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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구문론을 활용한 서울 중구 공개공지의 보행연결성 분석

진화연*,**, 조경진***,****
Hwayon Jin*,**, Kyung-Jin Zoh***,****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서울연구원 연구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계획연구소 겸무연구원
*Ph.D. Student, Interdisciplinary Program in Landscap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Researcher, Seoul Institute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Researcher,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이 논문은 서울연구원과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Corresponding author : Kyung-Jin Zoh,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Tel.: +82-2-880-1358. E-mail: kjzoh@snu.ac.kr

© Copyright 2025 The Kore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ug 11, 2025; Revised: Sep 15, 2025; Accepted: Oct 13, 2025

Published Online: Oct 31, 2025

국문초록

도시 보행환경의 질적 향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심 내 보행공간의 역할과 입지전략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민간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공개공지는 보행 네트워크의 결절점으로 기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용성은 정량적으로 평가되지 않은 채 개별 필지 중심으로 조성되어 왔다. 본 연구는 서울 중구의 129개 공개공지를 대상으로 공간구문론을 적용하여 보행연결성 기여를 분석하고, 전략적 입지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분석 결과, 통합도 측면에서 38.9%는 세종대로․청계천로․을지로 등 주요 가로에 위치해 높은 접근성과 활동 잠재력을 보였으나, 31.8%는 이면도로에 입지해 보행에서 소외된 공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합도와 선택도의 행렬분석을 통해 공개공지의 기능을 핵심 결절형, 목적지형, 통과형, 고립형으로 구분하였고, 통합도와 깊이도의 행렬분석에서는 세종대로․을지로 일대 공개공지들이 접근성과 연결성이 동시에 높은 보행축 거점임이 확인되었다. 반면 도심 외곽의 공개공지는 접근성은 높으나 연결성이 낮아 보행 흐름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보행 중심 도시계획에서 공개공지 입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며, 분산적 공급보다 보행축과의 결절성 확보가 보행연결성 실현에 핵심 조건임을 보여준다.

ABSTRACT

With the increasing interest in improving urban walking environments, systematic analysis of the role and locational strategies of pedestrian spaces in city centers has become essential. Privately Owned Public Spaces (POPS), supplied through private development, can function as nodes within pedestrian networks, yet their effectiveness has rarely been assessed quantitatively and managed at the parcel scale. This study applies space syntax to 129 POPS in Jung-gu, Seoul, to evaluate their contribution to pedestrian connectivity and propose strategic locational directions. The results show that 38.9% of POPS are situated along major streets, such as Sejong-daero, Cheonggyecheon-ro, and Euljiro, with high accessibility and activity potential, while 31.8% are on backstreets, functioning as isolated spaces. A matrix analysis of integration and choice classified POPS into four types: core nodes, destination-oriented spaces, through-spaces, and isolated spaces. An additional matrix combining integration and depth revealed that POPS near Sejong-daero and Euljiro, with both high accessibility and connectivity, serve as key pedestrian hubs, whereas peripheral POPS with weaker connectivity remain excluded from flows. These findings present a framework for quantitatively evaluating POPS in pedestrian-oriented planning and highlight that ensuring nodal connectivity with pedestrian axes, rather than dispersing spaces, is critical to enhancing connectivity and realizing their public value.

Keywords: 보행네트워크; 공간구조; 결절점; 입지전략; 선형 보행축
Keywords: Pedestrian Networks; Space Structure; Urban Node; Location Strategies; Linear Walking Axes

1. 서론

1.1 연구 배경과 목적

도시계획 패러다임이 자동차 중심의 외연적 확장에서 사람 중심의 걷는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되면서(Gehl, 2014), 도시 내 보행환경과 공공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공개공지는 민간개발을 통해 확보되는 대표적인 도시 공공공간 모델로 자리잡으며(Byrne et al., 2010; Yoon and Srinivasan, 2015), 시민들의 일상적인 동선과 도시 활동에 긴밀하게 개입하는 공간적 매개체로 기능하고 있다(Nasution and Zahrah, 2012; Dunlop et al., 2023). 서울과 같은 고밀 대도시는 공공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가용지 확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수단으로 공개공지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개공지는 민간개발의 보조적 산물이라는 한계 속에서 개별 필지 중심의 입지와 물리적 조건 중심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Kayden, 2000).

이러한 과정에서 공개공지의 본래 조성 목적과 달리 공공성과 개방성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한 채 특정 집단의 전유공간으로 기능하거나 보행 흐름과 단절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도심에서는 공개공지의 이용자가 건축물 내부 이용자에 편중되어 외부 보행자의 활용은 제한적이며(장하리와 이인성, 2006), 부산에서도 상당수의 공개공지들의 적치물과 영업 행위 등으로 시민 편의 기능을 상실한 채 접근성이 낮게 조성되어 있다(울산광역매일, 2023.10.16.). 이러한 국내 사례는 공개공지의 설계와 운영이 보행 흐름과 결절성 확보에 기여하지 못할 경우, 공공적 역할이 크게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공개공지의 설지 기준 또한 ‘접근성과 가로 경관의 조화’ 등 구체적인 지침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보행네트워크 상에서 어떠한 연결성과 결절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개공지는 공원이나 광장처럼 대규모 체류를 유도하는 공간과 달리, 일상적인 보행 흐름 속에서 연결을 매개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지니며, 유동적이고 잠재적인 이용자에게 개방된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공개공지의 논의는 공간의 크기, 물리적 접근로, 도입시설 등 개별 공간에 한해 이루어져 왔으며, 도시 차원에서 보행 흐름과의 네트워크적 관계 즉, 보행연결성 관점에서의 공개공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입지전략 수립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0년 이후 오픈스페이스와 보행네트워크의 연결성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Frazier and Bagchi-Sen, 2015; Thorne et al., 2020; van Nes, 2021), 주로 가로나 대규모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 단위에서 논의되어, 보행네트워크 내에서 공개공지 자체의 위상과 역할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실내 공개공지(김정우와 최재필, 2020)를 연구한 사례를 제외하면 공개공지가 도시 보행 흐름 속에서 결절점, 연결고리, 고립공간 등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정량적으로 평가한 실증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공개공지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공간구문론(Space Syntax)을 적용하여 공개공지가 도시 보행네트워크에서 어떠한 위상과 기능을 실행하고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공간구문론은 도시 공간의 구조적 특성과 네트워크 연결성을 계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도구로서, 중심지 구조 분석, 생활가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도시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외 공개공지를 대상으로 공간구문론을 적용한 국내 연구는 없다.

본 연구는 공개공지를 도시 보행네트워크의 구성 요소로 바라보고, 그 연결성과 위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공간적 전략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기존 연구들이 공개공지의 물리적 특성과 개별 필지의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데 비해, 본 연구는 도시 차원의 보행 흐름 속에서 공개공지가 어떤 결절점, 연결고리, 고립공간으로 기능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공개공지의 입지와 조성 방향을 보행 중심의 도시계획 관점에서 제시함으로써, 민간개발을 통한 공공공간 확충의 질적 전환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실증적인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질문을 설정하였다.

첫째, 도시 보행네트워크 속에서 공개공지들은 어떤 연결성과 중심성을 보이는가?

둘째, 공간구문론 지표값에 따라 공개공지는 어떤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의 역할을 무엇인가?

셋째, 보행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공지는 어디에, 어떠한 방향으로 조성되어야 하는가?

본 연구는 공개공지에 대한 이해를 도시 공간구조와 보행연결성 관점으로 확장하여 전략적 공공공간으로 공개공지를 재정의하고, 보행중심 도시계획과 설계, 서울형 공개공지 가이드라인 수립 등에 활용가능한 기초자료를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1.2 선행연구
1.2.1 공공공간으로서 공개공지의 접근성

공개공지는 민간개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도시 공공공간 모델로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하였다(Byrne et al., 2010; Yoon and Srinivasan, 2015). 도시의 보행환경과 공공성을 향상하고, 공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도시의 공공공간을 보완할 수 있는 역할(Nasution and Zahrah, 2012; Dunlop et al., 2023)로 자리잡으며, 공공공간으로서의 논의가 확장되었다. 공개공지가 본격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2000년대에는 도시밀도가 높아지며 이에 따른 양적 확대가 이루어졌다(Smithsimon, 2008; Schmidt et al., 2011). 2010년 이후에는 질적 측면이 중요해지면서, 공공성, 접근성, 품질에 대한 논의로 확대되었으며(Carmona, 2019), 2020년대에는 글로벌 팬데믹을 겪으며 다양한 활동과 이벤트 지원,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포용적 도시공간으로 공개공지의 전환점을 맞이했다(Uysal, 2023).

공개공지가 양적으로 확대되던 시기에 국내 연구는 공개공지의 입지와 이용 측면에서 접근성을 주로 다루었다. 민수영과 이겸환(2005)은 접근성 및 연계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성지침이나 설계기준이 마련되지 않아서 이용을 제약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였으며, 송진화와 안건혁(2005)은 휴게용 공개공지를 대상으로 대지에 접한 도로가 많을수록 여러 방향에서 접근이 가능하여 보행량 증가로 이어진다고 분석하였다. 장하리와 이인성(2006)은 서울도심 공개공지의 위치, 접도면 수, 횡단보도와의 거리 등을 활용하여 접근성을 분석하고, 접근성이 공개공지 이용에 핵심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조원경(2008)은 입지에 따른 유형을 구분하고 모서리 배치형이 접근성에 가장 용이하다고 분석하였고, 이윤석과 김세용(2010)은 단차 등 물리적 요소에 의한 접근성 뿐 아니라 공개공지에 접근하는데 심리적 거리낌을 발생시키는 각종 시각적 요소들을 포함하여 접근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테헤란로의 공개공지는 시각적 차폐율이 높을수록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공지는 도시의 보행환경과 공공성을 향상하고 공간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공공공간 확장 모델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공개공지의 면적, 입지 조건, 형태 등 물리적 조건이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개별 필지 단위의 공간적 특성에 한정되어, 공개공지가 도시 전체 보행네트워크 내에서 어떠한 연결성을 가지는지, 즉 보행 흐름과의 구조적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못하였다(표 1 참조).

표 1. 공공공간으로서 공개공지의 접근성 분석 선행연구
저자 연도 연구대상지 연구방법 연구결과
송진화와 안건혁 2005 서울 도심 공개공지 국부통합도, 다중선형회귀분석 휴게용 공개공지 대상으로 대지에 접한 도로가 많을수록 접근성과 보행량 증가
장하리와 이인석 2006 서울도심 공개공지 현장조사, 상관관계분석 접근성이 공개공지 이용에 핵심요인
조원경 2008 서울 테헤란로 전면공간 형태 유형 구분, 이용행태분석 건물 모서리 배치형이 접근 용이하며, 후면 배치형은 접근성 어려움
이윤석과 김세용 2010 서울 테헤란로 공개공지 상관관계분석, 다중회귀분석, 현장조사, 설문조사 형태적 요인은 접근성에 영향을 주며, 차폐율이 높을수록 접근성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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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보행네트워크 관점에서의 오픈스페이스와 공개공지의 연결성 분석

2010년 이후에는, 공개공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픈스페이스 차원에서 보행네트워크 상의 연결성을 분석하는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도시 내 네트워크 구조를 고려하여, 오픈스페이스가 어떻게 보행 동선에 통합되고 공공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Frazier(2015)는 미국 클리브랜드의 오픈스페이스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기반 공간연계성을 분석하여, 축소 도시에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 구축이 사회적 복원력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Thorne et al.(2020)도 유사한 맥락에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가 도시재생 전략의 프레임워크로 기능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공간 단위를 공개공지에 집중하여 보행연결성을 분석한 연구는 김정우와 최재필(2020)의 연구가 유일하다. 이 연구는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실내 공개공지의 공공성 평가지표를 개발하기 위하여 공간구문론을 사용하여 통합도를 분석하고, 통합도가 높을수록 이용자들이 공공성 인식이 강하며 다중 연결성 구조에 유리함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보행네트워크 상에서 공간구문론을 적용한 보행연결성 연구도 확인하였다. Koohsari et al.(2016)Nag et al.(2022), van Nes(2021)은 각각 호주 멜버른과 인도 콜카타(Kolkata), 네덜란드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공간구문론 기반의 보행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통합도와 연결성이 높을수록 보행량 증가 및 도시압축성에 기여하며, 향후 도시 밀도계획과 연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국내 연구로는 이학성 등(2019)이 서울도심의 블록 기반 보행네트워크를 분석하여, 공간구문론 지표와 블록밀도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보행연결성이 도심 활성화의 핵심 요인임을 밝혔다. 김선호와 양승우(2021)는 서울 수서 아파트단지 주변 생활가로의 통합도를 분석하여, 통합도가 높은 가로공간에서 보행편의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성화되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상의 공간구문론 기반 보행연결성 연구들은 개별 공간의 물리적 특성보다 도시 보행네트워크상 위치와 연결성이 실제 공간의 공공성 구현과 도시 활성화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또한 공간구문론을 통해 보행흐름의 중심성과 결절성을 정량적으로 도출하여 도시공간이 공공성 실현 및 도시 재생 전략의 핵심 구성요소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 선행연구는 가로의 네트워크 구조와 연결성 분석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가로에 인접한 공간인 공개공지가 도시 보행네트워크에서 어떻게 연결성에 기여하는지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현재까지 공개공지에 집중하여 보행연결성 관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김정우와 최재필(2020)이 있었지만, 그 대상이 실내 공지이며, 서울이 아닌 해외(뉴욕)라는 특징을 갖는다. 본 연구는 기존에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던 서울 실외 공개공지의 네트워크 내 역할과 가치를 공간구문론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표 2 참조).

표 2. 공공공간으로서 공개공지의 접근성과 연결성 분석 선행연구
저자 연도 연구대상지 연구방법 연구결과
Frazier and Bagchi-Sen 2015 미국 클리브랜드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 기반 공간연계성 분석 통합도가 높을수록 인구밀도와 보행밀도 증가하며, 오픈스페이스는 보행통합도를 향상하는 역할
Thorne et al. 2020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오픈스페이스 공간구문론 통합도 높을수록 보행량과 상업활동 밀도 높고, 연결도 높은 지역의 오픈스페이스는 체류시간 증가
김정우와 최재필 2020 뉴욕 맨해튼 실내공개공지 공간구문론 통합도 높은 공개공지는 공공성 인식도 높고, 다중 연결형 구조 유리
Koohsari et al. 2016 호주 멜버른 공간구문론, 회귀분석 통합도와 연결성이 보행량과 유의미한 상관관계 있음
Akkelies van Nes 2021 네덜란드 중소도시 Axial Map 기반 통합도 분석 통합도가 높을수록 도시 압축성 및 도보 접근성 높음
Nag et al. 2022 인도 콜카타 네트워크 밀도, 중심성 분석 연결도가 높은 지역은 이동 효율성과 보행 밀도가 높음
이학성 2019 서울 도심 공간구문론, 블록 밀도 분석 블록 기반 보행네트워크가 도심 내 보행연결성 강화에 핵심 역할 수행
김선호와 양승우 2021 수서 희망타운 파트단지 Axial 분석, 경관 요소 분석 통합도 높은 공간에서 보행 편의성과 상호작용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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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도분석
1.3.1 공개공지 제도의 변천과 보행연결성 강화

우리나라에 공개공지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6년 도시설계 제도를 도입한 건축법에서 ‘대지안의 공지’를 신설하면서 부터이다. ‘대지안의 공지’는 건축물을 건축할 때 건축선 및 인접대지경계선으로부터 일정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개공지의 개념이 최초로 적용된 항목이다. 이후 1980년대부터 ‘건축법’ 내 ‘소공원 조성 의무화 지침’에 의해 지금의 공개공지와 유사한 형태인 공중공지나 소공원이 도심재개발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되었다(김도연과 최윤경, 2018). 이후 1991년 건축법 제 67조에 ‘공개공지의 확보’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면서 일반건축물로 확대되었다(김주석 등, 2002). 2002년 국계법 시행으로 도입된 지구단위계획 제도는 도시설계와 상세계획이 통합된 제도로,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을 통해 보행네트워크를 개선할 수 있는 요소로 공개공지, 공공보행통로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위와 같이 공개공지의 개념과 명시적 제도는 국가 차원에서 법제화하며 먼저 시작되었다. 그러나 설치기준과 관리운영 등 구체적 내용은 서울시 건축조례를 통해 발전되었다. 1980년대 후반, 서울은 주택 및 업무공간 수요가 증가하면서 민간에 의한 고층건물이 빠르게 증가하였고, 동시에 도시의 공공적 여유공간이 급속히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민간개발을 통한 도시환경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며, 서울시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매개로 민간개발로부터 공공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991년 건축법 개정에 따라 1993년 서울시 건축조례가 전부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32조 공개공지의 확보 규정에서는 연면적 5,000m2이상 건축물에 최소 45m2 이상 공개공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일반 대중이 도로에서 접근과 이용이 편리한 입지에 공개공지 설치를 명시함으로써 공개공지를 보행 연결망의 노드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유도하였다. 1995년에는 공개공지의 최소폭을 3m로 지정하고, 1998년에는 최소폭을 5m로 확대하면서 보행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물리적 확대 기반을 마련하였다.

2000년 이후부터는 제도가 구체화되면서 공개공지의 본격적인 양적 확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건축선 후퇴면적 및 조경면적과 공개공지의 중복을 인정하지 않으며 공개공지를 포함한 공공공간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02년에는 설치기준을 ‘가로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소공원(쌈지공원) 형태’로 보완하면서 보행 연결을 강조하고 협소공간 조성을 방지했다. 2006년에는 지하공개공지를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입체보행네트워크 조성 기반을 마련했고, 2007년에는 ‘가장 넓은 도로변’에 공개공지를 설치하도록 하여 가시성, 인지성, 접근성 중심의 공간 배치 원칙이 제도화하여 보행 흐름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공간 조성을 가능하게 했다. 2000년대에 서울시 건축조례가 양적 확대를 통한 보행네트워크 측면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2002년 국계법을 통해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보행공간의 체계적 계획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공개공지, 공공보행통로 등 보행네트워크 요소가 포함되며 보행성을 높이는 도시를 조성하는데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서는 세부내용이 지방조례로 위임됨에 따라 서울형 공개공지의 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관리대장 제출을 의무화하여 공개공지의 사유화를 방지하면서 공공공간 기능을 확보하게 하였다. 지구단위계획 지침에는 공개공지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경우에 건축물 전면 배치를 권장하는 내용을 포함하면서, 편리하고 쾌적한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2016년에는 공개공지가 미활용 방치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60일 이내의 문화상업적 활용을 허용하고, 울타리 설치 등 공공통행을 방해하는 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공개공지가 대중의 통행권이 확보된 보행연결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시도로, 보행 동선 연결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19년에는 안내표지 설치 의무화, 실태 점검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접근성과 만족도를 높이면서 공간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와 같은 제도 보완은 공개공지가 이용성과 인지성을 확보하여 보행 연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조성․운영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최소면적과 최소폭이 대폭 상향되었다. 최소면적은 45m2에서 90m2로, 최소폭은 5m에서 9m로 확대되면서, 보행 연결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물리적 공간기준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었다. 또한 실내 공개공지를 조건부로 인정하면서 지하 공개공지와 함께 입체보행네트워크 연결 기반을 확대하였다. 이로써 공개공지는 건축물 주변에 조성된 외부공간을 넘어 보행동선을 연결하는 매개공간으로 자리잡으며, 도시 차원에서 보행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강화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는 제도 여건이 확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공개공지 연구들은 개별 공간 차원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물리적 개선방안에 집중하거나, 공개공지에 특정하여 보행연결성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본 연구는 도시 보행네트워크 측면에서 공개공지가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정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서울시 중구의 공개공지 위치와 보행네트워크 간 연계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함으로써, 보행연결성을 실현할 수 있는 매개공간으로써 공개공지의 역할을 확인하는데 차별성을 가진다(표 3 참조).

표 3. 공개공지 제도의 보행연결성 강화 위한 주요 내용
연도 관련 법․제도 변화 보행 연결성 강화 위한 주요 내용
정부 서울시
1976 건축법 공개공지 개념 도입(제41조의 2 대지안의 공지)
1980 건축조례 공개공지 개념 도입(제26조 대지안의 공지)
1991 건축법 공개공지 명시적 도입(제57조 공개공지의 확보)
1993 건축조례 공개공지 명시적 도입(제32조 공개공지의 확보)
설치기준 명시 : 연면적 5000m2 이상 건축물, 최소면적 45m2
1995 건축조례 최소폭 3m
1998 건축조례 최소폭 5m
2000 건축조례 공공공간 중복 미인정 장치 강화 : 건축선 후퇴면적 및 조경면적과 중복 미인정
2002 건축조례 보행 연결, 협소공간 조성 방지 : 도로에서 접근 및 이용에 편리한 장소에 가로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공원(쌈지공원)형태
2006 건축조례 입체보행네트워크 확대 : 필로티 하부 및 지하공개공지의 조건부 허용
2007 건축조례 접근성 보행성 강화 : 가장 넓은 도로변 접근 편리한 가로환경과 조화
2008 건축법 설치대상을 지방조례로 위임
2010 건축조례 사유화 방지 : 관리대장 제출 및 연1회 이상 관리 의무화
2016 건축조례 미활용 방치 대응, 문화상업적 활용 허용 확대 : 관리실태 점검, 문화행사 및 판촉활동 60일 이내 허용
2019 건축조례 품질 향상위한 유지관리 의무화 : 안내판 설치, 관리대장 제출, 관리실태 점검
2021 건축조례 협소공간 방지, 다양성 확대 : 최소면적 90m2, 최소폭 9m 상향, 실내형 공개공지 조건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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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방법

2.1 서울시 중구 공개공지 공간데이터 구축

본 연구는 서울시 공개공지의 기본속성과 공간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건축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의 공공 API를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Python의 request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해당 시스템에 질의하여 대지 위치, 주소, 면적 등 기본 속성정보와 도형정보를 수집하였다. 건축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은 공개공지 위치가 포함된 격자 기반의 타일 이미지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해당 url에 {size}, {bbox}에 값을 입력하여 특정 범위 내의 공간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구조를 활용하여 공간 도형 정보를 반복적으로 요청하여 수집하였다. 이후 수집된 기반데이터를 Python의 shapely 및 사진처리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사진 속 도형 위치를 실제 좌표 기반 공간데이터를 변환하였다. 해당 과정에서 격자 경계간 중첩으로 인해 다각형의 경

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였고, 이 경우에는 Qgis을 활용해 수동으로 수정하여 최종 공간데이터를 구축하였다. 또한, 각 공개공지가 포함된 필지의 건축물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건축물대장정보 API를 추가로 활용하였다. 이를 통해 공개공지에 대한 기본속성과 공간정보를 결합하고, 관련 건축물 정보를 통합하여 서울시 공개공지 1,850개에 대한 속성 및 공간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구축하였다(표 4 참조).

표 4. 서울시 공개공지 현황
자치구 강남구 강동구 강북구 강서구 관악구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공개공지 수 331 56 21 80 41 46 119 85 27
자치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마포구 서대문구 서초구 성동구 성북구 송파구
공개공지 수 28 47 30 104 36 144 54 21 76
자치구 양천구 영등포구 용산구 은평구 종로구 중구 중랑구 합계
공개공지 수 59 155 43 22 64 129 3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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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중구를 공간적 범위로 설정하였다. 중구는 표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강남구, 서초구, 영등포구보다 공개공지의 절대 개수는 적으나, 보행연결성 분석이라는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공간적 특성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갖추고 있다.

첫째, 중구는 기성시가지로 블록 규모가 작아 보행친화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구는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역사적 도심지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불규칙한 가로망과 작은 블록 규모를 갖는다. 양우현과 정은욱(2002)에 따르면 자연발생 시가지 집중된 강북지역은 전체적으로 강남지역에 비해 도로율이 낮고 도로길이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은 도로에 의해 구분되는데, 도로길이가 짧은 강북지역의 블록 길이가 강남지역보다 짧고, 블록길이가 짧을수록 보행량이 많고 연속적인 보행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을 가진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 영등포구는 계획시가지로 넓은 가로와 큰 블록 단위가 특징이며, 이는 자동차 중심의 이동에 적합하지만 보행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중구는 보행 흐름과 보행네트워크 분석에 적합한 구조적 조건을 가진다.

둘째, 중구는 다양한 도로망 형태로 인해 보행특성이 뚜렷하고 차별화된다. 중구는 기성시가지 특성상 방사형, 격자형, 비정형 골목길 등 다양한 도로망이 혼재되어 있다(이주아 등, 2014). 이와 같은 도로망은 보행경로의 선택성과 연결성을 다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반면, 계획시가지는 위계화된 도로 체계로 대부분의 보행축 또한 대로-중로-소로로 단조롭게 구성되어 있어 보행패턴의 다양성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중구는 보행네트워크 구조의 복합성과 다양성을 검토할 수 있는 지역이다.

셋째, 중구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 역사문화자원, 청계천과 남산 등 자연자원, 명동, 동대문, 남대문 등 상업․관광 중심지가 고밀도로 분포한다. 이와 같은 목적형 거점의 집적은 다수의 보행자를 유입시키고, 다양한 방향의 보행 흐름을 형성하게 만든다. 반면, 계획시가지는 주로 업무시설 위주의 기능이 집중되어 있고, 일부 대형 상업시설이 존재하나 그 수와 다양성이 중구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보행수요 또한 특정 공간이나 특성 시간대에 국한될 수 있다. 즉, 중구는 보행활동이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보행네트워크 분석 대상지로 적합한 조건을 가진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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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구 공개공지 현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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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공간구문론을 활용한 보행연결성 분석
2.2.1 공간구문론과 주요 지표의 의미

공간구문론(Space Syntax)은 공간구조(spatial configuration)의 속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 이론이자 분석 도구이다(Hillier, 1996; Sharmin and Kamruzzaman, 2018; Nag et al., 2022). 즉, 공간구조상 각 공간의 접근성을 산출함에 있어서 전체 공간구조에서 특정 공간의 위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김영욱, 2003). 본 연구는 공간구문론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도시 보행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과 공개공지 간의 연결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공간구문론으로 분석하였다.

공간구문론은 분석대상 범위 내의 모든 공간이 기점이자 종점이 되는 가정 아래, 네트워크를 그래프 이론으로 해석하여 각 공간의 접근성을 분석한다. 공간구문론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축선(Axial Line)인데, 사람이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긴 직선을 의미한다. 여러 개의 축선이 네트워크를 형성한 후, 축선에 대한 속성을 계산하기 위하여 각의 축선은 각의 노드(Node)로 변환되고, 두 축선이 교차하거나 겹치면 링크(Link)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노드와 링크를 통해 주요 지표인 깊이도(Depth)와 통합도(Integration), 선택도(Choice)가 계산된다.

깊이도(Depth)는 네트워크에서 특정 노드가 다른 노드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측정하는 가장 기본 지표이다. 즉, 한 노드에서 다른 노드까지 최단 경로로 이동할 때 거쳐야 하는 링크 수로, 링크 수가 적을수록 깊이도가 낮으며, 이는 접근성이 좋은 중심 공간임을 의미한다. 반대로 링크 수가 많을수록 깊이도가 높으며, 이는 중심부로부터 먼 공간이다. 통합도(Integration)는 특정 노드가 도시의 전체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쉽게 접근 가능한가, 즉 목적지로서의 중심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값이 높을수록 다른 노드와의 거리가 짧아서 다수의 경로와 연결된 중심에 위치하며, 여러 경로와의 연결성이 우수해 보행 중심의 결절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즉 도시의 중심축이자 핵심 보행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값이 낮을수록 다른 노드와의 거리가 멀어 고립된 공간임을 의미한다. 막다른 골목이자 주변부 보행로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Hiller and Hanson(1984)은 공간적 중심성이 보행 접근성과 도시 유입 잠재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공개공지의 통합도가 높을 경우, 보행 접근성이 높고 도시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택도(Choice)는 특정 노드가 다른 두 노드 간 이동 경로에서 얼마나 자주 거쳐가는가, 즉 경유지로서 얼마나 자주 선택되는지를 설명하는 지표이다. 선택도가 높을수록 여러 최단 경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보행흐름이 집중되는 공간, 즉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목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선택도가 낮을수록 경로에 거의 포함되지 않는 공간, 즉 통과 흐름이 적은 공간을 의미한다.

통합도는 목적지로서의 중심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공개공지가 보행흐름 속에서 얼마나 연결되고 쉽게 접근 가능한 공간인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통합도 관점에서 선택도, 깊이도와 연계한 행렬분석을 실시하였다. 통합도와 선택도의 차이는 목적지와 경유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통합도는 ‘노드 간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되어, 거리가 짧을수록 목적지로서 중심성(도달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선택도는 ‘최단 경로 빈도’를 기준으로 계산되어, 빈도가 높을수록 경유 중심성(흐름성)이 높은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합도와 선택도 행렬분석은 도착지 중심성과 경유 중심성을 동시에 고려한 이중적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도와 선택도는 다수의 국제 메타분석 연구에서 실제 보행량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입증되어, 보행 네트워크의 중심공간 도출과 전략적 공간 계획에 신뢰성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Sharmin and Kamruzzaman, 2018). 또, 통합도와 깊이도 행렬분석은 공개공지가 보행 네트워크 중심에 가까운지, 외곽에 가까운지를 파악하여 보행 네트워크의 위계 구조 속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2.2.2 중구 보행네트워크 분석

중구 보행네트워크 분석에는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서 제공하는 ‘서울시 자치구별 도보 네트워크 공간정보’자료를 활용하였으며, Qgis에서 제공하는 오픈소스 공간분석 도구인 depthmapX_Net 0.35을 플러그인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공간구문론의 지표 중 중심성과 연결성을 대표하는 통합도와 선택도, 깊이도를 산출하여, 중구와 인근 지역을 포함하는 단위의 보행네트워크 구조와 접근성 패턴을 분석하였다. 공간구문론 분석의 경계효과(Edge Effect)를 보완하기 위해 중구 경계로부터 반경 1km의 버퍼를 설정하였고(Samulsson et al., 2019), 공개공지와 인접 보행네트워크 연결성 반영을 위해 공개공지 경계로부터 40m 버퍼를 적용(Sevtsuk and Mekonnen, 2012)하여 실제 보행 흐름과의 연계를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는 ArcGIS pro를 활용하여 평가하고 시각화하였다. 공간구문론 기반의 정량적 분석과 시각화는 복잡한 도시 공간 내에서 보행 흐름의 구조와 공개공지의 연결 특성을 파악하고, 향후 보행 친화 공간 설계 및 도시 활성화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3. 결과

3.1 중구 공개공지의 통합도 분석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129개의 공개공지를 대상으로 공간구문론의 대표 지표인 통합도를 분석하였다. 통합도는 보행 네트워크 내에서 특정 공간이 목적지로 얼마나 쉽게 도달 가능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값이 높을수록 여러 경로와의 연결성이 우수해 보행 중심의 결절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분석된 통합도 값은 Jenks 자연분류법(Jenks Natural Breaks Classification)을 적용하여 5개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이 방법은 공간구문론 지표의 비선형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등급 간 경계의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석의 신뢰도를 높인다.

분석결과는 표 6과 같다. 통합도가 ‘매우 높음’에 해당하는 공개공지는 8개소(6.2%)로 수는 적지만, 전체 면적의 13,602m2(21.5%)를 차지하여, 비교적 규모가 큰 공개공지가 보행네트워크의 중심 축에 입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공간들은 보행 접근성과 도시활동 잠재력이 매우 높은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높음’ 구간까지 포함하면 전체 공개공지 면적의 38.9%(24,596m2)가 보행흐름이 집중되고 접근성이 우수한 위치에 조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우 높음’과 ‘높음’에 해당하는 공개공지는 주로 세종대로, 청계천로, 을지로 등 대표적인 중심상업가로변에 위치하여 중심 보행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대로변에 접하고 있어 보행 유도와 도시활동 중심지로 기능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한편, 전체 공개공지 중 53개소(41.1%)는 ‘중간’(보통) 수준의 통합도를 보였다. 이들은 주요 보행축과 일정 부분 연결되어, 국지적 보행 연결성을 형성하면서 보행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낮음’과 ‘매우 낮음’에 해당하는 공개공지는 41개소(31.8%)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이면도로 등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 위치하여, 도시 네트워크 내에서의 연결성이 약한 공간이다. 즉 보행 흐름에 기여도가 낮고, 활용도가 제한적인 공간 또는 고립된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소문로 이면 준주거지역에 입지한 배재정동빌딩 공개공지와 정동길에 입지한 정동빌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중구의 공개공지가 보행 접근성이 우수하고 도시활동이 집중된 중심축에 입지할 경우 도시 내 보행 활성화에 전략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공개공지의 입지와 네트워크 중심성은 향후 보행친화 도시 구현 및 공공공간 활용을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표 5, 그림 2, 3 참조).

표 5. 중구 공개공지의 통합도 분석
구분 통합도 값 공개공지 면적
개소수 구성비(%) m2 구성비(%)
매우 높음 2753.1~2965.6 8 6.2 13,602 21.5
높음 2540.7~2753.1 27 20.9 10,994 17.4
중간 2328.3~2540.7 53 41.1 20,252 32.0
낮음 2115.0~2328.3 28 21.7 11,517 18.2
매우 낮음 1903.5~2115.9 13 10.1 6,847 10.8
합계 129 100 63,212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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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중구 공개공지의 통합도 분석 범례 : 통합도(INT) 낮음 jkila-53-5-104-i1 통합도(INT)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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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ila-53-5-104-g3
그림 3. 통합도 유형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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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통합도와 선택도 분석

공개공지가 보행 네트워크 상에서 어떠한 위치적,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하여 공간구문론의 통합도와 선택도를 활용하여 행렬 분석을 실시하였다. 통합도는 목적지로서의 중심성을 나타내어 도시의 핵심축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선택도는 경로 중심성을 나타내어 보행 흐름의 통과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통합도와 선택도 행렬분석을 통해 해당 공개공지가 보행 네트워크 내에서 도착지 공간에 가까운지, 경유지 공간에 가까운지를 동시에 확인하였다. 이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합도와 선택도가 모두 높은 유형은 목적지이자 경유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결정형 특성을 보인다. 도달 지점이자 통과 지점의 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대규모 인구의 유입과 체류, 다양한 도시 활동이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중심업무지구, 대규모 상업지, 대형 광장 등 주로 도시의 핵심 허브가 해당하는데, 중구에서는 세종대로와 을지로입구역 일대 중심업무지구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의류상가 밀집지역의 공개공지에서 그 특성이 나타난다. 이들 공개공지는 상업, 문화, 집회 등 복합적 도시활동 공간이자 보행의 중심축 연결을 강화하는 도시공간구조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 유형에 위치한 공개공지는 도시 활성화와 공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 보행연결성 강화를 위한 공개공지의 최우선 입지로 고려할 수 있다.

둘째, 통합도가 높고 선택도가 낮은 유형은 접근성은 매우 우수하나, 경유지로 선택되는 빈도는 낮은 목적지형 공간에 해당한다. 즉, 목적지로서 기능이 분명한 중심부나 거점에 위치하지만, 네트워크 상 경로의 흐름이 집중되지 않는 공간이다. 주로 목적형으로만 사용되는 단절형 거점, 주요 출입구 옆 광장 등이 해당되는데,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2가사거리 사이 구간의 대규모 업무용 건물 전면에 설치된 공개공지가 해당된다. 이들 공간은 건물 내부 이용자 등 특정 집단의 목적형 이용은 활발하나, 부족한 경유성으로 인해 보행 네트워크에서 단절되거나 활성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은 보행 흐름과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시각적 디자인이나 접근 동선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통합도와 선택도가 모두 낮은 유형은 접근성도 낮고 경유성도 낮아, 보행 흐름에서 소외된 고립형 공간이다. 주로 이면도로, 주거지 후면, 사적 공간 등이 포함되며, 남산공원 주변, 서소문역사공원 주변 등 비교적 보행 밀도가 낮은 지역의 공개공지가 해당한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공간은 보행 유입이 적고 지나가는 경로로도 사용되지 않아, 방치되거나 저이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 공개공지는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통로를 확충하고, 가시성을 높이는 디자인과 장소의 인지도를 높이는 홍보 등 다양한 공간 활성화 전략이 요구된다. 향후에는 공개공지 입지기준의 재설정을 통해 조성입지에서 배제하거나, 타 기능과 연계를 통한 활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통합도가 낮고 선택도가 높은 공개공지는 도착지로서 기능하지는 못하지만 경유성은 높은 통과형 공간이다. 즉, 지나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목적지로는 덜 선택되는 공간 특징을 보인다. 대체로 통과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대로변 교차로나 일방통행 도로변 공개공지에서 발견되는 특성으로, 본 연구에서는 5호선 서대문역 출입구 주변과 의주로지하차도가 통과하는 염천교 사거리에서 이러한 유형이 발견되었다. 이 유형의 공개공지는 보행자의 빠르고 직접적인 이동하는 과정에서 보행로 기능으로만 인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단기 체류 ․ 임시 휴게 ․ 안내시설 강화 등 보행 친화적 요소를 강화하여 통과 흐름을 지원하는 기능 중심 공간으로 특화할 수 있다.

통합도와 선택도 행렬분석을 통해 도착지 중심성과 경유 중심성을 동시에 고려한 이중적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이 도달하기 쉬운가?’를 넘어서, ‘사람들이 실제로 자주 거쳐 가는 곳인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보행 축의 집중도와 흐름의 분산 여부를 가늠하는데 필수적이다. 분석 결과, 공개공지는 목적지이자 경유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결절형, 특정 집단의 도착지로만 기능하는 목적지형, 보행 흐름에서 소외된 고립형, 경유성은 높으나 도착지 기능이 낮은 통과형으로 구분되었다. 특히 통합도와 선택도가 모두 높은 핵심 결절형 공개공지는 세종대로와 을지로입구역 일대 등 중심 보행축에 분포하며, 보행 흐름과 도시활동을 동시에 집중시키는 공간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유형의 공개공지는 도착지와 경유지의 이중적 기능을 보유하며 보행연결성 강화의 핵심 축이자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표 6, 그림 4, 5 참조).

표 6. 중구 공개공지 통합도와 선택도 행렬분석의 주요 내용
구분 1사분면 2사분면 3사분면 4사분면
유형 통합도↑, 선택도↑ 통합도↑, 선택도↓ 통합도↓, 선택도↓ 통합도↓, 선택도↑
통합도 값 2420.9~2965.5 2423.6~2705.1 1903.5~2416.3 2062.3~2415.7
선택도 값 427651.0~216444850.0 0~424524 0~380817 523262.0~59997616
공개공지 수 46 20 20 2
주요 도로 세종대로, 을지로, 남대문로, 퇴계로, 장춘단로 을지로, 세종대로, 삼일대로, 명동11길, 을지로5길 서소문로11길, 소공로 21, 을지로5길, 세종대로7길, 새문안로, 동호로, 을지로, 칠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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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ila-53-5-104-g4
그림 4. 통합도와 선택도 유형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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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ila-53-5-104-g5
그림 5. 통합도와 선택도 분석 범례 : jkila-53-5-104-i2통합도(INT), jkila-53-5-104-i3 선택도(CH) jkila-53-5-104-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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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통합도와 깊이도 분석

보행 네트워크 상에서 공개공지의 접근성과 연결구조를 분석하기 위하여 통합도와 깊이도를 행렬 분석 하였다. 통합도는 특정 공간이 도시 전체에서 목적지로서 얼마나 쉽게 접근 가능한지를 나타내 도시의 중심축을 확인할 수 있으며, 깊이도는 특정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의 상대적 거리와 단계적 연결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보행 네트워크의 위계 구조를 드러낸다. 통합도와 깊이도의 행렬분석을 통해 해당 공개공지가 보행 네트워크 내에서 도심 접근의 핵심 거점인지, 혹은 주변부와 연결을 매개하는 단계적 공간인지를 확인하였다. 도시 내 보행 접근성의 위계와 네트워크 구조 속 위치적 특성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합도와 깊이도가 모두 높은 유형은 접근성은 우수하지만, 전체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은 약한 공간이다. 즉, 특정 공간에 도달하기는 쉽지만, 보행흐름에 접속되어 있지 않아 다른 공간에서의 접근 경로가 길거나 한정된 공간이다. 예를 들어 대로변에 면해 있으나 보행 흐름과는 단절된 커뮤니티 센터형 광장, 단독으로 운영되는 시설의 전면 공간 등 특정 이용자가 목적지로 이용하는 역할에 가깝다. 중구에는 이런 유형에 해당하는 공개공지는 퇴계로에 위치한 남산 센트럴 자이가 유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유형의 공개공지는 우수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보행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되도록 조성 기준이 개선될 경우, 선형 보행축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통합도가 높고 깊이도가 낮은 유형은 접근성과 연결성이 모두 우수한 공간이다. 보행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하면서도 도달이 용이한 핵심 장소에 위치하여, 도심형 공개공지의 이상적 입지 모델로 간주된다. 명동과 을지로입구 주변의 공개공지와 같이 도시의 중심상업가로, 중심광장, 교통허브에 주로 분포하면서 선형 보행축의 핵심 결절점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개공지가 연결되면 선형 보행축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은 도심 보행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공간으로 우선 활용될 수 있다.

셋째, 통합도와 깊이도가 모두 낮은 유형은 보행 접근성은 미흡하지만, 주변 공간들과 연결성이 우수하여 지름길 또는 회랑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중구에서는 해당 유형의 공개공지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골목길을 연결하는 공개공지, 필지를 연결시키는 공개공지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이러한 공개공지는 단절된 영역 간의 연결을 보완하여 보행 네트워크의 필수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넷째, 통합도는 낮고 깊이도는 높은 유형은 접근성과 연결성이 모두 미흡하여 보행 흐름에서 단절된 고립형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심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에 주로 분포되는 경향을 가지는데, 중구에서는 세종대로 서측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남측과 같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맞닿는 경계부, 남산공원 주변의 공개공지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개공지는 보행흐름에서 소외되어 주요 보행축으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연결로 설치를 통해 안전성과 접근성이 개선된 공개공지로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공간구문론의 통합도-깊이도 행렬분석은 공개공지가 보행 네트워크 내에서 연결되는 위계적 차이와 구조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함을 확인시켜 준다. 위계적 차이는 공개공지가 보행 흐름에서 어느 정도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정량화하여, 중심 보행축, 보조 연결로, 고립된 공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구조적 차이는 각 공간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파악하여, 보행 경로로의 선택 가능성, 연결의 중심성 정도 등을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위계와 구조적 차이는, 공개공지가 도시 전체 보행 네트워크에서 결절점 기능을 수행하는지, 지름길 역할을 담당하는지, 고립되어 신규 보행로 개선이 필요한 대상임을 판단하는데 매우 유효한 근거로 작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통합도가 높고 깊이도가 낮은 유형은 도시의 중심 보행축 형성을 위한 핵심 공간자원으로 평가된다(표 7, 그림 6, 7 참조).

표 7. 중구 공개공지 통합도와 깊이도 행렬분석의 주요 내용
구분 1사분면 2사분면 3사분면 4사분면
유형 통합도↑, 깊이도↑ 통합도↑, 깊이도↓ 통합도↓, 깊이도↓ 통합도↓, 깊이도↑
통합도 값 689273.1 562679.2~688498.4 - 1903.5~2416.3
깊이도 값 2420.9 2423.6~2965.5 - 690589.1~876620.1
공개공지 수 1 65 - 63
주요 도로 퇴계로 남대문로, 세종대로, 청계천로, 을지로, 퇴계로, 장춘단로 - 새문안로, 남대문로, 서소문로11길, 퇴계로, 정동길, 세종대로 7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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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중구 공개공지 통합도와 깊이도 행렬분석의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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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통합도와 깊이도 유형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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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ila-53-5-104-g7
그림 7. 통합도와 깊이도 분석 범례 : jkila-53-5-104-i5통합도(INT), jkila-53-5-104-i6 깊이도(TD) jkila-53-5-104-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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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본 연구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129개 공개공지를 대상으로 공간구문론의 통합도, 선택도, 깊이도를 활용하여, 공개공지가 도시 보행네트워크 내에서 어떠한 공간적 위상과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는 기존 공개공지 연구가 개별 필지 단위의 물리적 특징과 이용 실태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공개공지가 도시 전체의 보행 구조에서 수행하는 구조적 역할과 위계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데 의의가 있다. 주요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합도 분석을 통해 공개공지가 보행 흐름의 중심축에 위치할 경우, 접근성과 도시활동이 집중된 공간으로 보행연결성에 전략적으로 기여함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통합도가 높은 공개공지는 세종대로, 청계천로, 을지로 등 대표적인 중심상업가로변에 입지하여, 보행 활성화를 위한 주요 거점이자 중심 보행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통합도와 선택도의 행렬 분석을 통해 공개공지가 보행네트워크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핵심 결절형, 목적지형, 고립형, 통과형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중 통합도와 선택도가 동시에 우수한 핵심 결절형은 보행의 목적지이자 경유지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어, 상업․문화․집회 등 도시활동이 집중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종대로와 을지로입구역 일대 중심업무지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의류상가 밀집지역의 공개공지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통합도와 깊이도의 행렬 분석을 통해 공개공지 간의 위계와 구조적 차이를 확인하였다. 통합도가 높고 깊이도가 낮은 유형은 보행 접근성과 연결성이 뛰어난 핵심 결절 공간으로, 선형 보행축 형성의 주요 기반공간임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명동과 을지로입구 주변의 공개공지가 보행축의 핵심 결절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도와 깊이도가 모두 낮은 유형은 주변 보행로와 필지를 연결시키는 지름길 역할을 하여, 보행 네트워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위의 연구결과를 통해, 공개공지가 보행연결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분산 입지하는 것보다, 보행 네트워크 내 결절성을 중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주요 보행흐름 상에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개공지를 조성하고, 단절된 영역을 이어주는 공개공지를 통해 보행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가용지가 제한된 기성시가지에서 공공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개공지 입지 기준을 보행축 중심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공개공지는 도시 내 보행 흐름을 매개하는 연결 공간으로서 기능해야 하나, 현재까지는 개별 필지 중심의 조성에 그쳐왔다. 통합도와 선택도가 높은 공간 유형에 공개공지를 전략적으로 조성하여, 선형 보행축의 결절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입지 기준이 보완되어야 한다.

둘째, 공개공지 확대 전략은 중심 보행축을 우선으로 추진되어야 효과적이다. 가용지 확보가 어려운 기성시가지에서 공개공지는 대표적인 공공공간 조성 모델이다. 접근성이 높고 도시활동이 집중된 중심 보행축에 공개공지를 우선 조성하면, 도시 공공공간의 기능적 확장과 시민 편의성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 중심 보행축에 연결된 공개공지는 주변의 대규모 공원, 하천 등 자연․문화 거점과 연계되어 보행 흐름을 매개하는 도시의 중심 보행축이자 녹지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보행친화도시와 녹지생태도심 조성 정책에 적용가능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공개공지가 도시의 선형 보행축으로 조성되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보행연결성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조성 기준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공개공지는 정성적 심의 및 가로경관의 조화 측면에서 조성되었지만, 향후에는 공간구문론, 보행량 분석 등 정량적 지표를 활용한 입지 선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행 흐름 내 실질적 연계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고 공간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실제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공간구문론 기반의 지표를 행렬분석하여 유형을 구분하고 그 특징을 확인하여 전략적 입지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유형별 공간 특성이 다른 이유를 세부적으로 탐색하지 못하였고, 공간구문론을 통해 분석한 주요 지표가 실제 보행량과 일치하는지 검토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향후에는 공간 유형별 특성을 구체화하고, 보행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요 지표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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