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012년 이후 딥러닝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2022년 11월 30일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챗지피티(ChatGPT) 3.5 출시를 기점으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지속적인 기술 진전을 이루어왔다. 자연어 처리와 대화형 모델에 기반한 Chat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비롯해,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질의응답 중심의 퍼플렉시티(Perplexity), 텍스트 및 시각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다중 모달 모델인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 그리고 최근 엑스에이아이(xAI)의 그록(Grok)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며 AI 응용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년 2월 27일 GPT-4.5 버전이 공개되었고, 다가오는 5월 GPT-5 출시가 예고될 정도로 기술 진전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도는 실제로 여러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초과하거나 근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연구(Kiela et al., 2023)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성능은 이미 이미지 인식(image recognition)과 필기 인식(handwriting recognition) 분야에서 2015년 전후로 인간의 능력을 초과하였으며, 독해 능력(reading comprehension), 언어 이해(language understanding), 음성 인식(speech recognition) 분야에서도 2020년경을 기점으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특히, 예측적 추론(predictive reasoning) 능력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발전을 보여, 2023년에는 인간의 능력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그림 1 참조).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설계, 평가,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등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이미지 생성 AI 분야에서도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서비스가 활발히 발전하고 있다. DALL-E와 Midjourney는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며, Stable Diffusion은 외부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을 통해 이미지 스타일과 세부 요소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Ploennigs and Berger, 2023). 이러한 생성형 AI는 아이디어 발상, 디자인 시각화, 설계 평가 등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을 보이며, 예술 및 디자인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건축 및 타 디자인 분야에 비해 조경설계에서의 AI 활용 사례와 학술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며(Liu, 2024), 특히 국내에서는 실무적·교육적 도입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조경 교육 및 실무 영역에서는 생성형 AI가 아이디어 생성, 디자인 프로세스 최적화, 설계 평가 등에 걸쳐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존의 기술적·학술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며 이용접근성이 높은 생성형 AI 플랫폼인 ChatGPT를 활용하여 조경설계 과정에서 AI의 잠재적 역할을 실증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텍스트 기반의 ChatGPT를 활용한 창의적 아이디어 생성 능력과 논리적 추론(reasoning) 기능을 조경설계에 적용함으로써, 도시광장 설계안을 생성 및 평가하는 통합적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 분야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ai의 창발적 사고(creative thinking)와 분석적 추론(analytical reasoning) 능력이 조경설계에서도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려는 시도이다(창쩌위안과 한정원, 2024).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주요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ChatGPT가 도시광장 설계 과정에서 조경설계의 핵심 요소, 즉 공공성, 기능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그리고 도시 맥락과의 조화 등을 근거하여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일관성 있게 반영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둘째, ChatGPT가 생성한 설계안을 스스로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AI의 평가 기능이 어떠한 논리적 근거와 기준에 따라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실무 및 교육적 맥락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는지 탐구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ChatGPT의 평가 기능은 기존의 주관적이고 시간 소요가 큰 설계 평가 방식을 보완하여, 설계안의 객관적 품질과 실현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조경설계 교육과 실무에서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협업적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며, AI의 생성 및 평가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현장과 학계에서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협업 모델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의의를 둔다.
본 연구는 ChatGPT를 활용하여 도시광장 설계안을 생성하고, 이를 평가하는 실험적 접근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조경설계 프로세스 내 역할과 잠재력을 탐구한다. 연구 절차는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구성되었다. 설계안의 생성은 2025년 2월 7일 진행되었다. ChatGPT의 역할을 설정하고 도시광장 설계를 요청한다. 이때 12개 대표적인 조경설계 회사명(예: SWA, Martha Schwartz Partners, Scape 등)을 제공하여, 해당 회사의 디자인 스타일을 반영한 마스터플랜을 생성하도록 요구한다. 생성된 12개 설계안을 대상으로, ChatGPT를 통해 평가를 실행한다. 설계안 생성과 평가는 ChatGPT 내부에서 독립된 모듈을 통해 각각 분리하여 수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영향 없이 창의적인 설계안의 생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평가의 과정은 ChatGPT의 역할을 설정하고, 평가 기준을 도출한다. ChatGPT의 설정한 ‘공공성 및 개방성’, ‘디자인 창의성’, ‘도시 맥락 및 조화’, ‘친환경성 및 지속가능성’, ‘실현 가능성’,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의 6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가 진행되었으며, 각 항목은 15-20점의 범위로 총점은 100점으로 점수화되었다. 설계와 평가 과정에서 ChatGPT는 각 설계안의 디자인 및 점수 부여 근거와 논리적 이유를 제시한다. 이후 수집된 설계안 점수 데이터의 통계적 검증을 수행한다(그림 2 참조).
2. 이론적 고찰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조경 및 건축 설계 분야에서 두 가지 핵심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는 설계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둘째는 창의적 설계 대안을 생성하여 기존 설계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것이다(최수형 등, 2023).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은 이러한 두 가지 방향에서 모두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초기 설계 아이디어 생성, 공간 시각화, 설계 평가 등 설계 과정 전반에 걸쳐 높은 효용성을 보이고 있다.
Stable Diffusion, Midjourney, DALL·E 등과 같은 이미지 기반 AI 기술은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현실감 있는 설계 시각화를 즉각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3D 모델링과 렌더링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을 크게 단축하고 있고, ChatGPT와 같은 텍스트 기반 AI 모델은 자연어 처리와 논리적 추론(reasoning) 능력을 바탕으로 설계자와의 대화적 상호작용을 통해 디자인 개념을 명료화하고, 설계안에 대한 논리적 피드백과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설계 프로세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Zwangsleitner et al., 2024).
조경설계는 자연적 요소와 사회문화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얽힌 분야로, AI 도입이 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에서 생성형 AI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특히 도시 공공공간 설계에서 지역적 맥락 반영, 생태적 지속가능성 구현, 사용자 경험 최적화 등 복합적 과제에 대한 실험이 증가하고 있다(조하영과 이진국 2023; Maksoud, et al., 2024; Liu et al., 2024). 일례로 ChatGPT는 초기 사이트 분석과 개념 제안, 공간 구성을 지원하며(그림 3 참조), 설계의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동향은 조경설계가 AI를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설계 스튜디오 교육은 실습 중심의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왔다. 소규모 그룹 내 밀도 높은 상호작용과 반복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이 방식은 학생들이 디자인 문제를 정의하고, 개념을 발전시키며, 피드백을 반영해 설계안을 다듬는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쌓도록 돕는다(김아연, 2015; 조하영과 이진국, 2023). 이러한 접근은 직관과 분석을 조화롭게 활용하며 창의적 해결책을 탐구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그러나 전통적 스튜디오 교육은 몇 가지 구조적 한계로 인해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첫째, 설계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구체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탐색 가능한 설계 대안의 수와 창의적 가능성의 범위를 제한한다(홍성근 등, 2024). 둘째, 학생들은 설계과정의 초기단계에서 가장 큰 심적 부담을 느끼는데, 이는 추상적 아이디어 수준에서 공간적·조형적 구상화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김아연, 2010), 동시에 스케치와 모델 제작 능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기술적 제약으로 인한 창의성 발휘의 한계가 크다. 셋째, 피드백 과정에서 교수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며, 체계적이고 정량적인 평가 기준이 부족해 피드백의 일관성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허신재와 조택연, 2023). 이는 기존 교육 방식이 기술의 발전을 설계 과정에 효과적으로 통합하지 못하는 보수적 경향에 근거하며, 설계 교육이 현대 기술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진화해야 함을 보여준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도구의 등장은 기존 방식의 비효율성을 보완하고, 학생들이 더 넓은 설계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생성형 AI의 도입은 설계 교육의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형 AI 도구는 학생들이 설계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신속히 탐색하고 시각화하도록 지원하며, 설계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높인다(홍성근 등, 2024). 예를들어, 학생들은 AI를 통해 다수의 설계안을 즉각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AI 협력적 디자인 모델(Human-AI Collaborative Design)을 통해 설계 아이디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Guridi et al., 2024).
생성형 AI의 도입은 기존 스튜디오에서 피드백 및 평가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 기반 설계 평가 기술은 공간 구문론이나 가시성 그래프 분석(Visibility Graph Analysis)과 같은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 기법을 활용하여 설계안을 평가하고, 객관적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허신재와 조택연, 2023). 이러한 정량적 평가 접근은 기존의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피드백 방식과 결합하여 설계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증대시키며, 평가 과정에서 학생들이 설계안의 강점과 약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다만, AI 기반의 피드백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디자인 사고 능력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며, 인간 중심의 디자인 사고 및 비판적 사고 역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 교육 과정에서 AI의 역할을 보완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홍성근 등, 2024; Liu, 2024). 또한 다양한 생성형 AI 시스템은 각기 상이한 학습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적 설계 특성으로 인해 상호 이질적인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별 고유의 특성과 내재된 한계는 설계 과정에서 통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단일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각 시스템의 상보적 강점을 활용해 설계안을 심화시키는 접근이 요구된다. 즉, 생성형 AI는 설계 프로세스 내 창의성 향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되, 학생들의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학습 참여와 설계자의 직관적·창의적 판단 능력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교육적 접근이 요구한다.
최근 건축 및 인테리어 등의 설계 분야에서는 텍스트 기반 프롬프트만으로도 복잡한 공간 구성이나 스타일 시뮬레이션을 즉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되면서,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다수의 개념 안을 신속히 생성·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 효율을 제고하고 있다. 조경설계의 경우, 사회문화적·자연환경적 맥락, 프로그램 요구사항, 장소성 등 복합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대안 생성 능력과 사고 범위 확장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경설계 과정은 일반적으로 대상지 분석, 아이디어 발굴, 대안 검토, 디자인 발전, 평가의 단계를 반복하면서 구체화된다.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각 단계별 특성을 이해하고, AI가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반영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상지 분석 단계에서 인공지능은 지역적 맥락, 기후 데이터, 사용자 행동 패턴 등의 정보를 입력받아 초기 설계 조건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설계 방향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ChatGPT는 사용자가 도시광장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 설계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대상지의 환경적 제약과 사용자 요구를 반영한 설계 조건을 텍스트로 제시한다(Liu, 2024; Zwangsleitner et al., 2024). 아이디어 발굴 단계에서는 대규모 사례·스타일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은 사용자가 입력하는 텍스트 프롬프트에 따라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 구성을 빠르게 생성한다. 이는 전통적 스케치보다 아이디어 폭을 크게 확장시켜주며, 자연 요소나 계절감, 장소성 등의 비물리적 요소를 자동으로 결합해 보여줄 수도 있어 개념 설계의 초기 단계에서 유용하다. 대안 검토 단계에서는 AI가 생성한 다수의 설계안을 평면도·다이어그램·렌더링 등의 형태로 시각화한 뒤, 프로그램 요구사항, 예산,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대안을 선택한다. 이때 디자이너는 “동선을 재구성하라”와 같은 피드백을 AI에 제공하고, AI는 반복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과정을 통해 사용자 의도를 더욱 정확히 파악하여 설계안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 디자인 발전 단계에서는 기본 방향을 확정한 후 식재 계획, 재료 선택, 지형 조정 등의 정교한 작업을 진행한다. 텍스트-to-이미지(txt2img)에서 나아가, Stable Diffusion이나 DALL·E 같은 AI는 이미지-to-이미지 변환(img2img) 기능을 활용하여 디자이너가 제공한 스케치를 다양한 스타일로 즉시 변환하거나, 질감 및 재료 정보 등을 종합해 현실감 높은 렌더링을 자동 생성할 수 있다(Iranmanesh and Lotfabadi, 2024). 이는 기존 3D 모델링·렌더링 과정에서 발생하던 반복적 업무를 크게 줄여주며, 다양한 시나리오 테스트가 용이해진다. 마지막으로 평가 단계에서는 중간 혹은 최종 설계안을 기능적·심미적·사회적 등의 측면에서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예컨대 AI는 설계안의 동선 효율과 공간 분포의 균형을 진단한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평가는 전문가의 정성적 판단과 결합되어 설계 오류 보완 및 최적화에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게 한다.
그러나 AI가 내놓은 설계안을 구체적 예산, 시공 기술, 장기적 유지관리 등 실무적 제약과 완전히 합치되도록 조정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의 비판적 해석과 현장 경험이 필수적이다(Guridi et al., 2024). 텍스트 기반 모델은 3차원 형상이나 세부 시공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우며(신동윤, 2024),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편향성(bias)으로 인해 특정 스타일을 과도하게 반복·선호하거나, 사회·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Liu et al., 2024). 따라서 설계자와 AI간의 협업 모델이 확립되어야만, AI가 제안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 가능한 조경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다.
ChatGPT는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셋을 학습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LLM)로, 다양한 주제와 설계 스타일에 관한 지식을 내재하고 있어 조경설계 분야에서 창발적 사고와 아이디어 확장에 강점을 보인다(Zwangsleitner et al., 2024). 예를 들어, 특정 설계 회사의 디자인 특성이나 지역의 도시 맥락을 텍스트 형태로 전달하면, ChatGPT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공간 구성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설계자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를 발굴함으로써 설계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Liu et al., 2024). 이 과정에서 설계자는 AI가 제안하는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설계 접근 방식을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입력 프롬프트가 구체적이고 세부적일수록 출력의 다양성이 증가하며(Xie and Xie, 2025), 설계 단계에 따른 적절한 구체성의 방식과 요구되는 프롬프트의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ChatGPT는 단순한 아이디어 생성에 그치지 않고 설계안에 대한 논리적 분석과 평가를 지원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예컨대, 설계자가 특정 대상지 조건이나 이용자 동선, 식재 계획 등과 관련된 정보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ChatGPT는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계안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거나 개선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신동윤, 2024; Zwangsleitner et al., 2024). 이는 설계 과정 중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아이디어 평가와 개선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는다. 다만, ChatGPT의 분석 기능은 물리적·기술적 요소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제한되고 다양한 생성형 AI에 따라 차이점이 존재한다(Guridi et al., 2024).
결과적으로, ChatGPT는 설계 전 과정에서 창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최종 결과물의 구현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 따른 적절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현장 기반 피드백과 전문가의 해석 등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ChatGPT가 제공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논리적 분석 능력은 설계자의 경험과 전문성에 결합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는 향후 조경설계 분야에서 인간-AI 협업 모델을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복잡한 설계 문제를 신속·정확하게 해결하고 혁신적 공간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3. 도시광장 설계안의 생성
본 연구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ChatGPT를 활용하여 도시광장의 조경 설계안을 생성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수행하였다. 유료로 사용할 수 있는 ChatGPT Pro 계정을 통해 각 단계의 필요에 따라, 설계안의 생성은 DALL·E와 연동되어 있는 GPT-4o, 설계 및 평가의 근거 도출을 위해서는 GPT-4.5, o1, o3 mini 버전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였다. 설계안의 생성 과정은 먼저 ChatGPT에게 조경가의 역할을 설정하였다. 이후, 조경 설계가의 입장에서 도시광장의 설계기준을 수립하고, 현대적 도시 맥락을 반영한 도시광장 평면도 생성을 요청하였다.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형태의 평면도를 확보하기 위해, 흰 바탕에 검은색 선으로 구성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평면 구성을 명시하고, 동시에 수직 및 수평의 명료한 공간적 배열을 반복적으로 요구하였다. 그 결과, 보다 명확한 형태의 도시광장의 평면도가 도출될 수 있었다. 이후 생성된 기본 평면도를 바탕으로, 저명한 12개 조경설계 회사의 사명을 개별적으로 지시어로 입력하여, 각 회사 특유의 디자인 철학과 스타일이 반영된 도시광장 평면도의 생성을 차례로 요청하였다(그림 4 참조).
ChatGPT가 요청받은 도시광장의 설계안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설정한 설계 철학은 다음과 같다. 우선적으로 자연과 도심 환경 간의 유기적 연결성(integration of nature & urban context)을 설정하였다. 이는 도시광장 설계안 전반에 걸쳐 자연적 요소와 도시 환경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단순한 광장의 기능적 범위를 넘어, 문화 행사, 전시, 다양한 여가 활동 등 복합적인 활용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하는 다목적 활용성(multi-functional design)을 설정하였다. 또한 실제 사용자들의 행동과 요구를 반영하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approach) 원칙을 채택하여 공간의 배치와 조경 요소 구성을 고려하였고, 환경적 지속 가능성(Ecological & Sustainable Approach)을 강조하여 식재 구성, 빗물 재사용 시스템, 효율적인 배수 처리 등을 설계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주변 도시 환경 및 기존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맥락적 도시주의(contextual urbanism)를 실현을 고려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철학을 기반하여 구체적인 도시광장의 공간구성요소를 도출하였다(표 1 참조). 보행 동선과 녹지공간, 다양한 형태의 수경 시설 및 조형적 요소, 공공 시설물 및 편의시설을 포함한다. 이어서 ChatGPT의 버전에 따라 상당한 분량의 구체적인 설계 전략들을 제시하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다목적 활용성과 함께 공간의 안전성 및 접근성, 그리고 도시의 기후와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계획을 수립을 고려하였다. 아울러 주변 도시 맥락과의 유기적 연계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설계의 미적 측면에서는 공간 내의 조형적 디자인과 경관 요소와의 시각적 연계성, 사용되는 재료의 질감과 색채의 조화를 고려한다. 또한 환경적 측면에서는 지속가능성과 유지 관리 측면에서는 환경친화성을 포함하며, 유지 관리의 용이성 및 장기적인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였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효율적인 배수 및 토양 관리, 소음과 바람 차단을 위한 설계 전략, 야간 경관 및 조명 설계를 포함한다. 상술한 내용은 평가 기준의 설정에서도 공통적인 요소로 확인된다.
다음으로 설계를 진행하기 위한 대상지를 정의하고 그 특성을 구체화한다. 첫째, 대도시의 광장이라는 일반적인 지시어를 제공받은 ChatGPT는 가상의 대상지가 위치한 도시적 맥락과 규모, 예상 이용자 등을 설정하여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함께 제공하였다. ChatGPT가 설정한 도시광장의 규모는 소형에서 중형(약 500m2~20,000m2)의 크기이며 보행자 중심의 공공공간으로 설정되었다. 도시적 맥락으로는 주거지역 및 복합 개발 지역과의 경계에 위치한 도시광장을 가정하였으며(표 2 참조), 인접한 상업 및 문화 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적 세련미와 자연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을 목표로 설정하고 세부지침을 수립하였다(표 2 참조).
설정된 설계의 방향성과 도시광장의 특징에 기반하여 초기 도시광장 설계안을 생성한다. 이후 구체적인 시각화 방식을 제시한다. 이후 의도하는 시각 결과물의 구도나 형식을 구체적인 지시어를 통해 반복하여 수정한다. 의도한 결과물이 도출되면, 각기 다른 조경설계 회사의 스타일을 모사한 도시광장의 설계를 ChatGPT에 순차적으로 요청한다. 이를 위해 Design Workshop, SWA 등 12개의 조경설계사를 지시어에 포함하였고, 생성된 설계안은 표 3과 같다. 이 과정에서 12번의 설계안은 연속적으로 생성되었고, 이는 생성된 도시광장 평면도의 시각화 방식에 공통성을 부여한다.
![]() 1안: Design Workshop |
![]() 2안: Field Operations |
![]() 3안: GGN |
![]() 4안: Martha Schwartz Partners |
![]() 5안: Mikyoung Kim Design |
![]() 6안: MVVA |
![]() 7안: Topotek 1 |
![]() 8안: OLIN |
![]() 9안: PWP |
![]() 10안: Sasaki Associates |
![]() 11안: SCAPE |
![]() 12안: SWA |
4. 설계안의 평가와 검증
생성된 설계안을 평가하기 위해 ChatGPT의 새로운 모듈을 통해 심사자의 역할을 설정한다. 이후 도시광장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요청하였고, ‘공공성 및 개방성’, ‘디자인 창의성’, ‘도시 맥락 및 조화’,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실현 가능성’,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의 여섯 가지 기준이 구체적인 정보의 출처와 함께 제시되었다. 평가 기준은 PPS(2023), UN-Habitat(2023) 등 국제적 공공공간 지침과 Carmona(2021), Lynch(1960, 1981), Gehl(2010) 등 도시 및 조경 분야 주요 문헌을 근거로 작성되었다. 예컨데 ‘공공성 및 개방성’은 PPS와 UN-Habitat 자료를 참고하여 접근성과 포용성을 중요하게 다루었으며, Gehl의 인간 중심 설계 원칙과 Lynch의 도시 조직 분석 틀을 결합한 ‘도시 맥락 및 조화’ 기준, LEED-ND와 ENCPE(2019)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기준이 함께 제시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평가 기준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안한 설계안의 분석이 진행되었다.
생성된 12개의 설계안은 앞서 설정한 여섯 가지 항목별 분석을 통해 점수화되고, 종합 평가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평가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안(Design Workshop)은 개방성과 창의적인 공간 배치가 탁월하고 친환경 요소가 균형 있게 반영된 우수한 안으로 평가되었다. 2안(Field Operations)은 곡선형 동선과 혁신적 공간 구성이 돋보이나, 도시적 맥락 측면에서 더 구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을 제기한다. 3안(GGN)은 자연 곡선과 지형 활용이 독창적이고 친환경적 요소가 강점이지만, 시공 가능성과 대형 이벤트 활용성에서 약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4안(Martha Schwartz Partners)는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조형성을 갖춘 반면, 공공성과 실현 가능성에서 보완이 요구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5안(Mikyoung Kim Design)은 자연적 곡선 지형과 친환경적 디자인이 인상적이지만, 시공 난이도와 대규모 행사 수용 가능성에서 한계가 지적되었고, 6안(MVVA)는 친환경적 접근과 도시 속 자연의 강조가 매력적이나, 광장의 개방성이나 기술적 실현성에서 도전 과제가 있다고 분석되었다. 7안(Topotek 1)은 독창적인 공간 설계와 도시적 맥락 연계성이 균형 잡혀 있으나, 건축물 배치가 일부 개방감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며, 8안(OLIN)은 기존 광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공공성과 실현 가능성을 우수하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9안(PWP) 역시 도시 맥락과 공공성을 잘 결합하면서도 친환경성을 강조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10안(Sasaki Associates)는 공공성, 도시적 맥락, 친환경 요소 간의 조화를 탁월하게 실현하였다고 평가되며 전체 안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11안(SCAPE)은 예술성과 조형성이 뛰어난 반면 실현 가능성과 사회적 기능 측면에서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12안(SWA)은 창의성과 친환경성이 인상적이지만 시공 난이도와 대규모 행사 활용성에서의 보완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각 설계안의 장단점 및 향후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표 4 참조).
평가 기준(100) | 중요 평가 요소 | 평가 항목 | 근거 자료 |
---|---|---|---|
공공성 & 개방성 (20) | 접근성 (5) |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인가? 주변 도로와 광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
Project for Public Spaces (PPS), What Makes a Great Public Space?, UN-Habitat, Global Public Space Toolkit |
공간의 개방성 (5) | 광장이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적이며 시각적으로 막힘이 없는가? 특정 시설이나 구조물로 인해 공간이 지나치게 폐쇄되지 않았는가? |
||
이용자 친화성 (5) | 다양한 연령층과 이용자(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포함)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 충분한 휴식 공간(벤치, 그늘 등)과 편의시설(화장실, 음수대 등)이 마련되어 있는가? |
||
다목적 활용성 (5) | 개인 휴식, 커뮤니티 모임, 소규모 행사, 대규모 집회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가? 광장의 레이아웃이 유연하여 변화하는 도시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가? |
||
디자인 창의성 (20) | 공간 구성의 독창성 (10) | 기존의 전형적인 광장 설계와 차별화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적용되었는가? 공간 배치와 형태가 독창적이며, 새로운 도시 경험을 제공하는가? |
Carmona, M. (2021), Public Places Urban Spaces: The Dimensions of Urban Design, Kevin Lynch (1960), The Image of the City |
조형미 및 시각적 임팩트 (5) | 디자인이 시각적으로 매력적이며,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자적인 미적 가치를 가지는가? 광장의 주요 요소(포장 패턴, 조형물, 수경 시설 등)가 예술적이면서 기능적으로도 효과적인가? | ||
미래지향적 설계 (5) | 변화하는 도시 환경과 기술 발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설계인가? 광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확장성과 변화 가능성을 고려했는가? |
||
도시 맥락 & 조화 (15) | 주변 환경과의 조화 (5점) | 광장이 주변 건물, 도로, 공원 등의 도시 조직과 조화를 이루는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며, 기존 도시 구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
Jan Gehl (2011), Cities for People, Lynch, K. (1981), A Theory of Good City Form |
역사·문화적 요소 반영 (5) | 지역의 역사적 맥락이나 문화적 요소를 고려한 설계인가? 기존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했는가? |
||
기능적 연계성 (5) | 광장이 인근 건물(상업시설, 공공건물 등) 및 교통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연결되는가? 낮과 밤, 평일과 주말 등 다양한 시간대에서 유기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 |
||
친환경 & 지속가능성 (15) | 녹지 및 생태환경 고려 (5) | 충분한 녹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미기후 조절에 기여하는가? 식재 계획이 지속 가능하고, 유지 관리가 용이한가? |
LEED for Neighborhood Development (LEED-ND), EU green public procurement criteria for public space maintenance (ENCPE) |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재료 활용 (5) | 태양광, 빗물 재활용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이 적용되었는가?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 또는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자재가 사용되었는가? |
||
폭염 및 기후변화 대응 (5) | 여름철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설계(그늘, 수공간 등)가 포함되었는가? 홍수, 강우, 대기오염 등 기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이 반영되었는가? |
||
실현 가능성 (15) | 건설 가능성 (5) |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한 설계인가? 시공 기술적으로 무리가 없으며, 예산 대비 효율성이 높은가? |
Christopher Alexander et al.(1977), A Pattern Languag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 (IFLA) Guidelines |
유지보수 및 운영 용이성 (5) | 유지보수가 용이한 구조와 재료가 사용되었는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도록 실용적인 설계가 적용되었는가? |
||
경제적 지속 가능성 (5) | 운영 및 유지비용이 과도하게 높지 않은가? 공공 재정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예산 계획이 반영되었는가? |
||
사회적 기능 & 활용성 (15) | 다양한 사용자층 수용 (5) |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되었는가? 연령, 신체적 능력,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인가? |
William H. Whyte (1980), The Social Life of Small Urban Spaces, CABE (Commission for Architecture and the Built Environment, UK) |
프로그램 및 이벤트 가능성 (5) | 정적인 공간(벤치, 정원)과 동적인 공간(퍼포먼스 공간, 운동 공간)이 균형 있게 배치되었는가? 계절별, 시간대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계획되었는가? | ||
지역사회 기여도 (5) |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인근 지역 주민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
ChatGPT를 활용해 생성된 12개 도시광장 설계안은 여섯 가지 항목—공공성 및 개방성, 디자인 창의성, 도시 맥락 및 조화,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실현 가능성,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에 따라 평가되었다. 평가 점수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술 통계, 신뢰도 분석, 정규성 검정, 반복 측정 차이 검정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점수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점수는 표 4의 하위 기준을 기반으로 하며, 각 하위 항목에 0~5점을 부여한 뒤 항목별 배점인 20점 또는 15점으로 환산하였다.
분석 절차는 12개 설계안의 6개 항목별 점수를 표로 정리하고 평균, 표준편차, 최소값, 최대값, 중앙값, 사분위수를 산출하였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창의성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으며 (M = 19.22, SD = 0.83), 낮은 표준편차는 대부분의 설계안이 독창적인 공간 배치와 조형미를 충족했음을 반영한다. 반면 실현 가능성은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M = 12.78, SD = 1.67), 높은 표준편차는 설계안별 시공 및 유지보수 가능성의 차이를 나타낸다. 1안과 8안은 단순한 구조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3안과 4안은 복잡한 지형으로 인해 점수가 낮았다. 기타 항목은 공공성 및 개방성 (M = 17.22, SD = 1.09), 도시 맥락 및 조화 (M = 13.44, SD = 1.13),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M = 14.56, SD = 0.73),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 (M = 13.44, SD = 0.73)으로 나타났다. 바 차트로 시각화한 결과, 디자인 창의성 (M = 18.92, SD = 1.08)과 공공성 및 개방성 (M = 17.25, SD = 1.06)이 높은 평균 점수를 기록하였다. 이는 대부분의 설계안이 혁신적인 디자인과 보행자 중심의 개방적 동선을 강조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9안과 10안은 넓은 중앙광장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이는 표 1의 설계 전략 중 보행 친화적 동선과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실현 가능성은 낮은 평균과 높은 표준편차를 보이며 (M = 12.42, SD = 1.88), 설계안 간 시공성 및 유지관리성에 차이가 두드러졌다.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은 낮은 표준편차를 보이며 (M = 14.75, SD = 0.62), 모든 설계안이 녹지와 친환경 요소를 일정 수준 포함했음을 나타낸다.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은 안정된 점수 분포를 보이며 (M = 14.17, SD = 0.74), 다목적 공간 구성이 균형 있게 설계되었음을 반영한다. 8안은 시민 참여 공간으로 다목적 활용성을 충족하여 이벤트 개최 가능성과 다양한 연령대 수용 원칙 등을 잘 구현하였다(표 5, 그림 5 참조).
신뢰도 검증을 위해 Cronbach’s Alpha를 산출한 결과, 계수는 0.72로 비교적 양호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 Shapiro-Wilk 테스트로 정규성을 검정한 결과, 공공성 및 개방성 (p = 0.412), 실현 가능성 (p = 0.068),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 (p = 0.281)은 정규성을 만족하였으나, 도시 맥락 및 조화 (p = 0.012)와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p = 0.005)은 정규성을 만족하지 않았다. 디자인 창의성 (p = 0.055)은 경계값에 근접하였다. Friedman Test를 통해 6개 항목 간 중앙값 차이를 분석한 결과 (p < 0.01),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확인하였다. 사후 검정인 Wilcoxon Signed-Rank Test에서 디자인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 간 비교 (p < 0.05)는 전자가 후자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으며,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통계적 분석을 종합하면, 12개 도시광장 설계안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과 차별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모든 설계안이 ‘디자인 창의성’과 ‘공공성 및 개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모든 설계안에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개방적 공간 구성에 고려가 컸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기능 및 활용성’ 점수 분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설계 전체가 환경 요소와 다목적 활용성에 대한 고려를 상당 수준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은 ‘실현 가능성’으로, 일부 설계안은 단기간에 현실화될 수 있는 시공 방안을 갖춘 반면, 다른 설계안은 창의적 시도가 돋보이지만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서술한다. ‘도시 맥락 및 조화’ 항목에서도 분산이 큰 편으로, 이는 인접 건물·교통·지역 특성 등 외부 맥락과의 연계가 설계안별로 상이하게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창의성과 개방성은 모든 설계안에서 공통적으로 강점이었으나, 구현 가능성과 맥락적 통합성에서 설계안별 편차가 컸다. 이는 AI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실제 조경 공간으로 전환할 때 기술적·사회적·맥락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결국 전문가의 경험적 판단과 AI의 창의성을 균형 있게 결합하여, 도시 맥락과 현실적 조건에 부합하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설계안을 도출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5. 결론
본 연구는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특히 ChatGPT를 조경설계와 평가과정에 활용하여 교육과 실무에서의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제시된 도시광장 설계 사례들은 AI가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 공간 구성의 다양성 제시, 그리고 설계안 평가까지 폭넓게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이론적 고찰과 실증적 결과를 토대로 볼 때, 생성형 AI는 전통적인 스튜디오 교육 및 실무 프로세스에서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는다.
첫째, 아이디어 발상 및 설계 프로세스의 효율성 향상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학생이나 디자이너가 대안적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지만, ChatGPT와 같은 AI 모델은 대규모 학습 데이터와 논리적 추론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설계안을 신속히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실무 차원에서도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초기 컨셉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설계의 질적 향상과 혁신을 촉진한다.
둘째, 조경설계 교육에서의 피드백 환경 및 평가 문화의 변화 가능성이다. 본 연구의 평가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AI는 공공성, 맥락적 연계성, 친환경성 등 다양한 전문성에 기반한 평가 기준을 스스로 제시하고 설계안을 점 수화하여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교수자나 실무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설계 피드백 문화에 객관적 지표와 정량적 기준을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다만 AI의 판단 근거가 물리적·기술적 요소를 완벽히 고려하지 못하거나, 학습 데이터 편향으로 인해 특정 설계 스타일을 과도하게 선호할 가능성도 있기에, 다양한 인공지능의 활용 및 전문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검증·해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요구된다.
셋째, 인간-AI 협업 모델을 통한 창의성 및 실현 가능성 간의 균형 추구다. 본 연구에서 일부 설계안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조형성을 보여주었으나, 실현 가능성이나 유지보수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AI가 창의성 측면에서 강력한 잠재력을 발휘하지만, 실제 시공, 도시 맥락과의 조화, 그리고 장기적 운영 가능성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설계자의 전문적·직관적 판단이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조경설계에서는 AI가 생성한 혁신적 아이디어와 설계자의 현실적 통찰, 경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협업 프로세스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 및 실무 체계 전반의 재구조화 가능성이다. 설계 스튜디오 단계에서 AI가 제공하는 예비안을 다수 검토하고, 학생들은 그중 가장 적합한 대안을 발전시킴으로써 창의적 설계 능력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실무에서도 조경회사나 공공기관에서의 설계 결정 속도가 가속화되고, 지속 가능한 설계안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단계가 강화되는 등 업무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역량, AI가 생성한 다양한 설계안에 대한 비판적 검토 능력, 시공성과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조경 전문가들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째, AI의 빠른 발전 속도에 대응하는 유연한 교육 및 실무 환경 구축의 필요성이다. 본 연구에서 설계안의 생성 날짜를 명시한 이유는 불과 1-2주 사이에도 AI 모델의 성능과 결과물의 품질이 현저히 달라지는 현상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의 특성으로, 고정된 교육 방식이나 실무 프로세스는 빠르게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 교육기관과 실무 현장에서는 AI 기술에 대한 열린 시각과 유연한 적응 체계를 갖추고,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을 통해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입은 조경설계 교육과 실무에서 아이디어 확장과 평가 방식의 혁신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설계자와의 협업 체계 구축 여부에 따라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가 좌우됨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설계안의 사례와 평가 결과는 조경설계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조경설계의 학문적·실무적 경계를 확장하며, AI와의 협업을 통해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 설계 프로세스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AI 모델의 편향 문제를 고려하고, 설계안의 발전 단계와 이에 따른 평가 기준을 정교화함으로써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더욱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