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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경회루 권역의 식생경관원형과 개선에 관한 연구

김충식*, 정슬기**
Choong-sik Kim*, Seul-ki Jeong**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조경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병원 보조임상의
*Professor, Dept. of Traditional Landscape Architecture, Th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Research Assistant, Seoul National University, Plant Clinic
Corresponding author: Seul-Ki Jeong, Research Assistant, Plant Clinic,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 +82-2-880-4697, E-mail: snupc.seul@snu.ac.kr

© Copyright 2018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11, 2018 ; Revised: Nov 09, 2018 ; Accepted: Nov 09, 2018

Published Online: Dec 31, 2018

국문초록

본 연구는 경회루 권역의 경관개선을 위해 원형을 고찰하고, 수목 생장예측모델을 추정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식재경관의 개선방안에 대한 검증을 위해 만세산에 식재된 수목에 대한 사진측량을 진행하였다. 만세산 송림의 생장율을 알아보기 위해 Pressler 공식을 이용하고, 시뮬레이션을 제작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장조사 및 경관분석 결과, 경회루 권역의 수목들은 수양벚나무와 감나무를 제외하고 흉고직경 30cm 이상의 대교목으로 특히 경관을 차폐하는 만세산의 송림과 북쪽 화계의 수목들에 대한 전정을 통해 관리하거나, 작은 수목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목생장율 측정 결과, 평균 10년을 기준으로 남측 만세산은 근원직경 14%, 수고 5%가 북측 만세산은 근원직경 7%, 수고 2.4% 만큼 생장하였다. 나아가 산출된 수목생장률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작성했을 때 20년 후에는 경회루 2층에서 경관 또한 만세산의 송림이 인왕산의 스카이라인을 차단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경관개선 시뮬레이션을 분석하여 경회루 권역의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수목관리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경회루 권역의 식재경관을 고증하고 효율적인 정비방안을 도출한 것에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calculate the optimum height of trees, estimating a model for the prediction of tree growth for the landscape improvement of the Gyeonghoeru area. For the verification of measures for management, this study conducted a photographic survey of the Gyeonghoeru area and used the Pressler's formula to examine the growth rate of the pine forest of Mansesan.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as a result of a field survey and landscape analysis, trees in the Gyeonghoeru area are large ones with more than a diameter at breast height of 30cm, except for weeping cherry trees and persimmon trees, and especially, it is necessary to manage them or replace with small trees through the landscape of Mansesan, which screens the landscape and pruning the trees in the terraced flower garden in the north. Second, as a result of a measurement of the growth rate of trees, for 10 years on average, they grew up by 14% in source diameter and 5% in tree height 5% in south of Mansesan and by 7% in source diameter and 2.4% in tree height in the north of Mansesan. Furthermore, when a simulation was prepared based on the measured growth rate of trees, it was found out that 20 years later, on the landscape on the second floor of Gyeonghoeru, the pine forest of Mansesan would cut off the skyline of Mt. Inwang-san. Third, this study analyzed a landscape improvement simulation and proposed a plan for tree management to take a view of the landscape of the Gyeonghoeru area. This study has a significance that it drew an efficient planting maintenance policy, considering the landscape characteristics of the Gyeonghoeru area.

Keywords: 만세산; 수목생장률; 사진측량; 정비; 시뮬레이션
Keywords: Mansesan; Growth Rate of Trees; Photographic Surveying; Planting Maintenance; Simulation

I.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보존과 복원에 치중했던 문화재 관리의 정책이 문화유산의 국민 향유와 지속가능한 활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궁궐 문화유산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과 감상이 확대되고 있다. 경복궁 중에서도 경회루 1층과 2층 내부에 특별 관람 프로그램이 2004년 시범 개방기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경회루에 오르면 만세산 (萬歲山) 의 울창한 소나무들이 외부로의 조망을 가리고 있어, 인왕산과 북악산의 장엄한 전경을 두루 감상하기 어렵다. 심지어 만세산의 소나무들은 경회루와 그 높이를 비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만세산 소나무들은 외부에서 경회루로의 조망도 차폐한다. 화계(花階)나 석축 후면에 식재된 수목들도 성장을 하면서 뿌리가 발달하여 석축을 이탈시키고 있다.

문화재구역에 대해서는 원형을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원형은 건물과 지형, 수목과 시설물 모두가 포함된다. 건물과 지형 그리고 시설물은 그 형상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원형을 정의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또한, 원형의 훼손에 대한 진단과 수리복원의 행위 조치가 명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에 비해 보호와 보존을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성장과 생장, 쇠락과 고사 (枯死)를 반복하는 수목에 대해서는 원형을 선언하는 것도 수리복원의 행위를 정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인식하에서 문화재 구역에 식재된 수목들에 대해서는 소극적 관리가 이루어진다. 나무가 고사하지 않는 한 쇠락으로 인해 불량한 경관이 발생해도 수종을 대체하는 것을 수리 행위로 판단하지 않는다.

문화재구역의 식생에 대한 보호와 보존, 재건에 대한 논의는 30여 년 전에 이루어졌다. 플로렌스 헌장 (1982) 에 ‘역사정원 (historic garden)’은 식물과 같이 살아있는 요소가 주를 이루며, 이는 곧 사라질 수도 있고, 재생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외관은 ‘계절의 순환’, ‘자연의 성장과 소멸’ 그리고 ‘영원히 변하지 않도록 유지하려는 예술가와 장인의 욕구' 사이에 존재하는 이들의 끊임없는 균형을 반영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ICOMOS, 1981). 역사정원에 대한 유지관리, 보존, 복원, 재건작업은 구성요소인 식물의 성장과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여 장기 수목 교체 프로그램의 정기적 수행과 복원에 필요한 식물종의 보호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복원이나 재건에 있어서 정원의 진화단계를 존중하고, 추측에 의한 재건을 고려되지 않아야 함을 명시했다(Sim, 2016). 그러므로 문화재 구역에서 수목을 포함한 식생의 관리는 성장과 소멸을 인정하며, 장기적인 교체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진화단계를 진단하고 보호하거나 유지하려는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경복궁 경회루 권역을 대상으로 식재경관의 변화를 고찰하여 경관의 원형을 정의하고, 관리방안을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식재경관의 변화는 문헌과 사진자료를 수집하여 해석하고 경관의 원형을 고증하였다. 또한, 현장조사와 실측, 시뮬레이션 등을 시행하여 경회루 권역의 식생에 대한 관리기준을 제안하였다.

2. 선행연구

Kim et al. (1998) 은 사용자와 관찰자의 시각적 특성을 분석하여 경회루의 배치특성을 분석하였다. 진입경로와 시각적 특성을 분석하여 경관 측면에서 경회루가 조망을 고려하여 서쪽 편향으로 배치가 이루어졌음을 밝혔다. 또한, Lee and Zho (2005)는 「경회루전도(慶會樓全圖, 1866)」와 경회루 실측도면을 비교하여 경회루가 방지 (方池) 와 경복궁의 관계성 등을 고려하여 조성되었음을 밝혔다.

역사정원에 대한 식재경관의 분석과 관리방안 개선에 관련된 연구로 Choi et al. (2002) 은 <동궐도>와 식생현황을 비교하여 창경궁 통명전 일원과 관덕정 일원을 대상으로 수목의 과도한 생장 및 수종 간 개체 불균형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정비 및 관리가 허술함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궁궐의 식생 경관보존과 관리방안을 위한 구체적․실증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Kang et al. (2011)는 경주 월지의 화분을 분석하고, 복원 정비사업 당시의 기록을 토대로 월지 조성 당시의 수종 및 경관을 비교 분석하였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식재 수종에 대한 밀도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모니터링과 복원 방향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

수목생장에 관련된 연구로 Lee and Lee (1999)는 생장예측모델을 추정하여 수목의 생육환경을 고려한 각 수종별 적정 식재간격을 제안하였다. 수목의 성장을 고려해 식재 후 5년을 목표시점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식재 후 10년이 경과하면 쾌적한 녹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위적인 관리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Oh and Park (2012) 은 식재 초기부터 아파트 외부경관을 고려한 입주자들에게 조경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소 식재량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적정 식재밀도 기준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조망을 고려한 식재 경관의 개선방안도 시도되고 있는데, Kim et al. (2011) 은 명활산성의 성벽이 보문단지에서 보이는 방안을 계산하였다. 수목의 평균높이, 최대 성장크기 등을 반영하여 산림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산성의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GIS와 가시권 분석 등을 사용하였다. 이 밖에도 수관 중복률이나 식재밀도를 측정하여 적정식재간격, 적정식재밀도 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 왔지만, 문화재 구역의 식재 수목의 경관분석과 원형 고증, 생장을 고려한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3. 연구의 과정 및 방법

연구의 대상지인 경회루 일대를 중심으로 하며, 북악산과 인왕산까지의 조망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는 5단계로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연구 수행을 위한 내용적 범위로 《궁궐지》, 《조선왕조실록》 등의 문헌조사를 토대로 경회루의 공간적․시각적 특성을 파악하고, 경회루 일대의 시간적인 변천과정을 고찰하였다. 2단계에서는 「경복궁 복원정비 기본계획보고서 (1994)」와 「경회루 실측조사 및 수리공사보고서 (2000)」 등을 바탕으로 조경계획과 식재변화에 대해 분석하였다. 3단계에서는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사진측량을 통해 만세산 수목의 크기를 측정하였다. 또한, 5~6년 전 사진을 수집하여 사진측량을 수행한 후 현재와 비교하여 수목 생장률을 Pressler 공식으로 산출하였다(Equation 1 참조).

Pressler's Formula to predict tree growth rate (Choi, 2000)
Growth rate ( % ) = M m n ÷ M + n 2 = M m M + m × 200 n ( M : current size, m : previous size, n : elapsed years )

4단계에서는 수치지형도를 이용하여 경회루에서 북악산과 인왕산에 이르는 지형의 단면도를 작성하고, 광역적 조망현황을 분석하였다. 경회루 1층과 2층에서의 조망점을 선정하여 시각구조를 분석하고, 경회루 권역의 수목들이 경관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을 진단하였다. 5단계에서는 산출된 생장률을 적용하여 산출된 수목의 높이를 Photoshop으로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제작하였다. 또한, 조망을 차폐하지 않는 수목의 적정한 관리 높이를 도출하였다.

II. 경회루 권역의 식재경관원형

1. 경회루의 경관 구성

경회루는 주로 외국사신의 접대를 위한 연회 장소로 쓰일 목적으로 조선왕조 초기 태종 12년(1412) 에 지어진 누각(樓閣) 이다. 본래 경복궁 침전 서쪽의 작은 누각으로 지었던 것을 태종 때 크게 연못을 파고 장대하게 조성하였다. 《태종실록》 12년(1412) 4월 기사를 보면 ‘경복궁에 새로 큰 누각을 서쪽 모퉁이에 지었다.’고 하였다. 공조판서 박자청 (朴子靑) 이 감독하여 못을 파서 사방을 둘렀다고 하였다. 5월에는 누각의 이름을 ‘경회루’라고 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연산군 때는 경회루 주변까지 크게 치장되었고, 연회를 위해 못 주변에 만세산 (萬歲山) 이 만들어졌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되어 폐허로 변했다. 경회루가 재건된 것은 고종 4년(1867) 이었지만, 경회루 건물을 세우기 위한 연못 조성은 중건 공사 초기에 착수되었다. 고종 2년(1865) 에 시작된 경복궁 중건 공사에서 조선왕조 초기에 세워진 경회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노력하였다.

경복궁의 전체적인 배치 질서와 남쪽에 붙은 현판의 방향으로 본다면 경회루는 남북선상에 축을 이루며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회루 내부에서 일어나는 행사들의 내용과 그 시각적인 특성을 분석해 봤을 때 남쪽, 서쪽, 북쪽을 향해 모두 열려있는 형상이다. 건물이 2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방이 트여 있기 때문이다. 경회루의 남쪽에 있는 궐내각사 (闕內各司)는 신하들이 집무를 하는 장소였고, 담장으로 접근이 어려웠다. 신하나 사신들은 경회루 동문을 통하여 진입하였다. 또한, 서쪽, 북쪽 영역은 후원과의 관계 속에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인왕산과 북악산의 전경이 시각적인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왕이 경회루 공간의 중심에 남쪽을 면하여 좌정 (坐停)하는 것이 원칙이나, 서쪽으로 조망이 열려져 있다. 또한, 경회루 방지의 너비가 서쪽으로 넓고, 내부에 조성된 만세산이 연출하는 전경도 서쪽에서 강조된다. 즉, 경회루가 있는 방지의 서쪽 한가운데에 두 개의 방도(方島)가 남북으로 길게 나란히 배치하였음을 볼 때 서쪽 방향의 축이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회루 공간의 방향성은 궁궐제도에 따라 정면은 남면하여 단일방향을 이루지만, 시각적으로는 3면이 개방되어 서측을 향한 조망이 열려 있는 형식과 내용이 중첩된 이중적 공간구조를 이루고 있다.

2. 식생경관의 변천

하륜(河崙) 이 지은 경회루기(慶會樓記) 에 경회루의 못을 축조한 기록은 있으나, 식재에 대한 언급은 없다. 《궁궐지》에서 숙종이 지은 <경회루대지시 (慶會樓大池詩)>를 보면 ‘(경회)누 앞의 넓은 못 섬 두 개 우뚝해/붉고 흰 부용들 너무도 곱구나. 가뭄에 비 빌 때마다 안올 때 없었으니/지금토록 전한 말 신룡이 있다 하네.’라고 하여 숙종 재위 당시 만세산에 부용이 심겨져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속동문선 제5권》의 <경회루가(慶會樓歌)>이다. ‘...천 그루 버들엔 연기가 자욱하고(千株楊柳煙濛濛), 백 군데 연못에는 연꽃이 깔렸는데(百面池水含芙蓉), 물고기랑 물새들이 조용히 즐겨 노니(沈浮翔集樂從容), 때와 물건 서로 맞아 마음도 화락해라(時物適矣心和雍)... (이하생략)’이라고 하여 현재 버드나무는 고증을 거친 수종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성종 14년(1483) 왕의 요청으로 명나라에서 온 사신 갈귀(葛貴)가 지은 율시 (律詩) 에 ‘늦가을 좋은 경치에/높은 누각에 비단 방석을 깔았네./팔방 창[八窓]에는 남기(嵐氣)가 모이고,/계수나무 향기가 자리에 가득하네.... (이하 생략)’라고 하여 당시에 경회루 권역에 계수나무가 여러 그루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경회루에서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은 만세산의 식재경관이다. 1900~1915년에 촬영된 사진에서 만세산의 소나무는 경회루 1층보다 높지 않다. 1910년과 1915년의 사진을 보면 소나무의 수형이 옆으로 넓게 퍼진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1972년과 1977년의 소나무는 1915년과 확연히 다른 수형을 이룬다. 소나무 줄기가 직선으로 되어 있어 2016년 모습과 유사하다. 1972년 이후부터 소나무 잎의 밀도가 높고 높이가 커져서 외부에서 경회루의 전망을 차폐하고 있다(Figur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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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Landscape ch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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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궁궐 복원사업은 일제가 파괴, 변형시킨 경복궁을 수도 서울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 복원․정비하는 것이었다. 복원사업은 최종 경복궁 중건 시점인 1888년을 기준으로 하였다. 1900년 초 촬영 기록된 <조선고적도보>의 사진과 <경복궁전도>, <북궐도형>과 문헌으로는 《조선왕조실록》, 《궁궐지》 등을 참고하여 복원이 이루어졌다(Cultural Property Bureau, 1994).

경복궁 복원 당시 조경계획은 조선고적도보 등의 사진 및 자료를 참고로 고증된 한국 고유의 전통수종 (소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등) 을 식재하고, 궁궐에 부적절한 수목들을 정리하는 것까지 포함하였다. 경회루 북서측 주변에는 소나무와 느티나무, 회화나무 등의 교목과 진달래, 철쭉 등 관목류 식재계획이 수립되었다. 경회루 남쪽에 크게 자란 플라타너스를 제거하고 개울 (어구) 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화목류(살구, 자두, 앵두)가 중점적으로 식재되었다. 당시 식재계획도를 살펴보면 경회루 동쪽호안의 진입공간에 식재계획이 있으며, 경회루 남쪽호안에는 식재계획이 없었다. 서쪽호안에는 침엽수 식재가 계획되었다(Figure 2-a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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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Planting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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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회루 실측조사및수리공사보고서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00)」에 작성된 수목배치도에 의하면 1994년의 조경계획과 다르게 정비된 것으로 확인된다(Figure 2-b 참조). 주로 버드나무와 수양버들이 가장 많이 식재되었는데 1994년 복원계획과는 달리 경회루 동쪽호안에는 수목이 식재되지 않았다. 또한, 경회루 서쪽 호안은 외래수종인 가이즈까향나무가 발견된다. 서쪽 호안과 남쪽 호안 모두 버드나무와 수양버들이 주로 식재되었다. 특히 남쪽 호안은 수양벚나무가 있으며, 북측 화계에 살구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와 같은 과실수를 식재하려던 조경계획과 다르게 수양버들, 회화나무,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등 비교적 크게 자라는 나무들이 식재되었다. 화계의 성격상 관목류도 식재된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목배치도에 관목류가 표시되지 않아 식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이후 2005년에 일제 강점기에 철거되었던 경회루권역의 네 담장 중에 동쪽과 북쪽 담장이 복원되었다.

III. 식생경관의 분석결과

1. 식생현황

경회루 권역의 식재경관을 분석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였다. 북측 호안은 2000년도의 수목배치도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남측 호안과 서측 호안이 접하는 근처에 있던 수양벚나무 한 그루가 없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나무들은 2000년도의 수목배치도와 같은 자리에 있었다(Figure 3-a 참조). 현재 경회루의 서쪽 호안은 2000년도의 수목 배치도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서쪽 호안가의 중심가에 있는 수목들이 다수 제거되었다. 또한, 수목배치도(2000)를 참고했을 때 전통수종이 아닌 수목들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 수양버들 2그루가 있는데, 수세가 매우 약하다(Figure 3-b 참조). 북측의 화계는 2000년도의 수목 배치도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하향정 서쪽에 있던 회화나무 1주, 쉬나무 1주가 있었는데, 화계 중앙 수양버들 옆에 식재되었던 쉬나무 1그루를 현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또한, 상수리나무, 회화나무, 말채나무 등이 심하게 기울어져 있으며, 지나친 수목의 생장으로 인하여 호안 석축이 탈락된 모습이 확인되었다(Figure 3-c, d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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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Planting landscape around the rectangular p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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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산에 식재된 교목은 모두 소나무로 매우 무성하며, 하부에 진달래가 있다. 만세산 전체 면적은 외곽을 둘러싼 석축을 포함해서 약 100m2 정도이며, 남측 만세산에 소나무 11주, 북측 만세산에 14주가 있다. 경회루와 만세산의 소나무가 연못에 함께 반영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생장한 소나무 가지가 경회루지의 투영을 저해한다. 소나무의 수관이 만세산의 너비보다 크기 때문이다(Figure 3-e 참조). 「경회루 실측조사 및 수리공사보고서」의 모식도와 실재 만세산을 비교한 결과, 비교적 작은 소나무들은 당시에 새로 식재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장조사를 통해 경회루 권역의 수목배치도를 작성하였다(Figure 4 참조). 현재 경회루 권역의 수종은 총 11종으로 낙엽활엽수가 비교적 많았다. 수양벚나무와 감나무를 제외한 다른 수종들은 모두 흉고직경 30cm 이상까지 자라는 수종들이며, 수양버들, 버드나무, 회화나무와 만세산에 소나무가 주로 식재되었다. 상록칩엽수는 향나무와 소나무가 있다. 향나무는 경회루 권역 남쪽 호안에, 소나무는 만세산과 서쪽, 북쪽의 송림에 식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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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Planting layout (201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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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회루 남측 호안의 수양벚나무(Prunus leveileana var. pendula)는 봄철 많은 관람객들의 촬영대상이다. 수양벚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이지만, 문헌상으로 고증되지 않은 수종이므로 기록에 있는 계수나무로의 대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식생경관분석

식생경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경회루에서 주요 경관대상에 대한 조망을 분석하였다. 경회루는 서쪽으로 인왕산, 북쪽으로 북악산을 주요 경관대상으로 하는 조망구도를 이루고 있다. 조망구도를 검토하기 위해서 1:1,000 수치지형도를 이용하여 경회루에서 두 산의 정상부까지 단면도를 작성하였다.

단면도를 기반으로 가시선 (可視線, Line of Sight) 을 작성하여 검토한 결과, 경회루 1층에서 인왕산을 바라봤을 때, 만세산의 소나무가 인왕산의 스카이라인 일부를 차폐하고 있다. 2층에서의 조망 시 인왕산을 가리진 않지만, 가장 큰 소나무의 상단부가 부분적으로 조망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경회루에서 인왕산으로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8m 이하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계산되었다(Figure 5-a 참조). 북쪽방향 역시 경회루에서 북악산을 바라봤을 때 1층, 2층 모두 30미터의 짧은 거리를 두고 북쪽 화계의 말채나무의 수고 때문에 부분적으로 차폐가 발생한다(Figure 5-b 참조). 북쪽 화계는 말채나무 외에도 회화나무, 수양버들 등의 대교목들의 생육으로 인해 훼손된 석축의 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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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Line of sight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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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경회루 1층에서도 연회나 각종 행사가 개최되었고, 특별관람 프로그램에서 방문자들의 이용이 이루어지는 경회루 1층에서 외부 조망에 대해서도 검토를 하였다. 검토결과, 서측의 인왕산에 대한 조망도 일부 차폐가 발생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2층에서 비해서 만세산 소나무가 스카이라인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북측에서의 조망도 두 층에서 모두 말채나무와 담장 너머의 송림으로 인해 북악산의 스카이라인이 차단되고 있다(Figure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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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Scene from Gyeongho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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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회루 외부 지점인 서측호안의 3개 지점에서 조망을 검토한 결과, 만세산의 소나무에 의해 경회루에 대한 조망이 대부분이 차폐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P1지점과 P3지점에서 경회루 지붕까지 모두 소나무에 의해 차폐되는 현상이 심각하다. 소나무의 차폐로 인해 조망과 함께 방지에 경회루가 투영되는 모습이 연출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특별 관람 프로그램이 소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경회루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서쪽에서 경회루를 감상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Figure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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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Scene from outside viewpo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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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식생경관 시뮬레이션 분석결과

1. 만세산에 있는 소나무의 생장률 산출

사진측량으로 남측 만세산의 소나무 11주 중에 5그루의 크기를 측정하였다(Figure 8-a, 8-b 참조). 2011년 12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약 5년 동안 근원직경은 6.2%, 수고는 2.2%가 생장했으며, 근원직경의 생장률에 비해 수고의 생장률이 비교적 낮음을 확인하였다(Tabl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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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Planting landscape in Mansesan is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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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Growth rate of pines in Mansaesan
Island Tree Size Growth rate (%)
Past Present Root Height
South 1 H6×R29 H7×R41 6.9 1.2
2 H7×R30 H8×R42 6.3 2.7
3 H7×R29 H8×R42 7.3 2.7
4 H8×R37 H9×R42 2.4 2.4
5 H13×R52 H13×R78 8.0 2.0
Avg. 6.2 2.2
North 1 H7×R23 H8×R35 5.9 2.0
2 H6×R21 H6×R40 8.9 1.7
3 H10×R34 H11×R43 3.3 1.4
4 H14×R29 H15×R33 2.0 2.0
5 H9×R46 H9×R60 3.2 1.6
Avg. 4.7 1.7
Avg. 5.45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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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만세산은 2009년 8월 촬영된 사진을 기준으로 14주 중에 비교가 가능한 5주를 선정하여 생장율을 측정하였다(Figure 8-a, 8-b 참조). 측정 결과, 약 7년 동안 평균 근원직경이 4.7%, 수고가 1.7% 생장하였다. 남측 만세산과 마찬가지로 근원직경의 생장률에 비해 수고의 생장률이 비교적 낮았다. 남측 만세산과 북측 만세산의 환경 차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되었으나 생장률의 차이가 꽤 있었는데, 이는 북측 만세산이 남측 만세산과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소나무가 식재되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2. 경관 시뮬레이션 분석결과

Pressler 공식으로 만세산 소나무의 생장률을 계산하였을 때 현재로부터 10년과 20년 후의 식재 경관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작하였다. 10년 후 남측 만세산의 소나무는 근원직경이 약 13.6%, 수고가 약 4.8% 증가하고, 북측 만세산의 소나무는 근원직경이 약 6.8%, 수고가 약 2.4% 추가로 생장할 것으로 예상된다(Figure 9-b 참조). 또한, 20년 후 남측 만세산의 소나무는 근원직경이 약 27%, 수고 약 10% 증가하고, 북측 만세산의 소나무는 근원직경이 약 14%, 수고가 약 5% 정도로 생장할 것으로 예상된다(Figure 9-c 참조). 현재 경회루 2층에서 인왕산으로의 조망에서 소나무가 산의 스카이라인 바로 아래까지 대부분 차폐를 하지만 스카이라인까지 침해를 하지는 않고 있다(Figure 9-a 참조). 그러나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20년 후에는 경회루 2층에서 만세산을 바라봤을 때 인왕산에 대한 전면의 차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근원직경이 생장함에 따라 수관 폭도 넓어져 북측과 남측의 소나무의 수관이 중첩될 가능성이 크다. 즉, 수목의 생장을 현재와 같이 계속 유지한다면 10년이 지나면서 경회루에서의 인왕산 조망은 상당한 차폐가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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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Landscape changes of pines in Mansae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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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산 소나무 생장율의 분석을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선정하여 경관 시뮬레이션을 제작하였다. 가시선 분석결과에서 산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만세산 소나무의 높이를 8m로 제한하고, 북측 화계 수목의 크기를 조절했을 때 배후지인 인왕산과 북악산의 스카이라인이 조망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회루가 개선 방안으로 유지될 경우, 만세산 소나무의 크기로 인해 발생되는 왜소화 현상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Figure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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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Landscape sim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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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결론

경회루 권역의 경관 원형을 고증하고 현황분석 및 경관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식생경관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료를 통해서 경회루 권역에 연꽃, 버드나무, 계수나무 등이 식재되었던 것을 확인하였다. 소나무의 식재 여부에 대한 기록이 남은 것은 없으나, 1900년대 사진에서 등장한다. 이로 미루어볼 때 만세산 소나무는 고종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식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경회루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만세산의 소나무는 규모가 커져서 경회루 내외부에서의 조망을 차폐하는 정도가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회루지 (方池)를 둘러싼 북측 호안의 석축은 교목의 성장으로 인해 석렬이 이탈하는 현상이 심각해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호안의 화계는 담장이 3m 이므로 대교목들을 제거하는 방안의 고려가 필요하다.

셋째, 사진측량을 통해 수목생장률을 산출하여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10년 후부터 외부로의 조망이 심각해질 수 있음을 예측하였다. 또한, 경회루에서 인왕산과 북악산에 대한 가시선을 분석한 결과, 만세산 소나무의 수고가 8m 이내로 관리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진측량을 진행하였으나, 보다 정확한 실측을 통해서 측량이 이루어져야 하며, 10년 이상의 과거 사진을 수집하여 생장율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이 요구된다. 또한, 북측 화계의 과거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생장률을 측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화계 뒤 담장의 높이로 미루어 보아, 감나무를 제외한 현재 북측 화계에 식재된 모든 교목들의 높이를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의 한계가 있지만, 조경문화재인 역사정원에 대한 원형을 고증하고 변화과정을 조명함으로써 수목의 라이프싸이클을 고려한 개선방안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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