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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의 설계 -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내 ‘태양의 정원’ 설계안을 중심으로 -

김보경*, 이병철**
Bo kyung Kim*, Byung Chul Lee**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BS산업 책임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부사장
*Senior Manager, BS-Corp
**Vice President, Southwest Coast Enterprise City Development Co. Ltd.
Corresponding author : Bokyung Kim, Senior Manager, BS-Corp, Seoul 05836, Korea, Tel.: +82-2-721-8342, E-mail: bkay1214@gmail.com

© Copyright 2024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May 23, 2024; Revised: May 29, 2024; Accepted: Jun 14, 2024

Published Online: Jun 30, 2024

국문초록

본 연구는 전남 해남에 개발 중인 신도시 ‘솔라시도’에 위치한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내 ‘태양의 정원’ 설계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다.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세 가지 측면의 설계 원칙을 바탕으로 한 설계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였고 이에 따른 공간 프로그램을 도출하여 설계에 반영하였다. 첫 번째는 경제적 측면으로,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다기능적 공간을 창출하여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추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였다. 두 번째는 자연적 측면으로, 생태계 보존과 개선을 위한 식재환경 조성과 지역 특화 수종의 도입, 생태계 서비스의 유지 및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을 강조하였다. 세 번째는 경관적 측면으로, 자연과 기술의 미적 조화를 통해 탄소중립 정원도시 솔라시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의 기능과 더불어 방문자들에게 감각적이고 교육적인 경험을 제공하였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는 ‘태양의 정원’ 조성을 통해 단순한 에너지 생산 시설을 넘어 경제적, 환경적, 경관적 가치가 통합된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로 자리잡았다. 이는 조경학 분야에서 에너지 전환과 환경 보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는 데 기준을 제시하며, 향후 관련 연구와 실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This study is based on the design project of 'Sun-Garden' within the Solaseado Solar Power Plant located in Solaseado, which is a New City being developed in Haenam, Jeollanam-do.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reate an integrated and sustainable energyscape that harmonizes energy infrastructure with the natural environment, while supporting the city's carbon neutrality agenda. To achieve this, design principles were established by considering three key aspects. The first aspect is economic, which seeks to create multifunctional spaces that integrate nature and technology, pursuing long-term sustainability while generating additional economic value. The second aspect is natural, emphasizing the creation of planting environments that conserve and enhance ecosystems, introduce region-specific species, and maintain ecosystem services and sustainable resource use. The third aspect is landscape, offering sensory and educational experiences to visitors and functioning as a landmark that symbolizes the carbon-neutral garden city of Solaseado through the aesthetic harmony of nature and technology. Through the creation of the 'Sun-Garden,' the Solaseado Solar Power Plant exemplifies a sustainable energyscape development model that merges economic, environmental, and landscape aspects beyond the conventional energy production facility. This project is expected to provide guidelines and implications for future energy infrastructure design, contributing to global energy transition efforts.

Keywords: 재생에너지경관; 발전소공원; 태양광공원; 태양광정원
Keywords: Renewable Energy Landscape; Power Plant Park; Solar Park; Solar Garden

1. 서론

1.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그 위협은 국제 사회의 즉각적인 대응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각국 및 국제기구들은 탄소 배출 감축 및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뉴욕에서 개최된 기후 주간 행사에서 '더 클라이메이트 그룹(The Climate Group)'에 의해 처음 소개된 RE100 (renewable electricity 100%) 캠페인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도록 장려하였다(김연중 등, 2021). 나아가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산업화 이전과 대비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전지구적 장기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이를 위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2050 탄소중립(net-zero) 선언은 세계 각국의 동참으로 이어졌다(https://www.mofa.go.kr).

국내에서는 2017년도에 발표된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통해 2016년에 7%에 그쳤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김연중 등, 2021). 이러한 움직임은 2020년에 선언된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강화되었으며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으로 이어져 나가고 있다(한빛나라, 2022). 특히 태양광 발전은 전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연료비가 들지 않아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각광받고 있으며(https://energium.kier.re.kr), 이는 지난 몇 년 간 태양광 발전의 가파른 성장을 촉진하였다(김연중 등, 2021).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각된 경제성 논리에 의해 지역사회와의 갈등, 생태계 파괴, 경관 훼손 등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동반되는 부작용이 수반되었다(한빛나라, 2022). 이는 경관 변화로 인한 지역 유입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박선아와 윤순진, 2018)로 이어졌으며, 경관에 대한 지역적 권리와 저탄소 경제로의 진전이라는 두 논리 사이의 충돌로 나타났다(Van der Horst and Vermeylen, 2011).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의 여건과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지역에너지 전환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물론, 지역에 필요하고 또 지역이 가장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한빛나라, 2022). 이와 같은 맥락에서 Coutard and Rutherford(2010)는 지속 가능한 지역 에너지 전환에 대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저탄소화를 촉진하고 행동과 문화적 담론의 변화를 수반하는 변화의 과정”으로 정의한 바 있으며, 유럽연합(EU) 또한 2018년도에 발표한 ‘모두를 위한 청정행성(A Clean Planet for All)’에서 에너지 전환에 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추가적인 사회적 혜택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Eropean Commission, 2018), 이러한 흐름은 에너지 전환이 단순히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성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에너지 인프라의 설계에는 기술과 시스템의 전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측면을 포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한빛나라. 2022).

이에 본 연구는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내에 ‘태양의 정원’이라는 녹지공간 조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에너지스케이프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태양광 발전단지가 위치하는 솔라시도는 전라남도 해남에 개발 중인 ‘탄소중립 정원도시’ 프로젝트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첫 단계로 도시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https://www.solaseado.com). 태양광 발전단지는 이러한 도시의 방향성을 공고히 하고자 수행된 ‘솔라시도’의 첫 번째 사업 모델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온 간석지에 조성되었다. 발전단지는 ‘발전소’와 ‘태양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태양의 정원’ 설계와 조성을 통해 발전소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능에 경관과 환경적 가치를 더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인프라와 지역의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는 미래 지향적인 에너지스케이프 설계에 대한 새로운 지침과 시사점을 제공한다.

1.2 연구 범위와 방법

본 연구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내 녹지공간인 ‘태양의 정원’의 설계안을 바탕으로 한다. 연구 과정은 네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대상지의 현황과 기존 시설을 조사하여 설계 조건을 파악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문헌연구와 선행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의 설계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정원에 적용 가능한 설계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였고, 정원 내 도입될 주요 공간과 프로그램을 도출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공간별 구체적인 설계 계획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성된 발전단지 경관의 확장성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에 대한 함의를 밝혔다.

2. 대상지의 이해

2.1 탄소중립 정원도시 ‘솔라시도’와 태양광 발전단지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 개발 중인 632만 평(20,899,330m2) 규모의 도시개발 프로젝트 ‘솔라시도’의 첫 번째 사업 모델이다(https://www.hycorp.co.kr)(그림 1 참조). 2030년 정주인구 3만 명을 목표로 개발 중인 솔라시도는 개발 초기부터 ‘탄소중립 정원도시’를 도시 슬로건으로 채택하고, 도시에서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 대체하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를 선언하였다(https://www.solaseado.com). ‘재생에너지’와 ‘정원’은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어젠다에 부응하기 위한 솔라시도의 핵심 비전이자 도시개발 콘셉트로, 솔라시도는 전통적인 개발방식에서 추구되는 단기적인 효율과 이익을 넘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연이 가진 건강성을 회복하려는 기본 방침을 갖고 출발한다(정원도시포럼, 2021). 또한 도시를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생태적으로 연결하는 그린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쾌적한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정원도시포럼, 2021). 솔라시도는 지난 2021년, 도시의 이러한 방향성과 개발과정에서 준수할 도시 철학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원도시선언’을 발표한 바 있는데(https://www.newsway.co.kr), 이 선언은 기후위기와 같은 도시화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와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정원의 관계와 함께 앞으로의 도시가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은 선언문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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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해남 솔라시도와 태양광발전단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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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시는 자연과 관계를 맺으며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회복탄력성, 포용과 평등, 참여와 공유를 지향한다. 화석연료시대와 결별을 선언하고 탄소제로와 자족적인 그린 에너지 활용을 추구한다(정원도시포럼, 2021:3).”

따라서 태양광 발전단지는 솔라시도가 탄소중립 목표에 부응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로 발전하기 위한 데 핵심적인 그린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2.2 대상지의 현황

솔라시도의 북쪽 중앙 개활지에 위치한 약 158만m2(약 48만 평)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는 간석지의 활용을 잘 보여준다. 이 지역은 1970년대 영산강 유역 농업종합개발의 일환으로 1996년 영암. 금호방조제가 준공된 이후, 영암호와 금호호가 담수화되며 형성되었다. 솔라시도 전체 면적의 약 77%인 15,932,785m2에 달하는 이 간석지는 본래 농경지로 계획되었으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갈대 초지로 변모하였다. 간석지의 특성상 연약한 지반과 높은 염분비를 가지고 있지만, 수직적인 도시경관과 대비되는 개방된 공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이서영 등, 2022).

2019년도에 착공하여 2020년에 준공된 태양광 발전 단지는 98mw의 발전설비량과 306mwh의 ESS 저장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준공일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대 용량의 발전소이다(https://www.hycorp.co.kr).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연간 약 129gwh로, 이는 월 400kwh를 사용하는 약 2만 7천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발전단지는 두 단계에 거쳐 완공되었는데, 먼저 2019년도에 발전시설, 저장시설, 운영시설로 구성된 ‘발전소’가 구축되었고 이듬해인 2020년에 발전소 내에 ‘태양의 정원’이 조성되어 지금의 발전단지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 발전시설인 태양광 패널은 십자 형태의 대로를 중심으로 나누어진 4개의 영역에 배치되었다. 약 25만여 장의 태양광 패널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태양광 에너지 산업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패널이 설치되지 않은 십자대로와, 십자대로 중앙부의 원형광장은 ‘태양의 정원’ 대상지로, 발전소 전체 부지의 약 10%인 148,517m2(약 4만 5천 평)를 차지하고 있다(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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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단지 변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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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시도의 대부분 토지는 공유수면 매립 이후 오랜 시간 방치되어 온 개활지로, 현재 도시 계획과 조성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암군과 해남군 중심부를 잇는 군도가 부지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발생되고 있으나, 그 외에는 어떠한 도시 기반 시설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정주 인구가 없는 상태이다.

3. 설계를 위한 이론적 배경

3.1 지속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Energyscape)
3.1.1 개념과 전개

에너지스케이프는 에너지 인프라와 시공간적 요소들의 조화를 고려하는 경관을 의미하며, 에너지 시스템의 구성 요소와, 사람, 지형, 생태계, 도시, 지역 등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다(Howard et al.,2013). Blaschke et al.(2013)은 이 개념이 “21세기가 직면한 재생에너지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이 용어는 2007년 뉴질랜드에서 에너지 흐름의 장기 평가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나(De Vos, 2007), 에너지 인프라가 지역 풍경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Stremke and Oudes, 2018). 예를 들어, 수력발전 댐은 강의 흐름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인공호수를 생성하여 지역 생태계와 풍경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전력 송전선, 풍력 터빈도 마찬가지로 자연과 풍경에 두드러진 개입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스케이프 개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에너지 생산과 사용이 자연 환경이나 도시 환경과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통합적이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2008년에 발표된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 계획이 태양광 발전을 도시의 주요 에너지원이자 경관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은(Ivancic, 2010) 에너지스케이프가 도시 차원으로 확장되어 에너지와 건축물, 도시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시티 플랜트’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한승훈, 2021). 또한 최근에는 지역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 LNG, 바이오에너지 등 지역 기반의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버나큘러 에너지스케이프의 개념이 등장했다(한승훈, 2021). 이렇듯, 에너지스케이프는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 고유의 경관을 유지 또는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그러나 모든 에너지스케이프가 지속가능한 것은 아니다.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D, 1987)의 브룬트란트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환경은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재생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경쟁 없이 발전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뜻하며 이는 경관의 품질, 생물 다양성, 식량 생산 및 다른 생태계 서비스의 유지 및 개선을 포함한다(Stremke and Dobbelsteen, 2012). 따라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의 구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기준을 넘어서 지역의 경관과 생태환경, 지역 커뮤니티의 환경과 사회문화적 가치 등을 반영한 조화롭고 통합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3.1.2 지속 가능한 에너지발전소 설계 시 고려사항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다기능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이들 발전소는 전통적인 단일 기능의 발전소와 달리 에너지 생산과 더불어 농업, 동식물 보호, 시각적 영향 완화, 문화유산 보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Oudes et al., 2022).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발전소의 구축은 경제적, 자연적, 경관적 고려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는 전기 생산 외에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기존 토지 이용과 전력 생산량의 감소, 관광 및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공간 계획을 최적화해야 한다. 자연적으로는 동식물 생태계의 보존과 개선을 목표로 하며, 경관적으로는 태양광 인프라를 경관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가시성을 확보하고 지역 주민에게 레크리에이션 및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Oudes et al.(2022)은 위 세 가지의 고려사항들을 바탕으로 유럽 내 20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분석하여 각각의 고려사항이 특화된 발전소와 두 개 이상의 고려사항이 혼합된 발전소의 유형들을 분류하였는데, 이는 태양광 발전소가 다양한 가치와 기능을 통합하여 차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맥락인 Stremke and Oudes(2018)의 연구에서는 ‘경관적’ 기준을 ‘사회문화적’ 기준으로 바꾸어 말하고 있는데, 이 항목은 풍경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유도하고, 특히 시각적 경관 경험에 국한되지 않는 혁신적인 미적 가치를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연구의 서문에서는 ‘조경 디자이너는 기획자, 엔지니어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생활 환경에 재통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하고 있는데(Stremke and Oudes, 2018), 특히 사회문화적 기준이 조경의 역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항목에서는 조경가들이 에너지 전환과 자연 환경의 보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보다 지속 가능하고 기능적인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조경 설계가 단순히 미적 요소를 넘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소를 통합하는 활동임을 보여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의 설계를 위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표 1 참조).

표 1. 에너지스케이프 설계를 위한 고려사항
고려사항 내용
기술적 안전 및 보건 규정 고려
에너지 절약형 계획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원
경제적 저비용 에너지
토지 사용 경쟁 최소화
에너지 형평성, 혜택 분배
환경적 가역성
온실가스 배출 감소
환경 오염 최소화
경관적 /사회문화적 혁신적 미적 가치를 유지
풍경에 대한 감각적 경험
장소감 유지 및 소속감 강화

* 자료 : Oudes et al.,2022; Stremke and Oudes,2018, 필자 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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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설계의 구상 및 기본계획

4.1 주요 설계 요소 및 공간 프로그램 도출

태양의 정원 설계를 위해 앞서 살펴본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 창출을 위한 설계 원칙을 수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설계의 방향성을 확립하였으며, 대상지에 적용할 수 있는 주요 설계요소 및 공간 프로그램을 도출하였다(표 2 참조). 설계 원칙들은 경제적, 자연 환경적, 경관 및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기능을 담보하며, 태양의 정원 설계에 반영되었다.

표 2. 설계 프레임워크와 태양의 정원 공간 및 프로그램
고려사항 설계원칙 내용 주요 공간 프로그램
경제적 자연과 기술(태양광 발전 인프라)의 기능적 조화 그늘 등이 전력생산 기능을 방해하지 않도록 수목과 시설물 배치 정원 전체
다기능적 공간 창출 전기 생산 이외에 다기능 공간을 창출하여 추가적인 경제적 가치 창출
장기적 지속가능성 창출 (지역 경제와의 통합) 지속 가능한 관광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추가 수익을 모색
상징성과 홍보 가치 창출 ‘탄소중립 정원도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징적인 이미지 창출
자연 환경적 동식물 생태계를 보존하거나 개선 지역 특화 수종 도입 및 서식지 조성
식물의 생산 및 수급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 고려
초화정원, 묘목장, 십자대로
적응성 및 회복력 염분 및 해풍에 적응할 수 있는 식재 환경 조성 묘목장
경관적/사회문화적 자연과 기술(태양광 발전 인프라)의 미적 조화 시설 배치 및 접근 구역 구분을 통한 패널 가시성의 확보
다른 공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전망공간
전망대
원형광장
‘탄소중립 정원도시’를 상징하는 공간 설계 도시의 독특한 정체성, 상징적 이미지 창출을 위한 랜드마크적 설계 원형광장, 십자대로
미적 가치와 경관의 감각적 경험 창출 오감 활용으로 풍경에 대한 긍정적인 감각적 경험 유지(또는 개선) 초화정원, 묘목장
커뮤니티 참여를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촉진 다양한 야외 활동 및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한 오픈스페이스 이벤트 필드 (잔디공간)
탄소중립 목표와 발전단지에 대한 교육 기능 제공 연계 교육장
휴식시설 생태적 휴식공간
(산책로, 벤치)
경관의 확장성 미래 도시계획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공간 설계 정원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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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측면에서, 태양광 발전단지의 기능을 단순한 전력 생산의 영역에서 생태계 서비스 및 사회문화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복합적 영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였다. 이 공간은 탄소중립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상징적 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관광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활동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적 측면에서는, 지역 생물 다양성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에 기여하는 설계 요소를 채택하여, 식재기반 조성에서부터 수목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적 고려사항이 포함되도록 계획하였다. 경관적 측면에서는, 도시민과 방문객이 기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태양의 정원이 사회적 상호작용과 문화적 가치의 공유를 장려하는 공간으로써, 미래의 지역 커뮤니티에 휴식과 교류의 장을 제공하며 도시의 사회문화적 풍경에 풍요로움을 더할 수 있도록 하였다.

4.2 디자인 콘셉트와 기본 구상

태양의 정원은 경제적, 자연적, 그리고 경관적 가치가 조화롭게 통합된 에너지 경관의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 세 가지 가치는 각각 솔라시도가 지향하는 에너지 자립,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문화적 가치가 공존하는 도시경관을 대변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핵심 동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태양의 정원에서는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에너지, 자연, 문화를 뜻하는 핵융합, 해바라기 꽃, 한옥 수막새 기와의 전통문양 이미지를 중첩해 정원의 평면에 투영시켰다. 이는 위성과 항공 사진에서 식별 가능한 발전소의 규모를 고려한 것이며, 동시에 솔라시도의 정체성을 상징적인 이미지로 강조하여 도시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의도된 디자인이다(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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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평면 디자인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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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에너지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는 솔라시도에서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족시키는 RE100 실증 시설이기도 하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로컬 생산 및 소비를 통해 탄소 중립 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도시와 시설의 상징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핵융합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4.2.2 자연

해남 지역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풍력이 우수하다. 더불어, 솔라시도는 대상지 삼면이 서해와 영암호, 금호호와 인접해 있고 영암호의 물줄기가 발전소 일대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대상지는 수년간 방치된 간석지였기 때문에, 탄소중립 정원도시를 대변하는 풍요로운 공간의 창출을 위해서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는 풍요의 땅이라는 새로운 인식과 가치 부여가 필요하였다. 이를 위해 정원 내에 해바라기 꽃 패턴의 묘목장과 초화정원을 조성하고 남도의 햇살을 담은 식물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 수목들은 도시의 건강한 미래 환경을 견인하는 그린 인프라로 성장할 것이며, 이는 정원도시의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4.2.3 인간(문화)

한옥의 수막새 기와에 새겨진 전통 꽃문양은 자연을 존중하며 그 속에 어우러져 살았던 선조들의 정신을 반영한다. 이 문양은 발전소의 산업경관과 자연경관이 하나로 어우러진 가운데, 솔라시도만의 새로운 문화경관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태양의 정원은 솔라시도의 심장부로서 그 동력과 활력을 도시의 모든 방향으로 펼쳐져 있는 주요 도로망을 통해 전체 도시에 전파한다.

4.3 식재기반의 조성

정원의 부지는 수년간 방치된 간석지로 연약지반, 높은 염분 비율, 배수 문제로 인한 도전적인 식재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대상지의 특성을 고려한 식재기반 조성과 적절한 식재 계획이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염분상승과 배수 불량에 따른 수목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식재기반에 염분 차단층을 조성하였다. 국내외 사례 분석, 전문가 토론, 생육환경 테스트를 거쳐 뻘토 위에 공극이 큰 40mm 쇄석을 약 40cm 두께로 포설하고, 부직포를 덮은 후 토양을 1~1.5m 높이로 쌓아 염분을 완전차단하였다.

5. 태양의 정원 주요 공간의 설계

5.1 십자대로

십자대로는 약 25만 장의 태양광 패널을 가로지르며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50m 폭의 도로로, 압도적인 비스타 경관을 연출한다. 동서남북 방향의 각 대로에는 묘목장과 산책로를 조성하였는데, 산책로의 길이는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약 1km,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약 1.3km에 달한다. 동측․서측 도로에는 직선의 산책로 가장자리에 홍가시나무를, 남․북측 도로에는 물결무늬의 산책로를 따라 배롱나무를 단일식재하였는데, 늦여름 배롱나무의 진분홍색 꽃과 겨울에도 선명한 붉은 잎을 자랑하는 홍가시나무는 자연의 생명력이 도시의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뚜렷한 경관미를 창출한다. 십자대로는 추후 도시 성장에 따라 주요 도로망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때 홍가시나무와 배롱나무는 정원 진입을 시각적으로 유도하는 가로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묘목장의 경우 조성 초창기에는 경관 작물과 다년생 초화류를 식재하여 경관미의 창출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남부수종 묘목 식재를 통해 묘목장의 생산적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5.2. 원형광장

원형광장은 초화정원, 묘목장, 그리고 전망언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문자들이 입체적인 대지의 조형미와 상징적인 식재 패턴을 통해 예술적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단순히 미적 경관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문자들이 에너지과 자연, 인간 활동의 조화로움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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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십자대로와 원형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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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묘목장과 초화정원

원형광장은 10개의 마운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마운드에는 묘목장과 초화정원이 조성되었다(그림 5 참조). 직선적이고 인공적인 태양광 패널과 녹음으로 우거진 정원 공간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미적 경관을 창출하기 위하여 다양한 종류의 교관목과 초본류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수목들은 다음과 같다(그림 6, 표 3 참조). 묘목장에 식재된 수종의 대부분은 대표적 남부 수종들로 지역적 정체성을 가지는 특색있는 경관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이용자들의 오감을 자극하여 식물의 계절적 변화와 다양한 감각적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배롱나무와 말채나무, 홍가시나무, 애기동백나무는 단풍과 꽃이 아름다워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이고, 은목서와 수수꽃다리는 후각을 자극한다. 남천과 먼나무는 식용 가능한 붉은 열매가 아름답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향나무 ‘블루엔젤’과 서양측백나무 ‘에메랄드 골드’, ‘에메랄드 그린’은 좁고 긴 수형으로 공간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묘목 상태의 수목을 식재하는 이유는 초기 생육 환경에 비교적 잘 적응해 솔라시도의 염분과 해풍에 견딜 수 있는 건강한 수목으로 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수목들은 시험재배를 거쳐 솔라시도 전역에서 사용될 예정이며, 도시 내에서 식물 소재의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루어지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를 구현한다. 실제로 묘목장 조성 초기에 식재되었던 후박나무는 바람 피해로 인해 비파나무로 교체되었고, 생육환경 테스트를 마친 자엽안개나무, 삼색버드나무 등이 솔라시도 내 식물원인 산이정원으로 이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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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묘목장과 초화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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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원형광장과 십자대로 식재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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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구역별 식재 리스트
식재구역 분류 대표수종
원형광장 1 묘목장-A 서양측백 ‘에메랄드골드’, 서양측백 ‘에메랄드그린’, 향나무 ‘블루엔젤’, 지피.초화: 파니쿰 ‘헤비메탈’, 무늬참억새, 은사초
2 남부수종 특화산책로-A 먼나무
3 묘목장-B 홍가시나무, 남천, 가우라, 무늬참억새, 홍띠
4 남부수종 특화산책로-B 후박나무
5 묘목장-C 동백나무, 애기동백나무, 홍매자나무, 팜파스그라스, 무늬참억새, 수크령 ‘허브츠자우버’
6 남부수종 특화산책로-C 황칠나무
7 묘목장-D 은목서, 미스김라일락, 라일락, 파니쿰 ‘프레리스카이’, 무늬참억새, 사초 ‘에버릴로’
8 남부수종 특화산책로-D 감탕나무
9 묘목장-E 황금사철나무, 노랑말채, 흰말채, 산호각, 가우라, 무늬참억새, 수크령 ‘카시안’
10 남부수종 특화산책로-E 배롱나무
11 초화정원 10개소 황금병꽃나무, 배롱나무, 수국
12 전망언덕 서양측백 ‘에메랄드골드’, 두송 ‘골드콘’, 삼색조팝나무, 무늬참억새
13 이벤트필드 잔디, 핑크뮬리, 라임라이트
십자도로 14 남부수종 특화산책로-동, 서 홍가시나무, 잔디
15 남부수종 특화산책로-남, 북 배롱나무,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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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 전망언덕

약 4만 5천 평에 달하는 평지인 태양의 정원 공간의 특성상 정원을 한눈에 조망하기 어려웠다. 이를 감안하여 원형광장 중심부에 6m 높이의 전망언덕을 조성하였다. 방문객들은 전망언덕에서 대규모 산업 경관과 자연 경관의 어우러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언덕 정상 바닥 면에는 12절기와 방위, 식재 정보가 기록된 동판을 설치하였는데, 이는 자연과 인간 활동 사이의 조화를 뜻한다. 동서남북 각 방향의 그라운드 레벨에서 진입하여 나선형의 산책 동선을 따라 언덕 정상에 이를 수 있게 하였고, 산책로 가장자리에는 서양측백 ‘에메랄드골드’, 두송 ‘골드콘’, 삼색조팝나무를 식재하였다. 이는 언덕을 오르는 방문객들의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 다양성을 제공한다. 원경에서 바라볼 때, 이 식재들은 완만한 언덕에 수직적 리듬감을 부여하여, 대규모인 발전소의 수평적 경관이 단조롭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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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전망언덕과 동판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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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이벤트 필드

이벤트 필드는 묘목장 사이 공간에 위치한 잔디마당으로, 태양의 정원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민들은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 및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데, 방문자들의 능동적인 정원 감상과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포토존으로 이용 가능한 입간판 시설물과 화단 등을 배치하였다(그림 8 참조). 또한, 이벤트 필드는 환경 교육 프로그램이나 캠페인,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쓰일 수 있으며, 이는 도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사회의 유대감 형성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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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이벤트필드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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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너지스케이프의 확장

현재 태양의 정원은 지자체 및 에너지 산업 관련 기관 종사자, 특정 목적을 위해 솔라시도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가이드 투어 위주로 이용되고 있으나, 보다 대중적인 이용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인 전망 시설, 지역 학교 및 교육시설과 연계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또한 환경부 정책사업으로 발전단지 인접 부지에 들어서는‘탄소중립 에듀센터’와 ‘녹색융합 클러스터’ 등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파생시키는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2025년에 준공 예정인 ‘탄소중립 에듀센터’는 에너지 자립과 생태 정원을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한 전시 교육과 체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6년에 준공 예정인 녹색융합 클러스터는 태양광 폐패널의 재처리를 위한 자원순환 기술 개발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차(Biochar) 산업 육성을 통해 도시 차원의 탄소 배출 감소를 유도하는 산업 시설이다. 증기배출구를 전망대로 활용하고, 지상부에는 문화체육 공원시설 도입할 예정으로, 태양의 정원과 연계해 태양광 발전소의 에너지스케이프를 도시차원으로 확장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현재 태양의 정원에서는 지역 활성화의 일환으로 해남 지역민들의 소득 증진과 사회활동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식재, 유지관리, 환경정화 활동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십자대로 경관 묘목의 재배계약, 태양광 구조물 하단의 유휴 공간을 영농인들에게 제공하거나, ESS 창고동을 영농형 태양광 작물 포장 및 판매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 지역 농가의 경제적 기회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7. 결론

본 연구는 해남 솔라시도의 '태양의 정원' 설계안을 중심으로,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경제적, 환경적, 경관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통합적인 에너지스케이프의 창출 가능성을 조명하였다.

먼저 난개발로 인한 태양광 발전의 한계를 지적하고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사회적 요구를 고려한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를 실제 대상지에 적용하기 위해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내에 태양의 정원을 조성하였으며, 정원의 설계와 구현 과정에서 기술, 자연, 인간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에너지 접근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경관을 보존하고 개선하는 방향을 강조하였다. 황폐했던 간석지를 재생에너지가 생산되고 지역 특화 수종이 자라나는 풍요의 땅으로 변모시켰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경관의 감상, 환경 교육, 지역 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환경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생태적 가치와 문화를 창출하는 새로운 태양광 발전소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전력 생산이라는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태양광 발전소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스케이프로서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경관을 도시 차원으로 확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그러나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와 태양의 정원은 개발 중인 신도시의 선도사업이라는 특수성을 띠고 있어, 기존의 토지 이용과 다양한 차원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논문이 제시하는 이론적 배경과 설계 원칙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환경 정책의 수립에 있어 실질적인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조경학 분야에서 에너지 전환과 환경 보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며, 향후 관련 연구와 실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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