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 농산어촌은 자연자원과 더불어 풍부한 문화적·역사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특히 해안지역은 최근 수십 년간 인구 감소, 고령화, 수산업 기반 약화 등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해안지역의 인구학적 변화는 수산업 기반의 약화와 맞물려 경제적 침체를 초래하며 이는 지역 주민의 생계 기반과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학적·경제적 문제는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지역 쇠퇴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정희, 2024; 박상우 등, 2014a).
동시에 해안선 개발, 항만 확장, 연안 매립 등의 개발로 인해 전통적인 해양경관이 변형되고 있으며 이는 생태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안 생태계는 어촌 문화와 경제의 중요한 기반이지만 개발 중심 정책으로 인해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해양 생태계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김충기 등, 2019). 특히, 해안 개발방식의 문제점으로 어장·어항·배후 촌락 등 어촌을 구성하는 단위 공간에 대해 개별 목적에 부합하는 분절된 개발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인프라 확충 중심의 양적 성장에 치우치고 있어(박상우 등, 2014b), 통합성과 맥락성 등 질적 성장에서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대표적으로 어촌뉴딜 300 사업이 시행되었다(박상우 등, 2019).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기존의 어업 기반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관광시설 조성이 전통적인 해안 경관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의 수가 감소하거나 관광이 단기 방문 형태로 이루어져 어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 채,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가 이루어진 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문성배, 2009). 이와 함께 주민 참여 부족 문제 또한 지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기획 및 실행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형식적인 참여에 그쳐(박용순과 이상훈, 2018; 안동섭 등, 2020) 지역 맞춤형 전략 수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어촌의 고유 기능을 고려하지 못한 시설 정비 사업 위주의 단절적이고 이원적인 사업 추진이 이루어지면서 실효성이 낮고 지역 주민의 체감을 반영하지 못한 일회성 사업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임성혜, 2020).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활성화가 물리적 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역량 강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수반할 때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Adams, 1990; Macadam et al., 2004; 리신호 등, 2014; 박용순과 이상훈, 2018). 다시 말해, 단순한 인프라 개선을 넘어 지역 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 주민 역량 강화, 네트워크 구축 및 제도적 지원 체계 확립이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지역 활성화 관련 문헌을 검토하여 지역 활성화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6대 자본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4개 요인으로 재구성한 후, AHP 기법을 적용하여 세부항목의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하였다. 기존의 AHP 기반 지역 활성화 연구들이 소프트웨어 사업(고성일과 임화순, 2021)이나 특화 사업(김사영, 2009) 등 특정 분야의 우선순위 선정에 초점을 맞춘 데 비해, 본 연구는 지역 역량을 구성하는 다양한 자본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경적 실행 전략과 정책 제안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이를 통해 어촌뉴딜 300 사업을 비롯한 해안지역의 지역 활성화 사업이 지역 고유의 경관과 생태자원을 보전하면서 지역 주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McClelland(1973)는 역량을 평균적 수행자와 우수한 수행자를 구별하는 행동적 특성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역량이 개인 차원을 넘어 지역 사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다. 지역 역량은 지역 사회가 내재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지역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이 공동체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Adams, 1990). 지역 역량은 물리적 자원의 단순한 양적 축적을 넘어 자원의 질적 활용을 포함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지역 역량의 개념은 1980년대 중반부터 지역 사회 개발 과정에서 주요 개념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고 지역 사회가 보유한 자본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지역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Macadam et al., 2004). 지역 역량은 물리적 자본, 문화적 자본, 재정적 자본, 제도적 자본, 사회적 자본, 인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표 1 참조).
자료 : Bennett et al., 2018
지역 역량을 구성하는 자본들은 독립적인 요소로 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특히, 물리적 자본의 개발은 문화적 자본의 정체성과 결합될 때 지역성을 지닌 공간으로 구현되며, 사회적 자본은 제도적 자본의 지원 체계를 통해 협력 구조로 전환된다. 이는 곧 인적 자본의 역량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고, 재정적 자본은 이러한 구조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기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자본 간 상호작용은 지역 활성화의 통합 전략을 설계하는 데 있어 단일 요인 중심 접근이 아닌 통합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국내 지역 활성화 사업과 관련된 22개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이를 물리적·문화적·재정적·제도적·사회적·인적 자본으로 구분하고, 총 20개의 세부 자본을 식별하였다. 각 세부 자본은 최근 10여 년간 국내 지역 역량 활성화 사업에서 성과, 만족도, 중요도 평가의 주요 지표로 최소 두 개 이상의 선행연구에서 공통으로 논의되었다(표 2 참조). 6개의 주요 자본 및 하위 요소들은 독립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상호 인과관계를 가진다.
자료: ① 이원주와 이유직(2013), ② 리신호 등(2014), ③ 박용순(2014), 이순자(2014), ⑤ 권지윤 등(2015), ⑥ 윤준상 등(2015), ⑦ 나정호(2018), ⑧ 박용순과 이상훈(2018), ⑨ 손창훈과 안용진(2018), ⑩ 이상범과 김정훈(2018), ⑪ 강평년(2019), ⑫ 이승우 등(2019), ⑬ 이재형 등(2019), ⑭ 이태겸과 정남식(2019) ⑮ 안동섭 등(2020), ⑯ 이복수(2020), ⑰ 고성일과 임화순(2021), ⑱ 김진백(2021), ⑲ 나정호(2022), ⑳ 장서진(2021), ㉑ 김동찬과 최우영(2013), ㉒ 최규철 등(2021)
물리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장서진(2021)은 어촌 체험 관광의 선호 유형에 따른 전반적인 만족도와 재방문 의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어촌뉴딜 300 사업의 물리적 구성 요소를 설명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어촌 마을에서 체험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가공장, 캠핑장 등 소득 창출로 이어지는 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다. 김동찬과 최우영(2013)은 생태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한 어촌 체험 마을의 선택 속성에 관한 연구로 전문가와 체험객을 대상으로 주요 자원의 선택 속성을 구분하고, 각 속성별 중요도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어촌 체험 마을의 선택 속성을 접근성, 정보 제공성, 프로그램, 지역성, 자연성, 편의성, 관리성, 서비스라는 8개 유형으로 선택 속성을 분류하였으며 이러한 속성들이 어촌 체험 마을을 선택할 때 체험객의 만족도와 재방문 의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문화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김동찬과 최우영(2013)은 어촌 체험 마을의 선택 속성 분석을 통해 문화적 자본의 중요성을 도출하였다. 이 연구는 특히 교통편, 지역 홍보, 정보 검색 및 예약의 편리성,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흥미성, 자연경관의 심미성 등이 저비용 고효과 개발 요소로 작용하여 문화적 자본이 관광객의 만족도와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이러한 요소들은 문화적 자본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어촌 관광 활성화와 경제적 파급 효과를 증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곽행구 등(2008)은 전남 갯벌 및 어촌 체험 마을을 중심으로 해양자원의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에서 생태자원을 자연자원과 인문 자원으로 구분하였다. 자연자원은 해상 자원과 해안 자원으로 인문 자원은 사회자원, 문화자원, 시설 자원으로 구분되며, 이러한 구분을 바탕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재정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고성일과 임화순(2021)은 사업 이후의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사업 운영 인력, 위원회 지원비, 시설 유지 관리비 지원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반면, 민간 자원에 의존한 투자는 단기적인 성과 달성에는 유리하지만 장기적 지속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태겸과 정남식(2019)은 타 부처 지원 사업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지역 활성화 사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며 생활 SOC 사업, 스마트 빌리지 사업 등의 연계를 통해 지역 활성화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통합 계획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음을 밝혔다.
제도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강평년(2019)은 사업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중장기 발전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중장기 계획 부재 시 단기적인 숙원사업에 의존하게 되어 사업 운영의 비효율성과 낮은 연계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주기적인 계획 점검과 추가 계획 수립의 의무화를 제안하였다. 또한, 박용순(2014)은 지역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행정 지원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며 행정적 처리에만 집중된 사업 지원 방식이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총괄 감리자 지정 및 사업 기간 연장 등의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원주와 이유직(2013)은 사업의 이행에 앞서 지역 사전 교육과 역량 단계별 지원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소규모 사업에서 지역 주민 역량을 배양한 후 성과를 낸 마을에 점차적인 소득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사업 성과를 높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비협조와 갈등이 주요 실패 요인으로 논의되었으며 이에 따라 공공재와 공동체 의식에 대한 지역 주민 교육과 모니터링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사회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이재형 등(2019)은 어촌뉴딜 300 사업이 시행 중인 어촌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해결 방안을 분석하였다. 지역 주민의 무관심, 의도적 방해, 리더에 대한 희생 요구, 지자체에 대한 불신 등이 주요 갈등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주민 인식 개선 교육, 전문가 배치, 지역 주민 참여 확대, 현실적인 로드맵 개발 등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박용순과 이상훈(2018)은 농촌 관광을 추진 중인 4개 농촌 마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자본의 인식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연합적 네트워크, 제도적 구조, 관계적 거버넌스, 사회적 신뢰라는 4가지 사회적 자본 요소 중 연합적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가장 빠르게 상승함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인적 자본에 관한 연구로, 이태겸과 정남식(2019)은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분석하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역량을 강조하였다. 권지윤 등(2015)은 농촌 주민들의 개인적 특성에 따른 역량 강화 교육의 적합성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리더들이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많을수록 교육의 필요성을 더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해안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 역량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AHP 기법을 활용하였다. AHP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준과 대안을 계층적으로 구조화하고 쌍대비교(pair-wise comparison)를 통해 각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하는 다기준 의사결정 방법이다(Saaty et al., 1977; Saaty, 1980). 이 기법은 요인 간 상호작용과 영향력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논리적 일관성을 검증함으로써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결정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내재한 논리적 일관성을 검증함으로써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개발 및 정책 수립 연구에 적합하다.
AHP 기법은 4단계 절차를 따른다(Saaty, 1980). 첫 번째 단계는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 요인을 계층적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김종열과 최민철, 2014). 본 연구의 주제는 해안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 역량 강화 요인 중요도 분석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를 위해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주요 요인을 도출하였다(그림 1 참조). 이를 근거로 지역자원, 운영 및 네트워크, 제도 및 지원, 사업 주체라는 4개 주요 요인과 16개 세부항목으로 계층 구조를 설계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쌍대비교를 통해 수집된 응답의 논리적 일관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AHP 기법은 평가 과정에서 응답자의 판단이 얼마나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것을 중요한 절차로 포함하고 있다. Saaty(1980)는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 CR)이 10% 이하일 때 응답이 일관성을 유지한다고 판단하며 이를 초과할 경우 해당 데이터는 신뢰성이 낮은 것으로 간주한다.
세 번째 단계는 각 요인과 세부항목의 상대적 중요도를 추정하는 과정이다. 쌍대비교를 통해 상대적 중요도를 수치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하평균을 산출하여 가중치를 계산한다(최민철, 2020). 이 과정에서 각 응답자의 판단이 연구 주제와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문이 설계되었으며 동일한 계층 내에서의 비교를 통해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가중치를 종합하여 최종 우선순위를 산정하는 단계이다. 각 요인과 세부항목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산출하며 이를 통해 한정된 자원의 배분 기준을 수립할 수 있다. 도출된 결과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지역 활성화 사업의 효과적 계획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도출된 4개의 주요 요인과 16개의 세부항목으로 분류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AHP 기법을 활용하여 중요도 분석을 수행하였다(표 3 참조). AHP 설문은 쌍대비교 형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설문 응답자가 두 개의 평가 기준을 비교하여 상대적 중요도를 9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구성되었다. 평가 과정에서 응답자는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두 항목이 동일한 중요도를 가진다고 판단할 경우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쌍대비교 방식은 동일한 기준 내에서 요인 간 상대적 중요성을 명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AHP 분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문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는 설문 항목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기 위해 도시계획, 조경과 관련된 석사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를 응답자로 선정하였다. 또한, 최소 10명 이상의 표본이 필요하다는 기존 연구의 기준(정승준과 한범수, 2006)을 충족하기 위해 총 15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들은 도시계획, 조경, 지역개발 및 지역 정책 수립 분야에서 학문적 및 실무적 전문성을 갖춘 대학교수와 연구원으로 구성하였다. 설문 조사는 2024년 12월 1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수집된 응답은 AHP 분석 전용 소프트웨어인 Expert Choice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4. 연구 결과
15명의 설문 응답자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2개의 응답지를 제외한 13개의 응답지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AHP 분석 결과 지역 역량 요인 중요도 분석 및 각 요인의 세부항목 중요도 분석 결과 모두 일관성 비율 값이 0.1 이내로 분석되었으며 이를 통해 신뢰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설문 응답자의 현황은 대학교수 4명(30.8%), 연구원 9명(69.2%)이다(표 4 참조).
구분 | 빈도(명) | 구성비(%) | |
---|---|---|---|
소속 | 대학교수 | 4 | 30.8 |
연구원 | 9 | 69.2 | |
분야 종사 기간 | 5-10년 | 3 | 23.1 |
10-20년 | 6 | 46.1 | |
20년 이상 | 4 | 30.8 |
AHP 분석 결과 지역 역량 요인의 중요도는 ‘지역자원(0.434)’, ‘운영 및 네트워크(0.235)’, ‘제도 및 지원(0.169)’, ‘사업 주체(0.162)’ 순으로 나타났으며(표 5 참조), 지역 역량 요인의 세부항목 중요도는 그림 2와 같다. 지역자원의 관리와 활용이 지역 활성화의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며 특히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이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운영의 투명성과 갈등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며 이는 지역 주민의 신뢰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도적 지원 측면에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의 역량 평가와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사업 주체에서는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외부 조직의 지원보다 내부 역량 강화가 더 우선시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구분 | 우선순위 | 중요도 | 일관성 비율 |
---|---|---|---|
지역자원 | 1 | 0.434 | 0.018 |
운영 및 네트워크 | 2 | 0.235 | |
제도 및 지원 | 3 | 0.169 | |
사업 주체 | 4 | 0.162 |
AHP 분석 결과, 지역자원 요인의 세부항목 중요도는 ‘기존 자연자원(0.466)’, ‘기존 문화 및 역사자원(0.248), ‘관광·편의·경관 시설(0.168)’, ‘기반시설(0.117)’ 순으로 나타났다(표 6 참조).
구분 | 우선순위 | 비율(%) | 중요도 | 일관성 비율 |
---|---|---|---|---|
기존 자연자원 | 1 | 20.2 | 0.466 | 0.011 |
기존 문화 및 역사자원 | 2 | 10.8 | 0.248 | |
관광 · 편의 · 경관 시설 | 3 | 7.3 | 0.168 | |
기반시설 | 4 | 5.1 | 0.117 |
기존 자연자원이 가장 높은 중요도를 기록한 것은 자연자원이 해안지역의 경제적·사회적 기반 형성에 필수적인자산임을 시사한다. 해안지역은 어업, 수산업, 생태관광과 같은 경제 활동이 자연자원에 크게 의존하며 이는 지역 주민의 생계와 관광객 유치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 특히, 갯벌, 해안선, 백사장 등은 해양 생태계 유지와 더불어 경제적·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자원으로서 지역 발전의 기본 토대를 제공한다. 자연자원의 고갈은 어업 기반의 약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서의 매력도 감소를 유발하여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자원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활용이 필수적임을 의미하며 생태관광 등 자연자원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수적이다.
기존 문화 및 역사자원이 두 번째로 높은 중요도로 나타난 것도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가 경제적 및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은 지역 주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동시에 관광객에게는 차별화된 관광 자원으로 인식된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결속력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어촌과 같은 전통적 지역에서는 문화적 자원을 관광, 교육, 지역 브랜딩의 주요 요소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관광·편의·경관 시설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를 보인 것은 이들이 지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보조하는 물리적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자원 그 자체의 고유한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요소로 평가되었음을 의미한다. 자연자원이 고유한 생태적·경관적 가치와 함께 관광 유인력을 충분히 갖춘 경우, 관광객은 편의시설이 다소 미비하더라도 해당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 만족도 제고와 장기 체류 유도, 재방문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관광·편의·경관 시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기반시설은 접근성, 안전성, 물리적 연계성을 보장함으로써 전체 관광 흐름과 지역의 일상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자원 그 자체의 질적 가치에 비해 기반시설의 존재가 지역 활성화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관광객의 접근성과 체류 편의성을 제고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환경적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계획, 설계 및 운영방식이 요구된다.
AHP 분석 결과, 운영 및 네트워크 요인의 세부항목 중요도는 ‘운영관리의 투명성(0.318)’, ‘사업 운영상의 갈등 관리 체계(0.262)’, ‘사업 관계자 간 의사결정 체계(0.257)’, ‘외부조직·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0.136)’ 순으로 나타났다(표 7 참조).
구분 | 우선순위 | 비율(%) | 중요도 | 일관성 비율 |
---|---|---|---|---|
운영관리의 투명성 | 1 | 7.5 | 0.318 | 0.005 |
사업 운영상의 갈등 관리 체계 | 2 | 6.2 | 0.262 | |
사업 관계자 간 의사결정 체계 | 3 | 6.0 | 0.257 | |
외부조직 ·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 | 4 | 3.8 | 0.163 |
운영관리의 투명성이 중요한 순위를 차지한 것은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운영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신뢰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운영관리의 투명성은 단순히 정보 공개 차원을 넘어 의사결정 과정과 자원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짐을 보장함으로써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한다. 특히, 해안지역에서는 소규모 공동체의 특성상 정보 비대칭이나 불신이 발생하기 쉬우며 이는 사업 참여도와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투명한 운영관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신뢰를 이끌어내고 지역사회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업 운영상의 갈등 관리 체계와 의사결정 체계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어촌 지역과 같은 전통적인 공동체에서는 지역 주민 간 의견차이나 이해관계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갈등이 적시에 해결되지 않으면 사업의 추진력이 약화되거나 장기적인 협력 기반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갈등 관리와 의사결정 과정의 포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조직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이 비교적 낮은 중요도로 평가된 점은 어촌 지역에서 내부 자원과 네트워크를 통한 자생적 발전이 더욱 중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촌 지역은 전통적으로 외부와의 협력이 적었으며 이러한 폐쇄적 특성이 외부 자원 활용의 한계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외부조직과의 협력은 지역의 전문성 향상과 새로운 기술 도입, 자원 관리 효율화에 필수적이다. 특히, 지역자원의 지속 가능한 활용과 혁신적 발전을 위해 외부조직과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
AHP 분석 결과, 제도 및 지원 요인의 세부항목 중요도는 ‘사전 역량 평가 및 세부 사업 발굴(0.345)’, ‘사업 이후 장기계획 수립 및 지원(0.271)’, ‘사업 지침의 유연성(0.193)’, ‘기타사업과의 연계(0.191)’ 순으로 나타났다(표 8 참조).
구분 | 우선순위 | 비율(%) | 중요도 | 일관성 비율 |
---|---|---|---|---|
사전 역량 평가 및 세부 사업 발굴 | 1 | 5.9 | 0.345 | 0.017 |
사업 이후 장기계획 수립 및 지원 | 2 | 4.6 | 0.271 | |
사업 지침의 유연성 | 3 | 3.3 | 0.193 | |
기타사업과의 연계 | 4 | 3.2 | 0.191 |
사전 역량 평가 및 세부 사업 발굴이 중요한 순위를 차지한 것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역 주민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부 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지역 주민이 자신들이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지역을 발전시켜야 할지 명확히 인식하거나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점은 지역 주민의 역량 부족이나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이는 사전 역량 평가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지역 주민이 현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지역의 자원 및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이 발굴되면 실질적으로 지역 특성과 맞지 않거나 지속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전 역량 평가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지역자원의 가치와 가능성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워크숍이 병행되어야 한다.
사업 이후 장기계획 수립 및 지원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이러한 점과 연계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역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적절한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사업이 종료된 이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이 자신들의 역량을 인식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며 장기적인 지원 계획을 통해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한편, 사업 지침의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획일화된 지침이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지역 상황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업 실행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지역 고유의 자원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지침에 지역 맞춤형 조정 가능성을 부여하고 시행 주체가 자율적으로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타사업과의 연계가 낮게 평가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는 다양한 사업 간 통합적 접근이나 시너지 창출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사업 간 연계 부족은 자원의 중복 투자나 협력의 기회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각 사업 간 연계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자원 및 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체계적 관리가 요구된다.
AHP 분석 결과, 사업 주체의 세부항목 중요도는 ‘마을 지도자의 리더십 및 역량(0.346)’, ‘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이해도 및 참여(0.263)’, ‘마을 사업 인력의 연속성(0.235)’, ‘지원 조직의 전문적 역량(0.157)’ 순으로 나타났다(표 9 참조).
구분 | 우선순위 | 비율(%) | 중요도 | 일관성 비율 |
---|---|---|---|---|
마을 지도자의 리더십 및 역량 | 1 | 5.6 | 0.346 | 0.023 |
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이해도 및 참여 | 2 | 4.3 | 0.263 | |
마을 사업 인력의 연속성 | 3 | 3.8 | 0.235 | |
지원 조직의 전문적 역량 | 4 | 2.5 | 0.157 |
사업 성공에 있어 마을 지도자의 리더십 및 역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 것은 지역 리더가 지역 사회의 방향성과 성과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을 지도자는 단순한 행정 관리자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하나로 결속시키고 지역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해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리더의 역량으로는 사업에 대한 심층적 이해, 명확하고 적절한 목표 설정, 구성원 간 신뢰 구축, 공익성을 고려한 의사결정, 환경 보전 의식 등이 요구된다. 이러한 역량은 사업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주민의 신뢰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사업에 대한 주민의 이해도 및 참여가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로 나타난 것은 사업의 성공이 지역 주민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공동의 주체로서 참여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사례에서 주민 참여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 경우 사업 종료 후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는 지역 주민이 사업의 목적과 방향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자립 기반 구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역 주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을 단순히 설문조사나 의견 수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시키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의 몇몇 선진 사례에서는 지역 주민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지역 협동조합이나 비영리조직을 설립하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주민이 사업의 기획, 운영, 사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관여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
마을 사업 인력의 연속성은 마을 지도자의 리더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촌계장은 내부 주민과 외부 이해관계자 간의 교량 역할을 수행하지만 일정 주기로 교체되면서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차기 어촌계장을 포함한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며 정책 이해와 갈등 관리, 커뮤니케이션 역량을포함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단일 리더 체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차기 어촌계장과 사무장이 역할을 분담하여 조직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원 조직의 전문적 역량이 낮게 평가된 것은 해안지역에서 자생적 역량 강화가 더 중시되는 맥락을 반영한다. 그러나 전문성이 부족한 지원 조직은 주민 역량 강화와 사업 운영 지원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맞춤형 전문 인력 배치, 연구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의 실행 가능한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지역 역량 및 자본에 관한 선행연구를 분석하여 지역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물리적, 문화적, 재정적, 제도적, 사회적, 인적 자본으로 구조화하여 분석의 틀을 정립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여 년간 국내 농산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 활성화 사업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총 20개의 성과지표를 도출한 후 각 지표의 기능에 따라 6개 자본으로 구분하였다. AHP 분석을 위해 지역자원, 운영 및 네트워크, 제도 및 지원, 사업 주체와 같이 4개 요인으로 재분류하고 16개의 세부항목의 중요도를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기존 해안 개발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요 요인을 통합적으로 반영한 개선방안을 제안한다(표 10 참조). 첫째, 자연경관과 지역자원의 보존 및 활용을 고려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개발사업이 물리적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자연자원이 훼손되거나 지역 경관이 변형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안 모래언덕 복원, 해양 생태숲 조성 등 자연적 방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문화경관을 고려한 개발을 통해 전통적인 해안 마을의 경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활용이 가능한 공공공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자연자원과 문화 및 역사자원이 핵심 요인으로 도출된 점을 반영하에 대규모 관광 기반시설보다는 지역자원을 훼손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에코롯지(Ecolodge)와 같은 지역 기반의 친환경 숙박시설의 도입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에코롯지는 지역의 자연 및 문화 자산을 유지한 채, 관광객에게 고유한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관광의 질적 전환을 도모하며 지역 주민이 운영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경제적 이익이 지역 내 환류와 공동체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주민 주도형 협의체 및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존 해안 개발사업에서는 주민 참여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며 이는 사업 종료 후 지속 가능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따라서, 지역 주민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사업 운영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민 실천조직(local action group, LAG)의 구성을 통해 주민이 직접 사업의 기획과 실행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예산 집행 및 추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온라인 정보공개 시스템 구축,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협의 구조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기적인 워크숍과 토론회 개최를 통해 조경 전문가, 지자체 관계자, 지역주민 간의 협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셋째, 실시간 모니터링 및 평가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기존 사업의 가장 큰 한계는 종료 이후 유지·관리 체계의 부재로 인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안 침식, 식생 변화, 수질 및 토양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IoT 센서 및 드론 기반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집된 데이터를 GIS 기반 대시보드에 통합하여 시각화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정책 및 설계 수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피드백 체계도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경관 변화나 환경 문제를 기록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참여형 모니터링 앱을 개발함으로써, 정책 수립과 현장의 실질적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사업 종료 이후에는 주민 실천조직과 협의체가 유지·관리의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본 연구는 지역 활성화 사업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들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도출함으로써 향후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의 관점을 중심으로 분석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실제 수요자인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인식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존재한다. 또한, 본 연구는 특정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해안지역의 고유한 환경적·사회적 맥락까지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과 수요자의 인식을 반영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IPA(importance-performance analysis) 기법을 활용하여 중요도와 만족도 간의 차이를 분석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통해 해안지역의 경관과 자원에 대한 수요자 인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보다 정합성 높은 정책 설계와 지속 가능한 지역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