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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자산으로서 길에서 보는 경관의 유형적 특성과 경관 보전 방안에 관한 연구 - 영도구를 사례로 -

김성완*, 강영조**
Seong-Wan Kim*, Young-Jo Kang**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동아대학교 대학원 도시조경학과 박사과정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Ph.D. Course, Dept. of Urban Planning and Landscape Architecture, Graduate School, Dong-A University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Dong-A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Young-Jo Kang,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Dong-A University, Busan 49315, Korea, Tel.: +82-51-200-7576, E-mail: yjkang@dau.ac.kr

본 논문은 2018년도 동아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 Copyright 2018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Sep 28, 2018 ; Revised: Dec 17, 2018 ; Accepted: Dec 17, 2018

Published Online: Dec 31, 2018

국문초록

본 연구는 근대자산으로서 옛길과 그 길 위 경관의 가치를 고찰하였다. 대상지인 영도의 근대시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제작된 1916, 1919년 두 시기의 지형도와 2017년 수치지형도를 중첩 분석하여 영도의 근대시기에서 현재까지 100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길 총 108개소, 총연장 26.32km를 추출하였다. 영도 100년 길의 잔존형태를 살핀 뒤, 그 길 위에서 체험하는 경관의 유형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시퀀스적 경관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존속성이 현시대만의 장면이 아닌 역사적 경관의 변천을 토대로 할 때, 이 경관을 보전․관리․계획할 수 있는 새로운 적정모델이 요구된다. 따라서 시선의 개념을 공간적 개념으로부터 시공간적 개념으로 한 차원 끌어 올리는 새로운 경관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점장으로서의 길에서 보는 경관의 보전 기준과 영도 100년 길 위 경관의 경관유형별 보전방안을 제시하였다. 근대자산으로서의 영도 100년 길과 길 위 경관의 의미를 통시적 경관 네트워크로서 파악하고 보전해야 할 것이다.

100년 전 길의 잔존 여부는 그 길 위에서 경관을 바라보는 시선의 역사도 100년 동안 지속되고 있었음을 시사하며, 이것은 영도지역이 가진 역사적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경관 보전 방안을 통하여 영도 근대 역사길과 그 길 위 풍경이 근대자산이자 지역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며, 추후 근대자산으로서의 길과 길 풍경의 제도적 보전 및 관리,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value of the old roads and roadscapes as modern assets. Topographic maps of the two years (1916 and 1919, which were produced by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and the digital topographic map produced in 2017, were analyzed. The total amount of roads that have survived for the past 100 years are located in 108 places and total 26.32km. After examining the remnants of the roads in YeongDo, the type of scenery experienced along the roads were classified into nine kinds. The place where a sequential scenery experience takes place due to the survival of the past, the experience is based on the transition of historical scenery, not the scenery of the present time. A new model that can preserve, manage and plan this scenery is required. Therefore, we propose a new landscape model that elevates the concept of gaze from a spatial concept to a spatiotemporal concept. Based on this model, we propose a conservation criterion of the landscape viewed on the road as a viewpoint. As a modern asset for the next 100 years of YeongDo,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and preserve the meaning of the landscape and roadside scenery as a transit landscape network.

The remnant of roads from 100 years ago suggests that the scenery on the road was has been maintained, and it is the historical landscape of the YeongDo area. Through the landscape conservation plan proposed in this study, it is expected that the historical roads and their landscape will be positioned as a modern asset and an aspect of local heritage, and the future conservation and management of the roads and roadscapes will continue.

Keywords: 영도 100년 길; 문화유산; 길 위의 경관; 경관파악모델; 도시재생
Keywords: 100 Years-Old Yeongdo Paths; Cultural Heritage; Roadscape; Landscape Grasp Model; Urban Regeneration

I. 서론

1. 연구의 목적과 의의

“삼거리에 서서 한참 사면팔방을 돌아다보다 못하여 지나가는 지게꾼더러 조선 사람의 동리를 물어보았다. 지게꾼은 한참 망설이며 생각을 하더니 남쪽으로 뚫린 해변으로 나가는 길을 가리키면서 그리 들어가면 몇 집 있다 한다. 나는 가리키는 대로 발길을 돌렸다. 비릿하기도 하고 고릿하기도 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해산물 창고가 드문드문 늘어선 샛골짜기를 빠져서 이리저리 휘더듬어 들어가니까, 바닷가로 빠지는 지저분하고 좁다란 골목이 나타났다.”

염상섭 (廉想涉, 1897-1963) 의 작품 <만세전 (萬歲前)>의 한 구절이다(Yeom, 1922). 주인공 이인화는 시모노세키에서 연락선을 타고 다음 날 아침 부산에 내려 부산의 시가지를 둘러보기로 한다. 부두를 나와 일본식 도시로 변화된 부산 중앙동, 동광동 시가지를 거닐다가 조선인이 사는 동네를 찾아가려고 지게꾼에게 길을 물어보는 장면이다. 지게꾼이 남쪽으로 뚫린 해변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자 이인화는 거기로 발길을 돌려 걸어나간다. 그 때 느닷없이 나타난 바닷가로 빠지는 골목과 만난다.

이인화가 만난 바닷가로 빠지는 골목길은 복병산을 허물어 그 흙으로 매립하여 조성한 중앙동, 동광동 시가지의 가로 중 하나다. 근대 부산의 해안 시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바다가 보이는 골목길은 <만세전 (萬歲前)>(1922년) 이 간행되고 거의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바다를 숨겨두고 있다. 100년 전 이인화처럼 남쪽으로 뚫린 바다가 보이는 골목길에 서면 지금도 부산항과 바다가 보인다.

골목길에서 바다를 보는 경관의 체험은 시가지가 조성되기 전에는 없었던 것이었다. 부산에서 근대가 되어서야 시작된 매립과 시가지의 형성으로 부산시민들은 그때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가로 끝에 바다가 보이는 경관을 획득한 것이다. 그렇다면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바다를 볼 수 있는 시점장으로서 길은 근대 부산이 생성한 경관이며, 그 경관은 근대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근대 자산은 관광, 도시 재생 등 그 가치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본 연구는 100년 전부터 잔존하고 있는 길을 근대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부산시 영도구를 사례로 하여 100년 전부터 잔존하고 있는 길과 그 길에서 체험하는 부산항 풍경을 유형적으로 분류한 뒤, 근대 자산으로서 길과 시점장에서 보는 경관의 보전 방안을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성과는 지금까지 논의하지 않았던 근대자산으로서 길의 개념과 보전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건축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근대자산의 보전 활용에 새로운 시정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2. 연구의 방법
1) 선행연구의 비판적 검토와 본 연구의 과제

최근 2018년 8월 6일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 26,377m2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2007년에는 강원도 양양 구룡령 옛길 23,600m2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9호로 지정되었다.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는 근대 철도역사와 그 배후의 지역 근대생활사 건축물을 중심으로 보존하고 있다. 구룡령 옛길은 양양과 홍천 간 연결로로써 교역 및 과거시험 이동로 등으로 사용되었고, 일제 강점기의 철광소와 케이블카가 남아있는 등 조선시대와 근현대사의 역사가 담긴 길이다. 옛 길 자체를 문화재로 보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와 관련한 선행연구로는 영도의 경관에 관한 연구인 영도의 조망점에 관한 연구(Park et al., 2010) 와 영도의 문화경관에 관한 연구(Bae, 2015), 영도의 야간경관에 관한 연구(Lee et al., 2005)가 있었으나, 영도의 길들과 그 길 위 경관에 관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근대자산에 관한 연구에는, 근대가로경관에 관한 연구로 Jee (2004), Kim (2011), Jun (2014), 근대역사경관에 관한 연구로 Oh (2010), Oh (2011), Seo (2015), 근대산업유산에 관한 연구로 Ku (2008), Shin (2015), Jang (2010) 의 것을 검토하였으나, 이는 근대 건축물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길에 대한 것은 없었다.

교통로에 관한 연구로는 Nakamura (1990)가 유일하다.

“교통로를 하나 정해서 거기에서 경관을 체험하는 것은 무한정으로 획득할 수 있는 국토의 경관상 중에서 하나를 배타적으로 선택하여 분절하는 것이다. 그것은 국토의 모습을 그와 같은 경관상으로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교통로를 그저 사람과 물자를 수송하는 것뿐 아니라, 교통로의 성격에 따라 개성적인 방법으로 국토의 기호적 인식체계를 정의한다(Nakamura, 1990).”

이 논문에서 나카무라는 도시간 도로, 철도, 선박의 항로, 항공기의 공로에서 국토공간을 해독하는 제 양상을 크게 경관과 지역이미지 편집 작용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교통로에서 획득하는 경관의 특성과 지역 이미지의 획득 방식을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길에서 획득하는 경관을 계기적 체험, 조감도적 체험, 시점장의 중요성, 그리고 길에서 획득하는 경관이미지를 편집하는 방식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길을 경관을 체험하는 시점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각 교통로에 존재하는 시점장의 종류에 따라, 예를 들어 도로는 자동자, 철도는 전차, 항로는 배, 공로는 비행기에 따라 각각의 시점 및 이동속도별로 획득하게 되는 국토경관의 다양성과 이에 따른 시점장의 설계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 연구는 길에서 획득하는 경관의 내역을 밝혔지만, 시대변화에 따른 유산으로서의 오래된 길 위 경관현상의 가치와 경관보전방안 제시 면에서는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주요 과제는 길이라는 시점장을 근대자산으로 볼 수 있는 근거와 개념을 정리하고, 근대자산으로서 길 위 경관의 보전방안을 도출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2) 근대자산으로서 길과 시점장의 고찰 방법

본 연구는 근대자산으로서 길의 사례로 부산시 영도구를 그 대상지로 한다. 현존하고 있는 영도의 옛 길을 추출하기 위하여 근대시기의 지도자료를 수집, 현재 수치지도와의 중첩을 통해 2017년 잔존 길의 동정을 살피고, 시점장으로서 길에서 보는 경관을 유형적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근대자산으로서 100년 옛길의 경관 보전 방안을 고찰하였다.

영도 100년 길을 추출하기 위한 연구의 재료로는, 항공측량기법으로 제작된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지도인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에서 1916년에 측도하여 1921년에 발행한 축적 1/50,000 지도와 1916년에 최초측도하고 1919년 수정 측도하여 1924년에 발행한 축적 1/10,000 지도 그리고 현재 2017년 수치지형도 등 총 세 시기의 지도를 활용하였다. 이 지도들을 중첩분석하여 현재까지 남아있는 영도의 100년 된 길들의 지리적 정보로서의 위치와 중첩범위로서의 길의 길이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였다. 또한, 지도상의 길이 현존사실 여부와 현재 길 위 경관의 데이터 수집을 위하여 현장답사를 병행하였다.

한편, 근대의 두 시기 지도 중에서 1916년 측도지도보다 지형도 및 지장물이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1919년 측도지도를 기준으로 하여 분석하였다. 그러나 영도지역 전체가 기록된 1916년 측도지도와 달리 1919년 측도지도는 영도 북측지역에 국한되어 기록되어 있으므로, 본 논문의 지리적 대상지는 영도의 봉래산을 중심으로 한 북측지역으로 한다.

II. 근대 자산으로서 길의 경관 모델

1. 시노하라의 조작론적 경관모델

Shinohara (1999)는 조작론적 입장에서 경관구성요소로서 시점과 시대상, 시점장과 시대상장이라는 구도적 개념을 제안했다. 이 개념의 특이사항은 시점 위치의 조작에 따라 시대상의 크기, 방향, 배경이 결정되며, 시점장의 조작은 전경(前景) 을 결정한다는 것이다(Figur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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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Landscape grasp model by Shinohara

Source: Shinohara Osamu, 199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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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 자체의 조작은 특정 시점에서 바라보는 구조물의 디자인을 검토하는 차원이며, 시대상장의 조작은 특정 시대상 주변공간을 디자인하는 차원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구도적 개념상 시점장을 확정하는 경계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시점장과 대상장이 연속되는 경관도 다수 존재한다(Shinohara, 1999:44)는 것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Shinohara (1999)는 그의 경관파악 모델의 접근방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디자인 (계획․설계)하는 입장에서 경관을 파악한다. 둘째, 경관의 다양한 현상 중에서, 씬 (scene)경관을 기본형이라 생각하고, 이의 파악에서부터 출발한다. 셋째, 일본의 전통적인 경관디자인 수법을 모순 없이 통일적으로 설명 가능하다(Shinohara, 1999:40). 이것은 길이라는 선형 시점장 위에서 발견하는 경관현상에 대한 이해를 씬 경관이라는 기본형으로부터 파악해 나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Shinohara (1999) 의 경관파악모델을 평면적으로 재구성하여 모식화 하면 Figure 2와 같다. 경관은 사람이 시점에서 주대상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때 발생하는 시선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시점주변의 영역은 시점장, 주대상 주변의 영역은 대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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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Planar configuration of landscape grasp model by Shin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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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이 연구에서 경관계획․설계의 기초가 되는 경관공학에서는 목적 면에서 씬 (scene)경관, 시퀀스 (sequence)경관, 장 (場) 의 경관, 변천경관 모두를 다룰 필요가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그의 저서에서도 인정하고 있듯이, 경관현상을 공간적 측면에 한정하여 모델화한 것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경관을 취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Shinohara, 1999:46). 또한, 참배도와 같이 시점 이동에 따라 경관이 변화하는 공간의 경우, 경관체험의 본질을 구도론으로 환원하는 것은 어렵다.

시점장과 대상장 사이는 시선에 의해 연결된다. 시점의 위치가 시대상을 향해 이동할 경우, 시점장의 영역 또한 함께 이동한다. 이 시퀀스적 경관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존속성이 현시대만의 장면이 아닌 역사적 경관의 변천을 토대로 할 때, 그리고 변천경관의 가치가 높을 때에는 이 경관을 보전․관리․계획할 수 있는 새로운 적정모델이 요구된다. 이 새로운 모델이란 시선의 개념을 공간적 개념으로부터 시공간적 개념으로 한 차원 끌어 올리는 것을 그 기조로 한다.

2. 시점장으로서 길의 경관구성요소

근대 영도 사람들이 생각했던 부산항의 의미는 육지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의 연장이며, 중요한 지리적 랜드마크의 역할을 수행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주변 경관, 랜드마크, 길의 구조 등 일상의 풍경을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즉, 현재 서 있는 길 위의 나의 위치와 부산항의 방향을 통해 자신의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목적지로 이동하였을 것이다. 특정 위치에서 바라보는 부산항 경관을 통해 현재의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시선은 직선으로 나아간다. 시선의 시작은 시점이고, 시선의 끝은 시대상이다. 시점과 시대상 사이의 요소들은 경관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을 시대상으로 안내하는 길잡이와 같다. 사람의 시선은 이 길잡이를 훑어가며, 부산항이라는 시각 목표에 도달한다. 시선의 길잡이, 즉 경관을 바라보는 시선의 주변 인자들은 경관의 시공의 역사를 기록하는 통시적 프레임이다. 시선을 둘러싼 주변 인자들의 변모를 통해 시간 흐름에 따른 길 위 경관구조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본 논문은 길이라는 선형 시점장 위에서 부산항이라는 주대상과 영도 주변 바다라는 대상장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관현상에 대해 다루었다. 이것은 Shinohara (1999) 의 경관모델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영도의 길 위에는 근대시기에 시가지가 발생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골목길 풍경이 발현되었고, 이 길은 이동하면서 시대상을 바라보게끔 유도하는, 즉 시선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이 길과 길 위 경관이 100년 이상 지속되어 왔다.

영도의 언덕길이나 시가지로 둘러싸인 구불거리는 골목길 등에서는 부산항이나 바다가 보이지 않다가 시대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있다. 시점은 각 경관유형이 전형적으로 보이는 가장 최적의 지점이다. 보전해야 할 대상은 시대상인 부산항과 부산항이 보이는 시점, 그 시점이 놓여있는 시점장인 영도 100년 길 모두이다. 시점장으로서의 영도 100년 길은 부산항이라는 시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10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영도지역 사람들이 부산항을 바라보아온 방식’과 ‘부산항에 다가가는 방식’을 찾아내어 그 지리적, 시대적 가치를 보전하고자 하였다. 이 방식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선을 결정해온 시점장인 ‘길’과 시대상인 ‘부산항’ 양쪽 모두가 보전되어야 한다.

시선 그 자체인 길의 주변 모습의 변모 여부에 무관히, 시점 또는 시점장인 옛길과 시대상 또는 시대상장인 부산항의 존재가 변함이 없다면(Figure 3 참조), 이는 근대자산으로서 길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면, 근대자산으로서의 길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고정된 시점과 시대상은 지리적 정보유산이 된다. 길과 부산항은 방위, 고도 등 불변하는 상대적 위치관계를 보전하면서 100년 된 부산항 경관의 획득방식이라는 지리적 정보유산으로 남게 된다. 둘째, 주변 인자에 의한 경관변화는 시대적 정보유산이다. 길 주변이나 부산항 주변의 변모는 시간경과에 따른 경관변화를 의미하며, 이것은 시대적 정보유산으로 남게 된다. 셋째, 차단되지 않은 시선으로부터 경관의 보전방식을 도출할 수 있다. 즉, 시선이 차단되지 않기 위한 원칙을 추출하여 경관관리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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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Location map of YeongDo

Source: http://ma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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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장인 영도 100년 길은 지형적 특성에 따라 시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구도적으로 달라진다. 시대상장인 부산항은 풍경의 무게중심 역할을 하며, 시선의 끝에 놓여 있다. 길 주변은 근현대 100년의 시간에 매달려 끊임없이 변화해 왔으며, 시선의 시퀀스를 차단하지 않은 채로 수직적 구성을 달리해 왔다.

Shinohara (1999) 의 경관파악모델에 따라 경관현상을 조작가능한 것으로 보고, 이것을 영도지역 옛 길 위 경관보전방안에 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모델만으로는 시대변화에 따른 변천경관 및 길 위의 시점 이동에 따른 시퀀스경관을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이에 따른 새로운 적정모델을 제시하였다. Figure 4는 근대자산으로서 길에서 보는 경관구성요소를 모델화한 것이다. 영도 100년 길은 시점장, 길 위의 부산항이 보이는 지점은 시점으로 이것은 영도의 지리적 정보유산을 가진 경관의 지형인자이다. 이 길 위의 한 시점에서 바라보는 부산항과 바다는 시대상과 시대상장으로 100년 길 위에서 변함없이 볼 수 있는 지리적 정보유산으로서 경관의 중심인자이다. 이때 중심인자 위로 보이는 불변하는 배경경관인 하늘은 배경인자이다. 한편, 100년 길 위의 한 시점에서 시대상인 부산항을 바라볼 때 시선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이 시선 양쪽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온 건물군 또는 구조물이 있으며, 이것은 시대적 정보유산을 간직한 경관의 수직인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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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Components of the landscape on the road for 100 years in Ye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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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근대자산으로서 길의 경관 조작 요소

부산항이 보이는 영도의 길 위에서 바라보는 경관의 일반적인 물리적 구성은 Figure 5와 같다. 관찰자가 시점장인 길 위 어느 시점에서 부산항을 향해 바라보면, 시선의 방향 끝에는 100년의 부산항과 수평선이 놓이고, 그 위로는 불변하는 배경경관인 하늘이 펼쳐진다. 길 주변으로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건물 등의 수직적 구성물이 배치하여 그 높이에 따라 수평선의 일부를 가려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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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The physical structure of scenery on the way to Busan Harbo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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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의 지형적 특성상 Figure 6과 같이 길 위 경관의 한쪽이 열려 수평선이 펼쳐지는 경우도 있다. 한쪽은 봉래산자락 또는 건물군에 의해 수직적 구성물이 놓여 있고, 다른 한쪽은 낮은 지대에 의해 부산항과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가시 영역이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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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The physical structure of scenery on the way to Busan Harbo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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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도에서 부산항을 바라보는 시선의 단면구조는 Figure 7과 같다. 100년 길 위의 한 시점에서 보이는 부산항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 시선 상의 구조물의 높이를 제한함으로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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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Sectional structure of gaze facing Busan 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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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길 위 시선을 둘러싼 주변 인자이자 경관의 구성요소인 중심인자, 지형인자, 수직인자, 배경인자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심인자는 시대상으로써 시선의 끝이자 경관의 중심이다. 지형인자는 수직인자와 배경인자의 시각영역 범위에 영향을 준다. 수직인자는 수평선이 보이는 범위를 결정한다. 배경인자는 수평선 (시선의 높이) 의 상부 영역이며, 경관의 불변하는 배경 역할로 수직적 시각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길 위 경관구성요소의 구조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주목할 것은 배경인자를 제외한 중심인자, 지형인자, 수직인자는 의도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요인을 내포하며, 각각의 물리적 구조가 변형됨에 따라 보여 지는 경관의 구조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주변인자의 변형요인을 조작함으로써 의도적 경관조작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조망점의 고도(E)나 좌표(C), 시선의 방향 조작에 의해 중심인자인 부산항를 바라보는 각도, 높이, 거리 등을 변형할 수 있다.

Table 1. The structure of components of the landscape on the road
Component Spatial structure Operating elements Example
Central factor End of gaze Elevation, coordinate, direction Busan Port, horizon
Topographical factor Floor Width, depth, slope (θ) Road, valley
Vertical factor Wall Height, length Building, forest
Background factor Ceiling - Atmosp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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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관 조작 요소를 분석․활용하여 지역 근대자산으로서 영도 100년 길 위의 100년 된 풍경을 보전하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영도 100년 길에서 본 경관의 유형적 특성을 고찰하여, 유형별 경관 보전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III. 근대 자산으로서 길에서 본 경관의 유형적 특성

1. 영도지역 100년된 길의 추출

1916년 측도지도에서 2017년까지 잔존하는 길은 총 62개소, 총연장 20.17km이며(Figure 8 참조), 1919년 측도지도에서 2017년까지 잔존하는 길은 총 63개소, 총연장 6.25km이다. 즉, 영도지역에는 현재까지 최소 100년에서 98년의 기간 동안 잔존하고 있는 길들이 있다. 두 시기의 길을 합하면 총 125개소이다. 그러나 두 시기의 지도에서 추출한 길들을 다시 한 장으로 중첩시켰을 때 하나의 길이 연장되는 형태를 가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제외하고 잔존현황을 재산정하면 본 연구의 대상인 영도 100년 길은 총 108개소, 총연장은 26.32km이다. 이때, 총연장은 변함이 없다1)(Figure 9,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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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Distribution of the road on the map of 1916 remaining until 2017

Source: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Written by author based on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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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Distribution of the road on the map of 1919 remaining until 2017

Source: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Written by author based on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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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Distribution of 100 years road remaining until 2017 in Yeongdo

Source: http://map.ngii.go.kr/ms/map/NlipMap.do, Written by author based on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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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관유형의 발견과 분류

시대와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유지되는 경관의 유형이 있음을 전제로 영도 100년 된 길 위의 경관을 살펴보고자 한다. 추출된 영도 100년 된 길들은 총 108개소이다. 유형분류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경관을 바라보는 길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였다. 길이 놓여있는 지형의 특성에 따라 경관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로 영도 100년 길 위에서 보이는 경관들을 전수조사를 통해 수집하고, 시각적 특징을 분석하여 분류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지형과 길 위 시선의 방식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눌 수 있는 몇 가지 큰 범주로 경관유형을 분류하였다. 추가로 각 길마다의 위치, 연장과 폭, 특징 등을 조사해 데이터시트를 작성하고, 정보들을 목록화 하였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영도 100년 길이 가진 풍경들을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었다.

등고선에 수직한 길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접근하는 경사형 시선을 가지며, 등고선과 병행하는 길은 바다와 봉래산을 양옆에 두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형 시선을 가진다. 해안선에 수직인 길은 바다를 향해 다가가는 평지형 시선을 가진다. 그 외, 지형의 영향으로 고개를 넘어가거나 산을 둘러가는 바다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전환형 시선이 있다. 이와 같이 영도의 길과 시선은 지형적으로 크게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는데, 바다를 향해 접근할 수 있는 경사형과 평지형, 해안선과 평행하게 이동하는 전망형, 바다가 갑자기 등장하는 전환형이 그것이다. 길의 형태에 따라 경사형은 다시 산등성이길, 골짜기길, 비탈길, 평지형은 평지길과 막다른 길, 전환형은 모롱이길과 언덕길 등 총 아홉 가지로 나뉜다. 이것은 길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의 구조를 결정한다(Table 2 참조).

Table 2.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gaze structure on the road and the shape of the road
The gaze structure on the road Shape of the road
Approach type Parallel type Etc
Inclined type Flat type View type Conversion type
Ridge road Valley road Sloping road Level road Dead end Coast road Side of a hill A spur of a hill Hillside road
Vertical to contour
Vertical to coastline
Parallel to contour
Com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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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산의 북서사면은 동쪽사면에 비해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며, 동쪽사면은 북서사면에 비해 굴곡이 빈번하고 요철의 형태가 다양한 지형을 보여주고 있다(Figure 11 참조). 근대시기 지도에 의하면 100년 전 영도의 봉래산자락에는 현재와 같은 건물군은 없었고, 능선길 주변으로는 침엽수들이 있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산등성이를 따라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길 주변으로는 현재와 같이 건물군에 의해 주변 시야가 가려진 것이 아니라, 정면방향 이외에도 주변으로 침엽수 사이로 바다가 펼쳐져 내려다보이는 파노라믹한 형태의 경관유형이었을 것이다. 골짜기를 따라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길의 경우는 길 주변이 산 사면으로 위요된 구조이다. 이것은 산등성이길과 달리 길 양옆으로 바다가 보이지 않거나, 보이더라도 산등성이 너머로 수평선이 보이는 구조이다. 따라서 바다를 향한 접근형 길 중 경사형 길은 산등성이길, 골짜기 길과 비탈길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경관유형의 분류는 100년 길 주변의 기존 건물군 철거나 녹지 복원시에 과거에 영도에서 볼 수 있었던 경관구조분석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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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100 years road on the topographic map i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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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시선구조상에 시선의 방향이 결정되면 시대상이 결정된다. 이를 Table 3과 결합하여 정리하면 영도 100년 길 위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은 총 아홉 가지 유형의 경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경관유형의 명칭은 시대상, 시선의 구조, 시점장의 형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등고선에 수직인 시선을 가지는 경관유형으로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산등성이길, 바다를 내려다보는 골짜기길, 바다를 내려다보는 비탈길이 있다. 해안선에 수직인 시선을 가지는 경관유형으로는 부산항으로 다가서는 평지길, 부산항에 다다르는 막다른 길이 있다. 등고선과 병행하는 시선으로는 바닷가를 따라가는 길, 바다와 나란한 자드락길이 있다. 복합 시선으로는 바다가 펼쳐치는 모롱이길, 바다가 펼쳐지는 언덕길이 있다(Table 3 참조).

Table 3. Roadscape types of 100 years road in Yeongdo
Gaze direction Roadscape type
Gaze vertical to contour line A. Ridge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B. Valley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C. A sloping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Gaze vertical to the coastline D. A level road approaching Busan Port
E. Dead end reaching Busan Port
Gaze parallel to the contour line F. A coastal route
G. Road the Side of a hill looking down at the sea
Gaze complex H. A road spur of a hill the sea will appear
I. Hillside road the sea will app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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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관유형별 특성

경관유형별 공간구조를 평면유형 및 투시유형으로 모식화하고 실제 경관과 함께 고찰하여 경관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1) 경관유형 A: 바다를 내려다보는 산등성이길

이 유형의 경관은 봉래산을 등지고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길을 따라 내려가는 형태로 길의 소실점이 수평선 아래에 있다. 이 길이 가진 지형적 특성상 길이 나아가는 시선의 방향 이외에도 시야를 막는 구성물이 없는 한 길 좌우 방향으로 현 위치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시선 영역이 발생한다(Figure 12, 13 참조). 이것은 길 위 경관을 좌우로 더욱 열려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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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2.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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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3.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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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관유형 B: 바다를 내려다보는 골짜기길

이 유형의 경관은 봉래산을 등지고 계곡지형을 따라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길을 따라 내려가는 형태이다. 이 길 위 시선의 좌우 방향으로 산등성이가 존재하며, 이 지형에 시가지가 생성될 경우, 길을 중심으로 좌우에 계단식 건물이 자리하게 되어 길 위 경관을 더욱 위요되어 보이게 만든다(Figure 14, 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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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4.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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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5.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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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관유형 C: 바다를 내려다보는 비탈길

이 유형의 경관은 봉래산을 등지고 바다를 향해 위에서 내려다보며,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길의 소실점이 수평선 아래에 있다(Figure 16, 17-a 참조). 100년 동안 남아 있는 길 중, 등고선과 수직하게 내려오는 급경사 길의 경우, 골목길의 시작 혹은 끝 지점에 계단 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Figure 17-b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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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6.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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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7.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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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관유형 D: 부산항으로 다가서는 평지길

이 유형의 길은 봉래산을 뒤로한 채 부산항에 다가설 수 있는 길과 봉래산을 길의 측면에 두고 부산항을 향해 다가가는 길이 있다. 과거에는 이 두 종류의 길 모두 부산항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밀집된 건물군과 함께 비스타 경관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경관유형을 가진 길의 대부분이 건물 사이의 비스타 경관을 보여준다(Figure 18, 1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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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8.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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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9.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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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관유형 E: 부산항에 다다르는 막다른길

부산항을 향해 다가가던 길이 해안에 도달하면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러한 유형의 길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영도지역의 다른 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Figure 20, 21-b 참조). 이 길의 끝에 도선장이 있는 경우가 현재 2개소가 남아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Figure 21-a 참조). 이것은 이 길이 가진 풍경의 역사 중, 당시의 경관의 주요 요소들이 현재까지 이어져 왔음을 의미하며, 유사한 장면의 풍경을 현재에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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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0.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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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1.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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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관유형 F: 바닷가를 따라가는 길

바다 풍경을 꾸준히 누적하면서 해안과 접촉하듯 바닷가를 따라가는 길이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다(Figure 22, 23 참조). 해변이 험준한 지형이 아니면 대부분의 길은 바다와 접하며 이어진다. 이 유형의 길 변 바다가 매립된 경우 바다가 보이지 않게 된 구간도 있지만, 비교적 긴 연장의 길들이 남아있어 영도의 옛 지형과 바닷길을 기록하며 영도지역을 둘러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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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2.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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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3.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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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경관유형 G: 바다와 나란한 자드락길

길 변으로 바다를 보면서 등고선과 해안선에 나란한 길로, 바다와 부산항의 경관을 꾸준히 누적시키며 봉래산을 돌아가는 유형의 길이다. 이러한 유형의 경관은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봉래산에 올라서 경관을 내려다보는 방식이 되므로 풍경이 더욱 극적이고 풍부해진다(Figure 24, 25 참조). 반면, 풍경을 바라보는 길의 해발고도가 낮아질수록 바다를 보다 낮은 위치에서 보게 되고, 봉래산의 형태가 점차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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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4.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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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5.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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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경관유형 H: 바다가 펼쳐지는 모롱이길

산모퉁이의 휘어 둘린 곳을 돌아가면 산 지형에 가려 보이지 않던 바다의 모습이 갑자기 펼쳐지게 된다(Figure 26, 27 참조). 이 길 위에서는 길이 회전하고 있는 방향으로 산자락을 꾸준히 시야에 담고 있다가, 예상치 않았던 경관 요소인 바다를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어 급격한 풍경의 변화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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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6.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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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7.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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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경관유형 I: 바다가 펼쳐지는 언덕길

이 경관유형은 언덕을 넘어갈 때 발생한다. 이 길이 가진 지형적 특성상 언덕 초입부에서는 시선의 방향에 하늘만 보이다가 점차 바다의 수면이 지면 위로 올라온다(Figure 28, 29 참조). 시선은 방향을 가진 벡터로 지형이 곡면일 경우, 접선의 형태로 경관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다를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듯 다가가다 언덕의 최정상부에서부터는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며 다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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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8. Pattern diagram of spatial structure roadscape type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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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9. Representative scenery of roadscape type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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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관유형에 따른 길의 분포와 변천

경관유형별 길의 계측결과는 Table 4와 같다. 첫째, 경관유형 A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산등성이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2개소, 총연장 0.68km로 계측되었다. 둘째, 경관유형 B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골짜기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4개소, 총연장 1.31km로 계측되었다. 셋째, 경관유형 C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비탈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40개소, 총연장 6.41km로 계측되었다. 넷째, 경관유형 D는 부산항으로 다가서는 평지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16개소, 총연장 1.67km로 계측되었다. 다섯째, 경관유형 E는 부산항에 다다르는 막다른 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7개소, 총연장 1.79km로 계측되었다. 여섯째, 경관유형 F는 바닷가를 따라가는 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4개소, 총연장 3.48km로 계측되었다. 일곱째, 경관유형 G는 바다와 나란한 자드락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33개소, 총연장 9.68km로 계측되었다. 여덟째, 경관유형 H는 바다가 펼쳐지는 모롱이 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1개소, 총연장 1.04km로 계측되었다. 아홉째, 경관유형 I는 바다가 펼쳐지는 언덕길로 분류된 유형의 길이며, 총 1개소, 총연장 0.26km로 계측되었다.

Table 4. Results of measurement of road by roadscape type
Gaze direction Roadscape type Number Length (km) Percentage (%)
Gaze vertical to contour line A Ridge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2 0.68 2.58
B. Valley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4 1.31 4.98
C. A sloping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40 6.41 24.35
Gaze vertical to the coastline D. A level road approaching Busan Port 16 1.67 6.35
E. Dead end reaching Busan Port 7 1.79 6.80
Gaze parallel to the contour line F. A coastal route 4 3.48 13.22
G. Road the side of a hill looking down at the sea 33 9.68 36.78
Gaze complex H. A road spur of a hill the sea will appear 1 1.04 3.95
I. Hillside road the sea will appear 1 0.26 0.99
Total 108 26.32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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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관유형별 분포도는 Figure 30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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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0. Distribution of roadscape ty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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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100년 길의 경관유형에 따른 분포도를 1919년 측도지도, 2017년 수치지도에 각각 중첩시켰다(Figure 31, 3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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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1. Distribution of 100 years roadscape types on the map of 1919

Source: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Written by author based on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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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2. Distribution of 100 years roadscape types remaining until 2017 in Yeongdo

Source: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Written by author based on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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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에는 현재와 같은 매립지를 거의 볼 수 없으며, 시가지의 밀도가 높지 않아 부산항과 바다를 향한 대부분의 시선이 열려 있다(Figure 31 참조).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급격한 현대화의 과정을 거치며 영도지역 도시 인프라는 유래 없이 빠르게 구축되었다. 결과적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길과 가장 많은 사람이 동시에 현재 영도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영도의 100년 된 길 위에서 100년 이상 된 풍경들을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100년 전의 부산항을 바라보던 아홉 가지 경관 유형이 현재까지도 유효하게 남아 있다(Figure 32 참조).

IV. 근대 자산으로서 길에서 본 경관의 보전 방안

본 논문에서 분류한 영도 100년 길의 아홉 가지 경관유형은 세 가지 공통된 성격을 가진다. 첫째, 시점과 시대상 사이의 변하지 않는 상대적 위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10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시점과 시대상 사이 시선의 주변 인자들이 변모해 왔다. 셋째, 시점장과 시대상장 사이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는 주변 인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즉, 100년 된 길 위에 여전히 부산항을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이 현재에도 남아있는 것이다.

100년간 변하지 않은 시점장인 100년 길, 시대상이자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부산항 경관, 그 사이를 잇는 시선 그리고 시선의 길잡이가 되어준 시선 주변 인자들로써 영도지역 사람들의 부산항 경관 획득 방식, 길 위 경관 변화 방식 그리고 경관의 보전 방식을 설명할 수 있다.

1. 경관유형과 지리적 정보유산

본 논문에서 분류한 아홉 가지 경관유형은 영도지역 사람들이 부산항 경관을 획득해온 아홉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부산항에 도달하기 위한 방향과 지형적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아홉 가지 유형인 것이다.

봉래산 북서산자락에 마을을 형성하고 거주하던 사람들은 부산항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었으며, 부산항에 가기 위해서는 경사지를 내려가야 했다. 영도 북서쪽 평지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부산항을 수평으로 바라보며 평지 길을 통해 항구에 쉽게 다다를 수 있었다. 바닷가 거주민들은 바닷가를 따라가는 길을 통해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봉래산 남쪽인 현재의 동삼동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봉래산 중턱 자드락길을 통해 바다와 나란히 하며, 부산항을 향해 이동했을 것이다.

아홉 가지 유형의 길과 경관유형은 근대 영도지역 사람들이 부산항을 향해 이동했던 방식이자 바라보았던 방식이며, 이 아홉 가지 방식은 현재까지도 유의미하게 남아 있다.

2. 경관유형과 시대적 정보유산

1919년 측도한 축적 1/10,000 지도와 2017년 수치지도를 중첩 대조해 보면 두 시기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길 위 경관의 시퀀스적 체험은 시간 또한 그 주제로 삼는다. 이 오래된 길들은 세기의 역사를 담는 시점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길 위를 오간 사람들의 시선이 되어주었다. 대풍포가 매립되고, 영도대교가 건설되었다. 수많은 공장들과 가옥들이 들어서고 인구도 증가했다. 정박항에 드나드는 배들도 증가하고 이방인의 방문도 잦아졌다. 상업시설과 산업시설, 새로운 교통시설도 생겨났다2). 근대역사 변천의 과정 모두가 이 길 위의 시선들에 담겨 있다. 길은 시점과 시대상간의 연결들로 이루어진 시선네트워크이다. 이때 발생하는 경관은 주체와 타자의 관계로 설명된다. 길 위 경관은 시선네트워크에 의해 끊임없이 생성되는 것이다. 동시에 경관은 특정집단의 표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 지역, 특정 시기에 따라, 특정 직업, 특정 무리에 따라 다양한 집단표상이 존재한다. 길 위 경관의 기표로서 영도라는 장소를 설명할 수 있다면 영도 길 위의 통시적 경관성은 기의이다. 영도 100년 길은 이 통시적 경관성을 누적해왔다.

3. 경관유형과 경관 보전 방식

100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부산항을 향한 시선이 사라지지 않은 원인은 길 위 경관의 보전방식을 암시한다. 길 위 시선을 차단하지 않기 위한 원칙을 추출하면 경관유형 A, B, C, D, E, I 는 지형인자와 수직인자의 제한을 통해 조작가능하다. 경관유형 F, G, H는 수직인자의 제한을 통해 조작가능하다(Table 5 참조). 이때, 시대상 및 시대상장은 고정이다.

Table 5. Landscape components that require facility restrictions by roadscape type
Gaze direction Roadscape type Require facility restrictions
Topographical factor Vertical factor
Vertical to contour A, B, C
Vertical to coastline D, E
Parallel to contour F, G -
Complex H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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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유형별로 요구되는 경관구성요소의 시설제한사항은 다르다. 예를 들어, 경관유형 A (바다를 내려다보는 산등성이길) 의 경우 지형인자인 폭(W)과 깊이 (D), 수직인자인 높이 (H)가 시대상 및 시대상장의 가시 확보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산항을 향한 시선을 차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작요소 모두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 즉, 경관유형별 경관 보전 방법은 첫째, 지형인자는 폭(W)과 깊이 (D)를 제한하는 것이고, 둘째, 수직인자는 높이 (H) 와 연장 (L) 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때 경관유형별로 요구되는 경관조작요소의 항목이 다르므로, 영도 100년 길 위 경관의 보전을 위한 기준인 다음의 표를 도출하였다. 경관유형 A, B, C, I는 인자 D, W, H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D, E는 인자 D, W, L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F, G는 인자 H, L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H는 인자 H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Table 6 참조).

Table 6. Landscape operation elements by roadscape type required for landscape conservation
Gaze direction Roadscape type Topographical factor Vertical factor
D W H L
Vertical to contour A. Ridge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
B. Valley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
C. A sloping road looking down at the sea -
Vertical to coastline D. A level road approaching Busan Port -
E. Dead end reaching Busan Port -
Parallel to contour F. A coastal route - -
G. Road the side of a hill looking down at the sea - -
Complex H. A road spur of a hill the sea will appear - - -
I. hillside road the sea will app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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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되는 경관조작요소별 경관보전방안의 기준은 Table 7과 같다. 지형인자 D는 첫째, 길 끝의 구조물은 수평선보다 높지 않아야 한다. 둘째, 수평선보다 높은 구조물은 경관을 볼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마련한다. 셋째, 그러지 못하는 경우는 조망점의 고도를 높여서 경관을 볼 수 있다. 지형인자 W는 첫째, 부산항 또는 수평선이 보이도록 W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둘째, 길 끝의 양쪽에 수직구조물이 있는 경우, 길 폭보다 넓은 경관 폭을 확보한다. 수직인자 H는 첫째, 길 양쪽 구조물의 높이가 수평선을 넘지 않도록 한다. 둘째, 그러지 못하는 지형상의 구조물은 가능한 높이를 낮추어 배경인자의 영역을 최대한 확보한다. 수직인자 L은 W와 관련이 깊다. L의 끝이 길의 끝지점 이전에서 멈추도록 하면 부산항 경관의 W가 늘어난다.

Table 7. Criteria for landscape conservation plan by roadscape operation element
Operating elements Criteria for landscape conservation measures
Topographical factor D 1 The structure at the end of the road should not be higher than the horizon
2 Structures higher than the horizon provide an open space for viewing the landscape.
3 If you can not do that, you can see the scenery by raising the elevation of the viewpoint
W 1 It is a principle that W doss not decrease so that Busan Port or horizon can be seen
2 If there are vertical structures on both sides of the end of the road, make sure the width of the landscape is wider than the width of road.
Vertical factor H 1 Make sure that the height of both structures on the road is not higher than the horizon.
2 A non-conforming topographic structure lowers the height to maximize the area of the background factor.
L 1 L is related to W. If the end of L is stopped before the end point of the road, W of Busan Port Landscape is increa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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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영도 100년 길 위 경관의 유형별 경관보전방안을 도출하였다. 경관유형 A, B, C, I는 지형인자 D1, D2, D3, W1, W2, 수직인자 H1, H2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D, E는 지형인자 D1, D2, D3, W1, W2, 수직인자 L1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F는 수직인자 H2, L1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G는 수직인자 H1, H2, L1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 경관유형 H는 수직인자 H2의 조작에 의해 보전할 수 있다(Table 8 참조).

Table 8. Landscape conservation plan by roadscape type
Roadscape type Topographical factor Vertical factor
D W H L
A 1, 2, 3 1, 2 1, 2
B 1, 2, 3 1, 2 1, 2
C 1, 2, 3 1, 2 1, 2
D 1, 2, 3 1, 2 1
E 1, 2, 3 1, 2 1
F 2 1
G 1, 2 1
H 2
I 1, 2, 3 1, 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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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결론

본 연구는 근대자산으로서 옛길과 그 길 위 경관의 가치를 고찰하였다. 대상지인 영도의 근대시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제작된 1916, 1919년 두 시기의 지형도와 2017년 수치지형도를 중첩 분석하여 영도의 근대시기에서 현재까지 100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길 총 108개소, 총연장 26.32km를 추출하였다. 영도 100년 길의 잔존형태를 살핀 뒤, 그 길 위에서 체험하는 경관의 유형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시퀀스적 경관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존속성이 현시대만의 장면이 아닌 역사적 경관의 변천을 토대로 할 때, 이 경관을 보전․관리․계획할 수 있는 새로운 적정모델이 요구된다. 따라서 시선의 개념을 공간적 개념으로부터 시공간적 개념으로 한 차원 끌어 올리는 새로운 경관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점장으로서의 길에서 보는 경관의 보전 기준과 영도 100년 길 위 경관의 경관유형별 보전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 제시한 경관유형별 경관보전방안은 부산항을 향한 시선을 열어두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도출한 원칙을 바탕으로 한 노선별 구체적인 경관보전방안 제시 면에서는 그 한계가 있다. 명승지 지정 등 경관 가치가 높은 대상지 자체를 보전하고자 하는 시도는 있으나, 그 대상지를 바라보며 다가가는 길과 그 시선 자체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현재의 경관보전방식으로는 대상지 자체에 대한 보전만 가능할 뿐 주변지역에서 대상지를 바라보거나 다가가는 방식에 대한 보전 면에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구조적 입장에서 경관현상을 파악하고, 시대상뿐만 아니라, 경관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보전함으로써 경관을 문화재로서 인식하고 보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노선별 경관보전에 있어서 제약사항, 특수사항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보전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근대 자산으로서 단순히 길의 형태만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길의 본질적 의미와 역사를 기록해온 길 위 시선과 경관이 함께 보전되어야 참의미의 지역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현대의 근대자산 연구 및 활용방안은 근대 건축물 위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옛길에 대한 것은 없었다. 본 연구는 길 위에서 보는 풍경의 가치와 의미를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 유형으로 분류하여 탐색하였다. 길 위에서 바라보는 오래된 경관은 유의미한 유형을 가진 도로망에 의해 결집된 시선네트워크로서, 통시적 풍경 문화재로서 바라보아야 한다. 길 위 경관의 보전을 위해서는 조망점과 더불어 가시영역을 보전하는 경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해안 매립 시 비스타 유지를 고려한 적정 매립 폭 제한, 단지 재개발 시 옛 길과 풍경을 향한 시선을 존치시키는 방안 확보, 100년 된 길 위의 100년 된 풍경 보전을 위한 조망구역 보전 등이 그것이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영도 100년 길의 루트화, 골목길 투어, 근대역사경관 탐방로 등 다양한 옛길 보전의 방안과 도시계획적 경관관리정책 및 경관가이드라인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며, 영도의 도시재생, 지역관광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추후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근대자산의 발굴 및 가치보전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경관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Notes

주 1. 길의 연장은 2017년 수치지도 캐드파일에 1916년 측도된 고지도와 1919년 측도된 고지도의 그림파일을 중첩시켜 그 수치를 측정하였다.

주 2. 신작로가 생겨 새로운 시선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시선의 누적된 시간성을 기반으로 경관을 분류하고 있으므로 시간적으로 100년 된 길을 대상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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