그대로 복제하는 설계안이 아니라, 농어촌 난민 정착에 적용 가능한 단계적 구조를 제안하는 데 의의가 있다. 모델의 핵심 골격은 네 가지이다. 첫째, 체류지위와 생활 안정성에 따라 공동주거, 전이주거, 빈집 분산주거를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둘째, 주민과 난민의 접촉을 보호, 진입 조정, 접촉 전이, 협력 활동, 일상 접촉으로 조절한다. 셋째, 주거, 생활서비스, 마을길, 공동공간, 생산경관, 외부 지원기관을 연결하여 마을 단위 도착 인프라를 형성한다. 넷째, 공동정원, 작업장, 생산·가공 공간, 운영위원회와 공동 자치규약을 통해 정착지원과 지역사회 공동관리를 결합한다.

이 모델을 다른 농어촌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초기 보호공간으로 전환 가능한 유휴시설, 도보권 생활서비스, 빈집 또는 분산주거 가능 자원, 공동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공간, 농업·어업·가공 등 지역 생산 기반, 지자체·지원기관·주민조직의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시범 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초기에는 15–20명 내외의 공동주거와 지원공간, 장기적으로는 50–70명 규모까지 확장 가능한 빈집·전이주거·생산공간의 단계적 확보가 요구된다. 반면 구체적인 작물, 생산 프로그램, 빈집 배치, 주변 마을 연계 방식, 주민 수용성 프로그램은 지역 산업 구조와 사회적 조건에 따라 조정되어야 하는 지역 변수이다.

본 연구의 의의는 난민 정착을 보호시설 설치나 주거 제공의 문제가 아니라, 체류지위 변화, 관계 형성, 생활권 확장, 생산활동, 공동관리로 이어지는 공간적 과정으로 해석했다는 점에 있다. 또한 농어촌의 빈집, 마을길, 공동공간, 생산경관을 신규 정주 인구의 도착 인프라로 재해석함으로써 난민 정착과 농어촌 재생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다만 실제 주민 수용성 조사, 장기 운영 실험, 예산 및 제도 실행 가능성 검토는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으므로, 향후 운영 시뮬레이션 및 비용, 생산경관 운영 구조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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