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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개발 컨셉으로서 정원도시 구현 전략 -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솔라시도를 대상으로 -

이서영*, 유지민*, 정욱주**
Seoyoung Lee*, Jimhin Yu*, Wookju Jeong**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제이더블유랜드스케이프 대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과 교수
*Assistant Manager, JW Landscape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Rur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Wookju Jeong, Professor,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Rur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 +82-2-880-4873, E-mail: wookju@snu.ac.kr

이 논문은 2020년도 서남해안기업도 시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 이며, ‘친환경 생태정원도시 솔라시도 조성을 위한 개발컨셉 및 기본구상 수립용역(2021)’의 일부 내용을 이용 하여 작성함.

© Copyright 2022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ug 11, 2022; Revised: Sep 20, 2022; Accepted: Sep 20, 2022

Published Online: Oct 31, 2022

국문초록

본 연구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솔라시도를 대상으로, 정원도시 구현을 위한 신도시 개발 개념을 제시하고 계획 전략을 수립한 연구이다. 본 연구는 먼저, 도시에서 정원의 개념을 땅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도시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적 차원으로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솔라시도에서 정원도시의 의미를 “도시 조성의 태도와 과정”, “도시구축체계”, “도시슬로건”이라는 세 차원에서 각각 “도시를 만드는 틀로서 정원의 개념과 정신을 차용하는 도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가 곧 도시 구조의 기반이 되는 도시”, “경관을 통해 정원도시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도시”로 제시하였다. 나아가, 도시 축의 설정, 축의 결합과 망의 조성, 오픈스페이스 위계와 체계 구성이라는 공원녹지체계의 기본방향을 설정함으로써, 각 차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원도시 구현 전략과 개별공간 설계안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신도시 개발의 대안적 모델로서 정원도시의 개념을 확장하고, 대상지의 고유한 경관적 가치를 계획 전략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정원도시 개발 컨셉을 통해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의 경관계획과 공원녹지체계를 제시했다는 점 역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proposes urban development concept and strategies for Garden City, focused on Solaseado, Yeongam Heanam Tourism-Leisure Type Enterprise City in Korea. Understanding that an essential element of a garden is the endless care performed by gardeners, the Garden City development concept suggests applying this idea to making planned cities by cultivating the potential natural landscape of the site in the long run. The meaning of Garden City can be defined in three aspects; an attitude and process of planning a city, a system for constructing the spatial structure of a city, and city branding. A Garden City is a city structured with the spirit of a garden, a city where open space networks become the urban structure, and a city that builds its identity through the landscape, respectively. From this point of view, the research draws development strategies with spatial design examples to embody the Garden City concept in Solaseado by following three steps; establishing the main urban axes, creating city networks through the conjunction of the axes, and categorizing and systematizing open spaces within the city. Consequently, the study shows an alternative urban planning model that extends the concept of a Garden City while maintaining the intrinsic landscape as an urban resource. In addition, the conceptual master plan of Solaseado will structure the urban landscape and park system according to the Garden City strategies.

Keywords: 도시계획; 도시설계; 태도와 과정; 도시구축체계; 도시슬로건
Keywords: Urban Planning; Urban Design; Attitude and Process; Urban Structure and System; City Branding

1.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최근 정원도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안적 도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전염병의 전 지구적 확산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도시 개발 방식이 점차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원도시 아이디어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환경의 이상적 미래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계획의 지향점이 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크라이스트처치, 순천, 울산, 전주 등 국내외 많은 도시가 정원도시를 표방하여 생태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수립․실천했다. 이들 도시는 정원도시 비전을 통해 도시 내 녹지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쾌적한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목표를 두고 있다. 정원도시 비전은 도시를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생태적으로 연결하는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아가 아름다운 이상향이라는 정원의 상징적 이미지는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브랜드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솔라시도(이하 ‘솔라시도’)의 개발주체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은 도시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정원도시를 솔라시도의 주요한 도시 개발 컨셉으로 설정하였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은 해남군 산이면 구성․상공․덕송리 일대(구성지구) 간척지에 면적 약 20.9km2(약 632만 평), 계획인구 36,600명 규모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1) 솔라시도를 계획․조성 중이다. 사업 대상지인 구성지구는 2005년 처음 기업도시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었고 2010년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 이후 솔라시도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정원도시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서 솔라시도의 고유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도시 개발 컨셉이다. 지난 해 솔라시도는 다음과 같은 정원도시 선언을 통해 도시가 지향하는 바와 개발과정에서 지켜갈 도시 철학을 공고히 하였다. “첫째, 정원도시는 자연을 보존하고 이를 겸허하게 관리하는 생태 도시이다. 둘째, 정원도시는 최고 수준으로 기술을 활용하고 예술 감각으로 승화하는 스마트 예술 도시이다. 셋째, 정원도시는 인간성 회복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인문 도시이다(Zoh, 2021).” 이를 바탕으로 정원도시 개발 컨셉은 솔라시도를 방문객에게 다양한 관광 레저 활동을 지원하는 즐거운 도시이자, 주민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정주환경을 제공하는 도시, 궁극적으로 계획된 관광도시로서 경쟁력 있는 정체성을 갖춘 도시로 만들기 위해 개발 개념으로 설정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솔라시도의 신도시 개발 컨셉으로서 정원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개발계획의 원칙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솔라시도는 도시개발사업의 개발계획 단계에서부터 정원도시 컨셉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는 도시 개발계획의 지향점과 조성방식에서 정원도시 개념이 더욱 적극적인 수준으로 활용 및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정원의 개념과 정신을 차용하여 도시를 만드는 틀로써 정원도시의 의미를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물리적 구조와 체계를 만들기 위한 공간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2 연구 범위와 방법

본 연구는 ‘친환경 생태정원도시 솔라시도 조성을 위한 개발컨셉 및 기본구상 수립용역(2021)’의 연구내용과 결과를 활용하였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솔라시도의 계획 대상지인 전라남도 영암․해남 구성리 일대(면적 약 20.9km2)이며, 시간적 범위는 대상지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위해 1970년대부터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에서 계획 중인 개발계획의 목표 연도인 2030년까지이다(Figure 1 참조).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구성하였다. 첫째, 정원도시 계획 이론의 등장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을 검토하여 정원도시 패러다임에서 “정원”의 함의에 대해서 살펴본 후, 차별화된 정원도시 개발 컨셉 제안을 위해 정원의 의미를 확장하였다. 이전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이 녹음이 풍부한 이상적 공간을 의미해왔다면, 본 연구는 땅의 가치를 드러내는 태도이자 과정으로서 정원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 같은 관점의 확장은 무엇보다 대상지가 가진 특성에 주목하도록 하며, 정원도시 구현을 위한 계획적 잠재력으로 이어진다. 둘째, 정원도시의 의미를 태도와 과정, 도시구축체계, 도시슬로건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정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솔라시도의 정원도시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도시 구현 전략을 제시하였다. 셋째, 세 차원에서 정원도시 구상안을 구체화하고, 이에 따라 주요 개별 공간에 대한 예시적 계획 및 설계를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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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Location and context of target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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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의 함의

2.1 정원도시(Garden City) 계획의 전개
2.1.1 도시 구축 체계로서 정원도시 개념의 등장

유럽의 19-20세기는 주거난, 빈민가, 범죄, 위생 문제, 공해, 질병 등 자본주의 발달과 산업화, 도시화가 초래한 도시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도시계획이 쏟아지던 시기였다. 오언(Robert Owen, 1771-1858), 푸리에(Charles Fourier, 1772-1837)와 같은 대부분의 이상주의 도시계획은 사회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도시 개혁 수준의 급진적 변화를 주장하며, 완전히 새로운 도시 건설을 통해 깨끗하고 아름답고 모범적이며 도덕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Seo, 2014). 같은 맥락에서, 미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의 주요 인물이었던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 역시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아름다운 도시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Seo(2014)는 “모리스의 가든 시티에서 관심은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미적 차원으로 해결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하며, “도로에는 가로수가, 각각의 집에는 정원이, 도시의 공터는 풀밭(목초지)으로 이루어져 자연스럽게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이루어 내는 것”이 모리스 정원도시의 핵심이라고 해석했다. 정원도시 계획의 시작인 하워드의 전원도시 개념은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하였다.

하워드(Ebenezer Howard, 1850-1928)는 1902년 발간한 저서└내일의 전원도시(Garden Cities of To-morrow)┛2)에서 앞선 이상도시 연구의 실험적 아이디어를 적절히 수용하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구현 방안을 제시하는 전원도시 계획이론을 창시하였다. 이전 연구자들과 유사하게 하워드 역시 전원과 도시의 결합을 통해 실현된 건강하고 자연적이며 아름다운 이상도시를 꿈꾸었다. 그는 사회 공동의 가치, 자연과 공존을 중시하는 전원․농촌 생활양식과 높은 임금과 사회적 기회, 오락거리를 보장하는 도시 생활양식을 결합한 새로운 도시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Jo and Kwon, 2006).

하워드의 영향으로 1899년 정원도시협회가 결성되고, 1903년 정원도시유한회사가 설립되었으며, 특히 최초의 정원도시인 레치워스(Letchworth)가 건설되면서 전원도시의 물리적 구조와 형태는 하나의 전형으로서 큰 설득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간략한 도식으로 제시된 중앙공원(central park), 그랜드 애버뉴(grand avenue), 그린벨트(green belt), 주택단지배치 등의 구성 원리와 시설 기준은 레치워스에서 현실화되었고, 이는 전원도시 계획이론이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전원도시 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나라 중 하나는 미국이었는데, 정원도시 계획에 대한 미국 내의 높은 관심은 1906년 미국 정원도시 협회의 발족으로 이어졌다(Park, 2019). 그러나 토지 공동 소유, 생활 공동체 등을 중요한 개념으로 놓았던 영국과 달리 미국 정원도시 계획의 주요 목적은 인구 분산과 쾌적한 거주 환경 제공을 위한 교외 신도시 건설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정원도시는 주로 대기업에 의해 건설되어 구매 능력이 있는 중산층에게 판매, 분양되는 교외 주거지로 구현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뉴욕 포레스트 힐스 가든, 퀸즈의 서니사이드 가든 등은 정원교외(garden suburb) 혹은 모범마을(model town)로 불렸다(Park, 2019).

미국을 거치며 정원도시 계획 담론의 중심은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환경을 갖춘 신도시 건설의 필요성으로 옮겨갔다. 미국식 정원도시 계획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였으며, 한국의 초기 신도시 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과천, 일산, 분당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앙공원, 그린벨트 등의 개념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원도시 계획이 오늘날에 이르면서 도시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는 초기의 목적의식은 다소 희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도시 곳곳에 공공 오픈스페이스, 대로변 가로수, 정원공간이 풍부한 도시’라는 직관적 의미가 강조되고 주거지 외부환경에 관한 관심과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2.1.2 도시 슬로건으로서 정원도시

최근 정원도시 계획은 기성도시의 도시브랜딩과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까지 정원도시 계획이 이론 혹은 주창자 중심이었다면, 싱가포르, 크라이스트처치, 순천 등 정원도시를 표방한 현대도시는 도시 특성에 맞춰 각기 다른 계획과 세부 목표, 맞춤화된 구현 전략을 취한다. 이들 도시에서 정원도시 타이틀은 단순한 도시 홍보를 넘어, 타 도시와 차별성을 드러내고 글로컬 시대의 경쟁력과 살기 좋은 도시에 거주한다는 도시민의 자긍심과 애착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된다(Park et al., 2017).

싱가포르는 1967년 리콴유 총리의 “a garden city beautiful with flowers and trees, and as tidy and litterless as can be” 비전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정원도시 구현 계획을 추진해왔다(https://eresources.nlb.gov.sg/history). 싱가포르의 정원도시 비전은 생태적이고 미적인 차원의 도시환경개선뿐 아니라 해외자본투자를 유치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도시 정체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였다. 따라서 계획 초기에는 녹지의 양적 증대에 중점을 두었으나, 1970년대부터 센토사섬, 주릉새공원, 동물원과 같은 자연 친화적 관광지를 건설하였고 1973년에 정원도시시행위원회(GCAD)를 설립하며 관련 정책 및 사업 추진력을 강화했다. 이후 전략을 다각화하여 공원과 녹지를 연결하는 파크커넥터,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등을 조성함으로써 파급력 있는 도시이미지와 상징경관을 갖춘 대표적인 정원도시로 자리매김하였다(Zoh, 2017).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는 20세기 초반부터 “Christchurch, the Garden City”를 타이틀로 내걸고 미화협회(Beautifying Association)의 주도하에 진행된 자연수림 보호 정책, 도시 환경 개선 사업, 가로환경 미화 사업, 정원콘테스트 등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추진했다(https://stalbans.gen.nz/?p=1420). 특히, 학교 텃밭 가드닝 수업을 진행하고, 개인 주택 정원, 가로환경, 공장조경, 호텔 정원 등을 대상으로 정원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시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자신들의 도시를 정원도시로 만드는 데 참여하고 활동하도록 했고, 이는 크라이스트처치가 정원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되었다. 2010년 대지진으로 상당수의 건물과 기반시설, 공공공간이 파괴되자, 크라이스트처치는 도시재건을 위한 슬로건으로 다시 한번 정원도시를 표방하며 정원을 경관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매개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정부는 공공경관을 가꾸고 관리하는 시민단체 그리닝더러블(Greening the Rubble)을 비롯하여 자발적으로 조직된 커뮤니티 가든, 시민정원에 대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비영리단체인 캔터베리 원예협회(CHS)를 중심으로 정원 관련 행사개최, 가드닝 잡지 발간, 학교 방문 교육, 가드닝 아카이빙을 진행하여 가꾸기와 키우기, 참여를 통한 정원도시로서 명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순천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와 ‘정원의 도시 순천’ 선포를 시작으로 정원도시 마스터플랜(2015) 수립, 순천만 국가정원의 제1호 국가정원 지정(2015)과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추진하며 국내 정원도시의 선두에 있다. 근래에는 2030 순천도시기본계획(2016)에서 정원생태관광을 도시 계획 목표로 삼아 정원확보 및 조성방안, 정원산업육성, 정원문화창출, 정원교육 등 체계적인 구상을 담은 정원도시계획을 신설하였다. 또 정원도시진흥법 제정을 추진하며 상징적 이미지를 넘어 사회적, 생태적, 도시 기능적 측면에서 정원도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순천시는 강력한 상징경관인 순천만과 국제적 이벤트인 정원박람회를 바탕으로 하여 법제화에서 시민참여와 운영까지 여러 방면에서 체계적이고 꾸준한 정원도시 구현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전주는└2016년 생태도시종합계획┛수립을 시작으로 2019년 시민단체와 전문가, 지방정부로 구성된 거버넌스 ‘천만그루정원도시위원회’를 발족하였다(Jeonju City, 2016). 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민나무 식수, 어울림 정원 만들기, 쌈지정원 조성, 미세먼지 저감숲 조성 사업을 추진하며 생태․정원 관련 정책과 사업을 벌이고 있다(Jung and Lim, 2021). 또한 첫 정원박람회인 ‘2021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며 정원도시 정체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2.2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의 함의

하워드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원도시 계획이 표방하는 도시 개념과 계획 전략은 그 시대적․공간적 맥락에 따라 변화해왔다. 그럼에도 이들 계획이 ‘정원’과 ‘도시’의 결합을 통해 꿈꾼 공통적 도시상이 있었으며, 이것은 지금까지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의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를 공동체적 가치 실현의 장, 도시와 자연의 통합을 통한 회복, 이상향의 은유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정리하였다.

첫째, 정원은 함께 가꾸고 운영해 나가는 공동체적 가치 실현의 장으로 공동과 협치에 대한 칭송을 담고 있다. 초기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은 도시의 대척점으로서 농촌 풍경의 연상이었다. 하워드는 도시와 농촌의 결합을 통해 도시 전체가 하나의 노동공동체이자 생활공동체로서 자족성을 갖춰야 함을 강조했으며, 토지공유, 사회조합, 자치체 등 전원도시의 작동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협력 방식을 제시했다. 최근 도시에서 정원은 지역 커뮤니티가 결집하고 소통하며 함께 참여하는 공공의 공간이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대지진 이후 정원을 매개로 한 도시 경관 회복과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고, 순천은 시민참여를 통한 정원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 정원은 도시와 자연의 통합을 통해 회복하는 공간이다. 정원은 일반적으로 푸르른 녹음과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19세기 모리스의 이상도시나 20세기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정원도시는 도시 경관 미화 또는 도시 환경의 질적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로, 정원은 삭막하고 건조한 도시 경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치유제를 의미한다. 또한 정원도시는 자연과 가까운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제공하겠다는 선언이다. 미국 정원도시에서 정원은 녹지와 공공 오픈스페이스가 풍부하며 쾌적하고 모범적인 주거환경을 의미했다. 싱가포르, 순천, 전주 등 현대도시도 정원도시 선언 이후 도시의 녹지면적과 가로수를 양적으로 확대하였으며 최근에는 도시에 산재한 녹지공간을 엮는 그린 네트워크 조성을 통해 자연에의 접근성 증진에 힘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원은 이상향의 은유이다. Deming(2001)은 정원도시에서의 정원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경관(wish landscape), 즉 사람들의 이상향이며 소망하는 상징 이미지를 실제 도시와 건축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Park et al., 2017). 초기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은 가난과 오염, 질병으로 병들어가던 근대기 유럽의 수많은 도시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이상적 도시 환경에의 소망을 담고 있다. 정원도시를 도시브랜드로 확립한 현대 도시는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 아름답고 건강한 이상적 도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정원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 도시에서 정원은 싱가포르의 가든스바이더베이,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과 같이 도시를 대표하는 대규모의 상징공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2.3 솔라시도에서 정원 개념의 확장

솔라시도는 도시개발사업의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정원도시를 도시 개발 컨셉으로 설정하였으며, 나아가 관광레저 기업도시로서 차별화된 도시 경관과 어메니티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사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솔라시도에서 ‘정원’을 도시 개발의 시작 단계부터 도시를 만드는 태도와 관점으로 적용함으로써, 도시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한층 확장된 개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정원의 의미는 에덴과 같은 신의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공간의 차원으로 넓어지며, 그 자체가 태도와 과정으로서 이해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로버트 포그 해리슨은 돌봄과 걱정(care)이 곧 정원을 만들고 유지하는 근원적 정신이자 태도임을 강조한 바 있다(Zoh et al., 2012). 정원을 야생의 자연 또는 개간된 자연과 구별하는 것은 끊임없이 정원을 돌보고 걱정하는 정원사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원사는 인간의 시간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 속에서 생명을 키워내며 자연(땅)이 가진 잠재력을 파악하고 끌어낸다. 땅을 살피고 토양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양분 삼아 가치 있는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자연과 땅, 정원과 경관을 가꾸는 이의 소명이다.

땅의 잠재력을 존중하는 정원사의 태도와 과정은 “흙, 즉 땅에 있는 자연자원 전부를 경작하고, 강화하고, 양육하기보다는 뽑아내고, 제거하고, 고갈시키”는 현대 기술문명의 방식과는 뚜렷하게 구분된다(Zoh et al., 2012).

“그의 것이 무엇인지를 실험하고, 아는 법을 익히고, 온전히 인식하는데 천 백년을 원하는” 정원사와 달리, 오늘날 우리는 시간을 두고 미래를 향해 어떤 목적을 충족시키거나,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충분히 기획하지 않는다. (중략) 우리는 정원 자체, 생물권의 정원과 인간문화의 정원을 황폐하게 만들어 에덴을 재창조하고자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다.”

- Robert P. Harrison -

정원은 기존의 가치와 맥락을 소거하는 오늘날의 개발과 달리, 지속적인 돌봄과 실천의 과정을 통해 땅을 일구는 정원사의 노력과 의지력, 문화와 자연의 화합의 경관, 향유의 즐거움을 드러낸다(Hunt, 2000). 경작과 생산이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라면, 정원 일은 아름다움과 교양이라는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들어가든 얼마의 노력이 들어가든 “정원 안에서 삶으로 키워내는 것의 행복에 헌신하는” 정원사의 태도는 현대도시에서 시간을 들여 가꾸는 과정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운다(Zoh et al., 2012).

땅에 대한 계획을 세워 이를 더 쓸모 있는 공간으로, 더 나은 환경으로 가꾸고자 한다는 점에서 정원을 만드는 일과 도시를 만드는 일은 일맥상통한다. 땅을 살펴 쓸 만한 부분을 발견하고 시간과 애정을 들여 정원을 유지하는 것이 곧 정원의 진의임을 이해하는 것이 도시를 만드는 태도로 이어진다면, 정원도시에서 정원과 도시의 결합은 단지 살기 좋음의 상징이 아니라 도시 구조 자체를 인간 중심의 환경으로 만드는 도시 패러다임으로 확대될 것이다.

2.4 태도와 과정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상지 경관의 특성과 잠재력

정원이 인간에 의해 문화화된 자연이라면,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조성은 기존 경관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경관은 한 지역이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해 온 과정의 현재적 총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지 환경과 경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 가치와 잠재력을 살피는 과정은, 단순한 슬로건이나 인상적인 장면을 넘어 오픈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성장하는 정원도시의 구현을 위해 필수적이다.

2.4.1 영산강유역 농업종합개발로 인한 산이반도 경관의 형성

솔라시도가 들어설 산이반도는 원래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구릉과 그 주위 섬으로 이뤄진 지역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추진된 영산강유역 농업종합개발3)은 대상지를 포함한 영암, 해남, 강진 일대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개발의 Ⅲ단계로 계획된 영암․금호방조제가 1996년 준공되면서, 영암호와 금호호는 담수화되고 총 12,500ha 규모의 간척지가 조성된다(Koo, 1996). 대상지에 있던 구릉과 섬도 그 사이가 간척지로 메워지면서, 오늘과 같은 모습의 산이반도가 형성된다.

이 같은 개발은 주민의 생업과 생활공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Figure 2 참조). 대상지 내 유일한 마을인 구성마을은 낙지잡이와 굴 캐기를 주업으로 하던 어촌마을에서 배추, 쌀, 고추 등을 재배하는 농촌마을로 변하였고, 이에 따라 마을 경관도 붉은 황토와 녹색 밭고랑이 넓게 자리 잡은 경작지의 모습을 갖췄다. 산이반도 중심을 통과하는 군도 21호선 또한 이 시기에 조성되었다. 해남군에서 구성마을로 진입하기 위해 나 있던 좁은 길은 1985년 영암․금호방조제 공사 차량의 진입을 위해 서북쪽 해안까지 연장되고 폭도 넓어지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개발 전 완만한 구릉의 지형을 그대로 간직한 채 간척지까지 연장된 군도 21호선은 시간에 따른 대상지의 지형 변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매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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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Transition process of San-i penins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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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완만한 구릉과 간척지, 수환경이 이루는 수평경관

현재의 대상지 경관은 기존 자연환경에 농업종합개발, 농경활동 등이 더해져 만들어진 문화화된 경관이다. 영산강유역 농업종합개발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뽕섬, 달도, 중도, 소달도 등 크고 작은 섬은 모두 낮은 언덕으로 바뀌었고, 그 사이에는 넓은 경작지가 들어섰다. 최고 높이가 50m가 채 안 되는 낮고 완만한 구릉과 평탄한 경작지가 골격을 이루는 산이반도 경관의 가장 큰 특성은 그 수평성에 있다. 구릉지와 간척지라는 지형 특성이 만들어내는 수평성은 영암호, 금호호, 갯골수로 등의 수환경과 갈대 및 사초군락의 식생환경에 의해 더 강조된다(Figure 3,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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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Current state of target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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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Horizontal landscape of target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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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지를 둘러싸며 자리 잡고 있는 영암호와 금호호는 평균 수위가 각각 −1.45m, −1.55m로 수위 차가 10cm에 불과해 물은 영암호에서 금호호로 아주 느리고 잔잔하게 흐른다. 이들은 폭이 넓은 강과 같은 배경을 형성하면서 원경에서 수평적 층위를 한 단계 더한다. 영암호와 금호호의 물은 간척지 사이로 흐르는 갯골수로를 통해 대상지와 연결된다. 간척 전 갯골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 형성된 갯골수로는 이전 경관에 대한 기억이자, 대상지의 수평적 경관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갯골수로의 수심은 약 1m 이내로 얕지만, 폭은 20m부터 100m까지 다양해 간척지의 넓고 평탄한 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지형에 변화를 준다.

간척지 중 상당한 면적은 현재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지 않은데, 이 때문에 특히 영암호, 금호호, 갯골수로 등 수계 주위의 간척지에는 갈대, 달뿌리풀 등 해안사초 군락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간척지의 높은 염분 비율로 교관목 없이 넓게 펼쳐진 사초군락은 평탄한 지형의 수평적 확장을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2.4.3 대상지의 특성이 이루는 정원도시로의 잠재력

땅의 잠재력을 살피는 태도와 과정으로서 정원도시에 대한 관점은 앞서 살펴본 대상지의 특성 중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원에 주목하게 하며, 이는 곧 정원도시 구현을 위한 계획적 잠재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첫째, 구릉과 간척지, 수로, 군도 등으로 구성된 대상지의 수평적 경관은, 도시 골격을 형성하는 데 있어 기존 경관 및 공간환경의 보전과 활용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원지형의 구릉과 간척지 지형이 이루는 대상지 수평경관의 고유한 가치는, 경관의 보전을 통한 정원도시 개발의 토대가 되며, 기존 대상지의 환경을 활용해 오픈스페이스 체계를 계획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대상지를 가로지르는 갯골수로, 군도 등의 선적 요소는 경관에 드러나는 과거의 흔적인 동시에, 경관의 수평성을 강조하는 장치이자 연결과 이동을 돕는 기능적 네트워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기존 경관 및 공간환경의 보전과 활용의 가능성은 정원도시로서 솔라시도의 고유한 도시 이미지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대상지의 고유한 경관적 특성을 보전하고 이를 다시 도시 골격에 활용하는 일은, 다른 신도시와 구분되는 솔라시도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토대가 된다. 이렇게 형성된 도시 이미지는 한 장면에 국한되는 피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도시를 만들고 가꿔나가는 과정 전체와 긴밀히 얽혀 작동하는 입체적인 심상이 될 것이다.

3.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개념과 구현 전략
3.1 정원도시 구현의 세 가지 차원과 지향점

정원의 의미에 대한 확장된 이해는 다른 도시에서 발견되는 도시구축체계로서, 도시슬로건으로서 정원도시 개념에서 나아가 정원도시가 추구하고 구현해야 할 본질적 가치와 지향점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전보다 핵심적이고 근원적인 정원도시 개념에 대해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첫째, 태도와 과정의 차원에서 정원도시는 ‘도시를 만드는 틀로서 정원의 개념과 정신을 차용하는 도시’이다. 정원이란 자연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애정을 들여 문화화한 과정이자 결과물인 것처럼, 정원도시는 대상지가 가진 고유의 경관을 가꿔 도시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도시이다. 태도와 과정의 차원에서 정원도시를 구현한다는 것은 공원녹지체계나 상징공간 조성에 국한되어 적용되어 온 정원도시 개념을 도시 개발 패러다임으로 확장하고, 도시개발 목표의 우선순위를 개발의 효율과 생산성에서 문화적 가치와 인간성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도시구축체계의 차원에서 정원도시는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가 곧 도시 구조의 기반이 되는 도시’이다. 정원도시는 차량과 도로망이 아닌 보행과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도시를 연결한다. 정원, 공원, 녹지, 보행공간 등 모든 외부공공공간을 아우르는 개념인 오픈스페이스는 사람이 우선되는 도시환경,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도시공간요소이다. 도시구축체계의 차원에서 구현된 정원도시는 도시 전역에 뻗어 촘촘히 연결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를 통해 휴먼스케일의 도시 경험과 주민 간의 일상적 교류,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의 여건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슬로건의 차원에서 정원도시는 ‘경관을 통해 정원도시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도시’이다. 도시를 만드는 시작점에서부터 정원도시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은 단일한 상징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도시 전반의 경관을 통해 정원도시로서의 상징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정체성을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한 브랜딩 전략인 정원도시 슬로건은 실제 공간, 경관이 함께 구현될 때 더 큰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세 가지 차원의 정원도시 개념을 통해 구현될 솔라시도는 다음과 같은 지향점을 가진다. 먼저 솔라시도는 경관이 자원이 되는 도시이며, 땅의 본래 경관을 존중하고 경관을 도시구조의 기반으로 삼는 도시이다. 솔라시도는 군도, 너른 구릉, 갯골수로 등 잠재가치 있는 경관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존중한 도시구조를 구축하여 지역성을 보전함으로써 자연경관과 건축 경관이 조화되는 도시를 지향한다. 둘째, 솔라시도는 오픈스페이스로 연결되는 도시이다. 솔라시도 전역에 걸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차량과 가로망이 아닌 사람과 경관,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도시를 연결한다. 풍부한 오픈스페이스는 일상 속 휴식처이자 도시 활동의 장으로서 도시민에게 회복과 즐거움을 제공하며 걷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의 브랜드를 창출하는 랜드마크가 된다. 마지막으로 솔라시도는 사람이 우선되는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지향하며, 현대 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유연한 외부환경을 제공한다.

3.2 정원도시 솔라시도 구현 전략

정원도시 솔라시도는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를 도시 구조의 기반으로 한다. 그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잠재력 있는 기존 경관 자원을 중심축으로 하여 서로 교차, 결합하며 망을 조성하고 공간을 더하고 확장하며 도시 전역으로 연결된다(Figure 5,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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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Planning strategies for Garden City, Solase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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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Step-by-step strategies for Garde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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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도시 축(Axis)의 설정

정원도시 구상은 잠재력 있는 기존 경관 자원을 발굴하여 이를 도시의 축으로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대상지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군도, 수로, 섬과 구릉의 기존 경관 요소와 도로, 구성정원, 도시진입공간의 계획요소를 주요 축으로 설정하여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한다. 첫째로 현재 산이반도 일대 교통의 척추인 군도는 사람을 위한 선형의 공원으로 전환되어 사람중심도시 솔라시도 구현의 중심축이 된다. 선형의 형태와 도시 중앙의 위치 덕분에 군도는 중앙공원이자 보행통로로서 도시의 주요 공간을 연결하는 도시이동체계의 뼈대가 된다. 두 번째 축인 수로는 고유의 수평경관을 가진 자연환경이자 갯골수로가 호젓한 정원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관 요소이다. 도시의 중심부에서부터 서해 바다까지 연결하는 수로는 정원도시 관광의 특별함을 만드는 잠재력이 된다. 세 번째 축인 섬과 구릉은 경관 가치가 높은 원지형을 최대한 보전하여 규모 있는 공원녹지로 계획할 수 있으며, 지형 조건에 따라 곧 도시 공간을 나누는 경계가 된다.

계획요소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원도시 구현을 위해 계획이 필요한 중심축 또는 중심공간이다. 네 번째 축인 도로는 미래 도시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행,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의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을 보장하는 교통체계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섯 번째 축인 구성정원은 9개의 대표 정원으로 정원도시에서 정원의 단어적 의미를 살린 직관적인 도시 브랜딩을 위한 중심공간이 되고, 여섯 번째 축인 도시진입공간은 솔라시도 진입부에서 정원도시의 도시철학이 드러나는 경관을 연출하여 전체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심공간이 될 수 있다.

3.2.2 축의 결합과 망(Network)의 조성

앞서 설정한 도시 축은 각각의 역할에 따라 군도와 도로는 보행 네트워크의 기반, 수로와 섬과 구릉은 공원녹지 네트워크의 기반, 구성정원과 도시진입공간은 상징경관 네트워크의 기반이 된다. 여섯 개의 축은 교차하고 결합하여 도시의 보행, 공원녹지, 경관을 아우르는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일반적인 도시에서 도로망이 도시공간을 연결하면서 토지를 분할하듯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도시의 주요공간을 연결하며 토지 및 토지이용을 나누는 도시구조의 뼈대가 된다.

보행 네트워크4)로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보행자와 자전거, 퍼스널 모빌리티(이하 ‘PM’)를 위한 친환경 교통망이 될 것이다. 군도를 도시 보행의 중심축으로 하여 군도와 교차하는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보행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군도는 보행중심가로이자 선형공원으로 전환되어 주변 근린생활시설 및 연도형 상가와 상호작용하며 솔라시도에서 이용이 가장 활발한 오픈스페이스가 된다. 이에 더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미래 변화를 고려한 도로 체계와 시설녹지를 적극 활용한 도로 구성, 보행 친화적 가로환경 계획을 통해 친환경 도시 이동 체계의 토대를 마련한다. 공원녹지 네트워크로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일상 속 여가공간과 관광도시 솔라시도의 특별한 도시경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수로, 섬과 구릉과 같이 보존․보전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조성된 공원녹지공간은 형태나 인접부 토지이용, 생태적 가치, 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유형으로 계획한다.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원녹지의 형태로 도시 일상 곳곳에 원지형 고유의 수평경관을 남기고, 적절한 수변시설 도입을 통해 솔라시도 친수관광의 기반이 된다. 상징경관 네트워크로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오픈스페이스와 경관을 통해 정원도시로서 솔라시도의 도시 정체성과 도시 경쟁력을 강화한다. 구성정원은 말 그대로 정원이다. 구성정원은 정원도시를 설명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가장 친숙한 공간으로서 정원도시 브랜딩을 위한 테마 공간이다. 도시진입공간은 경관 작물을 이용하여 수평성을 극대화한 대경관 연출함으로써 강력한 도시 연상 이미지를 창출한다.

3.2.3 오픈스페이스 위계와 체계(System) 구성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유형과 위치, 면적 지정을 통해 공간별 위계를 갖춤으로써 체계를 갖춘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 공원녹지체계가 된다. 정원과 공원, 광장, 녹지, 공개공지 등 크고 작은 공공공간을 포괄하는 개념인 오픈스페이스 개념과 기업도시계획기준을 고려하여 솔라시도의 공원녹지체계는 법정 공원 및 녹지 세분과 다른 방식으로 구분된다.

4. 솔라시도의 정원도시 구상안

4.1 태도와 과정의 차원에서 정원도시 구상안
4.1.1 공공 오픈스페이스로서 군도의 활용 전환

차량 통행을 위한 시설이었던 군도는 보존․활용하여 보행 중심의 공공 오픈스페이스로 구상한다. 도로의 흔적을 남겨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선형공원으로 조성하고 인접 건축물과 토지이용을 연계한 공간 구성을 통해 군도가 중앙공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도로 선형과 지형, 주변 맥락을 고려하여 군도를 네 개 구간으로 나누고 구간별 공간 컨셉을 제안한다. 군도1구간은 진입공간으로 도로 선형과 폭, 포장, 후박나무 가로수를 최대한 보존하여 군도의 스토리를 부각하고, 군도2구간은 군도에 접한 근린생활시설 및 연도형 상가와 연계되어 건물 내부 프로그램이 외부공간까지 확장되는 선형공원으로 구상한다. 군도3구간은 인접지에 대형 근린공원을 계획하여 군도 남북단의 문화체육시설, 스쿨콤플렉스, 주거단지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며, 군도4구간은 보행 연속성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보행중심공간으로 계획한다(Figure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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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Garden City plan in terms of the attitude and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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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우선순위에 따른 섬과 구릉의 보전과 개발

섬과 구릉은 대상지 고유의 지형 특성으로 섬과 구릉이 만드는 수평 경관은 이곳의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시개발과정에서 모든 지역을 보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보존 우선순위를 정하여 경관적․생태적 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은 보존하여 공원녹지로 활용하고 다음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은 원지형과 조화되는 건축 배치를 통해 적정 개발을 계획한다. 반대로 보전 우선순위가 가장 낮은 지역은 구릉지 절토 및 평탄화와 같은 적극적 결정을 통해 효율적인 도시 개발을 도모한다.

4.1.3 수로와 수변을 통한 고유한 수평경관의 보존

수로와 수변은 솔라시도 수평경관을 구성하는 핵심 경관 요소이다. 수로 및 수변 활용에 있어서 수평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고려사항은 도시지역과 수위의 레벨차 극복과 개발계획상 토지이용을 고려한 도시와 수로의 연계이다. 이를 고려하여 수로와 관련한 계획은 물이 흐르는 수로 자체에 대한 계획과 수로와 인접한 공간인 수변에 대한 계획으로 나누었다. 대상지 내 수로는 수심이 얕고 유속이 매우 느린 갯골수로이므로 수로 및 수변 활용과 수질 관리를 위해서는 일부 준설이 불가피하므로, 인접 토지이용 계획과 수로 활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수로에 대한 신설․확장․제거 계획을 세운다. 수로 활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수로나 수변 경관의 수평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간은 수로 폭을 확대하거나 끊어진 부분을 연결한다. 영암호와 금호호 담수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암거를 계획하고, 도시화 진행에 따라 이용이 불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좁은 수로는 매립하여 가용토지를 확보한다.

수변에 대한 계획은 수변의 유형을 자연형 수변공간(natural waterfront), 근린형 수변공간(semi-natural water -front), 도시형 수변공간(urban waterfront)으로 세분하여 제안한다. 생태 보존 가치가 높은 영암호변, 금호호변 일대는 자연형 수변공간으로 지정하여 기존 제방과 식생 군락(갈대, 해안사초군락)을 공원 요소로 활용하며 규모가 큰 건축행위는 지양하여 동식물 서식지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한다. 단독주택지, 골프장과 인접한 수변은 수로의 형태는 자연형이되 여가와 휴식,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근린형 수변공간으로 지정한다. 근린형 수변공간은 수로와 도시의 레벨 차를 완만하게 극복하고 산책로, 벤치, 스탠드, 체육시설 등 공원시설을 도입하여 수변 접근성을 높인 친수보행공간으로 계획한다. 마리나, 요트정박장, 상업지역의 수변은 도시형 수변공간으로 지정하여 접안시설, 스탠드 등의 구조물을 이용해 수공간과 도시를 적극적으로 연계한다.

4.2 도시구축체계로서 정원도시 구상안
4.2.1 보행 중심의 도시이동체계

도시 전역을 아우르는 보행 중심의 이동체계 마련을 위해 군도로부터 확장되는 보행체계를 구축하고 자전거와 PM 등 친환경 교통수단 이동을 고려한 도로체계를 계획한다. 먼저 현재 대상지 일대 교통체계의 동맥인 군도 21호를 보행중심가로로 전환하여 군도를 중심으로 확장된 솔라시도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군도가 솔라시도의 북서-남동 방향을 잇는 보행축이므로 군도와 교차하며 북동-남서 방향을 연결하는 보행축을 지정한다. 군도 보행축이 단독 및 공동주거, 상업, 행정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토지이용 지역을 관통한다면, 다른 하나는 태양의 정원, 골프장, 고급리조트 등 주요 관광시설을 연결하는 보행축이다. 권역별로는 주거생활지역의 가로수길을 지정하여 보행 연결성을 높이고 공동주택단지 사이 통경축을 확보하며, 상업중심지역의 상업․관광시설과 연계되어 이용되는 상업가로형 보행중심공간을 계획한다. 더불어 군도 내 보행의 연속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군도를 가로지르는 차량 통행로는 최소화하고 군도와 인근 지역에서의 PM 이용을 장려한다. 지역주민, 상업시설 이용객, 관광객 등 이용자별 특성과 차량과 PM, 도보 등 이동수단 호환을 고려하여 인근 지역에 주차장과 PM 스테이션을 계획한다.

다음으로 차량과 도보보행과 더불어 자전거와 PM을 이용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포함하여 도로단면을 구성하고 도로망을 계획한다. 개발계획상 계획․조성된 T자형의 주간선도로를 중심축으로 하여 빠르고 효율적인 도시이동체계를 계획한다. 앞서 군도를 도보 보행의 중심축으로 설정하였다면, 주간선도로는 PM 이동의 중심축으로 설정한다. 주간선도로로부터 평탄한 지형을 갖춰 PM을 타기에 편리한 수변과 세부 도로를 따라 PM 보행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생활권 곳곳을 연결하고, 도보보행 네트워크와 교차하며 섬세한 이동체계를 구축한다(Figure 8a, 8b 참조).

4.2.2 수환경을 활용한 친수관광체계

물과 가까이 있고 물이 풍부하다는 것은 관광도시로서 큰 잠재력이다. 솔라시도 친수관광의 거점 구역 네 곳을 설정하고 마리나, 수상레저 스테이션 등 해양레저 및 친수관광시설을 도입하여 수환경이 관광 인프라스트럭처로 기능하도록 한다. 육상과 해상교통 접근성이 높은 북서측은 솔라시도에서 가장 규모 있고 가장 활발한 수변관광지로 조성하여 해양관광레저의 앵커로 계획한다. 해안가를 따라 일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단지 계획, 차량․보행의 입체적 분리를 통해 복합마리나, 호텔 및 숙박시설, 수변 상가 등 관광시설이 밀집한 수변 관광레저공간으로 개발한다. 마리나에서 도시 안쪽으로 이어지는 수로를 따라 연도형 상가와 관광 상업가로, 수변 보행로를 도입하여 복합마리나와 워터프런트 상업가로의 상호 활성화를 유도한다. 나아가 복합마리나를 구심점으로 하여 수목원, 수변 연도형 상가, 단독형 리조트까지 확장되는 통합관광단지를 제안한다. 조망경관이 수려한 서측과 동측에는 고급형 복합휴양시설을 도입하고, 수로의 구간별 수심과 유속을 고려하여 카약, 무동력보트, 세일링 요트, 파워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저체험 스테이션을 계획한다(Figure 8c 참조).

4.2.3 도시 전역을 연결하는 공원녹지체계

솔라시도는 군도와 도로, 수로와 섬과 구릉, 구성정원과 도시진입공간의 여섯 축을 기반으로 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 즉 공원녹지체계로 도시를 연결한다. 공원녹지체계는 오픈스페이스의 축과 망에 위치와 면적, 구획, 조성목적, 물리적 구성을 지정함으로써 구체적 공원녹지공간으로 드러내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라 기업도시에서 공원녹지는 “공원, 녹지, 공공공지, 하천, 유수지, 저수지, 그 밖의 식생공간”을 포함한다(Molit, 2018). 솔라시도의 공원녹지체계는 크게 공원녹지와 식생공간으로 구성된다. 공원녹지는 공간 조성 목적과 특징에 따라 생태보존형, 목적형, 연결거점형, 도시상징형으로 나눈다. 생태보존형 공원녹지는 영암호, 금호호 등 생태적․경관적 보존 가치가 우수한 지역의 공원녹지, 목적형 공원녹지는 방문의 목적지가 될 만큼 흥미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공원녹지이다. 연결거점형 공원녹지란 공원녹지를 연결하고 일상 보행 편의를 제공하는 선형의 공원녹지이며, 도시상징형 공원녹지는 도시진입부에서 식생경관을 통해 인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공원녹지이다. 식생공간은 나무, 잔디, 꽃 등의 식생이 자라는 공간이나 법정 공원녹지율로 산정되지 않는 골프장, 수목원, 경관녹지 등을 가리킨다(Figure 8d, Table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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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Garden city plan in terms of urban structure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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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Criteria of parks, green areas and vegetation area
Type Function
Parks and green areas Ecological conservation type Green areas that need to be preserved and conserved for ecological and landscape value of tidal channel, waterfront and mountain lands
Targeting type Parks and green open spaces where people visit for the purpose of leisure and rest
Connecting type Green corridor that connects urban central district, main open spaces or parks
Landmark Parks and green open spaces that create impressive and symbolic landscape at the entrance point of the city
Vegetation area Land use with large vegetation area (not included in legal ratio of park and green ar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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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도시슬로건으로서 정원도시 구상안
4.3.1 정원도시 상징공간이자 차별화된 신도시 중앙공원으로서 군도의 활용

군도는 차를 위한 통행로에서 사람을 위한 보행중심공간으로 전환되어 기존 경관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정원도시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된다. 군도를 중심으로 공원 및 보행공간인 섬마루길과 그와 맞닿은 근린생활시설, 섬마루길에서 확장․연계된 호수공원을 포괄하여 군도 보행중심공간에 대한 세부공간계획을 수립하였다.

섬마루길은 인근 주거생활권 내에서는 근린공원이면서 전체 도시에서는 중심 보행축이자 중앙공원이다. 섬마루길은 기존 군도 영역과 인접한 보행공간을 포함하며, 도로 선형과 지형, 아스팔트 포장과 라인마킹, 후박나무 가로수 등 군도 원형을 최대한 남겨 지역의 스토리가 묻어나는 공원녹지로 조성한다. 섬마루길 양측으로 근린생활시설 및 연도형 상가를 배치하여 지속적 인구 유입의 동력을 마련하고 시설 전면에 광장, 테라스 등을 설치하여 공원과의 물리적․시각적 연속성을 강화한다. 저지대 지형과 경사를 이용하여 계획한 대형근린공원인 호수공원은 주변의 스쿨콤플렉스, 스포츠센터, 문화센터와 연계하여 문화․체육 프로그램의 장으로 활용한다(Figure 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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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Planning strategies and perspective views for county road #21 pedestrian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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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친수공간 개발을 통한 자연친화적 정주환경 마련

도시 개발 이후로도 일상에서 자연과 수평경관을 향유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정주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수변 주거지 경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구릉지 단독주택단지, 골프장과 연접한 수로 및 수변공간을 포함하고 있는 상공리 지역을 시범 사업으로 하여 경사지의 주택 배치 방식과 친수 공간 활용에 대한 공간 구상을 제안한다. 기존 단독주거용지로 지정되었던 상공리 수변 토지를 공원 부지로 전환하고 친수 오픈스페이스로 조성함으로써 수로 남측 단독주택단지의 조망권과 채광, 보행 편의, 수로 접근성을 증진한다. 주택단지는 구릉지 경사에 순응한 블록형 단지를 계획하여 주택 건설시 옹벽 최소화를 유도하고 개별 주택의 수로․골프장 조망을 확보한다. 수변은 생활권 내 휴게공간이자 산책로가 되는 친수보행공간을 계획한다. 워터프런트 스탠드, 잔디광장, 요가정원 등 시설을 도입하고 수로와 골프장, 도시 원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상공리 이외의 수변 주거지 및 개발지역에 대하여 기존 지형과 환경에 순응하는 건축 배치와 친수공간의 공공활용도모를 통해 솔라시도 고유의 수평경관을 보전하고, 이를 통해 정원도시 경관의 상징성을 도시 전역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Figure 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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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Planning strategies and perspective views for Sanggong-ri water-friendly pedestrian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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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상징적 도시 진입 경관 연출

도시진입공간은 솔라시도의 첫인상이다. 다리를 통해 진입하는 세 곳의 도시 입구에서 극적인 경관을 연출함으로써 ‘솔라시도에 도착했다’는 인지와 더불어 강력한 도시 연상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다. 서측 진입부는 가로수, 방풍용수목을 기르는 도시 양묘장을 조성하여 열 맞춰 자라는 교목의 특색 있는 인상을 부여하고, 동측 진입부는 청보리, 유채 등 경관작물을 식재하여 경쾌한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식생을 활용한 진입 경관은 시각적 주목 효과를 줄 뿐 아니라 ‘시간을 들여 가꾸는’ 정원의 정신을 따라 도시 가로수, 경관 작물을 재배하여 도시의 생산성을 제고한다(Figure 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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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Landscape at the entrance of Solase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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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19세기 말 유럽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도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꿈꾸며 등장한 이상도시 정원도시는 시대 변화와 도시별 특성에 따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도시 개발 전략으로 변모했다. 영암․해남 관광레저 기업도시 솔라시도는 도시개발계획 단계에서부터 정원도시를 도시 개발 컨셉으로 설정하여 더 핵심적이고 적극적인 수준의 정원도시 구현 방안을 필요로 했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정원도시 계획에서 정원의 함의를 탐색하고 정원에 대한 인문적 해석을 더해 확장된 정원도시 의미를 제안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개한 솔라시도 정원도시 개발 컨셉 구상을 통해 구체적인 정원도시 수립 전략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첫째, 본 연구는 기존 정원도시의 의미에서 확장된 새로운 정원도시 개념과 접근 방법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이전 정원도시 계획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정원의 함의를 정리하여 정원도시 개념의 확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원에 대한 인문적 해석을 더하여 ‘도시를 만드는 틀로써 정원의 개념과 정신을 차용하는 도시’라는 새로운 정원도시 의미를 제시하였으며, 태도와 과정, 도시구축체계, 도시슬로건의 차원에서 구체적인 정원도시 구현 방안을 수립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정원과 도시의 결합을 통해 도시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대안적 도시 모델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정원도시 개념 도입을 통해 계획 대상지가 가진 잠재적 경관을 도시의 기회로 삼고 기존 경관 자원을 보존․보전․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하여, 개발의 효율과 생산성이 우선시 되는 기존 도시개발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원도시 개발 컨셉은 지역성이 묻어나는 도시경관을 창출함으로써 땅의 기억을 지운 채 만들어지는 일률적인 신도시 경관과 차별화된 신도시 경관 구현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솔라시도를 대상으로 한 정원도시 구상안이 기존 도시 개발 제도 및 체계에서 기계획 및 기조성된 토지이용개발계획 등을 기준 조건으로 설정한 채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솔라시도 정원도시 개발 컨셉 구상안을 통해 정원도시의 새로운 개념과 접근 방법을 적용한 실제 사례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개발 컨셉 구상 단계로 도시 전체의 체계 구축에 집중하였으나, 추후 개별 공간에 대한 세부 계획 및 설계를 통해 정원도시 개발 컨셉을 실제 공간으로 구현하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것이다. 구상안에서 제안한 정원도시 개념과 구현 전략이 솔라시도 위에서 실현된다면 새로운 유형의 정원도시가 지어지고 자리 잡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Notes

주 1.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제2조에 따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란 “산업입지와 경제활동을 위하여 민간기업이 관광․레저․문화 위주의 주된 기능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의 자족적 복합기능을 고루 갖추도록 개발하는 도시”이다(Molit, 2010).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외래 방문객에게 다채로운 관광레저 경험을 제공하고 도시의 중심기능과 구조가 이러한 관광레저 경험이 가능한 산업적 기반을 위주로 발달된 도시(Shin, 2005)”임과 동시에, 단순한 관광레저 뿐 아니라 교육, 문화, 의료 및 생활편익 시설의 도입과 배치를 통해 편리하고 쾌적한 정주여건을 갖추어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자족적 도시이다(Lee et al., 2008).

주 2. 1898년 출간한『내일』(To-morrow: a Peaceful path to Real Reform)을 1902년 재발간한 것으로, 1902년 판의 국문 번역본은 『내일의 전원도시』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본 논문에서 언급하는 ‘정원도시’와 하워드의 ‘전원도시’는 영문으로는 ‘Garden City’로 동일하나, 국문 번역본의 제목이『내일의 전원도시』임을 고려하여 하워드의 이론에 한해서 ‘Garden City’를 ‘전원도시’로 지칭하였다.

주 3. 영산강유역 농업종합개발계획은 영산강 유역을 따라 댐과 방조제를 건설하고 간척지를 매립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는데, 계획된 개발지 면적만 126,000ha로 이는 당시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것이었다(Koo, 1996). 1969년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한 이후, 1972년 Ⅰ단계 사업이 착공하여 1979년 준공되었으며(광주, 나주, 장성, 담양, 함평, 영암 등 영산강 상류에 4개 댐 축조, 용수로 1,447km 개발 및 경지 10,300ha 정리), Ⅱ단계 사업은 1978년 착공하여 1998년까지 이어졌다(목포, 나주, 무안, 영암, 함평 등에 하구둑 4.35km 축조, 간척지 5,500ha 및 배후 농경지 15,200ha 개발, 경지 4,500ha 정리). 대상지가 포함된 Ⅲ단계 사업은 1985년 착공해 2004년 완료되었다(영암, 해남, 강진 등에 영암․금호방조제 건설, 간척지 12,500ha 및 배후 농경지 8,500ha 개발, 담수호 6,616ha 조성).

주 4. 본 연구에서 보행은 자동차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도보보행과 더불어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퍼스널 모빌리티 등까지 포괄하여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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